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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산마을 전경. 해발 700~800m 정상에 있다. <군위군 제공> |
군위군은 1년 전 경북 군위군에서 대구시 군위군으로 명칭이 바뀌었다. 그 탓에 바뀐 행정구역명이 아직은 입에 달라붙지 않지만, 가족 단위 방문객이 '소소한 이야기'를 즐길 수 있는 여행지로 손색이 없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그렇듯이 군위는 조금은 느리게 그리고 고즈넉한 여행을 즐기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곳이다.
팔공산(八公山, 1천193m)을 필두로 한 천혜의 자연환경과 함께 2020년 문을 연 삼국유사테마파크는 외지 방문객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모자람이 없다. 실제 다람쥐 쳇바퀴 돌듯 반복된 일상에 지친 도시인의 몸과 마음을 재충전하는 데는 흐르는 물과 나무가 풍성한 계곡이 제격이다. 천혜의 자연자원으로 이름난 군위가 매년 여름철만 다가오면 휴가지로 주목받는 것도 이 때문이 아닐까 싶다.
◆'삼국유사' 이야기가 있는 테마파크
2020년 7월 개장한 삼국유사테마파크는 삼국유사 속 신화·설화·향가 등을 주제로 '교육과 놀이 그리고 휴식' 등 3가지 주제로 어우러진 복합문화공간이다. 설화 속 이야기를 바탕으로 구현한 조형물을 비롯해 △전시관 △이야기학교 △사계절 썰매장 △물놀이장 등 다양한 시설이 들어서 있다.
또 도심을 벗어나 자연으로 떠나고자 하는 여행객들이 캠핑 장비 없이도 편리하게 휴양림을 즐길 수 있도록 조성한 20동의 숙박시설도 피서객의 발걸음을 기다리고 있다.
◆'리틀 포레스트' 촬영지, 혜원의 집이 있는 우보 미성리
"잠시 쉬어가도, 조금 달라도, 서툴러도 괜찮아." 영화 리틀 포레스트 촬영지인 우보면 미성리에서 포스터 속 주인공들처럼 이곳에서 여름 속 '쉼표'를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영화가 막을 내린 지 수년이 지난 지금도, 주인공들의 향기를 찾아 '혜원이 집'으로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영화 제작진에 따르면 이곳의 사계는 봄철에는 사과꽃, 여름은 토마토와 옥수수, 가을은 황금 들판, 겨울의 하얀 눈 등 계절의 변화를 고스란히 담아낼 수 있는 곳이다. 무더운 여름. 나무 그늘로 덮인 평상 위에서 어린 혜원과 엄마가 나란히 앉아 토마토를 먹던 영화 속 장면을 떠올리며, 자전거를 타고 무르익을 벼들이 펼쳐진 미성리 들녘을 가로지른다면, 영화 속 주인공처럼 소소한 행복을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
◆하늘과 산이 어우러진 절경, 구름정원 화산마을
해발 700~800m 정상에 있는 삼국유사면 화산마을의 주산물은 고랭지 채소다. 고지대 마을의 특성상 화산마을에서 내려다보는 운무는 마치 신선의 세계로 온 듯한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환상적이며, 일출과 새벽하늘 별빛 또한 장관이다.
◆명품 산림휴양시설로 발돋움하는 '장곡자연휴양림'
삼국유사면을 지나 군위댐을 가로지르는 학성교를 건너 3㎞쯤 더 들어가면 참나무 천연림으로 조성된 전국 최고의 삼림욕장(26㏊)이 반긴다. 하루 최대 200여 명을 수용하는 장곡자연휴양림은 산림문화휴양관(1동), 숲속의 집(8동), 산림생태체험관(1동)과 어린이물놀이장, 족구장, 간이 화장실, 정자 등의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또 휴양림 내 자생식물원에는 1만 5천여 본(약 29종)의 식물과 온실 주변 야생초단지, 벤치, 퍼걸러 등 휴식시설이 갖춰져 있다. 가족 단위 방문객과 청소년 등을 위한 자연학습공간으로는 물론 다양한 산림휴양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동산계곡, 한밤마을이 있는 팔공산을 품은 곳
육지 속 제주도로 알려진 부계면 대율리 '한밤마을'은 야트막한 돌담으로 둘러싼 집들이 마치 두런두런 옛이야기를 나누듯 정겨운 모습을 느끼게 한다. 마을 입구에는 아름드리 소나무로 형성된 1만6천529㎡의 송림이 방문객을 반긴다.
2020년 아름다운 야경이 있는 산책로로 조성된 부계면 '창평지 친환경 생태공원'은 1.8㎞의 생태탐방로가 볼거리다. 자연 친화적 공법으로 수목이 잘 보존돼 산책 중 특유의 고즈넉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특히 야간에는 탐방로 곳곳에 설치된 경관 조명이 운치를 더한다.
부계면 동산리 일대에 조성된 '팔공산 하늘정원'이 있는 팔공산 정상은 등산로인 '원효 구도의 길'을 거쳐야 오를 수 있다. 하늘정원과 이어진 900여 개의 계단을 오르면 6천㎡의 넓은 휴식공간이 등산객들을 반긴다.
마창훈기자 topgun@yeongnam.com

마창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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