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오후 1시 대구 북구 칠성2가 주택 단지의 한 빈집. 전기계량기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 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 |
지난해 대구의 빈집은 4만 호가 넘었다. 3만 호대를 유지하던 빈집이 급증한 셈이다.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에 위치한 빈집은 4만3천86호에 달했다. 지난 2021년 3만6천121호, 지난 2020년 3만9천69호를 훌쩍 넘어섰다. 조사 시점에 사람이 살지 않는 신축·매매·미분양 등 일시적인 빈집도 통계수치에 포함된다. 특히 지난해 기준 대구에 있는 빈집 중 아파트·연립주택·다세대주택이 3만6천299호로 84.3%를 차지했다.
대구 북구 칠성2가 주택 단지에는 관리되지 않고 방치된 빈집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 |
'재건축·재개발' 등 부동산 문제가 가장 크다.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제때 시행되지 못하면서 원주민들이 떠난 후 돌아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
신축아파트들이 공급되면서 구축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줄어 빈집이 생기기도 한다. 대구시 홈페이지에 나온 지난해 12월 기준 공동주택 분양현황에 따르면, 올해까지 대구에는 1천696세대, 내년에는 722세대, 2025년에는 4천473세대, 2026년에는 5천686세대가 공급된다.
전세 및 주택 가격 하락도 빈집 형성 과정에 영향을 주고 있다.
직장인 방모(40)씨는 2년 동안 북구 침산동에 위치한 오피스텔을 빈집으로 놔두고 있다. 지난 2021년 12월 동구 신천동의 신축 아파트로 이사하기 위해 집을 부동산중개사무소에 내놨지만, 지금까지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당초보다 4천만 원이나 낮춰 급매로 던져도 여전히 매매는 진행되지 않고 있다.
방씨는 "2~3번 정도 집을 보러오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거래가 되지 않았다. 앞으로 2년 동안 대구 지역에 신축 아파트가 쏟아진다는 소식에 거래가 되지 않는 것 같다"면서 "주택 가격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사람들의 심리가 있다 보니 매매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거래가 이뤄질 때까지 빈집으로 놔둘 수밖에 없다"고 했다.
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
정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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