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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로 가는 청정관광1번지 산소카페 청송 .10] 청송사과축제
청송의 꽃은 사과꽃, 청송의 특산물은 사과다. 강이 흐르는 들녘과 기우뚱한 산지가 죄다 사과밭이다. 봄이면 연분홍을 머금은 사과꽃이 청송의 천지를 뒤덮고 찬바람이 불면 붉은 사과, 황금빛 사과가 청송의 산천을 뒤덮는다. 청송 사과는 정말 달다. 한입 베어 먹으면 풍부한 과즙에 눈이 똥그래지고 살짝 감도는 산미에 온 몸이 상쾌해진다. 사과가 가장 맛있고 풍성한 11월이면 청송에서는 사과축제가 열린다. 청송사과축제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정한 대한민국 대표축제다.◆2023 제17회 청송사과축제2023년 청송사과축제가 11월1~5일 청송읍 용전천변 현비암 일원에서 열린다. 올해로 17회째를 맞는 이번 축제의 주제는 '청송사과, 찬란한 금빛 향연'이다. 금빛은 일등 사과를 상징하는 금메달을 뜻한다. 또한 달고 아삭한 청송사과 '황금진'의 황금빛도 담겨 있다.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 11년 연속 대상에 빛나는 청송사과의 명성을 확고히 다지고 모든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행복한 잔치를 열겠다는 포부다. 청송사과축제는 2004년부터 청송 사과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시작됐다. 2013년부터는 매년 빠지지 않고 '경북도 최우수 축제'에 선정됐으며 2020~2021년에는 문화체육관광부 지정 문화관광축제로 선정돼 전국을 대표하는 축제로 발돋움했다.지난해 3년 만에 열린 제16회 청송사과축제는 40여만 명의 관광객이 몰리면서 대성황을 이뤘고 축제기간 5일 동안 161억원 이상의 직접 경제효과를 거뒀다. 특히 대면 축제에 앞서 시공간의 제약이 없는 온라인 축제를 먼저 열어 큰 관심을 끌었다. 축제에 대한 상세 정보와 관광 정보 등을 사전에 제공하고, 남녀노소가 즐길 수 있는 게임을 개발해 관심과 기대를 높이는 등 온라인 축제는 청송사과축제의 현장 관람객 유치를 확대하는 디딤돌이 됐다. 온라인축제에는 10만여 명이 참여했으며, 온·오프라인 축제의 연계 필요성과 시너지 등 대한민국 축제의 방향성을 제시하기도 했다.올해 제17회 청송사과축제는 대한민국 대표 축제의 면모에 걸맞게 콘텐츠와 프로그램을 강화할 계획이다. 지난해 새로운 시도로 호응을 얻었던 온라인 축제를 올해 역시 오프라인 축제와 병행해 개최한다. 온라인 축제에서는 축제에 대한 다양한 정보는 물론 대표적인 체험 프로그램인 '꿀잼-사과난타' '도전-사과선별로또' '청송퀴즈' '박 터뜨리기' 등을 온라인 게임으로 개발해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이는 비대면 소통의 중요성이 높아진 축제 트렌드를 반영하고 모바일 환경에 익숙한 MZ세대의 흥미를 이끌어 내기 위한 노력이자 축제의 글로벌화를 위한 적극적인 시도다. 지난 6일부터 시작된 온라인 축제는 개막 5일 만에 8만여 명이 방문하고 3만명 이상이 참여한 상태다.오프라인 축제장에는 청송사과 전시 홍보관, 청송사과 및 농 특산물 판매, 청송사과 깜짝 경매, 청송관광사진 공모전 작품 전시 등 다양한 전시, 판매, 체험 부스가 설치된다. 드론 라이트 쇼를 통해 청송사과축제의 성대한 개막을 알리고 축하공연과 재능기부 파트 공연, 원산지 표시 위반자를 의금부로 압송하는 시현 등이 이어질 예정이다. 청송사과 퍼레이드, 청송 꽃줄 엮기 전국대회, 청송사과 깜짝 경매, 사과 왕 선발대회 등 군민과 관광객이 하나 되는 참여형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이외에도 하늘에서 풍선을 떨어뜨려 황금사과를 찾는 '만유인력-황금사과를 찾아라'와 만보기가 달린 방망이로 지퍼백 속의 사과를 두드려 잼을 만드는 '꿀잼-사과 난타' '도전-사과 선별 로또', 사과 방망이 체험, 사과 낚시 등 신나는 체험도 즐길 수 있다. 연계 행사로는 청송문화제, 청송군민 노래자랑, 청송낙동정맥등반대회 등이 열린다. 특히 청송군은 최근 지역 축제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바가지요금 근절을 위해 먹거리 관련 특별대책을 마련하고 무엇보다도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잔치가 될 수 있도록 철저하게 준비할 계획이다.지난해 첫 시도한 '온라인축제' 현장 관람객 유치 확대 디딤돌 올해도 온·오프라인 병행 개최내달 1~5일 용전천변 현비암서청송 꽃줄 엮기·사과왕 선발 등 관광객 참여형 프로그램도 풍성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 청송사과청송 땅은 82%가 산림이다. 전역이 해발 250m 이상인 내륙 산간지역으로 비가 적고 일조량이 풍부하며 연평균 일교차가 13.4℃로 높다. 풍부한 일조량은 사과에 고운 빛깔을 입히고 잎의 활발한 탄소동화작용을 통해 열매에 당분을 저장하게 만든다. 높은 일교차는 사과의 육질을 단단하고 치밀하게 만들고 당도를 더욱 높여 가두고 색깔을 깨끗하게 한다. 토양은 대체로 척박한 편이지만 사과 재배에는 적합해 과즙이 풍부하고 저장성도 뛰어나다. 이러한 천혜의 조건을 바탕으로 청송사과는 이 지역의 주 작목으로 육성, 재배돼 왔다. 현재 청송사과는 부사 80%, 홍로 15%, 기타 품종 5% 정도가 재배되고 있으며 4천여 농가가 연간 6만여t의 사과를 생산하고 있다. 여기에 새로운 수요 창출과 신규 시장 공략을 위해 청송군이 2018년부터 특화브랜드로 육성하고 있는 황금사과가 바로 '황금진'이다. 시나노 골드 품종인 황금진은 높은 당도와 풍부한 과즙 그리고 새콤달콤한 맛으로 젊은 층에 특히 인기다.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 대상은 소비자가 직접 참여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최고 브랜드를 가리는 시상식이다. 공정한 조사를 통해 객관적인 브랜드 경쟁력을 파악하고 글로벌 브랜드로 거듭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자 2006년부터 시행해오고 있다. 올해 18회를 맞이한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 대상 사과부문에서 청송사과는 대상을 차지했다. 11년째 연속 대상이다. 심사위원들은 소비자들이 청송사과를 최고 브랜드로 생각하는 이유를 사과 재배에 적합한 자연환경, 우수한 품질 관리, 앞선 재배 기술과 적극적인 판매 전략에서 찾았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청송사과는 자연환경에만 의지해 만들어진 브랜드가 아니다. 더 아삭하고 단맛이 나는 사과 재배를 위한 청송농민의 노력과 끊임없는 기술개발, 그리고 적극적인 홍보는 대한민국 소비자가 가장 많이 찾는 대표 과일 자리에 청송사과를 올려놓았다. 청송군은 1994년 청송사과 상표등록, 2007년 청송사과 지리적 표시제 등록, 키 낮은 사과 묘목 도입, 친환경 저 농약 재배 기술, 과수 고품질 시설 현대화, 청송 황금사과 '황금진' 개발 등 상품성 향상을 위해 노력해 왔다. 이와 함께 대도시 시식 홍보행사, 직거래 판매지원, 청송사과 유통센터 운영, 청송사과 품질보증제 시행 등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소비자의 높은 신뢰와 호응을 일으켰다.◆100여년 역사의 청송사과, 국내를 넘어 세계로청송군 현서면 덕계리 569. 청송에서 처음으로 사과가 열렸던 곳이다. 1924년 12월에 사과 묘목을 심었고, 어린나무는 자라 1931년 처음으로 사과 수확의 기쁨을 안겨 주었다. 사과나무를 심은 이는 독립 운동가이자 농촌계몽운동가였던 박치환 장로다. 1878년 경북 의성에서 태어난 그는 1919년 만세운동을 벌이다 일본 경찰에 쫓겨 중국, 시베리아 일본 등지를 떠돌았다. 1924년 고향으로 돌아오면서 그는 일본에서 사과의 한 품종인 국광 10여 주를 들여와 고향 인근인 청송 현서면에 정착해 묘목을 심었다. 이후 그를 통해 사과를 맛본 사람들도 사과나무를 심기 시작했고 현서면을 넘어 현동, 안덕면 등지로 사과나무 군락지가 퍼져나갔다. 농촌계몽에도 힘쓴 그는 사과농사로 번 돈으로 동네 목욕탕을 지어 생활이 어려운 아이들을 씻기고 머리를 깎아 주기도 했다고 한다. 박 장로 외에도 안덕면 복리에 살았던 신인수라는 사람이 있다. 그는 일본에서 일하며 인근 사과농장을 자주 드나들었다고 한다. 그렇게 사과에 관심을 가지고 사과 재배 기술을 익혔던 그는 1927년 600여 주의 사과 묘목을 가지고 귀국했다. 그리고 안덕면 복1리 교회 터 인근에 5천평 규모의 사과밭을 조성했다고 전한다. 지금도 청송에는 사과나무 고목이 몇 그루 생존해 있으며 여전히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다고 한다. 내년이면 청송에 사과나무가 뿌리를 내린 지 100년이다. 청송사과는 이제 국내를 넘어 세계로 나아간다. 청송군은 지난해 11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인도네시아에 수출길을 열고 청송사과 300t 수출 쿼터에 5년간 사과주스 무제한 수출을 승인받았다. 올해 5월에는 필리핀 현지 유통업체와 협약을 체결하고 11t의 사과를 수출했다. 사과주스는 현재 필리핀과 베트남, 홍콩, 싱가포르 등으로 수출하는 등 대단한 성과를 내고 있다. 청송군은 청송사과 수출량을 1만t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청송군 농산물 수출 촉진 지원 조례'를 만들어 법적 기반을 마련하고 해외수출용 포장재를 개발하는 등 해외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글=류혜숙<작가·영남일보 부설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연구위원>사진=박관영기자 zone5@yeongnam.com지난해 청송읍 용전천변 현비암 일원에서 열린 제16회 청송사과축제 행사장 모습. 행사기간 40만여명의 인파가 몰려 성황을 이뤘다.청송사과축제는 지난해부터 온라인 축제를 병행해 '꿀잼-사과난타' '도전-사과선별로또' '청송퀴즈' 등을 게임으로도 즐길 수 있다.축제장 한쪽에 마련된 사과로 만든 조형물.방문객들이 각종 부스를 살펴보고 있다.
