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논설위원의 직터뷰] 서원만 화가 "성당 스케치화가 사회에 온기를 전하는 매개체가 되면 좋겠어요"
인터뷰를 하기 전만 해도 그와 일면식이 있는 줄 몰랐다. 수소문 끝에 만난 인터뷰이는 대구에서 활동 중인 중견 서양화가 서원만(63·대건인쇄출판사 대표)씨다. 보자마자 낯이 익었다. 30여 년 전 문화부 기자 초년병 때였다. 대중음악을 맡아 대구 동아문화센터를 출입했다. 당시 문화센터에 있던 그와는 몇 차례 눈인사만 나눈 게 전부였다. 기자의 취재원은 아니었다. 그가 문화센터 미술관에서 큐레이터로 있었다는 것을 인터뷰에서 알게 됐다. 아무튼 서로는 얼굴을 기억했다. 반가운 해후다. 서 화백은 3년째 한 주도 빠짐없이 천주교대구대교구 주간 소식지인 '대구주보' 표지에 성당 스케치화를 연재하고 있다. 그 이야기를 듣고 싶어 만나자고 했다. 붓 잡은 지 37년째…개인전도 13차례젊은 시절 큐레이터로 미술관 5곳 총괄신문 삽화 연재까지 눈코뜰새 없는 시간신부님 제의에 信者 사명감으로 시작천주교대구대교구 '대구주보' 표지에2021년부터 매주 성당 스케치화 연재매달 네 작품 함께 그리며 밤샘 일쑤내년 2월 대구경북 183곳 모습 '대미'이후엔 공소순례하며 모두 담을 계획▶주관적 느낌을 토해낸다는 추상화가가 팩트가 생명인 풍경 스케치화에 빠져 있습니다. "얼핏 별개처럼 보여도 추상화와 스케치화는 밀접한 관계이지요. 다양한 풍경에서 받은 색의 느낌이나 빛, 선(線)을 추상화에 녹여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스케치화를 그릴 때 여러 색과 빛, 소리를 접하잖아요. 그 재료들, 하나도 버릴 게 없다는 뜻이죠. 10년 전쯤인가, 누가 제 스케치화를 보더니만 '스케치화에 승부를 걸 생각이 없느냐'고 하더라고요. 순간 '이거다' 했죠. 작품을 모았죠. 내친김에 첫 채색 스케치화전을 열었습니다. 반응이 너무 좋았어요. 작품도 잘 팔렸고요. 그 뒤론 작품 가격도 좀 낮췄습니다. '화가 서원만'을 좀 더 널리 알릴 요량이었죠."▶스케치화의 매력은 무엇입니까. "다른 어느 그림보다 감상객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다는 것이죠. 소통(공감대 형성)이 빠르다는 게 스케치화의 가장 큰 힘인 것 같아요."▶천주교 신자 사이에서 '성당 스케치화'에 대한 관심이 많더라고요. 서 화백의 시그니처가 됐습니다. 어쩌다 그리게 됐는지. "현 가톨릭신문사 사장으로 있는 최성준 신부님이 제의해 주셨습니다. 천주교 신자로서 예전부터 그려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 온 터였죠. 두말 않고 시작했습니다. 2021년 1월1일부터 매주 연재해 오고 있죠. 내년 2월이면 대구경북지역 성당 183곳을 모두 그리게 됩니다. 이젠 사명감까지 들어요. 가톨릭사를 넘어 대구경북 역사에도 오래도록 남겨질 그림을 그린다는…."▶성당 스케치화를 통해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은가요. "신자는 물론 일반 시민에게도 '편안한 마음'을 안겨주려 합니다. '인생의 쉼터'와 같은 느낌을 선물하고 싶은…. 그렇다고 과장하지는 않아요. 스케치화의 생명은 있는 그대로 표현하되 감동을 전하는 것 아니겠어요."▶한 주도 거르지 않고 성당 그림을 그린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닌데."성당 스케치화는 사진을 토대로 그립니다. 사진을 최대한 많이 수집해야 해요. 해당 성당의 히스토리도 숙지해야 하고, 성당에 대한 사제·신자들의 생각도 미리 파악해 놓고요. 한 성당을 그리는 데 최소 한 달가량 걸립니다. 사실 그림 채색은 어렵지 않아요. 어떤 느낌을 담아내야 할지가 늘 고민이죠. 사진과 그림은 엄연히 다른데, 사진 속에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그 무엇'을 뽑아내는 일, 여간 부담스러운 일이 아니죠. 우선, 연필로 스케치한 그림을 제 동선(動線) 가까이에 놓아둡니다. 일주일 정도 뚫어지게 쳐다봐요. 밥 먹다가도, 화장실 볼일 보러 가다가도. 스스로 '오케이'라는 판단이 들 때까지 째려 봅니다. 그러고 나서 볼펜으로 다시 스케치합니다. 채색한 뒤에도 또 1~2주는 그림과 '신경전'을 벌여야 해요. 그런 과정을 거치다 보면 어느 순간 최종 영감이 떠오릅니다. 매주 연재를 위해선 한 달에 네 작품을 함께 그려야 해요. 다른 화가도 마찬가지겠지만,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바로 찢어 버립니다. 밤샘 작업도 일쑤이고요." ▶가장 인상에 남는 성당 풍경을 꼽으라면."단연코 칠곡 가실성당이지요. 지어진 지 128년 된 곳입니다. 여름이면 성당을 휘감는 울창한 숲이 끝내줘요. 누구나 어릴 때 한 번쯤 성당에서 놀았던 기억이 있잖습니까. 그런 추억을 안겨다 주는 성당이랄까요. 어머니 품과도 같은 포근한 느낌을 줍니다. 이 성당은 '대한민국 3대 아름다운 성당'에 포함돼 있기도 해요."▶성당 말고 사찰 등 다른 풍경 스케치화는 그리지 않나요."뜻맞는 미술 친구들과 함께 종종 스케치 여행을 떠납니다. 동화사·파계사 등 명승지 절도 자주 들릅니다. 계곡물에 발을 담근 채 사찰 본전도 그리고 주변 숲도 그리지요. 훗날 대구경북 사찰 순례 스케치화에도 도전해 볼 생각입니다."서 화백은 영남대 미대에서 공부했다. 붓을 잡은 지 올해로 37년째다. 1996년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모두 13차례 열었다. 지난 7~8월엔 '서원만 스케치 이야기' 전을 열었다. 해외 전시회 50여 차례, 국내 그룹전만도 3천여 차례 출품했다. 지난해엔 '아름다운 대구 스케치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았다. 대구가톨릭미술가회 회장을 지냈으며, 현재 추상미술 동인 단체인 신조미술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모친이 이화여대 미대를 나왔다고 들었습니다. 어릴 때 영향을 많이 받았겠습니다. "DNA야 확실히 물려받았겠죠. 근데 제가 미술하는 걸 제일 말린 분이 어머니였죠. 집안 웃대 어른 가운데 화가가 계셨는데, 재산 다 털어먹고 마흔도 안 돼 요절하셨대요. 비극적인 가족사 때문에 반대한 것이죠. 어릴 때 용돈을 모아 물감·스케치북을 몰래 사서 숨겨 놨어요. 근데 모친이 용케도 찾아내 변소 통에 버렸지 뭡니까.(웃음) 자식 이기는 부모 없잖아요. 결국 사고(미대 입학)를 치자 별말씀이 없으시더라고요. 아버지가 출장 다녀오는 길에 물감을 사다 주셨어요. 이왕 미대 들어간 거 성공하라는 뜻이었겠죠."▶1990년대 영남일보 등 지역 신문에 삽화를 그렸다고요."동아문화센터 미술관에서 큐레이터로 있을 때죠. 자그마치 5곳의 미술관 업무를 총괄했어요. 거기에다 신문 연재 소설 삽화까지 그렸으니 눈코 뜰 새 없었습니다. 그땐 e메일도 없던 시절이었죠. 매일 식전 댓바람부터 신문사에 들러 삽화를 마감하느라 혼을 뺐어요. 그러고 보니 젊었을 땐 신문 삽화 마감 시간, 지금은 성당 스케치화 마감 시간과의 싸움이네요. '마감'은 제 인생에서 숙명과도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자님도 늘 겪겠지만 '마감 스트레스' 솔직히 울고 싶어요.(웃음)"▶성당 스케치화 연재를 마치고 난 뒤엔."공소(公所)라는 게 있어요. 본당보다는 작은, 사제가 상주하지 않는 성당이죠. 에너지를 충전한 뒤 공소를 순례하며 그려볼 생각입니다. 그러면 대구경북지역 천주교 관련 건물을 모두 기록하게 되는 셈이죠."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성당 스케치화 작품이 사회에 온기를 전할 수 있는 매개체가 되면 좋겠어요. 소외된 이웃을 돕기 위한 전시회 등을 통해서 말이죠. 아울러 형편이 여의치 않은 성당을 위해서도 쓰이면 좋겠어요. 저작권은 제게 있지만, 성당은 물론 다른 어느 곳에서도 공익적 활용을 원한다면 기꺼이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저로서는 큰 영광 아니겠습니까." 이창호 논설위원 leech@yeongnam.com서원만 화가가 자신의 작업실에서 '성당 스케치화'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그는 "한 성당을 그리는 데 한 달가량 공을 들여야 한다"고 했다. 박지현기자 lozpjh@yeongnam.com
2023.11.29
성주군 농산물가공지원센터, '못난이 참외'로 건강한 가공식품 개발·생산…'富農' 돕는다
경북 성주군이 농산물가공지원센터를 통해 지역의 다양한 농특산물을 활용한 가공제품을 출시하며 농가 소득 증대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창의적 아이디어는 있지만, 가공 기술과 시설이 없어 어려움을 겪는 농업인의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성주군이 자체적으로 시작한 사업으로, 안전하고 건강한 가공식품 생산에 도움을 주고 있다.성주군에 따르면 농산물가공지원센터를 활용해 제품을 생산한 농가는 출범 첫해인 2019년 9개 농가에 불과했지만 2020년 14개, 2021년 25개, 2022년 29개 농가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가공식품 농가 매출도 2019년 366만원이었던 것이 2020년 1억9천837만원으로 큰 폭 늘었다. 2021년엔 3억333만원, 2022년 4억4천58만원, 2023년 9월 현재 2억2천774만원으로 매년 증가세를 보인다.이곳은 15억원의 사업비를 투자해 기존 171㎡ 규모에서 473㎡로 증축했으며 습·건식가공라인을 구축해 총 54종 63대의 습·건식 가공 장비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청(오미자·참외 등) △잼(참외·딸기 등) △버섯가공제품 △동결건조제품 등 총 45종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성주군은 많은 농업인이 농산물가공지원센터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농산물 가공·창업 교육을 하며 지역의 다양한 농특산물을 활용한 가공제품을 개발하고 이를 상품화할 수 있도록 지역의 농가 및 가공업체에 기술을 이전해 지역 비상품과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있다.◆6차 산업 활성화에 본격 나서성주군 농산물가공지원센터는 농산물가공사업의 활성화를 위해 가공사업의 단계별 업무영역을 나누어 체계적으로 지원한다. 이곳에서는 창업을 희망하는 농가를 모집해 기초교육과 심화교육, 실무심화과정 등을 통해 가공창업을 하도록 지도한다. 성주군에 따르면 2019년부터 현재까지 285명의 가공창업 기초교육 수료생을 배출했다.상품을 기획하고 제품을 개발하며 상품화를 준비할 수 있도록 가공 장비와 시설 및 제품 생산도 지원한다. 생산된 제품에 대해선 식품위생법에 따라 품질검사 및 제품표시사항 등에 대해 컨설팅한다. 특히 소비 추세, 시장조사 등을 파악하는 역량을 갖추도록 마케팅 교육을 연계하며 박람회, 유통상담회 등에 참가 기회도 제공한다. 이외에 포장재 개선사업 및 선물꾸러미 상품 기획 추진을 통해 농가형 가공상품의 판로가 확대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다양한 가공제품 개발성주군은 2006년 참외 산업 특구로 확정된 후 성주 참외 경쟁력 향상과 고부가가치 산업 활성화를 위해 6차산업을 본격화하는 등 참외를 활용한 가공제품 개발에 노력하고 있다. 군은 올해 참외 생산량 17만 t으로 조수입 6천14억원을 달성했으며 억대 농가도 1천862호나 배출하는 등 역대 최고의 성과를 기록했다. 참외의 주산지인 만큼 참외원과를 생산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유통시설, 스마트 자동화 시스템을 갖췄으며 발효및 저급 참외의 활용을 위해 비상품 자원화센터도 운영할 예정이다.농산물가공 분야에서는 '못난이 참외'라 불리는 B급 과일을 활용한 가공제품 개발을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이를 위해 성주군농업기술센터는 2020년부터 가공기술 표준화 사업을 추진해 성주 참외 빵 1종과 참외 아이스크림 3종을 개발했다. 또한 2021년 참외 막걸리인 '성취'와 '성참외주'를 개발해 상품화했다. 참외 막걸리는 참외 착즙액을 활용한 비살균 막걸리로 지역 내 양조장에 기술이전했으며 특히 고급형 막걸리인 '성참외주'는 설탕이나 감미료를 넣지 않고 쌀 전분이 당화된 성분으로 단맛을 끌어내 자연스러운 단맛과 쌀의 부드러운 맛을 느낄 수 있다. 향후 양조장 막걸리 생산기술을 기반으로 좀 더 대중적인 참외 막걸리를 개발할 계획이다.2022년에는 참외가공제품으로 참외 초콜릿·젤리 등 디저트류도 개발했다. 특히 참외 초콜릿은 참외 동결건조 분말이 1.34% 함유된 초콜릿 제품으로 온라인과 지역에서 선물용으로 판매가 되고 있다.올해도 다양한 참외가공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 성주지역 내 단백질 분말 제조업체와 공동연구해 참외 단백질 셰이크 제품을 개발해 출시했다. 대체감미료 소재인 알룰로스 및 당알코올을 활용한 스틱형 참외 잼 5종을 개발 중이며 내년에 출시된다.이외에 성주에서 생산되는 버섯 4종을 동결건조한 제품인 바로 버섯 영양밥과 바로 버섯 야채밥을 출시하고 버섯을 간장 베이스로 적셔 건조한 버섯맛 포 제품을 개발 및 상품화했다. 이병환 성주군수는 "개별농가 맞춤형 컨설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농가형 가공제품의 완성도를 높이고, 지역 내 가공 창업농가들이 서로 협력해 공동으로 제품을 홍보하고 판촉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성주 참외를 소재로 하는 제품생산을 위한 기반시설을 보강해 다양한 참외가공 상품을 개발하고 상품화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석현철기자 shc@yeongnam.com성주군 농산물가공지원센터가 지역의 다양한 농특산물을 활용한 가공제품을 출시하며 농가 소득 증대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농산물가공지원센터 전현태 팀장이 센터에서 생산된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성주군농산물가공지원센터 관계자들이 참외를 활용한 신제품 출시와 관련해 논의하고 있다.
