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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설] 의료개혁특위에 불참한 의사들, 국민은 안중에 없나?
의료개혁을 논의할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가 25일 첫 회의를 갖고 출범했다. 특위는 지역의료 강화, 의료사고 안전망 구축, 수가 등 보상체계 공정성 제고 같은 의사단체들도 인정한 사안들을 논의하게 된다. 그런데 의정(醫政)갈등의 대척점에 있는 대한의사협회나 전공의협의회가 불참했으니 반쪽 특위로 시작한 셈이다. 정부가 의대 정원 2천명 증원 방침을 대학 자율 모집으로 변경했는데도, 의사단체들은 증원 백지화 요구에서 한발도 물러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의사들은 집단행동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의료개혁특위가 출범하는 날, 전국 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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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하염없이 미뤄지는 국민연금개혁, 누구 책임인가
국민연금 개혁안이 갈 곳 모르게 표류하고 있다. 국민여론 수렴 취지로 발족한 시민대표단의 개혁안은 논란을 더 키우고 있다. 최근 발표된 국회 국민연금개혁특위 산하 공론화위원회 시민대표단은 설문조사에서 국민연금 보험료율 인상에 대체로 찬성했다. 현행 9%인 보험료율을 12% 혹은 13%로 올리자는데는 동의했다. 문제는 받는 연금인 소득대체율(평균소득 대비 받게 될 연금액 비율)을 현행 40%에서 50%로 올리는 여부이다. 시민대표단은 올리자는 안을 더 선호했다. '더 내고 더 받는' 방식이다. 보험료율을 올리면 기금 고갈시기를 207..
[사설] '0%대 성장' 벗어난 한국, 민생경제 회복이 최대 과제
한국 경제가 잇따른 악재 속에서도 조금씩 살아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올 들어 수출과 내수가 동반 성장하면서 경제성장률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 특히 2년여 만에 0%대 성장률을 넘어선 것은 의미 있는 신호다. UBS를 비롯한 세계적 투자은행들이 최근 일제히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0%에서 0.1~0.3%포인트 더 높인 것도 긍정적이다. 하지만 불안한 국제정세와 3고(고물가·고환율·고금리) 리스크가 상존해 추세적 성장인지 반짝 반등인지는 더 두고 볼 일이다. 25일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
이슈칼럼영남일보 오피니언 리더들을 만나다
정재훈
추현호
곽재혁
노윤구
김수영
유영철
최신칼럼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칼럼
[단상지대] '우리'와 '그들'이라는 말
