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움으로 시작한 한국 원자력, 66년만에 역수출

  • 장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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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4-17  |  발행일 2025-04-18 제2면
한국원자력연구원·현대엔지니어링·미국 MPR로 구성된 컨소시엄
미주리대 차세대 연구로 설계 계약…“세계 최고 수준 기술 입증”
글로벌 연구로 시장 급성장…정부, “원자력 전략 수출 확대” 추진
미국 도움으로 시작한 한국 원자력, 66년만에 역수출

17일 원자력연구원 컨소시엄이 美 미주리대 차세대연구로 초기설계 계약을 체결했다. 왼쪽부터 데니스 클라인 MPR 기술 대표, 맷 샌포드 미주리대 연구로 총괄 디렉터, 문 초이 미주리대 총장, 토드 그레이브 미주리대 이사회 의장, 주한규 한국원자력연구원장, 임인철 한국원자력연구원 부원장, 손명건 현대엔지니어링 플랜트 사업 본부장, 이재훈 현대엔지니어링 미국 지사장. 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한국 원자력 기술이 66년 전 미국의 도움으로 첫걸음을 뗀 이래 원자력 종주국인 미국에 연구용 원자로(연구로) 설계를 역수출하는 역사적 성과를 이뤄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7일 한국원자력연구원·현대엔지니어링·미국 MPR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미국 미주리대학이 국제 경쟁입찰로 발주한 '차세대 연구로(NextGen MURR)' 사업의 초기설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미국 미주리대가 추진 중인 20MWth 고성능 신규 연구로 건설사업이며, 이번 계약은 연구로 건설 부지 조건과 환경영향평가 등을 포함한 초기 설계 단계다. 컨소시엄은 지난해 7월 국제 경쟁입찰에서 높은 기술력과 해외 연구로 사업 경험을 인정받아 최종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우리나라가 미국으로부터 연구용 원자로(TRIGA Mark-II)를 도입해 원자력 기술을 처음 접한 것은 1959년이다. 이후 66년이 지난 올해 한국은 종주국 미국에 연구로 설계를 역수출하며 세계적 기술력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 특히 연구원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세계 유일의 고성능 연구로 핵연료 기술이 이번 미국 진출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 기술은 기존 핵연료보다 우라늄 밀도를 높여 성능을 크게 향상시키고, 높은 수준의 핵확산 저항성을 갖추고 있다. 그간 원자력연구원은 국내 최초 자력 설계 연구로인 '하나로'(30MWth, 1995년) 건조·운영을 비롯해 말레이시아·요르단·방글라데시·네덜란드 등 해외에서 꾸준한 수출 성과를 축적했고, 수출형 신형 연구로(15MWth)의 건설도 진행 중이다.

정부는 이번 성과를 계기로 연구로 수출 시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 세계 54개국에서 운영 중인 227기의 연구로 가운데 70% 이상이 노후화해 향후 20년 내 약 50기 이상의 신규 수요가 예상된다.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은 “이번 성과는 과거 미국으로부터 원자력 기술을 배웠던 우리가 이제는 원자력 종주국 미국에 기술을 수출하는 역사적 사건"이라며 “국가 전략기술로서 원자력의 글로벌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미래 성장동력으로 발전시키겠다"고 했다. 주한규 원자력연구원장도 “이번 연구로 수출은 원자력연구원의 독보적 기술력과 민간 기업의 역량이 융합돼 만들어진 의미 있는 성과"라며 “국민의 지지를 기반으로 원자력 연구 결과의 실질적인 수출 성과를 계속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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