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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설] TK 상생의지 담긴 의성 화물터미널 설치는 마땅하다
대구경북신공항이 2030년 개항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대구경북의 새로운 발전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구체적인 밑그림이 하나둘씩 진행 중이다. 하지만 돌발 변수가 생겼다. 우여곡절 끝에 의성에 설치될 것으로 예상됐던 화물전용 터미널의 무산 우려가 확산되면서 의성은 물론, 경북지역민들의 강력한 반발에 직면해 있다. 물류의 시대를 맞아 화물터미널 건설은 미래를 대비하는 일인 데다, 대구와 경북이 상생을 위해 합의한 사안이라는 점에서 정부의 전향적인 판단이 필요한 부분이다.국토교통부는 지난 1월 물류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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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고준위法 21대 꼭 처리" 떠나는 윤재옥 마지막 호소 공감
그저께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의 '마지막 일성'이 인상적이다. 그는 고별 기자간담회에서 "21대 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할 시급한 법안"이라면서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저장 시설 특별법'을 지목했다. 국회 계류 중인 360건의 각종 법안과 안건 중 이 하나를 콕 집었다. 21대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이어서 과연 가능할지가 의문이지만, 그의 퇴임 호소는 여야 모두 경청할 만하다.윤 원내대표는 "고준위법은 이번 국회에서 처리되지 않으면 국민이 2030년부터 치명적인 환경 위협을 받게 된다"고 했다. 고준위법은 원전 내 임시로 저장된..
[사설] 윤 대통령 기자회견, 숱한 이슈와 도전의 망각을 일깨워
윤석열 대통령의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은 많은 것을 생각게 한다. 나라를 진중하게 걱정하는 이들이 아니라도 회견 내용을 잠시라도 들여다보면 작금의 대한민국이 얼마나 숱한 어젠다와 도전에 둘러싸여 있는지를 눈치챌 수 있다. 대통령이 언급한 사안들은 '부인 김건희 여사 및 채 상병 특검법'에서부터 의사 수 증원, 국민연금 개혁, 저출생과 미래세대, 민생물가, 반도체 전쟁, 러시아와 북한의 무기거래에 이르기까지 모든 국정 현안에 걸쳐 있고, 그 하나하나 중요하지 않은 사안이 없을 정도다. 상당수 이슈는 어쩌면 총선이란 정치적 대결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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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尹 대통령 담화, 대화 門 열었으나 醫難(의난) 해법으론 역부족
윤석열 대통령은 어제 대(對)국민 담화에서 "(의대 증원 2천명 방침과 관련) 정부가 충분히 검토한 정당한 정책을 근거도 없이 힘의 논리로 멈출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더 타당하고 합리적인 방안을 가져온다면 얼마든지 논의할 수 있다"며 대화의 문을 열었다. 확정 안으로 고수해 온 '의대 증원 규모'도 논의할 수 있다는 진일보한 태도 변화다. 그러나 대안을 가져오라며 의료계에 공을 넘긴 건 소극적이었다. 난관도 적잖아 보인다. 대통령실이 전날 늦은 시각에 4개월 만의 '대국민 담화'를 갑자기 언론에 통보할 때만 해도 기대가 컸으나, 정부가 진전된 대안을 스스로 제시하지 않은 건 아쉽다.담화는 애매했다. '증원 규모' 논의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의료계 안팎의 안들에 거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근거 없이' '중구난방으로' '으름장 놓고' '기득권 카르텔에 굴복 않겠다'는 언급에 오히려 대통령의 솔직한 심기가 엿보인다. '2천명 증원 논의 전 집단행동 철회'도 백기 투항을 요구한 것과 다름없다. 옳은 방향이라도 이런 전제의 벽이 현 사태의 해결에 도움 될지는 의문이다.윤 대통령이 "힘의 논리로 멈출 순 없다"고 한 말은 정부에게도 적용된다. 이날도 강조한 '점진적 증원, 반대'를 고수한다면 대화는 어렵다. 조건 없이 대화 테이블에 앉는 게 중요하다. 의료계가 대통령의 뜻대로 '과학적이고 통일된 방안'을 만들려면 내부 의견 조율부터 만만찮다. 모든 것이 깔끔하게 정리되지 않은 상태라도 '파국'을 '대화'로 국면 전환하는 것이 더 시급하다. 정부든 의료계든 이송 거부 끝에 숨진 33개월 아이의 불행이 곧 '나의 불행'이 될 때의 국민 분노를 어찌 감당하려는가.