수제참외 디저트·빵류 '옐롱'…무방부제·무첨가 간식 인기
경북 성주군 월항면에 있는 GAP 참외 유통 전문회사 참샘영농조합법인은 성주군 농산물가공지원센터를 활용해 참외 가공식품브랜드 '옐롱'을 출시하며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옐롱에는 농가에서 직접 키우고 출하한 참외를 이용해 만든 수제 참외 디저트와 빵류가 있다. 무방부제, 무첨가를 원칙으로 HACCP 인증받은 시설에서 생산되고 있다.옐롱 김다혜 총괄기획 팀장은 "과일은 제철에 갓 수확한 것을 먹어야 제맛이 난다. 하지만 참외는 봄, 여름에만 먹을 수 있고 품질 유지 기간도 짧다"며 가공제품 개발 이유를 설명했다. 참외는 사시사철 즐겨 먹을 수 없는 한계가 있어 이를 보완하고 갓 수확한 신선함을 담을 수 있도록 다양한 참외 가공식품을 개발하게 되었다는 것이다.현재 옐롱의 참외 가공제품은 △참외 마들렌 △참외 휘낭시에 △성주 꿀 참외 빵 △참외 말랭이 △참외 잼 △참외 청 등이다. 참외 마들렌은 참외 청, 참외 말랭이가 들어간 조개 모양의 구움 과자로 일반 마들렌과 달리 시트러스 계열을 첨가하지 않고 참외 청으로 부드러운 참외 맛을 담아냈다. 참외 휘낭시에는 참외 청과 잼이 들어간 금괴 모양의 구움 과자다. 천연 버터의 풍미와 참외 잼의 조화로 촉촉하고 달콤한 맛이 특징이다.성주 꿀 참외빵은 참외를 닮은 심쿵한 비주얼과 참외의 상큼하고 달달한 맛과 향을 가득 담은 프리미엄 디저트다. 개별포장이 돼 아이 간식 또는 피크닉 등 야외에서도 간편하게 먹을 수 있어 인기가 높다.김 팀장은 "다양한 참외 가공식품을 개발하고 제품화하는 데 성주군 농산물가공지원센터의 도움이 컸다"며 "지역사회의 청년 일자리 창출, 성주 특산품 가공의 다양화, 우리 농산물의 새로운 가공식품 개발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석현철기자 shc@yeongnam.com참외가공식품 브랜드 옐롱 김다혜 총괄기획 팀장이 성주군농산물가공지원센터에서 레토르트 멸균기를 통해 출시하는 제품의 멸균작업을 하고 있다.
[미리 보는 '공항도시 군위, 미래비전 심포지엄' 〈상〉] "신공항 배후지에 물류·비즈니스·첨단산업 생태계 집적해야"
영남일보는 대구경북의 '게임 체인저'가 될 대구경북신공항(이하 TK신공항) 사업의 성공과 지역 발전의 염원을 담아 오는 12월1일 군위군 삼국유사교육문화회관에서 '공항도시 군위, 미래비전 심포지엄'을 연다. 이날 심포지엄은 신공항을 중심으로 경제권 발전을 위한 전략을 수립하는 한편, 군위군의 미래 발전 방향도 모색한다. 사전에 배포된 주제 발표문을 토대로 이번 심포지엄 내용을 요약한다.신공항 경제권 발전전략을 주제로 한 '공항도시 군위, 미래비전 심포지엄' 제1세션에는 류재영 〈사〉연구그룹 미래세상 교통물류 4.0 대표와 오성열 전 한국교통연구원 책임전문원이 각각 '신기후체제에 대응한 친환경 스마트 물류여객 통합신공항과 공항경제권 연계 발전방안' '신공항경제권을 준비하다'를 주제로 주제 발표한다. 이어 윤대식 영남대 명예교수가 좌장으로 나서 김제철 전 한서대 교수, 김준우 대구대 교수, 박진서 한국교통연구원 항공우주교통연구 본부장의 패널토론도 열린다.군위군의 미래 발전 방향을 제시하는 제2세션에서는 김주석 대구정책연구원 공간교통연구실장, 김태영 국토연구원 도시연구본부 전문연구원, 김정빈 서울시립대 교수가 각각 주제 발표를 한 뒤 전경구 대구대 명예교수의 사회로 김태운 경북대 교수, 송은정 TC 태창 문화이사, 최성웅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의 패널토론이 이어진다. 세션Ⅰ- 류재영 〈사〉연구그룹 미래세상 교통물류 4.0 대표공항 교통망 기반 경제적 영향권 확대 추세英 남부지역 '게트윅 공항경제권' 선도모델경제자유구역 지정 등 묶음사업 추진 가능 세션Ⅰ- 오성열 전 한국교통연구원 책임전문원현행법상 공항시설 구역에 공장 건립 제한주변지역 개발사업 법적 근거 마련 최우선국방부·국토부 등과 협력 체계도 구축해야◆신공항 경제권, 지역 도약 플랫폼과거의 공항은 도시 주변에 위치한 비행장의 기능으로서 1차적으로 항공기의 이·착륙, 여객·화물의 출발·도착, 항공기재 등의 설비와 정비, 항공 여객·화물서비스 등 교통기능을 제공하는 역할에만 국한됐다. 하지만 최근엔 공항을 중심으로 한 자체적 도시와 배후지역을 형성하는 게 특징이다. 공항(신도시·배후지역) 내에서 소비·문화 등 다양한 경제활동과 여가 선용이 가능하다. 또 공항, 공항 배후지 등과 연계된 교통망을 기반으로 해 공항의 영향권이 갈수록 확대되는 추세다.류재영 연구그룹 미래세상 교통물류 4.0 대표는 이 같은 공항의 변화에 대해 "지금의 공항은 단순한 교통시설로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공항 발전을 위한 비전·발전 계획에 따라 새 수요 창출이 가능하다"고 진단한다. 또 공항 경제권을 중심으로 한 신산업 생태계가 형성되면 혁신적 산업구조 재편을 통해 지역 발전을 촉진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다.류 대표는 공항 배후공간의 유형을 △공항을 중심으로 한 비즈니스·물류·첨단산업 생태계가 집적돼 경제활동이 이뤄지는 공간 △상호 네트워크가 구축된 글로벌 비즈니스 및 생산활동 허브 기능 및 경제권 개념 생성 등으로 봤다. 공항 배후공간은 △공항도시 △공항기반도시 △공항회랑 △공항클러스터 등으로 분류했다.TK신공항의 공항경제권·공항회랑 등의 선도 모델로는 영국을 꼽았다. 남부의 항구도시인 브라이던에서 런던 남측 크로이던까지 남북 80㎞, 동서 40㎞에 형성된 공항경제권은 게트윅 공항을 중심으로해 M23 고속도로, 공항철도 등 다이아몬드 형태로 구축돼 있다.영국 정부는 항구도시인 브라이턴과 런던 남부를 잇는 게트윅 공항 경제권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과학기술 혁신을 가속화하기 위한 거대 연구개발(R&D) 벨트로 선정, 혁신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TK신공항의 경우 영일만항(포항)뿐 아니라 국내 백신산업의 중심지로 거듭나는 안동 등을 축으로 했을때 게트윅 공항경제권의 사례는 충분히 접목이 가능하다.이와 함께 런던시티 에어포트, 맨체스터 엔터프라이즈존 등의 사례도 소개한다. 특히, 맨체스터 엔터프라이즈존의 경우 대구시 면적의 약 0.85배 규모로 지역경제 발전과 일자리 창출 등을 장려하기 위해 기업에 대한 특별세금 감면, 규제 면제, 공공지원 등이 부여된 일종의 '경제자유구역'이다. 이곳은 공항을 중심으로 철도, 고속도로, 항만, 운하 등이 연계돼 물류에 특화된 장점이 있다. 창출되는 일자리만 1만1천600여 개에 달한다.류 대표는 "TK신공항은 대구시·경북도, 군위·의성군, 국방부 등이 사업주체가 돼 공항 이전부터 건설, 종전부지 개발, 이전 주변지역 지원, 접근성 개선 등이 함께 추진되는 사업이다. 이를 한 묶음사업으로 추진했을 때 원활하게 개발사업 등 추진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며 "사업성과를 극대화해 신공항을 활성화하는 한편, 공항과 각 거점 간 연계할 수 있는 개발 축 형성이 중요하다. 이를 통해 공항경제권 등을 조성했을 때 공항이 '지역발전의 기재'로 활용될 것"이라고 했다.◆신공항 경제권 구축은 지금부터공항의 기능·역할 등이 변화하면서 공항을 개발, 운영하는 과정에서 지역사회의 비중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비행 소음, 재산권 행사의 제약으로 인해 골칫덩어리와 같은 공항이 지역사회에 온전히 포함될 수 있을 때만이 공항경제권 개발 등도 가능하다.공항경제권 형성은 공항 주변에 양질의 일자리 창출, 주거 시설 조성 등이 있어야 가능하다. 오성열 전 한국교통연구원 책임전문원은 공항은 확장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개발했을 때, 장기적 관점에서 공항경제권 형성과 같은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본다. 이 과정에서 공항경제권 내 일자리 창출, 주거단지 조성 등을 염두에 두고 도로·철도망 등의 확충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오 책임전문원은 신공항 경제권 형성을 위한 준비과제로 '법적 근거 마련'의 필요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제언한다. 이를 위해선 적용 법의 한계를 파악하고 향후 개발전략을 수립할 때 이를 전략적으로 활용할 필요성도 있다고 본다. 현행법에는 공항시설 구역은 공항시설법에 따라 물류단지 내 반도체 공장 등을 건립할 수 없고, 지자체가 공항시설 구역 내 개발도 주도할 수 없다. 공항신도시는 지자체가 도시계획으로 개발할 수 있도록 한다.오 책임전문원은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군·민간공항 이전이 통합으로 추진되는 TK신공항 건설과정에서 군공항 특별법 개정의 필요성도 제시한다. 군공항 특별법 개정을 통해 공항 경제권 형성 등 주변지역 개발사업을 지원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고, 지자체가 의무적으로 공항 교통시설 등에 투자할 수 있는 근거가 필요하다는 것. 이 같은 과정을 거치면 공항 건설 후 운영단계부터 국방부와 협력체계 구축도 가능하리라 본다.TK신공항의 민항 면적은 92만㎡로, 전체부지의 5.2%에 불과하다. 이는 공항 경제권 형성 과정에서도 제약 요소로 작용될 수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국방부·국토교통부 등을 대상으로 한 관계 규정 및 법 개정, 공항구역 밖 개발 관련 구상 등 협의가 필요하다는 게 골자다. 양승진기자 promotion7@yeongnam.com대구경북신공항 조감도(왼쪽)와 지난달 12일 군위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3 군위군민체육대회' 전야제의 드론쇼 장면. 〈군위군 제공〉
철도특구 추진…철도교통 도시서 철도산업 도시로 변신 시도
