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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설] TK 상생의지 담긴 의성 화물터미널 설치는 마땅하다
대구경북신공항이 2030년 개항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대구경북의 새로운 발전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구체적인 밑그림이 하나둘씩 진행 중이다. 하지만 돌발 변수가 생겼다. 우여곡절 끝에 의성에 설치될 것으로 예상됐던 화물전용 터미널의 무산 우려가 확산되면서 의성은 물론, 경북지역민들의 강력한 반발에 직면해 있다. 물류의 시대를 맞아 화물터미널 건설은 미래를 대비하는 일인 데다, 대구와 경북이 상생을 위해 합의한 사안이라는 점에서 정부의 전향적인 판단이 필요한 부분이다.국토교통부는 지난 1월 물류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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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고준위法 21대 꼭 처리" 떠나는 윤재옥 마지막 호소 공감
그저께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의 '마지막 일성'이 인상적이다. 그는 고별 기자간담회에서 "21대 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할 시급한 법안"이라면서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저장 시설 특별법'을 지목했다. 국회 계류 중인 360건의 각종 법안과 안건 중 이 하나를 콕 집었다. 21대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이어서 과연 가능할지가 의문이지만, 그의 퇴임 호소는 여야 모두 경청할 만하다.윤 원내대표는 "고준위법은 이번 국회에서 처리되지 않으면 국민이 2030년부터 치명적인 환경 위협을 받게 된다"고 했다. 고준위법은 원전 내 임시로 저장된..
[사설] 윤 대통령 기자회견, 숱한 이슈와 도전의 망각을 일깨워
윤석열 대통령의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은 많은 것을 생각게 한다. 나라를 진중하게 걱정하는 이들이 아니라도 회견 내용을 잠시라도 들여다보면 작금의 대한민국이 얼마나 숱한 어젠다와 도전에 둘러싸여 있는지를 눈치챌 수 있다. 대통령이 언급한 사안들은 '부인 김건희 여사 및 채 상병 특검법'에서부터 의사 수 증원, 국민연금 개혁, 저출생과 미래세대, 민생물가, 반도체 전쟁, 러시아와 북한의 무기거래에 이르기까지 모든 국정 현안에 걸쳐 있고, 그 하나하나 중요하지 않은 사안이 없을 정도다. 상당수 이슈는 어쩌면 총선이란 정치적 대결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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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일 칼럼] 한동훈이 말한 볼테르
개인적으로 신인이 커가는 것을 즐기는 취향이 있다. 특히 스포츠나 정치분야다. 박찬호나 손흥민도 그런 케이스다. 그들이 10대 때 저 친구들은 언젠가 큰일 치를 거라며 스포츠 단신 기사까지 챙겨봤다. 더불어민주당에는 조금 미안한 얘기지만 이번 4·10총선 전체를 놓고 '출중한 정치 신예'를 고르라면 아무래도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자 총괄선대위원장일 게다. 신인에 대한 호기심이 큰 나의 취향임을 양해했으면 한다.한동훈은 이미 법무부 장관 재직 시 국회 문답에서 보여준 특유의 화법과 언어들로 그가 일개 장관의 영역을 넘는 인물이란 걸 증명했다. 프로 정치세계에 입문한 지 3개월도 안 된 신인인데 등판하자마자 신인상은 물론이고, MVP라 할 차기 지도자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겨루는 수준이 됐다. 이재명이 누구인가. 지난 대선에서 0.7% 차이로 낙선한 대한민국 정치 넘버 2가 아닌가.한동훈의 빠른 말투에 난감해하는 이들도 있다. 그의 말은 사실 현란하다. 