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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청춘' 시니어 특집] 도움요양병원, 암환자·노인성 질환 양·한방 협진…500병상 입원실·재활센터 등 구축
대구 스타디움에서 경산 대구한의대 방향으로 8㎞ 가면 경산 인터불고 골프장이 나타난다. 바로 그 옆이 '도움요양병원'이다. 이곳은 소나무 숲 산책로와 자연경관을 누리는 자연 친화적인 힐링 공간으로 유명하다. 의료법인 동오의료재단 설립자인 조경자 이사장은 설립 20주년을 맞아 "환자에게 도움으로 보답하자"는 각오를 실천하고 있다. 이를 위해 뇌졸중 및 노인성 질환으로 고생하는 이들에게 100세 시대를 맞는 시점에서 의료와 복지 결합뿐 아니라 지역 연계형 의료복지를 추진하고 있다. 5만9천400㎡ 부지에 1만1천880㎡의 건물을 증축해 500병상 입원실과 990㎡의 재활 치료 센터를 구축했다. 1인실과 2인실의 넓은 병실 환경을 제공하고 있으며, 현대의학과 한의학을 통합 운영해 3차 병원 치료에 지친 환우들의 건강 회복을 도와 만족감을 높이고 있다. 여기에 전문 재활, 인지 재활, 작업 치료, 언어 치료와 일상 생활 동작 훈련을 통해 회복 후 가정 복귀를 돕고, 만성기로서 회복 불가능하면 요양원으로 연계하는 '도움빌케어센터'를 완성하는 등 고군분투 중이다. 아울러 노인성 질환(치매, 욕창 등)으로 고생하는 어르신을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음악회 등 자원봉사자 및 외부 강사를 초빙해 매주 노래 교실 등을 운영하고 있다.2027년부터 돌봄(간병) 서비스가 건강보험으로 요양병원에도 시행되면 간병에 대한 환자 부담이 줄어들어 더 나은 의료서비스와 돌봄(간병)서비스가 제공될 것으로 보인다. 조 이사장은 "환자에게 맞춤형 의료서비스 및 의료접근성을 제공해 든든한 지역공동체를 만드는 데 역할을 맡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어 그는 향후 계획에 대해 "도심지와 달리 넓은 부지를 이용해 재활이 필요한 환자에게 △꽃에 물 주는 일 △주방에서 적응하도록 밥 짓기 △그림 그리기 △볼트 너트 조이기 △모래 운반 등 일상생활 동작 훈련을 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재활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암으로 고통받는 환자가 점점 늘어만 가는데 대학병원에서는 수술, 항암, 방사선치료 외에는 환자에게 해줄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환자 입장에선 후유증으로 인해 식사는 물론 오심, 구토, 어지럼증 등 기력 저하로 생활하기 힘들다. 특히 암이란 중증질환으로 인해 도움이 필요하지만 가정과 응급실로 전전긍긍하는 심각한 환자들이 상당수 차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핵가족사회에서 간병을 책임질 가정이 흔하지 않아 '도움병원'이 앞장 서 진료 중이다.도움병원은 암 환자들이 공동 간병으로 비용부담을 줄여 '삶의 질'을 개선하고 있다. 특히 암 환자는 정신은 있으나 신체적으로 불편해 노인환자와 입원 생활엔 매우 불편한 것이 현실이다. 이로 인해 전문병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돼 암 중점진료 병원인 도움병원을 설립하고 의료진을 내과, 외과, 재활의학과, 신경외과, 부인과, 한방과를 숭고한 양·한방 협진 정신을 기초로 병원 이름과 같이 환자에게 도움을 주고자 운영하고 있다. 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
2024.03.26
['백세청춘' 시니어 특집] 대구 달서구, 대학·복지관서 행복한 노후 생활…빅데이터 분석 홀몸노인 통합케어
대구 달서구는 고령화 시대에 발맞춰 노인 복지 시설을 대폭 확충하고, 스마트 노인 정책을 통해 노인이 활기찬 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달서구의 65세 이상 인구는 모두 9만3천762명으로 전체 인구(52만7천781명) 중 17.77%를 차지하고 있다. 늘어나는 고령 인구에 맞춰 달서구는 어르신들을 위한 복지 시설 확충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지역 내 노인복지시설은 모두 142개소로, 2년 전(94개소)보다 51.06%(48개소)를 더 늘렸다. 경로당도 2년 새 23개소를 신설해 현재 296개소가 운영 중이다.최근 달서구는 규모가 큰 노인종합복지관을 건립하며 노인 복지 시설을 대폭 확대했다. 2022년부터 운영 중인 두류 은빛복지관은 기존 달서구노인종합복지관에서 분관해 현재 회원 823명이 등록돼 있다. 또 지난해 9월부터는 성서노인종합복지관에서 분관한 월성 은빛복지관이 운영 중이다. 회원 수는 365명이다. 게다가 현재 생활 SOC 사업에 선정된 월배 노인종합복지관 건립 사업도 내년 8월 준공을 목표로 진행 중이다. 사업비 227억원을 들여 연면적 8천591.87㎡ 부지에 지하 1층~지상 4층 규모로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이다. 달서구는 이로써 균형감 높은 노인복지서비스가 제공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노인대학도 왕성하게 운영되고 있다. △달서구 노인문화대학 △달서구 노인복지대학 △노인회 달서구구지회 부설 노인대학을 운영해 현재까지 누적 졸업생만 각각 2천615명, 2천561명, 3천483명에 달한다. 또 달서구는 대구·경북 지역에서 최초로 '스마트 경로당'을 구축했다. 2022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주관 '스마트 경로당 구축 사업'에 선정돼 지역 내 스마트 경로당 110개소와 스튜디오 3개소를 조성했다. 스마트 경로당에선 스튜디오에서 강사들이 비대면 시스템으로 강의를 여러 경로당에 동시 송출할 수 있다. 따라서 여러 경로당에서 매일 강사들의 고급 강의를 들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어르신들이 보람찬 노후 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노인 참여 봉사 활동도 진행하고 있다. '선배시민봉사단'에는 7개 봉사단에 240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 '달서 청(淸)·청(靑)' 봉사활동은 65세 이상 어르신들과 중·고등학생 등 각 20명씩 모여 어르신과 청소년이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스마트폰·키오스크 등 디지털 교육을 하는 프로그램이다.달서구는 올해부터 스마트 노인 정책을 통해 '고령 친화적 환경'을 선도할 계획이다. 전기요금 빅데이터를 분석해 홀몸노인 통합관리시스템을 구축하고, 이와 연계한 방문 돌봄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주야간보호센터 25개소에 비대면 진료 지원사업을 다음 달부터 진행한다. 비대면 진료를 제공하고 처방 약 수령 서비스를 제공해 거동불편자도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한다. 박영민기자20기 달서구노인복지대학 입학식에 참여한 지역기관단체장 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백세청춘' 시니어 특집] 청운주간보호센터, 재활운동부터 인지기능 강화까지…고품격 공간서 안전한 일상 보조
대구 수성구 성동로 70 청운신협행복센터 1층에 있는 청운주간보호센터. 50여 년의 역사와 자산 2조원, 거래자 수 11만여 명 등 전국 최대 규모로 성장한 청운신협에서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문을 연 이곳은 순수 건축비만 150억원이 투입됐다. 노인 조합원 복지사업과 지역사회에 이바지하고자 과감한 투자를 결정한 것이다. 전용 공간은 825㎡ 정도 된다. 정원은 80명이다. 도수치료에 사용되는 슬링기 운동기구는 총 3천만원 들였다. 수치료기는 1천만원 상당이다. 신협이 운영하는 기관으로 수익 창출보다는 사회복지 측면에서 사업을 벌이고 있다. 청운주간보호센터는 외관부터 남다르다. 새로운 감각을 입힌 건축디자인에 실내가 호텔인지 착각할 정도의 보기 드문 인테리어를 자랑한다. 장기요양이 필요한 어르신들이 이용하는 센터라기보단 '노치원(노인이 다니는 유치원)'이라고 불릴 정도다. 때론 노치원을 넘어 어르신 대학, 밝은 분위기로 봐선 어르신 대학이라는 표현보다는 '청춘대학교'가 더 어울린다. '행복한 동행의 시작'이라는 슬로건 아래, 어르신들의 시간을 흘려보내는 시간이 아니라 새롭게 채우는 개념을 가지고 있다. 외부 활동에 대한 충족을 위해 한 달에 한 번 근교로 나들이 간다. 거동, 화장실, 기력저하, 무기력 등이 있는 어르신과의 바깥 활동은 쉬운 것이 아니다. 종사자의 수고로움보다는 어르신의 만족을 먼저 생각하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상담심리사에 의한 어르신의 심리·정서적 지지, 메디컬 푸드를 전공한 종사자가 제공하는 먹거리. 치매 전문 교육 이수자, 평생 교육사로 구성된 프로그램 제공으로 모든 것이 업그레이드돼 제공된다. 작은 차이가 명품을 만든다는 광고가 있다. 그 명품을 청운주간보호센터가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청운주간보호센터는 주간보호센터의 sky를 지향하고 있다. 화려한 건물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노후되기 마련이다. 그러나 어르신을 위한 프로그램, 운영의 체계화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안주하기보다는 하늘을 향해 비상하듯 품격있는 청춘 대학을 꿈꾼다. 청운주간보호센터는 '송영서비스'를 제공한다. 매일 어르신 집으로 송영도우미와 송영차량을 파견해 안전한 이동을 돕는다. 특히 송영 도우미가 어르신 집에 방문해 차량을 이용한 송영을 돕기 때문에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도 걱정 없이 요양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청운주간보호센터에서 제공해드리는 요양서비스 중에는 어르신의 안전한 일상을 지원하는 '케어서비스'가 전부가 아니다. 어르신들이 생활을 하면서 좀 더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과 활동들도 제공하고 있다.청운주간보호센터 김연정 사회복지사는 "만 65세 이상 이거나 노인성 질병을 갖고 계신 경우 노인장기요양보험 신청 대상자"라며 "등급 판정을 받으면 최대 100%에서 최소 85%의 비용 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청운주간보호센터는 어르신의 건강하고 행복한 일상을 위해 다양한 요양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백세청춘' 시니어 특집] 대구 남구, 베이비붐 세대 위한 일자리교육…스마트 경로당선 매일 건강체크
