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원초등 축구왕 김효찬 "롤모델은 김민재…괴물 피지컬 갖춰 위대한 선수 될 것"
지난 13일 오후 대구 화원초등학교 운동장. 한쪽에서 한 소년이 묵묵히 수비 훈련을 하고 있다. 공중볼 경합, 1대1 대결, 순간적인 인터셉트까지. 몸놀림이 예사롭지 않다. 수비수 본능이 꿈틀댔다. 주인공은 최근 차범근 축구상을 수상하며 국가대표 유망주로 떠오른 김효찬(12) 선수다. 올해 K리그1 대구FC 산하 율원중으로 진학한다. 김 선수는 그냥 축구를 '좀 잘하는 선수'가 아니라 '위대한 선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차범근 축구상을 받을 거라곤 정말 생각도 못 했어요. 너무 영광스러웠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일념 뿐입니다." 김 선수는 수줍을 미소를 슬며시 보였다. 185㎝, 65㎏. 초등생으로서는 압도적인 피지컬을 자랑하는 그였다. 공중볼 싸움에서 좀처럼 밀리지 않는다. 그에게도 까다로운 성향의 선수들이 있다. "활동량이 많고 피지컬이 좋은 공격수가 가장 힘들어요. 빠른 타이밍에 침투하고, 몸싸움에서도 쉽게 밀리지 않죠."김 선수는 그렇다고 절대 주눅들지 않는다. "그런 선수들을 상대하려면 미리 분석해야 해요. 상대 약점을 파악하고, 맞춤형 수비 전략을 세우는 게 중요하죠." 어린 나이지만 그의 말투에선 냉철함이 느껴졌다. 롤모델로 삼고 있는 선수가 누구냐고 묻자, 지체없이 한명을 거론했다. 바로 독일 분데리스가 바이에른 뮌헨 소속 '괴물 수비수' 김민재다. "인터셉트 능력, 헤딩 경합, 몸싸움, 1대1 상황에서 절대 밀리지 않는 김민재 선수의 피지컬을 배우고 싶어요." 목표가 설정된 이상, 그 다음은 실천이다. 훈련과정에서 끊임없이 자신을 채찍질한다. "매일 헤딩과 1대1 경합 연습을 해요. 작은 습관 하나가 경기를 바꾸니까요."그가 축구를 시작한 건 초등 4학년때다. "처음엔 그냥 동네 친구들이랑 공을 차며 놀았어요. 그러다가 클럽팀에서 뛰게 됐고, 화원초와 경기하면서 스카우트가 됐죠." 그렇게 맛들인 축구는 어느새 김 선수 인생의 구심점이 됐다. "축구할 때 가장 행복해요. 지쳐도 계속 뛰게 만드는 힘이 있어요."그에게 가장 큰 힘이 되어주는 존재는 가족과 지도자들이다. "부모님과 누나, 그리고 화원초등 배대호 감독님, 기술 코치님, 클럽팀 원장님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어요." 특히 부모님의 든든한 조력이 많은 도움이 된다고 했다. "경기 때마다 열심히 응원해 주시고, 힘들 때 옆에서 위로해주니 정말 큰 힘이 돼요."올 여름, 그는 색다른 도전에 나선다. 독일 원정대에 합류하는 것. "외국 선수들은 얼마나 잘할까, 어떤 스타일로 축구를 할까, 정말 궁금해요. 배우고 싶은 게 많아요." 그의 최종 목표는 명문 클럽에서 뛰는 것. "더 좋은 선수가 되어 유명한 선수들과 경쟁하며 이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을 묻자, 그는 잠시 고민했지만 메시지는 선명했다. "축구를 하다 보면 넘어질 때도 많아요. 하지만 중요한 건 다시 일어나 도전하는 거예요. 절대 쫄지 말고요." 당차고 늠름한 그의 모습을 보니 한국 축구의 미래가 한층 밝아 보였다. 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13일 오후 대구 달성군 화원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제2의 김민재' 화원초등 축구왕 김효찬 선수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