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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대전환, 지방시대 .Ⅰ대구경북 소멸보고서] 역대 정부 국가균형발전정책
정부의 인구 감소에 따른 대응은 '국토균형발전'과 '인구 대응' 크게 두 가지로 나뉘었다. 균형발전은 급속한 산업화 이후 인구가 수도권으로만 집중되는 '수도권 쏠림'에 따른 대응이고, 인구 대응은 주로 저출산에 주안점을 뒀다. 쇠퇴하는 지역을 위한 '도시재생' 등이 부가적으로 인구 감소 대응책으로 쓰이긴 했으나, '지방소멸'을 위한 종합적인 대책은 아니었다. 참여정부 때부터 박근혜정부까지중앙 주도 정책 호응 못이끌어내尹 국정과제로 '지방시대委' 출범지역 주도 소멸위기 대응 들어가◆참여정부서 균형발전 본격화균형발전의 본격적인 시작은 199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인구 문제가 심각해지기 전 정부는 거점 도시 개발 및 개발계획에 초점을 맞췄지만, 수도권으로의 인구 쏠림이 심화되면서 지역균형발전정책을 위한 국가 차원의 정책 틀이 갖춰지기 시작했다. 제2차 수도권 정비계획 수립으로 인한 수도권 공장 총량 제한과 '지역 균형개발 및 지방중소기업 육성에 관한 법률' 제정(1994년)이 대표적이다. 외환위기로 주춤하던 균형발전은 참여정부(2003~2008년) 출범 이후 전기를 맞게 된다. 혁신도시를 중심으로 한 공공기관 지방 이전, 세종시 건립이 추진됐고 지방분권 및 국가균형발전 촉진을 위해 국고보조사업 정비도 이뤄졌다. 국가균형발전특별법도 제정됐으며 국가균형발전특별회계가 설치된 것도 참여정부 시기다. 균형발전의 토대인 제1차 국가균형발전 5개년 계획도 2004년 8월에 수립됐다.이명박 정부 들어서는 국가균형발전위원회를 지역발전위원회로 개편하고 중앙 정부 주도로 지역 발전에 나선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른바 '5+2 광역경제권'이라는 개념을 통해 기초생활권·광역경제권·초광역개발권 설정 및 권역별 발전 정책이 제시된 것이다. 박근혜 정부에선 지역 주민 생활기반 확충과 지역경제 활성화로 주민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지역별 창조경제혁신센터(17개)를 통한 창업 활성화와 지역문화 융성 및 생태 복원 사업(문화도시·문화마을 조성, 지역별 관광테마 발굴)이 추진됐다. 다만, 이들 정책 대부분이 지역이 아닌 중앙 주도로 이뤄졌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별다른 호응을 이끌어 내지는 못했다. 정부가 부가적으로 지방소비세율 인상, 기초자치단체 국고보조율 인상 같은 '재정 분권' 정책도 함께 시행해 왔지만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재정 격차는 더 커졌다. ◆윤석열 정부 '지방시대' 강조법·제도를 통해 정부가 지방소멸 대응에 나선 것은 2021년 10월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인구감소지역'을 지정하고 법적 지원근거 마련을 위해 '인구감소지역 지원 특별법' 제정에 나섰다. 특별법은 지난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올해 1월1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전국 시군구 가운데 89개 지역을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연간 1조원이 지방소멸대응기금으로 차등 배분되고 있다. 정주 여건 개선이나 일자리 등의 사업에 쓰이게 된다. 윤석열 정부는 '지방시대'를 내걸고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 정부가 기존 정부와 다른 점은 지역 스스로 발전전략을 결정하고 실현하는 지역주도 균형발전이라는 데 있다. 사는 곳의 차이가 기회와 생활의 격차로 이어지는 불평등을 멈추고, '수도권 쏠림과 지방소멸'의 악순환을 끊어내겠다는 게 현 정부의 국정 과제다. 대통령 소속 '지방시대위원회'도 출범시켰다. 국가균형발전위원회와 자치분권위원회를 통합한 지방시대위는 균형발전 업무를 총괄하며 지방투자 촉진을 위한 기회발전특구도 관리한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이 기사는 대한민국지방신문협의회와 지방시대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월1일 경북 구미시 금오공대 본관에서 열린 '제1차 인재양성전략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영남일보 DB〉
2023.09.04
[대한민국 대전환, 지방시대 .Ⅰ대구경북 소멸보고서] 지방소멸대응기금 1년…지자체 인구 유인책 속도
최근 지방소멸, 인구소멸 위기감이 커지면서 정부의 대응 정책이 속도를 내고 있다. 대한민국 지방소멸 징후가 지속적으로 진행돼 왔지만, 정책이나 법을 통한 정부의 대응책은 지난 1~2년 사이 본격화됐다. 특히 윤석열 정부 들어 중앙정부 중심으로 추진됐던 지방소멸 대응 체계를 지역 주도로 개편해 주목을 받고 있다. 인구절벽 시대를 맞아 지방소멸 문제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역대 정부에서 수십 년간 지역균형발전을 추진했지만, 제대로 효과를 못 봤다. 또 '저출산·고령화' 대응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니 지방소멸의 주요 원인인 '청년들의 지방 이탈'에 대한 대응책은 부재했다. 지방소멸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2021년 인구감소지역을 지정하고 지자체에서 '지방소멸대응기금'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10년 동안 중앙정부가 매년 1조원을 출연해 89개 인구감소지역과 18개 관심지역에 배분되는 게 핵심이다. 다만, 정부의 '줄 세우기' '나눠 먹기'식 예산 배분 방식은 소멸 위기 지자체가 장기적 관점에서의 해결책을 세우지 못하고 단기적인 예산 따내기에 치중할 수 있다는 문제가 지적돼 왔다. 또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면 연속적인 사업 추진도 힘들어진다. 대구 남구의 사업이 기금 용도와 다소 동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경북지역 지자체가 시설 투자에 많은 돈을 투입하는 등 극복해야 할 과제도 많다. 정부는 내년 예산안에는 '정주인구' 대신 주기적으로 지역을 찾는 '생활인구'를 확충하기 위해 빈집과 폐교 등을 리모델링하는 지역소멸 대응 프로젝트를 대거 포함시켰다. '지방시대'를 선언한 윤석열 정부가 지방소멸에 대응하는 길을 제대로 찾을 것인지 주목된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이 기사는 대한민국지방신문협의회와 지방시대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노벨문학상 산책] 하인리히 뵐 '여인과 군상'
전후 독일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인 하인리히 뵐이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지도 50년이 넘었다. 1972년 수상자로 발표되었을 때, 그는 국제 펜클럽 회장으로 이스라엘 여행 중이었다. 뵐 이전에 토마스 만(1929년), 헤르만 헤세(1946년), 유대인 여류작가 넬리 작스(1966년)가 스웨덴의 한림원에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섰지만, 이들 모두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공식적으로는 독일 국적이 아니었다. 이들 세 작가는 모두 독일어로 작품을 썼지만 토마스 만은 나치로부터 독일 국적을 박탈당한 후 미국 시민이 되었고, 헤세와 작스는 각각 스위스와 스웨덴 국적이었다. 그래서 뵐 자신의 말처럼 그의 노벨 문학상 수상은 게르하르트 하우프트만(1912년) 이래로 독일인으로는 60년 만의 일이었다.하인리히 뵐이 독일에서 맞이한 세상은 암울했다. 1917년 1차 대전이 끝날 무렵 쾰른에서 출생한 뵐의 유년과 청소년 시절은 경제적 어려움이 극심한 때였고, 크고 작은 정치 사회적 혼란이 끊이지 않았던 시기였다. 그는 이 시기에 신생 바이마르 공화국의 명멸과 히틀러의 제3제국의 준동을 직접 목도한다.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였을 때, 당시 쾰른 대학 독문과에 재학 중이던 뵐은 독일군으로 전쟁에 참전하게 된다. 여기서 그는 삶을 무의미하고 부조리하게 만들고, 인간의 존엄성을 철저히 앗아가는 '장티푸스와 같은 존재'로 전쟁을 체험한다. 이러한 전쟁 체험과 기억은 적지 않은 그의 작품의 주제나 배경이 되었으며, 이는 후기 작품에까지 계속되었다. 전장에서 돌아온 뵐은 전후 독일 사회가 빚어내는 새로운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그리고 그는 이 상황과 그것이 빚어내는 폐해를 직시하고, 작품을 통해 이를 적극적으로 비판한다. 전후 서독은, '벌채' 혹은 '제로 상황' '새로운 시작'이라는 전후의 거대 담론 아래, 소위 '라인강의 기적'이라 일컫는 경제 성장을 이루었다. 하지만 이에 따른 새로운 정치 사회적 불안(화폐개혁, 군비 재무장 등)과 인간성 및 정신적 폐허 상황이 대두된다. 이때 뵐은 '업적사회'로 상징되는, 전후 재건에만 몰두하는 서독 사회에 맞선다. 그는 무엇보다 인간의 가치와 인간성 회복을 주창한다. 그는 이 과정에서 '글쓰기와 행동의 일치'를 신조로 내세우면서, 사회적 참여(앙가주망)의 작가 정신을 실천한다. 뵐의 이와 같은 문학관이 가장 잘 반영된 작품은 1971년에 발표된 '여인과 군상'이다. 이 작품에는 1920년에서 1970년 사이 독일의 역사적 사건, 독일의 근대 역사가 총체적으로 반영되고 있다. 뵐의 노벨상 수상이 그의 전체 작품에 대한 것이긴 하지만, 문학평론가 코른의 말처럼 이 작품이야말로 '뵐 작품 중 가장 중요한 대작으로 일컬어지며, 지금까지 작품 가운데 그에게 면류관을 씌운 작품'으로 평가할 수 있다.이 작품은 레니라는 한 여인과 그녀를 둘러싼 인간 군상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주변 인물들의 레니에 대한 회상이나 평을 통해 독일의 현실이 반영되고 있으며, 다양한 인물군상을 통하여 독일 역사가 기록되고 있다. 뵐은 레니에게 각별한 인간성을 부여한다. 그녀는 이 세상의 물정을 모르는 비사회적 인물이다. 그녀는 신발이나 옷도 유행이 지난 것을 걸치고 다니며, 가난한 외국 노동자들에게 세를 받지 않고 집을 무상으로 임대한다. 그녀가 사귀는 남자는 독일인이 아닌 러시아, 튀르키예인인데, 이는 인간의 인간 됨이 인간이 만든 제도나 국적 등으로 재단될 수 없음을 보여주기 위한 작가의 의도적 인물 설정이다. 레니는 다소 현실에서는 존재하기 힘든 유토피아적 인물로 드러나지만, 뵐은 이를 통해 현실에 대한 경종을 울리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서 이 작품의 핵심적인, '업적원칙' 거부 모티브가 강하게 드러난다. 다시 말해 1960년대에 프랑크푸르트 학파가 주창한 '도구적 이성'을 비판하면서, 마르쿠제의 '위대한 거부'가 작품에서 실현되고 있는 것이다. 뵐은 여기서 나아가 학교, 군대, 교회와 같은 기구 또는 제도에 대해서도 부정적이다. 왜냐하면 이러한 기구들은 업적원칙을 내세우면서, 인간의 창의성을 박탈하고, 획일적 사고를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뵐은 이러한 면에서 제도와 규범을 거부하는 무정부적 성향을 드러낸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성향은 그가 어떤 그룹이나 신조에 얽매이지 않으려는 경향에서도 잘 드러난다. 예를 들면, 뵐은 서독의 전후 문학을 선도해온 '47그룹 상'을 받기는 하지만 그는 47그룹 활동에는 적극적이지 않았다. 뵐의 이러한 태도는 종교관에까지도 미치고 있다. 기독교 신앙은 그의 작품의 핵심을 이루지만, 그는 교회라는 기구(또는 제도)에는 부정적이다. 오히려 교회는 한 개인의 신앙생활을 방해한다고 그는 생각한다. 그래서 그의 작품 대부분의 주인공들은 제도로서의 교회를 거부하고, 개인적인 신의 은총을 체험하기를 희구한다. 그는 교회라는 종교 기구나 교리가 오히려 순수한 기독교적 실행(이를테면 이웃사랑)을 방해한다고 생각하였다. 그는 급기야 1976년에 종교세 납부를 거부한다. 당시 논란이 되었던 '어릿광대의 고백' (1963)도 바로 이러한 점을 심도 있게 다루고 있다.뵐의 작품 세계의 근간을 이루는 것 가운데 하나로 주목되는 점은 휴머니즘이다. 그는 작품에서 외국인에 대한 긍정적 태도를 나타내는데 이는 그의 휴머니즘 정신의 발로이다. 그는 모든 인간은 인간 그 자체로 존재가치를 인정받아야 한다는 휴머니즘을 강력하게 설파한다. 그의 작품에서 주인공의 주요 파트너로서 등장하는 '열차 시간은 정확하였다'의 올리나, '아담, 너 어디 있었니?'의 일로나, '여인과 군상'의 보리스와 메메트 등 이들 모두는 외국인이다. 이렇게 놓고 보면 독일전후 작가 중 이러한 이민·난민 문제를 선구적 시각으로 다루면서 타자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힌 작가로 하인리히 뵐만 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는 언론의 폭력성에 대해서 주목하면서 이를 선제적으로 다루었다. 그는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에서 언론의 폐해와 '소문 살인'을 주제로 다루었다. 원래 이 작품은 1970년대 초 독일에서 발생한 적군파의 테러와, 이에 대한 독일 최대의 언론 콘체른 악셀 슈프링어 사의 폭력성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당시 뚜렷한 증거 없이 테러의 배후 세력으로 '바더-마인호프'를 지목한 언론의 그릇된 보도 태도와 결국 이와 같은 '명예(소문) 살인'은 또 다른 폭력을 낳을 수밖에 없다는 위험성을 이 작품은 보여주고 있다.오늘날 하인리히 뵐에게서 어떠한 시사점을 얻을 수 있을까? 이는 '뵐처럼 현대 사회의 문제를 그토록 선구적으로 다룬 작가가 또 있을까?'라는 질문으로 바꾸어 볼 수 있다. 뵐은 초기 문학에서 전쟁과 그 비인간적 상황의 문제를, 또 인간 개인을 억압하는 기구나 제도의 폭력성과 교회와 신앙의 관계를, 그리고 외국인(이민) 문제, 현대인이 겪는 업적(성과) 지상주의를 다루었다. 그리고 중기를 넘어서면서 언론의 폐해, 테러와 핵 문제와 같은 거대 담론은 선제적으로 다루고 있다.뵐은 '과거를 기억하는 것이 우리의 임무'라 말하면서 전쟁의 부조리함, 전후 상황에서 상실한 인간성, 점차 업적 혹은 성과 위주로 흘러가는 경쟁 사회, 국적이나 인종으로 인간을 가르는 폐행, 기구나 조직으로 인간의 자유를 옥죄는 상황 등을 작품 속에 선구적으로 내비추고 있다. 이런 점에서 뵐은 '살 만한 나라' '살 만한 언어'를 꿈꾸며, 글쓰기와 실천의 일치를 주장한 현대 대표적 앙가주망 작가로 우리에게 남아있는 것이다. 정인모 교수 (부산대)공동기획: 경북대학교 인문학술원 HK+사업단부산대 독어교육과 교수. 한국 독일언어문학회 회장, 한국 하인리히 뵐 학회 회장, 부산대 사범대학 학장 및 교양교육원장 역임. 현재 DAAD 리서치 앰버서더로 활동.주요 저서로는, '독일문학 감상'(새문사, 2012), '하인리히 뵐의 문학세계'(부산대학교 출판부2007), '인공지능시대 문학과 예술'(공저·부산대 출판부 2020), '호모 미그란스'(공저·역락, 2022) 등이 있고, 대표 논문으로는 '계몽과 경건의 변증법- 18세기 독일 사상의 지형도'(기독교학문연구회, 2018), '하인리히 뵐의 타자에 관한 이해 - 여인과 군상을 중심으로'(한국독어독문학교육학회, 2020), '애완에서 반려로 - 모니카 마론 작품에 나타난 피조물성'(한국독일언어문학회, 2022) 등이 있음. 주요 관심사는, 이민(난민) 문제, 융복합 시대의 통섭적 사유, 노년 및 생태 문학 등이다.정인모(왼쪽) 교수와 하인리히 뵐 아들 르네 뵐.하인리히 뵐(Heinrich Boll) 정인모 교수 제공정인모 교수 (부산대)