2023.10.18
김광열 영덕군수 "발길 닿는 곳마다 웰니스 휴양의 색다른 재미 선사"
김광열〈사진〉 영덕군수는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웰니스 관광이 떠오르고 있는데 영덕군의 물적 자원이 웰니스에 최적화돼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김 군수는 "영덕대게와 청정한 바다로 전국에서 손꼽는 관광지로 알려졌지만 울창한 숲과 천연의 계곡도 자랑거리라는 것을 모르시는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영덕관광의 아쉬운 점도 솔직히 털어놨다. 먹고 즐기는 관광에 집중돼 있다 보니 머물며 휴양하는 관광인프라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에 김 군수는 "한국문화관광연구원 기준 전국 8위의 관광명소에 걸맞은 최고의 체류형 휴양지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김 군수는 "관광객들에게 색다른 휴양의 즐거움을 선사하기 위해 발 닿는 곳 어디든 취향대로 웰니스를 할 수 있는 테마형 관광 개발에 역량을 모을 것"이라고 했다. "역사와 스토리가 있는 영해 상대산 관어대는 웰니스 관광지로서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어 이를 잘 개발해 으뜸 웰니스 관광지 영덕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남두백기자 dbnam@yeongnam.com
['웰니스 관광벨트' 영덕군] 숲 힐링 '여명' 해안 트레킹 '블루로드'…체험하고 머무는 웰니스 관광
코로나19 팬데믹은 전 세계에 큰 변화를 몰고 왔다. 관광산업의 경우 과거 3인칭 관찰자의 시점에서 여행을 즐겼던 데서 벗어나 이제는 직접 체험하고 느끼는 1인칭 시점의 여행을 선호하게 됐다. '둘러보는 여행'에서 '누리는 여행'으로 바뀐 것이다.일상을 벗어나 색다른 환경에서 그곳의 문화와 전통을 체험하고, 새로운 인연과 이야기를 만들어가며, 내일을 살아갈 정신적 에너지와 육체적 건강함을 여행을 통해 얻으려 한다. 이것이 웰니스 관광의 핵심이다.'웰니스(Wellness)'는 2000년대 이후 등장한 개념인데 신체적인 건강뿐만 아니라 정신적, 사회적 건강 등 모든 측면에서의 건강을 지향하는 뜻이다. '웰빙(Well-Being)'과 '행복(Happiness)' '건강(Fitness)'의 합성어다.2001년 미국의 글로벌 웰니스 연구소(GWI) 보고서는 세계 웰니스 관광시장의 규모가 2020년 약 580조원에서 2025년 약 1천500조원으로 5년간 3배 가까운 성장을 이룰 것으로 분석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웰니스 관광시장이 점점 커지는 가운데 GWI는 세계 8위에 100조원 이상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자연으로 마음 치유, 에너지 충전쪽빛 파도 길 코스 '핫 스폿' 명성고품격 웰니스 테마 콘텐츠 개발먹거리 넘어 에코 관광 중심 도약◆인문힐링센터 '여명', 정부의 웰니스 관광지로 추천최근 관광트렌드가 웰니스 중심으로 바뀌는 가운데 전국의 지자체들은 새로운 관광콘텐츠 개발에 골몰하고 있다. 경북도와 영덕군도 그 대열에 합류했다. 경북도는 지난해 문체부의 웰니스·의료관광 클러스터 공모사업 선정을 계기로 백두대간과 동해안의 관광자원을 연계하는 웰니스 관광자원 발굴과 특화된 프로그램 개발에 힘을 모으고 있다.경북도 웰니스 관광 벨트의 핵심 거점 중 하나인 영덕군은 보물 제993호 건칠관음보살 좌상이 있는 장육사와 나옹왕사 역사문화체험지구 내에 건립된 인문힐링센터 '여명'을 중심으로 웰니스 관광의 꽃을 피우고 있다. 2019년에 문을 연 '여명'은 깊은 숲속에 건립된 아름다운 한옥으로, 생활 속 스트레스에 노출된 현대인의 마음을 치유하고 건강한 에너지를 충전시켜주는 휴양시설이다.한의학에 기반한 기공체조와 명상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자연 건강 식단도 제공한다. 이 같은 차별성으로 2020년 문체부와 한국관광공사가 뽑은 추천 웰니스 관광지 9곳에 선정되기도 했다.여기에 경북도가 웰니스 관광산업에 관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도는 지난해에 이어 2회째 열린 '국제 Hi-Wellness 페스타'를 지난 9일 영덕군과 함께 성황리에 마쳤다.올해 축제는 한국과 인도의 수교 50주년을 맞아 세계 자연의학의 두 축인 한국의 한의학과 인도의 아유르베다가 상호교류하는 고품격 웰니스 콘텐츠 개발을 목표로 했다. 인도에서는 주한 인도 부대사, 델리대학교 부총장, 파탄잘리 CEO 등 인도 유수의 인사와 전문가 40여 명이 영덕군을 찾았다.경북도와 영덕군은 이번 축제를 통해 국제 웰니스 문화·관광을 선도할 수 있는 수준 높은 콘텐츠를 개발함으로써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축제로 발돋움할 채비를 하고 있다.◆영덕 '블루로드' 테마별 코스 개발영덕군 웰니스 관광의 또 다른 한 축은 '블루로드'다. 국내 내륙 최초의 해안 둘레길인 블루로드는 2009년 영덕군의 최남단 남정면 부경리에서 최북단 병곡면 병곡리 일원까지 총 64㎞에 이르는 해안 트레킹 코스로 조성됐다. 쪽빛 바다를 따라 다채로운 관광 핫스팟과 풍경이 어우러져 국내 트레킹 열풍을 타고 전국의 트레킹 마니아들의 발걸음을 모이게 했다.블루로드는 7번 국도 인근에 있어 접근성이 좋고 쪽빛 파도의 길(D 코스), 빛과 바람의 길(A 코스), 푸른 대게의 길(B 코스), 목은 사색의 길(C 코스)로 구성됐다. 4개의 코스는 각각의 볼거리가 차별화돼 한국관광 100선 중 12위, 포브스코리아 소비자선정 브랜드 대상에도 선정됐다.오는 21일에는 행안부의 '재도전 프로젝트'에 포함된 '블루로드 트레킹 페스티벌'이 C 코스에서 열린다. 이처럼 영덕군이 웰니스 관광지로 떠오른 것은 천혜의 바다와 산림을 두루 갖춘 뛰어난 자연환경도 있지만, 영덕대게 이외의 또 다른 관광 콘텐츠를 개발하려는 노력의 산물이기도 하다.영덕군은 바다의 대게와 산에서 나는 자연산 송이의 최대 생산지로, 여기에 기반을 둔 관광산업이 발달해 전국 10위권 안에 드는 관광지다. 하지만 군은 먹거리에 집중된 관광 콘텐츠의 한계를 극복하고 지속 가능한 관광산업의 발전을 위해 일찌감치 웰니스 관광 콘텐츠 개발에 눈을 돌렸다. 특히 민선 8기에 들어 지역을 관통하는 블루로드를 중심으로 이와 연계한 각양각색의 테마 콘텐츠를 개발해 명실상부한 웰니스 관광 중심지로의 도약을 꾀하고 있다.영덕군은 2026년까지 4년간 총 300여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맨발로 걷는 황톳길과 군 초소를 활용한 쉼터, 숲속 산림욕장, 트레킹 거점센터 등 블루로드 구간별로 테마로드를 조성한다. 또 해파랑길 22코스, 달빛고래 야간 트레킹, 고래불 바다문학관, 애니메이션 테마파크 등과 연계한 웰니스 관광 콘텐츠와 프로그램을 개발해 시너지 효과를 낸다는 계획이다.지역의 문화·역사적 유산이자 탁월한 경치가 어우러진 영해면의 상대산 관어대를 이색풍경의 웰니스 관광지로 조성할 계획도 있다. 인근의 대진·고래불해수욕장과 에코 힐링센터를 연계한 관광자원으로 개발하려는 이 계획은 웰니스 관광의 중심에 서려는 영덕군의 야심작으로 기대를 모은다. 남두백기자 dbnam@yeongnam.com영덕군이 창수면 나옹왕사 역사문화체험지구 내에 있는 인문 힐링센터 '여명'을 앞세워 웰니스 관광 중심지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하늘에서 본 여명 전경(위쪽)과 여명 프로그램 중 하나인 기공체조를 배우는 모습. 영덕읍 대부리 바닷가를 따라 조성된 블루로드 B 구간.
XMZ의 첫 ○○○은?…'대학 입시' '대선' '월드컵' 등 세대별 경험도 가지각색
세월이 흐르면서 세대마다 경험하는 상황들이 다르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때도 있으며, 정책 방향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대부분 '대학 입시' '대통령 선거' '월드컵' 등을 경험해본다. 세대별 추억과 경험에 대해 알아봤다. ◆16년 만의 '직선제' '사전투표 시행' '코로나19 상황' 등 각기 다른 대선 경험담 X세대의 첫 투표는 1987년 12월 16일에 실시된 '13대 대통령 선거'다. 선거 전인 1987년 10월 29일 확정·공포된 개정 헌법에 '대한민국 대통령은 국민의 보통·평등·직접·비밀선거에 의하여 선출한다는 규정' '임기는 단임(5년)' 등의 내용이 담겼다. 16년 만에 치러진 '직선제 대통령' 선거였다. XM이 함께 경험한 선거는 '16대 대통령 선거'다. 2002년 12월 19일에 선거가 치러졌다. 인터넷이 선거 결과에 큰 영향을 준 첫 사례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지지했던 '노사모'는 인터넷 홈페이지를 개설하기도 했다. 또 '전자개표기'가 도입된 최초의 대선이다. 선거 당일에 당선 여부를 알 수 있었다.X세대는 "전자개표기 도입 전에는 선거 다음 날에 최종 결과를 알 수 있었다. 지금처럼 예측하는 등의 방법은 거의 없었다"면서 "인터넷으로 후보 지지자들이 모이는 것도 신기한 문화였다"고 했다. M세대의 경우 '제19대 대통령 선거'(2017년 5월 9일 실시)를 대부분 경험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인해 5월에 치러진 선거다. 당시 '장미대선'으로 불렸다. 대통령 선거에 처음으로 '사전투표'가 도입되기도 했다. M세대는 "19대 대통령 선거 때 처음으로 해봤다. 모든 가족과 함께 손을 잡고 투표장으로 갔다. 우리나라를 이끌어 갈 대표자를 뽑는다는 생각에 가슴이 떨렸던 게 생각난다"면서 "기억에 남는 건 선거 후 인증샷을 남긴 것이다. 도장을 손등에 찍어 SNS에 올리기도 지인들과 공유하기도 했다"고 했다. 최근 치러진 '20대 대통령 선거'(2022년 3월 9일 실시)의 경우 21세기 출생자가 투표권을 처음으로 행사하는 선거였다. Z세대들이 유권자로 등장한 것이다. 선거 연령이 낮아지면서 '만 18세'가 처음으로 투표권을 행사 할 수 있었던 선거이기도 했다. 또 코로나19 상황에서 치러진 선거였다.Z세대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 소독제를 뿌리고 투표장에 들어가 한 표를 찍고 나왔다. 코로나19 확진자·격리자들이 늦게 투표하는 모습도 신기했다"면서 "최근에는 SNS, 홈페이지 등 인터넷을 통한 후보 홍보가 다양한데 2002년부터 이뤄졌다는 게 신기하다"고 했다. ◆X세대 '체력장', M세대 '정시에서 수시로 넘어가는 시기', Z세대 '영어 절대평가' 등 세대별 수능 특징1969년부터 1980년까지 X세대가 경험한 대입 시험은 '대학별고사'와 '예비고사'다. 