그래도 호불호를 떠나 기억할 어구들이 많다. '산업화의 밥을 먹고, 민주화의 시를 배우며 성장했다.' '누가 대구에 매몰되지 말라고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대구는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의 기둥이다.' 전국 팔도를 돌며 이토록 각 지역을 열렬히 진단한 정치인은 별로 기억되지 않는다. 그가 연구대상인 점은 또 있다. 조금 어려운 주제를 던진다. '우리는 공공선을 생각한다. 동료시민에 대한 계산없는 선의를….' '수많은 이슈 모두에 중간 지점의 생각을 가진 사람은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다.' 며칠 전 한 일간지에 실린 한동훈의 인터뷰는 더욱 생각에 잠길 만했다. 그는 철학자 볼테르를 인용했다. '상식(common sense)은 일반적(common)이지 않다'는 경구다. 난 볼테르를 잘 모르지만 그 인용은 지금 이 시점 대한민국의 고민을 다 털어놓은 듯하다. 내가 상식이라고 믿어도 대중은 상식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현실이다. 한동훈은 어쩌면 이재명 대표의 '중국에 그냥 셰셰(謝謝)하면 된다. 왜 집적거리나'는 발언을 염두에 뒀는지도 모르겠다. '이재명식 셰셰'라면 우리는 미국에도 그냥 '옛설(Yes sir) 생큐'라고 반복하면 된다. 외교를 조금이라도 아는 이들이라면 그게 자칫 나라 망조를 재촉하는 비상식임을 안다. 그런데도 유권자 반응은 심드렁하다. 오히려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 받고도 곧장 창당하고 국회의원을 예약한 이들에게 열광한다. 상식은 진정 일반적이지 않은가. 진중권 평론가가 라디오 생방송 도중 방송 못 하겠다며 항의했다. 내용인즉 한동훈의 '개 같은 정치' 발언을 주제로 올리자 '이걸 여기서 따지자고? 맨날 막말한 사람은 그냥 넘어가고 어쩌다 한번 한 발언만 꼭 집어 공격한다면 그건 옳지 않다'고 공박했다. 편파방송에 대한 울분이다.한동훈은 9회 말 투아웃에 등판한다고 스스로 규정했지만 알고 보니 그는 지금 선발투수이자 마무리 투수가 됐다. 정치 평론가들은 그 점이 국민의힘의 패배를 불러올지 모른다고 한다. 한동훈은 물론 지도자가 상식이라 고집할 때도 대중이 그렇지 않다면 대중이 옳을 때가 있다며 한발 물러섰다. 그렇다면 대중은 늘 상식적인가란 의문은 남는다. 만약 이번 선거에서 상식이 통하지 않는다면 그 후과는 어떻게 될까. 대한민국은 어디로 가는가란 의문이 엄습한다. 어느 쪽이 상식적인가? 난 한동훈이 굉장히 상식적 언어들을 구사한다고 느낀다. 논설실장박재일 논설실장
[아침을 열며] 하늘길을 열어 비상하는 대구경북을 염원하며…
세계사의 흐름을 살펴보면, 중세시대까지는 광활한 영토를 차지한 국가가 글로벌 패권을 거머쥐었었고, 근대사에서는 대영제국과 같이 바다를 지배한 국가가 패권을 차지해 왔으며, 라이트 형제가 비행기를 발명한 이후 1~2차 세계대전을 거치며 인류가 써 내려온 현대사에서는 하늘을 지배하는 국가가 글로벌 패권을 누리고 있다. 나아가 지금은 패권 쟁취의 주 무대가 우주로 확장되어 우주 지배력 확장을 위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거창하게 글로벌 패권을 이야기하지 않더라도 한 국가의 국력과 경제력을 상징하는 항공산업의 중요성은 누구나 잘 알고 있을 것이다. 2021년 약 5천243억달러에서 2030년 약 9천281억달러 규모로 세계 항공산업이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산업통상자원부의 '제3차 항공산업발전기본계획'(2021년) 자료만 보아도 전 세계적으로 항공산업 분야에 얼마나 많은 투자가 진행되고 있는지 충분히 가늠할 수 있다.공항(空港)은 단순히 항공기가 이착륙하고 승객과 화물을 실어 나르는 물리적 공간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한 지역을 세계와 연결하는 관문으로서 다양한 인적·물적 교류를 발생시키고, 이를 통해 새로운 문화와 산업을 태동시키는 광의의 플랫폼 개념이 현재엔 더 부각되고 있다. 공항이라는 플랫폼을 통해 지역경제발전 및 산업구조 고도화, 문화 및 관광산업 발전을 견인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항은 특정 지역의 융합성장, 비약적 발전(Quantum Jump)을 위한 핵심 인프라로 인식되고 있다.