2023.09.01
[떠나요! 포항 전통시장 감성여행 .3] 영일대북부시장
영일대북부시장은 포항에서 가장 오래된 시장이다. 주변으로는 오래된 저층 아파트와 주택들이 우세하지만 동쪽으로 동빈내항이 지척이고, 남쪽으로는 중앙상가와 죽도시장이 잰걸음으로 10분, 북쪽으로는 영일대 해수욕장이 느린 걸음으로 20여 분 거리다. 포항 도심의 주요 관광지와 쉽게 연결되는 요지이자 동시에 주거단지와 밀착되어 있는 시장이 영일대북부시장이다. 그래서 동네 주민들은 오늘의 식재료나 생필품을 구입하기 위해 이곳을 찾고 관광객들은 포항의 특산물이나 영일대북부시장만의 특별함을 좇아 이곳을 찾는다. 영일대북부시장 간판에는 '등푸른막회 특화거리'라는 문구가 쓰여 있다. 금세 알 수 있다. 무엇이 이곳만의 특별함인지. 죽도보다 6년 빠른 포항 最古 시장'막회 특화' 전략으로 상권 재도약 줄낚시로 잡은 등푸른생선만 고집 베테랑상인 손맛 더해져 전국적 명성 어부 선상 식사 '물회'도 첫 상품화 ◆포항에서 가장 컸던 시장골목으로 들어선다. 옛날 시장 분위가 물씬 난다. 가게가 곧 집인 자그마한 점포가 많이 보이고 그보다 조금 더 규모가 있는 상가형 주택이나 적산가옥도 이따금 눈에 띈다. 영일대북부시장은 골목형 시장이다. 시장 안 점포들과 골목 사이의 가게들, 그리고 노점과 주택들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있다. 색색의 우산들과 천막들로 오색의 그늘이 드리워진 골목이 있는가 하면 천장 높은 덮개가 있는 광장형 구역도 있고 아케이드가 걸쳐진 상가도 있다. 종합 안내도를 보면 전체 시장은 A부터 G까지 몬드리안의 그림처럼 구획되어 있다. 표기된 가게 이름은 128개지만 체감으로는 수백 개는 될 듯하다. 어물전, 채소전, 과일전, 건어물전 등의 분류는 없지만 어느 정도 구분되어 있는 모양새다. 가장자리로는 대체로 2층 건물들이 조용히 이어지고 간간이 3층 정도의 건물이 덧니처럼 솟아 있다. 영일대북부시장은 북구 대신동(大新洞)에 자리한다. 일제강점기 일본인들이 진출해 공장을 설립하면서 새롭게 일어난 신흥마을이라 대신동이라 했다. 아주 흥성했을 것 같지만 광복 직후에도 일대는 상당 지역이 각종 채소밭이었다고 전한다. 1953년 6·25전쟁이 끝나고 형산강 일대에는 난전들이 들어섰는데, 영일대북부시장도 그 무렵에 형성되었다. 시장은 1955년 북부공설시장으로 처음 이름을 갖췄고 이후 10년 넘게 노점과 난장으로 펼쳐지다 1965년 2월에 상설시장으로 정식 개설됐다. 상설시장 개설은 죽도시장보다 6년이나 빠른 것이어서 당시 상권의 위상을 짐작할 수 있다. 당시 인근에는 학교와 주택들, 포항 시청사와 주요 행정기관들이 포진해 있었다. 동빈내항을 드나드는 소형 어선들은 잡은 물고기를 북부시장에 내다 팔았다. 행정타운 입지의 후광도 두터웠지만 동빈내항을 통한 싱싱한 해산물의 즉석공급은 포항 주민은 물론 전국의 관광객들을 불러 모았다. 한 횟집주인은 말한다. "1978년도에 처음 북부시장에서 횟집을 열 때만 해도 새벽이면 수산물을 사려는 인파로 골목이 늘 붐볐지. 당시 죽도시장엔 새벽시장이 없었거든. 오히려 북부시장 쪽이 훨씬 활기가 넘쳤어." 그렇게 1970년대에서 1990년대에 이르는 동안 북부시장은 최고 전성기를 누렸다. 북부시장이 '영일대북부시장'으로 명칭을 바꾼 것은 2017년이다. ◆등푸른 막회 특화 거리시장은 어판장을 거치지 않고 바로 부려진 싱싱한 생선들이 사철 넘쳤다. 잡어와 신선도가 생명인 등푸른 생선은 여인들의 손을 거쳐 즉석 회로 만들어졌는데 그것이 바로 막회와 물회다. 처음에는 막회를 썰어 팔던 반 평 남짓한 난전들이 성업을 했다. 막회 중에서도 특히 '등푸른막회'의 원조라 할 수 있는데 청어, 꽁치, 전어, 방어, 멸치 등 '등푸른 생선'을 활용한 무침회다. 다른 지역에서는 여간해서는 보기 드문 음식으로 조금만 신선도가 떨어져도 금방 비린내가 나기 때문에 산지가 아니면 회로 즐기기가 매우 어렵다. 1980년대에는 활어와 고추장, 그리고 물로만 맛을 낸 물회 집이 번창했다. 물회는 인근 바다에서 조업하던 어부들이 식사 시간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잡은 생선을 대충 썰어 고추장과 물을 부어 단숨에 들이켜던 선상 음식이었다. 그 물회를 처음으로 상품화시킨 곳이 바로 영일대북부시장이다. 그래서 포항 하면 물회, '포항물회' 하면 '영일대북부시장'이라 입을 모은다. 30년 넘게 포항 북부 상권의 중추를 담당하던 영일대북부시장은 2006년 포항 시청사가 남구 대잠동으로 이전하면서 급격히 쇠퇴하기 시작했다. 2000년대 들어 급속한 인구의 감소와 대형마트의 등장, 신도시의 개발도 시장 쇠락의 중요한 원인이었다. 급격한 상권의 위축 속에서 생존전략으로 등장한 것이 '등푸른 막회 특화거리'다. 영일대북부시장의 등푸른 막회는 주로 줄낚시로 잡은 생선을 고집한다. 그물로 잡은 것에 비해 생선의 몸에 상처가 거의 없어 막회를 하든 물회를 하든 당연히 식감과 신선도에 있어서 차이가 난다. 특히 계절 따라 다양한 '등푸른 막회'가 제공된다. 겨울에는 주로 청어로 막회를 낸다. 막회 위에 양파나 쪽파를 고명으로 올리기도 하고 미역 등 해초류를 얹는 등 조금씩 차별화를 두고 있다. 여기에 초고추장을 빙빙 두르고 버무려 먹는다. 밥과 매운탕도 함께 제공된다. 막회에 물만 부으면 물회다. 물회, 막회가 모두 생선회를 막 썰어내는 공통점이 있지만 물회는 일종의 식사 개념으로 사발에 담아내고, 무침회 성격의 막회는 주로 안주로 먹기 때문에 접시에 담아낸다. 무침회는 술안주로도 좋지만 찬밥을 비비거나 국수를 훌훌 말면 한 끼 식사로도 충분하다. 이곳 좌판과 식당 등은 자연산과 양식을 확실하게 구별하고 있으며 또한 절대 바가지요금이 없는 곳으로 탄탄한 신뢰를 얻고 있다. 특히 등푸른 막회 특화거리는 백종원의 3대 천왕, 수요미식회, 생생정보통 등의 TV 프로그램에 소개되면서 전 국민에게 영일대북부시장만의 미식(美食)으로 각인되었고, 2019년과 2020년에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주최한 '외식업 선도지구 경진대회'에서 연속 장려상을 수상했다. 장려상 수상은 포항 등푸른막회 외식업지구가 지역사회와 상생협력, 고객중심의 우수 외식업지구로 방향을 설정해 2018년부터 지금까지 노력을 집중해온 결과다. 시장의 한가운데에 너른 장옥이 있다. 이곳에는 반 평 남짓한 난전에서 막회를 써는 엄마들이 빼곡히 모여 있다. 엄마들은 영일대북부시장이 전성기를 구가했던 30년, 40년 전부터 지금까지 막회를 썰어온 베테랑이자 달인들이다. 고객의 선택이 끝나면 긴 세월의 실력이 근육으로 굳은 손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팔딱거리는 생선을 한 손으로 잡고 칼등으로 땅 내리쳐 기절시킨다. 녀석이 정신을 잃은 순간 대가리가 잘려 나가고 내장이 제거되고 껍질이 벗겨진다. 뽀얗게 남은 속살이 깨끗하게 물 샤워를 마치면 식감 좋게 썰고 짤순이로 물기를 뺀다. 꼬들꼬들해진 회는 숙성지에 한번 쌌다가 나무 박판지로 다시 한 번 더 싼다. 그리고 목적지의 거리에 따라 얼음을 채워주고 잘 손질해 놓은 싱싱한 채소를 함께 포장해 준다. 보통 정성이 아니다. 회는 포장해 갈 수도 있지만 장옥 한쪽에 마련된 고객 쉼터에서 바로 맛볼 수도 있다. 회 써는 몸놀림 외에는 숨 돌릴 틈 없이 살아온 엄마들의 허리는 모진 세월을 보여주듯 휘었지만, 천장에서 달랑거리는 둥근 간판 속 엄마들의 캐리커처는 '엄지 척' 하며 활짝 웃고 있다. 글=류혜숙〈작가·영남일보 부설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연구위원〉사진=박관영기자 zone5@yeongnam.com ▨ 참고=포항시포항에서 가장 오래된 전통시장인 영일대북부시장에는 점포들과 골목 사이의 가게들, 노점과 주택들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있다.영일대북부시장 인근에는 지역 대표 관광 명소인 영일대해수욕장이 있다.영일대북부시장은 물회와 등푸른생선을 활용한 무침회로 유명하다.
2023.08.31
[세계로 가는 청정관광1번지 산소카페 청송 .3] 주왕의 전설 품은 주왕산국립공원
주왕산. 청송에서 가장 이름난 산이다. 동국여지승람에 '그대로 날개가 돋아 신선이 되어 갈 수 있으리라' 했을 만큼 예부터 이름난 산이다. 옛날에는 바위로 병풍을 친 것 같다 하여 석병산(石屛山)이라 했다. 골 깊어 숨어 살기 좋다 하여 대둔산(大遯山)이라고도 했으며, 신라의 왕족 김주원(金周元)이 머물렀다 하여 주방산(周房山)이라고도 했다. 그러나 지금 저 산의 이름을 차지한 이는 진(晉)나라의 후예 주왕(周王)이다. ◆주왕이 숨어 살던 골 깊은 산, 주왕산전설에 의하면 주왕은 중국 당나라 시대에 진나라의 재건을 위해 반역을 일으키다 실패하여 이곳으로 숨어들어왔다. 당은 신라에 주왕을 잡아 달라 요청하였고, 신라는 마일성(馬一聲)장군과 그의 형제들로 하여금 주왕을 토벌케 했다. 산 깊은 굴속에 숨어 있던 주왕은 결국 마 장군의 화살에 최후를 맞았고 이에 마 장군은 산의 첫 봉우리에 깃발을 꽂았다. 그 봉우리가 바로 기암이다. 대개 '기암'이라고 하면 '기이하게 생긴 바위를 떠올리지만 기암의 기(旗)는 깃발을 의미한다. 기암은 주왕산의 들입에서부터 사하촌을 지나오는 내내 시선을 압도한다. 주왕산의 얼굴이고 상징이며 항구적인 위용이다. 주왕산국립공원 초입에 자리한 청송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탐방안내소도 기암단애를 형상화했다. 기암단애는 주왕산의 대표적인 들머리인 대전사 앞마당에서 바라볼 때 가장 묵중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대전사는 신라 문무왕 12년인 672년 의상이 창건했다고도 하고, 고려 태조 2년인 919년에 눌옹이 창건했다고도 하는데 주왕의 아들 대전도군의 이름을 딴 것이라 전한다. 지금 기암의 꼭대기에는 깃발 대신 소나무와 관목이 스스로 자라고 있다. 천과 나란한 길을 오른다. 천은 주방천, 계곡은 주방계곡이다. 대전사 입구를 지나면서 천의 품은 점점 좁아지고 상쾌한 그늘에 싸인 산길은 부드럽게 사각거린다. 천변에는 수달래 관목들이 듬성한데, 해마다 5월이면 진달래보다 더 짙은 핏빛의 수달래가 무리 지어 피어난다. 주왕이 피 흘리며 죽을 때 주방천은 온통 피로 물들었고 그 이듬해 피어난 것이 수달래였다고 한다. 옛사람들은 수달래를 주왕의 넋이라 믿었다. 자하교를 건너면 주왕굴 가는 길이 있다. 약 300m쯤 가면 먼저 주왕암(周王庵)에 닿고 그 오른쪽 골짝에 햇살 한 줌 들지 않는 협곡이 하늘을 찌르고 있는데 그 끝에 주왕이 숨어 지냈다는 주왕굴이 자리한다. 주왕은 이곳에서 잠깐 고개를 내밀었고 그예 마 장군에게 들켜 화살을 맞았다. 굴 입구 한쪽으로 물줄기가 흐른다. 큰 비가 내리면 폭포로 돌변하고 한겨울에는 얼음벽이 된다. 주왕암 조금 못 미쳐 우측으로 난 샛길을 오르면 주왕의 군대가 병장기를 보관했다는 무장굴(武藏窟)이 나온다. 무장굴에서 바라다보이는 기암단애의 모습은 대전사에서 보는 모습에 비견될 만하다. 자하교 쉼터에서 용추폭포 방향으로 조금 가면 왼쪽에 연화굴 가는 이정표가 있다. 주 등산로에서 이탈해 가파른 산길을 200m 정도 오르면 바위의 사원과 같은 연화굴(蓮花窟)이 나타난다. 주왕의 딸 백련공주가 성불했다는 곳이다. 주왕굴, 무장굴, 연화굴은 모두 고도 390m에 위치하며 주왕산의 형성과 때를 같이한다. 무장굴·주왕굴·연화굴 등 곳곳에 주왕의 자취주왕 토벌한 신라 馬장군 '기암'에 깃발 꽂아용추협곡, 옛 선비들 신선세계 길목으로 여겨사라진 산속 마을 내원동 한때 100가구 거주◆주왕산의 가슴, 용추협곡 자하교를 지나면서부터 계류에 발 담근 바위들이 천천히 커지고, 그리 멀리 않은 능선에 잿빛 바위들이 고개 들기 시작한다. 처음엔 천천히 다가오더니 어느덧 어깨를 밀어 넣듯 바짝 다가와 이내 둘러선다. 막막히 사로잡힌다. 철갑부대에 에워싸인 듯하다. 왼쪽으로는 연꽃을 닮은 연화봉과 병풍바위가 잇대어지고, 오른쪽으로는 망월대로부터 급수대를 거쳐, 학소대로 연결되는 암석의 단애들이 수직의 벽을 이루고 있다. 무리 지은 듯하나 따로이고, 서로가 서로를 수도하듯 면벽하면서도 기세는 제각각이다. 우듬지는 까마득하고 발아래는 먹먹하다. 추상같은 기상에 걸음이 허영해진다. 자하교에서부터 용추폭포까지, 주방천을 따라 북동 방향으로 약 1㎞ 이어지는 이 계곡을 용추(龍湫)협곡이라 한다. 옛 선비들은 이 계곡을 신선세계로 들어가는 길목이라 생각했고, 좁은 문을 지나 다다를 수 있는 무릉도원이라 여겼으며, 청학이라 불리는 기이한 새가 산다 하여 청학동이라 불렀다. 급수대(汲水臺)는 북두성을 향해 나아가는 함선의 현두처럼 솟구쳐 있다. 주왕산으로 피신해 들어온 신라의 김주원이 절벽 위에 대궐을 짓고 식수를 얻기 위해 계곡의 물을 퍼 올렸단 전설이 있다. 학소대는 협곡 가운데에 우뚝 서 있는데 빛 가득한 오후에도 슬픔처럼 응달져 있다. 하늘 가까운 바위 위에, 옛날 청학과 백학 한 쌍이 살았다 전해진다. 어느 날 사냥꾼이 백학을 쏘았고, 홀로 남은 청학은 슬피 울며 바위 주변을 배회하다가 자취를 감추었다 한다. 조선 후기의 학자 노애 류도원은 '학은 떠나 둥지가 비었으나 봄날 저녁 구름 사이로 울면서 날아갈 때가 있다'고 했다. 시루교에 이르면 시루봉이 거석의 기둥처럼 하늘을 찌르며 기립해 있고 그 양쪽으로 거침없는 기세로 시립한 암벽들이 주왕산의 늑골처럼 드러나 있다. 자하교에서 시루교(학소대)까지는 계곡 길 외에 약 1㎞의 '자연관찰로'가 조성되어 있다. 급수대를 가장 상세히 볼 수 있는 길이고 주왕산의 식생과 동물들 등에 대한 안내판도 만날 수 있다. 주왕암 근처의 망월대는 대전도군과 백련낭자가 달을 보면서 향수를 달랬던 곳으로 연화봉과 병풍바위, 그리고 급수대의 옆모습이 한눈에 보이는 최고의 전망대다. ◆주왕산의 심장에서 쏟아지는 폭포들 학소교를 지나면 엄청난 암석 단애가 눈앞을 가로막는다. 길은 공중으로 들어 올려져 단애의 틈을 비집고 나아간다. 가까이 바짝 다가서는 철갑 같은 암석들에 붙잡혀 속으로 끌려 들어간다. 해발 320m 지점, 주왕산의 가슴우리 뼈와 같은 그 속, 그 한가운데에서 폭포가 쏟아진다. 용추협곡의 하이라이트인 용추(龍湫)폭포다. 폭포는 3단으로 구성되어 있고 선녀탕, 구룡소 등의 포트홀이 발달되어 있다. 폭포는 놀란 심장처럼 쾅쾅 울리며 계류를 뿜어낸다. 폭호는 시리도록 맑으나 그 깊이는 쉬이 가늠되지 않는다. 용추폭포를 지나면 비교적 평탄한 길이다. 약 1㎞ 정도 오르면 절구폭포로 가는 샛길이 나온다. 가메봉에서 흘러 내려온 물이 흐르는 사창골 계곡길이다. 