이들의 경우 '본고사 세대' 또는 '예비고사 세대'로 분류된다. 본고사의 경우 국·영·수 중심의 어려운 서술형 문제가 출제됐다. 현재 대학수학능력시험과 가장 큰 차이점은 '체력장'이 실시됐다는 점이다. 1972년 처음 실행된 체력장은 20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차지했다. 1981년에는 늘어나는 '재수생 문제' 해결을 위해 '대학 졸업 정원제'를 시도한 해였다. 대학 졸업 정원제는 입학 시에 학생 선별을 하지 않고 졸업 시 학생 정원을 설정하는 제도다. 신입생 선발 때 졸업 정원보다 30%가량을 더 뽑았다. X세대는 "아무런 대책 없이 입학 인원을 더 늘렸다. 학교는 대비가 되지 않은 체 학생들을 받아야 했다"면서 "남자 학생들은 해당 제도를 피하고자 입대를 해버리는 경우도 많았다"고 했다. 1982년의 경우 '선시험 후지원' 학력고사가 치러졌다. X세대는 "한산한 창구와 지원자들의 점수가 자신의 점수보다 크게 높지 않은 학과를 알아내기 위해 온 가족이 동원되기도 했다"면서 "한 장의 원서를 들고 조금이라도 덜 붐비는 창구를 찾아 방황하는 수험생들도 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MZ세대는 1994학년도부터 도입된 '대학수학능력시험'을 경험했다. 수능 도입 첫해의 경우 8·11월 두 차례 시험을 보기도 했다. 1997년부터 2001년까지는 수능과 학생생활기록부, 대학별 고사를 경험했다. 이후 2013년에는 '대입 전형 간소화'방안이 나왔다. 수시는 학생부 종합, 학생부·교과·논술·실기 위주 4개 전형으로 정시는 수능·실기 위주 2개 전형으로 개편됐다.M세대는 "대학 입시에 체력장이 시도됐다는 게 가장 신기하다. M세대 시절에는 정시에서 수시로 중요성이 넘어가는 시대였다"면서 "최근에 과목별로 선택과목이 있고 한국사가 필수, 영어가 절대평가가 된 것도 신기하다"고 했다. ◆XM세대 잊을 수 없는 '2002년 한일 월드컵'…Z세대 '경험 못 해봐'XM세대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월드컵은 '2002 한일 월드컵'이다. 한일 월드컵 개막 후 대한민국은 붉은 물결로 물들었다. 거리에는 빨간 티셔츠를 입고 '대한민국~'을 외치는 붉은 악마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대구의 경우 '범어네거리'가 월드컵 거리 응원 장소로 쓰였다. 빨간 뿔이 달린 머리띠를 한 사람, 얼굴에 태극기를 그린 사람 등이 거리로 나와 우리나라 대표팀을 응원했다. 또 백화점, 맥주회사 등에서는 다양한 이벤트가 열리기도 했다.X세대는 "한일 월드컵의 분위기는 대단했다. 모든 국민이 한마음이 된 듯했다. 버스 위에, 트럭 뒤에 사람들이 타고 응원하는 풍경도 기억에 남는다"면서 "대표팀이 골을 넣으면 신이나 모르는 사람들과도 포옹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했다.해당 월드컵으로 '거스 히딩크' 감독은 대한민국에 영웅으로 떠올랐다. 월드컵 전에 치러진 프랑스·체코 평가전에서 5:0으로 패하면서 얻은 '오대영'이라는 별명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졌다. 히딩크 감독은 월드컵 중 '여전히 배가 고프다' 등 명언을 남기기도 했다. 또 대표팀 월드컵의 선수들도 많은 인기를 받았다. 안정환, 박지성, 이영표, 설기현, 이운재 등 다양한 축구 스타들이 탄생했다.M세대는 "어린 시절 부모님과 손을 잡고 거리로 나간 기억이 있다. 늘 'Be the Reds'가 적힌 빨간 티를 입었다. 학교에 해당 티를 입고 오는 친구들도 있었다"면서 "오필승코리아, 발로차 등 다양한 월드컵 노래도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2000년대 이후 태어난 Z세대는 2002 한일 월드컵을 경험하지 못했다. 이들이 기억하는 월드컵은 '2018년 러시아 월드컵' '2022년 카타르 월드컵' 등이다. Z세대는 "2002년 월드컵을 본 적 있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경험하지 못했다고 하면 놀라는 반응이 대다수다"면서 "2002년 당시 월드컵의 열기가 엄청났다고 들었다. 범어네거리가 응원하려는 시민들로 가득 찼다고 들었다.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2002년 월드컵 당시로 가보고 싶다"고 했다.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이형일기자 hilee@yeongnam.comm조민희 인턴기자 alsgml0656@yeongnam.com영남일보 직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세대별 경험담을 이야기하고 있다. 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사전투표소 모습. 영남일보 DB수능 시험장 모습. 영남일보 DB2002년 한일 월드컵 응원 모습. 영남일보 DB
2023.10.13
[떠나요! 포항 전통시장 감성여행 .6 <끝>] 청하공진시장
포항 북구 동해대로 청하삼거리에서 청하로 빠져나간다. 첫 번째 버스정류장 이름은 '청하면 미남리', 땅의 이름이 그대로 정류장의 이름이다. 목이 좁은 길을 조금 달리자 양쪽으로 들이 넉넉히 펼쳐진다. 서정리 천을 가로지르는 청하교에서 교각만 남은 옛 다리를 본다. 무성히 자라난 갯풀들이 가을가을 몸을 흔든다. 마을이 가까워짐을 알리는 크고 작은 집들을 쓱 쓱 스치고, '청하파출소' 버스정류장과 진짜 청하파출소를 지나며 이제 읍내에 들어왔음을 자신한다. 커다란 정안씽크 공장의 외벽에서 낯익은 그림을 만난다. 빨간 등대, 바닷가의 집들, 언덕 위의 배, 청진3리 회관 2층의 윤치과, 한낮의 커피 달밤의 맥주 카페, 그리고 달빛 흐르는 바닷가에 앉아 있는 남녀의 뒷모습. 그들에게 하나하나 눈길을 주는 사이 옷장수 트럭을 지난다. 생활 잡화를 파는 난전이 새마을 금고의 그림자 속에서 나타나고 그 너머로 오색의 우산들로 뒤덮인 나지막한 광장이 열린다. 청하시장, 아니, 청하공진시장이다.고스란히 남아있는 '갯마을 차차차' 배경카메라 들고 시장 누비는 사람들로 북적백년 전엔 애국지사 만세운동 펼쳤던 곳상인들 대를 이어 시장 지키며 명맥 유지옛 정취 물씬·규모 작지만 볼거리 많은 곳◆ 청하공진시장2021년 여름 TVN에서 방영된 '갯마을 차차차'는 안방극장을 넘어 세계를 뜨겁게 달구었던 드라마다. 2004년 개봉한 영화 '홍반장'을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현실주의 치과 의사 윤혜진(신민아 분)과 만능 백수 홍두식(홍반장, 김선호 분)의 밀고 당기는 사랑 이야기를 재미있게 그렸다. 로맨스와 코미디에 풋풋한 갯마을 냄새까지 더해졌던 드라마는 다양한 연령층의 인기를 얻으며 초반부터 '저기가 어디야?'라는 폭발적인 궁금증을 자아냈다. 그곳이 여기다. '갯마을 차차차'의 주요 공간인 '공진시장'은 바로 이곳 '청하시장'이다. 입구의 탑 간판에 적힌 이름은 '청하공진시장'이다. 오래된 청하와 새로운 공진이 하나가 됐다.청하공진시장은 1일과 6일에 장이 열리는 5일장이다. 메인 시장은 두 개의 단층 상가에 두 개의 아케이드가 연접된 형태로 작은 규모다. 그 주변으로 광장이 넓고 거리를 따라 가겟집들이 늘어서 있다. 청하공진시장은 현재 90여 개의 점포가 운영 중이라 한다. 공영 주차장은 지난 8월에 완공됐다. 주차 면수는 195면이다. 평일에는 휑해 보이지만 장날이면 많은 사람이 몰려온다. 과일, 생선, 건어물, 채소, 잡곡, 의류, 신발, 잡화, 닭, 오리, 개 등의 가축, 모종 등 각종 품목의 난전이 펼쳐지고 빨갛고 하얗고 파란 천막들, 까만 그늘막과 색동 우산들이 장터를 둘러싼 광장과 거리를 가득 메운다. 시장 상가는 몇몇 모서리 점포만 영업을 할 뿐 나머지는 거의 비워진 모습이지만 꽤나 너른 아케이드 공간은 각종 부스와 난전으로 채워진다. 호떡집 앞에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줄이 길다. 어묵과 순대, 호박전 등을 파는 포장 부스도 인기다. 새마을부녀회에서 운영하는 부스에는 청하의 특산물이 진열돼 있다. 그중에서도 경북 1호 벼 품종인 '다솜쌀'은 청하면의 효자 상품이다. 처음에는 부녀회 기금을 만들기 위해 시작했지만 지금은 자부심과 즐거움이 더 크다고 한다. 점심 무렵이면 잔뜩 펼쳐져 있던 난전들이 하나둘 정리를 시작한다. 청하공진시장은 아침 일찍 개장해 점심 무렵 파하는 전형적인 시골 5일장이다.◆ 고스란히 남아 있는 공진시장의 풍경들그러나 카메라를 들고 시장을 누비는 이들은 언제나 눈에 띈다. 전국에서 또 외국에서 온 사람들이다. 청하공진시장에는 드라마 속 공진시장의 풍경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가장 먼저 보이는 곳은 '보라슈퍼'다. 드라마 속에서 동네 사랑방 역할을 하던 보라슈퍼는 마치 먼 옛날부터 이곳에 이렇게 자리한 모습이다. 우체통, 아이스박스, 튜브, 또또명당 제 818회 또또복권 1등 14억 당첨 홍보물 등 모두가 드라마 그대로다. 그러나 이제 보라 엄마 없는 슈퍼는 추억의 장난감과 아폴로, 쫀드기, 휘파람 소리 나는 사탕 등의 옛날과자를 판매하고 달고나 체험을 할 수 있는 가게로 바뀌었다. 바로 옆은 '공진반점'이다. 여전히 공진반점 간판을 달고 있는 가게는 지금 곰탕, 소머리 국밥, 콩나물 국밥 등을 파는 이가식당이다. 반점 뒤편으로 보라 아빠가 운영했던 '청호철물'이 보인다. 건물과 간판만 그대로 남아 있고 내부는 낚시, 잡화, 부품을 판매하는 가게로 바뀌었다. 문 앞에 작은 의자 하나가 놓여 있다. 추억 사진 한 장을 담을 수 있는 예쁜 소품이다. 청하공진시장 아케이드 옆에 '오징어 탑'이 있다. 윤혜진이 동네 꼬마들과 앉아 이야기를 나누던 곳이다. 아케이드 입구에는 전직 가수 오윤이 운영하는 '한낮에 커피 달밤에 맥주' 카페 파사드가 서 있다. 파스텔 톤의 커다란 문과 푸른 덩굴이 내려앉은 카페의 모습은 가장 인기 있는 배경이다. 카페 안쪽 아케이드 공간은 드라마와 방문객들을 위한 기념 쉼터다. 주인공들의 모습과 방문객들이 남긴 메시지가 빼곡하다. 카페 정면 광장 너머로 '청하남선알미늄' 간판을 내건 건물이 보인다. 사실 저 건물이 애초 오윤의 카페로 쓰인 곳이다. 원래 새시 공장이었고 건물은 드라마가 끝난 뒤 원래의 모습과 쓰임으로 복귀했다. 처음 저 장소를 발견했을 때 마치 준비가 된 자연스러운 세트장 같은 분위기에 촬영진도 놀랐다고 한다. 카페 앞에서 주위를 휘 돌아보면 공진 문구완구, 공진 쌀 잡곡, 청호우유 간판이 하나하나 눈에 들어온다. 청하시장의 25곳 상가가 드라마 배경이 되었고 대다수 상인들은 길손으로 출연했다고 한다.◆ 백년 역사의 5일장청하면의 이름은 청하현에서 왔다. 