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 오점 남긴 전두환 전 대통령 사망…끝까지 사죄는 없었다

  •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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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1-23   |  발행일 2021-11-24 제1면   |  수정 2021-11-24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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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전 대통령이 23일 사망했다. 사진은 지난 2019년 3월 11일 전두환 전 대통령이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린 5·18 민주화운동 관련 형사재판에 피고인으로 출석을 마치고 나서 청사를 나서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한국 현대사의 수많은 오점을 남긴 전두환 전 대통령이 23일 지병으로 자택에서 숨졌다.이날은 33년전 전 전대통령부부가 백담사로 은둔을 떠난 날이다. 향년 90세.


12·12 군사 쿠데타와 '신군부 독재', 5·18 광주 민주화운동 유혈 진압 등으로 현대사의 비극을 불러온 전 전 대통령은 끝까지 자신의 과오에 대한 참회나 반성을 하지 않았다. 때문에 고인에 대한 애도 보다는 오히려 시민 사회 및 정치권의 공분을 불러일으키는 모양새다. 


전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40분쯤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 화장실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다. 고령인데다 혈액암의 일종인 다발 골수종 진단을 받아 치료를 받아 왔기에 건강 상태가 좋지 못했던 상황에서 심폐 정지가 온 것으로 추정된다. 장례식은 5일간 가족장으로 치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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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전 대통령이 23일 사망했다. 5·18 민주화운동 관련 단체는 법적·역사적 책임을 묻지 못했다며 그의 사망 소식에 허망함을 드러냈다. 사진은 1979년 11월6일 전두환 당시 계엄사 합동수사본부장이 박정희 전 대통령 사망사건 관련 발표를 하고 있는 모습(위쪽)과 23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의 모습. 연합뉴스
별도의 유언은 없었으나 화장의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측근인 민정기 전 청와대 비서관은 이날 취재진과 만나 고인이 회고록에서 '북녘땅 내려다보이는 전방 고지에 그냥 백골로 남아 있고 싶다'고 남긴 내용이 사실상의 유언이라고 설명했다.

 

유족 측도 전 전 대통령의 시신을 휴전선 근처에 안장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이로써 고 노태우 전 대통령이 지난달 26일 사망한 데 이어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12·12 쿠데타의 또 다른 주역이 세상을 등지게 됐다. 정치권은 노 전 대통령의 경우 빈소 방문이 이어졌던 것과 달리 방문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이날 여권과 호남 정치권에서는 "애도는 과분하다" "국가장에 반대 한다"며 목소리를 냈다.


청와대 역시 별도의 조문이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청와대 박경미 대변인은 고인의 명복을 빈다면서도 "(전 전 대통령은) 끝내 역사의 진실을 밝히지 않았다"며 "진정성 있는 사과가 없었던 점에 대해서 유감을 표한다. 청와대 차원의 조화와 조문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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