이러한 점에서 대구경북신공항 건설이 지역경제에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경제성 분석 결과, 신공항 건설과정에서 생산유발효과 약 36조원, 부가가치유발효과 약 15조원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고, 40만여 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보고 있는 바, 가히 대구경북의 기념비적인 사업이 아닐 수 없다. 뿐만 아니라 대구경북신공항 개항은 지속적인 인구감소로 지역소멸 위기에 봉착해 있는 대구경북지역에 다시금 사람들을 끌어모을 수 있는 새로운 도약의 전기(轉機)가 될 것이라는 지역민의 기대가 무엇보다 크다.세계 20위권에 속하는 유명 공항의 연간 이용객 수는 최소 6천만명 이상이라고 한다. 두바이 국제공항은 연 9천만명, 미국 애틀랜타의 하츠필드-잭슨 국제공항은 연 1억명 이상이 이용한다고 하며, 인천국제공항도 연 6천800만여 명이 이용한다고 하니 공항이 존재하는 지역의 정주인구와 비즈니스 및 관광을 목적으로 방문하는 교류인구를 증가시킬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게 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라 할 수 있다.대구경북신공항을 관문으로 세계로 향하는 하늘길을 열어 대구경북을 찾아오는 글로벌 인구를 유입시키고, 신공항경제권에 걸맞은 첨단산업도시, 미래형 정주(定住) 도시 건설을 통해 지역을 떠났던 사람들을 다시 모으는 것만이 지역소멸 위기를 극복하고, 대구경북이 글로벌 무대로 드높게 비상(飛上)할 수 있는 새로운 디딤돌이 될 수 있다. 그만큼 대구경북신공항 건설은 우리 세대와 미래 세대의 지속 가능한 생존을 위해 반드시 성공적으로 마무리해야만 하는 숙명적 사업이다. 이제 남은 과제는 이러한 기대를 현실로 만들어 나가는 지역의 적극적인 노력이다. 마침 중앙정부 차원에서도 예정된 2030년 개항이 지연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만큼 대구와 경북 그리고 모든 지역민이 합심하여 대구경북신공항 건설을 성공적으로 완수해 나가기를 두 손 모아 염원해 본다. 황병우 (DGB금융그룹 회장)황병우 (DGB금융그룹 회장)
[사설] 박정희에 대한 능욕, 구미시장만의 분노가 아니다
선거철에는 막말이 난무하지만 우리 사회가 용인할 수 없는 수준이 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경기 수원정에 출마한 김준혁 후보가 종군 위안부와 관련해 박정희 전 대통령을 능욕한 망언이 그렇다. 김 후보는 2019년 2월 한 유튜브 채널에서 "박정희라고 하는 사람은 그 사람도 역시 마찬가지로 일제강점기에 정신대, 종군 위안부를 상대로 섹스를 했었을 테고"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전 대통령이 교사 시절에도 학생들과 성관계를 가졌을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입 밖에 내기조차 민망한 말들을 내뱉으면서 국민의 대표가 되겠다고 한다. 자신의 말이 논란이 되자 김 후보는 지난달 29일 낸 입장문을 통해 "박 전 대통령이 1940년대 관동군 장교로서 해외 파병을 다녔던 만큼, 확인된 바는 없지만 당시 점령지 위안부들과 성관계를 가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역사학자로서 언급한 것"이라며 역사학자를 팔아가면서 박 전 대통령과 위안부 할머니들을 거듭 욕보였다.박 전 대통령에 대한 능욕은 박 전 대통령 추모사업을 하는 구미시민들에 대한 모독이다. 선거 중립의 의무가 있는 구미시장이 얼마나 화가 났으면, 자신의 SNS를 통해 분노를 표출했겠는가. 김장호 구미시장은 지난달 30일 밤 자신의 SNS에 '더럽고 충격적인 망언을 들었습니다'라는 제목으로 김 후보를 규탄했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능욕은 동대구역 광장과 대구도서관에 박 전 대통령 동상을 건립하려는 대구에 대한 조롱이기도 하다. 김 후보의 망언은 선거철에 쏟아지는 막말의 하나로 치부해 얼렁뚱땅 넘어가서는 절대 안 된다. 패륜적 막말 인사를 공천에서 걸러내지 못한 민주당이 책임을 지고 당 차원의 결단을 내려야 한다.