옛 기록에 따르면 청하현은 고려 때부터 있었고 경주에 예속되어 있다가 조선 태조 때 감무를 두어 독자적인 고을이 되었다고 한다. 1914년 행정구역 통폐합 때 청하현의 현내면, 서면, 동면, 남면을 합해 영일군 청하면이라 하였는데 청하현의 소재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아주 유래 깊은 일대의 중심이라는 의미다. 일제강점기인 1919년 3월의 만세 운동이 전국 각지로 번질 때, 11일과 12일 이틀간 청하장터에서 애국지사 23인을 선봉으로 만세운동이 일어났다고 전해진다. 일본 경찰이 몰려와 총검으로 위협했으나 장날에 모인 많은 사람들이 일제히 만세운동에 동참, 500여 명이 넘는 사람들의 함성이 청하장터에 울려 퍼져 그칠 줄 몰랐다고 한다. 박은식의 '한국독립운동지혈사'에 의하면 청하의 만세시위는 2회, 참가 인원은 500명, 부상자 수 50명, 피검자 수는 40명이었다고 한다. 몇몇 자료에는 청하시장이 1920년대 중반 이후 정기시장으로 형성되었다고 하는데 그보다 더 이전이라 여겨진다. 분명한 것은 꽤 큰 시장이었다는 점이다. 시간이 흘러 포항 시내에 시장이 들어서고 교통이 편리해지면서 청하시장은 많이 축소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일생을 시장과 함께해 온 주민들이 있고 대를 이어 시장을 지켜온 토박이 상인들도 있고 수십 년간 장날이면 찾아온 장꾼들도 있다. 이름난 맛집인 '시장식육식당'은 대를 이어 식당을 운영하고 있고, 계란과 생닭을 판매해 온 장꾼은 청하장터를 드나든 지 30년이라 한다. 씨 마늘과 모종, 생강 등을 판매해온 상인은 30년이 훌쩍 넘었다는데 손님들은 그녀를 '농사 선생님'이라 한다. 이제 막 귀농했거나 농사 초보인 손님들은 그녀에게 모종 심기부터 작물 수확까지 모든 과정을 배운다. 서로의 안부를 묻고 먼 곳의 소식을 듣고 이웃을 만나고 또 배우는 곳이 청하 장터다. 이렇게 100년이 흘러왔다. '청하가는 길'이라는 노래가 있다. 재일교포 2세인 '아라이 에이치'가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아버지의 고향인 포항 청하면을 찾아 나서는 여정을 45분여의 서사로 풀어낸 곡이다. '이제사 왔냐고 내 고향이 두 손 벌려서 기뻐하며/ 반가이 맞아주는 기분이 나는/ 사랑스런 대지에 바람이 불어/ 혼자서 걸어가는 청하의 길/ 아리아리랑 스리스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를 나는 간다.' 그의 한국 이름은 박영일이다. 그는 또 이렇게 노래한다. '마을을 나서니 나의 눈앞에 끝없이 펼쳐진 푸르른 바다/ 저 바다 이름은 영일만이래/ 나의 이름도 영일이라 같은 이름이란 걸 처음 알았네.' 1995년에 발매된 이 앨범은 그해 일본 최고의 앨범으로 선정됐다. 이 노래는 하나의 청하아리랑이다. 시장 곳곳에 혜진과 홍반장의 얼굴이 가득하다. 서로 정반대의 성격과 현실 속에서 부조화와 조화를 공감했던 두 사람의 모습이 너무나 사랑스럽다. 카메라를 치켜든 청년들이 장터를 누빈다. 그들 곁으로 100년의 시간이 흘러간다. 글=류혜숙<작가·영남일보 부설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연구위원>사진=박관영기자 zone5@yeongnam.com공동기획:포항시포항시 북구 청하면에 위치한 청하공진시장 전경. TV 드라마 '갯마을 차차차'로 유명세를 타면서 시장 이름도 바뀌었고, 찾는 이들도 부쩍 늘었다.드라마 속 동네 사랑방 역할을 하던 보라슈퍼.드라마 속 동네 사랑방 역할을 하던 보라슈퍼.공진반점 간판을 달고 있는 가게는 곰탕과 국밥 등을 판다.오징어탑
2023.10.12
별신굿·어부의 삶 엿보는 마을 언덕 위 '기원 박물관'
포항시 계원1리에 지붕 없는 박물관 콘셉트는 '기원(祈願)박물관'이다.동해안 별신굿 관련 일지, 문헌, 마을의 당집, 당나무(금솔) 등을 집적해 바다를 향한 어촌 사람들의 기원의 역사와 어부들의 삶을 전시하는 대중적인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다. 언덕에 자리 잡은 노인회관 앞 창고가 마을 박물관의 가장 좋은 위치로 보인다. 포구로 내려가면 곰솔(당나무), 작은 당산목, 마을공동작업장과 이어진다. 마을 박물관에 머구리 등 어업 도구와 별신굿 과정 등을 전시하면 좋은 관광자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계원포구 앞 작은 굿당, 마을 입구, 등대 앞 공터 등도 좋은 관광포인트가 될 수 있다. 바다 한편에는 얕은 곳이 있어 머구리와 해녀의 체험관광도 가능하다. 마을에서 차로 10분 이내 거리에 장기읍성, 장기유배문화 체험촌(우암 송시열, 다산 정약용 등 조선시대에만 200여 명이 유배 옮), 덕림서원, 장기향교, 장기척화비(병인양요와 신미양요 후 흥선대원군이 세운 척화비), 금산서원, 포항 초롱구비마을(사계절 바다체험), 장바우어촌체험마을 등을 관광할 수 있다. 박종문기자 kpjm@yeongnam.com포항시 장기면 계원1리 주변에는 장기읍성 등 관광지도 많다. 장기에는 우암 송시열과 다산 정약용이 유배를 왔던 곳으로 장기유배문화체험촌이 조성돼 있다.
[영남일보-대구경북학회 공동기획 경북의 마을 '지붕 없는 박물관] 〈2〉 포항시 장기면 계원1리-동해안 별신굿
한때 120가구 왕성한 어업 '부촌' 일궈10여가구만 남아 해녀 활동, 생계 유지어촌 수호신 모시는 '동제' 별신굿 전통마을 존속 위한 동력자원 등 지원 절실포항 감포읍에서 해안도로를 따라 구룡포 쪽으로 가다 보면 양포항 못 미쳐 도로 아래 조그만 마을이 하나 숨겨져 있다. 장기면 계원1리는 해안도로 밑에 마을이 형성돼 있어 지나치기 쉽지만 조그만 포구와 등대가 있는 전형적인 어촌마을이다. 추석을 앞두고 마을을 찾았을 때 너무 한적하고 조용해 놀랐다. 마을 한가운데 정자에 어르신들이 없었다면 사람이 살지 않은 곳이라 착각할 정도로 인적을 찾아보기 어려웠다.마을 정자로 다가가니 어르신들이 반갑게 맞는다. 미리 약속을 하고 온 터라 김용조 계원1리 이장과 머구리를 오래하신 전영득(75) 할아버지, 김실근(80) 마을개발위원이 담소를 나누며 기다리고 있었다."여기 볼 거도 없는데 무슨 취재할 게 있다고…."어르신들은 마을이 예전 같지 않다고 한숨을 지었다. 계원1리는 한때 주변 어촌마을 가운데 소득이 둘째로 많은 부촌이었지만 지금은 10여 가구에서 해녀들이 해산물을 수확해 생계를 유지하고 있었다."여기서 보면 마을이 예쁘잖아. 항구를 중심으로 언덕에 100여 가구가 살았어. 마을 뒤에 국민(초등)학교를 설치할 정도로 교육열도 높았어. 이제 자식들은 다 떠나고 우리 노인들만 남아있지…." 김용조 마을이장은 "옛날부터 전복과 성게, 자연산 미역이 좋고 많이 나와 마을 사람들이 풍족하게 살았다"면서 "부산 기장미역하고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미역은 알아줬다"고 말했다.어르신들의 마을 자랑이 끝없이 이어진다.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들으니 평생을 살아온 어촌마을의 모습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한때 어업활동이 번창했다는 것을 유추해 볼 수 있는 것은 동제(洞祭)인 동해안 별신굿 전통이 살아있다는 점이다. 동해안 별신굿은 동해안의 어촌 마을에서 마을의 수호신을 모시고 마을의 평화와 안녕, 풍요와 다산, 배를 타는 선원들의 안전을 빌기 위해 무당들을 청해다가 벌이는 대규모 굿이다. 풍어제, 풍어굿, 골매기당제라고도 하는 동해안 별신굿은 1년 또는 2~3년마다 열린다. 굿을 하는 시기는 마을마다 다르나 대체로 3∼5월, 9∼10월 사이에 주로 거행된다. 동해안 별신굿은 굿에서 추는 춤이 다양하고 익살스러운 대화와 몸짓 등 오락성이 강하다. 계원1리는 2년마다 5월 말~6월 초 사이에 동제를 지내고 있다고 한다.계원1리는 1952년부터 작성된 동제 장부가 대대로 물려내려 올 정도로 동해안 별신굿은 유명하다. 찬조금 기록부터 행사 참여자 명단까지 꼼꼼히 기록해서 지난 역사를 알 뿐만 아니라 동제 때 어떤 절차에 따라 어떻게 치러졌는지 한눈에 볼 수 있다. 어장 수입이 줄어들면서 마을의 공동살림살이도 어려워지고 있지만 포항시의 지원을 받아 마을의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것이다. 어촌마을 쇠락과 함께 동해안 별신굿 하는 마을이 하나둘 사라지고 있는 현실에서 계원1리 동제는 이제 동해안을 대표하는 축제로 자리 잡았다."예전 동해안 별신굿은 마을의 가장 신성한 의식이고 큰 행사였어. 몇 달을 빈틈없이 준비하고 성대하게 치렀지. 바다 어업활동의 무사기원을 빌고 풍어를 바랐지."수십 년간 이 마을 동해안 별신굿이 열릴 때마다 찾아서 자료를 기록하고 영상을 담아온 김신효(한국국악협회 대구시지회장) 박사는 "계원1리를 주목하게 된 계기는 동해안 별신굿이 이루어지는 기본적인 조건들을 잘 갖추고 있기 때문이었다"면서 "마을 주민들의 화합을 이끌어 내는 소중한 민속 자원"이라고 말했다.하지만 계원1리도 시대의 흐름을 되돌릴 수는 없었다. 인구감소에다 어업자원이 고갈되면서 젊은이들은 대부분 외지로 떠나고 해녀들만 고향을 지키고 있는 조용한 포구로 바뀌었다. 이날 마을 정자에서 만난 어르신들은 해녀아내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며 시간을 보내고 있는 참이었다. 60~70대인 해녀할머니들은 오전 7~8시쯤 바다로 나가면 오후 1~2시가 돼야 뭍으로 올라온다.한 해녀할머니는 "바다가 예전 같지는 않지만 야간 불법조업이라도 막아주면 그래도 좀 나아질 것"이라고 한숨을 쉬었다.나이 많은 어르신들이 어촌을 지키면서 머구리와 해녀들이 하나둘 사라져가고 있어 시간이 지나면 더 이상 어업활동을 할 수 없는 어촌이 될까 걱정이 됐다.이날 잠수부를 동원해 바다목장에 잡초를 제거하는 작업을 하고 돌아온 엄동락 계원어촌계장은 "계원1리 어장은 주변에서 가장 크다. 자연산 미역과 전복이 인기 좋았다. 그러다 양식미역과 전복이 나오고 바다도 고갈되면서 지금은 많이 어려운 환경"이라고 말했다. 어장에 해산물이 풍부할 때는 이 마을에 120가구가 살았다고 한다. 김실근(80) 마을개발위원은 "몇 년 전 뉴딜사업으로 해녀박물관을 건립하려고 했는데 사업선정이 안돼서 지금은 마을발전의 동력이 떨어진 상태"라면서 "마을이 사라지지 않도록 행정당국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글·사진=박종문기자 kpjm@yeongnam.com※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포항시 장기면 계원1리는 한때 주변 어촌 가운데 손에 꼽히는 부자마을이었으나 어족 자원이 고갈되면서 한적한 어촌으로 변했다. 계원1리 마을회관에서 바라본 동해안 전경.계원1리 마을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수령 500년 넘은 소나무인 곰솔의 웅장한 자태.