영국 유학시절의 일이다. 필자는 영국이 유럽연맹을 탈퇴한 브렉시트의 모든 과정을 몇 년간 지켜보면서 '우리(us)'와 '그들(them)'의 경계에 대해 더욱 깊이 골몰하게 되었다. 2016년 영국 브렉시트 찬반 국민투표 결과 이후, 브렉시트를 지지했던 당시 영국총리 테레사 메이(Theresa May)는 같은 해 보수당 전당대회에서 이렇게 말한다. "당신이 세계 속의 시민이라고 믿는다면 당신은 아무 곳에도 속하지 않는다." 이 연설에 대한 영국시민들의 찬반 양분 현상이 고조되면서 '우리'와 '그들'의 경계 유무를 주제로 한 영국 시민 사회와 지식인들 사이에 많은 토론이 이루어졌다. 브렉시트 투표 결과의 반작용으로 다양한 문화적 이벤트도 영국 곳곳에서 일어났다. 2019년 6월 요크 아이디어 페스티벌에서는 작곡가, 연주자, 수학자들을 초대하여 '수학과 음악의 말도 없고 그림도 없는 형식'이라는 포럼이 진행되었다. 논의의 요지는 어떻게 음악과 수학의 추상적 구조가 서로 연결되고, 창의성과 예술적 상상력의 요소들을 공유하는지에 대한 거였다. 결국 이는 곧 서로 다른 학문 간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학제 간 연구나 융복합적인 학문의 시대로 우리 사회가 진입해 가고 있음을 말해 준다. 터키계 영국 소설가이자 정치 평론가인 엘리프 샤팍(Elif Shafak)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그림을 그리는 나침반처럼 살고 있다. 드로잉 나침반의 한쪽 다리는 매우 안정적이고 고정되어 있으며, 한 곳에 뿌리를 둔다. 한편 다른 쪽 다리는 그 주위에 크고 넓은 원을 그린다." 우리는 현재에 머무르는 장소뿐만 아니라 동시에 다른 장소에도 존재하기 때문에, 세계의 시민이 되어 경계를 넘어 타인과의 연결과 소통을 통해서 좀 더 다원적이며 유동적인 태도를 가질 필요가 있다. 물론 시민의 조건에는 자신이 속한 국가와 여권이 필요하다. 필자의 경우 한국 여권을 소지하고 있지만, 오랜 기간 해외에서 생활하며 다듬어진 생각과 행동을 하는 나는 한국인인가, 아니면 글로벌한 세계의 시민인가? 음악과 수학이 서로 다른 영역이지만 수(數)라는 추상적인 의미 구조에 경계가 없는 것처럼 그리고 인문학을 포함한 모든 전공 학문이 절대로 홀로 존재할 수 없는 것처럼, 모든 것은 모든 것과 분리되면서도 이어져 있다. 음표와 음표 사이에 음악이 존재한다든가(드뷔시), 스스로를 세계인이라고 자처한 작가(무라카미 하루키)의 경우도 같은 맥락이다. 차이와 동일성, 모순의 일치와 불일치 사이에 비로소 참된 진리와 창조, 성장이 있다. 윤재석 경북대 인문학술원장은 최근에 인문교양도서 '생활인문학 3'을 발간하며 "(인문학은) 연령과 계층 그리고 지역의 경계를 넘어 가치 있는 삶의 여정을 동행하는 길"이라고 말한다. 예술도 이와 다르지 않다. 이분법적 사고와 체계를 넘어서 타인과 연결하고 가장 정성스럽게 소통하는 방식으로서 예술은, 사회적 가치와 효용성으로서 보다 새로이 기능할 필요가 있다. 선거가 다가오면서 각 진영에서는 협화음과 불협화음 사이에서 '우리'와 '그들'의 경계를 더욱 뚜렷하게 구분하며 외친다. 이항대립의 논리를 부정하고 해체주의를 언급한 데리다의 경우나 시(是)와 비(非) 어느 하나에 치우치지 않는 선불교의 '즉비(卽非)'는 어떤 의미를 갖는가? 우리와 그들은 어떻게 분리되며 또 어떻게 이어져 있는가? 숲길을 걸으면 모든 게 화음이다.임진형 음악인문학자·대구 챔버페스트 대표임진형 음악인문학자·대구 챔버페스트 대표
[박재열의 외신 톺아보기] 하버드대학의 책 한 권
