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벼랑끝에 선 지방 주택산업 생태계는 이대로 놔둘텐가 등
◈ 벼랑끝에 선 지방 주택산업 생태계는 이대로 놔둘텐가 정부가 내년 초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 공급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서울 전역을 규제지역으로 묶은 10·15 대책 이후에도 수도권 집값 상승세가 숙지지 않자, 대규모 공급 방안을 짜내는 상황이다. 그저께 열린 고위 당정협의회에서도 "집값 상승 압력이 여전한 만큼, 면밀하게 모니터링을 하고, 공급계획에 속도를 내고 가계대출 등 주택 수요 관리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에도 지방의 부동산 대책은 내놓지 않을 분위기다. 대구를 비롯한 지방의 대도시는 오랜 기간 부동산 경기침체로 주택산업 생태계 자체가 붕괴 직전으로 내몰린 상황이다. '미분양의 무덤'인 대구에선 '노른자위'라고 할 수 있는 수성구 황금동·두산동 일대의 주택사업 용지마저 잇따라 공매 절차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사업이 지체되면서 금융비용 부담을 감당하지 못해 공매로 넘어간 것으로 보인다. 문제가 더 심각한 점은 주택건설 사업의 중단·지연 탓에 대구에선 2027년 이후 예정된 입주 단지가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는 사실이다. 이는 분양·광고대행사, 설계, 자재, 인테리어 등 주택산업 전후방 생태계의 와해를 부를 우려가 크며, 그 피해는 일자리 감소 등 고스란히 지역 경제에 전가된다. 그렇지만 정부는 지방의 줄기찬 부동산 정책 이원화 요구에는 여전히 귀를 닫고 있다. 무엇보다도 정부가 지방과 수도권 부동산 시장의 이질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안타깝다. 지금 지방에서 필요한 건 부동산 규제가 아니라 수요 촉진 정책이다. 지방에선 주택건설 분야의 승수 효과가 지대하다. 주택산업 생태계마저 무너진다면 지방 소멸의 시계는 더 빨라진다. 더 늦기 전에 지방 부동산 부양책을 내놓아야 하는 이유다. ――――――――――――――――――――――――――――――――――――――――― ◈여·야 '통일교 특검' 동의…종교의 정치개입 원천 차단해야 더불어민주당이 보수야당이 제안한 '통일교 특검'을 줄곧 반대해오다 어제 수용하는 쪽으로 전격 태도 전환했다. 만시지탄이지만 당연한 귀결이다. 국민의힘도 즉시 환영의 뜻을 나타냈으니 여·야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 같다. 하루가 멀다고 다양한 돌출 변수가 분출하는 정치권 상황인 만큼 뜸들이지 말고 여·야가 바로 만나 협의를 진행하는 게 좋겠다. 쇠뿔도 단김에 빼라는 이유가 있다. 대장동 항소 포기 외압 의혹에 대해 국정조사를 하겠다고 민주당이 먼저 제안해 놓고도 국민의힘이 'OK'하자 갑자기 한 발 뒤로 빠져 여태 수용하지 않는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통일교 정치개입 의혹'은 '대장동 항소 포기 외압 의혹'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악영향과 부작용이 크고 깊다. 결코 '대장동 시즌2'가 돼선 안 되기에 가능한 한 속전속결 협의를 권한 것이다. 민주당 지지자조차 60% 이상(갤럽조사) 찬성하는 '통일교 특검'을 민주당이 계속 미적대다간 명분과 실리 모두 잃는다. 특검이 개시되면 정치권에 엄청난 불똥이 튈 것이다. 유의할 게 있다. 특검 대상은 크게 두 가지다. 각종 선거와 정치·사회단체, 정부기관, 정당에 통일교가 어떻게 어느 정도 개입했는지를 명명백백 밝히는 것이 첫째요, 다음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연루자를 색출해 엄벌하는 일이다. 사안의 경중과 우리 정치의 미래를 감안하면 특검 수사의 비중은 전자에 있다. 후자도 간과하지 못하지만 여기에만 몰입하다간 종교의 정치개입을 원천 차단한다는 취지는 아랑곳없이 정치논란만 벌일 수 있다. 벌써 여는 야를, 야는 여를 타깃으로 삼을 태세다. 이러다간 배가 산으로 간다. 타킷은 헌법과 법률에 근거해야 한다. 종교와 정치의 탈법적 유착을 파헤치는 것이 특검의 제1 목표다. ――――――――――――――――――――――――――――――――――――――――― ◈민주당은 왜 민주주의 근간을 흔들고 있나 더불어민주당이 다수의 힘을 앞세워 기어이 '허위조작정보근절법(정보통신망법)'을 통과시킬 작정이다. 언론중재법 개정도 추진하고 있다. 허위조작정보근절법은 온라인 매체가 대상이다. 언론중재법의 경우 신문, 방송 등 전통적 언론이 적용을 받는다. 사실상 대한민국에 유통되고 있는 모든 뉴스를 포함한다. 민주당이 드라이브를 거는 두 법안은 민주주의의 근간인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 온라인상의 가짜뉴스 피해를 막겠다는 허위조작정보근절법은 배액배상제(징벌적 손해배상제), 행정규제 등이 골자다. 민주당은 배액배상제의 정당성을 주장할 때 미국 사례를 언급한다. 일부만 맞다. 미국은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시행한다. 다만, 정부가 관여하지 않는다. 피해자가 민사소송을 통해 가짜뉴스에 대한 피해를 보상받는 구조다. 허위정보와 관련된 공공의 이익 기준도 모호하다. 권력자에 대한 비판이나 의혹 제기가 허위정보로 낙인찍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권력자에 대한 의혹 제기로 자칫 형사처벌과 함께 엄청난 금액의 손해배상을 감수해야 한다. 그런 위험을 안고 누가 의혹을 제기할 수 있을 것인가. 민주당 노종면 의원이 대표 발의한 언론중재법 개정안에는 언론사의 의견이나 비평 등 비사실적 보도까지 반론 보도를 청구할 수 있게 했다. 기가 막힌다. 두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대한민국은 '침묵의 사회'로 변할 것이다. 무서워서 말을 못하게 된다. 공론의 장이 닫히면서 TV토론 프로그램도 사라질 수 있다. '민주주의 꽃' , 선거에도 영향을 미친다. 후보자에 대한 정당한 의혹 보도가 어려워지면서 국민은 제대로 된 선택을 할 수 없게 된다. 당장 내년에 지방선거가 있다. 걸핏하면 민주주의를 들먹이는 민주당이 권력 유지와 선거 승리를 위해 민주주의 시스템을 위협한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윤철희기자 fehy@yeongn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