[MZ취향저격 Travel In Daegu]<상>놀 게 뭐 있냐고?…다녀보니 '대구는 꿀잼도시'
"대구에 놀게 뭐 있냐?"단순 궁금증일 수도, 대구 관광을 무시하는 발언일 수도 있는 이 말에, 영남일보 수습기자 3명이 뭉쳤다. 2주간 기사 발제도 제쳐놓고, 대구 이곳저곳을 누빈 우리. 이제는 당당히 말할 수 있다. "대구는 꿀잼도시"라고.◆낭만 동성로콘셉트 빈티지숍부터 SPA브랜드숍까지공방서 기념품 만들고 스파크랜드서 놀고◆젊음과 낭만의 거리 '동성로'MZ세대의 여행에 '쇼핑'이 빠질 수 없다. 쇼핑이라는 단어가 광범위하게 들리기도 한다. 작은 기념품부터 백화점의 명품까지 모두 다 쇼핑할 거리이기 때문이다. 다양한 취향만큼 종류도 참 다양하다. 쇼핑으로 모두를 만족시킬 곳이 어디 있을까? 작은 빈티지숍부터 대형백화점까지 있는 곳, 동성로로 오면 된다.동성로는 대구 쇼핑의 성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거리에 들어서는 순간 다양한 콘셉트의 빈티지숍부터 SPA브랜드숍이 줄지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타지에서 왔다면 각종 브랜드숍의 큰 규모에 놀랄 수도 있다. 실제로 부산에서 왔다는 백모(여·22)씨는 "매장 규모가 부산보다 훨씬 더 큰 것 같아 놀랐다"고 말했다.특히 지난달 22일 무려 5층 규모의 '무신사 스탠다드'가 동성로 한복판에 입성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입점 사흘 만에 방문객 3만명을 넘어섰다. 화려한 조명이 나오는 '라이브 피팅룸' 등을 앞세워 MZ의 취향을 저격하고 있다.동성로 거리에서 조금만 걸으면 '더 현대'가 나온다. 대구 '더 현대'의 특징은 SNS를 중심으로 인기몰이한 브랜드들이 지하에 다수 입점해 있다는 것이다. 젊은 세대가 가기에 딱이다.쇼핑을 어느 정도 했다면 동성로 내 공방에서 '원데이클래스'로 기념품을 직접 만들어보자. 향수, 테라리움(작은 대구 만들기) 등을 직접 만들며 색다른 체험도 하면서 추억이 깃든 기념품을 가져갈 수 있다. 동성로의 또 다른 볼거리와 놀 거리는 '스파크랜드'에 다 있다. 7층 높이의 건물에 관람차가 돌아가 대구 도심의 야경을 한눈에 만끽할 수 있다. 노래방까지 설치된 관람차 안에서 낭만적인 체험을 해보자. 이에 더해 좀비VR(가상현실), 레이저 서바이벌, 트램펄린, 롤러스케이트 등 취향에 맞게 재밌는 체험을 골라 할 수도 있다.해가 지고 배에서 "꼬르록" 소리가 나면 동성로 인근 '교동'으로 향하면 된다. 현지인 인증 맛집이 다양하게 손님을 맞는다. '레트로 감성'을 한껏 풍기는 교동시장의 풍경과 자연스레 이어지는 감성 술집이 인상적이다. 실제로 오래된 상점 옆에 '힙'한 맛집들이 어우러지면서 풍기는 특유의 분위기가 묘한 매력을 발산한다.◆장관 전망대앞산 중턱 전망대 한눈에 대구시내 전경해넘이 전망대 상반기에만 18만명 방문◆천고마비의 계절 가을엔 앞산 공원 전망대 가을을 맞아 산들이 하나둘 붉은색 옷을 껴입기 시작한다. 가을이면 선선한 날씨에 색이 바뀌어 아름답게 변한 자연을 만끽하고자 산을 찾는 등산객들로 가득하다. 대구는 태백산맥과 소백산맥 사이에 위치한 분지로 팔공산, 와룡산, 앞산 등 등산객에게 사랑받는 산들을 가진 도시다. 그중에서 앞산은 등산코스뿐만 아니라 트래킹 코스, 전망대, 카페거리 등 볼거리, 먹을거리가 많아서 더 다양한 연령대가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앞산의 대표적인 명소인 앞산 공원 전망대는 중턱에 있어 광활하게 펼쳐진 대구 시내 전경을 시원하게 볼 수 있다. 앞산 전망대까지는 여러 등산로 코스를 통해 걸어가거나 1만2천원(대인 기준)을 주고 케이블카를 타면 쉽게 갈 수 있다.앞산 케이블카는 주말 기준 오전 10시30분부터 밤 9시까지 운행한다. 등산이 쉽지 않은 저녁 시간에도 케이블카를 타고 야경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앞산 케이블카 입구 바로 앞에는 시내버스정류장이 있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뚜벅이들도 쉽게 오갈 수 있는 착한 관광코스다. 자연을 만끽하고 싶은데 등산보다는 조금 가볍게 걷고 싶다면, 앞산의 자락길 트래킹 코스도 추천한다. 앞산 자락길 코스는 △메타세콰이어길(0.9㎞·18분) △맨발산책길(0.9㎞·18분) △이팝나무길(2.3㎞·50분) △호국 선열의 길(1.1㎞·22분) △꽃무릇길(1.3㎞·26분) △소원성취길(1.1㎞·22분) 등 모두 6개 코스로 구성돼 있다. 대략 20분에서 1시간 이내로 걸을 수 있는 코스여서 초보자 '등린이'들도 쉽고 안전하게 자연을 즐길 수 있다. 일몰과 함께 아름다운 대구의 경관을 한눈에 보고 싶다면 '앞산 해넘이 전망대'가 제격이다. 앞산 해넘이 전망대는 2020년 8월 앞산 빨래터 공원에 조성됐다.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에만 약 18만명의 관광객이 다녀갔다. 전망대 앞에 있는 빨래터 공원에서 앞산 별자리 이야기 터널 방향으로 내려가다 보면 앞산 맛 둘레길, 앞산 카페거리, 안지랑 곱창 골목으로 연결된다. 해넘이 전망대 구경 후 맛있는 냄새가 후각을 자극한다. 먹고 가지 않을 수 없다. ◆환상 곱창골목100m 거리 점포 50여 개…가게마다 특색2인분 시켜도 불판 가득 부담없는 먹거리◆'대구=곱창, 곱창=안지랑'…곱창골목 대구에 여행을 와서 10미(味) 중 하나인 막창과 곱창을 안 먹고 가면 섭섭하다. 안지랑 곱창골목에 들어서는 순간 끝도 없이 늘어선 곱창 가게에 눈이 휘둥그레진다. 연탄에 구수하게 구워지는 곱창 냄새와 화려한 조명이 특유의 정겨운 분위기를 풍긴다. 가게마다 곱창·막창과 함께 술을 마시는 사람들로 붐벼 시끌벅적해 마치 야시장에 온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대구 관광실태조사에 따르면 대구를 방문한 관광객이 추천하고 싶은 음식 1위로 곱창·막창(14.6%)이 꼽혔다. 다음으로 갈비찜(4.6%), 비빔밥(4.1%)이 뒤를 이었다. 이곳에선 대구 곱창·막창의 진수를 느낄 수 있다. 100m가 넘는 거리에 50여 개 점포가 늘어서 있는데, 가게마다 다 특색이 있다. 수십 년간 쌓인 노하우로 곱창·막창의 누린내를 잡는 방법이 다르다. 특히 곱창·막창을 먹다 보면 '막장'이라 불리는 특제 소스의 매력에 빠지게 된다. 가게마다 '막장'에 혼신의 힘을 기울이기 때문에 막장 맛을 비교하는 재미도 빼놓을 수 없다.젊은 사람들로부터 인기를 끄는 골목으로도 유명하다. 2인분만 시켜도 불판에 가득 나오는 곱창·막창 세트는 '착한 가격'이라 대학생들이 먹기에도 부담이 적다. 이곳에서 지글지글 구워지는 곱창·막창에 소주 한잔이면 모든 시름을 잊기에 충분하다. 밤늦게까지 젊은 사람들로 시끌벅적한 이유이기도 하다. 취재진이 찾은 날 곱창을 굽던 사장 최원목씨는 "손님의 60%가 청년층일 정도로 젊음의 거리가 따로 없다. 그만큼 늘 활기도 넘친다"고 했다. 박영민 수습기자 ympark@yeongnam.com 김태강 수습기자 tk11633@yeongnam.com 박지현 수습기자 lozpjh@yeongnam.com대구 남구 '앞산 해넘이 전망대'에서는 아름다운 노을과 함께 대구의 전경을 감상할 수 있다 대구 중구 동성로에 있는 '스파크랜드' 관람차 풍경. 다양한 즐길거리로 시끌벅적하다. 박영민 수습기자지난달 24일 대구 중구 동성로에 새로 입점한 '무신사 스탠다드' 앞 쇼핑을 하기 위해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박영민 수습기자대구 앞산 중턱에 위치한 '앞산공원 전망대'. 토끼동상과 함께 대구의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 평일 저녁 대구 남구 안지랑 곱창골목은 퇴근 후 곱창을 먹으러 온 사람들로 늘 붐빈다. 김태강 수습기자
이날치·윤도현 밴드 등 출연…칠곡군민 화합·세계 평화기원 콘서트 15일 개막
이번 주말 '호국의 도시' 경북 칠곡의 가을밤이 인기 가수들의 아름다운 멜로디로 물든다. 경북도와 칠곡군이 주최하고, 영남일보 부설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이 주관하는 '2023 칠곡군민 화합 세계 평화기원 콘서트(칠곡 피스 뮤직 페스티벌)'가 오는 15일 오후 4시부터 밤 9시까지 석적읍 칠곡보 생태공원 평화의무대에서 열린다. 이날 콘서트는 '제10회 낙동강 세계평화 문화 대축전 & 제14회 낙동강지구 전투 전승행사'의 마지막 날 대미를 장식하는 폐막공연으로 진행된다. 가을밤 정취가 선명하게 느껴지는 칠곡보 생태공원 야외무대의 특성을 살려 관객 모두가 호응하면서 함께 즐기는 공연이 될 예정이다. 이번 행사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이스라엘-하마스간 전쟁 등 세계 안보 정세가 위협을 받고있는 가운데 6·25전쟁의 아픔을 이겨낸 호국의 도시 칠곡 군민이 다시 한번 화합해 세계 평화를 기원하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또 코로나로 수년간 몸과 마음이 지쳐있는 군민에게 힐링의 시간을 갖게하고, 예술성 높은 무대 공연을 즐기는 문화 향유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자리이다. 출연진 구성도 평화축전의 주제와 어울리도록 대중적인 인지도와 친밀도가 높은 뮤지션으로 선정했다. 이날치, 노브레인, 박정현, 다이나믹 듀오, 윤도현 밴드 등 국내 정상급 인기 가수들이 출동해 진한 감동을 선사할 계획이다. 콘서트 초반부는 이날치와 노브레인이 활력 넘치는 곡들로 무대 분위기를 달구고, 중반부에서는 박정현과 다이나믹 듀오가 출연해 칠곡의 가을밤과 잘 어울리는 감성적인 곡들로 분위기를 변화시킬 예정이다. 박정현은 'Someone like you' '꿈에', 다이나믹 듀오는 '죽일놈' '뱀' 등의 곡을 준비했다. 후반부는 윤도현 밴드가 '잊을게' '사랑했나봐' 등 히트곡을 열창하며 관객 모두가 화합하는 무대를 연출해 콘서트를 마무리한다. 콘서트가 끝나는 밤 9시부터는 낙동강 세계평화 문화 대축전의 여운을 느끼면서 내년 축제를 기약하는 불꽃쇼가 화려하게 펼쳐진다. 김재욱 칠곡군수는 "평화의 본고장 칠곡에서 세계 평화기원 콘서트를 즐기면서 군민을 비롯한 참가자 모두 화합과 평화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종진기자영남일보 스토리텔링연구원이 주관하는 '2023 칠곡군민 화합 세계 평화기원 콘서트' 포스터.