사창골은 옛날 대전사의 창고가 있던 골짜기로 일제 때는 참나무로 목탄을 생산하던 곳이라 한다. 절구폭포는 멀지는 않지만 깊은 골의 막다른 곳에 자리한다. 계곡물이 처마처럼 생긴 바위에서 떨어져 절구처럼 생긴 바위에 담겼다가 다시 낮은 바위를 타고 쏟아져 절구폭포다. 절구폭포는 주왕산에서 유일하게 물에 손 담글 수 있는 폭포다. 수심도 얕다. 해발 약 400m 지점, 주왕산의 가장 깊숙한 곳에 용연(龍淵)폭포가 있다. 폭포는 2단으로 떨어지는데 상부폭포의 양옆 단애에는 공 맞은 반죽처럼 움푹 파인 하식동굴들이 있다. 폭포 아래로 떨어진 물이 소용돌이칠 때 튀어 오른 물이 측면에 부딪히고, 오랜 시간 물방울을 맞은 벽은 어느덧 동그랗게 닳아 굴 모양으로 파였다. 끊임없이 준동하는 폭호는 청초하다. 언뜻 얕아 보이는 폭호는 갑자기 절벽처럼 깊어진다. 4m라는 수심이 가뭇없다. 용연폭포에는 용이 살았다고 하고, 폭포의 깊은 곳은 바다와 통해 있다고도 전해진다. 용추·절구·용연 폭포는 1930년대부터 80여 년간 1·2·3 폭포로 불렸다. 명칭에 '용(龍)'자를 쓰지 못하도록 일제가 강제로 변경한 것이었다. 이제 용추, 절구, 용연의 이름을 크게 불러본다. 대전사에서 용연폭포까지는 3.4㎞ 정도다. 용연폭포 조금 위에는 가메봉과 금은광이삼거리 갈림길이 있다. 가메봉 방향으로 1㎞쯤 가면 사라진 마을 내원동이다. '주왕산지'에 '시내를 따라 십리 길이 구비마다 밝고 환하다'며 '세상 사람들은 이와 같은 기이한 승경이 있는 줄 알지 못하니 참으로 애석하다'고 기록되어 있는 곳이다. 고려 중기부터 사람이 살았고 일제시대에는 100여 가구가 넘었으며 주왕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되기 전까지는 분교가 있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살았다. 지금은 휑한 집터와 낮은 돌담, 그리고 과거를 전하는 이야기만 남아 있다. 내처 가메봉에 다다르면 큰 세상이 열린다. 저 멀리 동해가 펼쳐져 있다. 글=류혜숙〈작가·영남일보 부설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연구위원〉 사진=박관영기자 zone5@yeongnam.com ▨참고=청송군. 청송 유네스코지질공원.청송 주왕산의 얼굴이자 상징인 기암단애는 대전사 앞마당에서 바라볼 때 가장 묵중한 존재감을 드러낸다.주왕이 숨어 지냈다는 주왕굴의 내부 모습.자하교를 지나 시루교에 이르면 하늘을 향해 기립해 있는 시루봉을 만날 수 있다.주방천을 따라 북동 방향으로 약 1㎞ 이어지는 용추협곡.북두성을 향해 나아가는 함선의 현두처럼 솟구쳐 있는 급수대.
2023.08.30
[김대욱 큐레이터와 함께 '考古 go! go!'] 사람의 뼈를 통해 본 옛사람들의 질병 ①
사람들은 살면서 가벼운 찰과상부터 감기나 골절, 심지어 생명을 위협하는 무서운 질병에 걸리기도 한다. 이 중 일부 질환은 뼈에 흔적을 남기는데 이러한 인골에 남겨진 질환을 분석하여 고대 사회의 일면을 복원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필자도 이 분야 전문가(세종대 우은진 교수 등)들의 도움을 받아 경산 임당동과 조영동고분군에서 출토된 인골에 남아있는 질병을 찾아 정리하고 있다. 영남대학교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는 임당유적 출토 인골 259개체 중 병리적 특징이 나타나는 개체는 총 144개체이며 남성(적) 인골에서 54개체, 여성(적) 인골 40개체에서 질병의 흔적이 발견되었다. 이에 임당유적에서 출토된 사람 뼈를 통해 알 수 있는 옛사람들의 질병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임당 인골에서 파악할 수 있는 건강상의 지표는 질병의 발생 원인, 뼈대에 남는 질병의 양상, 그리고 질병이 급성인지, 만성인지 등의 다양한 기준에 의해 분류된다. 발달상의 스트레스 지표에는 안와천공(cribra orbitalia), 다공성 과골화증(porotic hyperostosis), 에나멜 형성부전증(enamel hypoplasia)이 포함된다. 성인기에 나타나는 스트레스 지표는 주로 일상적인 육체적 행위에 의한 역학적 스트레스 반영 지표들로, 퇴행성 관절 질환(degenerative joint disease), 근부착부위 뼈대 변형(enthesopathies), 척추에서 나타나는 쉬모를 결절(Schmorl's nodes)이 대표적이다. 치아와 위턱뼈(상악골), 아래턱뼈(하악골)에서 나타나는 병리적 지표로는 충치, 생전 치아 결실, 치주염, 농양, 과골화증, 마모 패턴이 분석되었다.(사진1~4)눈확 위벽 여러 개 작은 구멍치아, 에나멜 형성부전증·충치입천장뼈에 다공성 과골화증20~50세 성인 남녀 모두 발병유아~청소년, 비타민 등 결핍 머리 표면 울퉁불퉁해져 함몰이번 글에서는 먼저 발달상 스트레스로 인한 질병부터 살펴보겠다. 눈이 들어가는 공간의 뼈인 눈확의 위벽에 여러 개의 작은 구멍이 생기는 증상(안와천공 cribra orbitalia)이 확인된다. 이는 철 성분이 부족하거나 철 성분의 흡수에 방해가 되는 식이 상태, 비타민C와 B12 결핍과 관련된 뼈막아래 출혈, 기생충과 같은 미생물 감염, 전염성 질환, 유전적 요인에 의해서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다. 이 증상은 옛사람 뼈 중에서 유아와 어린이, 청소년에게서 주로 확인되는데 임당유적 출토 인골에서는 성인을 포함 7명의 머리뼈(두개골)에 이 증상이 남아있었다.6세기 중반에 축조된 것으로 보이는 조영EⅡ-6호에서 출토된 인골의 눈확 위벽에서 여러 개의 작은 구멍이 확인되었다.(사진5) 이 인골은 이 무덤의 주피장자로 21~35세 정도이며 전체적으로 여성적인 요소가 강하였다. 이 외에도 위턱뼈와 넙다리뼈(대퇴골)에는 외골막염이, 치아에는 충치가 확인되었다. 조영1A-14호 출토 인골(사진6)은 무덤 주피장자로 중앙에 머리를 남동쪽으로 두고 똑바로 안치되었으며 남아있는 뼈도 대체로 정연하게 놓여있었다. 이 인골의 나이는 36~50세 정도이며 뼈에는 남성적인 요소가 잘 남아있었다. 마찬가지로 눈확 위벽에서 여러 개의 작은 구멍이 확인되었으며 치아에서는 선형 에나멜 형성부전증과 충치가 확인되었을 뿐만 아니라 생전에 치아가 결실되었고 치관이 탈락한 흔적도 확인된다. 임당6A호에서 출토된 인골(사진7)은 무덤의 주인공과 함께 순장된 어린아이다. 앞니를 포함한 일부 치아는 영구치로 이갈이를 하였으며 유치도 일부 남아있었다. 그 외 뼈에 남아있는 여러 성장 정보를 종합해 볼 때 6~12세 정도로 추정되었다. 나이가 어려 2차 성징이 발현하기 전이므로 육안으로 성별을 추정하기는 어려웠다. 이 어린아이의 머리뼈 중 눈확 위벽에 여러 개의 작은 구멍이 선명하게 확인되었으며 관자골(측두골)과 입천장뼈(구개골)에서도 작은 구멍이 여러 개 확인되었다. 머리뼈에는 작은 구멍이 생기기도 하고 울퉁불퉁한 표면이 남아있기도 하였다. 이를 다공성 과골화증(porotic hyperostosis)이라고 한다. 이 증상은 골수가 비대해져 머리뼈 판사이층이 두꺼워지면서 머리덮개뼈의 바깥판이 얇아지고 작은 구멍이 생기는 병변이다. 눈확 위벽의 구멍과 함께 옛사람 뼈에서 가장 흔하게 확인되는 병변 중 하나이며, 원인은 철 성분이 부족한 식단과 기생충 감염 등 빈혈을 일으키는 현상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임당유적 출토 인골에서는 37명의 뼈에 이 증상이 남아있었다.조영1A-11호 출토 인골은 36~50세 정도로 다소 나이가 많은 편이며 이 무덤의 주피장자이다. 남아있는 뼈의 상태로 보아 여성적인 요소가 강하며 입천장뼈에 다공성 과골화증이 선명하게 확인된다.(사진8) 이 외에도 머리뼈에도 다공성 과골화증이 확인되며 오른쪽 두정골(마루뼈)에는 생전에 함몰된 흔적이 확인되기도 하였다. 조영EⅡ-13호에서 출토된 인골은 주피장자로 21~35세 정도의 비교적 젊은 사람으로 추정된다. 뼈의 형태를 볼 때 남성적인 성향이 강한 것으로 보인다. 이 인골의 머리뼈에서 다공성 과골화증(사진9)이 확인되며 흉추에는 쉬모를 결절이, 넙다리뼈와 정강뼈(경골)에서는 골막염이 확인되기도 한다. 이상에서 보듯이 눈확 위벽에 작은 구멍이 생기는 증상인 안와천공과 머리뼈에는 작은 구멍이 생기거나 표면이 울퉁불퉁해지는 다공성 과골화증의 경우 철 성분이 부족하거나 기생충 감염, 비타민 결핍, 유전적 요인 등에 의해 발현되므로 고대 사회의 어린아이를 비롯해 남녀 성인 모두에게 확인되고 있다. 마침 영남대학교박물관에서 '사람 뼈로 본 옛사람들의 질병'이라는 제목의 특별전(9월4일~11월30일) 개막을 준비 중에 있다. 옛사람 뼈를 관찰하여 그들의 질병을 소개하는 전시가 아주 대중적인 전시라고는 할 수 없지만 형질(체질)인류학적 연구와 고고학적 발굴 성과를 잘 접목하여 당시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살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영남대박물관 학예연구원김대욱 (영남대박물관 학예연구원)
2023.08.25
소비의 도시 대구에 있었던 추억의 '홈플러스 1호점' '까르푸'…경제 문제, 현지화 실패 등으로 사라져
대구는 '소비의 도시'로 알려져 있다. 소비중심 도시인 만큼 대구 곳곳에는 이마트, 홈플러스, 코스트코 등 다양한 대형유통 매장들이 자리하고 있다. 과거에도 다양한 기업의 대형유통 매장들이 있었다. 이들이 사라진 이유는 '경제적' '현지화 실패' 등이다. 홈플러스는 대구에 특별한 기록이 있다. '전국 홈플러스 1호점'을 대구에서 열었던 것이다. 지난 1997년 9월 대구시 북구 칠성동 옛 제일모직 대구공장 일부 부지에 삼성물산이 전국 1호점을 개장했다. 인근 주민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으면서 홈플러스의 성장도 이어졌다. 인근에는 이마트 칠성점(2002년 개장), 롯데마트 칠성점(2017년 개장)까지 개장하면서 북구 침산동 일대가 대형마트 격전지로 부상하기도 했다. 국내 빅3 대형마트가 한곳에 모두 자리를 잡는 것도 대구에서 처음 있는 일이었다.홈플러스 1호점에서 쇼핑을 자주했다는 김모(50·여)씨는 "2000년 초반에는 홈플러스에서 물건을 구매하고 계산을 하려면 최소 30분 이상은 대기해야 했다. 경북에 거주하는 친구들도 주말이면 홈플러스에 장을 보러 왔다"면서 "2017년 롯데마트까지 개장하면서 대형마트 3개가 자리를 잡았다. 퇴근 후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환하게 켜진 마트들의 불을 보면 기분이 좋았던 생각이 난다"고 설명했다.홈플러스 1호점은 삼성라이온즈 팬들에게도 인기 장소였다. 대구시민운동장과 거리가 가까웠기 때문이다. 홈 경기가 있을 때면 삼성라이온즈 유니폼을 입은 팬들이 맥주, 치킨, 과자 등 먹거리를 구매하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었다.삼성라이온즈 팬 권용희(37)씨는 "홈 경기가 있는 날이면 주변 마트에서 맥주와 먹거리를 항상 구매했다. 이마트에 사람들이 많은 거 같으면 홈플러스로 넘어가서 장을 봤다"면서 "홈 구장을 수성구로 옮긴 이후에는 가보지 못했지만, 사라졌다고 하니 아쉬운 마음이 크다"고 했다.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던 홈플러스 1호점도 결국 적자의 문턱을 넘지는 못했다. 오프라인 유통업 불황과 코로나19로 인한 급격한 매출 감소 등 불확실한 사업환경 속에서 폐점을 결정했다. 홈플러스 측은 지난 2020년 홈플러스 1호점 매각 계약 체결을 발표했다. 이후 지난 2021년 11월 마지막 고별전으로 홈플러스 1호점의 시계는 멈췄다. 폐점 당시 홈플러스 관계자는 "전국 홈플러스 1호점이라는 상징성이 있어 계속해서 영업을 유지하는 방법도 고민 했었다"면서 "그러나 코로나19로 적자 폭이 커지면서 폐점이라는 어려운 선택을 했다"고 밝혔다. 최근 대표적인 외국 계열 마트는 '코스트코'다. 창고형 형태로 이뤄져 있으며, 대량·저렴한 가격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과거 대구에 진출한 외국 계열 마트를 떠올리면 '까르푸'가 있다. 프랑스 계열의 마트였던 까르푸는 지난 1998년 대구 동구 검사동에 '한국까르푸 동촌점'을 개장했다. 국내 진출 5번째 매장으로 지하 3층, 지상 5층 규모로 이뤄졌었다. 엄지영(여·31)씨는 어린 시절 까르푸를 방문했던 기억이 선명하다고 설명했다. 20년 전쯤에 집 앞에 붙은 전단지에서 사고 싶었던 장난감이 할인한다는 것을 보고 부모님을 설득했다는 것. 엄씨는 "부모님께서 책을 읽을 때마다 500원씩을 주기로 해 한달 동안 내내 책을 읽었다. 필요한 비용을 모은 후 부모님과 함께 까르푸를 방문했다"면서 "처음으로 간 까르푸에 사람이 많고 음악 소리가 계속해서 나와 정신없었던 기억이 선명하다. 당시 높게 있었던 물건을 힘겹게 꺼낸 기억이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세월이 더 흐른 뒤 까르푸가 없어졌다는 소식을 들었다. 장난감을 사러 가기 위해 밤새워 책을 읽었던 추억, 매장에서 정신이 없었던 기억, 물건을 구매 후 버스를 타고 다시 집으로 돌아왔던 추억들이 한꺼번 떠오르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까르푸는 지난 2006년 4월 한국진출 10년 만에 사업을 접고 철수했다. 까르푸의 가장 큰 문제점은 '한국 소비자'들의 취향을 고려하지 않은 체 현지 사업 방식을 고집했다는 점이다. 매대 높이가 프랑스 인의 체형에 맞춰 한국인에게 지나치게 높던지 서양인 식습관에 맞춰 채소코너가 부실했다는 점 등이다. 더불어 협력업체에 부당하고 불공정한 거래를 요구하고 소비자 피해 보상도 소홀하게 대처하는 등 각종 논란도 있었다.직장인 구장호(40)씨는 "까르푸가 처음으로 동구에 오픈했을 때 다녔던 기억이 있다. 주차장에 주차하기 위해서 오랜 시간을 차안에서 대기했다"면서 "한국에 맞춰 계속해서 발전했다면 지금도 매장을 운영할 수 있지 않았을까"라고 아쉬움을 표현했다. 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 ※대구경북의 사라지거나 희미해져가는 생활·문화를 기록하는 '사라져가는 대구경북 삶의 기록'이 재정비를 마친 후 시즌2로 돌아왔습니다. 이번 시즌2에서는 유통·문화·명칭의 변화 등 카테고리를 중심으로 소중한 기억들을 기록하려고 합니다. 앞으로 제작될 '사라져가는 대구경북 삶의 기록' 현 대구콘서트하우스·구 대구시민회관의 명칭 변경 전후와 관련한 기억이 있으신 분들의 연락을 기다립니다. 또 대구 지역 토종 영화관 브랜드였던 '한일극장' '중앙시네마' '아카테미 극장' 등 영화관과의 추억이 담긴 일화, 대구의 공공의료기관이었던 '적십자병원'과 관련한 기록도 기다리고 있습니다. 독자여러분과 함께 세월이 흐름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사라져가는 삶의 기억이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추억을 만들어 가고자 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연락(yooni@yeongnam.com)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홈플러스 1호점 전경. 지난 2021년 11월 홈플러스 1호점 고별전 모습. 홈플러스 1호점 폐점을 앞둔 모습. 까르푸 전경.
