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퍼펙트 스톰 (Perfect Storm)

  • 조진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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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4-26   |  발행일 2022-04-26 제23면   |  수정 2022-04-26 07:14

퍼펙트 스톰이라는 용어는 1991년 처음 등장했다. 프리랜서 기자이자 작가인 세바스찬 융거의 책 제목이다. 당시 융거는 미국 동부 해안에서 발생한 허리케인과 다른 두 개의 기상전선이 충돌해 유례없는 대형 폭풍이 만들어진 것을 보고 퍼펙트 스톰이라고 지었다. 기상용어인 퍼펙트 스톰은 2008년 경제용어로 진화했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로 달러 가치 하락과 물가 상승 등이 겹쳐지면서 불거졌다. 퍼펙트 스톰은 통상 초대형 복합 위기로 풀이된다.

최근 들어 한국 경제에 퍼펙트 스톰 우려가 커지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에 따른 물가 급등과 막대한 가계 부채 등이 한국 경제를 위기로 내몰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2011년 12월 이후 10년3개월 만에 4%의 벽을 넘어섰다. 치솟는 물가 때문에 가족들끼리 맘 편하게 외식 한번 하기 어렵다는 볼멘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한국은행은 고물가에 대응하기 위해 금리 인상에 나서고 있다. 가계 부채 규모를 고려하면 기준금리 인상은 국민에게 큰 고통을 안겨줄 수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가계 부채는 1천862조원에 달한다. 금리가 인상되면 이자 부담이 커지게 되고, 결국 경기에 악영향을 준다. 고물가 저성장의 악순환이다. 문제는 한국 경제의 노력만으로 경제 위기를 돌파해 나가기 쉽지 않다는 데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뿐 아니라 미국의 긴축 강화, 중국의 성장률 하락 등의 악재가 한국 경제를 둘러싸고 있다. 새 정부가 한국 경제의 퍼펙트 스톰을 막기 위해 비상한 각오로 나서야 한다. 조진범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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