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뉴스-우리이웃] 실업자에 ‘희망’ 전하는 칠곡고용복지플러스센터 서말임 상담사
"많이 더우시죠? 시원한 음료 드릴까요?" 칠곡고용복지플러스센터 심리안정실에서 서말임(59) 상담사가 건네는 짧은 인사에는 따뜻한 진심이 묻어난다. 문을 열고 들어온 이들은 그의 다정한 환영에 긴장된 마음을 조금씩 풀어낸다. 센터를 찾는 사람들의 연령은 20대 청년부터 70대 장년층까지 다양하다. 대체로 실업급여 수급을 위해 구직 활동의 일환으로 심리안정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건설·제조업 근로자, 경비원, 요양보호사 등 직업군도 폭넓다. "상담을 하다 보면 몰랐던 직업 세계를 엿보게 돼요. 일하던 분야는 제각각이지만 결국 털어놓는 고민은 비슷합니다. 실직으로 인한 상실감, 생활고, 재취업에 대한 불안, 그리고 '나는 이제 쓸모없는 사람이구나'라는 무력감이죠. 실업급여조차 '열심히 살지 못해 실직자가 됐고, 국가 지원금으로 놀고먹는다'며 부끄러워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 때문에 인간관계를 끊고 지낸다는 분들도 계세요." 서 상담사가 가장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분명하다. "실업은 패배가 아니에요. 오히려 충전의 기회죠. 축구 경기의 하프타임처럼, 삶을 정리하고 에너지를 채울 수 있는 선물 같은 시간이 될 수 있어요." 그가 심리안정실과 인연을 맺게 된 건 봉사 모임 덕분이었다. 고용복지플러스센터 민간 위탁 사업을 맡고 있는 사단법인 밝고아름다운세상 송현옥(55) 대표의 권유가 계기가 됐다. "사실 처음엔 망설였어요. 주로 가족 상담이나 위탁가정 상담을 해왔던 터라 생소했거든요. 그런데 곰곰이 생각하다 보니 예전에 저도 실업급여를 받았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실직의 고통을 옆에서 지켜본 경험도 있었고요. 새로운 영역이긴 하지만 제 경험이 누군가에겐 힘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죠." 이 선택은 시간이 지나며 큰 보람으로 돌아왔다. "가족 문제로 극단적인 선택까지 생각하던 분이 상담을 계기로 자신을 돌보고, 가족 관계까지 회복해 다시 찾아온 적이 있어요. 또 상담 중 알려드린 '나비 포옹'을 꾸준히 실천하고 있다며 소식을 전해주신 분도 있습니다." 참여자들의 변화를 지켜보면서 오히려 자신이 겸손을 배우게 됐다는 그는 이렇게 말한다. "심리안정실이 단순한 구직 절차가 아니라 답답한 마음에 숨통을 틔워주는 곳이 됐으면 해요. 그냥 편안히 머무를 수 있고, 따뜻하게 옆을 지켜주는 상담사로 남고 싶습니다." 최지혜 시민기자 jihye798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