[사설] 대구가 자랑하는 '디옵스', 경쟁력 앞세워 세계로 가자
대구는 자타가 공인하는 안경산업의 메카다. 한국의 안경산업은 광복 직전 대구시 서구 원대동에서 국제셀룰로이드공업사가 설립되면서 시작됐다. 이후 1980년대 중소기업고유업종으로 지정되면서 한때 세계시장 점유율 2위를 기록할 만큼 급성장했다. 하지만 신소재 개발에 뒤처지고 디자인 및 브랜드 개발 소홀과 도금 및 처리 기술 부족 등으로 이탈리아나 일본에 밀리면서 명성을 잃게 됐다. 안경산업의 역사와 전통을 잇고 제2의 전성기를 모색하기 위한 노력은 대구국제안경전(디옵스) 탄생의 배경이다.올해로 22회째를 맞는 국내 유일의 국제 안경전시회인 이 행사는 3~5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다. 350개에 이르는 전시부스는 이미 매진됐고, 사전 등록한 국·내외 바이어는 전년 대비 3배 이상 늘어나는 등 기대치를 한껏 끌어올리고 있다. 안경테를 비롯, 선글라스·(콘택트)렌즈·안광학기기·케이스·액세서리 등 안경과 관련된 거의 모든 품목이 선보인다. 전국에서 3천명 이상 안경사들이 대구를 찾고 일본과 중국 등 해외 17개 업체도 24개 부스를 마련, 트렌드를 파악하고 선도한다.안경 수요는 꾸준하다. 시력을 보완하는 고유의 기능에다 눈 보호를 위한 선글라스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패션 아이템으로 각광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세계 최고 수준의 품질과 가격 경쟁력이 외국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만큼 노력 여하에 따라 세계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는 여지는 충분하다. 대구가 갖고 있는 독보적인 위치를 십분 활용해서 시장개척에 나선다면 승산이 있다. 대구시가 넓은 안목으로 청사진을 그리고, 업계가 품질과 디자인·기능으로 화답하면 가능하다.
[사설] '아니면 말고'식 포퓰리즘 공약으론 표심 못 얻는다
이번 총선에서도 포퓰리즘의 망령이 활개를 친다. 과거 여느 선거보다 더하다. 총선일이 다가올수록 선심성 공약이 난무한다. 매일같이 쏟아져 나오는 온갖 개발 계획과 복지확대 공약에 유권자들이 정신을 못 차릴 지경이다. 특히 저출생 극복을 명분으로 한 여야의 현금 살포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뚜렷한 재원 확보 대책도 없이 일단 저지르고 보자는 식이다. 물가를 비롯해 우리 경제에 어떤 악영향을 줄지도 관심 밖이다. 물론 대부분의 퍼주기 공약은 선거가 끝나면 유야무야 될 게 뻔하다.더불어민주당의 저출생 대책 공약은 신혼부부 1억원 대출, 아이 1명당 1억원 지원에 방점이 찍혀 있다. 출생률을 높이자는 데 반대할 이유는 없지만 문제는 수십조 원의 재원 마련 방안이 없다는 것이다. 천문학적인 액수의 돈을 세금이나 국채로 충당하는 건 현재의 국가재정 상태에선 불가능하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한술 더 떠 최근 1인당 25만원, 가구당 평균 100만원 지급 방침까지 밝혔다. 국민의힘도 민주당에 뒤지지 않는다.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3자녀 이상 가구 대학등록금 전액 면제를 약속했다.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고 여겼는지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내년 5세부터 무상 교육·보육 실시' 깜짝 카드를 내놨다. 이외에도 민생을 빙자한 여야의 '매표(賣票)'공약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국가채무가 1천100조원을 넘어섰고 지난해에는 56조원의 역대급 '세수펑크'가 발생했다. 나라 곳간을 거덜 내는 포퓰리즘 공약이 실현될 리 만무하다. 여야 모두 이런 사실을 모를 리 없건만 졸속 공약을 남발하고 있다. '아니면 말고'식의 무책임한 행태다. 하지만 유권자는 선거철 헛된 약속에 속을 만큼 어리석지 않다.