김천이 경북의 철도 중심도시에서 전국적인 철도 중심도시로 도약하고 있다. 김천의 철도망은 기존 경부선과 경부고속선(KTX)을 축으로 남부내륙철도(김천~거제)와 중부내륙철도 김천~문경 구간, 대구권 광역철도 2단계(김천~구미) 사업이 확정되는 등 대폭 확충되고 있다. 여기에다 동서횡단철도(김천~전주), 대구경북신공항철도(김천~신공항~의성)가 추진되는 등 전국을 아우르는 철도교통 중심지의 기능을 확보한 상태다. 이에 맞춰 김천역사 신축을 서두르고 철도 특구를 추진하는 등 철도산업에 기반한 지역발전전략이 탄력을 받고 있다.◆남·중부내륙철도 개설에 최선김천을 시발역으로 성주~고령~합천~의령~진주~고성~통영을 거쳐 거제에 이르는 남부내륙철도와 김천에서 상주~문경을 거쳐 수서로 연결되는 중부내륙철도는 경부선, 경부고속선(KTX)과 더불어 김천 중심의 '십자축 철도망'을 구성한다. 이로써 김천은 서울에서 대전~대구~부산을 잇는 경부선과 남해안에서 경남 서부내륙을 관통하며 충청권과 수도권을 거쳐 서울에 이르는 남·중부내륙철도(가칭 내륙선)의 중심에 자리하게 된다.전국을 아우르는 '철도교통의 중심도시 김천'은 100여 년에 걸친 노력의 성과다. 일제강점기에 발간된 경북연선발전지(慶北沿線發展誌)에 따르면 1916년, 당시 김천은 경부선 철도를 통한 물자 거래액이 연간 400만 엔에 이르는 등 철도특수를 누렸다. 이는 경부선 선상의 대도시 대구와 대전을 앞지르는 규모로, 남으로는 거창과 진주, 북으로는 상주 등 물산이 풍부한 지역과 연결되는 김천의 입지적인 우월성이 배경에 있다고 설명했다. 김천이 경남 서부~경북 북부~수도권을 잇는 내륙철도망 추진에 나선 배경이기도 하다.김천발전의 필연적 과제였던 내륙선 철도망 구축은 일제강점기부터 산업화시대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추진됐으나, 1931년 개통된 경북선(김천~안동)을 제외하곤 여러 시대 상황에 밀려 표류해 왔다.1916년 김천에 거주하는 일본인을 중심으로 시작된 '철도 운동'은 사철(私鐵, 민간 부설 철도) 형식의 김천~상주 간 경편철도(俓便鐵道) 개설을 목표로 했다. 이들은 조선경편철도주식회사 사장에게 낸 청원서에서 "지방의 경제적 번영은 철도건설에 달려 있다. 김천~상주 간의 운송 수단으로는 여객용 자동차와 마차가 있으나 승객 수요를 감당할 수 없고, 70~80대의 화물 마차로는 산처럼 쌓인 물자를 수송할 수 없다"며 철도 개설의 당위성을 역설했으나 무산됐다.이들은 이에 굴하지 않고 김천을 중심으로 남으로는 거창~진주~삼천포까지, 북으로는 상주~예천~영주까지의 경편철도 개설을 계획했다. 이후 조선산업철도주식회사를 설립해 노선을 김천~안동으로 변경해 노선 실측에 나섰으나, 경기 침체로 도산할 위기에 처하는 등 우여곡절 끝에 조선 총독의 중재로 사철 6사와 합병하는 한편 조선철도주식회사로 개명한 가운데 김천~안동 간의 경북선(118.1㎞)을 완공할 수 있었다.김천 중심 십자축 철도망경부선과 남·중부내륙철전국을 아우르는 망 구축하루 1만5천명 이용 예상낡은 김천역 새로 짓기로전동차 생산 + 협력 기업철도산업 클러스터 조성동력분산 고속열차 EUM 차량기지 유치 방안 모색김삼선은 경북선과 함께 추진된 노선이다. 김천전지(金泉全誌)에는 "김천의 발달은 시장에 의한 것이며, 시장의 발달은 상주, 예천, 영주, 안동 등 각지의 물자가 김천으로 집산한데 서 비롯됐다"며 "현재(1920년대) 상업도시로서 첫걸음을 뗀 김천의 발전은 김삼선(김천~삼천포 철도)에 달려 있다. (자원의) 보고인 경남 창원과 진주의 평야 개발이 김삼선의 사명"이라고 기록됐다. 1927년에는 해당 노선에 대한 실측이 있었지만, 진전은 없었다. 1936년에는 (서울) 왕십리~이천~충주~김천~진주~삼천포를 잇는 경삼철도(京三鐵道) 개설이 논의되는 등 김천 중심의 내륙철도 개설이 끊임없이 추진됐다.1966년 11월 2일에는 박정희 대통령까지 참석한 '김삼선 기공식'이 김천에서 열렸다. 철도건설계획 7개년 계획에 의한 김삼선은 김천역에서 분기해 거창~합천~함양~산청~진주로 이어지는 노선(160㎞)으로, 동해와 남해안을 연결하는 횡단철도로서 연안 일대의 산업개발이 목적이었다. 그러나 1976년 완공할 계획이었던 김삼선은 국제부흥은행(IBRD)의 경제성에 대한 회의적인 평가 등으로 1968년, 공정률 0.8%에서 공사를 중단했다.한 세기에 걸쳐 추진된 철도 개설은 근래(남부내륙 2019년 1월, 중부내륙 2022년 11월)에 가시화됐다. 송언석(김천·국민의힘) 국회의원은 "중·남부내륙철도는 (자신이) 국회에 등원한 이후 건설이 확정됐다"며 "김천을 중심으로 연결되는 철도(가칭 중부선)가 완공되면, 김천은 대한민국 철도교통의 새로운 중심지로 거듭날 것"이라며 "남부내륙철도는 내년 6월 (완료를) 목표로 기본 및 실시설계가 진행되고 있다. 김천의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국내 철도교통의 새 중심지로 자리매김할 다양한 사업도 순조롭게 추진되고 있다"고 말했다.앞서 송 의원은 영남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주요 공약이기도 한 중부내륙철도 김천~문경 구간 개설은 당초 경제성 부족으로 예비타당성 조사 통과도 장담할 수 없었으나, 전방위적 노력 끝에 경제성, 정책성, 균형 발전 등을 반영한 종합평가에서 기준(0.5)보다 높은 점수(0.616)를 받았다"며 "이 노선에 대해 기획재정부는 '경북 내륙과 수도권 주요 도시 간의 이동 시간을 대폭 단축하고 인적·물적 교류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할 것'으로 평가했다"고 설명했다.한편 경북도, 김천시, 성주군은 남부내륙철도 개통에 따른 지역발전 전략 수립을 위한 용역을 발주하는 등 중·남부내륙철도 개통에 대비하고 있다.◆철도산업과 연계해 철도특구 추진과거 김천발전의 축으로 활용된 경부선 김천역은 남부내륙철도의 시발역으로, 서울(수서)에서 문경까지의 중부내륙철도가 문경~상주~김천 간 전철을 통해 김천역에서 남부내륙철도와 연결되게 하는 등 내륙철도교통의 주요 기능을 담당했다. '김천시 철도기반 구축에 따른 장기발전계획 수립 용역'을 수행한 한국교통연구원은 현재 1일 5천명 정도인 김천역 이용객은 향후 최대 1만5천명 정도로 증가할 것으로 추정하는 등 1958년 완공된 낡은 김천역사의 현대화가 시급함을 강조했다.송 의원은 개량사업(증·개축) 대상이었던 김천역사를 국토교통부 등과 협의를 거쳐 새로 짓기로 했다. 김천 원도심의 중심시설로, 도심 형성에 결정적 역할을 한 역사를 광역교통망을 아우르는 선상 역사로 바꿔 경부선 철도로 양분된 원도심 접근성을 높여 전성기의 역세권을 회복하는 등 시너지 효과를 최대화할 계획이다.김천시는 지역의 철도산업을 규모화하기 위해 '철도 특구'를 추진 중이다. 사통팔달의 철도망과 전동차 생산기업 및 협력업체 등을 기반으로 '철도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향후 교체될 무궁화·새마을·ITX-새마을호 등의 대체 차량이 될 EUM(동력분산식 고속열차) 철도차량기지를 유치하는 방안 등을 모색하고 있다.한국교통연구원은 "김천에 EUM 철도차량기지가 들어서면 경부·경북·남부내륙·중부내륙·문경·중앙·대구선뿐만 아니라 대구권 광역철도 등 다수의 노선이 이용할 수 있는 등 철도 운영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며 "호남선도 김천의 차량기지에서 열차를 정비하는 게 가능하다"고 분석했다.박현주기자 hjpark@yeongnam.com▧참고문헌= 쓰지 스테조 저 경북연선발전지, 가노 야쓰마사 저 김천전지남부내륙철도 시발역으로 활용될 김천역사 신축 조감도. 현재 선상 역사로 건립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2023.11.28
[박한우의 웹3.0과 밈코인] <19> '웹3와 AI 대응을 위한 지방언론협회' 발족해 포털과 빅테크 종속서 벗어나자
2023년 11월 22일부터 포털 다음(Daum)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뉴스 검색을 통해서 만날 수 있는 언론사의 수가 크게 줄었다. 다음이 뉴스 검색의 기본 설정을 전체 언론사에서 콘텐츠 제휴 언론사(CP사)로 축소했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검색 결과의 기본값을 아직 바꾸지 않았지만, 곧 뉴스 검색 설정 기능을 조정할 가능성이 높다.검색포털은 이용 비중이 높은 소수의 CP 언론사로 제한하면, 뉴스 기사 선호도가 낮은 전체 언론사를 서비스하는 것에 비해 운영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또한 사람들이 포털에서 뉴스를 대부분 소비하면서, 포털 뉴스의 정치적 영향력과 잠재적 편향성에 민감하게 반응해 온 정치권도 반기는 분위기이다. 선거를 앞두고 유권자에게 실질적으로 유통되는 뉴스 매체가 감소하기 때문이다. 특정한 이슈가 국민 여론으로 의도치 않게 확산할 가능성이 낮아진다. 그러나 전체 언론사 뉴스 보기 기본 기능의 종료는 CP사와 비CP사 간의 뉴스 노출 격차를 더욱 확대할 것이다. 이는 국민의 알권리 측면에서 심각한 문제이다. 특히 지방 언론사는 현재 소수의 매체만이 CP사로 등록되어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서울 소재 언론사의 뉴스 지배력은 지금보다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이 공약한 '지방시대'는 정책 현장에서 사라지고, '서울권 강화, 다시 한 번'이 전면에 나설 것이다.다른 시각에서 보면, 뉴스 패러다임이 선택적 노출(selective exposure)에서 정보 홍수의 시대로 오면서 부수적으로 발생하는 노출(incidental exposure)로 선회하고 있다. 한 발 더 나아가, 최근에 정보 소음을 지적하면서 선택적 회피(selective avoidance)를 취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알 권리를 위해서 중요한 것은 깨끗한 물처럼 가짜 뉴스가 아닌 정제된 진짜 뉴스가 시대적 수요임을 주장하는 필터 멤브레인(filter membrane) 이론이다. 지방 언론사는 서울권에 비해 자본력과 인력이 부족해, 뉴스 생산과 유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한, 포털 뉴스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지방 언론사의 뉴스가 모바일 환경에서 직접적으로 노출될 기회가 줄어들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지방시대를 구현하기 위해 '지방시대위원회' 신설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번 검색포털의 조치는 지방 언론사의 뉴스 노출 격차를 심화시켜, 지방시대 정책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이런 상황에서 지방 언론사는 SWOT(강점/약점/기회/위협) 분석을 통해 의사결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예컨대, 2007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온라인 공간의 정보 다양성이 위협받자, 많은 사람들이 국내 포털을 벗어나 이른바 사이버 망명을 시도했다. 따라서 CP로 제한을 결정한 포털에 실망한 이용자가 구글이나 유튜브 등으로 이탈하거나 언론사 홈페이지로 귀환할 가능성이 있다. 지방 언론사는 이를 기회로 삼아야 한다. 지방 언론사는 탈포털 시스템 구축을 통해, 독자들과 직접 만나고, 뉴스의 유통과 수익 창출에 대한 주도권을 강화할 수 있다.특히 지방 언론사는 웹3와 인공지능을 결합한 신규 서비스의 개발을 통해, 지역사회의 특성과 니즈를 반영한 뉴스를 제공하고, 독자들과 더욱 밀접하게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수 있다. 웹3 시스템 구축은 먼저 메인넷 사업을 시작해야 한다. 최근 대구시를 비롯한 지방정부가 기업과 시민을 위한 인프라로 기능할 수 있는 메인넷 구축을 이미 시작했다. 따라서 이를 적극 활용하는 방법을 고려해 볼 수 있다. 두 번째로 앞으로 나올 여러 웹3 서비스들은 탈중앙화 인터넷 주소를 중심으로 통합적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높다. 이더리움네임서비스(ENS)가 대표적이다. 이에 도메인을 미리 확보하고, 웹3 포털에 조기에 등록하는 것이 중요하다.한편, 2023년 8월쯤 공정거래위원회는 네이버가 AI 서비스 개발 과정에서 이용자의 콘텐츠를 이용약관에 명시된 서비스 개선이라는 포괄적인 목적으로 사용했다는 주장이 불공정하다는 신고를 받았다. 챗지피티(CHATGPT) 모회사인 오픈AI의 경우, 이용자 데이터를 불공정하고 기만적인 방식으로 수집하여 소비자에게 피해가 발생했는지 여부를 조사하는 절차가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에서 시작되었다.따라서 지방 언론사는 포털과 AI 기업이 대화형 서비스 개발 과정에서 뉴스 기사를 알게 모르게 기계학습에 사용했다면, 경제적 보상을 요구해야 한다. 하지만 한국언론진흥재단이나 한국신문협회 등 기존 단체들은 지방 언론사의 현실을 제대로 대변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에는 지역 뉴스를 재건하기 위해 노력하는 자선단체인 '미국 저널리즘 프로젝트'(AJP)가 있다. 지난 7월에 AJP는 오픈AI와 혁신적인 지역 뉴스 분야를 지원하기 위한 새로운 파트너십을 발표했다.