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퍼스트레이디 패션

  • 김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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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8-10   |  발행일 2021-08-10 제23면   |  수정 2021-08-10 07:11

지난 8일 끝난 도쿄올림픽에 참석하기 위해 일본을 방문했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부인 질 여사의 '재활용 패션'이 화제가 됐다. 이번 방문에서 질 여사는 단 한 차례를 빼곤 과거에 입었던 옷을 재활용했다. 도쿄 미 공군기지에 도착해 전용기에서 내릴 때 입었던 빨간색 드레스는 지난 6월 플로리다 백신 접종 현장 방문 시 입었던 옷이다. 올림픽 개막식에서 걸쳤던 물방울무늬 원피스도 두 달 전 개최됐던 주요 7개국 정상회의에서 착용한 옷이다. 이는 기존 퍼스트레이디의 패션 관례를 깬 것이다. 대형행사 때 대통령 부인이 새로운 패션을 선보이는 것은 '패션 외교'라 불릴 정도로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그는 역대 최초로 직장을 그만두지 않은 대통령 부인이라는 특징을 살려 출근복처럼 스스로 옷을 고르고 같은 옷을 반복해 입는 것으로 알려졌다. 언론은 그의 패션에 대해 긍정적이다. 뉴욕타임스는 "대통령 부인은 본인을 돋보이게 하는 옷을 잘 간직하고 있다가 꺼내 입음으로써 그 옷의 가치를 높인다"라고 보도했다.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는 지난 5월 열린 '2021 P4G 서울 녹색 미래 정상회의'의 부대행사 '새활용 의류전'에 페트병을 새활용한 한복 차림으로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우리 전통의상의 아름다움과 새활용을 통한 자원 순환의 가치를 전하기 위한 것이다. 새활용은 단순히 재사용하는 재활용을 넘어서 버려지는 물건에 디자인, 아이디어를 더해 새로운 고부가가치 제품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일회용품 사용이 급증하면서 폐기물 및 탄소 배출 저감을 위한 대안으로 재활용과 새활용이 주목받고 있다. 의류의 경우 재활용과 친환경 소재로 만든 옷에 관한 관심이 커졌다. 페트병 등을 재활용해 만든 제품의 출시가 잇따르고 있다. 최근 퍼스트레이디들이 선보인 패션도 이런 흐름을 반영한다. 재활용 및 새활용 패션은 코로나 시대에 특히 의미가 있다. 코로나 위기 만큼이나 인류를 위협하는 폐기물 대란 속에서 인류가 지속 가능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을 제시한다. 김수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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