대구 남구는 예로부터 정주 여건이 좋아 살기 좋은 곳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도심의 노후화 등으로 인해 현재는 전체 인구의 25%가 노인 인구고, 전체 가구 수 중 절반이 1인 가구로 복지 사각지대가 날로 증가하고 있다.이에 남구는 고령화 시대에 맞춰 다양한 복지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조재구 남구청장은 지난해 대구 지역 최초로 대한노인회 주관 '노인복지대상'을 수상하며 "노인이 행복해야 남구가 행복하다"는 사명감으로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건강한 노인'을 위한 여가·일자리·건강 정책에 집중하며 기존 돌봄 위주의 정책에서의 패러다임 변화를 꾀하고 있다.남구는 2022년 옛 달성교육지원청 건물에 '남구 시니어행복센터'를 건립했다. 이곳에는 노인회 사무실·카페·참기름 공방·꽃집·남구시니어클럽이 상주해 있어 노인 일자리의 허브센터와 여가 생활을 위한 복합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베이비붐 세대의 대거 은퇴로 '젊은 노인'이 많아지면서 남구도 다양한 일자리 사업을 확충하고 있다. 현재 남구에는 어르신 4천112명이 노인 일자리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현재 일부는 고령군과 업무협약을 맺어 농번기 농촌 일손에 한몫을 담당하고 있다. 또 카페 바리스타, 참기름 공방, 세차 사업 등 전문적인 분야까지 노인 일자리를 넓혀가고 있다.남구는 다채로운 활동을 통해 어르신들이 건강한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올해부턴 남구에 있는 70여 개 경로당이 '스마트 경로당'으로 재탄생된다. 스마트 경로당을 관리하는 'IT 시니어'는 지역 소재 학교인 영남이공대와 협력해 양성할 예정이다. 이들이 관리하는 스마트 경로당에선 요가 교실, 가요 교실, 의학 정보 등 다양한 강의를 들을 수 있고, 경로당에 마련된 건강 기기를 통해 어르신들이 매일 건강을 검사할 수 있다. 또 지역 내 설치한 유럽형 시니어 놀이터 2곳을 통해 노인들의 건강 증진을 도모한다. 영남이공대(물리치료학과)와 업무협약을 맺어 놀이터에서 건강 교실을 정기적으로 열 계획이다. 남구는 이로써 어르신들의 인지력 향상, 소근육 강화 등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개관한 시니어 바리스타 체험관에서는 누구나 바리스타가 될 수 있다. 연 3천여 명이 찾아 바리스타를 체험하고 있다. 자격증 과정을 신청할 경우 단순 체험이 아닌 일자리로도 이어질 수 있다. 따뜻한 손과 눈으로 어르신을 돌보는 사업도 진행 중이다. 특히 전문성이 확보된 퇴직공무원이 대거 참여해 주민들에게 건강 음료를 나눠주며 고독사 고위험군 주민들을 찾아다닌다. 또 건강한 '백세시대'를 위해 남구 보건소에서도 각종 사업을 진행 중이다. 심·뇌혈관질환 등 만성질환을 예방·관리하기 위해 고혈압·고지혈증·당뇨병이 있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고고당 건강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박영민기자 ympark@yeongnam.com대구 남구 '배나무샘골마을문화센터'에서 한 어르신이 바리스타 체험을 하고 있다. <남구청 제공>
['백세청춘' 시니어 특집] 국민건강보험공단 대경본부, 시니어 맞춤 운동·습관형성 지도…건강생활 실천 매니저 역할 '톡톡'
국민건강보험공단 대구경북지역본부(이하 건보공단 대경본부)가 2005년부터 진행한 '건강백세운동교실'이 건강 증진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단 평가를 받고 있다.25일 건보공단 대경본부에 따르면 건강백세운동교실의 브랜드 네이밍은 '건강하게 장수하도록 도와주는 운동 교실로 어르신들에게 거부감 없이 친숙하게 다가가겠다'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전국 어르신을 대상으로 신체 기능 향상 운동과 건강 교육을 함께 실시해 건강생활을 유지 개선하고 신체기능 향상을 도모하고 있다. 건강백세운동교실은 2005년 시작 당시 불모지와 같았던 노인운동을 견인해 현재까지 약 20여 년 운영해 해마다 전국 약 3천여 개 경로당 등에서 5천여 명이 참여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로 인해 공단의 대표 건강증진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대경본부는 올해도 건강백세운동교실 활성화를 위해 대구·경북 지역에서 활동할 건강백세운동교실 운동강사 126명을 공개 선발했다. 이후 국내 자격증을 소지한 운동 강사를 대상으로 효과적 강습 운영과 운동 강습 시 안전사고 예방, 윤리경영에 대한 교육을 실시했다. 이들은 올해 대구·경북지역 약 268개의 경로당과 마을회관 등에서 약 3천500여 명의 참여자를 대상으로 개인별 건강 상태에 맞는 운동 지도를 통해 참여자 건강행태 개선과 지역사회 건강생활실천 분위기 확산을 주도하고, 공정하고 투명한 강습 운영 및 지역주민의 건강관리 등 '건강생활실천 매니저' 역할을 수행한다. 특히 코로나19의 영향으로 2020년부터 약 4년간 비대면 강습을 병행해 운영되다가 올해부터 전면 대면 강습으로 전환하면서 강습생들과 운동 강사 모두 신나고 활기찬 모습으로 참여하길 기대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건강백세운동교실 운영성과 경진대회를 실시해 운동 강사 역량 강화는 물론 우수 프로그램을 보급 확산시킬 예정이다.건강백세운동의 과학적 근거 생성을 위해 실시한 연구(2020년)에 따르면, 신체기능 측면에서는 하지 근력, 평형성, 유산소지구력이 참여 전·후 각 13%, 24%, 8%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신건강 측면에서도 우울도가 참여 전 2.8점에서 참여 후 2.3점으로 0.5점 낮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참여자들의 의료이용 결과 분석자료에 의하면, 연간 입원일수는 1인당 평균 1일 감소했고, 연간 1인당 총의료비는 5만7천486원 절감됐다.이외에도 공단은 '노인건강마일리지 사업'을 전국 12개 지역에서 운영하고 있다.김기형 국민건강보험공단 대구경북지역본부장은 "급속한 고령화 진입에 따른 만성질환자 증가에 대비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자발적인 운동 실천과 건강한 생활습관을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건강백세운동교실을 더욱 내실 있게 운영해 집 근처에서 이웃과 함께 운동하고 소통할 수 있는 '건강사랑방'으로 지역주민 곁에서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지난해 건강백세 운동교실 운영성과 경진대회에 참가한 이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백세청춘' 시니어 특집] 더 편리하고 더 안전하게…한국형 노인 돌봄 '업그레이드'
요즘 환갑은 노인정에서 눈길도 안 주는 나이다. 환갑이니 성대한 생일상을 하는 노인공경 시대는 가버렸다. 인류 역사상 유례가 없을 정도로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 중인 요즘, 누구나 백세시대를 노래한다. 기술혁명으로 평균 수명이 늘면서 백세 가까운 삶을 사는 이른바 백세 문명에 진입한 것이다. 하지만 거동 못하며 백세를 산다는 것은 최악의 불행이 아닐까. 하체 힘이 없어 욕조에 넘어져 죽는다는 것은 상상하기조차 싫다. 준비 없이 맞이하는 백세시대는 안타까운 일이다. 의료·정보통신기술 융합 '디지털 헬스케어' 주목식생활·복약 관리·응급상황 알림 24시간 모니터링지자체 방문돌봄 한계 극복…질병 예방도 가능정부선 간병제도 개선으로 보편적 돌봄 보장 '든든'◆한국 기대수명 82.7세…1970년 이후 첫 감소한국인의 기대 수명이 코로나19로 인한 사망 증가로 1970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여전히 기대 수명은 높다.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23 국민 삶의 질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대 수명은 82.7세로 전년보다 0.9세 줄었다. 코로나19 사망자 수 증가 영향이다. 실제로 코로나19 시기 미국(-1.8세), 이탈리아(-1.3세), 영국(-1.0세) 등 다른 나라들의 기대수명도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기대수명은 인구의 건강 상태를 나타내는 가장 대표적인 지표 중 하나로 특정 연도 출생자가 향후 생존할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생존 연수를 의미한다. 비만율은 2021년 37.1%로 소폭 감소했으나 2022년 37.2%로 다시 늘며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성별로는 남자가 47.7%, 여자가 25.7%로 남자의 비만율이 22.0%포인트 높았다. 자살률은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2022년 전체 자살자 수는 1만2천906명, 자살률은 인구 10만명당 25.2명으로 전년 대비 0.8명 감소했다. 하지만 다른 OECD 국가와 비교하면 자살률은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2020년 기준 OECD 국가 중 한국의 자살률은 10만명당 24.1명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한국 다음으로 자살률이 높은 나라는 리투아니아로 10만명당 18.5명의 자살률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로 위축됐던 국민의 문화생활이 뚜렷한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문화예술 및 스포츠 관람 횟수는 2021년 4.5회로 코로나19로 인해 2019년 8.4회에 비해 절반 줄었으나 2023년에는 7.0회로 늘었다. 1인당 여행일수(국내)는 2020년 5.81일에서 2021년 6.58일, 2022년 8.29일로 증가 추세지만, 코로나19 이전 10.01일(2019년)에는 못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동학대 피해 경험률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아동학대 피해 경험률은 2021년 10만명당 501.9건에서 2022년 384.7건으로 감소해 코로나19 이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낮아졌다. 