[사설] 편법으로 돈벌이한 후보들이 국민 대표할 자격 있나
4·10 총선 선거운동이 본격화하면서 일부 후보들의 과거 부적절한 행태가 줄줄이 드러나고 있다. 특히 문제가 되는 건 부동산 투기와 편법 증여, 부도덕한 재산 증식으로, 국민적 공분을 일으킬 만큼 사안이 심각하다. 그들의 도 넘은 내로남불 행태를 보면 과연 국민 대표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도덕·윤리성 측면에서 부적격임이 명백한데도 정당의 검증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 탓이다. 부동산을 포함해 석연치 않은 재산 증식 의혹은 주로 야권 후보들에게 집중돼 있다. 현대자동차 사장 출신 더불어민주당 공영운 후보는 2021년 군 복무 중이던 아들에게 실거래가 30억원의 서울 성수동 건물을 '토지거래 허가구역' 지정을 하루 앞두고 증여했다. 이뿐만 아니라 공 후보는 2017년 기업 내부 정보를 이용해 시세 폭등 직전에 해당 건물과 부지를 매입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같은 당 양문석 후보가 2021년 대학생 딸 명의로 11억원의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사실도 드러났다. 그때는 부동산 대출 규제가 무척 엄격했다. 편법이 아니고선 불가능한 일이다. 또 조국혁신당 비례대표 1번인 박은정 후보의 변호사 남편이 퇴임 1년도 안 돼 올린 수입이 수십억 원이다. 그 변호사는 검사장 출신이다. 전관예우 외에는 설명이 안 된다. 이런데도 조국혁신당은 검찰개혁 운운한다.부동산 관련 의혹은 여권 일부 후보들에게서도 제기되고 있다. 야권보다 정도가 덜하다고 그냥 넘길 일이 아니다. 정치의 생명은 도덕성이다. 이를 내팽개친 후보들에 의해 선거 의미가 흐려져선 안 된다. 정당이 후보 검증에 부실했던 만큼 부적격자를 최종적으로 걸러내는 것은 유권자 몫이다.
[사설] 잊을 만하면 세무 비리…전·현직 검은 유착 발본색원을
대한민국에서 좀처럼 근절되지 않는 공직 비리 가운데 하나가 세무 분야다. 사건이 터질 때마다 별의별 대책이 다 나오지만 별무소용인 경우가 많다. '청렴 세정'이 그토록 힘든 일인가. 국세청 출신 '전관 세무사'로부터 검은 돈을 받은 전직 대구지방국세청장과 현직 세무 공무원 등 6명이 지난주 재판에 넘겨졌다. 전 대구국세청장인 A씨는 국세청에서 근무하다 퇴직한 세무사 B씨로부터 수임 업체 세무조사 편의 제공을 대가로 1천3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본분을 망각하고 뇌물을 받는 데 혈안이었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세무 공무원의 비리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현직(공무원)과 전직(세무사)이 세트로 비리에 연루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의 유착 관계가 비리의 온상인 셈이다. 아울러 세무 공무원은 조금이라도 세금을 덜 내려는 기업의 유혹에도 빠질 우려가 크다. 크고 작은 비리로 공직에서 쫓겨나는 세무공무원은 해마다 끊이지 않고 있다. 범죄 빈도도 일반 공무원보다 훨씬 높다. 더 큰 문제는 금품수수 등으로 징계를 받은 세무 공무원 출신의 세무사가 별다른 제약 없이 활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검은 유혹이 언제든 활개 칠 수 있음이다. 비리가 근절되지 않는 한 추락한 세무 행정에 대한 신뢰 회복은 요원하다. 더 이상 '공무원 개인의 일탈'로 치부해선 안 된다. 국세청 공무원에게 주어진 무소불위의 권한부터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언제까지 공무원 개인의 양심에만 맡길 텐가. 비리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절실하다. 차제에 국세청 전·현직 공무원의 '검은 커넥션'을 발본색원해야 한다. 이번 대구국세청 비리 재판에서 죄가 입증되면 중형을 통한 일벌백계가 필요하다.