[3040칼럼] 그릿 : 운동선수의 재능과 노력
성공한 선수와 그렇지 못한 선수에는 어떠한 차이가 있을까에 대한 질문은 스포츠과학자 또는 스포츠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는 흥미로운 주제가 아닐 수 없다. 때때로 메시와 같이 축구 생태계를 파괴하는 범접할 수 없는 재능을 목도하게 되는 우리는 역시, 재능이 제일 중요한 요소라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정말 재능이 성공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인가? 성공을 결정짓는 더욱 강력한 힘이 있는가?심리학자 앤젤라 더크워스는 재능이 성공에 필수요소이긴 하나 충분조건이 되지는 않으며, 뛰어난 성취는 뚜렷한 목표와 열정을 가진 끊임없는 노력이 성공의 열쇠라 강조하고 있다. 그러한 장기적 목표를 향한 지속적 열정과 노력을 그릿(Grit)이라 정의하고 있으며, 스포츠에서 성과와 성공을 이끌어내는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하였다. 운동선수는 경쟁상황에 성과를 즉각적으로 보여주어야 하는 극심한 부담감에 노출되어 있으며, 최고의 경기력을 발휘하기 위해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는 강도 높은 훈련을 매일매일 이겨내야 하는 숙명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운동선수에게 그릿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는 재능의 영역에 대한 기대와 찬양의 끈을 놓지 못하는 것은 왜일까?더크워스는 유명한 철학자 '니체'의 말을 인용하며 편향적인 기대 현상을 통해 그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모든 완전한 것에 대해 우리는 그것이 어떻게 생겨났는지 묻지 않는다. 대신 우리는 마치 그것이 마법에 의해 땅에서 솟아난 것처럼 현재의 사실만을 즐긴다." 인간의 본성이라 할 수 있는 허영심과 자기애가 천재를 숭배하게 조장하는 것이다. 즉, 특출난 선수와 자기자신을 비교할 때 자신의 초라함은 내가 컨트롤 할 수 없는 영역에서 일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자기방어기제가 재능을 경배하게 만든다. 예로 전통적인 축구 강호인 독일 팀과 브라질 팀을 비교해 보자면, 선수들이 팀으로서 강도 높은 훈련을 통해 강력한 팀을 구성하고 좋은 성과를 내는 독일 팀과 자유분방하며 개인의 번뜩이는 재능을 바탕으로 하는 브라질 팀의 경기 중 우리는 대부분 브라질 팀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것은 선수 선발에 있어서도 종종 나타난다. 동일한 스펙을 가지고 있는 두 후보가 있다고 한다면, 대부분 재능이 우수한 선수를 선발하게 된다. 물론 재능이 우수하고 그릿이 충만한 선수는 'only one' 최고의 선수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앞서 말한 것처럼 노력이 없는 재능의 실패 사례를 우리는 무수히 많이 보아왔다. 반면, 탁월한 재능이 부족하더라도 최고의 노력을 겸비하고 발전해 나아가는 선수는 'only one'은 어려울지라도 최고 수준의 그룹에 속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즉, 재능이 있는 자는 노력이 없다면 실패할 가능성이 존재하지만, 약간의 재능이 부족하더라도 노력하는 자는 성공할 가능성이 더욱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재능과 마찬가지로 그릿이 성공을 불러오는 만능열쇠는 아니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릿이 모든 분야에서 최대한의 노력이 담보된다면 반드시 성공한다는 막연한 희망의 메시지로 남기보다는 명확한 목표설정과 자신에 대한 정확한 성찰이 필요하다. 자신이 잘못된 길로 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한다면 그 길을 수정할 수 있는 과감한 용기와 결단은 재능, 노력과 더불어 성공에 매우 중요한 요소일 것이다.이재무 경북스포츠과학센터장이재무 경북스포츠과학센터장