하버드대학 도서관에 사람가죽으로 장정한 책이 한 권 있었다. 1934년에 그 도서관에 들어온 '영혼의 운명'이라는 책이었다. 이 책의 첫 주인은 프랑스 의사였으며 그는 그 책이 '인간영혼에 관한 것인 만큼 인간가죽으로 감쌀 가치가 있다'라고 생각하여 자신이 근무한 병원에서 죽은 한 여인의 등에서 채취한 피부로 그 책을 장정하였다. 그는 그런 내용을 쪽지에 적어 책에 끼워 뒀었다. 2014년에야 이 대학이 그 장정을 펩타이드 질량 지문분석법을 적용해보니 인간피부가 틀림없었다. 이런 '인피(人皮) 제본술'이 유행한 것은 19세기 의사들 사이에서였다. 죄인을 사형보다 더한 극형을 하기 위해 그의 피부를 뜯어내거나, 개인장서용으로, 죄인의 고백기록을 쌀 목적으로, 가족이나 연인에게 남길 책의 장식용으로 당사자의 인피를 뜯어내는 경우가 있었다.하버드대학의 한 단체가 문제제기를 하고 그 책의 장정을 떼어내어 프랑스에 고이 묻어줄 것을 총장에게 요구하였다. 대학이 그 유해 일부를 떼어냈으며 앞으로 그것을 엄숙하게 처분하겠고, 피부를 뜯긴 여인의 인격을 존중하지 못했음에 대해 사과하였다. 한 연구단체가 인피 장정이라는 책 50권을 조사해 본 결과 18권엔 정말 인피가 사용되었고 13권은 동물가죽임이 밝혀졌다. 하버드대학은 또 3년 전에 이 대학과 박물관 설립에 노예제도와 식민주의가 어떻게 이용되었는가를 되돌아보고, 학문적 탐구로 인해 사자와 인간에 대한 존경심이 무시된 데 대해서도 사과하였다. 더불어 박물관 등에 보관하고 있는 2만 점의 인간의 해골, 모발, 골편, 치아 중에 노예제도와 식민주의와 관련된 것은 법령에 맞게 관리하겠다고 하였다.경북대 명예교수·시인경북대 명예교수·시인
[송재학의 시와 함께] 변혜지 '모자의 일'
너무 가볍거나 너무 무겁거나모자 속에 무언가를 넣고 너는 걷는다. 충분히 생을 반복하지 못한 어린 영혼으로서, 나는 네가 모자 속에 무엇을 넣고 다니는지 궁금해한다. 짐이거나 한낱 밈이거나 보잘것 없는 신이거나.그것은 모자의 사정이전 생에서 왜 나를 사랑하지 않았어?나는 무거워지기로 한다.그건 이번에도 마찬가지야. 변혜지 '모자의 일'모자는 가볍거나 무겁다. 가볍다는 전자는 모자이고 무겁다는 후자는 모자를 쓰고 있는 젊은 시인의 생이다. "짐이거나 한낱 밈이거나 보잘것없는 신이거나" 따위를 모자 속에 넣고 다닌 생은 가벼운 행사가 아닌가. 하지만 모자 아래 시인의 생은 무겁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무거워지기로 한다. 무거워지려는 시인의 생은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라는 생각에는 분명 모자를 쓰고 다니면서 포즈를 바꾸려는 생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모자는 생의 변환을 촉구하는 가벼움이다. 무거움은 가벼움에서 시작해야 하지 않겠는가. 늘 달라지려는 생은 모자를 쓰고 모자의 가벼움을 잘 알게 되면서 비롯된다. 무거움을 놓치지 않으려는 생이다.송재학 시인
[박재일 칼럼] 한동훈이 말한 볼테르
개인적으로 신인이 커가는 것을 즐기는 취향이 있다. 특히 스포츠나 정치분야다. 박찬호나 손흥민도 그런 케이스다. 그들이 10대 때 저 친구들은 언젠가 큰일 치를 거라며 스포츠 단신 기사까지 챙겨봤다. 더불어민주당에는 조금 미안한 얘기지만 이번 4·10총선 전체를 놓고 '출중한 정치 신예'를 고르라면 아무래도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자 총괄선대위원장일 게다. 신인에 대한 호기심이 큰 나의 취향임을 양해했으면 한다.한동훈은 이미 법무부 장관 재직 시 국회 문답에서 보여준 특유의 화법과 언어들로 그가 일개 장관의 영역을 넘는 인물이란 걸 증명했다. 프로 정치세계에 입문한 지 3개월도 안 된 신인인데 등판하자마자 신인상은 물론이고, MVP라 할 차기 지도자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겨루는 수준이 됐다. 이재명이 누구인가. 지난 대선에서 0.7% 차이로 낙선한 대한민국 정치 넘버 2가 아닌가.한동훈의 빠른 말투에 난감해하는 이들도 있다. 그의 말은 사실 현란하다. 