여가생활에 대한 만족도는 2023년 34.3%로 2021년(27.0%) 대비 7.3%포인트 높아졌다. 가족 관계에 대한 만족도는 64.5%(2022년)로 2020년보다 5.7%포인트 증가했다. 사회적 고립도는 2023년 33.0%로, 2021년 대비 1.1%포인트 개선됐다.◆'디지털 헬스케어' 고령화 문제 해결책 될까인구 고령화에 따른 노인 건강·돌봄 문제가 사회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최근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인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이 주목받고 있다. 25일 통계청의 고령 인구 비율을 보면 65세 이상 고령 인구수는 2015년 654만1천명(12.8%), 2020년 815만2천명(15.7%), 2021년 950만명(18.4%)을 넘어섰다. 이처럼 고령 인구 증가는 노인 돌봄 문제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에 정부도 심각한 고령화 문제의 대비책으로 장기 요양 기본계획, 일상돌봄 서비스, 고독사 예방 기본계획 등 정책 방향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아직 기본 계획만 펼치고 있을 뿐 체감 효과는 와닿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높다. 시민단체는 정책 실효성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다. 고령 1인 가구의 돌봄 부재는 이미 심각하다. 이들은 다인 가구에 비해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가 많거나 고립감에 쉽게 빠질 수 있다. 현재 지자체에서는 방문 돌봄, 고립 가구 발굴 실태조사, 안부 확인 등 정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한계점은 여전하다. 그 가운데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인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이 주목받고 있다. 이는 의료와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한 맞춤형 의료·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의료기관에 직접 방문할 필요 없이 일정 디바이스를 이용해 운동, 식습관 등 건강 정보를 기록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의료기관에 저장된 유전자 정보를 통해 손쉽게 질병을 예방하고 관리할 수 있게 된다. 현재는 정보통신기술을 이용해 홀몸노인을 대상으로 응급 안전 안심 서비스, 인공지능(AI) 스피커·돌봄 로봇, 사물인터넷(IoT) 센서 설치 등 일상생활 모니터링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대상자의 △24시간 움직임 감지 △복약일지 △식생활 관리 △비대면 안부 확인 △치매 예방 △정서 케어 △응급상황 자동 알림 등에 중점을 뒀다.◆요양병원 간병 지원 제도화…한국형 '유니트 케어' 도입정부가 요양병원에 입원 중인 중증 환자를 위한 간병 지원 제도를 신설한다. 집과 유사한 환경을 갖춘 요양 시설을 뜻하는 '유니트 케어' 도입도 추진하기로 했다. 정부는 최근 관계부처 합동으로 이러한 내용의 '어르신 1천만 시대,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에는 요양병원 간병 지원을 제도화하는 방안이 담겼다. 우선 대상 환자, 선정방식, 환자당 간병 인력 배치기준 적절성 등을 검증하기 위해 내년 말까지 20개소 대상 시범사업을 운영하기로 했다. 이후 2026년부터는 필요 간병 인력, 대상자 수요 및 소요 재원 등을 정밀 추계해 모형을 고도화하고 본사업에 착수한다는 구상이다.중증 환자가 많은 종합병원의 경우 상급종합병원 인력 기준을 적용하는 안도 추진한다. 이렇게 되면 1대 7가량인 간호사 대 환자 수가 1대 5까지 낮아지는 효과가 있다. 요양 시설 의료·간호 강화 및 종사자 처우 개선 방안도 나왔다. 건강 관리 위주의 계약 의사 역할을 강화하고, 전문 요양실도 확대한다. 또 요양보호사의 임금 수준을 향상하고 장기근속 시에는 인센티브도 늘릴 방침이다. 1·2인실, 공용 공간, 돌봄 공간 등의 시설이 있는 '유니트 케어' 모형도 확산시킨다. 4월부터 신규·기존 시설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시행하고, 내년부터 본사업에 들어간다. 이 밖에는 고령층을 위한 의료·돌봄 통합지원 체계 구축 등이 포함됐다. 원하는 의료·요양·돌봄 서비스를 어디서나 신청할 수 있도록 하는 체계를 마련하고, 서비스 필요도를 객관적으로 판단해 주는 통합판단체계를 도입할 예정이다. 또 서비스 연계 및 개인별 맞춤형 서비스 제공을 위한 시·군·구 내 통합지원센터를 확대하고, 필요한 서비스를 연계·제공하는 '케어코디네이터' 배치도 추진한다. 아울러 보편적인 돌봄 보장을 위해 올해 중 '의료·요양 등 지역 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도 제정한다. 중앙·지방정부의 조직·예산·사업 운영 근거를 마련해 노인 돌봄의 중장기 추진 기반을 확보한단 취지다. 또 근감소증 치료기술, 초소형 방문의료 진단기기, 돌봄 웨어러블 로봇 등 복지·돌봄 기술과 관련한 연구개발(R&D) 지원도 강화할 계획이다. 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
김재욱 칠곡군수 "칠곡할매 문화 공급자로 거듭나…콘텐츠 개발 최선 다할 것"
대한민국은 노인인구가 20% 이상인 초고령사회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해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18.7%였고, 내년에는 20%를 넘어설 것이 확실시된다. 농촌의 고령화 강도는 상상을 초월한다. 일선 시·군마다 가장 걱정하는 게 인구 고령화지만, 칠곡군은 역발상을 하고 있다. 김재욱 칠곡군수는 할매래퍼, 할매글꼴 등을 내세워 노인 문화를 선도하며 새로운 성장 동력의 하나로 개발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김재욱 군수는 "고령 인구 천만 시대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라며 "기회로 바라보는 역발상으로 실버 콘텐츠를 개발해 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인구 구조는 급격하게 바뀌고 있지만, 여전히 노인은 문화 소외 계층으로 꼽히고 있다"며 "어르신들의 숙성된 인생 경륜이 지혜를 가르치고, 세대를 아우르는 보석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군수는 로이터 등 세계 주요 외신이 K-할매 콘텐츠라고 극찬한 칠곡 할머니들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꿈꾸고 있다. 김 군수는 "수니와 칠공주 등 할매래퍼는 물론 여든이 넘어 한글을 깨친 다섯 분의 어르신 글꼴이 윤석열 대통령의 연하장에 사용되는 등 칠곡할매들이 종횡무진 활약하며 지역발전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며 "칠곡 할머니들은 노년층이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고 젊은 세대와 소통하고 새로운 문화를 창출하며 문화의 수혜자에서 공급자로 거듭날 수 있음을 증명했다"고 덧붙였다. 김 군수는 "무엇보다 어르신들이 용돈도 벌고 문화의 수혜자에서 공급자로 거듭나며 행복해하고 있다"며 "칠곡군이 열어간 K-할매 콘텐츠가 전국적으로 알려져 노년층이 인생 2막을 주체적이고 풍요롭게 가꾸어 가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그러면서 "칠곡군이 칠곡할매문화관과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실버 문화 1번지로 발전하는데 전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마준영기자 mj3407@yeongnam.com
2024.03.20
실버문화 중심지 칠곡, K-할매 콘텐츠로 주목받다
칠곡의 할매래퍼들이 거침없이 내뱉는 랩을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글로벌 통신사 로이터(Reuters)와 CCTV 등 외신 취재가 잇따르며 칠곡할매래퍼가 'K-할매 콘텐츠'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로이터 통신은 최근 칠곡군 지천면 신4리를 직접 찾아 촬영한 평균 연령 85세의 8인조 할매 래퍼 '수니와 칠공주' 관련 기사를 보도했다. 로이터는 칠곡할매래퍼에 대해 "이들의 성공은 한국이 이르면 내년에 인구의 5분의 1이 65세 이상인 '초고령화' 사회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고 분석했다. 로이터·CCTV 등 취재 잇따라초고령사회 앞둔 韓 사례 주목어르신 래퍼그룹 활발한 활동문해교실 시쓰는할매 글꼴 배포랩 활용 치매예방 교육도 실시郡, 공연·전시거점 문화관 추진전국 할매래퍼 배틀대회 계획역발상으로 고령화 위기 맞서◆칠곡할매래퍼와 시 쓰는 할머니들농촌의 고령화 강도는 상상을 초월한다. 경북의 일부 시·군은 이미 30~40%를 넘어섰다. 고령사회란 전대미문의 인구 개편 속에 노령층의 삶의 질은 국가적 화두로 떠올랐다. 대부분의 지자체에서 고령화로 아우성이지만 칠곡군은 역발상으로 위기에서 기회를 모색하기 시작했다. 칠곡군은 호국 도시로 유명했지만 최근에는 할매래퍼와 할매글꼴 등 전국적으로 할매 문화의 1번지로 알려지고 있다.이처럼 칠곡군은 고령화시대를 맞아 다양한 실버 문화 콘텐츠 개발에 앞장서 왔다. 수니와 칠공주, 보람할매연극단, 우리는 청춘이다, 어깨동무 등 4개의 할매래퍼 그룹이 활동하고 있다. 평균 연령 86세의 10인조 할매래퍼 그룹 텃밭 왕언니도 창단식을 준비하고 있다. 