[자유성] 사과값
우리나라 국민의 최고 애용 식품의 하나인 사과 가격이 세계 주요 95개국 중 가장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도시별 통계 비교 사이트 넘베오(NUMBEO)가 발표한 조사 결과다. 지난해 우리나라 사과 생산량은 그 전해에 비해 30% 감소한 39만4천t으로 집계됐다. 생산량이 줄면서 값이 올랐는데 그 폭이 너무 컸다. 급기야 사과값은 정치권의 싸움 소재로 등극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사과 한 개가 1만원으로 아르바이트 한 시간 하면 사과 한 알 준다"라며 고물가에 대해 여당과 정부를 비난했다.지난해 사과 생산량이 감소한 것은 여름철 불볕더위와 기록적인 폭우로 인한 탄저병 때문이다. 탄저병은 고온다습한 조건에서 쉽게 확산되는데 주로 수확기 전후에 발생해 농가에 큰 손실을 준다. 작년에 사과 과수원을 둘러봤더니 탄저병과의 전쟁이었다. 예년보다 방제에 더욱 힘을 쏟아야 했고 탄저병에 걸린 사과는 무조건 따서 버려야 했다. 쉽게 퍼지니 빨리 따내는 것이 상책이었다. 이러한 여건에서 제대로 수확을 한 농가는 오른 사과값에 톡톡히 득을 봤다.경북 주요 사과 산지 가운데 한 곳인 문경에서는 감홍 품종의 사과로 적지 않은 소득을 올리고 있다. 우리나라 대표 품종인 부사가 출하하기 직전에 생산하는 감홍 사과는 높은 당도로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으면서 지난해 사과값도 다른 사과에 비해 50% 이상 높게 형성됐다. 문경시는 명품 감홍사과를 만들어 5㎏ 한 상자에 30만원 이상의 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상자당 10개 미만이 포장돼 개당 3만원이 넘는 셈이다. 사과 한 알을 우습게 볼 일이 아니다. 남정현 중부지역본부 부장
[월요칼럼] 삼성현과 삼국유사
경산은 행정구역상으로는 경북이지만 생활권은 대구다. 경산을 대구로 알고 있는 외지인도 여럿 봤다. 대구대·대구가톨릭대·대구한의대 그리고 국군대구병원까지 경산에 있으니 그럴 만하다. 경산과 붙어 있는 대구 수성구·동구 주민들에게 경산은 다른 도시가 아니라 옆 동네다. 집은 대구에 두고 경산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많다.군위군은 작년 7월에 경북도에서 대구시로 편입됐다. 대구경북신공항이 들어서면 비약적인 발전을 할 지역이다. '공항도시 군위'는 앞으로 군위를 상징하는 말이 될 것이다. 하지만 거리상 대구 중심부에서 멀고, 인구는 2만3천여 명에 불과해 시골 같다. 행정구역으로는 대구지만 느낌상 경북 같은 곳이 군위다. 필자가 경산과 군위를 이야기하는 이유는 역사 기행 측면에서 두 지역이 갖는 연관성 때문이다. 경산시가 내세우는 '삼성현(三聖賢)의 고장'과 군위군이 홍보해 온 '삼국유사의 고장'은 삼국유사를 집필한 일연스님이라는 공통 분모가 있다. 삼성현은 우리나라 불교의 최고 사상가로 추앙받는 원효대사, 원효대사와 신라 요석공주 사이에 태어난 이두의 창시자 설총 그리고 일연 스님을 말한다. 3명의 성현이 태어난 곳이 경산이다. 경산시는 삼성현의 고장임을 알리기 위해 삼성현역사문화공원을 멋지게 꾸몄고, 삼성현로라는 도로명도 있다. 경산에는 초개사·제석사·반룡사·불굴사 등 원효대사의 수행과 설총의 흔적이 남아 있는 사찰이 많다. 무열왕이 딸인 요석공주와 설총을 만나기 위해 다녔던 산속 길 '왕재'도 있다. 삼성현과 관련된 스토리텔링 거리가 많은 곳이 경산이다. 군위군은 일연스님이 말년에 삼국유사 집필을 마무리하면서 입적했던 사찰, 인각사가 군위에 있다는 점에 착안해 '삼국유사의 고장'을 브랜드화했다. 일연공원과 삼국유사면이라는 지명에서 군위군의 의지가 보인다. 삼국유사테마파크에 수도권 관광객을 유치하려는 군위문화관광재단의 열의는 박수받을 만하다. 경산은 일연스님이 태어난 곳이며, 군위는 생을 마감한 지역이다. 그런데 일연스님은 두 차례에 걸쳐 37년간 대구 달성군 비슬산 일원에 머물면서 삼국유사를 집필했다. 유가사, 대견사, 도성암 등 비슬산 곳곳에 일연스님의 궤적이 남아 있다. 경산시와 군위군만큼은 아니지만, 달성군은 비슬산의 일연스님 이야기를 달성 홍보 때 빠트리지 않는다.