(https://openAI.com/blog/partnership-with-american-journalism-project-to-support-local-news )오픈AI는 AJP의 업무 확장을 지원하기 위해 500만 달러를 기부한다. 또한, AJP가 지역 뉴스 조직을 지원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추가로 500만 달러를 지원한다. 이 금액은 AJP의 보조금을 받는 언론사가 새롭게 부상하는 AI 기술을 평가하고 배치하는 데 도움이 되는 오픈AI의 교육 및 지원 프로그램을 지원하기 위해 사용된다. 이 협력은 지역 뉴스 산업과 오픈AI 사이의 대화 채널을 구축하고, 지역 뉴스 조직이 AI 기술을 활용하여 지역사회에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지방 언론사의 데이터 저널리즘 역량을 강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예를 들어, AI 서비스를 활용하면 지방 언론사도 대형 언론사 못지않은 수준의 데이터 저널리즘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고급형 AI 서비스를 사용해서 공공 데이터에 대한 더 깊은 분석과 지역사회의 현안을 보다 심층적으로 파헤치고, 지역 주민들에게 더 유익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일선 취재기자들이 올리는 뉴스기사의 데스킹(desking) 시간을 줄이고 개인화된 피드백을 신속하게 전달할 수 있다. 편집기자들은 AI의 도움으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새로운 레이아웃 형식과 이미지를 개발하고 찾을 수 있다.당장에 지방 언론사는 웹3의 핵심 알고리즘인 스마트 계약과 디지털 지갑 및 NFT 저장 애플리케이션 등을 인공지능(AI)과 결합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그렇지만, 지방 언론사는 생성형 AI 기술을 포함한 디지털 도구를 지금부터 능동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AI로 작동되는 웹3 프로젝트의 내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이를 지역 뉴스 작업에 적용하여 디지털 도구를 가장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을 선도해야 한다.탈포털 세상에 대비하여 웹3와 AI는 지방 언론사의 필수 도구이다. 기존의 포털과 소셜미디어가 저물어가는 시대이다. 분산 인터넷이 지배하는 미래의 시장에서 지방 언론사는 지금의 취약한 위치를 벗어나 전략적 행위자로 거듭나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웹3와 AI를 활용하여 지역 주민들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지역 뉴스의 질을 향상시켜야 한다. 이른바 '댓글의 민족'으로 알려진 우리나라 사람들이 포털이 아닌 지방 언론사 홈페이지에 올리는 목소리를 NFT로 변환시키는 파괴적 혁신도 있다.마지막으로, 가칭 '웹3와 AI 대응을 위한 지방언론협회'를 발족해야 한다. 이 협회를 구심점으로 지방 언론사들이 웹3와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탐색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정책과 제도 개선을 요구해야 한다. 국내 포털과 글로벌 빅테크가 AI 개발을 위해 지방 언론사의 뉴스 데이터를 사용한 경우, 구체적인 계약 없이도 실질적인 보상을 제공하고, 공정 이용 가이드라인을 마련하여, 지방 언론사들이 웹3와 AI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또한, 정부 행정적 지원도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아닌 이 협회를 통해서 보조금을 분배하여, 지방 언론사들이 다양한 인공지능 응용 프로그램을 조종하고 실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영남대 교수·사이버감성연구소 소장, nft-korea.eth>박한우 교수는?박한우 영남대 교수는 대구에서 초중고를 보내고 한국외국어대(학사), 서울대(석사), 미국뉴욕주립대(SUNY-Buffalo)(박사)를 졸업했다. 네덜란드 왕립아카데미(NIWI-KNAW)와 옥스퍼드인터넷연구원(OII) 등 글로벌 연구기관에서 근무했다. 영남대 부임 이후에 WCU웹보메트릭스사업단, 세계트리플헬릭스미래전략학회, 사이버감성연구소 등을 주도했다.물리적 경계 속에 한정되어 있던 인간관계와 시대이슈가 온라인을 통해서 그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면서, 기존 법칙에 도전하는 과정을 탐구하는 빅데이터 네트워크 방법의 권위자로 인정받고 있다.데이터 기반 주요 연구방법론인 과학계량학(scientometrics), 하이퍼링크분석(hyperlink network analysis), 웹계량학(WEBometrics), 대안계량학(altmetrics), 트리플헬릭스(triple helix) 등을 국내에 소개하고 선도해 왔다. 하이퍼링크 연결망은 INSNA(International Network for Social Network Analysis) Connections가 출판한 가장 영향력 있는 연구 목록에 포함되기도 했다.SCImago-EPI Award, ASIST Social Media Award 등 국제 저명 학술상을 공동으로 수상했다. 저명한 국제학술지인 Quality & Quantity, Journal of Contemporary Eastern Asia 편집위원장(EIC)을 현재 맡고 있다. 최근에는 Scienceasset.com의 웹3 국제학술지 ROSA Journal의 초대 편집위원장으로 위촉되었다.사회연결망과 빅데이터를 통해서 데이터와 정보의 흐름 및 지식생산과 혁신체제 관련 이슈를 계량적으로 분석하는 전문가로서 SSCI급 저널에 100편 이상의 논문을 출판했고, 최근 2023년 5월에 국제커뮤니케이션학회(International Communication Association)가 선정하는 석학회원(ICA Fellow)으로 뽑혔다.글로벌 연구성과에 못지않게, 이미 오래 전부터 수도권과 지방간 격차가 심해지면 우리나라가 지속가능하기 어렵다고 지적하는 등 국내외 이슈에 대한 폭넓은 관심과 창의적 지식을 보이고 있다. 디지털 기술과 데이터 활용에 관한 중앙정부 및 지자체 자문위원으로서 이 분야에서 소외계층의 삶의 개선과 지역발전에 노력하고 있다. 특히 빅데이터로 보는 우리 지역 세상을 탐구하자는 방향에서 '빅로컬 빅펄스(Big Local Big Pulse)' 랩을 운영하면서, 데이터 기반한 이슈탐지와 융합학문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포털 다음 기본설정이 제휴 언론사로 돼있다. 전체 언론으로 변경하지 않으면 지방언론 뉴스를 볼 수가 없다. 출처 다음 웹화면 캡쳐박한우 영남대 교수
2023.11.24
먹고 살려 한 데 모였는데 고민은 다 달랐다…세대별 직장생활 고민 들어보니
어느 세대든 고충은 있다. 사회생활에서도 다양한 고충이 애로사항이 존재한다. 관리급의 X세대는 '꼰대'라는 이유로 후배들에게 눈치를 보기도 한다. X세대와 Z세대의 '낀 세대'인 M세대도 중간자의 고충과 고민이 있다. Z세대 역시 '젊은 세대'라는 타이틀로 인한 고충 등 여러 가지 고민이 있다.◆'부장' '과장' 등 리더급 X세대…"꼰대 되지 않기 위한 노력"1965년에서 1979년생인 'X세대'의 고민은 '후배와의 관계'다. 흔해 '꼰대'라고 불리는 이들은 스스로 꼰대가 되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고 한다. X세대는 "스스로 꼰대라고 생각해본 적이 많다. 자녀들이 '회사에서 이런 이야기 하면 꼰대다'라고 해서 반성하기도 했다"면서 "어쩔 수 없는 거 같다. 다만 후배 세대들과 최대한 소통하면서 꼰대가 되지 않기 위해 노력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이들의 고민은 '점심' '회식' 등에서도 발생한다. 특히 물가가 치솟는 상황에서 X세대의 고충은 더 심해진다. X세대는 "물가가 계속 오르면서 점심, 커피, 회식 등을 할 때면 지갑이 걱정되는 건 사실이다"면서 "후배들에게 더치페이하자고 할 수 없지 않겠냐. 눈치껏 저렴한 메뉴를 골라주는 후배가 이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또 X세대는 "가끔 힘든 업무가 끝난 날이면 맥주 한잔이 생각날 때가 있다. 후배들과 한잔하고 싶지만 부담스러울까 봐 말 못 하는 경우도 많다"면서 "빙빙 돌려서 말하는 때도 있다"고 했다.◆'낀 세대'인 M세대…"상사 눈치 보랴, 후배 눈치 보랴 힘들다"'M세대'(1980년생~1994년생)은 자신 세대를 '낀 세대'라고 설명한다. 중간 관리자급이 되면서 X세대와 Z세대 눈치를 동시에 보고 있다는 것. M세대는 "어느덧 회사 막내를 탈출하고 중간 관리자급이 됐다. 상사와 후배 눈치를 동시에 보고 있다"면서 "일처리 등 상사 눈치를 보면서 할 때가 많다. 후배에게도 일과 관련해 설명해주고 싶지만 '젊은 꼰대' 소리를 들을까 봐 쉽게 하지 못한다"고 했다. 낀 세대의 서러움도 많이 느꼈다고 M세대는 설명한다. M세대는 "X·Z세대에게 최선을 다하지만 늘 선배에게는 후배 관리를 잘하라고 이야기를 듣는다. Z세대에게도 '선배도 꼰대시네요'라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속상하다"고 말했다.이들은 X세대가 이해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M세대는 "사회생활에 연차가 쌓이고 후배들을 보면 왜 X세대가 힘들어하는 줄 알겠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M세대와 Z세대를 합쳐 MZ세대로 우리를 바라보는데, Z세대와 우리는 분명히 다르다. 우리와 같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했다.◆'사회초년생' Z세대…"젊은 세대 이미지 스트레스받아"사회초년생인 'Z세대(1995년생~2012년생)'는 단체 생활에 익숙지 않은 세대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단체 생활을 경험할 기회가 적었기 때문이다. Z세대는 "아무런 경험 없이 사회생활을 시작하려 하니 힘든 게 한둘이 아니다"면서 "출퇴근 시간, 인간관계 등 여러 측면에서 고민이 많다" 고 했다.카카오톡 등 메신저를 할 때도 고민이 따른다. Z세대는 "선배에게 '좋아요'로 답장한 적이 있다. '왜 대답을 하지 않느냐'며 혼이 났다"면서 "늦은 시간 답장하는 것이 신경 쓰여 답장 대신 '좋아요'를 누른 것뿐이었다. 친구들끼리 매일 쓰던 거라 아무런 생각 없이 썼는데 혼이 나니 당황스럽다"고 했다. 'Z세대'라는 이미지도 고충으로 작용한다. Z세대는 "특별한 행동을 하지 않았는데도 '역시 Z세대야'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스트레스다"면서 "매번 '젊은 시선으로' '젊은 아이디어 내라'는 등의 말도 고민거리다"고 했다. 또 Z세대는 "'요즘 애들은 회식 싫어하지?'라는 말로 제외하는 경우도 있다. 회사 선배들과 함께하며 고민을 나누고 의견을 듣고 싶을 때도 있다. 