칠곡군 지천면 신4리 할머니들로 구성해 지난해 8월 창단한 래퍼 그룹 '수니와 칠공주'는 그룹 리더 박점순(85) 할머니 이름 가운데 마지막 글자 '순'을 변형한 '수니'와 일곱 명의 멤버를 의미한다. 수니와 칠공주는 아흔이 넘은 최고령 정두이(92) 할머니부터 여든을 바라보는 최연소 장옥금(75) 할머니 등 8명으로 구성됐다. 평균 연령 85세. 세계 최고령 래퍼그룹이다. 수니와 칠공주는 초등학교와 지역 축제 공연을 목표로 맹연습을 펼치고 있다. 도전 정신을 잃어가고 있는 청년들에게 칠곡할매들의 경이롭고 끝없는 도전이 용기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또 여든이 넘어 한글을 깨친 어르신들의 글꼴이 윤석열 대통령의 연하장에 사용돼 전국적인 화제가 되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후 올해 첫 새해를 맞아 공무원들에게 보낸 연하장에는 공문서에서 익숙한 여타 서체 대신 칠곡할매글꼴 중 하나인 '권안자체'가 쓰였다. 칠곡할매들의 도전은 끝이 없다. 이번에는 래퍼로 변신했다. 모자를 비껴 쓰고, 엇박자의 몸짓으로 가사를 읊조린다.'시 쓰는 할머니들'로 유명한 칠곡할매들의 도전의 시작은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성인문해교실에서 한글을 깨쳐 2015년 첫 시집 '시가 뭐고'를 낸 이후 칠곡할매들의 도전의 역사(?)가 시작된 것이다. 당시 약목면 복성2리 할머니들은 첫 시집을 시작으로 잇따라 두 권의 시집을 더 내 화제가 됐다.2021년에는 칠곡할매들의 삐뚤빼뚤 정겨운 글씨체가 '칠곡할매글꼴'로 만들어져 국립박물관 유물로 인정받았다. 당시 칠곡할매들은 훈민정음에 비유한 '용민정음'을 선포했다. 누구나 쉽게 쓸 수 있게 글꼴을 배포한다는 뜻이었다. 올해 5월에는 6·25전쟁을 겪은 칠곡 할머니들의 반전 메시지를 칠곡할매글꼴에 담아 전쟁의 참화를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 국민에게 전달하기도 했다.◆랩 활용 치매 예방 프로그램 등장이 같은 반향을 토대로 칠곡에서는 전국 최초로 랩을 활용한 치매 예방 프로그램도 등장했다. 주인공은 왜관읍 섬김주간힐링보호센터를 이용하는 어르신들로 지난 1일 열린 발표회를 통해 두 달간 연습한 랩 실력을 뽐냈다.래퍼로 변신한 송석준(95) 할아버지가 우렁찬 목소리로 랩을 불렀다. 옆에 있던 할머니, 할아버지들도 비트에 몸을 맡기고 춤을 췄다. 송 할아버지는 지난해 11월 결성한 혼성 래퍼 그룹 '우리는 청춘이다'의 리더다. 우리는 청춘이다는 할머니 10명과 할아버지 3명으로 구성된 13인조 그룹으로, 멤버들의 평균 나이는 88세다. 칠곡군 관계자는 "지난해 11월부터 랩을 배운 어르신들의 반응이 좋아 올해부터 정규 교육 과정에 랩을 채택하게 됐다. 센터를 이용 중인 모든 어르신은 일주일에 두 차례 랩을 배울 수 있다"고 밝혔다. 이곳 어르신들이 랩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지난해 10월 센터를 방문해 랩 공연을 선보인 8인조 그룹 '수니와 칠공주' 덕분이다. 이들의 공연을 본 어르신들이 "우리도 배우고 싶다"고 건의했다. 센터는 반복되는 가사를 암기하고 간단한 손동작으로 춤을 추는 랩이 치매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판단에 관련 전문의를 통해 조언을 구했다. 젊은 층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랩이 치매 예방에 도움을 준다는 답변을 받자 래퍼 그룹을 만들었다. 이호원 경북대 교수(신경과)는 "반복되는 노래 가사를 외우고 가볍게 춤을 추면서 말을 하듯 노래하는 것은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 랩을 배우면서 젊은 세대와 소통해 사회적 고립감을 해소하고 노년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칠곡군은 칠곡할매들의 상설 공연과 전시, 문화관광의 거점 역할을 할 '할매 문화관' 건립을 추진 중이다. 왜관읍 왜관소공원 일원에 지상 3층, 연면적 2천600여㎡ 규모로 지어진다. 전시실·공연장·교육 및 휴게공간 등이 갖춰질 예정이다. 이와 함께 칠곡군은 전국 할매래퍼 배틀 대회를 개최해 실버 문화의 중심지로서의 위상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마준영기자 mj3407@yeongnam.com칠곡군 할매래퍼그룹 '수니와 칠공주' 멤버들이 김재욱 군수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논설위원의 직터뷰] 금용필 대구경북창업포럼협회 회장 "창업포럼 덕에 성공했다는 사람 많아지게 내 재능 꾸준히 기부하겠다"
사단법인 대구경북창업포럼협회(이하 대경창포)의 금용필 회장. 17년 전쯤 필자가 경제부 기자로 그를 처음 만났을 때, 금 회장은 대구의 한 건설업체 간부였다. 2012년 어느 날 대구가톨릭대 교수로 가더니 지금은 유스티노자유대학 학장, 경영대학원장, 창업교육센터장, 창업경영학과장이란 여러 보직을 맡고 있다. 그런 과정에 대경창포를 만들어 회원 수가 2천500여 명에 이르는 단체로 키워서 7년째 회장을 맡고 있다. 대학으로 옮긴 이후 건설업체 임직원이었던 이전과는 전혀 다른 삶을 참 열심히 살았던 흔적 같다. 그의 휴대폰에 저장된 1만6천263개의 연락처는 열정적으로 살았다는 또 다른 증거다. 대경창포는 창업에 특화된 비영리 사단법인이다. 온라인에서 회원들은 각자의 경험을 공유하고, 창업 관련 교수나 창업 기관의 담당자들로 구성된 250여 명의 멘토는 재능기부로 예비 창업자 및 초기 창업자들의 애로사항을 상담해주는 시스템으로 가동된다. 지난 8일 대구가톨릭대에서 그를 만나 대경창포와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었다.지금도 가슴 뜨겁게하는 '창업'이란 말창의적사고로 고교이래 12개 특허취득12년전에 건설사서 대가대 교수로 이직비용부담없는 창업 컨설팅시스템 연구현재 유스티노자유대학장 등 여러 보직▶건설업체 출신이 어떻게 창업학과 교수가 되고 대경창포를 만들 생각을 했나. "건설은 토목·전기·설비·방수 등 여러 공정이 합쳐져 만들어지는 종합예술이다. 창업도 다양한 분야가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융합예술이다. 거주환경의 다양한 수요를 창의적인 생각으로 나타내는 것이 건설이다. 창업 역시 많은 창의력이 요구되는 분야다. 이런 의미에서 건설과 창업은 서로 통한다. 어릴 적부터 창의적인 생각을 많이 하다 보니, 특허에 관심을 갖게 됐다. 고등학교 때부터 특허를 내기 시작했는데, 지금까지 기계·디자인 등의 분야에 12개의 특허를 갖고 있다. 특허가 있으니 창업에 대한 욕구도 강했다. 지금도 창업이란 말은 가슴을 뜨겁게 한다. 그러던 중 대학 교수로 가면서 창업을 본격적으로 연구하게 됐다. 창업자들이 비용 부담 없이 컨설팅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싶어서 대경창포를 만들었다." ▶대경창포 회원이 2천500여 명에 이른다고 들었다. 어떤 방식으로 운영되나."대경창포는 2018년에 설립했다. 청년들이 창업뿐 아니라 회사 운영과정에서 마주칠 수 있는 애로 사항을 SNS를 통해 빨리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 애로사항이나 궁금한 것을 올리면, 전문가가 답을 해주고 경험한 자는 조언을 해주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지금은 별도의 회원 가입 절차 없이 단톡방에 속해 있는 사람들을 회원으로 한다. 단톡방 가입자 수는 1천500명으로 제한돼 있는데, 이미 1천500명이 차 있다. 그래서 1천500명 방에 들어오지 못한 분들을 위해 13개 파트의 단톡방을 따로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13개의 단톡방에는 1천500명 방에 있는 분들도 가입한 경우가 있어 대경창포 회원 수가 정확하게 몇 명인지는 나도 모른다. 단지 2천500여 명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어떤 사람들이 회원으로 가입해 있나. 오프라인 모임도 하나."대경창포 회원들은 크게 멘토와 멘티로 구분된다. 멘토들은 창업 관련 대학교수와 창업지원기관의 담당자들이다. 멘티는 예비창업자부터 중소기업 CEO까지 다양하다. 멘토들 모두 자신의 지식을 재능기부 하고 있다. 멘티들도 자신의 경험을 알려주는 방식으로 재능 기부를 한다. 대경창포는 온라인 중심으로 움직이니까 사무처 상근 직원은 없다. 하지만 80여 명의 집행부가 각자 주어진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어 별다른 문제 없이 잘 돌아간다. 대경창포는 회원들의 관심 영역을 세분화하기 위해 13개 사업단으로 나눠 단장 주도하의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13개 파트는 바이오·화장품사업단, 인공지능·블록체인 사업단, 소상공인 식품사업단, 사회적 기업 사업단 등이다. 사업단별로 매달 한 번 정도의 오프라인 행사도 갖는다. 오프라인 행사 때는 온라인보다 밀도 있는 상담이 이뤄진다. 중소기업 지원기관의 합동 설명회를 오프라인으로 갖기도 한다." ▶7년간 대경창포 회장을 맡았으니 기억나는 일이 많겠다."회원들이 SNS로 소통하면서 애로사항을 빨리 해결하는 모습을 자주 본다. 이런 과정에서 회원 상호 간에 감사 인사를 나누는 것을 보면 뿌듯하다. 대경창포를 통해서 성장한 기업이 있다는 것도 보람이다. 영천의 농업회사법인 <주>담따프레시는 대경창포와의 인연을 통해 국내 매장 수를 늘리고 해외도 진출했다. 작년 매출이 150억원에 이를 정도로 성장했다. 지오로봇, <주>프레쉬벨 등 인공지능 관련 기업들도 대경창포와의 협업을 통해 회사를 키워가고 있다. 특히 재능기부로 움직이는 단체라는 게 자랑스럽다. 서울·부산 등 다른 지역에서 재능기부 방식의 대경창포를 벤치마킹하고 있다."▶지금 대학의 여러 개 보직을 맡으면서 대경창포 회장까지 맡고 있다. 혼자 할 수 있나."비결은 내 휴대폰에 저장된 1만6천여 개의 연락처다. (필자가 실제로 확인해보니 그의 휴대폰에 저장된 연락처 수는 1만6천263개였다.) 이 때문에 부끄럽지만 '인맥 플랫폼'이란 별명도 있다. 성공은 다양한 네트워킹을 통해 누구보다도 빨리 문제를 파악하고 창의적인 해결책을 찾을 때 가능하다고 본다. 다양한 사람들과 네트워크를 구성한 것이 여러 보직을 맡게 됐고, 무탈하게 처리할 수 있었던 원천이다. 특히 창업 관련 보직은 공통 부분이 있기 때문에 오히려 시너지효과가 있다." 2018년 대구경북창업포럼협회 첫발별도 절차없이 단톡방내 2500명 회원150억 매출 담따프레시 등 성장 보람中企CEO도 멘토 도움으로 애로해결'인맥플랫폼'답게 폰엔 1만6263개 번호▶앞으로 하고 싶은 일은 뭔가."