[별 따라 이야기 따라 영양에 취하다 .5] 영양국제밤하늘보호공원과 수하계곡
국제밤하늘협회(IDA:International Dark Sky Association)라는, 동화에나 나올 법한 이름의 단체가 있다. 믿기 어렵지만 실재한다. 1988년 두 명의 미국인 천문학자가 설립한 이 단체는 빛이 공기나 물, 토양처럼 오염될 수 있다는 것에서 출발했다. 슬로건은 '현재와 미래 세대를 위한 어두운 밤하늘 보호 노력'이다. 그들은 조명을 이산화탄소나 소음 등과 같은 공해의 하나로 간주, 양질의 옥외 조명 사용 운동을 벌임과 동시에 '밤다운 밤'을 가진 곳을 '국제밤하늘보호공원'으로 선정해 세상에 알리는 일을 해오고 있다. 그 기준은 아름다운 석양, 아주 커다랗고 까만 밤하늘, 쏟아지는 별, 밤하늘의 어둠과 별의 빛을 해치지 않는 최소한의 조명 등이다. 이런 밤다운 밤을 우리도 가졌다. 태백산맥 남쪽의 일월산, 울련산, 금장산 등에 둘러싸인 깊은 계곡의 땅, 영양의 동북쪽 끝인 수비면 수하리 일대는 2015년 10월 아시아 최초로 선정된 국제밤하늘보호공원이다. 수비면 수하계곡 일대 390만㎡2015년 국제밤하늘보호공원 지정반딧불이 생태숲·천문대 등 갖춰밤이면 별자리·별똥별 보며 탄성국내 최대 반딧불이 서식지 명성◆영양국제밤하늘보호공원수비면소재지를 지나 장수포천과 함께 동쪽으로 내처 나아간다. 길은 낙동정맥로, 끝없는 초록 세상으로 들어가는 길이다. 수하2리 마을회관을 지나면 도로 위에 '영양국제밤하늘보호공원'이라는 안내판이 무지개처럼 걸려 있다. 무지개를 통과해 반딧불이로로 들어선다. 이곳에서부터 장수포천을 따라 이어지는 수하계곡 일대 390만㎡가 국제밤하늘보호공원 지역이다. 잠시 후 반딧불이 생태숲과 생태공원, 반딧불이 천문대가 차례로 나타난다. 천문대에서 약 1㎞ 정도 떨어진 곳에는 청소년 수련원과 영양군생태공원 사업소 등이 위치해 있다. 청소년 수련원에는 숙식이 가능한 펜션과 캠핑장이 있고 공연장과 야외수영장 등이 조성되어 있다. 반딧불이 공원과 생태숲은 천문대 서편 언덕진 산자락에 넓게 자리한다. 이곳에 반딧불이가 산다. 옛날에는 아주 흔해서 개똥벌레라 불렸다. 그러나 지금은 거의 멸종 위기에 처해 있어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다. 그래서 반딧불이가 산다는 것은 가장 깨끗하고 맑은 땅이라는 의미다. 반딧불이는 해가 진 이후에야 만날 수 있지만 한낮의 산책도 청량히 즐기기 좋은 숲이다. 숲에는 수생식물 관찰장, 음지식물원, 반딧불이 광장, 야생화와 아름드리 소나무가 우거져 산림욕을 즐기고 힐링이 가능하다. 또 숲속 쉼터, 탁 트인 공간에서 초화류 군락지를 감상할 수 있는 하늘광장, 솔바람 전망대 등이 조성되어 있고 생기로운 수목들 사이로 산책로가 이어진다. 새들의 지저귐이 대단하다. 영양국제밤하늘보호공원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반딧불이 천문대는 반딧불이와 별을 함께 볼 수 있는 국내 유일한 곳이다. 낮의 천문대에서는 태양의 흑점과 홍염을 관찰할 수 있고 밤에는 행성과 성운, 성단과 은하, 그리고 달을 볼 수 있다. 600㎜ 반사망원경을 갖춘 주관측실에서는 맨눈으로는 볼 수 없는 머나먼 우주까지 관측할 수 있으며, 보조관측실에서는 총 4대의 망원경을 통해 별자리를 볼 수 있다. 태양계와 은하계를 배울 수 있는 전시실도 있고, 돔 스크린을 갖춘 천체 투영실에서는 별과 어둠에 관한 영상도 시청할 수 있다. 은하수를 보기 가장 좋은 계절은 보통 4월에서 7월 초, 그리고 장마가 끝난 뒤 8월부터 9월 초까지다. 꼭 이때가 아니더라도 사계절 내내 별자리와 은하수로 가득한 하늘을 볼 수 있지만, 이 시기에는 더욱 선명한 별과 은하수를 볼 확률이 높다. 영양반딧불이천문대에서는 홈페이지를 통해 별을 관측하기 좋은 날짜와 시간을 알려주는 '별빛 예보'를 제공하고 있다. 날짜별로 최대 일주일까지 별 관측 예보가 제공된다. 별관인 별 생태체험관에서는 수하계곡 일대에 살고 있는 동식물들에 대해 가르쳐 준다. 사슴벌레와 반딧불이, 장수풍뎅이 등을 실제로 볼 수도 있다. 별밤 극장에서 별에 대한 애니메이션을 보고 미디어 플로어에서는 운석이 날아오는 화성 표면을 걷는 스릴 넘치는 경험도 할 수 있다. 도시의 밤하늘에는 왜 별들이 드문지, 빛의 공해가 어떻게 별들을 사라지게 하는지도 알게 되고 우주경찰 반디와 함께 태양계를 지키는 데에 동참할 수도 있다. 앞마당의 온실은 야생식물원이다. 영양군에서 자생하는 야생화와 장수포천에 서식하는 토종어류 및 반딧불이, 나비, 곤충 등을 만날 수 있다. 밤이 되면 이곳의 모든 조명들은 낮게 땅을 비춘다. 최소한의 인공조명이다. 그리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모두 꺼진다. 천문대 관측실의 돔 지붕이 열리고 하늘이 펼쳐진다. 북두칠성, 북극성, 견우성과 직녀성이 빛나고 은하수가 흐른다. 전갈자리, 물병자리 별이 떠오른 후 밝은 별 하나가 뒤따른다. 목성이다. "별은 늘 그 자리에 있어요. 완전히 소멸할 때까지. 빛의 공해가 별빛을 지웠을 뿐." 셀 수 없이 많은 별의 밤을 보지 못한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단다. 그리고 늘 그리워하게 된단다. 국제밤하늘협회 회원은 현재 전 세계 수천 명에 이른다. 그들 모두 밤다운 밤의 셀 수 없이 많은 별을 보았을 것이다. 비행기가 별들 사이를 반짝이며 지나간다. 천천히 움직이는 빛은 인공위성이다. 별똥별이 떨어진다. 탄성이 터진다. 모두 하늘을 바라본다. 계곡의 하얀 바위에 걸터앉은 이도, 캠핑장의 데크에 비스듬히 누운 이도, 펜션의 테라스에 선 이도 모두 하늘을 바라본다. 알 길 없는 눈물이 나도 주책이라 할 것 없다. 인간은 모두 별의 아이들이니까. 개구리 소리, 풀벌레 소리, 계곡물 소리가 서로 목청 자랑을 한다. ◆수하계곡장수포천은 수비면 오기리 개실곡에서 시작된다. 구불구불 북동쪽으로 향하던 물길은 경북 울진 왕피리에서 왕피천과 합류해 동해로 흘러간다. 천문대 앞 장수포천이 둥글게 흐르는 곳의 자연부락은 기푸내 또는 지푸내(深川)라 불린다. 물 깊은 마을이라는 뜻이다. 반딧불이로는 장수포천과 함께 달리다 오무마을에서 끝난다. 오무마을은 옛날 오동나무가 무성했던 마을이라 한다. 따뜻하고 물이 맑고, 골이 깊고 고기가 많은 마을로 1990년대까지 전기는 물론 수도도 들어오지 않았던 오지 중의 오지다. 보통 수하리 지푸내에서 오무마을까지 약 20㎞의 장수포천 물길을 수하계곡이라 한다. 이끼 하나 없는 계곡물이다. 차디찬 물은 얼음처럼 투명해 물속이 훤히 보인다. 하얀 화강암으로 이루어진 크고 작은 소(沼)와 물살에 씻겨 반드러워진 돌들이 윤슬에 몸을 뒤척인다. 기암들은 물 밖으로 불쑥 고개를 내밀었고 반짝이는 모래톱과 부드러운 자갈밭은 가까운 뭍으로 가 누웠다. 계곡의 폭은 넓은 편이다. 깊이는 성인의 종아리에서 허리 정도여서 물을 즐기기에 좋다. 긴 계곡의 어디든 자리 잡은 그곳이 최고의 장소다. 간혹 보이는 낚시꾼들은 꺽지를 잡는 중이다. 여름이면 은어 떼가 동해에서 왕피천을 따라 올라와 펄떡인다. 밤이면 수달이 그 매끄러운 몸매를 드러내고, 반딧불이가 빛난다. 수하계곡은 국내 최대의 반딧불이 서식지다. 반딧불이는 거의 1년을 유충으로 살다가 불과 일주일에서 열흘 동안만 성충으로 산다. 그 기간 동안 이슬을 먹고, 열심히 빛을 내며 교미를 하고, 포근한 이끼 위에 알을 낳고 죽는다. 영양에서 볼 수 있는 반딧불이는 크게 애반딧불이와 운문산반딧불이, 늦반딧불이 세 종류다. 매년 6월에서 7월 초순까지 애반딧불이와 운문산반딧불이를 만날 수 있으며, 8월 중순 이후부터 9월까지는 늦반딧불이를 관찰할 수 있다.천변의 벼랑 위에는 솔숲이 무성하다. 울창한 숲의 내음은 치열한 햇빛을 뚫고 뛰어내려 계곡에 퍼진다. 물도, 하늘도, 숲도, 공기도 투명하다. 이 모든 것들이 순수의 기운으로 가득한 드높은 산들에 푹 파묻혀 있다. 계곡물에 몸을 담그면 마음까지 스미는 맑음에 소스라치게 놀라고,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면 쏟아지는 커다란 고요함에 돌연한 전율을 맞는다. 깜깜하고 투명한 하늘이다. 뛰어들 수 있을 것만 같은 은하수와 잡을 수 있을 것만 같은 별똥별의 하늘에 고대인들이 이름 지은 별들이 모두 그 자리에서 빛나고 있다.글=류혜숙<작가·영남일보 부설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연구위원>사진=박관영기자 zone5@yeongnam.com▨참고=영양군.영양군 수비면 수하계곡 야외수영장에서 피서객들이 물놀이를 하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수하계곡은 물이 맑고 깨끗한데다 수심이 깊지 않아 물놀이를 즐기기에 좋다.영양 국제밤하늘보호공원 야영장 전경.영양 반딧불이천문대 외부 모습.영양 별생태체험관 생태전시실 내부.