젊은 세대 모두가 회식을 싫어하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XMZ세대 "소통을 통해 서로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XMZ세대 모두 세대별 고충을 줄이기 위해선 '소통'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XMZ세대는 "세대마다 고충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결국 얼마나 서로를 이해하는지가 중요하다"면서 "그러기 위해선 '소통'만이 답이다"고 말했다.열린 마음으로 각 세대를 바라보는 것도 필요하다고 했다. XMZ세대는 "'X세대는 꼰대여서 우리랑 말이 안 통할 거야' '요즘 애들이랑 우리는 맞지 않아' 등 고정적인 생각을 벗어나는 게 중요할 거 같다"면서 "다른 세대를 바라볼 때 열린 마음은 필수다. 넓은 마음도 필요하다"고 했다.또 이들은 "서로 다른 사회 환경에서 살았던 세대가 함께 살아가기 위해선 한 세대만의 노력으로는 안 된다. 모든 세대가 함께 힘을 합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유연한 시선과 열린 마음 그리고 소통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이형일기자 hilee@yeongnam.com조민희 인턴기자 alsgml0656@yeongnam.com어느 세대든 다양한 고충이 있다. X세대는 '꼰대'라는 이유로 M세대는 '중간 관리자'여서 Z세대는 '사회 초년생'이기 때문이다. 영남일보 직원들이 모여 세대별 사회 고충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이형일기자 hilee@yeongnam.com리더급 X세대는 꼰대 되지 않기 위한 노력한다고 말했다. 게티이미지뱅크'낀 세대'인 M세대 박연호 사원과 젊은 세대 이남영 기자가 각 세대의 고민에 대해 설명 중이다. 이형일기자 hilee@yeongnam.com'사회초년생' 인 Z세대는 젊은 세대 이미지가 주는 고충이 있다고 말한다. 게티이미지뱅크영남일보 최성근 차장과 조민희 인턴이 세대별로 있는 고민과 해결책에 대해 설명 중이다. 이형일기자 hilee@yeongnam.com
[김대욱 큐레이터와 함께 '考古 go! go!'] 손암(巽菴) 정황의 그림 속 대구 달성 이야기
겸재(謙齋) 정선(鄭敾, 1676~1759년)은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화가이자 문신이다. 어려서부터 그림에 재주가 있었다고 하며 20세에 도화서 화원이 되었고 우리 지역 경산 하양의 현감(縣監)을 지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의 남종화법(南宗畵法)과 오파(吳派)와 같은 새로운 산수화 기법을 수용하고 시서화 일체 사상을 중시하던 문인들과 교류하면서 독창적인 회화 세계를 열었다고 평가된다. 회화 기법상으로는 전통적 수묵화법이나 채색화의 맥을 이어받기도 했지만 자기 나름대로의 필묵법(筆墨法)을 개발하여 조선의 실제 자연을 담아낸 뛰어난 진경산수화를 개척했다고 할 수 있다. 그의 대표적인 그림은 인왕산의 둥근 바위 봉우리 형태를 새로운 기법으로 나타낸 '인왕제색도'를 비롯해 '금강전도' '통천문암도' 등이 아주 잘 알려져 있다.할아버지의 진경산수화풍 이어가로 49·세로 69㎝ '대구달성도'신천·금호강·침산 위 가옥 비롯대구읍성의 영남제일문·달서문경상감영 선화당·달성 성벽 생생필자가 근무하는 영남대학교박물관에는 겸재 정선의 손자인 손암(巽菴) 정황(鄭榥, 1735~1800년)이 그린 '대구달성'이라는 그림이 있다(그림 1). 정황은 정선의 손자라는 것 외에 구체적인 행적은 알려지지 않는데 18세기 후반에 주로 활동했으며 할아버지의 진경산수화풍을 그대로 이어받았을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이번엔 대구달성도를 꼼꼼히 살펴보며 이야기를 시작하려고 한다. 이 그림의 크기는 가로 49㎝, 세로 69㎝ 정도이며 오른쪽 위에는 '손암(巽菴)'이라는 낙관이 찍혀 있고 '대구달성(大丘達城)'이라는 제목을 붙였다(그림 2). 그림의 가운데에 대구읍성을 배치하고 그 아래쪽에 대구달성을 그렸는데 마치 서쪽 하늘에 드론을 띄워 바라본 18세기의 대구 모습이라 할 수 있다.그림 속 저 멀리 동쪽에는 원근법을 잘 살려 연한 먹으로 대구 인근의 크고 작은 산을 그렸다. 대구읍성의 위에서 왼쪽으로 작은 천이 흘러 왼쪽의 큰 강에 합류되는데 이 작은 천은 현재의 '신천'이며 합류되는 강은 '금호강'이다. 이 금호강은 대구를 동쪽에서 서쪽으로 가로질러 낙동강에 합류된다. 신천과 금호강이 합류되는 지점의 아래쪽엔 침산이, 위쪽엔 연암산이 그려져 있는데 침산 위에는 작은 가옥이 한 채 그려져 있다(그림 3). 조선 전기 최고의 문장가였던 서거정이 침산의 저녁노을을 보고 그 아름다움에 감탄하여 '침산만조'를 읊었다고 했는데 혹 이 작은 정자에 앉아 침산 노을을 바라보았던 건 아닌지 모르겠다. 현재 이곳 침산 위에는 옛 정자는 볼 수 없으나 대구 시내를 한눈에 전망할 수 있도록 전망대인 침산정(砧山亭)이 세워져 있는데 옛날 이곳에 있던 그 정자도 혹시 침산정이 아니었을까….이제 그림 중앙에 그려진 대구읍성(그림 4)으로 시선을 돌려보자. 이미 잘 알려진 바와 같이 대구읍성은 1590년 일본 침략을 대비하기 위해 달성토성으로 축조하였던 것을 1736년 석축의 대구읍성으로 완성했는데 당시 성의 높이는 5m, 두께 8m, 둘레 2천700m였다. 1870년에는 대대적인 보수와 정비가 있었으나 1907년 철거된 후 지금은 그 흔적이 남아있지 않다. 다만 동성로, 서성로, 남성로, 북성로, 성내동, 서문시장, 남문시장, 서문로 등 읍성과 관련한 지명만 남아있다.이 그림에 보이는 읍성은 그 성벽이 잘 그려져 있고 성을 출입하는 시설도 확인된다. 저 멀리 보이는 성 위에 세워진 크고 높은 2층 기와 건물은 남문으로 알려진 '영남제일문'(그림 5)이고 아래쪽에 보이는 문은 '달서문'일 것이다. 성내에는 여러 가옥이 확인되며 그중 붉은 기둥의 단층 기와 건물은 현재의 경상감영 '선화당'으로 보인다. 성밖에도 일부 가옥이 그려져 있으며 성내와 성벽 주변으로 소나무를 비롯한 키 큰 나무를 단순하게 표현하였다. 조지 클레이튼 포크의 기록에 나타난 "집들은 대체로 규모가 있었고 대개 사각형으로 견고해 보였다. 거리는 무척 넓었고 주막이 많았다. 성벽 모퉁이와 성벽을 따라 누각이 있었고 서쪽 대문은 약간 피라미드 모양으로 위풍당당했다"라는 표현이 적절해 보이는 대목이다. 시선을 좀 더 아래로 내리면 달성이 보인다. 대구 달성은 삼국시대에 축조된 성곽으로 금호강과 신천이 감싼 평원에 다시 달서천이 휘감은 낮은 구릉을 이용하여 토루를 쌓은 것으로 안쪽 경사면은 6m 정도, 바깥쪽은 9m 이상이나 된다. '삼국사기' 점해왕 15년(261년) 2월 달벌성을 쌓고 나마(奈麻) 극종(克宗)으로 성주를 삼았다고 하는 달성 축조에 관한 문헌기록과 성벽 일부에 대한 고고학적 발굴조사의 결과를 토대로 이 지역 일대에 정치세력이 성장하면서 초기적 국가형태를 형성한 단계에서 축조되었던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 정치세력 집단은 성의 서남쪽으로 연결된 구릉지대에 대형 고분을 많이 축조하였고(달성고분군이라 함) 금동관 등 그들의 지위를 상징하는 많은 유물을 소유하였기에 대구지역의 중심 집단이었음이 분명하다.이 그림 속 달성(그림 6) 성벽 위에는 소나무를 비롯한 키 큰 나무가 빽빽이 자라있고 왼쪽에는 성문이 열려 있다. 앞쪽에 보이는 성벽은 아주 큰 경사를 이루는데 그 성벽 위에 세 명이 서 있다. 맨 앞에 오른팔을 든 사람은 이 모든 상황을 담아 그림을 그려주기를 주문하고 있는 듯하고 그 뒤에 선 사람이 이 그림을 그린 손암이 아닐까 추측해 본다. 그렇다면 맨 뒤에 선 키 작은 사람은 손암을 따라다니던 시동이었으리라.달성의 오른쪽 밖으로는 달성에 비교해도 그 규모가 작지 않은 못(池)이 보인다. 대구읍성의 북문 밖에서 작은 장터로 시작한 '대구장'이 그 규모가 커지면서 성벽의 서쪽에 자리 잡고 '서문시장'이라 불리게 되었다. 이 서문시장은 1920년대부터 달성고분군의 봉토 흙을 옮겨와 당시 '천왕당지'라는 못을 메워 그 위에 자리 잡게 되었는데 달성 옆에 보이는 이 못이 그 천왕당지이지 않을까 궁금해진다. 김대욱 큐레이터 영남대박물관 학예연구원김대욱 큐레이터 영남대박물관 학예연구원
"청도8경 공암풍벽 절경, 운문호반 2㎞ 숲길 코스…걸으면서 감상해 보세요"
경북 청도 구룡마을에서 차로 30분 거리에는 '공암풍벽'(청도군 운문면 공암리)이 있다. 공암풍벽은 운문면 공암리에 위치한 높이 약 30m의 반월형 절벽이다. 청도 팔경 중 하나다.이곳은 2016년 '공암풍벽 탐방로'가 개설되면서 많은 사람의 발길이 닿고 있다. 탐방로는 운문호반을 따라 걷는 2㎞ 숲길 코스로 왕복 2시간 정도 소요된다. 탐방로에는 풍벽을 조망하는 전망대가 4곳에 설치돼 있다. 전망대마다 다각도에서 공암풍벽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탐방로를 가기 위해선 '공암리복지회관' 앞 주차장에 주차하는 것을 추천한다.탐방로에 가기 전 입구에 있는 '거연정'을 둘러보는 것을 추천한다. 거연정은 파평 윤씨 윤봉한의 별서로 공암풍벽의 빼어난 경치를 즐기던 곳이다. 주변 바위에 남아 있는 각석을 통해 옛 거연정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공암풍벽에서 운문호를 따라 내려가다 보면 '신화랑풍류마을'(청도군 운문면 방지리)이 나온다. 이곳은 청도의 화랑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조성된 복합문화관광 단지다. 신화랑풍류마을은 교육·연수·힐링·숙박 시설을 모두 갖추고 있어 최근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떠오르고 있다. 또 전통 연·활 만들기, 국궁대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최근에는 복합 레포츠 시설인 '스카이트레일'이 들어서며 인기가 더 높아지고 있다.이외에도 구룡마을 인근에 위치한 '용천약수터'(청도군 운문면 정상리)도 가볼 만한 장소다. 용천약수터는 9마리의 용이 지상과의 이별이 슬퍼 흘린 눈물이 모인 곳이라는 전설이 내려오고 있다. 조민희 인턴기자 alsgml0656@yeongnam.com
2023.11.23
[영남일보-대구경북학회 공동기획 경북의 마을 '지붕 없는 박물관'] <10·끝> 청도 운문면 정상리 '구룡마을'