[민병욱의 민초통신] 개와 사과의 추억
국민이 대표자를 선출해 국가 의사와 정책을 결정케 하는 정치적 대의제(代議制)에 대한 루소(JJ Rousseau·1712~1778)의 비판은 신랄하다. 그는 저 유명한 '사회 계약론'에서 "영국의 인민들은 스스로 자유롭다고 생각하지만 그건 큰 착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들이 자유로운 것은 오직 의회의 의원을 선거하는 기간뿐이다. 선거가 끝나는 순간부터 그들은 다시 노예가 되고, 아무런 가치도 없는 존재가 되어버린다"라고 주장했다. '인민' '자유'와 '노예' 그리고 '선거'를 병치해 서술한 이 문장이 주는 인상은 너무나 강렬해 3세기가 흐른 지금까지 민주주의와 선거를 얘기할 때마다 인용되고 있다.'대의제 정치하에서 국민은 선거 때만 가치 있는 존재'라는 루소의 말에 동의하든 말든 우리는 요즘 정말로 '주인'이 된 듯한 착각에 빠지곤 한다. 4·10총선 유세 현장에 가보면 맨땅에 엎드려 큰절하는 '머슴'의 모습을 보는 게 전혀 낯설지 않다. 여당 후보들은 "그동안 우리가 잘못했다. 앞으로 정말 잘하겠다"라며 사과하느라 여념이 없다. 심지어 한 후보는 죄수를 실어 나르던 옛 함거(檻車)의 쇠창살 안에 삭발하고 올라 "윤석열 정부에 대한 분노와 심판의 마음을 잘 안다. 시민 여러분 마음을 헤아리지 못해 죄송할 뿐"이라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도 보인다. 오만 독선 불통으로 치달으며 상처받은 국민을 다독이긴커녕 부아만 돋운 정부에 브레이크를 잡는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는 자성이다.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여기서 한 발 더 나간다. 그는 "저희는 국민이 요구하면 다 듣는다"라고 유세하고 다닌다. 언론인 회칼 테러를 들먹여 방송사를 겁박한 황상무 대통령 시민사회수석을 '끝내' 사퇴시켰고, 해병대 채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피의자로 출국금지 대상자인 이종섭 전 장관을 호주대사로 발령내 출국시킨 것을 '결국은' 불러와 물러나게 했다고 내세운다. '인사권자의 완강한 뜻'을 자신의 건의로 굽혔고 선거 후에도 이처럼 국민 목소리에 복종하겠다는 것이다. 국민 다수가 대통령 잘못을 지적할 때도 궤변으로 변명하며 옹호에 급급했던 게 엊그젠데 이제는 국민 목소리만 귀담아듣겠노라고 자세를 낮추는 모양새다.정부와 여당이 한 몸이 아닌 양 선을 긋는 이런 행태는 사실 충분히 예견됐던 일이다. 보장된 임기가 3년 남은 윤석열 대통령과 달리 당과 국회의원 후보들은 당장 '국민의 표가 곧 목숨'이다. 지지율이 바닥을 치고 있는 대통령에 기대어 있을 이유도, 여유도 없다. 오히려 정부 여당이 사는 길은 "윤 대통령이 국민 앞에 무릎 꿇고 사과하는 것이며 내각과 대통령 참모들이 총사퇴하는 것"이란 말까지 나올 지경에 이르렀다. 이미 정치권 일각에서 '탄핵'이니 '탈당' '하야' 단어가 나돌았던 만큼 앞으로 본투표까지 남은 일주일 또 어떤 요구가 분출할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 됐다. 두말할 나위 없이 이 현상은 윤 대통령이 자초한 것이다. 그는 "특검을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란 말을 만들어내고도 자기 부인에 대한 특검법안은 특권으로 거부했다. 입버릇처럼 외던 '공정'과 '상식'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경제는 곤두박질, 물가는 천정부지, 민생은 최악인데도 '이념'을 앞세워 '전 정권 탓'을 하고 '편 가르기' '내 편 심기'에 골몰했다. 