관광농원, ‘관광’은 사라지고 ‘개발’만 남았다.

  • 석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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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4-19 13:09  |  발행일 2025-04-19
성주군 비롯 전국 각지서 개발 열풍 거세지만
지자체선 허가만 내주고 사후관리는 ‘나몰라라’
농촌 활성화 대신 난개발·투기 편법 통로 전락
경북 성주군 초전면의 한 야산, 아름들이 소나무가 절경을 이루고 있었지만 관광농원 개발로 모두 벌목되고 산은 절토되고 있다. <석현철 기자>

경북 성주군 초전면의 한 야산, 아름들이 소나무가 절경을 이루고 있었지만 관광농원 개발로 모두 벌목되고 산은 절토되고 있다. <석현철 기자>

경북 성주군을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관광농원 개발 열풍이 거세다. 지역경제 활성화와 농촌관광 육성을 내세우며 추진된 관광농원이 본래 취지와 다르게 운영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관광농원은 관광진흥법에 따라 일정 규모의 농지를 기반으로 체험·휴양·관광 기능을 갖춘 복합시설을 개발할 수 있는 제도다. 농촌의 유휴 토지를 활용하고 농외소득을 창출해 지역 활성화를 도모한다는 점에서 긍정적 취지로 도입됐다.


그러나 성주지역 시민단체들 사이에선 제도적 허점을 이용해 관광농원이 사실상 '개발 편법'의 통로로 활용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관광시설이라는 명분 아래 숙박시설·단독주택·상가·창고 등으로 조성되거나 허가 후 수년간 방치된 사례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관광농원 허가가 '개발행위허가'로 연계되면서, 개발이 어려운 임야나 보전산지가 관광농원 제도를 통해 훼손된다는 목소리들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관광시설의 실제 운영 여부에 대한 사후 점검과 관리가 미흡해 형식적인 허가 이후 목적 외 사용이 이뤄지는 구조가 반복되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성주군의 관광농원 인허가 담당자는 "관광농원은 일정 요건만 충족되면 허가가 가능하다 보니, 실제 운영 계획이 부실하거나 애초부터 관광 목적이 아닌 경우도 많다"며 "관광농원이란 명분이 산림훼손과 부동산 투기의 도구로 변질되고 있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관광농원 운영 이후 사후관리가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관광농원이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지, 실질적으로 지역관광에 기여하고 있는지 점검하는 지속적인 실태조사와 평가 시스템이 미흡하다는 우려도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10년 넘게 방치된 관광농원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하지만 이를 취소하거나 재검토한 사례는 많지 않은 것으로 시민단체는 전했다. 또 기초지자체가 허가권자임에도 전문 인력 부족과 정치적 민원 부담 등으로 문제 시설들에 대한 제재나 관리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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