경북도 청도군 운문면 정상리에 위치한 '구룡마을'은 순수 자연을 간직한 마을이다. 마을은 경산과 영천, 청도의 경계 지역에 자리하고 있다. 구룡마을에 가기 위해선 청도 운문면 구룡산 쪽으로 구불구불한 산길을 따라 올라가야 한다. 해발 500m가 넘는 산 정상에 위치한 마을은 한여름에도 시원하다. 겨울에는 대구 수성구보다 4℃ 정도 기온이 낮다고 한다. 지난 17일 영남일보 취재진이 마을을 찾자 "식사를 하거나 차를 마시고 가라" "마을에 찾아줘서 고맙다" 등 외지인들을 반갑게 맞이하는 주민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인터넷은 잘 안되지만 삶 만족도 '최상'남쪽으로는 '영남 알프스'가 한눈에 쫙경북 동·남부 일원 신앙 선조 마을로'구룡공소' 2018년 신앙유적지 선포돼◆하늘 아래 첫 동네구룡마을은 '하늘 아래 첫 동네'다. 정상리에 속한 마을 중 가장 높은 위치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구룡마을에 들어서면 하늘과 자연 풍광에 저절로 감탄이 나온다. 설화에 따르면 마을에 샘이 9곳이 있었는데, 9마리 용이 한 우물에 한 마리씩 살았다고 한다. 이 9마리의 용들이 산에 승천했다고 해 구룡마을이라고 불린다.현재 구룡마을에는 10여 가구만 살고 있다. 인터넷도 잘 안되는 곳이다. 그럼에도 주민들의 마을 만족도는 '최상'이다. 주민 김영선(여·60)씨는 "아침에는 새가 울고 가을에는 단풍이 물드는 아름다운 풍경을 끼고 살아 행복하다"면서 "경제적으로 풍부하지는 않지만 주민들의 행복 지수만큼은 높은 곳이라 생각한다"라고 자랑했다.구룡마을의 자랑은 자연을 그대로 보전하고 있다는 점이다. 구룡산 자락에서 천혜의 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 보건복지부 지정 1급 청정지역에도 해당한다. 또 마을에서 남쪽으로 내다보면 '영남 알프스'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왼쪽에는 신불산, 오른쪽에는 가지산이 시원하게 뻗어 있다. 이천호(63) 정상리 이장은 "구룡마을은 시골 마을 중에서도 가장 깨끗한 마을"이라면서 "주민들도 청정 자연을 보호하는 데 적극적이다. 자연천 복원 사업 등 자연과 관련된 각종 현안에 관심이 많다"고 했다.◆천주교로 형성된 마을구룡마을은 '천주교 성지'로도 유명하다. 조선 후기 천주교 박해 사건으로 마을이 형성됐기 때문이다. 1815년 을해박해 때 경북 영천과 경주 지역으로 피난한 신자들이 더 깊은 산속을 찾아서 모인 곳이 구룡마을이다. 새로운 교우촌을 이뤄 자급자족의 신앙공동체를 형성했다. 이후 경북 경산, 영천 등 인근 지역으로 종교를 전파했다. 주민 전화수(70)씨는 "구룡마을은 경북 동·남부 일원의 신앙 선조"라면서 "전국 각지 많은 신자가 순례하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고 말했다.이곳의 대표적인 역사문화자원은 '구룡공소'다. 천주교 대구대교구 용성 성당 소속이다. 현재 신자는 10명 정도 있다고 한다. 구룡공소의 특징은 천주교 박해로 인한 '순교자'가 없다는 점이다. 이는 배교자가 나오지 않았고 인근 주민들과의 관계도 우호적이었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구룡공소는 2018년 11월17일 조환길 대주교가 축복미사와 함께 신앙유적지로 선포했다.구룡마을은 순례객들의 방문으로 도로 확장을 추진 중이다. 마을로 들어갈 수 있는 도로는 1차로여서 불편이 크기 때문이다. 현재 주민설명회를 마치고 집행 전 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이장은 "구룡마을로 들어오는 길이 상당히 좁아서 방문객들 접근이 어렵다"면서 "도로가 확장되면 외지인들이 마을에 방문하는 데 훨씬 수월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대한 빨리 추진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연생태유산형' 박물관구룡마을은 '자연생태유산형' 박물관 콘셉트가 적절하다. 구룡산 자락에 위치한 마을로 천혜의 자연적인 요소가 있기 때문이다. 구룡산, 고랭지 채소 및 약초를 '자연생태문화자원'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도시문화와 완전히 결별한 삶 체험 마을'로도 개발할 수 있다. 인터넷 등이 잘되지 않아 문명과 결별한 체험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하늘 아래 첫 동네라는 콘셉트와 구룡공소 등 역사문화자원과 연결하면 마을의 특징을 잘 보여줄 수 있다. 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 조현희기자 hyunhee@yeongnam.com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경북 청도군 운문면 정상리에 위치한 '구룡마을'에서 내려다 본 풍경. 구룡마을의 옛 모습. 구룡공소는 2018년 11월17일 조환길 대주교가 신앙유적지로 선포했다.
사통팔달 철도 인프라…모빌리티·스마트 그린물류 도시 飛上
전통의 도시 김천에 뚜렷한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과거 김천은 지정학적 우월성에 기인해 발달한 상공업을 바탕으로 경북도에선 대구 다음 시로 승격하는 등 전성기를 누렸으나, 산업화시대에 들어서면서 대부분 지방도시처럼 쇠락의 길을 걸었다. 이런 가운데 김천에 건설된 혁신도시는 오랜 침체의 탈출구로 시민의 기대를 모았다. 혁신도시로 인해 신도시가 조성되고 외지 인구가 속속 유입되는 등 발전하는 김천을 체감하기에 충분했다. 김천혁신도시 건설과 때를 같이해 시작된 산업용지 개발사업은 닦는 족족 완판되며 김천혁신도시 공기업을 축으로 추진 중인 신산업(모빌리티)의 기반이 되고 있다. 여기에다 전국 각지를 최단 시간에 연결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 중인 각종 도로·철도망은 지정학적 우월성을 바탕으로 발전했던 김천의 화려한 부활을 기대하게 한다. 김천의 확 달라진 미래를 8회에 걸쳐 연재한다.중소도시로는 전국 유일철도역을 두 곳이나 보유김천과 관련된 철도노선구축·추진 중인 것도 5개자동차 튜닝안전기술원드론실기시험장 곧 완공모빌리티 산업 촉진할 듯그린물류 규제자유특구근거리 배송 수단도 개발스마트 물류 거점도시 꿈◆철도교통 중심지, 김천김천의 시장 기능은 조선 중기 이후부터 천혜의 접근성을 기반으로 태동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다가 경부선철도가 개통(1905년)되면서 급팽창해 '전국 5대 시장'이라는 타이틀도 얻는 등 성장 가도를 달렸다. 김천은 교통수단의 진화에 따른 수혜를 입은 도시이며, 도시의 성장사에서 '교통도시'라는 배경을 빠뜨릴 수 없다.지금도 김천을 소개할 때 "경부선 구간 인구 15만명 규모의 중소도시로서 유일하게 철도역을 두 곳(경부선 김천역, KTX 김천구미역)이나 가진 도시"라는 설명이 따른다. 이 같은 기반 아래 김천을 축으로 하는 각종 철도망 구축사업이 활발히 진행돼 장밋빛 청사진을 펼치게 한다.현재 추진되거나 구축되고 있는 국가철도망 가운데 김천과 관련된 철도는 △남부내륙철도(김천~경남 거제) △중부내륙철도 김천~문경 구간 △동서횡단철도(김천~전주)△대구광역권철도 김천~구미 구간 △김천~대구경북신공항철도 등으로, 모든 노선이 향후 김천 발전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김천역을 시발역으로 하는 남부내륙철도(177.9㎞)는 실시설계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사업비 증액에 따른 사업계획 적정성이 재검토되고 있다. 재검토는 사업 추진을 전제로 진행되는 만큼 건설 여부에 대한 우려는 없다는 게 김천시 관계자의 설명이다. 중부내륙철도 김천~문경 구간은 지난 5월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수립 용역에 착수한 상태다.대구광역권철도와 동서횡단철도는 제4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 반영됐으며, 특히 대구광역권철도는 이달 중으로 사전타당성 조사용역업체를 선정하는 등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인다. 동서횡단철도는 지난해 1월 사전타당성 조사용역에 착수했다. 이 밖에 윤석열 대통령 공약인 대구경북신공항철도 김천~신공항 구간 건설사업은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포함되는 것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계속 확장하는 김천일반산단2008년 김천시가 부족한 산업용지를 확보하기 위해 마련한 방안은 '직접 개발방식'이었다. 시가 직영사업을 통해 산업용지를 확보해 저렴하게 분양함으로써 투자유치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이 자구책은 대성공을 거둔다. 시는 2011년 11월 김천일반산업단지 1단계(80만3천897㎡)를 완공한 데 이어 김천일반산단 2단계(142만3천837㎡), 3단계(115만7천㎡)를 연이어 조성해 완판하는 등 총 110개 기업을 유치해 김천의 산업지도를 다시 그리게 했다. 이 기간에 △물류 △산업단지 전용 변전소 △열병합발전소 △도시가스 및 하수종말처리시설 △인적 자원 양성 기반을 대대적으로 확충하는 등 공업도시로서의 면모를 갖췄다.최근에도 시는 일반산단 4단계(124만㎡) 추진에 따른 보상계획을 공고하는 한편 관련 주민을 대상으로 보상설명회를 갖는 등 산업용지 확보에 매진하고 있다. 4단계에는 모두 2천349억원이 투입된다.◆모빌리티 특화도시 김천송언석(김천·국민의힘) 국회의원은 최근 김천혁신도시 한국교통안전공단에서 토론회(김천, 대한민국 모빌리티 중심도시로의 도약)를 열고, 김천시, 한국도로공사, 한국교통안전공단 등이 추진하는 모빌리티산업의 현주소를 점검했다.이날 송 의원은 "김천의 미래먹거리가 될 모빌리티 관련 시설인 '(자동차)튜닝안전기술원'과 '드론실기시험장'이 곧 완공되면 전국의 자동차 튜닝 및 드론 관련 기업과 인력이 김천으로 모여들며 경제적으로 상당한 파급효과를 불러올 것"이라고 전망하는 등 그동안 김천혁신도시 도로교통 관련 공기업의 특성에 맞춰 추진한 모빌리티산업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오철 한양대 교통물류공학과 교수가 진행한 토론회는 김기용 한국교통안전공단 모빌리티정책연구처장(새로운 세상을 위한 준비! 미래 모빌리티 정책 방향), 신승환 한국도로공사 미래전략처 부장(고속도로와 연계한 첨단 모빌리티 활성화 방안), 윤상영 김천시 미래혁신전략과장(모빌리티 특화도시 김천시)의 주제 발표에 이어 모빌리티 전문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김천에서의 모빌리티산업 발전 방안이 심도 있게 논의됐다.417억원을 들여 김천일반산단 3단계 부지(5만3천㎡)에 건립되는 튜닝안전기술원은 다음 달 1단계 준공을 앞뒀다. 검사·평가·인증·생산·구매·장착·체험 등 자동차 튜닝과 관련된 모든 과정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튜닝안전기술원은 교육 수요만 연간 2만여 명에 이르는 등 자동차서비스 복합단지와 함께 비수도권 튜닝 특화지역으로서의 입지를 선점할 주요 시설물로 꼽힌다.드론실기시험장은 비가시권 계기비행 드론 교육 및 자격제도를 운영하기 위한 시설이다. 김천시 개령면 덕촌리 일대(6만5천213㎡)에 365억원을 투입해 올 연말 완공할 예정이며, 관련 인프라는 김천이 드론 메가시티로 자리를 굳히는데 중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시는 드론실기시험장을 통해 관련 기업을 유치하는 한편 R&D 기능을 특화하는 등 전략사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다.2027년 김천시 어모면 일대(11만137㎡)에 들어설 '자동차 주행시험장'은 튜닝 부품이 장착된 차량의 주행성능을 시험하는 시설이다. 고속 주회로(고성능 튜닝 부품 등), 선회시험로(조향핸들, 머플러 등), 부분 종합시험로(브레이크시스템, 알루미늄·카본휠, 제동장치 등), 정비 및 운영동 등을 갖추고 있다. 자동차 주행시험장은 튜닝카 부품 연구개발 및 인증평가 기반 구축에 큰 도움을 주는 시설로 평가된다.◆경북스마트 그린물류 규제자유특구김천은 경북스마트 그린물류 규제자유특구로서 친환경 근거리 배송수단을 개발하고 실증하는 등 스마트물류 거점도시를 지향한다. 시는 김천시 전역을 원도심과 신도심으로 나눠 도심지 공공주차장에 물류센터를 건립하고, 경유차량 중심의 기존 배송시스템을 전기자동차나 화물용 3륜 전기자전거 중심으로 교체하는 방안을 실증하고 있다.여기에서 김천시의 우선 과제는 자동차법에 의해 제한된 공공주차장 부대시설 설치 면적을 기존의 20%에서 40% 이상으로 확대하고, 자전거법을 개정해 자전거 전용도로에 화물용 3륜 전기자전거도 주행하게 하는 일이다. 현재 김천은 스마트 그린물류 규제자유특구로서 완화된 규정을 적용받는다. 이 사업에는 민간기업 다수가 참여하고 있다. 박현주기자 hjpark@yeongnam.com주택지 너머로 보이는 산업단지. 김천의 산업용지는 끊임없이 확장하고 있다.