대형 참사 책임도 수족은 감싸고 유족의 진상규명 요구는 '정치공세'로 내몰았다. 야당과 대화는 거부하고 검사가 범죄자 대하듯 다그치며 적대시했다. 국회의원이건 누구건 대통령에게 싫은 소리 한마디 할라치면 '입을 틀어막아' 끌어냈다. 언론이 잘못을 지적하면 되레 갖가지 제재를 덮어씌웠다.그래서일 것이다. 윤 정부 2년 만에 한국은 "민주화에서 독재화로 전환이 진행되는 국가"라는 불명예를 얻었다. 스웨덴의 '민주주의 다양성 연구소(V-Dem)'는 2024 연례 보고서에서 "한국의 자유민주주의 지수는 2019년 0.78점(18위), 2020년과 2021년 0.79점(17위)을 기록하다 윤 정부가 들어선 2022년 0.73점(28위)으로 떨어졌고 지난해 0.60점, 47위로 추락"했다고 밝혔다. 또 한국을 "언론의 대정부 비판이 위축된 20개국 중 한 곳"으로 지목하며 "표현의 자유, 언론의 자유가 침해받는 일이 가혹한 독재 국가만의 일이 아님"을 알게 된다고 꼬집었다. 더욱 참담한 것은 "한국처럼 영향력 있는 글로벌 강국의 독재화는 다른 국가에 영향을 미쳐 독재화 물결을 가속화할 수 있다"며 한국발 독재의 전염 우려까지 내놓았다는 점이다. 최단시일에 민주화를 이루어 세계 경제 강국으로 우뚝 섰다는 자부심이 일거에 무너져내린 것이다.사실 외국의 평가는 몰라도 국내 불만은 다소나마 누그러뜨릴 수 있는 기회가 윤 대통령에게 없진 않았다. 국민의힘 비대위에서 대통령 부인 사과 요구가 나왔을 때, 또 2월 KBS 대담 때 대통령이 완곡하나마 '사과 의향'을 비쳤더라도 상황이 이렇게 번지지 않았을지 모른다. 300만원 명품 가방을 받은 명백한 사실을 '몰카 함정'으로만 몰아치고 '부인과 다툼 한번 없었다'고 웃어넘긴 순간 국민의 마음은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넜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그렇게 유야무야 얼버무리는 사이 황상무, 이종섭 사건이 터졌고 그마저 엉거주춤, 더 이상 용서할 수 없는 분노를 샀다는 얘기다.치열한 선거 판세로 여당 내 위기감이 고조될수록 어떤 형태든 대통령이 사과, 사죄해야 한다는 요구는 더 많이 분출될 것이다. 또 전혀 마음에 없는 말뿐인 사과는 안 하느니만 못하다는 얘기도 나올 것이다. 일각에선 벌써 대선 후보 시절 윤 대통령이 마지못해 한 '사과'와 바로 SNS에 올린 '사과 먹는 개' 사진의 일화를 떠올리기도 한다. 당시 윤 후보는 "전두환 전 대통령이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를 잘했다는 분도 있다. 호남분들도 그런 이야기를 하는 분이 꽤 있다"고 말해 엄청난 반향이 일었다. 처음엔 말뜻이 왜곡 전달됐다면서 사과를 거부하던 윤 후보는 이틀 만에 사과하면서도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 토리에게 '인도 사과'를 주는 사진을 게시, "사과는 개나 주라는 뜻 아니냐"란 더 큰 논란을 불렀다.짧더라도 뒤끝 없고 진심 어린 사과를 하라는 주문을 윤 대통령은 오래전부터 받아 왔다. 나는 다른 건 몰라도 독재화의 길로 들어섰다는 지적과 언론 자유 침해에 대한 사과만은 정말 진지하게 해주면 좋겠다.한국언론진흥재단 전 이사장한국언론진흥재단 전 이사장
[자유성] 벚꽃 없는 벚꽃축제
전국 각지에서 벚꽃 없는 벚꽃축제가 열렸다. 벚꽃은 활짝 피어 있는 기간이 짧은 데다, 근년 들어 그 시기가 들쭉날쭉하니 때를 맞추기가 쉽지 않다. 벚꽃은 주로 중부지역을 기준으로 4월 중순~5월 초순에 피었다. 지구온난화와 더불어 개화 시기가 점점 빨라지더니 지난해에는 3월 하순에 만개했다. 이 때문에 3월 말 이후에 열린 벚꽃 축제는 꽃이 대부분 지고 잎이 파릇파릇 돋아 오른 상태에서 치러졌다. 축제를 주최한 지자체에서는 지난해와 같은 실수를 피하려 올해는 축제 기간을 1주일 정도 앞당겼다. 야속하게도 올 봄에는 늦게까지 찬바람이 불고 비가 자주 온 탓인지 지난해 같으면 벚꽃이 피었다 질 시기인데도 이제서야 봉오리가 터지기 시작하고 있다.