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뉴스] 청도서 꽃피운 '양손 神工' 민화작가의 꿈
김주희 작가가 경북 청도에 있는 자신의 작업실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다."꿈을 꾸자. 나아가자." "신은 어려움도 주지만 꿈도 이루어준다."경북 청도에서 야생화를 키우면서 민화를 그리는 김주희(66) 작가가 좋아하는 말이다. 김 작가는 대구 수성구에서 야생화 꽃집을 운영했다. 8년 동안 농업기술센터 야생화 강사로 활동하며 야생화 개인전도 6회나 열었다.김 작가의 어린 시절 꿈은 화가였다. 딸이라고 아버지가 반대해 꿈을 펼치지는 못했다. 야생화꽃집을 하면서도 틈틈이 수채화를 그렸다. 어느 날 지인의 권유로 민화를 배우면서 민화의 매력에 빠졌다.꽃집 인근이 아파트 부지로 선정되면서 17년 동안 운영하던 야생화 꽃집을 정리했다. 이참에 나 혼자만의 정원을 만들어서 그림을 그리며 쉬고 싶은 생각을 했다. 5년 전 이곳 청도에서 인생 2막을 열어가고 있다. 10년째 민화를 그린 노하우를 바탕으로 2년째 민화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김 작가는 오른손은 물감을 칠하고 왼손으로는 바림(색깔을 칠할 때 한쪽을 짙게 하고 다른 쪽으로 갈수록 차츰 엷게 나타나도록 하는 작업)을 한다. 동시에 두 손으로 그림을 그린다. 지인들은 그녀를 '양손 신공(神工)'이라고 한다. 민화의 소재는 주로 꽃이다. 혼을 담아 그린 작품은 생명력을 불어넣은 듯 나비와 꿀벌이 날아들 것 같다는 후문이다.어해도(10폭), 모란화접도, 마흔가지 꽃 피우다 (8폭) 등의 대작은 물론이고 김 작가의 손끝을 거쳐 탄생한 작품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제2회 대경민화대전 금상, 대한민국서예문인화대전 동상 2회 및 다수 입상, 영남미술대전, 팔공미술대제전 미술지도자상 등 각종 대회에 참여하여 다수 입상이 실력을 입증한다.2023년 11월과 지난해 10월 대구문화예술회관 등에서 2차례 개인전을 열었다. 그림 매매도 활발하다. 첫 번째 전시회에 전시한 연꽃 5점과 큰 목단 2점이 매매되고 주문까지 받았다. 지인이 구입한 것이 아니라 전시회 관람객이 구입했고 마니아도 생겼다. 2번째 전시회도 그러했다. 심지어는 청도까지 찾아와서 그림을 구입하고 주문까지 하는 70대 여성(전직 교사) 마니아도 있다.늘 그림을 그리면서 꿈을 꿨다. "꿈을 꾸면 이루어진다. 저를 보면 알아요." 지금도 꿈을 꾼다는 김 작가다. 지금 2가지의 꿈을 이루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첫 번째는 화분에 심긴 야생화를 민화로 그려서 개인전을 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민화에 글을 쓰고 책을 출판하는 것이다.김 작가의 손은 마법인가 의문을 가져본다. 수채화, 민화, 뜨개질, 도자기, 야생화, 퀼트 등 강사 경력이 화려하다. 모두 독학을 했고 유일하게 배운 것은 민화다. 손으로 할 수 있는 것은 다 잘한다. 글쓰기를 좋아해서 신춘문예에 도전한 경험도 있다. 야생화 꽃집을 옮겨놓은 정원을 거닐며 아이디어를 얻고 작업을 하다 잠시 고개를 돌리면 넓은 창문 너머 수많은 꽃들이 손 흔들며 반기는 행복한 공간에서 김 작가는 오늘도 작품에 혼을 기울인다. 글·사진=김점순 시민기자 coffee-33@hanmail.net※이 지면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