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위.공동후보지-단독후보지 지지 단체 현수막 가득...팽팽한 대치

  • 마창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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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7-20 16:42  |  수정 2020-07-20 20:26  |  발행일 2020-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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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5시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군위군청을 방문키로 한 가운데, 이를 저지하기 위해 군위군민들이 현수막을 들고 군청1층 현관앞을 막고 있다. <피재윤 기자>

이철우 도지사의 방문을 앞둔 군위군청 진입로 양쪽 인도변에는 공동후보지와 단독후보지를 지지하는 시민단체의 극단적인 주장이 담긴 현수막으로 빈틈이 없었다.


실제 전부(全部)가 아니면 전무(全無)라는 듯 "공항 없이도 잘 살았다. 우보 아니면 무산이다"는 현수막과, 후보지에서 탈락한 우보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실리를 택하자는 듯 "소보도 군위 땅이다"는 현수막이 눈길을 끈다.

 

이 같은 분위기는 군위군 공직과 지역사회 전반에 고스란히 전해지면서 양보를 모르는 갑론을박으로 지역사회 갈등이 격렬해지고 있다. 군위군은 이날 오전 소속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통합신공항 유치신청과 관련해 외부 세력(대구시·경북도·의성군 등)의 설득에 휘둘리지 말고, 중심을 잡아가자"면서 단독후보지 유치 의지를 지켜낼 것을 독려하는 등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상황은 지역사회도 마찬가지이다.
군위읍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A씨는 "군위군수에게 우보에 대한 유치신청권 행사를 강권하기 위해 (경북도가)사무실을 낸 것은 너무한 처사다"면서 "공항유치를 위한 신청권은 군민들이 군수에게 '군민을 대표해 권한을 행사하라고 위임한 것'"이라며 결과를 되돌릴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또 익명을 요구한 공무원 B씨는 "설령 군수님이 입장을 바꾼다하더라도 이때까지 단독후보지(우보면) 유치를 열망하며 뜻을 함께 해온 지역민들의 반발을 어떻게 감당할 수 있겠는가"라면서 "만약 그렇게 된다면 군위는 우보를 중심으로 한 동부지역과 소보를 중심으로 한 서부지역으로 민심이 갈라서는 극한 상황을 각오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반면 지역 민심을 갈라서게 만든 김영만 군수에 대한 비난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정식씨(70·산성면)는 "김영만 군수의 행보는 업무방해는 물론, 권한남용으로까지 해석될 여지가 농후하다"면서 "군위와 의성이 첨예하게 대립하다가 결국 양 지역에서 각각 100명씩의 주민들이 모여 투표방식을 결정했고, 주민투표까지 했다. 이제 와서 이 모든 약속들을 헌신짝 버리듯 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는 한 지역을 책임지는 수장으로서의 처신이라고 말하기에는 부적절하다"면서 "정말 잘못된 것이다. 만약 이런 행위들이 용납된다면 앞으로 누가 행정을 신뢰하며 따를 것인지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남상권 소보공항무산방지범국민대책위원회 부위원장(72) 역시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 기소돼 재판 중이던 김영만 군위군수는 공항유치사업을 명분으로 재판부로부터 보석허가를 받았다"면서 "그러나 이후 보여준 김 군수의 행보는 주민들이 열망하는 공항유치가 아니라 공항 유치를 적극적으로 방해하고 있다. 따라서 작금의 사태는 법무부와 국방부의 안일한 대응 탓"이라고 주장했다.


마창훈기자 topg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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