나무에 꽃이 피거나 낙엽이 지는 것은 밤낮의 길이와 일조량·기온에 의해 결정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식물체 내의 광색소인 파이토크롬(phytochrome)은 밤낮의 길이를 정확히 감지하여 종자 발아나 개화 등 식물의 생리를 조절한다. 옥신과 지베렐린·사이토키닌 등 식물 호르몬도 꽃이 피는 시기와 피는 양, 성(性) 등을 결정하는 역할을 한다. 이는 초본 식물에서 광범위하게 밝혀졌다. 그러나 목본 식물에서의 작용에 대한 연구는 미비한 편이다. 해의 길고 짧음이나 기온·일조량 등이 나무에서 꽃이 피는 시기를 어떻게 결정하는지 정확히 알 수 없는 것이다.지난해에 비해 올해 벚꽃이 늦게 폈다는데 대한 반론도 있다. 음력으로는 올해 벚꽃이 늦지 않다는 것이다. 지난해 대구와 경주의 벚꽃은 춘분(3월 21일)쯤에 만개했다. 음력으로 2월 30일이었다. 올해 음력 30일은 4월 8일이다. 이하수 중부지역본부 부장·나무의사
[단체장의 생각:長考] 김천 모빌리티 산업 중심도시로 비상 꿈꾼다
앞으로 세상은 모빌리티 세상, 모빌리티 시대가 열릴 것이다. 모빌리티 산업은 크게 자율주행차 및 튜닝카, 드론, 마이크로 모빌리티, 도심항공교통(UAM) 등으로 구분된다.모빌리티 산업부문 중에서도 국내 튜닝카 시장 규모가 2030년이면 10조원을 뛰어넘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그리고 글로벌 드론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드론시장도 2030년 1조5천억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산업 생태계의 변화 속에 김천시는 미래 모빌리티 중심도시로 도약하기 위해 자동차 튜닝산업과 드론산업을 미래 전략산업으로 선택하고 집중적으로 육성해 나갈 계획이다. 먼저, 자동차 튜닝산업을 키우기 위해 관련 인프라를 적극 유치했다. '첨단자동차 검사연구센터'를 유치해 2020년 8월 개소했고, 인증기관인 '튜닝안전기술원'은 2023년 12월 준공했다. 튜닝안전기술원은 준공 전에 이미 주변 김천산업단지로 약 20여 개의 자동차 관련 기업들이 입주했거나 입주를 앞두고 있으며, 추가로 약 50개의 기업들도 입주의향을 밝혀 튜닝산업의 지방시대를 여는 데 큰 힘을 실어주고 있다.또한 자동차 관련 기업이 집적해서 입주하는 8만8천평 규모의 '자동차서비스복합단지'를 조성한다. 우수한 튜닝기업들을 적극 유치하고 지원하여 장기적으로 대규모 튜닝 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이다.'튜닝자동차 주행시험로'를 2025년까지 구축해서 기업과 연구기관에 테스트베드로 제공할 계획이며, '모빌리티 튜닝산업 지원센터'도 2025년까지 조성해서 입주기업에 대한 연구개발뿐만 아니라 행·재정적 지원이 가능한 체계를 마련할 예정이다.김천시는 차세대 전략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는 드론산업에도 일찍부터 관심을 가지고 인프라 조성에 노력을 기울여 왔다. 고정익 드론의 사용이나 비가시권 드론자격 면허에 대한 관심과 수요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김천시에서는 비가시권 드론운용과 자격체계 시험이 가능한 '드론자격센터'를 지난해 12월 준공했다.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드론자격센터'가 운영되면 이미 자격시험수요가 포화상태에 있는 경기도 화성 시험장을 보완하는 것은 물론이고, 비가시권 자격체계 인증에 대해서도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천시는 전국 어디서나 접근성이 용이하여 수도권으로의 접근성이 떨어지는 남부지역 등에서 단시간에 접근이 가능하여 드론산업의 지역거점 도시로 발전하게 될 것이다.2022년 '드론실증도시 구축사업' 공모에 선정되어 드론운용에 필요한 솔루션을 개발·실증해 왔다. 