2023.10.11
[세계로 가는 청정관광1번지 산소카페 청송 .9] 아이스클라이밍 메카 '청송 얼음골'
콱 찍고, 싹 걸고, 휙 날고, 탁 미끄러지고, 쓱 떨어진다. 빙벽을 타고 오르는 이는 저이인데 두근두근 내 몸에 힘이 바짝 든다. 심장이 덜컹 내려앉기도 한다. 마침내 빙벽의 정상에 다다르면 환호의 아쉬움과 함께 모든 긴장이 한순간 풀리지만 짜릿한 흥분은 쉬이 가라앉지 않는다. 그들은 빙벽을 '겨울 산의 꽃', 빙벽 등반을 '겨울 등반의 꽃'이라 부른다. 누군가는 얼어붙은 빙벽을 산이 써 내려간 한 편의 시(詩)라고 했다. 시를 음미하듯, 시를 쓰듯, 꽃을 탐하듯, 꽃을 피우듯, 빙벽을 오르는 일에는 서슬 퍼런 낭만이 있다.◆얼음골 아이스클라이밍 경기장 청송 주왕산의 남쪽, 영덕 바다로 향하는 산길을 달리면 비교적 느슨하던 산길이 내룡리를 지나면서 좁고 깊게 휘휘 돌아나간다. 그러다 갑자기 원을 그리듯 급하게 휘돌면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거대한 암벽 하나가 길을 막아선다. 누구든 멈출 수밖에 없는 이곳은 청송 얼음골이다. 한여름 기온이 높아지면 얼음이 어는 기이한 골짜기, 얼음골은 청송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지질 명소이기도 하다. 길 막은 암벽은 높이 62m로 탕건봉이라 불린다. 모양새가 말총을 길게 줄 세워 뜬 탕건과 닮았다고 해서 생긴 이름이다.1999년 5월 청송군은 탕건봉 수직 벽에 인공폭포를 설치했다. 이 폭포는 여름내 시원하게 쏟아지다가 겨울이면 거대한 빙폭이 된다. 그러면 모험과 스릴을 즐기려는 등반가들이 얼어붙은 폭포를 오르기 위해 이곳으로 몰려든다. 빙벽 등반이란 등반 장비를 갖추고 얼음벽을 오르는 행위다. 자신이 오르는 곳이 곧 길이 된다. 빙벽은 한번 얼어서 변하지 않는 것이 아니고, 날씨에 따라 날마다 해마다 다르게 녹고 얼기 때문에 빙벽을 오르는 것은 항상 새로운 일이기도 하다. 탕건봉에서 약 500m 떨어진 골짜기에도 거대한 빙벽이 있고 그 앞에는 특수 제작된 국제 규모의 아이스클라이밍 전용 경기장이 아찔한 높이로 서 있다. 겨울이면 이곳에서 전국 아이스클라이밍 선수권대회와 아이스클라이밍 국가대표 선발전, 아이스클라이밍 월드컵과 아시아선수권 대회, 전국동계체육대회 산악부문 아이스클라이밍 경기 등이 열린다. 봄, 여름, 가을철에는 빙벽 등반 장비를 이용해 자연암벽과 인공 구조물을 혼합 등반하는 '드라이툴링' 대회도 개최하고 있다. 경기장 앞에는 지상 3층 규모의 청송 아이스클라이밍센터가 자리한다. 내부에는 운영본부 사무실, 사진 전시장과 프레스센터, 4-D체험장, 로커룸, 샤워장, 화장실, 농산물 홍보 및 판매장, 특산물 전시장 등의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또한 실내외 관람석이 설치되어 관람객들의 눈높이에 맞는 관람 환경을 제공한다. 멋진 빙벽을 두고 왜 인공 경기장에서 경기를 치르는지 궁금할 수도 있겠다. 얼음은 기후나 환경으로 인한 제한이 많고 선수들의 출전 순서에 따라 상태가 달라진다. 빙질의 차이는 순위에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동일한 루트에서 진행할 경우 공정한 평가가 불가능하다. 청송 얼음골에 조성된 아이스클라이밍 경기장과 부대시설은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얼음골 탕건봉 62m 높이 암벽스릴 즐기는 겨울 등반가 성지인근 클라이밍 전용 경기장은아시아 지역 최초 월드컵 열려세계대회 기준으로 꼽히기도◆국제산악연맹이 인정한 세계 최고의 대회스포츠 경기로서 아이스클라이밍의 시작은 1912년 이탈리아 쿠르마이어 지방의 브렌바 빙하에서다. 이후 러시아, 프랑스, 슬로베니아, 오스트리아, 캐나다 등 세계 각국에서 진행되다가 2000년 이탈리아의 코르티나 대회에서 국제적인 월드컵 경기로 발전, 2002년부터 국제산악연맹(UIAA)이 주관해 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UIAA 아이스클라이밍 월드컵' 대회는 2009년부터 프랑스의 쿠르슈벨과 이탈리아 코르티나, 오스트리아의 피츠탈, 러시아의 키로프 등 유럽의 4개 지역을 순회하면서 매년 열리고 있으며 아시아지역에서는 2011년 대한민국 청송 얼음골에서 처음으로 열렸다. 'UIAA 아이스클라이밍 월드컵'은 세계랭킹에 올라있는 전 세계 유명 선수들이 참여하는 대회다. 2011년부터 5년간 청송 얼음골에서 매년 열린 아이스클라이밍 월드컵 대회는 세계인들의 관심과 이목을 끌었다. 이후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간 재유치가 확정되었고 다시 2025년까지 재연장되면서 청송군은 명실상부한 빙벽 등반의 성지이자 산악 스포츠 메카로 자리 잡게 됐다. 지난 '2020 청송 아이스클라이밍 월드컵'의 대회장 자격으로 참석한 국제산악연맹(UIAA) 부회장 졸자르갈 반즈락크(Zoljargal Banzragch)는 인터뷰에서 "운영팀 조직이나 미디어 관리, 경기 진행 등의 수준이 매우 뛰어나다. UIAA는 청송 아이스클라이밍 월드컵을 전 세계 월드컵 대회의 기준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2023 청송 UIAA 아이스클라이밍 월드컵'2023 청송 아이스클라이밍 월드컵 & 아시아선수권대회'가 지난 1월13일 금요일부터 15일 일요일까지 사흘간 열렸다. 현재 UIAA아이스클라이밍월드컵은 국제산악연맹(UIAA)·아시아산악연맹(UAAA)·<사>대한산악연맹(KAF)이 공동 주최하고, 청송군과 경북도산악협회에서 공동 주관하며, 문화체육관광부·경북도·대한체육회·국민체육진흥공단 등에서 후원하고 있다. 종별은 남자 일반부와 여자 일반부로 나뉘어 있고 종목으로는 아이스클라이밍 리드와 스피드 경기가 있다. 참가 자격은 매 시즌 UIAA 아이스클라이밍 라이선스를 취득한 만 16세 이상 각국의 남녀 선수들이다. 대회기간 중에는 청송꽃돌전시, 청송백자 전시, 관광 및 특산물 홍보와 청송사과 시식코너, AR기념사진촬영 이벤트 등 누구나 보고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부대행사도 열린다.독특한 환경과 장비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먼저 인공 벽에 부착되어 있는 돌 모양의 장치는 '홀드'다. 청송 아이스클라이밍 월드컵에서 예선전 홀드는 청색, 준결승에는 은색, 결승에는 금색 홀드를 일관되게 사용하고 있다. 밧줄에 연결되어 늘어뜨려져 있는 클립 모양의 고리는 '퀵 드로우', 샌드백처럼 매달린 커다란 원통형의 얼음덩어리는 '아이스캔디'다. 선수들이 양손에 들고 있는 낫과 같은 장비는 아이스 클라이밍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아이스바일'이다. 신발은 바닥창이 구부러지지 않는 빙벽 등반 전용이어야 하며 신발에 부착하는 곰 발톱 같은 금속 장비는 미끄러짐을 방지하는 것으로 '크램폰'이라 부른다. 크램폰의 앞쪽 날을 사용해 벽을 찍으며 이동하는 '키킹', 한쪽 다리를 반대쪽 다리에 올려 4자 모양으로 교차시키고 한쪽 팔을 홀드처럼 이용하는 '피겨 포', 한쪽 다리를 같은 쪽 팔 위에 올려 숫자 9 모양을 만드는 '피겨 나인' 등의 동작을 알아두는 것도 좋다. 대회 종목인 '리드'는 '난이도' 종목이라고도 하며 정해진 루트를 주어진 시간 안에 등반하는 경기다. 안전 장치인 로프를 설치된 퀵 드로우에 끼워가면서 세팅된 홀드를 아이스바일을 이용해 타고 올라가 완등 지점까지 클라이밍 한다. 미끄러운 아이스캔디도 리드 종목에서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고난 덩어리다. 한 번 떨어지면 다음 기회는 없다. '스피드' 종목은 말 그대로 육상처럼 스피드를 겨루는 경기다. 두 명의 선수가 똑같이 세팅된 두 개의 벽을 각각 타고 누가 더 빠른 시간 안에 완등하는가를 겨룬다. 등반 경기가 펼쳐지는 벽 뒤쪽에는 루트세팅 공간이 있다. 루트세터들은 선수들의 명단을 확인하고 루트 수를 결정한다. 선수들의 실력을 파악하고 있어야 공정한 루트를 만들 수 있다. 특히 특정인의 신체에 유리하거나 불리한 루트를 만들지 않도록 홀드 간의 거리를 신중히 결정한다. 루트세터는 직접 등반을 하며 선수들의 안전과 적절한 경기를 위해 수차례에 걸쳐 홀드와 등반라인의 아주 미세한 부분까지도 검증을 거친다. 월드컵 경기는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기량을 가리기 때문에 고난도의 루트가 주를 이룬다.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선수들이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선수가 경기 루트에서 흥미와 진지함을 잃지 않도록 해야 한다. 등반자의 긴장감은 지켜보는 이들에게도 온전히 전해지기 때문에 선수와 관중들이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즐길 수 있게 하는 것도 루트세터들의 일이다. 이러한 조율능력은 루트세터가 가져야 할 중요한 역량이며 다년간의 경험과 감각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한국의 루트세터들은 한국만의 루트 스타일을 발전시켰고 이는 조금씩 유럽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경기 첫날인 13일에는 선수등록과 테크니컬 미팅·개회식이 있었고, 이튿날 남녀 리드 예선과 준결선에 이어 15일에는 종목별 결선과 시상식 등 순으로 진행됐다.결승에 진출한 선수가 한 명 한 명 소개될 때마다 관중석을 꽉 채운 열기는 더욱 뜨거워진다. 선수의 등반이 시작되면 이내 경기장의 관중들도 몰입하여 선수의 한 동작 한 동작마다 호흡을 함께한다. 마지막 선수가 등반을 이어가면 경기장의 열기는 절정의 끝에 다다른다. 그는 톱 홀드에 아이스바일을 거는 순간 허공을 가르며 떨어진다. 탄성과 환호와 축하의 박수가 터진다. 2024년 겨울 산에 꽃 피는 날이 머지않았다.류혜숙<작가·영남일보 부설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연구위원>청송 아이스클라이밍 경기장에서 'UIAA아이스클라이밍 월드컵'에 참가한 외국인 선수가 아이스바일을 이용해 등반하고 있다. 청송은 2011년부터 매년 아이스클라이밍 월드컵 대회를 열고 있는 세계 빙벽 등반의 성지이자 산악 스포츠 메카다. 〈영남일보DB〉청송 아이스클라이밍 전용 경기장의 모습. 〈청송군 제공〉
[지붕 없는 마을 박물관 해외 사례] 지역 전체 박물관화…日 아사히마을 주민 대부분 학예사 능력 갖춰 활동도
◆일본 아사히마치 박물관일본 야마가타현 니시무라야마군에 위치한 아사히마치 에코뮤지엄(https://asahimachi-kanko.jp/detail/?no=10777)은 지자체에서 1991년 마을 장기발전계획의 하나로 에코 뮤지엄 개념을 도입했다. 2000년 아사히마을 에코뮤지엄이 공식 출범했고 활동가들과 주민들이 지역문화, 자연환경, 문화 등에 대해 스스로 자긍심을 갖고 삶을 즐길 수 있는 커뮤니티를 구축했다. 지역 전체를 지붕 없는 박물관화 하고 주민 대부분이 학예사 능력을 갖도록 했다. 2004년 6월에 오픈한 창유관(創遊館)은 지역 17개 에코뮤지엄의 중심시설로 도서실, 문화센터, 회의실 등의 시설이 있다. 17개 에코뮤지엄은 사과농원, 공기사원(신사), 숙박시설, 포도와인공장인 와인성 등이다. 운영은 지자체에서 관리한다. ◆프랑스 브레스 부르기뇽 박물관프랑스에서 시작된 에코뮤지엄은 프랑스의 역사, 즉 전통에 대한 애착심, 농촌과 농산물에 대한 정부의 지속적인 관심 등의 가치관과 맞물려 있다. 대표적인 것이 브레스 부르기뇽 박물관(http://www.ecomusee-bresse71.fr/)이다. 프랑스 동부 부르고뉴프랑슈 콩테 지역의 피에르 드 브레스 (Pierre de Bresse)의 도성을 중심으로 설립됐다. 브레스 부르기뇽 지역의 문화유산과 자연유산을 연구·보존하고 관광 자원화하자는 목적이었다. 지역의 건축물, 유물, 유적, 대대로 내려오는 이야기 등을 수집하고 알리면서 지역정체성을 이해하고 알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거점 박물관 1곳, 위성박물관 5곳에 방앗간, 기와공장, 기름판매소, 대장간 등을 연결해 관광루트로 개발했다.◆영국 플로든 1513 박물관1513년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의 접경지에서 일어난 플로든전투를 테마로 한 전쟁유산형 지붕 없는 박물관이다. 2013년 플로든전투 500주년 기념으로 '플로든 1513 에코뮤지엄'(https://www.flodden1513ecomuseum.org/)을 만들었다. 건립을 위해 뉴캐슬대학의 국제 문화유산연구센터와 협력해 이해관계자 리스트 작성 후 '플로든 500 운영위원회'를 결성하고 여러 이벤트를 통해 지역사회 참여와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운영위원회에서 주민들에게 자신만의 '플로든 프로젝트'를 추진하도록 지원한 결과 2011년까지 90개의 프로젝트가 정리됐다.현재 플로든 전투와 관련된 장소, 기념물 등을 관리하고 있다. 영국 전통 유산 복권 펀드 약 88만파운드를 모금해 고고학, 문서 연구, 교육 프로젝트, 전시, 기념행사 등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LEADER와 헤리티지 로터리 펀드의 재정지원을 받고 있다. 박종문기자 kpjm@yeongnam.com※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프랑스 브레스 부르기뇽 에코뮤지엄 시설 중 하나인 빵의 집에 어린이들이 견학을 하고 있다.