2023.08.24
[세계로 가는 청정관광1번지 산소카페 청송 .2]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하〉
약 1억 년 전, 청송 일대는 호수였다. 이후 호수 바닥에 잠겨있던 고생대와 중생대의 시간 위로 천천히 퇴적물들이 흘러들어와 쌓이고 쌓였다. 시간이 흘러 그 퇴적층이 무려 600m에 다다른 어느 날 지반이 융기하여 육지가 되었다. 그리고 공룡이 우글거리던 중생대의 끝 무렵에 이르러 퇴적층의 약한 틈을 뚫고 격렬한 화산 폭발과 함께 용암과 화산재가 쏟아져 나왔다. 용암은 불의 강으로 흘렀고 그 위로 엄청난 양의 화산재가 내려앉았다. 화산재는 공중으로 흩어지지 못한 채 지표면을 따라 흘러내려 저지대를 메웠다. 쌓인 화산재는 점차 식어 굳어졌고 치밀하고 단단해졌다. 그동안 몸에는 절리가 생겨났다. 수직의 절리를 따라 침식이 이루어졌고 약한 부분은 조각되었으며 강한 부분은 남아 웅장한 봉우리가 되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것이 주왕산이다.기암단애·용연폭포·용추협곡 등주방천 계곡 따라 6군데 지질명소휠체어 이용자도 갈 수 있는 코스절골·노루용추계곡·주산지도 명성진보 괴정리 꽃돌 국제적으로 희귀◆백악기 말 화산폭발이 만든 주왕산 국립공원주왕산은 약 7천만년 전 화산 폭발로 분출된 용암과 화산재가 쌓여 만들어졌다. 화산 폭발은 아홉 번 이상이었다고 여겨진다. 산을 피라미드로 그려보면 맨 아래에는 현무암, 그 위에는 응회암, 그 위에는 안산암과 퇴적암, 그리고 맨 꼭대기는 다시 응회암이다. 이 화산폭발의 시간 속에 만들어진 주왕산의 지질 명소는 기암단애, 주방천페퍼라이트, 연화굴, 용추협곡, 용연폭포, 급수대 등 6곳이다. 주왕산국립공원 입구 대전사 보광전 건물 뒤로 보이는 거대한 암석 봉우리가 주왕산의 지질학적 특징을 한눈에 보여주는 첫 번째 지질명소인 기암단애다. 폭 150m 7개 봉우리로 갈라진 기암단애는 화산재가 식어 만들어진 응회암을 물과 바람이 조각한 작품이다. 주방계곡을 따라 오르면 만나게 되는 급수대 주상절리와 용추협곡도 같은 과정으로 만들어졌다.연화굴 역시 주왕산 응회암 지대에 속한다. 응회암은 냉각되는 과정에서 특정한 방향의 절리를 형성한다. 굴이 뚫려 있는 지점은 수직절리, 상부는 수평의 판상절리, 아래쪽은 불규칙한 괴상의 절리다. 연화굴을 구성하는 응회암이 복합적이고 불규칙적으로 냉각되었다는 의미다. 굴 뒤편의 검은 암벽은 안산암 암맥이다. 수직 절리대에 수평의 암맥이 끼어들어 틈이 생겼고 그 틈으로 지표수가 흘렀다. 그렇게 절리의 풍화와 물로 인한 침식이 가해져 만들어진 것이 연화굴이다. 용연폭포의 주요 암질도 응회암이다. 응회암 절리를 따라 물이 계속 흐르면서 절벽을 만들고 폭포가 되었다. 물이 흐를수록 절벽은 깎이고 떨어져 나갔다. 이러한 연속적인 침식과정 속에서 폭포는 조금씩 뒤로 물러났고 낙하하며 튀어 오른 물에 의해 양측 벽면에서는 여러 개의 하식동굴이 만들어졌다. 왼편에 나란히 형성된 세 개의 하식동굴은 가장 먼 것이 가장 오래된 것이고 폭포가 조금씩 후퇴하면서 두 번째, 세 번째 동굴이 만들어졌다. 용연폭포는 오늘도 후퇴 중이다.현무암은 대전사 부근에서 소규모로 나타난다. 대전사에서 등산로를 따라 올라가는 동안 한동안 길벗이 되어주는 딴딴한 암벽이 그것이다. 현무암 아래에는 화산폭발 전의 퇴적암층이 깔려 있는데 용암은 이 퇴적층이 완전히 굳기 전 차갑고 촉촉하고 말랑말랑할 때 터져 나왔다. 차가운 것과 뜨거운 것이 만나자 둘은 폭발적으로 뒤섞여 불꽃처럼 깨졌는데 이렇게 생긴 것이 페퍼라이트(Peperite)다. 페퍼라이트는 대전사에서 자하교(제1폭포)까지 등산로를 따라 관찰된다. 주왕산의 6군데 지질명소는 주방천 계곡을 따라 대전사에서 용추협곡까지 이어지는 2㎞ 구간에서 모두 볼 수 있다. 유모차나 휠체어 이용자도 갈 수 있는 무장애 탐방로다.◆주왕산의 형제들(절골협곡과 주산지, 노루용추계곡) 주왕산의 남동쪽 자락에 절골이라는 계곡이 있다. 옛날 계곡 깊은 곳에 운수암이라는 절이 있었다 하여 절골이라 불린다. 절골은 주왕산의 몸통을 이루는 거대하고 치밀한 응회암 지대에 협곡을 이루고 있다. 50m 이상 높이의 단애들이 10~20m 거리를 두고 서 있으며 경사는 거의 수직이고 횡단면은 수직에 가까운 V자형이다. 절골협곡은 주왕산 용추협곡과 마찬가지로 수직 절리가 침식되어 형성되었다. 이 골짜기를 따라 물이 흐르며 암석 바닥을 깎아 현재와 같은 좁고 깊은 협곡이 되었다. 절골 아래에 또 하나의 골짜기가 있는데, 1720년 조선 경종 원년에 이 골짜기의 해발 400m 즈음을 막아 만든 저수지가 주산지다. 평균 수심이 약 8m인 주산지는 준공 이후 현재까지 아무리 오랜 가뭄에도 밑바닥을 드러낸 적이 한 번도 없다고 한다. 주산지 아래에는 치밀하고 단단한 응회암이 깔려 있다. 그 위에 퇴적암, 그 위에 덜 치밀한 응회암이 층을 이룬다. 맨 아래의 응회암이 도자기와 같은 그릇 역할을 하고, 그 위의 퇴적암과 응회암은 비가 오면 스펀지처럼 물을 머금고 있다가 조금씩 내놓기 때문에 주산지의 물은 마르지 않는 것이다. 주왕산의 북쪽, 청송읍 월외리 초입에서 달기폭포까지 동서로 약 1.5㎞ 이어지는 계곡을 노루용추계곡이라 한다. 이곳에서는 백악기 중기 퇴적암층 위에 백악기 후기의 응회암층이 쌓여 있다. 중기에서 후기로 이어지는 시간은 없다. 어쩌다 퇴적이 중단되었거나 난데없이 지층의 일부를 잃었거나 하는 사건이 있었을 것이다. 이처럼 시간의 공백이 있는 지층을 부정합이라 한다. 응회암은 천천히 침식되어 낮은 폭포를 이루고 퇴적암은 빨리 침식되어 넓고 얕은 폭호를 이룬다. 노루용추계곡 입구에서는 이처럼 작은 폭포와 바닥까지 훤히 보이는 폭호가 경승을 이룬다. 주왕산과 가까워지는 동쪽으로 오를수록 응회암층은 점점 두꺼워지고 수직 절리와 단애들이 곳곳에서 나타난다. 그 절정이 달기폭포다. 높이 11m 내외로 쏟아지는 달기폭포는 주왕산 응회암에 발달한 절경이다. ◆신생대의 시간(나실 마그마 혼합대와 병암 화강암 단애, 꽃돌, 법수도석, 얼음골)신생대에 들어서도 여러 화산활동이 이어졌다. 약 6천500만년 전 부남면에서는 지하 깊은 곳에서 흐르던 화강암질의 마그마가 백악기 퇴적암의 약한 부분을 뚫고 관입했다. 얼마 후에는 섬록암질의 마그마가 관입했고 또 얼마 후 다시 화강암질 마그마가 관입했다. 이처럼 서로 다른 종류의 마그마가 섞이면 중간 성분의 마그마가 생성되는데 이를 혼합대라고 한다. 부남면 대전리 나실마을은 섬록암과 화강섬록암이 분포되어 있는 마그마 혼합대다. 부남면 구천리에서는 화강암질 마그마의 관입으로 형성된 세립질 화강암을 볼 수 있다. 나실마을의 마그마 혼합대는 쉽게 식별하기 어렵지만 구천리의 화강암은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땅속에 있던 세립질 화강암은 융기해 땅 위로 드러났고 지표면에서 오랜 시간 동안 풍화와 침식을 받으면서 절리를 따라 쪼개지고 강물에 의해 깎여 지금 병암 화강암 단애로 우리 앞에 서 있다. 진보면 괴정리에서는 약 5천만년 전 규산 성분을 많이 포함한 마그마가 백악기의 퇴적암층에 관입했다. 마그마는 빠르게 식으면서 암석 내부에 한 점을 기준으로 방사상 형태로 자랐다. 이것을 구과상 유문암이라 하는데 단면이 꽃처럼 다양하고 아름다워서 꽃돌이라고 부른다. 청송 꽃돌은 매우 다양한 구상조직을 갖고 있어 국제적으로도 매우 희귀하다. 주왕산 남쪽 무포산 지역에는 백악기 말에서 신생대 제3기 초의 화산작용을 나타내는 응회암층이 아주 넓게 퍼져 있다. 이 무포산 응회암층에 유문암질 암맥이 관입했고 그때 발생한 뜨거운 열수에 의해 응회암이 변질되어 백색의 도석이 만들어졌다. 도석은 그 자체만으로도 도자기를 만들 수 있는 암석으로 무포산 자락 법수골에서 난다. 그래서 법수도석이다. 500년 전통의 청송백자가 바로 법수도석으로 만들어지며 전 세계 10개 미만의 지역에서 산출되는 함리튬토수다이트라는 점토 광물이 포함되어 있어 높은 가치를 지닌다. 청송 얼음골도 무포산 응회암에 속한다. 신생대 제4기 최후의 지질시대에 들어 한반도에는 빙하기와 간빙기가 잇따라 출현했고 응회암 단애의 절리나 틈에 함유되어 있던 수분은 얼고 녹기를 반복했다. 그로 인해 팽창과 수축이 거듭되었고, 틈을 따라 균열되어 떨어져 나간 암석이 하나둘 아래로 굴러내려 너덜을 이루었다. 무질서하게 쌓여 있는 크고 모난 바위들의 틈새로 들어간 공기는 온도가 낮고 습한 지하의 영향을 받으며 바위틈을 따라 아래쪽으로 내려간다. 아래쪽에서는 차갑고 습한 공기가 바깥쪽으로 빠져나오면서 따뜻하고 건조한 외부 공기와 만나게 된다. 이때 공기 중의 습기가 기화하면서 주변의 열을 흡수해 온도가 더욱 낮아지는데, 냉각의 정도가 크지 않으면 차가운 바람이 부는 풍혈이, 냉각의 정도가 심하면 얼음이 어는 빙혈이 만들어진다. 보통 32℃ 이상이 되면 얼음이 얼고 그 아래로 떨어지면 얼음이 녹는 청송 얼음골은 뜨거울수록 얼음이 어는 이상하고 신비로운 계곡이다. 글=류혜숙〈작가·영남일보 부설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연구위원〉사진=박관영기자 zone5@yeongnam.com▨참고=청송군.주왕산 남동쪽 자락에 위치한 절골계곡은 응회암 지대에 협곡을 이루고 있다. 50m이상 높이의 단애들이 10~20m 거리를 두고 서 있으며, 경사는 거의 수직이고 횡단면은 수직에 가까운 V자 형이다.청송읍 월외리 초입에서 달기폭포까지 동서로 약 1.5㎞ 이어지는 노루용추계곡의 모습.병암 화강암 단애는 세립질 화강암이 풍화·침식을 받으면서 절리를 따라 쪼개지고 강물에 깎이면서 만들어졌다.
2023.08.23
'투자유망 도시 대구'로 환골탈태…1년 만에 지난 10년 유치실적
침체된 대구경제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은 '대기업'이다. 기형적일 정도로 제조업 비중이 낮고 서비스업 비중이 높은 이유를 국내 굴지 '대기업의 부재'에서 찾기 때문이다. 대기업을 유치한다면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제조업 비중이 높아져 고용률은 높아지고 실업률은 낮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이 때문에 선거철마다 대기업이 대구를 찾을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겠다는 공약이 쏟아졌지만 공염불에 그쳤다. 하지만 최근 대구에서 대규모 국책사업과 대기업은 물론 수도권 중견기업과 외국인 투자기업의 유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향후 지역의 경제상황이 호전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게 하는 대목이다. 민선 8기 출범후 한해 21개 업체4조5천억 유치 '역대 최대 성과'발레오·이케아·보그워너DTC베어로보틱스 등 외투기업 협약대구경제 부흥의 상징 엘앤에프3공장 건립…글로벌 회사 비상◆대구로 투자 결정한 외투기업 4개사지난 6월 대구시는 "민선8기 출범 후 미래신산업 중심 21개 업체로부터 총 4조5천억원 투자를 유치해 역대 최대 성과를 냈다"고 밝혔다. 지난 10년간(2012년 7월~2022년 6월) 유치 실적인 4조8천143억원(연평균 약 4천800억원)과 맞먹는 수준이다. 투자유치가 결정된 기업들 중엔 미래모빌리티 관련 기업이 13개사로 가장 많다. 이어 헬스케어 2개사, 반도체 1개사, 로봇 1개사, 태양광 1개사, 기타 3개사 등이다.대구를 미래성장의 터전으로 가장 먼저 점찍고 돈 보따리를 푼 업체는 프랑스의 발레오<주>다. 발레오는 지난해 7월26일 대구시와 '발레오 모빌리티 코리아(프랑스·728억원) 투자유치' 협약을 체결했다.발레오는 이 협약을 통해 대구에 외투법인을 설립하고 총 5천600만달러(728억원)를 투자키로 했다. 대구국가산업단지 1단계 부지 내 미래형 자동차 부지 1만3천223㎡(4천평) 규모에 공장을 설립키로 한 것. 이 공장에서 안전주행보조 시스템(ADAS), 자율주행용 인지 센서 및 조향 센서 등을 개발·양산할 계획이다.당초 발레오가 투자하려던 곳은 대구가 아니었다. 노사관계가 비교적 안정적인 데다 국내 최고 수준의 자율주행차 실증 및 연구개발을 위한 인프라, 로봇 등 ABB(인공지능, 블록체인, 빅데이터) 산업과 연계할 수 있는 확장성, 고객사와의 접근성 등을 고려해 막판 대구행으로 선회한 것이다. 같은 해 전 세계 최대 가구업체 이케아(네덜란드·1천800억원)와 차부품업체 보그워너DTC(미국·620억원)도 대구 투자를 결정했다. 이케아는 2025년 상반기 동구 안심뉴타운 내 4만1천134㎡(1만2천464평) 부지에 1천800억원을 투자해 대구점을 오픈하기로 했다. 부지 매매 계약이 조금 미뤄짐에 따라 이케아는 대구점 개점 시기를 2025년 하반기로 늦췄다. 보그워너DTC(보그워너 대구테크센터)는 대구국가산단 연구시설부지 내 1만616㎡(3천211평) 규모의 미래모빌리티용 전동화 구동모터 R&D센터를 건립한다.세계 최초로 인공지능(AI) 기반 자율주행 서빙로봇을 개발한 미국의 베어로보틱스도 대구 투자를 결정했다. 대구테크노폴리스 내 2만2천424㎡(6천783평) 용지에 683억원을 투자, '베어로보틱스 테크센터'를 건립한다. 신제품 개발과 품질 테스트, 제품 생산 등을 진행한다. 테크센터는 내년 말부터 본격 가동된다.◆ 도시광산처럼 대구에 집결하는 엘앤에프 등 전기차 군단대구에는 2차전지 업종을 비롯해 다양한 전기차 관련 기업들이 총집결하고 있다. 2차전지(배터리)의 핵심소재인 양극재를 생산하는 엘앤에프는 대구의 경제 부흥을 상징하는 기업이다. 향토 기업들이 너도나도 서울로 떠나가는 상황에서 대구에 본사를 짓고 글로벌 회사로 거듭나고 있다.엘앤에프는 6천500억원을 투자해 국가산단 2단계 부지 9만9천378㎡(3만62평)에 3공장(달성군 구지면)을 건립했다. 500명이 신규 채용된다. 세부적으론 R&D 인력 20명, 사무·영업인력 80명, 생산인력 400명이다. 한국은행의 산업연관분석 기준으로 직·간접 고용 유발 인원은 8천200명에 이른다.전기차 모터 핵심부품 '구동모터코어'를 생산하는 코아오토모티브는 대구국가산단에 760억원을 투자해 전용 공장과 연구소 건립을 추진 중이다. 모빌리티 모터 특화단지 육성정책과 협업을 통한 시너지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기 이륜차 렌트업체 '바이크뱅크'는 대구국가산단에 전기이륜차 공장을 건립한다. 바이크뱅크는 2019년 설립된 국내 이륜차 렌트업계 시장점유율 1위 기업이다.바이크뱅크는 지난 5월 대구시와 대구국가산단 2단계 구역 내 전기 이륜차 생산공장 건립을 위한 투자협약을 맺었다. 5만8천143㎡(1만7천588평) 부지에 2026년까지 750억원을 투입해 공장을 짓는다. 수도권 중견 자동차 부품기업인 '삼기'도 대구 국가산단 2단계 용지 4만962㎡(1만2천391평)에 948억원을 투자해 전기차 부품을 생산한다. 차부품과 금형을 제조·판매하는 향토업체 '구영테크'는 3만1천628㎡(9천567평) 부지에 873억원을 투자해 친환경 차부품 제조공장을 건립한다. 코아오토모티브·바이크뱅크 등은각각 700억원대 투자해 공장 건설메가젠임플란트·덴티스 잇단 증설텔레칩스·대영전자 연구소 추진중한화자산운용의 태양광 민투사업완료 땐 명실상부 보급률 1위 도시◆의료 헬스케어·반도체도 대구서 미래 다져유럽과 미국 수출 1위를 기록하며 해외시장에 'K-임플란트'를 알리고 있는 메가젠임플란트는 성서5차산단에 240억원을 투자해 제2공장 설립에 나섰다. 현재 임플란트를 생산 중인 성서5차산단 내 메가젠 인근 부지 1만1천893㎡(3천597평)에 240억원을 투자해 제2공장을 짓는다. 국내 7위 임플란트 전문기업이자 상장사인 <주>덴티스는 401억원을 들여 지난 3월 대구 신서혁신도시 내 의료 R&D지구에 제3공장 건립을 확정지었다.반도체 설계 전문기업 <주>텔레칩스는 대구 수성알파시티에 연구소를 짓는다. 대구에 입성한 최초의 반도체 설계 전문기업이다. 수성알파시티 내 정보통신기술(ICT)용지 1천39㎡(약 315평)에 지하 2층~지상 7층, 연면적 6천237㎡(1천886평) 규모로 연구소를 건립한다. 연구소 준공 목표시점은 2025년 8월이다. 부지·설비·연구개발 등 전체 투자규모는 337억원이며, 연구인력 규모는 100명 정도다. 대영전자 계열사의 본사와 연구소는 지난해 8월 대구 투자를 결정했다. 대영전자는 수성알파시티 부지 2천75㎡(628평)에 지하 2층~지상 6층 규모의 통합연구소를 짓는다. 경산에 본사를 둔 대영전자(가전 부품)와 대영전기(전기차 부품) 외에 연구소기업인 대영 알앤디(경기도 용인·전기차)와 대영이피(경기도 평택·생활가전), 대영드론솔루션(대전)이 대구로 동반 이전한다. 연구소기업은 대기업 납품 위주인 대구의 제조업 산업구조를 개선하는데 한몫할 것으로 예상된다.한화자산운용의 경우 국내 최대 규모의 태양광 민간투자 사업을 벌일 장소로 대구를 찜했다. 대구 내 산업단지 지붕과 유휴부지에 최대 3조원 규모의 민간자본을 투자한다. 태양광 1.5GW(신고리 원전 1.5기 용량 수준) 규모의 발전시설을 설치한다. 국내 최대 태양광 발전시설의 설치가 완료되면 대구는 명실상부한 전국 태양광 보급률 1위 도시로 도약할 수 있다. 손선우기자 sunwoo@yeongnam.com① 헬스케어 기업 메가젠임플란트 ②헬스케어 기업 덴티스 ③ 홍준표(오른쪽) 대구시장과 스티브 스무댜 발레오 ADAS사업본부 CEO가 728억 규모의 자율차 관련 투자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④ 양극재 생산업체 엘앤에프의 제5공장. 사진 대구시 제공