그래도 호불호를 떠나 기억할 어구들이 많다. '산업화의 밥을 먹고, 민주화의 시를 배우며 성장했다.' '누가 대구에 매몰되지 말라고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대구는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의 기둥이다.' 전국 팔도를 돌며 이토록 각 지역을 열렬히 진단한 정치인은 별로 기억되지 않는다. 그가 연구대상인 점은 또 있다. 조금 어려운 주제를 던진다. '우리는 공공선을 생각한다. 동료시민에 대한 계산없는 선의를….' '수많은 이슈 모두에 중간 지점의 생각을 가진 사람은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다.' 며칠 전 한 일간지에 실린 한동훈의 인터뷰는 더욱 생각에 잠길 만했다. 그는 철학자 볼테르를 인용했다. '상식(common sense)은 일반적(common)이지 않다'는 경구다. 난 볼테르를 잘 모르지만 그 인용은 지금 이 시점 대한민국의 고민을 다 털어놓은 듯하다. 내가 상식이라고 믿어도 대중은 상식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현실이다. 한동훈은 어쩌면 이재명 대표의 '중국에 그냥 셰셰(謝謝)하면 된다. 왜 집적거리나'는 발언을 염두에 뒀는지도 모르겠다. '이재명식 셰셰'라면 우리는 미국에도 그냥 '옛설(Yes sir) 생큐'라고 반복하면 된다. 외교를 조금이라도 아는 이들이라면 그게 자칫 나라 망조를 재촉하는 비상식임을 안다. 그런데도 유권자 반응은 심드렁하다. 오히려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 받고도 곧장 창당하고 국회의원을 예약한 이들에게 열광한다. 상식은 진정 일반적이지 않은가. 진중권 평론가가 라디오 생방송 도중 방송 못 하겠다며 항의했다. 내용인즉 한동훈의 '개 같은 정치' 발언을 주제로 올리자 '이걸 여기서 따지자고? 맨날 막말한 사람은 그냥 넘어가고 어쩌다 한번 한 발언만 꼭 집어 공격한다면 그건 옳지 않다'고 공박했다. 편파방송에 대한 울분이다.한동훈은 9회 말 투아웃에 등판한다고 스스로 규정했지만 알고 보니 그는 지금 선발투수이자 마무리 투수가 됐다. 정치 평론가들은 그 점이 국민의힘의 패배를 불러올지 모른다고 한다. 한동훈은 물론 지도자가 상식이라 고집할 때도 대중이 그렇지 않다면 대중이 옳을 때가 있다며 한발 물러섰다. 그렇다면 대중은 늘 상식적인가란 의문은 남는다. 만약 이번 선거에서 상식이 통하지 않는다면 그 후과는 어떻게 될까. 대한민국은 어디로 가는가란 의문이 엄습한다. 어느 쪽이 상식적인가? 난 한동훈이 굉장히 상식적 언어들을 구사한다고 느낀다. 논설실장박재일 논설실장
[아침을 열며] 하늘길을 열어 비상하는 대구경북을 염원하며…
세계사의 흐름을 살펴보면, 중세시대까지는 광활한 영토를 차지한 국가가 글로벌 패권을 거머쥐었었고, 근대사에서는 대영제국과 같이 바다를 지배한 국가가 패권을 차지해 왔으며, 라이트 형제가 비행기를 발명한 이후 1~2차 세계대전을 거치며 인류가 써 내려온 현대사에서는 하늘을 지배하는 국가가 글로벌 패권을 누리고 있다. 나아가 지금은 패권 쟁취의 주 무대가 우주로 확장되어 우주 지배력 확장을 위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거창하게 글로벌 패권을 이야기하지 않더라도 한 국가의 국력과 경제력을 상징하는 항공산업의 중요성은 누구나 잘 알고 있을 것이다. 2021년 약 5천243억달러에서 2030년 약 9천281억달러 규모로 세계 항공산업이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산업통상자원부의 '제3차 항공산업발전기본계획'(2021년) 자료만 보아도 전 세계적으로 항공산업 분야에 얼마나 많은 투자가 진행되고 있는지 충분히 가늠할 수 있다.