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시내버스도 파업 가능성에 시민들 피로감 '호소'

  • 이남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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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4-26 17:00  |  수정 2022-04-26 17:00  |  발행일 2022-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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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내 한 시내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 영남일보DB


대구 시내버스 노조가 97%라는 압도적인 찬성률로 파업을 결의하고 27일 첫 차부터 파업을 예고하자, 시내버스를 이용하는 시민들은 우려와 피로감을 동시에 호소했다. 혹시라도 시내버스 운행이 중단될 지 모른다는 불안감과 함께 몇 년마다 되풀이 되는 '시내버스 파업' 예고에 대한 불만이 폭발 직전일 정도다.

대구 시내버스 노조는 지난 19일 찬반 투표를 통해 파업을 가결한 뒤 25일 사(社) 측인 대구시버스운송조합과 협상에 나섰지만 의견을 좁히지 못해 26일 다시 테이블에 앉았지만 이날 오후 9시까지도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노사 협상이 부결될 경우 대구 시내버스는 27일 오전 4시부터 파업에 돌입한다. 노조는 차 측에 임금 8.5% 인상과 2~3년 차 직원 상여금 인상 등 처우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대구 시내버스는 2006년부터 '준공영제'로 운영되고 있다. 이로 인해 대구시는 버스 업계의 운영수입금이 줄어들 경우, 매년 버스재정지원금을 책정해 그 적자분을 보전해 준다. 지난 한 해 적자분 보전금액만 1천900억원이 넘는다.

이처럼 막대한 시민의 혈세가 투입되는 준공영제임에도 반복해서 들려오는 버스 파업 소식에 대구시민들은 피로감을 토로했다.
대구 남구에서 북구로 출퇴근 한다는 직장인 이모(28·남구)씨는 "집에서 직장에 가려면 무조건 버스로 환승을 해야 해 파업 소식에 예민해 질 수 밖에 없다"며 "파업의 이유가 무엇이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겪게 될 불편함을 고려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토로했다.

도시철도가 다니지 않은 지역 주민들의 한숨은 더 깊다.
대구 중구 2·28기념중앙공원에서 만난 직장인 정모(여·25·북구)씨는 "버스 파업에 대한 소식을 뉴스로 접하고 마음이 착잡했다. 우리 동네는 지하철은 없고 사회초년생이라 차가 없는 탓에 시내버스가 유일한 교통수단"이라며 "오늘도 출근 때 탄 시내버스가 만차였는데, 이 상황에서 버스 파업을 하면 대구의 모든 뚜벅이들을 고문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이에 상당수 시민들은 시내버스 협상 타결을 기대하고 있었다. 주부 김모(47·남구)씨는 "몇 년에 한 번씩 버스 파업 시도에 대한 소식을 접했지만, 실제로 파업을 했던 적은 한 두 번 뿐인 것으로 기억한다"며 "시민에게 시내버스는 중요한 교통수단이다. 노조와 사 측 모두 시민을 생각하는 마음이 우선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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