지방자치단체가 일연스님과의 지역 인연을 강조하는 것은 관광을 위해서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어느 지역도 일연스님과의 인연과 스토리를 독점할 수는 없다. 경산과 달성 그리고 군위를 이을 때 일연스님을 둘러싼 스토리텔링은 더욱 빛이 난다. 일연스님의 흔적을 찾아 비슬산, 삼국유사테마파크를 찾는 관광객들을 삼성현역사문화공원으로 끌어올 수 있다면, 원효대사와 설총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다.군위 역시 비슬산과 삼성현역사문화공원을 연계해야 일연공원과 삼국유사테마파크를 찾는 사람들이 늘 것이다. 태어난 곳과 오랜 세월 활동한 지역이 가까이 있는데, 돌아가신 공간에서의 업적만 이야기하면 뭔가 어색하다. 비슬산~삼국유사테마파크~삼성현역사문화공원을 잇는 역사 기행 프로그램이 만들어지는 날이 오길 기대한다. 대구에서 경산으로 넘어오면서 원효대사와 요석공주의 러브스토리까지 들을 수 있다면 역사 기행으로는 금상첨화다. 김진욱 논설위원김진욱 논설위원
[미디어 핫 토픽] 대파의 정치적 영향력
일본의 애니메이션이자 게임 시리즈인 포켓몬스터 중 '파오리'라는 캐릭터가 있다. 포켓몬스터 도감의 설명으론 "둥지를 만들기 위해서 식물의 줄기 하나를 항상 들고 걷는다." "가지고 있는 파 줄기는 무기이기도 하다"라고 한다. 설명처럼 항상 파 한 줄기를 가지고 다닌다. '딱 맞다'는 뜻을 가진, "오리가 파를 지고 나타나다"라는 일본속담이 파오리의 모티브라고 한다.애니메이션에는 파오리를 잡(아 먹)으려는 에피소드도 있다. '파오리가 갖고 다니는 파가 맛있다'는, '함께 먹으면 더 맛있다'는 소문으로 시작한다. 온라인 상에서는 '걸어다니는 밀키트'라는 놀림이 있기도 하다. 이밖에 파오리의 진화형인 '창파나이트'가 포켓몬스터 주인공의 파트너로 활약하며 마니아 사이에선 한동안 인기였다. 오리 모습의 포켓몬은 몇 종류 더 있다. 중요한 건 '파'를 든 오리라는 것이다. 최근 한국 정치, 대파 정국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대파 875원' 발언 탓이다. 윤 대통령이 지난 18일 민생점검차 마트를 방문해 대파에 붙은 가격표를 언급하면서 "합리적인 가격이라 생각된다"라고 한 것이 시작이다. 875원은 할인에 또 할인을 더해 나온 가격이다. 야당은 "국민의 삶에 관심이 없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앞장섰고 국민의힘 이수정 경기 수원정 후보가 윤 대통령을 '실드' 쳤다. 이 대표는 20일 인천의 한 시장에서 대파 한 단을 들어 보이며 "850원 맞습니까? 5천원입니다"라고 외쳤다. 조 대표는 "윤석열 정권은 좌파·우파도 아닌 대파 때문에 망할 것"이라고 언어로 유희했다. 이 후보는 "한 단이 아니라 한 뿌리가 875원"이라고 윤 대통령을 옹호했지만, 사실 그날 윤 대통령이 본 대파는 한 단이 875원이 맞다. 기자는 장을 보러 가 대파를 살 땐 흙대파를 산다. 깨끗이 씻어 뿌리는 잘라내고 모아놓는다. 나머지 부분은 송송 썰거나 큼직하게 썰어 따로 얼리거나 냉장한다. 모아놓은 뿌리는 자른 페트병에 넣어 물을 부어 키우다 흙으로 옮긴다. 잘 크지는 않는다. 기자의 실력이 부족해서겠지만. 대파 가격이 치솟자 몇 해 전 기자처럼 파를 직접 키우는 '파테크족(族)'이 있었다. 지난해엔 대파를 주재료로 한 버거도 있었다. 해외 프랜차이즈 음식점과 국내재료의 상생이다.대파의 대략적인 가격을 알고 '이 가격이면 합리적이다, 싸다' 생각할 순 있겠지만 한 달 전 또는 한 해 전 값을 외우면서 장을 보는 시민은 드물 것이라 본다. 물론 민생의 대표로 대파가 언급된 것이다. 그러나 정부도 야당도 대파 가격 논쟁은 그만두고 정말 정말 민생을 챙기는 모습을 보이면 어떨까. 박준상기자 junsang@yeongnam.com포켓몬스터 '파오리' 인터넷캡처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서울 서초구 농협 하나로마트 양재점 야채 매장에서 파 등 야채 물가 현장 점검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뿌리를 잘라서 물에 담궈 둔 대파. 조금씩 자란다. 박준상기자 junsang@yeongnam.com