우리나라가 1인당 국민소득 4만~5만달러 시대에 진입하려면 중소기업들이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제조업으로 진화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러려면 중소기업이 혁신을 이룰 수 있도록 창업 생태계의 확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지역의 특화된 창업지원 기관들이 연대하는 클러스터의 구성이 필요하다고 본다. 클러스터 구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도록 현재 내가 하는 일에 더 충실하겠다. 요즘은 인생 2모작 시대여서 누구나 한번은 창업을 고민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대경창포의 회장으로서 대구경북지역 주민들이 창업을 두려워하지 않고, 혁신적인 발상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데 나의 재능을 꾸준히 기부하고 싶다. 그래서 대경창포 때문에 성공했다는 소상공인과 기업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인터뷰가 끝날 무렵 금 회장은 유스티노자유대학장으로서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그는 지금 대학에서 하는 일을 홍보하는 것도 자기의 업무라면서 웃었다. "앞으로 대학은 온라인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다. 대가대는 4년제 대학으로는 처음으로 유스티노자유대학이란 이름으로 온라인중심대학을 만들어 5개 과(부동산경영학·복지서비스학·상담심리학·경찰탐정학·창업경영학)를 운영 중이다. 2022년 유스티노자유대학을 개설한 이후 지금까지 매년 170명 정원을 모두 충원해 왔다. 해를 거듭할수록 경쟁률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유스티노자유대학에 관심을 가져달라." 김진욱 논설위원 jwook@yeongnam.com금용필 대구경북창업포럼협회 회장. 그는 대구경북창업포럼협회 덕분에 창업에 성공했다는 소상공인 및 중소기업인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2024.03.13
영덕 수산가공단지로 정주·생활인구 늘려 소멸 위기 맞선다
지방소멸 위기는 비단 영덕군만 겪고 있는 문제가 아니다.전국 거의 모든 지방자치단체의 발등에 이미 불이 떨어진 지 오래며 광역행정구역의 중심이 되는 몇몇 대도시마저도 인구가 줄고 있는 형편이다. 2022년 지방선거 당시 김광열 영덕군수는 지역의 최우선 과제로 지방소멸 위기 극복을 꼽으며 이를 실현하는 것이 자신의 꿈이라고 밝힌 바 있다.그리고 2년이 지난 지금 영덕군에는 김 군수가 염원하던 몇 가지 그림 중 하나가 현실화되고 있다. 바로 동해안 최대의 첨단 수산가공단지 구축이다.현재 정부 차원에서 조건에 맞춰 지원금을 주는 시혜적인 출산장려정책이나 복지정책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일반적이다. 더 나아가 국토의 균형 발전과 구조적 인구문제에 대한 복합적인 대안 없이는 극복이 어려운 국가적 과제로 인식되고 있다.당장 목마름은 해결할 수 있겠지만 안정적인 일자리와 주거환경이 보장되지 않는 곳에서는 뿌리를 내려 정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최근 영덕군에서 설계되고 있는 첨단 수산가공단지 구축 등이 기대감 담긴 많은 시선을 끄는 이유다.작년 어촌신활력증진 사업 선정강구항·수산식품지원센터 연결수산업·관광업 융합 거점 조성스마트 수산가공종합단지 사업첨단 수산가공업 인프라 구축안정적 일자리 주거환경 개선청장년 창업 등 인구문제 대응◆수산업과 관광이 포함된 경제거점으로 수산복합 플랫폼 구축영덕군은 수산업과 관광업이 융합된 경제거점을 구축하고, 입주자와 종사자들을 위한 주거·기반 시설을 구축하는 '수산복합 플랫폼'을 구상했다.그리고 4차산업혁명 기술이 적용된 '스마트 수산가공 종합단지'를 통해 산업기반의 정주 인구와 생활 인구를 확대한다는 것이 영덕군의 지방소멸 대응 시나리오다.신호탄은 지난해 1월 영덕군이 해양수산부가 공모하는 '어촌 신활력 증진사업'에 선정되면서부터다. 어촌을 혁신적인 경제 공간으로 전환해 어촌 활력과 경쟁력을 높이는 이 사업에 영덕군은 300억원의 사업비를 확보했다.영덕군은 강구항과 로하스 수산식품지원센터를 연결해 수산업과 관광업이 융합된 어촌경제거점으로 조성한다는 복안을 가지고 있다.영덕군 관계자는 "강구항을 경제거점으로 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통해 스마트 수산가공 분야를 지역 주도산업으로 키울 계획"이라고 말했다.강구항은 영덕대게라는 최고의 브랜드를 바탕으로 연간 3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몰리는 영덕군의 대표적 어촌이다. 여기에 수산식품을 연구·개발하고 육성·지원하는 영덕 로하스 수산식품 지원센터를 연결하는 경제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주된 계획이다.또 창업자와 근로자들을 위한 주거와 기반시설 조성, 수산식품과 관광을 연계한 홍보관 조성, 주변 관광자원과 민간 관광콘텐츠를 연계하는 사업 등이 이뤄지는 하나의 유기적인 수산복합 플랫폼 구축을 계획하고 있다.◆스마트 수산가공단지 통해 청년 유입과 수출 시장 확대 기대두 번째 청신호는 얼마 지나지 않아 켜졌다. 지난해 4월 해양수산부가 공모하는 '스마트 수산가공 종합단지 조성' 사업에 경북도가 선정됐다. 그 속에 영덕군이 자리 잡고 있다.공모사업의 내용은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과 같은 스마트 기술이 적용된 수산물 가공시설, 수산식품 R&D 센터, 비즈니스 지원센터, 물류센터 등의 주요 시설이 들어선 수산가공 종합산업단지 조성이 주된 내용이다.이 사업은 올해부터 2027년까지 총사업비 394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이렇게 조성된 종합단지는 경북 동해안의 전략품종인 대게, 오징어, 가자미 등의 해양자원에 대한 스마트 가공 인프라를 구축하게 된다.또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수산가공식품 업체뿐만 아니라 양식업자, 어업인, 지자체 및 기업지원기관 등과 정보를 공유하게 된다.이를 바탕으로 환동해권 수산경제를 이끌어 갈 미래형 수산가공산업을 육성한다는 것이 이 사업의 최종목표다.중요한 것은 이 두 큰 프로젝트가 영덕군에서 같은 목적으로 추진된다는 점이다.그리고 두 프로젝트가 우연이 아님을 증명하듯 경북도는 지난 1월 말 수산식품 가공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꿀 '영덕군 로하스 수산식품 특화단지'에 대한 계획을 발표했다.총사업비 152억원을 들여 2026년까지 영덕 로하스 수산식품 지원센터의 주변 일대 10만8천732㎡의 부지에 20~30필지와 기반시설이 들어서는 제2 농공단지를 조성해 바이오산업을 연계한 수산식품 산업의 핵심 거점지역으로 키우겠다는 것이 골자다.영덕군 백영복 해양수산과장은 "지역의 수산가공산업에 스마트기술이 접목되면 수출경쟁력과 함께 청장년 창업과 귀어·귀촌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2015년 조성된 제1 수산식품 농공단지는 현재 로하스 수산식품 지원센터와 함께 22필지 중 17개 기업이 입주해 가동 중이다.경북도는 1·2단지를 통해 영덕군을 수산경제와 관광·청년창업·가업승계 등을 융화한 '글로벌 블루푸드 산업단지'로 육성해 수산물 경쟁력과 수출시장 확대에 힘쓰면서 소비 트렌드 변화에도 대응하겠다는 복안이다.지금까지의 흐름으로 볼 때 현재 영덕군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진행 상황은 하나의 목표를 향해 해양수산부와 경북도, 그리고 영덕군이 각자의 역할에 매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남두백기자 dbnam@yeongnam.com영덕군이 지난해 1월 강구항을 중심으로 한 경제 플랫폼 구축을 내용으로 선정된 '어촌신활력 증진사업'(계획도)에 총 300억원의 사업비가 투자될 예정이다. 작은 사진은 영덕 로하스 수산식품 농공단지를 중심으로 해양수산부 공모사업에 선정된 '경북 스마트 수산가공 종합단지' 조감도. 〈영덕군 제공〉
김광열 영덕군수 "수산식품 프로젝트 활성화로 영덕의 미래 확보할 것"
김광열〈사진〉 영덕군수는 영덕군의 '어촌 신활력 증진사업'과 '스마트 수산가공 종합단지 조성'에 대해 "두 큰 프로젝트는 영덕군의 미래가 달린 하나의 이정표"라고 의미 부여를 했다.김 군수는 "영덕은 관광이 전체 산업의 64%를 차지할 만큼 관광으로 유명한 곳이고 지역경제에도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어느 지역이든 균형 잡힌 산업 육성과 이를 통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이어 "두 프로젝트는 해양관광도시라는 영덕군의 장점과 특징을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사업"이라고 했다.또 "이번 두 공모사업에 우리 군이 선정된 것은 이번 프로젝트가 단순한 제조업 부흥이나 인구 유입 정책이 아니라는 의미"라면서 "지방소멸과 경제 활성화라는 목표 아래 두 사업을 융합하고 또 그 안에서 산업과 경제·문화 등 전반적이고 복합적인 대안들을 마련하는 특별한 모델"이라고 말했다.김 군수는 "이 사업을 추진하면서 더 실효성 있는 계획과 정밀한 행정이 요구되기에 직원들과 함께 꼭 성공하게 해 영덕군의 미래를 확보할 것"이라고 의지를 밝혔다. 남두백기자 dbnam@yeongnam.com
구미 국가산단에 돌봄센터 조성…저출생 극복 선봉에 선다
