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민주당 출신' 공세에 "남로당 조직책 출신 박정희 전 대통령" 응수
국민의힘 김기현 당 대표 후보 측이 안철수 후보를 향해 '민주당 DNA' 공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안 후보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남로당 조직책이었던 것을 언급하면서 자신과 유사점이 있다고 주장했다.안 후보는 17일 오후 경북 칠곡군 가산면 다부동 전적기념관을 찾고 구국용사충혼비에 참배했다. 이 자리에서 안 후보는 "박 전 대통령은 1948년 여순 사건 때 남로당 조직책으로 사형 선고를 받았다. 그때 당시 백선엽 대령이 미군, 한국군에 이야기해서 가석방되셨다"며 "그 이후 6·25 때 참전해 한국을 위해 싸웠고 분명한 반공 의식을 갖고 있었다. 대한민국의 산업화까지 이뤄냈다"고 말했다.아울러 현재 자신이 처한 상황를 빗대면서 "저 같은 경우 처음 민주당에서 그 정체를 정말 정확하게 알게 됐다"며 "나보다 더 민주당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은 없을 거다. 어떤 약점이 있고, 어떤 점을 조심해야 되는 지를 제대로 알게 됐다"고 했다. 이어 "그래서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 때 온몸을 던져 정권교체 발판을 만들고, 윤석열 대통령과 후보 단일화를 통해 정권 교체를 이룬 게 아니겠냐"며 "그런 점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유사점이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이번 발언은 최근 김기현 당 대표 후보 측 공세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안 후보가 김 후보에게 '울산 KTX 역세권 시세차익 의혹' 해명을 요구하자, 김 후보는 지난 16일 3차 전당대회 광주·전북·전남 합동연설회에서 "아직도 당내 '민주당 DNA'를 가진 사람이 많다. 민주당식 프레임으로 내부 총질하는 걸 용납하겠느냐"고 안 후보를 비판했다. 이날 칠곡 방문에 앞서 대구 계명대 동산병원에서 열린 '코로나19 기억의 공간 개관식'에서 취재진과 만난 안 후보는 김 후보의 '민주당 DNA' 공세에 대해 "저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신 분이 김 후보로 알고 있다. 그런 분이 또 그런 말씀을 하신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맞받아쳤다.한편, 김 후보 측은 "안 후보의 의혹 제기가 명백한 비방·흑색선전이자 인신공격"이라며 당 선거관리위원회에 엄중 조치를 요구했다. 이처럼 양측 간 공방이 격화되자 유흥수 전당대회 선관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전당대회 열기가 과열되며 후보 간 근거 없는 비방, 일부 후보의 지나친 언행으로 국민들과 당원 여러분께 우려를 끼치고 있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전대에 출마한 모든 후보자는 근거 없는 비방과 무분별한 의혹 제기를 즉각 중단할 것을 엄중히 촉구한다"고 했다.양 후보 측은 이와 관련, 다소 결이 다른 입장을 내놨다. 김 후보 측은 "당 선관위 발표에 전적으로 동의하고 존중한다"며 "민주당이 만든 음해성 가짜뉴스와 검증되지 않은 흑색 선전을 전당대회에 끌고 와 분열과 갈등을 일으키는 것은 옳지 않다"고 환영했다.반면 안 후보 측은 "당 선관위도 후보들 줄 세우기 하나. 후보들의 비방과 흑색선전이 어제 오늘 일이 아니"라며 "오래전부터 김 후보는 '철새 정치인' '민주당 DNA' 등 계속 막말을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온 국민이 민감하게 여기는 부동산 의혹을 제기했다고 해서 비방이니 경고니, 입장을 내는 것에 대해 흔쾌히 이해하기 힘들다"며 불편한 기색을 나타냈다. 다만 과열된 후보 간 경쟁과 상호 간 흑색선전을 우려하는 선관위 입장은 존중키로 했다.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17일 오후 경북 칠곡군 다부동전적기념관을 찾은 국민의힘 안철수 당대표 후보 안철수 의원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