[영남일보-대구경북학회 공동기획 경북의 마을 '지붕 없는 박물관]〈1〉 지속가능한 마을 생태계 구축
마을이 사라지고 있다. 농촌마을에는 폐가가 늘고 있으며 마을 전체가 아무도 살지 않는 유령마을도 많다.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경북의 자연마을은 2015년 9천210개였으나 불과 5년 뒤인 2020년에는 7천446개로 급격히 줄어들었다. 현재 경북의 마을은 고령화, 빈 공간화 촉진, 빈곤화가 지속돼 지속가능성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마을의 소멸은 중장년 세대에게는 삶의 추억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소중한 유무형 문화자원을 잃어버리는 것이기도 하다. 경북의 마을은 저마다의 소중한 추억과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수천 년 이상 우리 민족의 삶의 터전으로 공동체를 형성해 왔다. 마을의 가치를 다시 재조명하고 우리 삶 속으로 끌어올 방법을 고민해야 할 때다. 영남일보는 대구경북학회와 함께 마을의 가치를 재조명해보는 '경북의 마을-지붕 없는 박물관' 연재를 시작한다. 이번 기획취재는 지면반영과 함께 마을의 전경을 담을 동영상을 함께 제작해 외국어로 번역해 유튜브에 업로드할 예정이다.저마다 소중한 추억·역사 간직한 마을방치해두면 어느 순간 사라질지 몰라자발적 커뮤니티 형성·주민 교육 필수마을상품 기획 등 콘텐츠 개발 힘써야◆마을의 가치마을은 인위적인 도시공간과는 다른 가치를 지닌다. 초기 대부분의 마을은 지형을 따라 자연발생적으로 형성됐다. 마을은 유무형 자원의 보고로 마을전체가 관광자원으로서의 가치도 높은 곳이 많다. 산업화 이전까지 삶의 주된 터전으로서의 기능에 충실했다면 이제는 마을을 새롭게 바라봐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대다수의 마을이 본래의 기능, 원초적 역할은 다했다고 할지라도 보존하고 가치를 복원해야 할 마을들도 많다. 주마간산식으로 지나치면 이 마을, 저 마을이 같아 보이지만 마을이 가지고 있는 역사와 가치는 다 다르다. 우리가 모르는 수많은 스토리텔링을 간직하고 있는 것이 마을이다. 마을이 해가 갈수록 무서운 기세로 사라져가고 있지만 아름다운 자연과 소중한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 마을이 아직은 더 많다. 비록 젊은이들이 많이 떠났지만 건전한 커뮤니티가 형성돼 아직도 마을을 가꾸고 있는 주민들이 많으며, 삶의 터전으로서 소중한 마을이 많다.경북의 마을은 역사문화를 통한 자기실현, 자연환경에 대한 경외, 인간 삶의 존중, 산업 및 전쟁의 다이내믹한 문화 등 문화자본으로서의 가치를 확보하고 있다. 마을 붕괴, 지역소멸의 위기 상황에서 삶의 거주공간이자 자연생태역사문화의 현장인 마을에 대한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고 지속 가능한 마을을 위한 정책적 판단이 필요한 시기인 것이다. ◆관광자원화 가능한가하지만 이런 마을들도 그냥 방치해 두면 어느 순간 사라질지 모른다. 인구감소와 산업화·도시화로 순환구조(생태계)가 무너져 지속 가능한 마을은 손에 꼽을 정도이기 때문이다. 경북의 마을은 역사문화, 생활문화, 자연친화성, 문화재 등 관광콘텐츠로 활용할 수 있는 것들이 무궁무진하다. 관광자원으로서 마을의 가치를 재조명해야 하는 이유들이다.전 세계 관광트렌드 또한 바뀌고 있다. 세계 유명 대형 박물관 중심 관광이 숙지고 지역주민의 삶과 문화 등을 체험할 수 있는 일상공간에 대한 여행 수요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관광지 단순 방문과 관람보다 기억에 남는 경험과 체험, 참가 등 여행지에서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체험형 관광이 새로운 관광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깊은 산골짜기와 유유히 흐르는 강과 계곡을 배경으로 형성된 경북의 마을은 빼어난 자연 경관과 다양한 마을 유산들로 가득 채워진 문화 집합체로서 최고의 관광지이자 문화뮤지엄이라 할 수 있다. 마을 그 자체가 박물관인 것이다.◆전통 박물관전통적인 박물관은 가치가 높은 유산을 그 현장에서 분리해 박물관에 소장한다. 박물관 건물 안에 유물 중심의 보존과 전시가 큰 역할을 한다. 관람객을 대상으로 박물관 유물을 전문가의 관점에서 공개하고 전시하는 공적 기능을 하는 것이 전통박물관의 모습이다. 이 같은 박물관과 미술관은 아직도 그 역할을 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부유층의 전유물이다. 개인 컬렉션 등을 통해 일부 부유층에만 공개되는 등 권위적이며, 주로 도시에 사는 엘리트를 위한 공간으로 인식된다.이들 박물관은 18세기 말부터 일반인에게 공개되면서 공공박물관이 탄생한다. 초창기 공공박물관은 계몽과 교육이 주요 목적이었고 제국주의를 거치며 국가의 우월성을 보여주는 상징적 역할을 하고 있다.◆에코 뮤지엄(Eco Museum)에코뮤지엄은 1973년 조르주 앙리 리비에르(Georges Henri Riviere)가 프랑스의 지역 상황과 지역 주민의 삶에 지역 민속학을 접목해 인간, 자연, 지역유산을 박물관의 범주로 만든 개념이다. 생태를 의미하는 에콜로지(ecology)의 접두사 에코(eco)와 박물관(museum)의 합성어로 탄생했다. 지역재생운동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중핵 자원인 거점 박물관, 분포된 유산의 거점 공간인 위성박물관, 지역의 자원과 유산을 발견하는 탐방로 등이 조성돼, 지역의 건축물과 역사문화유산, 자연경관, 주민의 경험과 기억, 네트워크 등 유·무형의 유산을 내외부인을 대상으로 전시했다.지역 주민들의 주도적인 참여로 지역 유산의 수집, 보존, 조사, 연구, 기획, 실행하는 보존 기관으로써 연구소, 교육의 장으로 활용되어 한 지역주민이 지역전문가로서 역량을 축적하는 유의미한 박물관이기도 하다.◆지역 공동체박물관공동체박물관(Community Museum)은 지역의 낙후된 건축물의 재생과 기존 박물관의 문턱을 낮춘 신개념 박물관이다. 생활환경 개선을 넘어 문화, 복지, 교육 등의 변화 및 지역주민의 참여를 통한 지속 가능한 공동체 조성을 중요시하며 주민의 자생적 경쟁력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지역의 고유성을 존중하고 지역 주민의 삶을 바탕으로 하며, 마을의 유휴공간을 활용해 전시, 체험 등이 이루어진다. 지역 주민의 삶과 의견, 이를 반영하고 제작하는 문화기획자와 예술가 등의 협업으로 새로운 공간이 탄생하자 지역의 다목적 커뮤니티 공간으로 급부상했다. 1967년 설립된 미국 아나코스티아 커뮤니티뮤지엄(Anacostia Community Museum)이 대표적이다. 당시 마을 내 오래된 극장을 개조하여 전시시설로 활용했다. 지역 내 공동체의 다층적 의미와 공동체박물관의 역할 변화, 지역사회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등 지역의 문화유산과 지역 이슈를 다루는 박물관으로 성장했다.◆지붕 없는 마을박물관정부나 지자체에서 박물관 건물을 짓고 공무원을 파견해 관리하는 일반적인 박물관과는 전혀 다른 주민주도 박물관이 지붕 없는 마을박물관의 특징이다. 지붕 없는 마을박물관은 마을과 박물관의 융복합적 모델이다. 에코뮤지엄의 핵심 기능인 지역 유산(Heritage), 주민 참여(Participation), 박물관 활동(Museum) 등의 3요소를 확대·진화한 것으로 지속 가능한 마을 발전을 지향한다. 에코뮤지엄(Eco Museum)과 공동체박물관(Community Museum) 기능에 지역주민의 자발적 커뮤니티 기능을 중요시하는 한국형 박물관 모델이라 할만하다. 지붕 없는 마을 박물관은 마을의 자연환경, 경관, 사이트, 문화재, 문화유산, 문화 공간, 생태 공간, 생활공간, 마을산업(상업) 및 특산품, 적정기술(음식, 농업, 어업 등), 역사적 공간, 지역공동체 등 유·무형의 유산(Village Heritage)을 현지 보존한다.또 마을 이해를 시작으로 정체성 확립과 마을의 고유한 유산에 대한 역사성, 자긍심 고취 등 주민 스스로 지역 공동체 활동에 능동적으로 참여(Resident Participation)하도록 하는 것이 특징이다. 마을 주민이 박물관 활동의 중심이 되어 유산의 현지 보존 및 관리, 박물관 콘텐츠를 기획하도록 했다.마을 관광(Village Tourism)도 주민 주도하의 관광 활성화 기획 및 공유 경제 실현으로 지속 가능한 마을 생태계를 구축하자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서 마을의 자발적 커뮤니티 형성은 필수적이다. 마을 주민, 지역 학생, 참여자 등을 대상으로 마을박물관 학교(교육)를 운영해 마을박물관 주민 학예사 양성 교육, 자료 인덱스 교육, 카페(셰프) 교육, 마을 상품 기획 및 경제 교육 등을 추진하도록 했다.박승희(영남대 교수) 대구경북학회 회장은 "지붕 없는 마을 박물관은 마을 전체가 박물관이 되는 공간적 전환과 더불어 대중적이면서 지속 가능한 마을을 지향한다"면서 "마을 주민이 주체가 돼 마을유산을 보존하고 지역사회의 발전과 관광, 교육 등을 함께 도모함으로써 마을의 대중화를 실현하는 지속 가능한 마을박물관으로의 위상을 정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사진=박종문기자 kpjm@yeongnam.com경북의 마을 가운데는 보존해야 할 유무형 유산과 빼어난 자연환경을 가진 곳이 많다. 소중한 추억과 역사를 가진 마을이 사라지지 않도록 지속가능한 생태계 구축을 위해 지붕 없는 박물관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포항시 장기읍성에서 바라본 농촌마을 전경.