[박한우의 웹3.0과 밈코인] <16> 대구경북-호치민-북미유럽 가로지르는 똑똑한 전략 필요하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의 2023년 8월호 2주차 글로벌ICT 주간동향리포트를 보자. NIPA는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의 2023년 기술동향 전망((McKinsey Technology Trends Outlook 2023)을 정리해서 소개하고 있다.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 작년부터 광풍을 일으킨 응용 AI 특히 생성형 AI가 차세대 기술의 선도주자로 여전히 주목받고 있다. 이에 반해서, 웹3에 대한 관심도는 최고점 1.0의 절반인 0.5 수준에 머물러 있다. 그렇지만, 맥킨지는 디지털 콘텐츠의 소유권 보호를 위한 개방형 프로토콜로서의 웹3의 역할과 기능에 대해서 여전히 강조하고 있다. 웹3 분야의 채용 공고가 직전 대비 40% 증가, 620억 달러(약 81조 4천680억 원)의 투자성과가 있었기 때문이다. 글로벌 수준에 비견할 것은 아니지만, 최근 싱가폴과 함께 동남아시아의 테크 허브로 불리는 베트남을 방문하여 웹3 분야의 성장세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특히 호치민은 베트남의 디지털 테크와 교육 허브로 알려져 있다. 전체 250여 개 가운데 상위권 대학 30여 개가 위치해 있으며, 영국과 미국 등 해외에서 운영하는 국제학교도 30여 개에 이른다.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택시와 배달 애플리케이션으로 유명한 그랩(Grab)의 탄생지이며, 웹3 블록체인 게임으로 유명한 엑시 인피니티(Axie Infinity)의 핵심 기술팀이 소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중국 소재의 글로벌 드론 회사인 디제이아이(DJI)가 범용 시장을 장악했다면, 베트남의 벤처 기업인 그림시(Gremsy)는 짐벌(gimbal) 카메라 분야에서 픽시(PIXY) SM이라는 제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그리고 비즈리(Vexere)가 있다. 이 회사는 버스 티케팅 플랫폼 분야의 떠오르는 신생 벤처인데, 베트남을 시작으로 동남아 전역으로 시장을 확대해 가는 중이다. 이외에도 모빌리티 솔루션을 제공하는 마스(MaaS)와 지능형 비전(vision) 기술로 주목받는 아이큐(EyeQ) 등이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베트남의 웹3와 블록체인 생태계를 알기 위해서 IDG 캐피탈 베트남 블록체인(IDG Capital Vietnam Blockchain)를 찾았다. IDGCVB은 IDG 캐피탈 베트남이 설립한 블록체인 중심의 신규 벤처 캐피탈 펀드이다. 펀드 규모는 미화 4천만 달러 이상이다. IDGCVB은 베트남 하노이와 호치민 2곳에 사무실을 두고 있었다. 우리는 2023년 8월 16일에 호치민 본사를 방문했다.1992년 보스턴에서 설립된 IDG 캐피탈은 벤처 캐피털, 사모펀드 및 인수합병을 전문으로 하는 투자 및 자산관리 회사이다. 바이두(Baidu), 텐센트(Tencent), 샤오미(Xiaomi)와 같은 디지털 1세대부터 리플(Ripple), 쿠코인(Kucoin), 코인베이스(Coinbase) 등과 같은 블록체인 1세대 기업까지 광범위한 투자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다. 우리가 만난 데이비드 트란(David Tran)은 IDGCVB의 연구 책임자(head of research) 직책을 갖고 있었다. 흥미롭게도 그는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박사로 현재 미국 매사추세츠대학교(U of Massachusetts) 교수로도 재직하고 있었다. 인터뷰에서 트란 교수는 그가 지닌 학술적 지식과 연구정보를 바탕으로 블록체인 분야의 유망한 스타트업 발굴과 액셀러레이터 과정에서 비즈니스뿐만 아니라 포괄적인 지원이 가능함을 강조했다. 그리고 IDGCVB는 2023년 3월 말 공식 출범한 신생 펀드이지만 기존 경험을 바탕으로 2개월 만에 옥살루스, 센틱, 넥스트 비전 캐피탈 등 3개 포트폴리오에 대한 투자를 획득했으며, 포레스 네트워크가 설립한 스위치-업 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었다.먼저, IDGCVB가 회사 명칭에 암호화폐와 가상자산을 뜻하는 크립토(crypto)가 아닌 블록체인을 사용한 이유가 궁금했다. 크립토는 블록체인 비즈니스의 특정 부분에 불과하기 때문에, 블록체인 기반 웹3 시장 전체를 보는 것을 강조했다. 기술혁신보다 마케팅에 초점을 둔 블록체인 회사에 대해서 투자 결정에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었다. 사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코인 발행과 토큰 경제만을 중점적으로 추구하는 메인 넷(main net)이 상당수 존재한다. 앞으로 시장 상황과 출구(exit) 전략을 질문하니 IDGCVB는 전자상거래, 핀테크(fintech), 미디어 엔터테인먼트의 3개 분야에서 3년 안에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일 수 있는 스타트업을 발굴 중이라고 했다. 포트폴리오는 베트남 60% 동남아시아 20% 미국 20% 등으로 배분되어 있다. 베트남의 블록체인 생태계의 현황을 10점 만점으로 대답해 달라고 요청했다. 트란은 개인적 판단임을 전제하며 시장에서 느껴지는 참여자들의 열정은 7점이지만 수준은 4점에 불과하다고 했다.사실 이번에 방문했던 호치민시경제대학(UEH) 혁신원(Innovation Institute), 스마트시티관리원(ISCM), 사이공 하이테크파크 인큐베이션센터(SHTPIC, Saigon hi-tech park incubation center) 등과 함께했던 회의와 교류 과정에서, 우리는 IDGCVB 트란 교수의 자국 시장에 대한 냉정한 평가가 객관적이라는 것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빅데이터, 모빌리티, IoT(Internet of Things) 분야는 열심히 활동하는 벤처 기업들이 있었지만, 블록체인 관련 스타트업은 거의 전무했다. 창업지원센터에 입주한 웹3 혁신 기업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런데 마침 우연히 박윤하 우경정보기술 대표이사를 호치민에서 만나게 됐다. 박 대표는 '대경ICT산업협회'회장으로 대구경북 ICT(정보통신기술)업계를 대변한다. 그는 호치민의 현재 수준이 우리 지역보다 높지 않지만, 낮은 인건비에 비교해 고급 인력이 상대적으로 많아서 해외 투자가 증가 중이기 때문에 미래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따라서 적극적 협력과 교류를 통해 지역 기업이 부족한 개발자를 공급받거나, 베트남을 매개로 북미와 유럽으로부터 투자 유치를 거둘 수도 있음을 밝혔다.웹3와 블록체인은 미래형 분산 인터넷으로 전환하는 데 가장 필요한 기술이다. 하지만 대구경북 지역은 서울 수도권과 경쟁하기에 인적, 물적 자원이 모두 부족하다. 그렇다고 서울권 인재와 자본이 내려오지 않는다. 한편 베트남의 높은 잠재력과 발전 가능성 덕분에 호치민은 글로벌 자본과 로컬 인력이 서로 만나는 도시가 되고 있다. 지방정부 차원에서라도 호치민과 협력하여 학술대회와 테크 전시회 개최, 교육 및 훈련 프로그램 마련, 비즈니스 매칭 사업 등을 통해 지역 기업의 우수한 인적 자원과 기술력을 글로벌 시장에 홍보할 수 있는 기회를 적극적으로 발굴하자. 삼각 협동을 통한 국가혁신체제에 방점을 둔 트리플헬릭스(triple helix) 관점에서, 대구경북-호치민-북미유럽을 가로지르는 인력망, 자본망, 유통망 확보를 통해 우리 지역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지렛대로 활용하는 똑똑한 전략이 필요하다. <영남대 교수·사이버감성연구소 소장, nft-korea.eth>박한우 교수는? 박한우 영남대 교수는 대구에서 초중고를 보내고 한국외국어대(학사), 서울대(석사), 미국뉴욕주립대(SUNY-Buffalo)(박사)를 졸업했다. 네덜란드 왕립아카데미(NIWI-KNAW)와 옥스퍼드인터넷연구원(OII) 등 글로벌 연구기관에서 근무했다. 영남대 부임 이후에 WCU웹보메트릭스사업단, 세계트리플헬릭스미래전략학회, 사이버감성연구소 등을 주도했다.물리적 경계 속에 한정되어 있던 인간관계와 시대이슈가 온라인을 통해서 그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면서, 기존 법칙에 도전하는 과정을 탐구하는 빅데이터 네트워크 방법의 권위자로 인정받고 있다.데이터 기반 주요 연구방법론인 과학계량학(scientometrics), 하이퍼링크분석(hyperlink network analysis), 웹계량학(webometrics), 대안계량학(altmetrics), 트리플헬릭스(triple helix) 등을 국내에 소개하고 선도해 왔다. 하이퍼링크 연결망은 INSNA(International Network for Social Network Analysis) Connections가 출판한 가장 영향력 있는 연구 목록에 포함되기도 했다.SCImago-EPI Award, ASIST Social Media Award 등 국제 저명 학술상을 공동으로 수상했다. 저명한 국제학술지인 Quality & Quantity, Journal of Contemporary Eastern Asia 편집위원장(EIC)을 현재 맡고 있다. 최근에는 Scienceasset.com의 웹3 국제학술지 ROSA Journal의 초대 편집위원장으로 위촉되었다.사회연결망과 빅데이터를 통해서 데이터와 정보의 흐름 및 지식생산과 혁신체제 관련 이슈를 계량적으로 분석하는 전문가로서 SSCI급 저널에 100편 이상의 논문을 출판했고, 최근 2023년 5월에 국제커뮤니케이션학회(International Communication Association)가 선정하는 석학회원(ICA Fellow)으로 뽑혔다.글로벌 연구성과에 못지않게, 이미 오래 전부터 수도권과 지방간 격차가 심해지면 우리나라가 지속가능하기 어렵다고 지적하는 등 국내외 이슈에 대한 폭넓은 관심과 창의적 지식을 보이고 있다. 디지털 기술과 데이터 활용에 관한 중앙정부 및 지자체 자문위원으로서 이 분야에서 소외계층의 삶의 개선과 지역발전에 노력하고 있다. 특히 빅데이터로 보는 우리 지역 세상을 탐구하자는 방향에서 '빅로컬 빅펄스(Big Local Big Pulse)' 랩을 운영하면서, 데이터 기반한 이슈탐지와 융합학문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한글 출처: NIPA 글로벌ICT 주간동향리포트박한우 영남대교수(오른쪽 둘째)가 IDGCVB 관계자들과 토론을 하고 있다.박한우 영남대 교수(가운데)가 IDGCVB를 방문해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이공 하이테크파크 인큐베이션센터를 방문한 영남대팀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박한우 교수
2023.08.22
[경산 뉴 파노라마 .5] 둘러볼만한 대표 관광지
경북 경산에는 흥미로운 곳이 많다. 기원전 2세기~기원후 7세기 독자적인 문화를 꽃피웠던 고대국가 '압독국(押督國)'의 흔적이 남아 있고, 신라시대부터 수많은 이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관봉석조여래좌상(冠峰石造如來坐像)'도 팔공산 관봉을 지키고 있다. 또 신라시대 고승인 원효와 유학자인 설총, 고려시대 '삼국유사'를 편찬한 일연의 이야기가 깃든 공간이기도 하다. 전국에서 저수지가 많은 지역으로 손꼽히는 만큼 아름다운 수변 생태환경도 자랑한다. '경산 뉴 파노라마' 5편에서는 한 번쯤 둘러볼 만한 경산의 대표적인 관광지를 소개한다. ◆경산에서 만나는 삼성현과 압독국경산의 대표적인 명소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곳이 있다. 남산면 인흥리에 위치한 '삼성현역사문화공원'이다. 경산에서 태어난 원효, 설총, 일연 세 명의 성현을 기리기 위해 조성한 공간이다. 면적만 26만2천462㎡에 달하고 전시실 3개와 수장고, 국궁장, 공연장, 피크닉장, 전망대 등을 갖추고 있다. 2015년 4월 문을 연 뒤 사계절 레일 썰매장과 가상현실(VR) 기술을 활용한 '원효대사 깨달음 체험관'이 차례로 들어섰고, 지난해에는 국제규격의 인공암벽장을 갖춘 클라이밍 파크도 조성됐다. 흥미로운 역사 공부는 물론 다채로운 체험활동이 가능해 경산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삼성현역사문화공원에는 다양한 종류의 꽃밭과 이야기 정원, 어린이 놀이터, 유아 숲 체험원, 바닥분수대가 있어 가족단위 나들이객들에게 인기다.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는 넓은 잔디밭과 바닥분수는 어린이 놀이터로 제격이다. 삼성현역사문화공원 인근에는 피로에 지친 몸에 생기를 불어넣어 주는 공간도 있다. '경산동의한방촌'. 삼성현역사문화공원에서 보일 만큼 가깝다. 이곳에는 한의원과 한방프로그램 체험실, 약초전시장, 화장품전시판매장이 들어서 있고, 한방차·약초주머니·한약재를 활용한 화장품 및 향수 만들기 등을 체험할 수도 있다. 고대국가 압독국의 흔적을 만나려면 오목천을 따라 북쪽으로 이동해야 한다. 오목천이 금호강과 만나는 길목인 임당동과 조영동에 압독국 고분군이 분포해 있다. 압독국은 압량국(押梁國)으로도 불리는데 경산 압량읍 일대에 있었던 고대국가다. '삼국사기'에는 압독국이 102년에 신라에 항복했다는 기록이 남아있어, 2세기 초 신라에 편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사적으로 지정된 임당동과 조영동 고분군은 당시 압독국의 흔적을 가장 잘 보여주는 유적이다. 고분군은 금호강의 지류인 오목천과 남천 사이에 있는 해발 50~70m 정도의 얕은 구릉에 위치한다. 구릉 정상에 자리 잡은 임당토성(林堂土城)을 중심으로 남서쪽에 임당동 고분군, 북동쪽에 조영동 고분군으로 나뉘어 대형고분 30여 기가 모여있다. 경산의 역사를 좀 더 살펴보려면 경산시립박물관으로 향하면 된다. 경산시립박물관에는 선사시대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경산의 다양한 역사·문화 유산과 연대기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압독국은 물론 통일신라·고려 시대 불교 문화, 조선 시대 유교 문화를 비롯해 자인 단오제(중요무형문화재 제44호)까지 관련 유물들이 두 개의 상설전시관에 나뉘어 전시돼 있다. 관람은 무료이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지역 랜드마크 삼성현역사문화공원임당·조영동 고분군 '압독국' 흔적매년 팔공산 갓바위 소원성취 축제천년고찰엔 조형미 자랑 불상·석탑저수지도 많아 전국서 손꼽힐 정도시청 맞은편 남매지 시민 휴식처로◆역사적 보물 간직한 명산과 사찰금호강 넘어 와촌면 대한리 팔공산 관봉(해발 850m) 꼭대기에는 보물로 지정된 '관봉석조여래좌상'이 자리한다. 관봉석조여래좌상은 갓을 쓴 듯한 형상 때문에 '갓바위 부처님'이라고도 불린다. 이 불상의 높이는 593.9㎝, 너비는 319.6㎝에 이른다. 형태는 9세기 양식이지만 '화성지(花城誌)'에는 신라 선덕여왕(632~647) 재위 때에 만들어졌다고 기록돼 있다. 