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법률가이드] 기업경영과 주주행동주의 법적 쟁점](https://www.yeongnam.com/mnt/file/202410/2024101501000486100018411.jpg)
주주행동주의는 주주들이 자신의 주주권을 통해 기업 경영에 적극 개입하는 행동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주주들은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하거나, 이사회와 경영진에 의견을 전달함으로써 경영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주주행동주의의 궁극적 목표는 기업 가치를 극대화하고, 이를 통해 주주들의 이익을 보호하는 데 있다. 전통적으로 대주주나 기관 투자자들이 주주행동주의를 주도해왔다. 최근엔 소수주주나 개인주주도 권리보호를 위해 적극 참여하고 있다.
주주행동주의의 활성화와 함께 여러 법적 쟁점들이 대두된다. 첫번째 쟁점은 주주와 경영진 간 권한 충돌이다. 주주는 자신이 보유한 주식에 따라 의결권을 행사할 권리가 있다. 하지만 경영진은 기업의 장기적 이익을 고려해 경영권을 행사하는 책임을 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경영진이 주주 요구에 부응하지 않거나 그들의 이익을 침해한다고 판단될 때, 주주들은 경영진을 상대로 법적 대응을 할 수 있다.
두 번째 쟁점은 대주주와 소수주주 간 이해관계 충돌이다. 대주주는 기업의 주요 경영결정에 강한 영향력을 미치지만, 그 과정에서 소수주주 이익이 침해될 수 있다. 대주주가 자기 지분을 확장하거나 경영권을 유지하기 위한 결정이 소수주주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때, 소수주주는 소수주주권을 통해 법적 대응을 할 수 있다.
주주행동주의에 대응하기 위해 경영진은 '포이즌 필'이나 '황금낙하산'과 같은 경영권 방어수단을 사용할 수 있다. 포이즌 필은 특정 주주가 일정 비율 이상의 주식을 보유할 경우 기존 주주들에게 신주를 저렴한 가격에 매입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 적대적 인수를 방어하는 방법이다. 한국에서는 주주 평등 원칙이 적용돼 '포이즌 필'을 통한 경영권 방어가 법적으로 어렵다. 황금낙하산은 경영진이 해임될 경우 막대한 보상을 제공해 경영진이 자신의 경영권을 유지하려는 방어 전략이다. 이 역시 국내에선 이사 보수 한도 내에서만 적용이 가능해 그 적용이 제한적이다.
한국 내 주주행동주의의 주요 사례로는 2015년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에 반대한 사건과 2019년 대한항공과 국민연금 간 경영권 분쟁이 있다. 엘리엇은 삼성물산의 소수주주로서 합병 비율이 불공정하다고 주장했고, 국민연금의 합병 찬성으로 결국 합병이 성사됐다. 대한항공은 국민연금이 조양호 회장의 대한항공 이사 연임에 반대해, 주주행동주의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평가됐다.
주주행동주의는 주주들이 기업 경영에 적극 참여하고, 경영진에게 책임을 묻는 중요한 수단이다. 이를 통해 기업은 투명성을 확보하고, 주주의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 그러나 주주행동주의가 남용될 경우, 경영진 권한이 과도하게 제한되거나 다른 주주의 권리가 침해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안희철 <법무법인 디엘지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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