[광장에서] 괜찮아 청년
몇 해 전 어느 대학의 강연장에서 있었던 일이다. 지역 소멸 위기의 심각성과 그에 대한 대안을 공유하는 자리였다. 연사로서 나는 평소 고민했던 지역 소멸 대응 방안을 산업과 교육 측면에서 발표했다. 질문과 응답 세션에서 한 분이 손을 드셨다. 국회에서 국회의원으로서 일할 수 있도록 출마를 해보면 좋겠다고 공개적으로 제안을 주셨다. 당황했고 답변을 피했다. 정치인이 되겠다는 생각 그리고 국회의원이 되어 의정활동을 해보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정치와 정치인에 대한 불신이 팽배한 사회다. 정치를 해보겠다는 바람을 내비치는 것과 주변의 시선도 두려웠다. 한편으로는 현실 정치에 동반되는 돈과 조직이라는 자원이 전무한 평범한 청년인 내게 너무 높아만 보였다.그로부터 몇 해의 시간이 지났다. 청년의 목소리가 필요하다는 사회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청년의 목소리를 담겠다는 정부와 정당의 목소리가 와닿았다. 과정에서 여러 위원회에 참가하며 지역 청년을 대표해왔기에 용기를 내어보기로 했다. 국회는 다양한 의견이 모여야 하는 곳이다. 소외되고 외면됨이 없는 그런 국회가 구성되어야 다수의 국민이 행복한 법이 만들어지고 정책이 실행된다. 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를 실현하고 지역 청년들의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만들어가는 법을 제정하고 개정하는 여정에 힘을 보태고 싶었다. 수도권은 과밀로 고통받고 있고 지역은 소멸 위기로 고통받고 있다. 지역균형발전과 지방 청년 관련 이슈를 국회에 제시하고 싶었다. 실패할지언정 후회하고 싶지는 않았다. 여러분의 응원과 지원 그리고 격려로 22대 총선에 보수당의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로 출마했다. 여의도의 한 숙소에서 후보자 면접 전날 도착해 하루를 머물렀다. 당사에서 가까운 숙소에서는 거리의 집회소리가 생생히 들렸다. 경찰은 곳곳에서 보초를 서고 있었다. 공천 결과에 승복하지 못하는 후보자와 지지자가 한데 섞여 거리는 혼란스러웠다. 복잡한 거리를 뒤로하고 숙소를 나와 여의도 공원을 걸었다. 마음속으로는 정치란 국민과 국익을 위해 희생과 봉사하는 일이란 선배님들의 말씀을 되뇌었다. 다음 날 면접을 치렀다. 여러 질문을 받았고 차분히 답변드렸다. 특히 기억에 남는 질문은 왜 국회의원이 되려고 하느냐였다. 입법활동을 통해 좋은 법을 만들고 싶다고 답변 드렸다. 교육을 통한 성장의 기회가 주어지고 선택하지 않은 환경으로 꿈과 삶이 제한받지 않는 사회를 만들고 싶다는 바람을 전달했다. 억울함이 없는 사회를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며칠 후 결과 발표 시간이 다가오면서 의연한 척하는 나와는 달리 주변 사람들이 더 긴장했다. 조용히 결과 발표를 확인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 순간 나는 특구 지정을 심의 의결하는 전문 위원으로 여러 사람들과 함께 공개된 장소에 있었다. 결과는 낙선이었다. 살면서 받아볼 위로는 다 받은 것 같았다. 사실 아무렇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마음이 아프고 아쉽고 힘들었다. 어떤 말로도 나 자신이 위로되지 않았음을 고백한다. 하지만 넋 놓고 있을 수는 없었다. 도전했고 실패했지만 믿고 지지해주신 여러분의 마음을 함께 위로해야 하는 책임이 내게 있었다. 나의 도전은 실패이나 청년의 도전은 성공이어야 한다. 당선자는 소수이고 낙선자는 다수인 봄이다. 동료 후보들에게 위로와 축하를 함께 보낸다. 더 나은 사회와 지역을 만드는 데 힘을 보태겠다는 바람은 더 강해졌다. 변함없는 열정과 행동으로 지역을 지키며 초심과 진심을 이어 나가기를 다짐한다.추현호 <주>콰타드림랩 대표추현호 콰타드림랩 대표
[하프타임] 파이밸리(π) 프로젝트, TK 대표공약으로 만들어야