공항(空港)은 단순히 항공기가 이착륙하고 승객과 화물을 실어 나르는 물리적 공간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한 지역을 세계와 연결하는 관문으로서 다양한 인적·물적 교류를 발생시키고, 이를 통해 새로운 문화와 산업을 태동시키는 광의의 플랫폼 개념이 현재엔 더 부각되고 있다. 공항이라는 플랫폼을 통해 지역경제발전 및 산업구조 고도화, 문화 및 관광산업 발전을 견인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항은 특정 지역의 융합성장, 비약적 발전(Quantum Jump)을 위한 핵심 인프라로 인식되고 있다.이러한 점에서 대구경북신공항 건설이 지역경제에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경제성 분석 결과, 신공항 건설과정에서 생산유발효과 약 36조원, 부가가치유발효과 약 15조원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고, 40만여 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보고 있는 바, 가히 대구경북의 기념비적인 사업이 아닐 수 없다. 뿐만 아니라 대구경북신공항 개항은 지속적인 인구감소로 지역소멸 위기에 봉착해 있는 대구경북지역에 다시금 사람들을 끌어모을 수 있는 새로운 도약의 전기(轉機)가 될 것이라는 지역민의 기대가 무엇보다 크다.세계 20위권에 속하는 유명 공항의 연간 이용객 수는 최소 6천만명 이상이라고 한다. 두바이 국제공항은 연 9천만명, 미국 애틀랜타의 하츠필드-잭슨 국제공항은 연 1억명 이상이 이용한다고 하며, 인천국제공항도 연 6천800만여 명이 이용한다고 하니 공항이 존재하는 지역의 정주인구와 비즈니스 및 관광을 목적으로 방문하는 교류인구를 증가시킬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게 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라 할 수 있다.대구경북신공항을 관문으로 세계로 향하는 하늘길을 열어 대구경북을 찾아오는 글로벌 인구를 유입시키고, 신공항경제권에 걸맞은 첨단산업도시, 미래형 정주(定住) 도시 건설을 통해 지역을 떠났던 사람들을 다시 모으는 것만이 지역소멸 위기를 극복하고, 대구경북이 글로벌 무대로 드높게 비상(飛上)할 수 있는 새로운 디딤돌이 될 수 있다. 그만큼 대구경북신공항 건설은 우리 세대와 미래 세대의 지속 가능한 생존을 위해 반드시 성공적으로 마무리해야만 하는 숙명적 사업이다. 이제 남은 과제는 이러한 기대를 현실로 만들어 나가는 지역의 적극적인 노력이다. 마침 중앙정부 차원에서도 예정된 2030년 개항이 지연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만큼 대구와 경북 그리고 모든 지역민이 합심하여 대구경북신공항 건설을 성공적으로 완수해 나가기를 두 손 모아 염원해 본다. 황병우 (DGB금융그룹 회장)황병우 (DGB금융그룹 회장)
[사설] 박정희에 대한 능욕, 구미시장만의 분노가 아니다