이전에 수행한 '디지털 물류서비스 실증사업'에서 도출된 개선사항을 솔루션화해서 '드론비행에 대한 최적경로 자동생성' '다중통신망 이용' 등 드론운용에 필요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효율성과 안정성을 확보하여 상용·사업화하는 것이 최종목표다. 그 밖에 '페인팅 드론기술' 개발도 지원하고 있다.향후 정부는 미래자동차와 드론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관련 산업육성으로 새로운 일자리, 특히 고급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김천시는 시민과 행정이 한마음 한뜻으로 '중단없는 김천발전'을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 사람이 모이고 기업이 찾아오는 도시, 미래를 선도하는 첨단산업도시로의 청사진을 하나하나 실현해 가고자 한다.김충섭 김천시장김충섭 김천시장
[단상지대] '우리'와 '그들'이라는 말
영국 유학시절의 일이다. 필자는 영국이 유럽연맹을 탈퇴한 브렉시트의 모든 과정을 몇 년간 지켜보면서 '우리(us)'와 '그들(them)'의 경계에 대해 더욱 깊이 골몰하게 되었다. 2016년 영국 브렉시트 찬반 국민투표 결과 이후, 브렉시트를 지지했던 당시 영국총리 테레사 메이(Theresa May)는 같은 해 보수당 전당대회에서 이렇게 말한다. "당신이 세계 속의 시민이라고 믿는다면 당신은 아무 곳에도 속하지 않는다." 이 연설에 대한 영국시민들의 찬반 양분 현상이 고조되면서 '우리'와 '그들'의 경계 유무를 주제로 한 영국 시민 사회와 지식인들 사이에 많은 토론이 이루어졌다. 브렉시트 투표 결과의 반작용으로 다양한 문화적 이벤트도 영국 곳곳에서 일어났다. 2019년 6월 요크 아이디어 페스티벌에서는 작곡가, 연주자, 수학자들을 초대하여 '수학과 음악의 말도 없고 그림도 없는 형식'이라는 포럼이 진행되었다. 논의의 요지는 어떻게 음악과 수학의 추상적 구조가 서로 연결되고, 창의성과 예술적 상상력의 요소들을 공유하는지에 대한 거였다. 결국 이는 곧 서로 다른 학문 간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학제 간 연구나 융복합적인 학문의 시대로 우리 사회가 진입해 가고 있음을 말해 준다. 터키계 영국 소설가이자 정치 평론가인 엘리프 샤팍(Elif Shafak)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그림을 그리는 나침반처럼 살고 있다. 드로잉 나침반의 한쪽 다리는 매우 안정적이고 고정되어 있으며, 한 곳에 뿌리를 둔다. 한편 다른 쪽 다리는 그 주위에 크고 넓은 원을 그린다." 우리는 현재에 머무르는 장소뿐만 아니라 동시에 다른 장소에도 존재하기 때문에, 세계의 시민이 되어 경계를 넘어 타인과의 연결과 소통을 통해서 좀 더 다원적이며 유동적인 태도를 가질 필요가 있다. 물론 시민의 조건에는 자신이 속한 국가와 여권이 필요하다. 필자의 경우 한국 여권을 소지하고 있지만, 오랜 기간 해외에서 생활하며 다듬어진 생각과 행동을 하는 나는 한국인인가, 아니면 글로벌한 세계의 시민인가? 음악과 수학이 서로 다른 영역이지만 수(數)라는 추상적인 의미 구조에 경계가 없는 것처럼 그리고 인문학을 포함한 모든 전공 학문이 절대로 홀로 존재할 수 없는 것처럼, 모든 것은 모든 것과 분리되면서도 이어져 있다. 음표와 음표 사이에 음악이 존재한다든가(드뷔시), 스스로를 세계인이라고 자처한 작가(무라카미 하루키)의 경우도 같은 맥락이다. 차이와 동일성, 모순의 일치와 불일치 사이에 비로소 참된 진리와 창조, 성장이 있다. 윤재석 경북대 인문학술원장은 최근에 인문교양도서 '생활인문학 3'을 발간하며 "(인문학은) 연령과 계층 그리고 지역의 경계를 넘어 가치 있는 삶의 여정을 동행하는 길"이라고 말한다. 예술도 이와 다르지 않다. 이분법적 사고와 체계를 넘어서 타인과 연결하고 가장 정성스럽게 소통하는 방식으로서 예술은, 사회적 가치와 효용성으로서 보다 새로이 기능할 필요가 있다. 선거가 다가오면서 각 진영에서는 협화음과 불협화음 사이에서 '우리'와 '그들'의 경계를 더욱 뚜렷하게 구분하며 외친다. 이항대립의 논리를 부정하고 해체주의를 언급한 데리다의 경우나 시(是)와 비(非) 어느 하나에 치우치지 않는 선불교의 '즉비(卽非)'는 어떤 의미를 갖는가? 우리와 그들은 어떻게 분리되며 또 어떻게 이어져 있는가? 숲길을 걸으면 모든 게 화음이다.임진형 음악인문학자·대구 챔버페스트 대표임진형 음악인문학자·대구 챔버페스트 대표