경북도는 최근 '저출생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국가 소멸 우려까지 낳고 있는 저출생 극복은 대한민국 5천년의 굴레였던 가난 극복에 비견될 정도로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저출생 극복 국민운동'을 '제2의 새마을운동'이라고 부르는 이유다.대한민국 저출생 극복의 최선봉에 구미시가 있다. 경북도가 저출생 극복의 핵심 사업으로 내세운 것은 '우리 동네 완전 돌봄'이다. 구미는 경북도청 신도시, 포항시, 경산시와 함께 우리 동네 완전 돌봄 시범사업 지역에 포함됐다.경북 완전 돌봄 특구 지정을 목표로 하는 구미는 저출생 극복에 있어 가장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경북 22개 시·군 중 최초로 구미형 저출생 대책 컨트롤 타워인 구미시 저출생 대책 TF단을 꾸렸다. 이어 다양한 보육 사각지대에 적용 가능한 구미형 저출생 극복 프로젝트를 발굴했다.구미가 지난해 미취학(0~6세) 아동 도내 1위(1만9천134명), 출생아 수 도내 2위(1천892명)라는 성과로 구미형 저출생 극복 프로젝트를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도시·농촌·산업단지 특성 맞춰우리동네 완전돌봄 사업 추진 구미형 저출생 대응과제 발굴산단에 가족친화 거점공간 구축저출생 극복 해법찾기에 앞장◆우리동네 완전 돌봄(마을놀이터)아파트와 마을회관 등에 돌봄시설을 조성하는 '우리 동네 온종일 완전 돌봄 마을'은 오전 7시부터 자정까지 운영된다.아파트 단지 1층에 어린이를 돌보는 시설을 만들어 전문가가 돌보게 된다. 예전 마을공동체 돌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도시형, 농촌형, 산업단지형 등의 지역 특성에 맞는 공동체 돌봄 모델을 정립해 확산하는 것이다.돌봄을 개인 부담에서 공동체 부담으로 인식을 바꾸고 민간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방식으로 진행할 계획이다.사업실행을 위해 종합자원봉사센터와 주민자치회, 새마을회, 이장통장협의회, 의용소방대연합회, 자율방범대연합회, 지역대학 등 참여 기관 간 업무협약도 추진할 예정이며 재원 마련과 도민 공감대 확산을 위한 저출생 극복 성금 모금도 시작됐다.구미시는 2021년 1월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이 개정·시행되면서 500세대 이상 주택단지에 '다함께돌봄센터'를 설치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해 이와 연계한 우리 동네 완전 돌봄을 구상 중이다. 아파트 1층 매입이 아닌 단지 내 다른 장소에 '돌봄센터'를 설치해 시의 부담을 줄이면서 돌봄의 질은 더욱 높인다는 방침이다.◆구미형 저출생 극복 프로젝트구미시에 따르면 지난 5년간 구미에서의 혼인 건수는 2018년 2천95건에서 2023년 1천298건으로 38% 감소했고, 같은 기간 출생아 수 역시 3천360명에서 1천892명으로 43.7% 줄었다.시는 지난해 인구문제의 체계적인 관리를 위한 인구청년과를 신설했으며, 365 소아청소년 진료센터 개소를 지원해 운영 중이다.김장호 구미시장의 민선 8기 공약사업으로 지난해 문을 연 구미 365 소아청소년 진료센터는 순천향대 부속 구미병원과 협력해 지난해 휴일과 야간 시간 등 9천17명을 진료해 경북 서부권 소아 의료 공백을 메우며 소아 응급의료기관 역할을 하고 있다.또 지난해 7월 생후 6개월~미취학 영유아를 위한 구미 365 돌봄어린이집을 신설했으며, 10월에는 5세~초등학생이 이용할 수 있는 아픈 아이 돌봄센터를 경북 최초로 개소했다. 특히 11월에는 초등학교 저학년을 위한 전국 최초 구미형 24시 돌봄센터 운영을 시작했다. 현재 1개인 구미형 24시 돌봄센터를 권역별로 3개를 추가 설치할 예정이다. 퇴근이 늦은 맞벌이 가정과 자영업 가정, 한부모 가정, 병원 치료, 인근 지역에서의 365 돌봄 어린이집과 24시 돌봄센터 이용 및 문의가 늘고 있다. 이밖에 구미는 저출생 극복을 위해 △구미형 신생아 집중치료센터 △신혼부부 스몰웨딩 채움 사업 △교통약자 바우처 택시 임산부 확대 △육아휴직 대체 인력비 지원 △동료 응원 수당 제도 신설 등을 운영 중이다.지난 3월1일 문을 연 경북 유일 신생아집중치료센터는 고위험 신생아 출생에 대비하고 있다. 협력 기관으로 차의과대 부속 구미차병원이 지정돼 365일 응급분만과 신생아 집중치료가 가능한 병상 6개를 운영한다. 시는 의료진 인건비 일부 등 9억8천만원을 지원한다.신혼부부 스몰웨딩 채움 사업은 작은 결혼식을 올린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절약한 결혼 비용에 지자체가 일정 금액을 매칭해 주택 마련 자금을 지원한다. 시는 최근 이들 과제를 추진할 사업 예산의 도비 지원 확대를 건의했다.◆국가산업단지 내 대형돌봄센터 구축국가산업단지에 대형돌봄센터를 조성해 산업단지에서 일하는 부모도 아이와 함께 출퇴근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기로 했다.저층에는 유아 전용시설을, 상층에는 공공형 통합 돌봄센터 및 가족 친화 복합문화공간, 공공 어린이집 등을 운영한다. 초등 이상 학생들이 이용할 수 있는 인터넷 강의나 대학생 그룹과외 등의 교육 공간도 포함한다.구미시는 대형돌봄센터 사업이 완료되면 국가산단의 완전 돌봄형 거점 공간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했다.부모들의 양육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구미형 아이 키움 빌리지 시범 조성 사업도 있다. 이 사업은 아파트 단지나 마을 안에서 오전 7시부터 자정까지 온종일 아이를 맡길 수 있는 돌봄시설을 만든다.아파트 단지 내 돌봄센터를 짓고 보육교사, 자원봉사자, 대학교 실습생 등 검증된 인력을 배치해 아이를 마음 놓고 맡길 수 있게 된다. 구미시는 이 외에도 40여 가지의 세부과제를 발굴해 경북도와 협의 중이다.◆"구미가 지방 정부 저출생 성공모델 선도"김장호 구미시장은 "경북도의 저출생 대책에 발맞춰 구미시가 지방정부의 저출생 성공모델을 만드는 데 선봉에 서겠다"며 "저출생 극복을 위한 완전 돌봄 및 주거 안정 인프라 확장, 정책 개발을 올해 핵심과제로 삼아 전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이어 "양육비와 교육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실질적인 지원 확대도 중요하지만, 가족 친화적이고 일과 육아 병행을 위한 사회적 합의와 배려문화 정착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는 저출생 위기 극복 해법을 제시했다.이를 위해 먼저 시청 조직문화의 파격적인 변화를 주문하며 "우선 3일인 가족 돌봄 휴가를 시장 권한으로 특별휴가 2일을 더 추가 부여하고 육아시간 사용, 단축 근무 등 육아기 유연 근무를 매뉴얼화해 의무적으로 사용하도록 할 것"이라며 "출산 친화 기업 선정 및 인센티브 발굴, 중소기업 육아휴직 업무 공백에 따른 대체 인력 고용지원, 자영업자의 자녀 돌봄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김 시장은 특히 "돌봄 공백 해소, 취약계층 아동 지원, 공공 중심의 아동보호 체계 운영 등을 통해 모든 아이가 꿈을 키우며 건강하고 행복한 미래를 가질 수 있도록 구미시가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용기기자 ygpark@yeongnam.com지난해 4월 열린 구미시 육아종합지원센터 개소식 현장. 마을돌봄터 이용 아이들이 악기교실 프로그램 수업을 듣고 있는 모습.
2024.03.06
동해 유일한 섬 울릉도 'K-관광섬 사업' 본격화
울릉도·독도의 정주 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특별법이 지난해 말 국회를 통과했다. 이번 특별법 통과로 울릉도 등 육지에서 50㎞ 이상 떨어진 섬 주민의 정주 여건 개선에 정부가 직접 지원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울릉군은 울릉도·독도의 획기적 발전과 도약의 계기가 될 수 있는 특별법 마련으로 대전환의 시기가 도래한 만큼 올해는 민생 안정과 보편적 복지 실현 그리고 울릉공항 개항과 100만 관광 시대를 대비할 방침이다.울릉군은 올해 85억원 규모의 수산물복합센터 착공을 비롯해 저동항 다기능어항 개발사업을 차질없이 진행하고, 섬 일주도로 개선 공사와 사동항 3단계 사업 유치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살고 싶은 울릉 건설과 1만5천 인구 회복을 위해 전입 가구 지원과 결혼장려금 등을 확대하고 자녀 돌봄서비스와 출산장려 제도도 마련할 예정이다. 80억원 규모의 지방소멸 대응 기금사업을 추진하고 사업비 358억원인 학교복합시설 조기착공과 울릉군 인재육성재단 설립에도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생태관광 인프라 확충에도 나선다. 4년간 100억원이 투입되는 K-관광섬 사업을 본격화하고 고유 생물자원 보전과 지속 가능한 이용을 위해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지정에도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남한권 울릉군수는 "지난해 '울릉도·흑산도 등 국토 외곽 먼 섬 지원 특별법'이 통과된 후 시행령 제정과 울릉군 종합발전계획 수립을 위해 울릉군은 분주한 새해를 맞이하고 있다"라며 "이처럼 중요한 시점에서 에메랄드빛 미래로 가기 위한 울릉 대전환의 기틀을 마련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먼 섬 특별법' 배경·추진방향 자연자원 寶庫 등 최대 활용5개년 청사진 사업마련 척척울릉도는 동해 유일한 섬으로 국토 최동단 국경 지역이자 환동해 거점이고 자연자원의 보고다. 주변 국가와 해양국경을 맞대고 있는 지리적, 군사적 요충지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리적 고립과 정주 여건의 악화로 지역소멸이 가속화되는 실정에서 여러 상황을 고려해 보면 제도적인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다.남한권 울릉군수는 "특별법으로 모든 지역 현안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국경 지역에 사는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처우를 해달라는 것"이라면서 "척박한 환경과 지리적 고립에도 꿋꿋이 터전을 일구며 살아가고 있는 울릉도 주민들이 이곳을 지키며 살아갈 수 있는 사명감을 국가에서 부여해 주기를 바랐다"고 특별법의 의미를 설명했다. 실제로 법안 내용에 있듯 공포 후 1년이 지난 날부터 시행한다는 이유도 바로 시행령 제정과 종합발전계획을 수립해야 하기 때문이다. 시행령을 통해 법에 명시된 여러 사항의 세부적인 지침이 마련돼야 하고 종합발전계획을 통해 구체적인 사업들이 제시되는 것이다. 특별법은 울릉도를 포함한 흑산도 등 전국에 산재한 먼 섬에 대해 섬에 살 수 있도록 정주 여건을 조성하고 기반 산업 진흥을 통해 주민의 소득을 증대하는 한편, 생활환경 개선 및 사회간접자본 시설을 확충하는 등 섬 지역 주민을 지원하는 사업을 펼칠 수 있다. 이러한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종합발전계획 수립이 무엇보다도 중요한데, 주민 의견 수렴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울릉군은 이 기간 올바른 방향성과 구체적인 사업안 그리고 주민들과의 소통을 통해 5개년 청사진을 그려낸다는 것이다. 