선거철에는 막말이 난무하지만 우리 사회가 용인할 수 없는 수준이 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경기 수원정에 출마한 김준혁 후보가 종군 위안부와 관련해 박정희 전 대통령을 능욕한 망언이 그렇다. 김 후보는 2019년 2월 한 유튜브 채널에서 "박정희라고 하는 사람은 그 사람도 역시 마찬가지로 일제강점기에 정신대, 종군 위안부를 상대로 섹스를 했었을 테고"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전 대통령이 교사 시절에도 학생들과 성관계를 가졌을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입 밖에 내기조차 민망한 말들을 내뱉으면서 국민의 대표가 되겠다고 한다. 자신의 말이 논란이 되자 김 후보는 지난달 29일 낸 입장문을 통해 "박 전 대통령이 1940년대 관동군 장교로서 해외 파병을 다녔던 만큼, 확인된 바는 없지만 당시 점령지 위안부들과 성관계를 가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역사학자로서 언급한 것"이라며 역사학자를 팔아가면서 박 전 대통령과 위안부 할머니들을 거듭 욕보였다.박 전 대통령에 대한 능욕은 박 전 대통령 추모사업을 하는 구미시민들에 대한 모독이다. 선거 중립의 의무가 있는 구미시장이 얼마나 화가 났으면, 자신의 SNS를 통해 분노를 표출했겠는가. 김장호 구미시장은 지난달 30일 밤 자신의 SNS에 '더럽고 충격적인 망언을 들었습니다'라는 제목으로 김 후보를 규탄했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능욕은 동대구역 광장과 대구도서관에 박 전 대통령 동상을 건립하려는 대구에 대한 조롱이기도 하다. 김 후보의 망언은 선거철에 쏟아지는 막말의 하나로 치부해 얼렁뚱땅 넘어가서는 절대 안 된다. 패륜적 막말 인사를 공천에서 걸러내지 못한 민주당이 책임을 지고 당 차원의 결단을 내려야 한다.
[사설] 편법으로 돈벌이한 후보들이 국민 대표할 자격 있나
4·10 총선 선거운동이 본격화하면서 일부 후보들의 과거 부적절한 행태가 줄줄이 드러나고 있다. 특히 문제가 되는 건 부동산 투기와 편법 증여, 부도덕한 재산 증식으로, 국민적 공분을 일으킬 만큼 사안이 심각하다. 그들의 도 넘은 내로남불 행태를 보면 과연 국민 대표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도덕·윤리성 측면에서 부적격임이 명백한데도 정당의 검증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 탓이다. 부동산을 포함해 석연치 않은 재산 증식 의혹은 주로 야권 후보들에게 집중돼 있다. 현대자동차 사장 출신 더불어민주당 공영운 후보는 2021년 군 복무 중이던 아들에게 실거래가 30억원의 서울 성수동 건물을 '토지거래 허가구역' 지정을 하루 앞두고 증여했다. 이뿐만 아니라 공 후보는 2017년 기업 내부 정보를 이용해 시세 폭등 직전에 해당 건물과 부지를 매입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같은 당 양문석 후보가 2021년 대학생 딸 명의로 11억원의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사실도 드러났다. 그때는 부동산 대출 규제가 무척 엄격했다. 편법이 아니고선 불가능한 일이다. 또 조국혁신당 비례대표 1번인 박은정 후보의 변호사 남편이 퇴임 1년도 안 돼 올린 수입이 수십억 원이다. 그 변호사는 검사장 출신이다. 전관예우 외에는 설명이 안 된다. 이런데도 조국혁신당은 검찰개혁 운운한다.부동산 관련 의혹은 여권 일부 후보들에게서도 제기되고 있다. 야권보다 정도가 덜하다고 그냥 넘길 일이 아니다. 정치의 생명은 도덕성이다. 이를 내팽개친 후보들에 의해 선거 의미가 흐려져선 안 된다. 정당이 후보 검증에 부실했던 만큼 부적격자를 최종적으로 걸러내는 것은 유권자 몫이다.