[박재열의 외신 톺아보기] 하버드대학의 책 한 권
하버드대학 도서관에 사람가죽으로 장정한 책이 한 권 있었다. 1934년에 그 도서관에 들어온 '영혼의 운명'이라는 책이었다. 이 책의 첫 주인은 프랑스 의사였으며 그는 그 책이 '인간영혼에 관한 것인 만큼 인간가죽으로 감쌀 가치가 있다'라고 생각하여 자신이 근무한 병원에서 죽은 한 여인의 등에서 채취한 피부로 그 책을 장정하였다. 그는 그런 내용을 쪽지에 적어 책에 끼워 뒀었다. 2014년에야 이 대학이 그 장정을 펩타이드 질량 지문분석법을 적용해보니 인간피부가 틀림없었다. 이런 '인피(人皮) 제본술'이 유행한 것은 19세기 의사들 사이에서였다. 죄인을 사형보다 더한 극형을 하기 위해 그의 피부를 뜯어내거나, 개인장서용으로, 죄인의 고백기록을 쌀 목적으로, 가족이나 연인에게 남길 책의 장식용으로 당사자의 인피를 뜯어내는 경우가 있었다.하버드대학의 한 단체가 문제제기를 하고 그 책의 장정을 떼어내어 프랑스에 고이 묻어줄 것을 총장에게 요구하였다. 대학이 그 유해 일부를 떼어냈으며 앞으로 그것을 엄숙하게 처분하겠고, 피부를 뜯긴 여인의 인격을 존중하지 못했음에 대해 사과하였다. 한 연구단체가 인피 장정이라는 책 50권을 조사해 본 결과 18권엔 정말 인피가 사용되었고 13권은 동물가죽임이 밝혀졌다. 하버드대학은 또 3년 전에 이 대학과 박물관 설립에 노예제도와 식민주의가 어떻게 이용되었는가를 되돌아보고, 학문적 탐구로 인해 사자와 인간에 대한 존경심이 무시된 데 대해서도 사과하였다. 더불어 박물관 등에 보관하고 있는 2만 점의 인간의 해골, 모발, 골편, 치아 중에 노예제도와 식민주의와 관련된 것은 법령에 맞게 관리하겠다고 하였다.경북대 명예교수·시인경북대 명예교수·시인
[송재학의 시와 함께] 변혜지 '모자의 일'
너무 가볍거나 너무 무겁거나모자 속에 무언가를 넣고 너는 걷는다. 충분히 생을 반복하지 못한 어린 영혼으로서, 나는 네가 모자 속에 무엇을 넣고 다니는지 궁금해한다. 짐이거나 한낱 밈이거나 보잘것 없는 신이거나.그것은 모자의 사정이전 생에서 왜 나를 사랑하지 않았어?나는 무거워지기로 한다.그건 이번에도 마찬가지야. 변혜지 '모자의 일'모자는 가볍거나 무겁다. 가볍다는 전자는 모자이고 무겁다는 후자는 모자를 쓰고 있는 젊은 시인의 생이다. "짐이거나 한낱 밈이거나 보잘것없는 신이거나" 따위를 모자 속에 넣고 다닌 생은 가벼운 행사가 아닌가. 하지만 모자 아래 시인의 생은 무겁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무거워지기로 한다. 무거워지려는 시인의 생은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라는 생각에는 분명 모자를 쓰고 다니면서 포즈를 바꾸려는 생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모자는 생의 변환을 촉구하는 가벼움이다. 무거움은 가벼움에서 시작해야 하지 않겠는가. 늘 달라지려는 생은 모자를 쓰고 모자의 가벼움을 잘 알게 되면서 비롯된다. 무거움을 놓치지 않으려는 생이다.송재학 시인
의료대란으로 번진 의대 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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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 위기경보 '심각' 단계 때 외국 의사 의료행위 허용…대구 의료계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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