지난해 11월 원희룡 당시 국토교통부 장관은 경북 경산시를 방문한 자리에서 "파이밸리 프로젝트인 미래 모빌리티 시스템(비메모리) 반도체 기반조성을 위해 경산시가 제공하는 20만평 부지에 대한 용도 변경과 산업단지 지정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원 장관은 수도권에는 메모리반도체, 비수도권에는 비메모리반도체로 특화시켜 세계와 경쟁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하며 이는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도 아주 바람직한 모델이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원 장관의 경산방문이 있기 한 달 전쯤 경산시청을 새롭게 출입하기 시작한 기자는 원 장관의 이 같은 얘기가 당시에는 사실 전혀 와닿지 않았다. 자동차부품과 섬유산업 중심의 대구 산업구조와 거의 유사한 경산은 반도체와는 관련성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던 탓이다. 하지만 이후 취재를 통해 이 프로젝트가 추진된다면 대구경북의 산업구조를 개편할 수 있는 엄청난 기폭제가 될 수 있음을 뒤늦게 알게 됐다. 언론 등에 노출된 정보를 종합하면, 파이밸리(π) 프로젝트는 대구경북을 미래 모빌리티 시스템 반도체산업의 글로벌 중심지로 자리 잡게 하자는 것이 골자다. 이 프로젝트의 핵심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국립반도체산업연구원과 시스템 반도체 제조 및 위탁 생산이 가능한 대규모 파운드리 유치에 있다. 대구시는 경북도청 후적지에 반도체산업연구원 신설을 추진하고, 수도권을 제외하고 전문인력수급과 입지 면에서 최적지로 평가받는 경산시에 파운드리를 조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전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70%를 차지하는 시스템 반도체는 미래 모빌리티뿐만 아니라 로봇, 항공우주, 인공지능(AI) 등 미래 산업 발전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적 요소로 급부상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국가적 차원에서 시스템반도체 육성은 시급한 중요과제임은 분명하다. 이 프로젝트는 국민의힘 윤두현(경산) 의원과 양금희(대구 북구을) 의원이 주축이 돼 지난해 9월 대구에서 관련 포럼이 처음 공개됐다. 프로젝트 육성계획 수립을 위해 올해 정부 용역 예산 3억원까지 확보한 상태다. 하지만 윤 의원의 총선 불출마 선언과 이어진 양 의원의 낙천으로 이 프로젝트는 현재 동력이 상실될 위기에 처했다. 자칫 물거품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이런 와중에 최근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한 후보자가 이 프로젝트를 총선 주요 공약으로 발표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조지연 후보는 지난 18일 "대규모 시스템 반도체 생산기지와 반도체 팹리스기업을 유치해 경산을 평택, 용인에 버금가는 제2의 반도체 생산거점으로 만들겠다"며 "이를 위해 정부의 과감한 지원을 이끌어 내겠다"고 밝혔다. 어제부터 생사를 건 여야 선거운동이 본격화됐다. 하지만 지역에서 TK의 미래발전 공약이 실종됐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역 산업구조를 획기적으로 개편할 수 있는 이 프로젝트를 TK 핵심공약으로 내세울 절호의 기회다. 최근 한동훈 비대위원장과 TK 정치권이 총출동할 만큼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는 조 후보는 자신의 이 공약을 TK 대표공약으로 만들어 낼 필요가 있다. 지역 유권자들이 조 후보는 물론 지역정치권에 바라는 것이기도 할 것이다.박성우 동부지역본부 차장 박성우 동부지역본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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