갓바위 부처님에게 정성껏 기도하면 한 가지 소원은 꼭 들어준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특히 불상 위의 보개가 학사모와 비슷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전국에서 수많은 학부모들이 찾는 기도처다. 매년 9월이면 갓바위 공영주차장에서 '경산 갓바위 소원성취 축제'도 열린다. 갓바위 부처님을 만나러 가는 길은 여러 갈래다. 그중에 가장 짧고 쉬운 방법은 와촌면에 있는 선본사에서 출발하는 길이다. 선본사는 해발 600m가 넘는 높은 곳에 위치한다. 선본사에서 팔공산 관봉까지 거리는 약 2㎞로, 20분 정도면 정상에 도착할 수 있다.이외에도 경산 곳곳에는 유구한 역사의 흔적을 지닌 명산과 사찰이 존재한다. 와촌면 무학산(해발 588m) 아래에 있는 불굴사도 그중 하나다. 불굴사는 신라 신문왕 10년(690)에 창건됐다고 한다. 법당 앞에는 보물로 지정된 '불굴사 삼층석탑'이 있다. 이 삼층석탑은 신라시대 후기에 건립된 것으로 짐작되는데 매우 아름다운 조형미를 가진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하양읍 환성산(해발 807m) 아래에 있는 환성사도 천년고찰이다. 신라 흥덕왕 10년(835)에 지어졌다. 하지만 고려시대 후기에 화재로 불에 탔고, 조선 인조 13년(1635)에 중창했다. 중심 건물인 환성사 대웅전은 건축미와 문화재적 가치를 인정받아 보물에 이름을 올렸다. 앞면 5칸 ·옆면 4칸 규모이며, 지붕은 옆면에서 볼 때 여덟 팔(八)자 모양을 한 팔작지붕으로 꾸며져 있다. 남천면 경흥사에도 또 다른 보물이 숨겨져 있다. 대웅전에 봉안된 '목조석가여래삼존좌상(木造釋迦如來三尊坐像)'이 주인공이다. 이 불상은 17세기 불상연구의 기준이 되는 자료다. 당시 불상의 양식적 특징을 잘 반영하고 있고 완성도가 높은 데다 조각승의 출처도 명확하다. 불상을 조각한 청허(淸虛)는 1605년 경남 김해 선지사 목조아미타여래좌상, 충남 논산 쌍계사 대웅전 목조삼존불좌상, 전북 익산 관음사 목조보살입상 등을 제작했다.◆반곡지 등 아름다운 수변공간경산은 전국에서도 손꼽힐 만큼 많은 저수지를 보유한 곳이다. 개수로는 전국 여덟째, 면적으로는 전국에서 둘째로 넓다. 농업을 위한 필수 시설이었던 저수지는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새로운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지역민의 여가와 휴식을 위한 수변공간으로 변모한 것. 몇몇 저수지들은 아름다운 경관으로 전국적인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곳도 있다. 가장 대표적인 곳이 바로 반곡지다. 남산면 반곡리에 있는 반곡지는 1903년 유역면적 79㏊의 농업용으로 만들어졌다. 원래 이름은 외반지였는데 마을 이름인 반곡리을 따서 이름이 바뀌었다. 반곡지는 사계절 각각의 아름다움을 지닌 신비한 곳이다. 봄에는 복사꽃이 흐드러지게 피고, 여름에는 왕버드나무의 푸르름이 가득하다. 가을과 겨울에는 단풍과 물안개가 서린다. 특히 둑을 따라 서 있는 200~300년 수령의 왕버드나무 20여 그루는 반곡지의 아름다움의 핵심이다. 기품있는 왕버드나무의 자태와 함께 거울에 비치듯 저수지에 거꾸로 서 있는 모습은 전국의 사진 작가에게 사랑을 받으며 명성을 얻었다. 수많은 사극의 단골 촬영지로 각광받고 있는 반곡지는 2011년 3월 문화체육관광부의 '사진찍기 좋은 녹색명소', 2013년 10월 행정안전부의 '우리마을 향토자원 Best 30선'에 선정된 바 있다. 지금도 반곡지에서 '인생샷'을 남기려는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반곡지뿐만 아니라 경산시는 다양한 저수지의 환경을 개선해 관광명소로 활용 중이다. 경산시청 맞은 편에 위치한 남매지도 대표적인 시민 휴식터이자 관광명소다. 경산시는 2009년부터 5년간 남매지 일원을 공원화하는 사업을 진행해 산책로, 수상 관찰 데크, 연꽃식물원, 음악 분수, 바닥 분수를 설치했다. 야간에는 레이저 조명 시설을 이용한 화려한 음악 분수 쇼 등의 공연도 펼쳐진다. 근린공원으로 꾸며져 산책하기 좋은 중산지, 연꽃으로 유명한 영남대학교 근처 삼천지와 감못, 신천동의 진못, 진량읍 선화리의 연지, 가시연으로 유명한 압량읍 당음리의 당음지 등도 시민 휴식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글=김일우〈영남일보 부설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연구위원〉 사진=박관영기자 zone5@yeongnam.com경산 남산면 인흥리에 위치한 삼성현역사문화공원은 지역 대표 명소로 전시실 3개와 수장고, 국궁장, 공연장, 피크닉장, 미로원, 유아숲체험원, 전망대 등을 갖추고 있다.중앙광장 앞 연못이야기정원삼성현역사문화관 내부 모습.삼성현역사문화공원 내 원효대사 깨달음 체험장.각종 한방프로그램 체험이 가능한 경산동의한방촌.저수지 둑을 따라 200~300년 수령의 왕버드나무 20여 그루가 아름다운 경관을 연출하는 반곡지는 전국적인 명소로 떠올랐다.
[대한민국 대전환, 지방시대 .Ⅰ대구경북 소멸보고서] 초보 이민자들의 '성지' 캐나다 위니펙
캐나다 중앙부에 위치한 매니토바주는 개방적인 이민 정책을 통해 인구 유입을 선도 중인 주 정부로 손꼽힌다. 대표 도시 위니펙은 낮은 진입 장벽과 초기 정착 지원으로 캐나다 영주권을 확보하기 위해 몰려드는 전 세계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 이민 초보자들의 성지 다양한 인종이 모여 하나의 경제권을 이루고 있는 위니펙에선 어느 곳에도 주류가 없다. 전체 인구의 4명 중 1명이 이민자인 위니펙은 도심에서도 순수 '백인' 캐나다인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가 됐다. 지난달 방문한 캐나다 매니토바주 위니펙은 다 민족 사회가 자리 잡은 도시였다. 국제공항에서 숙소로 향할 땐 필리핀 출신의 택시 기사가 운전하고, 식사를 하러 음식점에 들어가면 인도에서 온 여성이 주문을 받는 등 어디서나 이민자를 만날 수 있었다. 캐나다의 대표 커피 브랜드 팀홀튼에서 만난 유해연 씨는 "20년 전에는 주변에 동양인이 없어 길을 가다 한국어를 들으면 반가울 정도였는데 지금은 상황이 급변했다"라며 "필리핀과 인도인을 필두로 한국인들의 수가 최근 눈에 띄게 늘어나 위니펙 경제를 이끌고 있다"고 했다. 위니펙의 주력산업은 서비스업과 농업, 제조업, 광물이다. 캐나다의 중앙부에 위치해 물류의 중심지로 손꼽히지만 6개월 이상 계속되는 혹독하게 추운 겨울로 현지인의 인구 유출이 심각한 사회 문제였다. 위니펙은 인구 유출을 주 정부 이민정책(PNP)을 통해 풀어가면서 현재 인구 증가 도시로 변모했다. 2021년 캐나다 통계 자료에 따르면 위니펙의 인구 수는 총 83만 4천여명으로 5년 전과 비교해 5만 명 가량 늘어났다. 인구 증가의 대부분은 외국인 유입으로 창출됐다. 해당 기간 이민자 수는 16만 1천여명에서 20만 7천여 명으로 4만 명 이상 증가했다. 잠재적 이민자로 볼 수 있는 비영주권자 3만명까지 포함하면 위니펙에 사는 외국인 수는 24만 명까지 늘어난다. 이들은 위니펙에서 필요로 하는 산업군에 녹아들며 지역 경제 활성화를 이끌고 있다. 유해연 씨는 "이민자가 많고 법적으로도 인종차별을 금지하기 때문에 직장 생활을 하면서 부당한 일을 겪는 상황은 사실상 매우 드물다"라며 "캐나다 사회에 정착하기 위해선 언어가 가장 중요하다. 초기에는 인도나 필리핀 등 영어 생활권 이민자가 유리한 면이 있지만, 성실함으로 무장한 동아시아 사람을 선호하는 사업체도 많다 "고 말했다.◆ '주 정부-대학' 이민정책 순환고리 형성 다양한 인종이 모여 하나의 경제권을 이루고 있는 위니펙에선 대학들이 지역에 뿌리내릴 인재 양성에 매진하는 모습이다. 캐나다 위니펙 도심에 위치한 사립대인 로버슨 대학(Robertson College)은 매니토바주정부이민정책(MPNP) 연계 프로그램으로 올해에만 1천여명의 외국인 유학생을 유치했다. 전체 학생 수가 2천500명인 점을 참작하면 재학생 중 절반 정도가 외국인 유학생인 셈이다. 특히 지역 공립대학과 제휴를 맺어 졸업 후 취업비자(Post-Graduation Work Permit)을 획득할 수 있어 캐나다 영주권 원하는 유학생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로버슨 대학 글로벌 업무 관리자 헬렌 리는 " 1년간 학업을 이수하고 6개월 간 고용상태를 유지하면 매니토바주정부이민정책(MPNP) 프로그램을 통해 캐나다 영주권을 신청할 수 있게 돼 국제 학생 입학자 수가 엄청 늘어났다"라며 "5년 전 국제 학생 수가 10명 남짓이었는데, 지금은 천명이 넘는다. 내년 캠퍼스 확장도 예정돼 있다"라고 설명했다. 매니토바주 이민자들은 주로 기술 이민을 통해 영주권을 취득하고 있다. 2021년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매니토바주는 주정부 이민정책 쿼터로 총 6천275명을 확보했다. 이 중 71.2%를 숙련공으로 뽑혔다. 대부분 매니토바에서 고등 교육 이상을 마치고 판매 및 서비스나 운송업 직종에 종사한 외국인들이었다. 출신 국가는 인도(62.3%)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나이지리아(11.2%), 중국(10.5%), 필리핀(7.3%) 등의 순이었다. 로버슨 대학 국내 일자리팀 관리자 마이클 브라운 씨는 "인력난을 겪고 있는 매니토바 위니펙에선 지방 정부 차원의 이민 정책을 더욱 공격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다른 주에서 근무한 이력이 없고, 매니토바에 오랫동안 머물 수 있는 인재라는 것을 증명한다면 영어 점수가 조금 낮더라도 연방 정부에 영주권 신청을 건의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또 "이민과 관련한 총괄 업무는 캐나다 연방 정부가 결정권을 쥐고 있지만 , 주 정부가 쿼터에 따라 지역 이민자를 추천할 경우 연방 정부에선 특별한 결격 사유가 없는 한 대부분 승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다문화 축제가 '국가기념일' 다양한 인종이 모인 만큼 이들이 즐길 수 있는 문화가 오래전부터 형성됐다. 캐나다는 수 세기 동안 이민 문호를 개방하면서 '다양성'과 '평등'을 국가 운영의 대원칙으로 삼아왔다. 대표적으로 아일랜드에서 캐나다로 넘어온 이민자를 위해 매년 3월 17일을 '세인트 패트릭 데이'로 정하는 등 이민자 기념일을 국가에서 챙기고 있다. 이날 캐나다 사람들은 아일랜드를 상징하는 초록색 옷을 입고 이와 연관된 상품을 판매하기도 한다. 매니토바주 위니펙에선 세계 각국의 이민자들이 본국의 문화와 전통을 누리도록 매년 '포크로라마'(FOLKLORAMA)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1970년부터 진행된 이 행사는 8월 초에 시작해 2주간 열린다. 한국관을 비롯한 우크라이나관, 이탈리아관 등이 마련돼 있어 나라별 음식과 공연을 즐길 수 있다. 김재경 매니토바주 위니펙 한인회장은 "캐나다가 이민의 나라가 될 수 있었던 궁극적인 이유는 이민자를 수용하려는 국가의 자세에 있다"며 "영주권을 얻은 외국인이 원하는 만큼 영어공부를 무상으로 지원하고 본국에서 딴 자격증도 여기서 활용할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한국도 외국인이 자국민과 동일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해나간다면 세계 각국의 이민자들이 한국으로 몰릴 것"이라고 했다. 캐나다 위니펙에서 오주석기자 farbrother@yeongnam.com 이 기사는 대한민국지방신문협의회와 지방시대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캐나다 매니토바주 위니펙 도심에서 흑인커플이 마주오는 백인 여성을 바라보며 횡단보도를 지나고 있다. 오주석 기자.캐나다 커피 브랜드점 팀홀튼에서 근무하는 직원이 백인 남성의 주문을 접수하고 있다. 오주석 기자캐나다 매니토바주 위니펙 도심에 위치한 로버슨 대학 전경. 오주석 기자로버슨 대학 일자리팀 관리자 마이클 브라운이 주정부 이민 정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오주석 기자캐나다 매니토바주 위니펙에 위치한 캐나다 '인권 박물관' 오주석 기자김재경(왼쪽에서 두번째) 매니토바주 위니펙 한인회장과 운영진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오주석 기자
2023.08.20
[대한민국 대전환, 지방시대 .Ⅰ대구경북 소멸보고서] 캐나다, 지방정부 주도로 영주권 문턱 낮춰
캐나다는 다양한 인종으로 구성된 다문화 사회로서 이민자를 국가 발전의 동력이자 경제발전 전략의 중심으로 인식하는 '이민 선진국'이다. 국민 10명 중 4명이 이민자 혹은 이민자 자녀일 정도로 다양한 인종이 섞여 살아가고 있다. 19세기 말 대륙횡단 철도 건설과 함께 유입된 이민자들은 사회의 주류로 자리 잡았다. 캐나다 대표 해양 도시인 밴쿠버의 시장이 중국계이다. 밴쿠버 인구의 절반 이상이 가시적 소수(유색) 인종이다. 국가 전체 노동 시장에서 이민자들이 차지하는 비중(25%)도 다른 국가에 비해 상당이 높은 수준이다. 캐나다는 한국 등 세계 선진국의 고질적 문제인 저출산, 고령화, 노동 인구 부족 문제를 이민 정책으로 풀어가고 있다. 매년 전체 인구의 1% 이상에 해당하는 신규 이민자를 수용해 전체 인구가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 실제 캐나다 인구 증가 요인의 75%는 다름 아닌 '이민자'다. 특히 학력과 경력, 언어 능력이 뛰어난 경제 이민자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모습이다. 1990년대부터 도입된 캐나다 주 정부 추천 이민 프로그램(Provincial Nominee Program)은 이민자들에겐 영주권 획득의 문턱을 낮추고, 주 정부는 필요 인력을 연방 정부에 주도적으로 건의해 지역 사회의 일원으로 성장시킬 수 있어 효과적인 경제 이민 프로그램으로 평가받고 있다. 캐나다 중앙부에 위치해 매년 극심한 인구 유출을 겪는 매니토바주 위니펙은 PNP 프로그램을 통해 매년 부족한 인력을 보충할 뿐만 아니라 지역 대학과의 동반 성장까지 이뤄냈다. 캐나다는 이민 문호를 더욱 개방하고 있다. 신규 이민자 정착 프로그램은 물론 의료, 농업, 식품가공 등 캐나다 사회가 필요로 하는 직종에 대해선 영주권 심사의 문턱을 낮춰서라도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이다. 친이민 정책으로 캐나다의 인구는 가파르게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해 캐나다 연방 통계청이 발표한 장래인구 추계에 따르면 오는 2068년 캐나다 인구는 현재의 두배(2021년·3천800만명) 수준인 7천400만명에 이른다. 기대수명과 출산율, 국제이동을 최고 수준으로 전망한 수치이지만 인구 감소를 걱정하는 대부분의 국가와는 상반된 모습이다. 보고서는 이민자의 대표자는 아시아인과 흑인이며, 이민자와 이민자 자녀의 비율이 2041년 캐나다 전체 인구의 절반(52.%)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캐나다 등 선진 이민 정책을 적극적으로 수용해 다국적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고 지적한다. 박민정 이민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지금까지 국내 이민 정책이 저숙련 단기 수급에 초점을 뒀다면 앞으로는 숙련자 등 고급 인력이 지역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방향을 조정해야 한다"라며 "인구 소멸이 현실화한 대구경북에선 조금 더 주도적으로 외국인 수용 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오주석기자 farbrother@yeongnam.com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이 캐나다 밴쿠버 그랜빌 거리를 걷고 있다. 오주석 기자
“비즈니스를 통해 로컬을 더 매력적으로 만들 수 있을까?”