[대한민국 대전환, 지방시대 Ⅱ <끝>대구·경북 생존보고서] "수도권-지방 '제로섬 게임' 멈추고 '원팀'으로 상생해야"
◆세미나 참석 내빈 명단=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강대식·구자근·김도읍·김미애·김병욱·김석기·김승수·김영선·김용판·김정재·류성걸·박성민·박형수·송언석·양금희·유상범·이만희·이인선·임이자·장동혁·정점식·정희용·조명희·주호영·최형두·홍석준·한무경 국회의원(가나다 순) △고기동 행정안전부 차관 △이철우 경북도지사 △이만규 대구시의회 의장 △박용선 경북도의회 부의장 △최외출 영남대 총장 △김철호 DGB대구은행 전무 △정해용 국민의힘 혁신위원〈기조 강연〉 우동기 지방시대위원장국회 권력, 수도권에만 시선지방의 참혹한 현실 잘 몰라우동기〈사진〉 지방시대위원장이 "수도권과 비수도권은 '제로섬 게임'을 벌이는 것이 아니라, 상호보완적·상호 공생 관계로 협력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우 위원장은 '지방시대 비전과 전략'이라는 주제의 기조강연을 통해 "정치 권력의 게임은 제로섬 게임처럼 흘러가고 있는 현실이 대단히 아쉽고 안타깝기 짝이 없다"고 밝혔다.또 여야 정치권이 수도권만 바라보고 있는 현실을 지적하면서 "(국토 면적의) 11.8%인 수도권의 국회 권력은 이미 50%를 넘어섰다. 여야 대표는 수도권만 겨냥하면서 시선을 주고 있다"며 "내년 총선이 지나고 국회 권력이 수도권에 얼마나 갈 것인지 제일 걱정"이라고 했다.우 위원장은 우여곡절 끝에 지난 5월 국회를 통과한 '지방자치분권 및 균형발전특별법'과 관련, "당시 법사위에서 비수도권 의원은 단 한 사람이었다. 설득을 해도 법사위 위원들이 지방에 대한 인식이 전혀 돼 있지 않다"며 "언론도 마찬가지다. 수도권 언론이 지방에 대한 기사를 거의 싣지 않는다. 이런 사정으로 수도권 의원들도 지방의 이런 참혹한 현실을 알 수 없는 것"이라고 했다.우 위원장은 지방시대 종합계획과 기회발전특구, 교육발전특구, 도심융합특구 등 지방시대 중점 추진과제도 설명했다. 우 위원장은 "지방시대위원회는 지방시대 국정과제 이행과 지역 정책과제 이행의 총괄 조정기구로서 앞으로 지방정부-중앙정부와 '원팀'으로 지방시대 구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주제 발표〉 하혜수 경북대 행정학부 교수지방소멸 현상 '대재난' 수준대응기금 최소 5兆 증액해야하혜수〈사진〉 경북대 행정학부 교수는 '지방소멸 정책의 실효성 제고 대안'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사람들의 생각과 인식을 바꾸기 위한 정책을 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 교수는 "현재 지방소멸은 '대재난' 수준이며 저출산은 '깊은 수렁'에 빠졌다"고 진단했다. 하 교수는 지방소멸 및 저출산 정책의 문제점으로 '정책 우선순위' '정책의 불충분성' '지역의 자족성 저하'를 지적하며, '컨트롤타워' '아동가구 경제지원 강화' 등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하 교수는 "저출산 대책, 지방분산 대책, 지방소멸 대책을 융합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 인구 전담 부처 신설도 이뤄져야 한다"며 "아이를 가진 여성에게는 평생 소득세 면제, 15세까지는 공립유치원과 의료비를 무료로 지원하는 방안 등도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또 "저출산 해결책의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출산급여제'다. 과감하게 도입할 필요가 있다. 또 출산 후 거주에 불편하지 않도록 지원도 해야 한다. 주택을 못 구해서 결혼하지 않고 출산을 하지 않는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했다.'지방대학 육성' '권한과 재원 이양'도 지방소멸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하 교수는 "지방대 육성법 개정을 통해 지방대를 활성화해야 한다"면서 "정치수도·행정수도에 대비되는 경제수도를 3개 정도 만들어 골고루 발전할 수 있게 해야 한다. 특별자치도를 추진하고 일반 시·도의 경우 권한이양특별법 제정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하 교수는 "소멸대응기금 증액이 이뤄져야 한다. 1조원의 기금으로는 실효성이 부족하다. 특성화 사업 등을 하기 위해선 최소 5조원까지 증액이 필요하다"면서 "고향사랑기부제도 개선되어야 한다. 현재 고향사랑기부제의 경우 기부액 증가에 따라 기부자의 부담이 증가하는 형태다. 이중 주소지 정책, 기업형 기부금제 도입도 검토돼야 한다"고 했다. 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주제 발표〉 안성조 경북연구원 연구위원광역지자체가 인구정책 총괄지역부총리 신설 적극 검토를 경북연구원 연구위원은 경북도 지역소멸 심각성과 시급성을 지적했다. '저출산, 고령화, 인구 유출'의 삼중고를 겪는 경북지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국가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게 안 연구위원의 지적이다.안 연구위원은 "청년들은 진학, 취업의 이유로 수도권으로 향한다"라며 "의료와 일자리, 지식산업시설 등 고차서비스시설이 수도권뿐 아니라 대구와 부산에도 비슷한 규모로 위치해야 수도권 쏠림 현상의 균형을 맞출 수 있다"라고 말했다.경북지역의 인구소멸은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경북도 22개 시·군 중 인구수 5만명 미만인 곳만 9곳에 이른다. 특히 울릉과 영양군은 2만명이 채 안 된다. 예천군과 경산시, 구미시, 김천시, 칠곡군 등 광역시와 인접하거나 정책적으로 밀어주는 곳이 아닌 곳은 장기적으로 지속하기 어렵다는 게 안 연구위원의 전망이다. 안 연구위원은 "대구와 인접한 구미나 경산 또는 혁신도시가 위치한 김천, 도청이 있는 예천은 지속가능성이 높지만 나머지 경북지역은 만성적인 인구 위기 지역으로 분류된다"라며 "위기 지역은 빈집 증가와 인력 부족 등을 겪다 동시다발적으로 커뮤니티 기능을 상실할 우려가 있다"라고 말했다. 안 연구위원은 경북지역 소멸의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중앙 권한의 지방 이양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는 "지역부총리나 국립인구학 연구소 신설 등을 적극 검토해 광역지자체가 인구 정책을 총괄할 수 있도록 개선하고 현재의 인구정책의 기능과 심의의결 사항을 내실화할 필요가 있다"라고 설명했다.안 연구위원은 공간의 재구조화를 통해 경북의 행정 효율을 높여야 한다고 했다. 가용한 범위 내 주민 정주 여건을 개선해 지역쇠퇴 악순환을 선순환구조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게 안 연구위원의 설명이다. 안 연구위원은 "기초자치단체 중 가장 인구가 많은 수원과 경북 영양군을 비교하면 인구 수는 78배 차이 나지만 관공서에 투입되는 공무원은 40배 정도 차이 난다"라며 "일본은 학교 건물의 절반을 초등학교로 운영하고, 나머지 절반을 주민복지시설로 운영해 행정 효율을 높이고 있다. 경북도 역시 기존 시설의 내실화를 위한 준비를 착실히 수행해야 한다"라고 했다.오주석기자 farbrother@yeongnam.com이승익 영남일보 사장이 22일 오전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열린 '대구경북 소멸 생존 보고서-지역 소멸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세미나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대한민국 대전환, 지방시대 Ⅱ·<끝> 대구·경북 생존보고서] "워케이션으로 지방소멸 극복…매력적 환경 조성도 필요"
김성윤 한국문화관광硏 부연구위원워케이션 활용위해 기업 유치 추진타분야와 협업땐 지역 발전에 기여 김성윤〈사진〉 한국문화관광연구원 관광정책연구실 부연구위원은 일(wokr)과 휴가(vacation)의 합성어인 '워케이션'을 지방소멸 극복 방안으로 제시했다. 김 부연구위원은 "관광 분야에서는 계속해서 '평일 수요'를 어떻게 채울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워케이션은 이러한 부분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라면서 "생활인구 정책도 뒷받침할 수 있다.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 시범사업 이후 올해 대부분 지자체에서 경쟁적으로 도입하고 있는 만큼 매력적인 사업"이라고 했다.대구경북에서 워케이션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선 "직원들 간 형평성 문제, 홍보 부족 등이 워케이션의 저해 요인이다. 경북에서는 이러한 문제들을 해소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대구는 기업 유치를 통해 워케이션을 실시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부연구위원은 "워케이션의 경우 많은 기업과 사람들에게 '복지'로 인식되고 있다. 향후에는 기업 복지·휴가·일 개념들이 합쳐져 워케이션이 이어나갈 것"이라면서 "다른 분야와의 협업 등으로 워케이션을 활성화한다면 지역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고 했다. 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이소영 지역균형정책실장시·도 편성 자율계정 사업 확대지자체가 실질적 재량권 가져야 이소영〈사진〉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지역균형정책실장은 지자체가 지역 발전을 위한 사무 책임을 다하기 위해선 실질적인 재정권한이 부여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실장은 "지역균형발전특별회계 중 부처가 편성하는 지역지원 계정은 국고 보조금과 다를 바 없이 매우 중앙집권적"이라며 "부처가 편성하는 지역지원 계정 사업은 축소하고, 시·도가 편성하는 자율계정 사업을 확대해 지자체가 실질적인 재량권을 가지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지난해부터 10년간 1조원씩 지급되는 지방소멸대응기금에 대해선 효과적인 제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실장은 "현재의 지방재정조정제는 관련 개별법의 규정에 따라 운영되고 있어 합리적인 통합 운영 해법이 도출되기 어렵다"며 "현실적인 방안은 지역균형발전특별회계와 지방소멸대응기금 사업의 통합적 운영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이 실장은 지자체 특성별 인구감소와 악순환 고리를 제거하기 위해 협력 강화도 강조했다. 다양한 소통의 장을 마련해 자치단체 간 수평적 협력체계뿐 아니라 부처 간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활성화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오주석기자 farbrother@yeongnam.com 장세길 전북硏 연구위원이민사회로의 발 빠른 전환 필요지역서 추천권한 갖고 비자 적용을 장세길〈사진〉 전북연구원 연구위원은 과감한 규제 해소를 통해 지역 소멸을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일방적으로 인구 감소 대응책을 펼치는 게 아니라 지역이 주도성과 자율성을 갖고 관련 사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장 연구위원은 "지역의 인구 소멸은 출산율 저하와 고령화에 따른 자연적 감소와 거주지를 다른 지역으로 옮기는 사회적 감소가 주요 원인"이라며 "지역 발전과 연계하지 않은 중앙 집권적 인구 대책만으론 지방소멸 위기를 대응하지 못한다는 것은 자명하다"고 지적했다.