[대한민국 대전환, 지방시대 .Ⅱ 대구경북 생존보고서] 워케이션 경험해 보니…부산 '더휴일×데스커 워케이션 센터'
지난 5일 오후 부산 영도구에 위치한 '더휴일×데스커 워케이션 센터'를 찾았다. 여러 가지 종류의 테이블 중 바다를 향해 있는 개인용 책상에 짐을 풀고 노트북을 꺼냈다. 노트북 화면을 들여다보다 책상 앞 통유리창으로 고개를 들자 반짝이는 바닷물이 넘실대는 항구와 줄지어 정박된 선박들이 두 눈에 꽉 차게 담겼다. 바다 위를 떠다니는 배 따라 시선을 이동하면서 '물멍'(물을 보며 멍하니 있는 것)하기 안성맞춤이었다. 바다를 감싸는 육지에 들어선 고층 빌딩들과 대교가 병풍처럼 펼쳐졌다. 대도시이면서 바다를 끼고 있는 부산에서 경험하는 이색적인 풍경이다.'물멍' 가능 공유오피스 제공자연+도심 인프라 함께 즐겨평소보다 집중이 잘 된다고 느껴진 건 '기분 탓'만은 아니었다. 일상에서 벗어나 마주한 색다른 환경이 매일 하던 업무마저 설레게 했다. 일의 능률도 올랐다. 커피를 들고 사무실 앞 바닷길을 따라 산책하는 것도 피로감을 풀고 머리를 맑게 하는 또 다른 방법이었다. 사무실 책상 배열과 창문 밖 풍경, '부장님' 등 주변 인물들은 바뀌었지만, 사무 및 회의에 필요한 기기와 비품은 기존 사무실과 다름없이 제공됐다. 원격 소통을 위한 화상회의 등을 할 수 있도록 1인용 부스도 마련돼 있었다. IT업계 종사자 홍모(31·서울)씨는 "회사 공지를 보고 일행 3명과 함께 3일간 체험하러 왔다"며 "일을 하면서도 휴가를 보내는 듯한 기분이다. 즐겁다"고 활짝 웃었다. 더휴일×데스커 워케이션 센터의 일 평균 이용자는 15명 정도다. 올해 1월 개소할 때는 주로 IT기업이나 스타트업 종사자들이 이용했지만, 점점 다양한 업종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센터의 김대섭 매니저는 이용객들이 '지역과의 관계'를 만들게 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별한 추억을 만들면서 지역에 대한 애착이 생기면 부산으로의 생활인구 유입이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매니저는 "관광지도 주중에는 방문객 수가 현저히 적다"며 "워케이션은 '주중 비수기'를 메우고 지역 소비가 일어나게 한다. 새로운 성장 모멘텀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지역 소비 활성화에 워케이션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센터 이용객들은 점심 식사와 커피를 영도구에서 하고, 퇴근 후에는 인근 남포동부터 해운대·광안리 등 유명 관광지를 찾는다. 대구와 가까운 부산은 소멸위기 지역을 워케이션 공간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지방소멸대응기금'을 지원받는 지자체인 동구, 중구, 서구, 영도구, 금정구에서 워케이션 지형을 넓혀 나가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대한민국 대전환, 지방시대 .Ⅱ 대구경북 생존보고서] 워케이션 경험해 보니…제주 세화리 '질그랭이 거점센터'
제주도는 워케이션 대표지역이다. 특히 제주 동쪽 해변 마을에 위치한 질그랭이거점센터(제주시 구좌읍 세화리)는 '워케이션의 성지'로 불린다. 질그랭이거점센터는 2020년 문을 열었다. 당초 피로연장, 예식장 등으로 운영하기 위해 '세화리 종합복지타운'으로 2008년 만들어졌지만 청년들의 결혼이 적은 탓에 제대로 운영이 안 됐다. 농림축산식품부의 농촌중심지 활성화 사업에 선정, 리모델링을 거쳐 거점센터로 거듭나게 됐다.올해 대상·현대 1천여명 예약마을 상권활성화 등 긍정 변화질그랭이거점센터 1층에는 세화리사무소와 여행자센터, 2층에는 카페 477+, 3층은 공유오피스, 4층은 숙박시설이 자리 잡고 있다. 3층에 있는 공유오피스가 워케이션의 핵심 공간이다. 지난해에만 600여 명이 다녀갔다. 올해는 이미 1천명이 예약해 마감된 상황이다. 대상웰라이프, 현대중공업 등의 기업 직원들이 찾고 있다. 이용객들은 평균 4박 5일 정도 머물면서 워케이션을 경험한다.다른 워케이션 지역에 비해 질그랭이거점센터가 눈에 띄는 건 이용객에게 마을과 함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한다는 데 있다. 질그랭이거점센터는 2019년에 결성된 '세화마을협동조합'에서 운영한다. 워케이션 참가자들은 마을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해녀투어, 노르딕워킹, 다랑쉬웰니스투어 등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또 '세화 웰컴킷트' '맛집 엽서' '슬리퍼존 지도' 등을 통해 마을을 즐길 수 있게 했다.질그랭이거점센터 활성화는 세화리 마을에도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고 있다. '상권 활성화'가 대표적이다. 월요일마다 진행하는 '네트워킹 식사자리' 프로그램으로 가게마다 월 정산 금액이 200여만 원 가까이 발생하고 있다. 맛집 엽서 관련 가게들을 방문하는 이용객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인구 증가'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2012년 1천960명이던 세화리 인구는 지난해 2천258명으로 10년 사이 15.2% 증가했다. 전국 대부분 농어촌 마을 주민 수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
[대한민국 대전환, 지방시대 .Ⅱ 대구경북 생존보고서] '생활인구'로 지방소멸 위기 넘는다…'워케이션' 활성화 박차
새 피가 돌아야 몸이 건강해지듯 새로운 인구가 들어와야 마을에 활력이 생긴다. 영남일보는 '대한민국 대전환, 지방시대' 2부를 시작한다. '대구경북 생존보고서'라는 부제를 달았다. 대구경북이 소멸 위기를 딛고 활력 넘치는 공동체를 만드는 방안을 모색한다. 전문가들의 진단을 토대로 대구경북이 나아가야 할 길을 찾고자 한다. 생활인구 개념과 워케이션 전략을 소개하고 새 인구 유입을 위한 산업 및 청년 정책, 도시 브랜드 전략을 논의할 예정이다. 오는 11월 말 국회 의원회관에서 '대한민국 대전환, 지방시대'를 주제로 세미나도 열 계획이다.대한민국의 인구는 2019년 11월부터 45개월째 내리 자연 감소하고 있다. 대구경북(TK) 역시 출생아보다 사망자가 많은 자연 감소 지역이다. 인구 절벽 위기를 맞아 '새로운 인구 개념'이 등장했다. 기존 주민등록상의 인구가 아니더라도 지역에 장시간 체류하며 경제활동을 하는 사람까지 지역 인구로 보는 '생활인구'가 도입을 앞두고 있다. 한정된 인구를 놓고 지역 간 인구 유치 경쟁이 사실상 시작된 상황에서, 지역의 활력을 높이는 방안을 마련하는 기초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인구감소지역 통근·통학하면생활인구로 집계…올 7곳 시범하루 3시간 월 1회 이상 요건에'워케이션' 통한 인구유입 전략경북 등 9개 지자체 사업 경쟁◆이동성·실생활 반영한 생활인구현행 등록인구는 인구의 단기간 이동성을 반영할 수 없는 만큼 효과적인 인구 정책이 어렵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예를 들어, 경산에 자택이 있지만 대구시에 위치한 회사에서 근무하는 경우 광역자치단체가 달라 경제인구에 대한 집계를 내는 데 한계가 있다. 공공기관이나 기업에서 장단기 파견 근무를 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등록 주소지는 서울이지만 주거는 물론 식료품 구매 등 핵심 경제생활은 대구에서 할 경우, 현행 등록인구 제도에서는 실제 행정 수요를 반영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이런 사정으로 정부는 올해 1월부터 인구감소지역지원특별법을 통해 생활인구라는 개념을 도입했다. 생활인구는 주민등록인구 및 외국인등록인구 외에 지역에 체류하는 인구까지 포함하는 개념이다. 교통·통신이 발달함에 따라 이동성과 활동성이 늘어난 생활유형을 반영하는 것이다. 서울시의 경우 통신사와 협업을 통해 생활 인구를 분석하기도 했다. 휴대전화 통신 신호 정보를 분석한 결과 2017년 기준 서울에서 생활하는 인구가 서울시 주민으로 등록된 인구보다 138만명가량 많은 1천151만명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주민등록상 서울 인구는 2010년을 정점으로 계속 감소하고 있지만 생활인구는 계속 증가 추세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가 법령을 통해 정한 생활인구 요건은 기존 주민등록법에 등록된 사람에다 2가지가 더 포함된다. 통근·통학·관광 등의 목적으로 주민등록지 외 지역을 방문해 하루 3시간 이상 머무는 횟수가 월 1회 이상인 사람, 외국인의 경우 외국인등록을 하거나 국내거소신고를 한 사람도 해당 지역의 생활인구로 집계되도록 했다. 산정 주기는 월 단위이며 성별, 연령대별, 체류일수별, 내·외국인별 생활인구 등이 집계될 전망이다. 다만 모든 지역을 집계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균형발전 특별법에 따라 지정된 인구감소지역으로 한정된다. 올해 영천을 포함해 인구감소지역(7개)을 대상으로 생활인구를 시범적으로 산정해 진행되고 있으며 연말 공개될 예정이다. 내년부터는 전체 인구감소지역(89개)으로 대상을 확대하겠다는 게 정부의 계획이다. 행정안전부 측은 "국가 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생활인구는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생활인구 확대에 '워케이션' 경쟁행안부는 생활인구 늘리기 위한 시범 사업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워케이션(Workation)을 비롯해 두 지역 살아보기, 로컬유학 생활인프라 조성, 은퇴자 공동체마을 조성, 청년복합공간 조성 등이다. 학계 및 지자체에서 가장 관심을 두는 것은 워케이션의 활성화다. 우리나라보다 인구 소멸이 먼저 시작된 일본은 정주인구 유입정책의 한계를 '관계인구' 전략을 통해 해소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이러한 전략의 일종으로 워케이션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워케이션은 일(Work)과 휴가(Vacation)를 합친 신조어로 일과 관광 모두를 병행할 수 있는 새로운 근무방식을 뜻한다. 최근에는 휴가지에서의 근무라는 개념으로 국내 일부 대기업 및 IT 기업들 위주로 시행되고 있다. 제주도 등에서 유행한 '한 달 살기'도 워케이션의 한 방안으로 거론된다. 이는 프리랜서 또는 재택·원격근무가 가능한 직종에서 할 수 있는 근무 방식이라는 한계가 있지만, 활성화만 된다면 생활인구 증대는 물론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평가다. 일본의 경우 워케이션 장소를 지역 내 빈 건물이나 사무실 등 유휴공간을 재생시켜 활용하고 있다. 호텔이나 리조트 등 같은 숙박 인프라가 부족할 경우 지자체의 빈집 개선을 통한 활용 등 다양한 사업으로의 확대가 가능한 게 특징이다. 또 외부인들이 장기간 워케이션 장소에 머물게 됨으로써 지역과 깊은 유대감을 가지고 생활인구 확대 및 향후 '인구 유치'까지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정부도 워케이션 활성화를 위해 비용을 투입하기 시작하면서 워케이션에 대한 지자체의 유치 경쟁도 시작된 상황이다. 17개 시·도 중 경북을 포함한 9개 지자체가 관련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한국문화관광연구원 김성윤 부연구위원은 "지금은 워케이션이 1주일 정도 기업에서 '복지'나 '출장'의 차원으로 인식되지만 업무 방식의 하나로 자리 잡는다면 지역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워케이션(worcation)은 단순 원격근무를 넘어 일과 관광 모두를 병행할 수 있는 새로운 근무형태로 지역 활성화 방안, 특히 생활인구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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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 내년도 의대 입학정원 '155명' 조정에 대구경북 타 대학 결정도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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