지방 소멸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연구 자료에 따르면 전국 228개 시군구 중 인구 소멸 위험 지역은 2015년 33개 지역에서 2023년 2월 현재 118개 지역으로 증가하였다. 대부분의 군 단위는 이미 소멸 위험 지역이며, 최근 몇 년간 '소멸 고위험' 단계로 진입한 지역이 다수 증가하면서 지방 소멸이 양적인 확산 단계를 넘어 질적인 심화 단계로 진입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경북도는 특히 상황이 심각하다. 경북 관내 23개 시군 중 경산시, 구미시 그리고 칠곡군을 제외한 20개 지역이 소멸 위험지역이고, 그중 절반인 10개 지역이 소멸 고위험 단계에 진입했다.이같은 위기는 한편으로는 기회이기도 하다. 일자리나 인프라 부족 등으로 인한 지방 소멸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로컬기업들이 활동 중이다. 최근에는 지역에 기반을 두고 지방 소멸 위기 극복에 나선 소셜벤처 및 사회적 경제 기업 등의 로컬 임팩트 기업에 대한 지원과 투자가 증가하고 있다. 여러 지역에서 지자체, 투자사, 개인투자자 등 다양한 주체가 로컬기업을 대상으로 한 임팩트 투자에 뛰어들고, 정부도 로컬크리에이터 양성, 청년마을 만들기, 골목상권 활성화 등의 사업 추진으로 적극적인 로컬기업 육성 의지를 드러내었다. 지역 격차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서는 기업들의 성장을 위해 다양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로컬기업의 다양한 비즈니스 형태와 경로에 따른 액셀러레이팅(창업기획) 방식과 세분화된 기금 마련의 지역적 고민이 필요한 시기다. 인구 4만의 경북 청도군 역시 소멸 고위험 지역에 속하는데, 최근 청도군은 지방 소멸을 극복할 새로운 계기를 맞이하였다. 2022년 행정안전부가 추진하는 '지역거점별 소통협력공간 조성 및 운영' 공모사업에 선정된데 이어 최근 396억 원에 달하는 '지역활력타운 공모사업'에도 선정된 것이다. 청도군은 두 사업 모두 로컬에서의 임팩트 창업 지원을 중요하게 다루고 있는데, 이 부분이 다른 지역 사업과 구별되는 지점이다. 경북-청도 소통협력공간을 운영하는 청도혁신센터는 지난해 말 '로컬 ESG 창업가 양성 기초과정' 운영을 시작으로 '로컬 임팩트 기업 채용박람회', '로컬 임팩트 창업가클럽 @청도' 등의 취·창업 지원 프로그램 및 교육·컨설팅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는 로컬 ESG 창업 생태계 구축을 위한 마스터플랜도 수립할 예정이다. 7개 부처가 합동으로 추진하는 지역활력타운은 은퇴자, 청년층 등의 지역 정착을 지원하기 위해 주거, 문화, 복지 등이 복합된 주거단지를 조성하는 프로젝트이다. 청도군은 복합주거단지내 취·창업지원센터를 설립하고 투자사를 유치하여 입주민이 창업 활동을 통해 지역의 고유한 매력을 발견하고, 지역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청도군에 위치한 청도혁신센터(센터장 우장한)는 지난 17일 청도군 송금행복마을체험관에서 2023년 경북-청도 로컬 임팩트 비즈니스 포럼 '로컬을 더 매력적으로 만드는 임팩트 비즈니스의 세 가지 경로'를 개최했다. 이 포럼은 지역에서의 창업에 대한 새로운 이해와 다양한 비즈니스 경로를 제안하고, 로컬 임팩트 기업들의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준비되었다. 포럼에서는 비영리 스타트업, 사회적 경제 기업, 소셜 벤처 등 로컬 임팩트 비즈니스의 세 가지 창업 경로에 대한 전문가 강연이 진행되었다. 방대욱 <재>다음세대재단 대표는 '로컬에서의 비영리 스타트업 경로', 박철훈 <사>지역과 소셜비즈 이사장은 '인류사회의 4번째 혁명 - 사회적 경제'그리고 박정호 <주>엠와이소셜컴퍼니 부대표는 '로컬에서 집합적인 임팩트를 만들어 가는 소셜벤처'란 주제로 각 경로에 대해 이야기했다. 비영리 스타트업 경로에 대한 강연을 맡은 방대욱 <재>다음세대재단 대표는 연세대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하고 행정안전부 지역혁신정책협의회 위원, 서울시 민관협력위원회 위원, 서울시 청년허브운영위원회 위원, 서울시교육청 교육기부위원회 위원직을 수행하는 등 사회 공헌과 복지, 교육사업과 관련한 꾸준한 활동을 하고 있다. 방대욱 대표는 "비영리스타트업은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공공성과 스타트업의 혁신성을 결합한 새로운 조직이다. 새로운 사회 문제에 대응해 비영리 부문에 변화를 가져오고, 사회적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주체로 조명받고 있다. 지역사회의 변화를 추구할 때 중요한 것은 변화의 목적성이다. 청도의 변화가 우리를 더 풍요롭게 하고, 웃게 만드는 변화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고민을 하는 비영리 스타트업을 지원하고자 한다"라고 밝혔다. 사회적 경제기업 경로에 대한 강연을 맡은 박철훈 센터장은 부산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하였고, 대구경북사회적기업지원센터 경영지원팀장 및 경북도사회적기업협의회 사무국장을 거쳐 소셜캠퍼스 온 경북 센터장과 <사>지역과소셜비즈 이사장으로서 경북지역의 사회적 경제 발전을 이끌고 있다. 박 이사장은 "시장은 매우 효율적이나 비공익적이고, 정부는 매우 공익적이나 비효율적이다. 각 영역이 가진 장점을 살리고, 단점을 보완하려는 노력이 사회적 경제이다. 경북은 비수도권 최다 사회적기업이 존재한다. 매출과 일자리 창출이 크고, 종사자 대부분이 여성과 청년이다. 우수하고 창의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많아 투자 가치가 높다"고 강조했다. 소셜벤처 경로에 대한 강연을 맡은 박정호 부대표는 서울대에서 생명과학/경영학을 전공하고 대한상공회의소 지속가능경영원의 선임연구원 및 알트랩 대표를 거쳐 현재 <주>엠와이소셜컴퍼니의 부대표로서 국내외 임팩트 투자 및 평가, IBS 혼합금융 프로그램을 운용하는 등 사회혁신에 앞장서고 있다. 박 부대표는 "지역 문제 해결과 변화를 촉구하기 위해 기업과 지역 단체 등 다양한 영역이 협력하는 프로젝트를 콜렉티브 임팩트라 칭한다. 엠와이소셜컴퍼니는 콜렉티브 임팩트를 기반으로 재원과 이해관계자의 확장을 통한 생태계 확대를 추구한다. 반짝 반짝 빛나는 지역의 스토리와 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군청, 군의회, 중간지원조직, 로컬기업, 비영리단체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블렌딩이 필요하다" 고 말했다. 로컬 임팩트 비즈니스의 세 가지 경로에 대한 학습에 이어 '농촌 정주환경 개선을 위한 소셜-비즈니스 모델 발굴의 가능성'을 주제로 토론이 이어졌다. 우장한 청도혁신센터장이 진행을 맡은 토론은 강성호 청도군 미래전략정책관, 장흔성 경북도 가족센터장, 지소영 Har_vest(할_배스트) 대표가 참여하여, 지역이 가지는 고유성과 창조성을 발휘하는 동시에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비즈니스 모델이 활성화될 때 지역이'살 만하고, 올만한'환경으로 개선되고, 농촌 지역이 가지는 강점을 살릴 수 있다는 논의가 이루어졌다. 강성호 미래전략정책관은 "그간 청도가 가진 여러 지리적, 문화적 여건을 토대로 주민들이 지역 변화를 위해 애써왔다. 그리고 최근 2년 사이 의미 있는 변화들이 나타나고 있고, 외부에서도 많은 관심을 보인다. 이 기회에 새로운 것을 발굴하고, 도전하고, 이뤄내야 하는데 오늘 로컬 임팩트 비즈니스의 세 가지 경로에 대한 강연이 멋진 비전을 보여줬다. 군정에 접목할 부분이 무엇일지 고민할 것이다. 지역에서 가능성을 찾는 이들에게도 도전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고 하였다. 이날 포럼에는 60명 내외의 주민과 관계자가 참석하였는데 이 중에는 실습형 창업 교육 및 컨설팅 프로그램인 '로컬 임팩트 창업가 클럽 @청도'를 통해 발굴된 13개의 경북-청도 지역의 기업 관계자가 포함되었다. 이들은 포럼에서 소개된 세 가지 로컬 임팩트 비즈니스 경로를 각자의 기업 성격에 맞춰 선택하고, 적절한 자원 연계의 가능성을 발견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역의 경력단절된 육아맘들이 사회에 재진입하기 위해 공동육아를 하면서 시작된 로컬기업 '노는 엄마들'의 배정란 대표는 "이번 포럼을 통해 우리가 지역에서 시도할 수 있는 다양한 창업 경로를 확인하였다. 각각의 경로가 가지는 특성을 비교할 수 있었고, 하반기에 비영리 스타트업 설립을 결심하면서 비즈니스 경로에 대한 고민을 해결하는 계기가 되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지역의 고유한 강점과 자원을 재발견하고, 지역 문제를 해결하는 로컬 임팩트 기업의 비즈니스 활동은 지역을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고, 오고 싶은 싶은 곳으로 만들 수 있다. 우장한 청도혁신센터장은 "지역의 정주여건 문제는 달리 보면 새로운 비즈니스의 기회이기도 하다. 앞으로 청도혁신센터는 지역 문제 해결형 로컬 비즈니스의 새로운 모델을 발굴하려 한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청도혁신센터는 주민이 지역의 다양한 분야에 느슨하게 연결되어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고 변화를 만드는 공동생산의 주체로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으로 주민의 의견을 수렴하고 활동을 지원한다. 센터가 추진하는 다양한 사업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전화(054-996-9953)로 문의하거나 SNS 채널(https://litt.ly/cheongdo_cmz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박성우기자 parksw@yeongnam.com※ 로컬 임팩트 비즈니스(Local Impact Business)란?= 지역의 강점과 자원을 활용하여 지역의 고유성을 발견하고 지역문제 해결을 위한 임팩트를 창출하는 비즈니스를 뜻한다. 로컬 임팩트 비즈니스 활성화를 통해 지역을 '살 만하고, 올 만하게' 만들 수 있다.지난 17일 청도혁신센터가 청도군 송금행복마을체험관에서 진행한 '2023년 경북-청도 로컬 임팩트 비즈니스 포럼' 참가자들이 단체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청도혁신센터가 지난 17일 청도군 송금행복마을체험관에서 '2023년 경북-청도 로컬 임팩트 비즈니스 포럼'을 진행하고 있다. 청도혁신센터가 마련한 '2023년 경북-청도 로컬 임팩트 비즈니스 포럼'에서 방대욱 다음세대재단 대표가 발표를 하고 있다. 청도혁신센터가 마련한 '2023년 경북-청도 로컬 임팩트 비즈니스 포럼'에서 박철훈 소셜캠퍼스 온 경북 센터장이 발표를 하고 있다. 청도혁신센터가 마련한 '2023년 경북-청도 로컬 임팩트 비즈니스 포럼'에서 박정호 주>엠와이소셜컴퍼니 부대표가 발표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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