[사설] 잊을 만하면 세무 비리…전·현직 검은 유착 발본색원을
대한민국에서 좀처럼 근절되지 않는 공직 비리 가운데 하나가 세무 분야다. 사건이 터질 때마다 별의별 대책이 다 나오지만 별무소용인 경우가 많다. '청렴 세정'이 그토록 힘든 일인가. 국세청 출신 '전관 세무사'로부터 검은 돈을 받은 전직 대구지방국세청장과 현직 세무 공무원 등 6명이 지난주 재판에 넘겨졌다. 전 대구국세청장인 A씨는 국세청에서 근무하다 퇴직한 세무사 B씨로부터 수임 업체 세무조사 편의 제공을 대가로 1천3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본분을 망각하고 뇌물을 받는 데 혈안이었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세무 공무원의 비리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현직(공무원)과 전직(세무사)이 세트로 비리에 연루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의 유착 관계가 비리의 온상인 셈이다. 아울러 세무 공무원은 조금이라도 세금을 덜 내려는 기업의 유혹에도 빠질 우려가 크다. 크고 작은 비리로 공직에서 쫓겨나는 세무공무원은 해마다 끊이지 않고 있다. 범죄 빈도도 일반 공무원보다 훨씬 높다. 더 큰 문제는 금품수수 등으로 징계를 받은 세무 공무원 출신의 세무사가 별다른 제약 없이 활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검은 유혹이 언제든 활개 칠 수 있음이다. 비리가 근절되지 않는 한 추락한 세무 행정에 대한 신뢰 회복은 요원하다. 더 이상 '공무원 개인의 일탈'로 치부해선 안 된다. 국세청 공무원에게 주어진 무소불위의 권한부터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언제까지 공무원 개인의 양심에만 맡길 텐가. 비리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절실하다. 차제에 국세청 전·현직 공무원의 '검은 커넥션'을 발본색원해야 한다. 이번 대구국세청 비리 재판에서 죄가 입증되면 중형을 통한 일벌백계가 필요하다.
[자유성] 사과값
우리나라 국민의 최고 애용 식품의 하나인 사과 가격이 세계 주요 95개국 중 가장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도시별 통계 비교 사이트 넘베오(NUMBEO)가 발표한 조사 결과다. 지난해 우리나라 사과 생산량은 그 전해에 비해 30% 감소한 39만4천t으로 집계됐다. 생산량이 줄면서 값이 올랐는데 그 폭이 너무 컸다. 급기야 사과값은 정치권의 싸움 소재로 등극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사과 한 개가 1만원으로 아르바이트 한 시간 하면 사과 한 알 준다"라며 고물가에 대해 여당과 정부를 비난했다.지난해 사과 생산량이 감소한 것은 여름철 불볕더위와 기록적인 폭우로 인한 탄저병 때문이다. 탄저병은 고온다습한 조건에서 쉽게 확산되는데 주로 수확기 전후에 발생해 농가에 큰 손실을 준다. 작년에 사과 과수원을 둘러봤더니 탄저병과의 전쟁이었다. 예년보다 방제에 더욱 힘을 쏟아야 했고 탄저병에 걸린 사과는 무조건 따서 버려야 했다. 쉽게 퍼지니 빨리 따내는 것이 상책이었다. 이러한 여건에서 제대로 수확을 한 농가는 오른 사과값에 톡톡히 득을 봤다.경북 주요 사과 산지 가운데 한 곳인 문경에서는 감홍 품종의 사과로 적지 않은 소득을 올리고 있다. 우리나라 대표 품종인 부사가 출하하기 직전에 생산하는 감홍 사과는 높은 당도로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으면서 지난해 사과값도 다른 사과에 비해 50% 이상 높게 형성됐다. 문경시는 명품 감홍사과를 만들어 5㎏ 한 상자에 30만원 이상의 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상자당 10개 미만이 포장돼 개당 3만원이 넘는 셈이다. 사과 한 알을 우습게 볼 일이 아니다. 남정현 중부지역본부 부장