장 연구위원은 인구감소에 따른 지역소멸을 대응하기 위해선 생활 인구 유입과 이민 확대가 필요하다고 했다. 생활인구가 늘어나려면 지역을 쉽게 방문하고, 지역에서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설명했다.발 빠른 이민 사회로의 전환도 강조했다. 장 연구위원은 "지역에서 추천 권한을 갖고 다양한 비자에 적용하는 방안이 요구된다"라며 "특정 지역에 대한 권한이양이 부담스럽다면 지역소멸지역 간 연계사업으로 이민 사업을 펼칠 수 있도록 정부에서 관심을 가져야 한다"라고 했다. 오주석기자 farbrother@yeongnam.com 정수희 덕성여대 교수경북지역 빈집 활용 '마을호텔' 조성청년들 지방의 삶 선택할 조건 확대 정수희〈사진〉 덕성여자대학 교수는 청년들이 지역에서 자리 잡도록 하기 위해서는 "지역 대학에서 만들어진 새로운 전공과 기술, 안정적인 일자리만으로 지방에서의 삶을 선택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했다. 정 교수는 "실제로 학생들을 만나보면 재정적 지원, 기회 제공은 선택 조건에 불과하다. 지방 삶을 선택할 만큼의 우선적이거나 절대적인 조건이 아니다"라면서 "지방의 삶을 선택 할 수 있는 매력적인 '환경 조건'이 필요하다. 양질의 일자리만 있다고 양질의 인재들이 지방으로 모이는 시대는 끝났다"고 지적했다. 대구경북만의 '새로운 관광콘텐츠'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정 교수는 "'한류'라는 키워드가 대구경북 문화와 동일시할 수 있겠냐는 의문이 든다. 대구경북에서만 누릴 수 있는 K콘텐츠가 마련돼야 한다"면서 좋아하는 콘텐츠 관련 장소를 찾는 행위인 '콘텐츠 투어리즘'을 예로 들었다. 정 교수는 "경북은 빈집을 활용한 '마을 호텔'을 지역 특구 사업으로 만드는 것도 한 방법"이라면서 "대구경북만이 할 수 있는 날것 그대로의 '지역다움'을 전달할 수 있는 관광이 필요하다"고 했다. 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홍진기 산업硏 명예연구위원인구확대 정책 양보다 질이 중요지방 대도시 중심 '메가시티' 추진 홍진기〈사진〉 산업연구원 국가균형발전연구센터 명예연구위원은 "지역은 소멸하지 않는다"고 했다. 인구가 줄어들면 행정구역은 소멸하겠지만, 농·어업 등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지역 자산이 있는 한 지역에서 인구가 완전히 소멸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다만, "기존의 양적인 인구 확대 정책에서 벗어나 지역 주민 삶의 질을 향상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지역 스스로가 인구를 끌어들일 수 있는 지역 매력도 혹은 지역의 경제적 자산을 확충하는 게 궁극적인 지방 소멸을 막을 대책"이라고 강조했다. 홍 연구위원은 "교육문제와 일자리 문제가 사회적 인구유출의 핵심"이라며 "지역에 좋은 대학이 있고 굳이 수도권으로 오지 않아도 된다면 지역 인구 유출 방지가 될 것"이라고 했다. 또 "수도권은 유기적인 하나의 큰 덩어리로, 세계적 도시들과 경쟁할 수 있는 덩치를 갖추고 있지만, 지역 광역도시 사이즈를 보면 절대 수도권에 맞설 수준이 아니다"라며 "'메가시티'는 서울·김포가 아닌 대구, 부산, 대전, 광주 등 지방 대도시 중심으로 추진돼야 한다. 그렇게 되면 수도권에 대항할 수 있는 '길항지대(countervailing area)'가 될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서민지기자mjs858@yeongnam.com22일 오전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열린 '대구경북 소멸 및 생존 보고서-지역 소멸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세미나에서 좌장을 맡은 이병민(맨 왼쪽) 건국대 문과대학장의 진행으로 전문가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두들문화마을 음식디미방 체험, 조선 3대 민간정원 '영양 서석지'
경북 영양 주실마을 남쪽에는 '두들문화마을'(영양군 석보면 원리리)이 위치해 있다. 차로는 30여 분 걸린다. 조선시대 국립병원 격인 '광제원(廣濟院)'이 있었던 곳으로 '원두들'로도 불린다. 이곳은 재령 이씨 집성촌으로 석계(石溪) 이시명(李時明) 선생의 얼이 깃든 곳이다. 석계는 1640년 병자호란의 국치를 부끄럽게 여기고 이곳으로 입향했다. 이후 학문에 전념하며 수많은 후학을 양성했다. 마을을 둘러보며 독립운동가와 학자의 흔적을 찾아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다.마을 입구에는 '음식디미방 체험관'이 있다. 음식디미방은 석계 부인인 장계향이 기록한 최초의 한글 조리서다. 1600년대 중엽부터 말미까지 경상도 지방의 음식 조리법과 식품 보관법 등을 소개하고 있다. 체험관에서는 340년째 이어온 음식디미방의 조리법을 배우고 음식을 만들어 볼 수 있다.주실마을에서 차로 20분 거리에는 '영양 서석지'(영양군 입암면 연당리)가 있다. 이곳은 조선시대 민간 정원이다. 담양의 소쇄원, 보길도의 부용원과 함께 3대 민간 정원으로 불린다.영양 서석지 입구에 있는 '은행나무'는 매력적인 관람 요소다. 400년의 역사를 가진 거대한 나무는 가을이면 주변을 노랗게 물들인다. 연못 근처 사우단에 심어진 사군자 매란국죽(梅蘭菊竹)과도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최근에는 SNS상에 가을 단풍 명소로 알려져 많은 사람의 발길이 닿고 있다.영양 서식지 인근에 있는 '선바위 관광지'(영양군 입암면 신구리)도 가볼 만하다. 절벽과 강을 사이에 두고 바위를 깎아 세운 듯한 절경이 환상적인 풍광을 그려낸다. 선바위 관광지구에는 분재 야생화 테마파크, 고추 홍보전시관 등 다양한 체험시설도 마련돼 있다. 조민희 인턴기자 alsgml0656@yeongnam.com주실마을에서 차로 20분 거리에는 '영양 서석지'가 있다. 3대 민간 정원 중 한 곳이다.
2023.11.22
[영남일보-대구경북학회 공동기획 경북의 마을 '지붕 없는 박물관']〈9〉 영양 일월면 주곡리 '주실마을'
경북도 영양군 일월면 주곡리에 위치한 '주실마을'은 멀리서도 아름다운 마을이라는 느낌을 주는 곳이다. 지난 2일 취재 차 찾은 주실마을은 노랗게 물든 가을 풍경과 한옥이 잘 어울렸다. 주실마을을 천천히 걷다 보면 절로 시 한 편이 떠오르는 듯했다. 마을 곳곳에 있는 조지훈 시인의 '시'도 가을 감성을 느끼기에 안성맞춤이었다. 또 마을에 들어서려면 반드시 지나야 하는 '영양 주실마을 숲'도 마을의 매력을 더해줬다. 느티나무, 참느릅나무 등 다양한 나무가 우거져 있는 숲은 싱그러운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유서 깊은 마을주실마을 북쪽으로는 일월산이 있고, 하늘에서 내려다본 전경은 배의 형상을 띤다. 산골등짝이 서로 맞닿아 이뤄진 마을이라고 해 '주실(注室)' 또는 '주곡(注谷)'이라 부른다. 마을은 호은공(壺隱公) 조전이 입향조인 한양 조씨의 집성촌이다. 1519년 기묘사화로 축출된 조광조 집안이 이리저리 흩어졌다가 1630년쯤 조전이 가족을 이끌고 이곳에 터를 잡았다고 한다.주실마을은 전통을 간직하면서도 '진취적인' 성향을 지닌 곳이다. 조선시대 성리학을 중시하고 보수적이었던 영남지역 다른 마을과는 달랐다. 일찍부터 실학을 접하고 개화사상을 받아들였다. 이에 영양지역 최초 교회인 '주곡교회'가 일월산 쪽에 자리했다. 그 결과 주실마을 출신 목사·신학 박사도 많다. 또 1900년대 초에는 마을 전체적으로 '단발'을 시행했다. 안동에서 단발을 처음 한 사람보다 4~5년 일찍 상투를 잘랐다고 전해진다. 그러면서도 전통과 문화를 지키기 위해 '창씨 개명'에 반대하며 일본식 이름을 쓰지 않았다.'교육열'도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영양지역 최초의 근대학교인 '영흥학교'에서 신교육이 이뤄지기도 했다. 그 결과 마을에서 교수가 많이 배출됐다. 대표적인 인물로 조동걸(국민대 역사학), 조동원(성균관대 역사학), 조동일(서울대 국문학), 조동택(경북대 의대 미생물학) 교수 등이 있다.조찬영(75) 주곡리 전 교육장은 "1900년대 초부터 1945년까지 궁핍한 이 산골 마을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사람이 53명, 대학에 간 사람도 11명이나 된다"면서 "조선시대 때부터 문인들을 많이 배출한 만큼 교육열이 뛰어난 곳"이라고 설명했다.◆조지훈 시인의 고향주실마을은 조지훈(본명 조동탁, 1920~1968) 시인이 태어난 곳이다. 마을의 대표적인 건축물은 시인의 생가인 '호은종택(壺隱宗宅)'이다. 경북도 기념물 제78호로 지정됐다. 호은종택은 조전이 마을 뒷산에 올라가 매를 날린 후 매가 앉은 자리에 집터를 잡은 곳이라는 일화가 전해진다. 한국전쟁 때 일부가 소실됐다가 1963년 복구됐다. 생가는 'ㅁ자형 구조'로 경북 북부 지역의 전형적인 양반가옥 형태를 띤다. 호은종택에서 오른쪽으로 걷다 보면 단층의 목조 기와집인 '지훈문학관'을 만날 수 있다. 문학관에는 시인의 문학 작품과 삶·정신을 살펴볼 수 있는 다양한 유물이 있다. 시인이 쓴 주례사와 여러 곳에서 받은 감사장·위촉장·표창장 등 자료도 있다. 또 평소 썼던 문갑과 서랍도 이곳에서 볼 수 있다. 다만, 현재는 내부 리모델링 공사로 인해 연말까지 휴관한다. '지훈시공원'도 마을에 있다. 공원에는 '승무' '낙화' '다부원에서' 등 27개의 시비가 설치돼 있다. 공원을 올라가는 길에 시의 의미를 생각하면서 걷기에 안성맞춤이다. 시공원 가장 위에는 청동 조각상들과 함께 시인의 동상이 서 있다.조동언(76) 주곡리 노인회장은 "주실마을은 학교 체험학습 등 일반 관광을 오는 경우도 많지만 연구 목적으로 오는 경우도 많다"면서 "문인, 교수들이 문학을 연구하기 위해 자주 찾는 곳 중 하나다"고 했다.◆'역사문화유산형' 박물관주실마을은 '역사문화유산형' 박물관으로 적절하다. 역사문화자원에는 호은종택, 월록서당, 주실마을 숲, 문필봉 등 다양한 자원이 있다. '문인 마을'이라는 특징을 살려 문학 관련 다양한 건물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 또 이미 '아름다운 한옥마을'이라고 정평이 난 만큼 해당 특징을 살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더불어 '조지훈의 지조가 남은 마을'이라는 특징을 살린 방향으로 박물관을 구성할 수도 있다. 조지훈 시인의 생가, 지훈문학관, 지훈시공원 등을 연결해 마을의 특징을 잘 보여줄 수도 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조현희기자 hyunhee@yeongnam.com경북도 영양군 일월면 주곡리에 위치한 '주실마을' 전경. 영양 주실마을에 대해 설명 중인 조찬영(왼쪽) 전 교육장, 조동언 노인회장. 조지훈 시인의 생가인 '호은종택'(壺隱宗宅). 주실마을에 위치한 '지훈시공원' 가장 위에는 조지훈 시인의 동상이 서 있다.
의료대란으로 번진 의대 증원
대구권 의대 교수 8명 사직서 제출…정부 대화 촉구에도 의료계 강경한 태도
의협 새 회장 강경파 임현택 당선…'의대 증원 논쟁' 고조 될듯
많이 본 뉴스
오늘의운세
뱀띠 3월 30일 ( 음 2월 21일 )(오늘의 띠별 운세) (생년월일 운세)
영남생생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