군민들의 숙원 사업 해소와 가려운 곳을 해소하는 데 노력한다는 구상이다. '100만 관광시대' 열 울릉공항 2026년 개항…공정률 43.6%공항면세점 등 관련정책 윤곽울릉군의 100만 관광 시대의 최우선 조건은 울릉공항 건설이다. 울릉공항 건설사업은 2020년 11월에 착공해 2026년 개항을 목표로 진행되고 있다.2023년 12월 말 기준으로 43.6%의 공정률을 기록 중이다. 특히 해상공사의 핵심 공정인 케이슨 제작·거치의 경우 총 30함 중 18함을 거치했고, 올해 하반기까지 나머지 12함을 완료할 계획이다.올해 해상매립공사 등을 완료하면 내년 상반기에 울릉공항 활주로가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기대된다.울릉군은 지난해 울릉공항 개항에 대비해 '공항정책팀'을 신설하고 경북도·한국공항공사·경북문화관광공사 등 관계기관과 협력체계를 구축해 울릉공항 면세점 도입, 통합교통서비스 플랫폼 구축 사업과 더불어 울릉공항 및 주변 지역 활성화를 위한 정책 수립으로 국내 도서 지역 공항 발전을 선도한다는 야심이다. '49년 만에 절반 된' 인구 해법 1만5000명 밑으로 곤두박질인재육성재단 출범 청년 유입울릉군은 1975년 인구 2만9천명을 기록한 이래 지속적인 인구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2021년 행정안전부에서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할 만큼 인구감소 및 지방소멸 위기가 현실화된 곳이다.2022년부터 울릉군으로 전입해 오는 세대에게 최대 50만원을 지원하고, 저출산 문제 해소를 위해 결혼장려금·출산장려금·임산부교통비 지원 등 다양한 출산 장려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특히 청년 인구 유입 및 정착을 위해 울릉섬 청년 보금자리 사업과 청년 월세 지원, 청년근로자 채움 사업 등 청년을 위한 다채로운 청년 시책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내년 하반기 설립을 목표로 인재육성재단을 출범해 파격적인 장학제도를 추진할 예정이다. '그 많던 오징어' 어획량 급감 오징어 남획 등 탓 90% 감소어촌연계관광 등 새 소득 발굴하지만 울릉군에 장밋빛 미래만 있는 것은 아니다. 대표적인 것이 어획량 감소다. 기후변화와 남획, 중국어선 불법조업 등으로 오징어 어획량이 10분의 1 수준으로 감소하면서 어업인 생계가 큰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울릉군은 어선 감척 예산, 유류비 지원 등 중앙 정부 부처에 지속적으로 건의하고 있다. 또 연승조업, 대게·새우잡이 어구어법 개발과 관광과 어촌을 연계한 관광상품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기르는 어업 육성과 양식산업 자립 기반 조성을 통해 수산업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울릉 대전환' 기틀 마련 원년 특별법 따른 종합발전계획 수립정주여건개선 등 최적방안 고심남한권 군수는 올해를 울릉군 발전의 역사적 전환이라고 강조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우선은 특별법에 따른 종합발전계획 수립을 꼽았다. 5년마다 수립될 종합발전계획을 정주 여건 개선과 생활기반의 정비 확충, 군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최적의 방안으로 마련한다는 방침이다.남 군수는 "군민들이 이끌어 가는 참여형 군정 시스템을 정착시키고, 내부의 혁신이 외부의 변화로 이어져 울릉의 에메랄드빛 미래로 가는 전환점이 되는 한 해를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정용태기자 jyt@yeongnam.com경북 울릉도 사동리 울릉공항 건설현장. 연합뉴스울릉공항 위치와 조감도. 연합뉴스
2024.02.28
'美 냉동김밥 신화' 구미 <주>올곧 최홍국 총괄대표 "냉랭했던 냉동김밥 국내 반응…美시장 진출에 모든 것 걸었죠"
'스시'가 아닌 '김밥(K-KIMBAP)'이란 타이틀로 당당히 첫 수출길에 나서 홈런을 친 '바바김밥' 제조업체 <주>올곧(구미시 산동면)에서 최홍국(41·사진) 총괄대표를 처음 본 순간 잠시 멈칫했다. 휠체어를 탄 모습도 있었지만, 환하게 웃으면서 반겨주는 밝은 얼굴 때문이었다.고1 때 목을 크게 다쳐 하반신이 마비됐지만, 22세 때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따 스스로 직업을 가졌고, 지금은 월 매출 20억원, 종업원 수 250명 기업의 총괄대표(회장)가 됐다. 부친의 건설회사를 이어받아 운영하고 있지만, 냉동김밥은 각고의 노력 끝에 혼자만의 능력으로 성공시켰다. 사무실 보안시스템 작동을 위해 불편한 손으로 휴대폰을 조작하고, 누구의 도움 없이 화물용 엘리베이터를 작동해 타는 모습에서 아직은 이르지만 '성공'이란 단어를 붙여주고 싶었다.지난 22일 오후 5시쯤 찾은 구미시 산동면 〈주〉올곧 공장은 직원 교대 시간 직후여서 다소 어수선한 모습이었다. 지난해 수출길을 열어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국내 대형 마트에서도 매진사태가 이어지고 있는 냉동 김밥 제조업체 올곧은 오전 4시 공장을 가동해 다음 날 새벽 2시에야 일정이 마무리할 정도로 쉴 새 없이 냉동 김밥을 제조하고 있다. 하루 22시간 생산라인 가동에도 주문 물량의 3분의 1 정도밖에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냉동 김밥 아이디어부터 직접 전자레인지 전용 용기까지 개발하는 등 올곧을 이끄는 최홍국(41) 총괄 대표를 만나 냉동 김밥의 성공 비결과 앞으로의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김밥 원래의 맛 살리기가 핵심냉동·해동 방법 실험도 거듭해입소문 앞장선 교민들 큰 도움유럽·중남미·동남아까지 수출올해만 900억원 정도 주문물량▶'올곧'은 어떻게 설립하게 됐나."대학 졸업 후 공인중개사 일을 하고 있을 때 부친께서 장남인 저에게 운영하던 건설회사에서 함께 일하기를 원하셔서 시작한 게 지금에까지 오게 됐다. 건설업 특성상 출장이 많다 보니 식사를 못 할 때가 많았다. 그때 '김밥을 냉동해도 원래의 맛을 낼 수 있다면 시간도 절약되고 일석이조'라는 생각이 들어 여러 경로를 통해 확인한 결과, 일본에서 2021년에 인기를 끈 적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국내에서도 해보자고 시작한 것이 회사 설립으로 이어졌다."▶'냉동 김밥'을 수출하기까지 시행착오도 적지 않았을 것 같다."냉동 김밥은 어떻게 냉동하느냐보다 어떻게 해동하느냐가 핵심이다. 여러 종류의 김밥을 사서 냉동창고, 급속창고, 급속 동결기 등에 얼려 봤지만 김밥 원래의 맛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생각 끝에 냉동피자를 떠올리고 냉동 피자 공장 여러 곳을 찾아다니다가 한 곳의 급속 동결기에서 시험해본 결과, 김밥 원래의 맛에 가장 가까운 결과를 얻었다."▶냉동 아닌 해동과 관련한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데."앞서 말했듯이 냉동 김밥은 해동이 더 중요하다. 최종 소비자의 입에 들어가는 냉동 김밥은 해동된 김밥이기 때문이다. 냉동 방법을 찾은 뒤부터 해동에 올인했다. 처음에는 김밥 한 줄을 9조각으로 썰어 그대로 해동 트레이(플라스틱 통)에 담아 전자레인지에 돌렸더니 바깥쪽 김밥만 해동이 되고 가운데 김밥은 그대로 얼은 상태였다. 그래서 4~5조각씩 2등분해 2단 분리 트레이로 실험을 했지만 결과가 비슷해 3조각씩 3등분한 트레이에 담아 해동 시험을 했다. 그 결과, 원래 김밥 맛과 거의 비슷한 맛을 얻을 수 있었다. 이 기술(3단 분리 해동 트레이)은 특허(디자인) 등록돼 우리만 사용할 수 있다."▶'올곧'만의 기술력으로 특허까지 받았다. 소비자 반응은 어땠나."특허를 비롯해 모든 것이 갖춰졌다고 판단, 2022년 4월 구상을 끝내고 설비투자와 공장 공사를 시작해 같은 해 10월 생산 라인을 갖췄다. 100% '된다'는 확신이 들어서 분명히 대박 날 줄 알았다. 하지만 설비를 다 갖춰놓고 유명 개그맨까지 모델로 내세워 유튜브, SNS 등에 적극적으로 홍보했지만 시장 반응은 내 생각과 달리 냉랭했다. 국내에서 개최되는 각종 식품 관련 박람회는 거의 다 참가했고, 바이어들도 많이 만났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 다행히 미국 시장 진출을 동시에 추진한 것이 기회가 됐다. 마지막 기회였다. 절실했다. 미국 수출에 모든 것을 걸었다. 회사 문을 닫는다는 각오로 최선을 다해 수출을 준비했다."▶미국 대형 마트의 식품 입점 조건이 까다로운 것으로 안다."미국 대형 유통업체 T사 납품의 최우선 조건은 미국 전(全) 매장 동시 판매 물량을 맞추는 것이었다. 냉동김밥 100만개(230t)를 생산할 수 있어야 했다. 다행히 설비 구축 당시 대량 생산을 염두해 둔 것이 큰 도움이 됐다. 우리 회사 말고 국내에 다른 2개 냉동 김밥 제조 기업이 있었지만 급속냉동 방식이 아닌 일반 냉동방식이어서 대량 제조가 힘들어 우리가 낙점됐다. 하지만 납품이 쉽지만은 않았다. T사로부터 납품 계약 연락을 받고 같은 해 2023년 5월 첫 납품에 들어가 8월까지 230t 전량이 미국 모든 매장에 도착한 뒤 판매가 시작돼 선적 등 3개월 동안 가슴을 졸여야 했다. 다행히 무사히 전 매장 입고가 완료되고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이후 현지 교민들의 SNS를 통한 해동 방법 소개 등은 정말 큰 도움이 됐다. 올곧 냉동김밥 홍보에 노력해 주신 교민들에게 다시 한번 더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해외 대형 유통체인들의 러브콜도 이어지고 있다는데."T사 말고도, H사에 이어 올해는 미국의 또 다른 대형 C사와도 납품 계약을 마친 상태다. 세계 최대 유통기업 C사에서는 올 상반기 로스앤젤레스와 샌프란시스코 입점을 시작으로 미국 전역에 우리 냉동 김밥을 판매하게 된다. 미국뿐 아니라 유럽 일부 국가와 멕시코는 물론 베트남, 홍콩, 싱가포르, 태국 등 아시아 국가로도 수출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마트와 롯데마트, 쿠팡 등에 입점하고 있지만 수출 물량을 맞추려다 보니 국내 물량은 상대적으로 많지 않다. 국내 소비자들에게 죄송하다."▶주문량에 비해 생산량이 따르지 못하고 있다. 공장 확장 계획은."올해만 금액으로 900억원 정도의 주문을 받은 상태지만, 소화할 수 있는 물량은 300억원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지난해부터 생산라인 증설을 위해 바로 옆 공장을 매입, 건물 구조 개선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있다. 제2공장은 생산라인이 2개인 제1공장의 두 배가 넘는 5개 라인을 계획 중이다."▶몸이 불편한 것 같은데."고등학교 1학년 때 운동을 하다가 목이 부러지는 큰 사고를 당해 하반신 마비 진단을 받았다. 이후 휠체어 신세를 질 수밖에 없어 학교를 자퇴하고 검정고시를 통해 대학에 들어가 측지정보학을 전공한 뒤 스물두 살 때 공인중개사시험에 합격해 관련 일을 했다. 스물여섯 살부터는 부친이 운영하는 건설회사에서 일을 배웠다. 사고 후 26년이나 휠체어 신세이지만, 어머니가 저를 강하게 키운 게 지금의 나를 있게 한 것 같다. 냉동 김밥이 인기를 얻은 것은 운이 좋은 것도 있지만, 포기하지 않고 앞만 보고 달린 것도 큰 영향을 끼쳤다. 앞으로도 여러 어려움이 닥치겠지만, 앞만 보고 무조건 돌파하겠다는 각오로 달려가겠다. 그러면 분명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글·사진=임성수기자 s018@yeongnam.com'김밥(K-KIMBAP)'이란 타이틀로 미국 수출길에 나서 대박을 터뜨린 '바바김밥' 제조업체 올곧 최홍국 총괄대표가 영남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도 여러 어려움이 닥치겠지만, 앞만 보고 돌파하겠다고 말하고 있다.〈올곧 제공〉
