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민 "5.18 광주 민주화운동 무력진압 사과 안해 실망" "할많하않"

  • 정지윤,이남영,이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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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1-23 17:32  |  수정 2021-11-24 08:59  |  발행일 2021-11-24 제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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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후 12시쯤 대구 동구 동대구역 대합실. 대구시민들이 전두환 전 대통령 사망 소식을 보고 있다.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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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전 전두환 전 대통령의 모교인 대구 동구 신암동에 위치한 대구공업고등학교는 평소처럼 조용한 분위기였다. 이자인기자 jainlee@yeongnam.com

"전두환 전 대통령이 죽었다고?" 23일 오후 12시쯤 동대구역 대합실에서 기차를 기다리던 시민들은 전 전 대통령의 사망 소식에 놀란 표정을 지었다.

시민들은 동대구역에 설치된 TV에서 나오는 전 전 대통령의 사망 소식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최모(48)씨는 "오전에 전 전 대통령이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고 놀랐다"면서 "군사 쿠데타, 5·18 민주화 운동과 관련된 사건들이 있다 보니 다른 전 대통령들에 비해 이야기하기 조심스러운 면이 있다 "라며 말을 아꼈다.

이날 10시 40분쯤 대구 동구 신암동에 위치한 대구공업고등학교는 평상시와 같은 차분한 분위기였다. 대구공고 재학생 A(17)군은 "전 전 대통령은 사람을 많이 죽인 안 좋은 사람으로 기억하고 있다"면서 "대통령으로서 우리나라에 기여한 바도 잘 모르겠다. 대통령으로 불릴 만한 사람은 아닌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무력진압한 것에 대해 사과를 하지 않았다는 점에 대해서도 실망스럽다는 반응들이 나왔다. 정모(63)씨는 "노태우 전 대통령처럼 5·18 광주 민주화운동 무력진압에 대한 사과 등을 해야 했다. '유언에라도 미안한 감정을 드러냈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생각이 든다"면서 "아무런 말 없이 돌아가셨으니 국민이 비난을 많이 하는 것 같다"고 했다.

일부 시민은 전 전 대통령의 죽음에 복잡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직장인 이모(46)씨는 "요즘 줄여쓰는 말 중에 '할많하않'(할 말은 많지만 하지 않겠다)이란 말이 있지 않나. 전두환이라는 존재가 그런 것 같다"라며 "그가 지은 잘못이 크고, 누구보다 광주의 역사를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 전 전 대통령이 끝내 용서를 구하지 않은 점도 유감스럽다. 과거사는 반드시 바로 평가돼야 하지만, 정치적 목적이나 이득을 위해 그를 거론하는 것 같은 정치인들은 피로감을 준다. 여러모로 복잡한 심정이다"라고 했다.
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이자인기자 jainle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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