[월요칼럼] 삼성현과 삼국유사
경산은 행정구역상으로는 경북이지만 생활권은 대구다. 경산을 대구로 알고 있는 외지인도 여럿 봤다. 대구대·대구가톨릭대·대구한의대 그리고 국군대구병원까지 경산에 있으니 그럴 만하다. 경산과 붙어 있는 대구 수성구·동구 주민들에게 경산은 다른 도시가 아니라 옆 동네다. 집은 대구에 두고 경산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많다.군위군은 작년 7월에 경북도에서 대구시로 편입됐다. 대구경북신공항이 들어서면 비약적인 발전을 할 지역이다. '공항도시 군위'는 앞으로 군위를 상징하는 말이 될 것이다. 하지만 거리상 대구 중심부에서 멀고, 인구는 2만3천여 명에 불과해 시골 같다. 행정구역으로는 대구지만 느낌상 경북 같은 곳이 군위다. 필자가 경산과 군위를 이야기하는 이유는 역사 기행 측면에서 두 지역이 갖는 연관성 때문이다. 경산시가 내세우는 '삼성현(三聖賢)의 고장'과 군위군이 홍보해 온 '삼국유사의 고장'은 삼국유사를 집필한 일연스님이라는 공통 분모가 있다. 삼성현은 우리나라 불교의 최고 사상가로 추앙받는 원효대사, 원효대사와 신라 요석공주 사이에 태어난 이두의 창시자 설총 그리고 일연 스님을 말한다. 3명의 성현이 태어난 곳이 경산이다. 경산시는 삼성현의 고장임을 알리기 위해 삼성현역사문화공원을 멋지게 꾸몄고, 삼성현로라는 도로명도 있다. 경산에는 초개사·제석사·반룡사·불굴사 등 원효대사의 수행과 설총의 흔적이 남아 있는 사찰이 많다. 무열왕이 딸인 요석공주와 설총을 만나기 위해 다녔던 산속 길 '왕재'도 있다. 삼성현과 관련된 스토리텔링 거리가 많은 곳이 경산이다. 군위군은 일연스님이 말년에 삼국유사 집필을 마무리하면서 입적했던 사찰, 인각사가 군위에 있다는 점에 착안해 '삼국유사의 고장'을 브랜드화했다. 일연공원과 삼국유사면이라는 지명에서 군위군의 의지가 보인다. 삼국유사테마파크에 수도권 관광객을 유치하려는 군위문화관광재단의 열의는 박수받을 만하다. 경산은 일연스님이 태어난 곳이며, 군위는 생을 마감한 지역이다. 그런데 일연스님은 두 차례에 걸쳐 37년간 대구 달성군 비슬산 일원에 머물면서 삼국유사를 집필했다. 유가사, 대견사, 도성암 등 비슬산 곳곳에 일연스님의 궤적이 남아 있다. 경산시와 군위군만큼은 아니지만, 달성군은 비슬산의 일연스님 이야기를 달성 홍보 때 빠트리지 않는다.지방자치단체가 일연스님과의 지역 인연을 강조하는 것은 관광을 위해서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어느 지역도 일연스님과의 인연과 스토리를 독점할 수는 없다. 경산과 달성 그리고 군위를 이을 때 일연스님을 둘러싼 스토리텔링은 더욱 빛이 난다. 일연스님의 흔적을 찾아 비슬산, 삼국유사테마파크를 찾는 관광객들을 삼성현역사문화공원으로 끌어올 수 있다면, 원효대사와 설총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다.군위 역시 비슬산과 삼성현역사문화공원을 연계해야 일연공원과 삼국유사테마파크를 찾는 사람들이 늘 것이다. 태어난 곳과 오랜 세월 활동한 지역이 가까이 있는데, 돌아가신 공간에서의 업적만 이야기하면 뭔가 어색하다. 비슬산~삼국유사테마파크~삼성현역사문화공원을 잇는 역사 기행 프로그램이 만들어지는 날이 오길 기대한다. 대구에서 경산으로 넘어오면서 원효대사와 요석공주의 러브스토리까지 들을 수 있다면 역사 기행으로는 금상첨화다. 김진욱 논설위원김진욱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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