[논설위원의 직터뷰] 김제덕 양궁 국가대표 "마치 숙제 같은 개인전 정상, 올여름 파리서 끝낼 겁니다"
"파이팅, 코리아 파이팅!"이 한마디 외침으로 국민들 뇌리에 깊게 박힌 운동선수가 있다. 앳된 얼굴에 상기된 모습으로 간절함이 담긴 이 장면은 올림픽 금메달로 마무리되면서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긴장감 해소 차원에서 해보고 싶었고, 자신감을 불어넣기 위한 단순한 시도였는데 최상의 결과로 연결됐다. 초등학생 때 엉겁결에 활을 잡았고 세월이 흐르면서 미처 몰랐던 승부사 기질이 발현된 데다, 자기만족에 철두철미한 성격이 오늘을 있게 했다. 전 세계 체육인이라면 누구나 갈망하는 올림픽 정상의 꿈을 경북일고 재학 시절 일찌감치 이뤘지만 시상대 맨 위에 계속 오르고 싶은 그의 바람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원조 신궁' 김진호 한국체대 교수와 윤옥희 경북일고 코치에 이어 '활의 고장' 예천의 계보를 잇고 있는 양궁 국가대표 김제덕(20·예천군청)의 이야기다. 하루 평균 700발 안팎 활시위 당기며 한국 男양궁 최연소 올림픽 출전 금빛 세계선수권·아시안게임 단체 金 불구'시상대 맨위' 꿈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적당히'라는 말 가장 경계…자신과 싸움"일단 대표선발전 3위 내 들기 위해 최선"#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도쿄올림픽이 당초 예정대로 2020년에 열렸다면 포효하는 김제덕을 만나지 못했을 것이다. 손자 사랑이 각별했던 할머니와 존재만으로도 큰 힘이 되는 아버지가 그해 대표선발전 전후로 많이 아프셨다. 게다가 지독한 연습벌레에게 찾아오는 숙명 같은 부상이 한창 그를 괴롭힌 탓에 선발전 통과는 정신적·육체적으로 엄두도 내지 못할 상황이었다. 있는 그대로 현실을 받아들이고 2024년 파리올림픽을 준비해야겠다고 마음을 다잡을 즈음, 전 세계를 덮친 코로나 여파로 도쿄올림픽이 1년 순연됐다는 소식이 거짓말처럼 전해졌다. 기회는 그렇게 자연스럽게 그를 찾아왔다. 양궁에서 태극마크를 단다는 것은 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 메달리스트가 되는 것보다 더 어렵다는 이야기가 정설처럼 여겨질 만큼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발전은 치열하다. 2021년 4월 최종 2차 평가전에서 우여곡절 끝에 3위를 차지,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하면서 김제덕은 한국 남자 양궁 역대 최연소(만 17세3개월) 출전이라는 기록을 썼다. 경북일고 2학년 때의 일이다.김제덕은 서울에서 태어났지만 5세 무렵, 아버지 고향인 예천으로 내려와 조부모의 헌신적인 보살핌 아래 성장했다. 예천초등-예천중-경북일고를 졸업했고 현재 예천군청 소속 선수로 활약 중인, 말 그대로 '예천인'이다. 예천초등 체육시간에 진행된 양궁부 모집 때 친구가 옆구리를 쿡 찌르는 바람에 얼떨결에 손을 든 것이 인연의 시작이었다. 그때까지 활에 대한 관심이 없었기에 쉬이 싫증이 날 법도 했으나, 어느 날부터 선배들의 슈팅자세가 멋있어 보였고 자신도 알아채지 못했던 승부욕이 발동하면서 청춘을 걸 만큼 양궁의 매력에 빠지게 됐다. 천부적인 재능을 알아차린 양은영 코치의 섬세한 지도에 녹아들면서 촉망받는 궁사로 성장을 거듭했다. 손끝의 감각을 익히고, 또 그 감각을 잊지 않기 위해 중학생 때까지 하루 평균 700발 안팎을 쐈을 정도로 독한 면을 갖고 있다. # '재능 0%, 노력 100%'라는 겸손한 천재어떤 자리든 정상에 오르려면 재능과 노력을 겸비해야 한다. 비중의 차이는 있겠지만 극단적인 치우침으로는 얻을 수 없는 위치다. 김제덕은 자신의 재능을 절대 앞세우지 않는다. 그냥 열심히 노력했고 운이 따라줬을 뿐이라고 한다. 땀 흘리지 않는 천재에게 한계가 있는 것처럼 재능 없는 노력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자신의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궁합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오래전 TV프로그램 영재발굴단에 출연했을 정도로 일찍 자질을 주목받았음에도 불구, 노력이 더 소중하고 값지다는 생각을 항상 품고 산다. 그는 '적당히'라는 말을 가장 경계한다. 거의 매일 자신과 싸움을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적당히'는 불안감을 키우고, 그 불안 때문에 뭔가 찝찝하고 개운하지 않은 자신을 발견하는 게 너무 싫다고 했다. 스스로 한 약속, 스스로 정한 목표와 어정쩡한 타협을 하지 않겠다는 다짐과 실천이 그에겐 가장 큰 에너지원이다.추상같은 엄격함은 간혹 예기치 못한 화를 자초할 때도 있다. 김제덕은 극심한 통증을 동반하는 '어깨 충돌 증후군'을 경험한 적이 있다. 어깨회전근개를 반복적으로 과하게 사용할 때 찾아오는 질병이다. 괜찮다 싶을 정도로 회복되는 데까지 꼬박 3~4개월이 걸렸다. 선수생명과 직결되는 현실적 위기감을 제대로 느꼈다. 이를 계기로 훈련도 중요하지만 쉼을 적절히 병행해야 좋아하는 활을 오래 쏠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른다. 지난해 12월 말부터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훈련 중인 김제덕은 시간이 날 때마다 예천을 찾는다. 주위에서 효자라고 주저 없이 치켜세울 정도로 할머니와 아버지께 지극정성이다. 그리고 진호국제양궁장 방문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문형철 예천군청 감독(전 양궁 국가대표팀 총감독)이나 김미라 예천군 체육사업소장 등을 만나 가족과 고향, 그리고 양궁을 주제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정서적 안정과 함께 새로운 힘을 충전한다.# 당장 목표는 2024파리올림픽 개인전 금메달올림픽·세계선수권·아시안게임 등 메이저 대회의 남자 단체전 금메달은 전부 목에 걸어봤다. 그런데 여전히 배가 고프고 뭔가 허전하다. 개인전 금메달이 없어서일까? 김제덕에게 개인전 정상은 마치 숙제 같다. 해야 하기도 하지만 스스로도 너무 하고 싶은 일이다. 겉으로는 아직 젊으니까 하나씩 이뤄가면 된다고는 하나, 속내는 올여름 파리에서 숙제를 끝내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기라성 같은 선배들과의 경쟁이 여전히 부담스럽긴 하다. 그런데 반복의 힘과 학습효과는 생각보다 실속있고 강했다. 여러 번의 선발전을 거치면서 냉혹한 승부세계에도 이젠 제법 익숙해졌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요기 베라의 명언이 양궁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사실을 그는 이미 경험칙으로 알고 있다.양궁선수라면 표적지가 유혹하는 한가운데 노란색(골드)을 선호할 법도 한데, 김제덕은 파란색을 좋아한다. 실제 쏘는 화살의 깃털도 자신이 고른 파란색이다. 훈련에 지치고 가슴이 답답할 때 가끔씩 찾는 바다가 편안함을 준다는 게 이유다. 좌우 시력이 2.0인 그는 슈팅할 때 왼쪽 눈을 살짝 감았다가 뜨는 습관도 있다. 도쿄올림픽 2관왕을 차지하면서 주민등록증이 나오기 전에 병역특례를 받았고, 운전면허를 따기도 전에 승용차를 포상으로 받은 사실이 회자되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또 지난 연말에는 그동안 적극적인 관심과 성원을 보내 준 고향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보답하기 위해 예천군청을 방문, 장학금을 전달했다. 이래저래 스토리가 많은 김제덕의 올해 목표는 간단명료하다. 남자 및 혼성 단체전 금메달과는 별개로 개인전 시상대 맨 위에 서서 태극기를 보며 애국가를 듣는 것이다."일단, 파리행 비행기에 타려면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최종 3위 안에 들어야 합니다. 어느 하나 장담할 수는 없지만 늘 그랬던 것처럼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겁니다. 운까지 따라줘서 바라는 모든 것이 이뤄진다면 가장 먼저 하늘에 계신 할아버지와 병원에 계신 할머니, 그리고 아버지께 자랑하고 싶습니다. 분에 넘치는 성원과 격려를 보내주신 고향분들을 비롯해 감독 및 코치 선생님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초심을 잃지 않고 노력하겠습니다." 장준영 논설위원 changcy@yeongnam.com올림픽과 세계선수권 등 3대 메이저대회 양궁 남자 단체전 금메달을 전부 목에 걸어봤던 김제덕은 2024파리올림픽 양궁 남자 개인전 정상에 오르는 것이 현재로선 가장 큰 목표라고 말했다. 장석원기자 history@yeongnam.com2021년 7월 일본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양궁 남자 단체전 결승에서 김제덕이 금메달을 확정지은 뒤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4.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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