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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기획 - 바다를 향하여 .8] '해상왕국 우산국' 발자취 살펴보면 독도문제 풀린다
삼국시대 이전부터 울릉도·독도에 존재했던 고대 해상왕국 우산국의 발자취를 살펴봄으로써 독도문제의 해결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지금 우리가 독도를 실질적으로 통치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무조건 '독도가 우리 땅'이라는 것이 아니라 역사적 측면에서 울릉도·독도 그리고 주변 해역이 고대 삼국시대 이전부터 우리 민족의 터전이며 우리 영토였음을 뒷받침하는 근거를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고대 해상왕국 우산국 다른 고대왕국과 마찬가지로 울릉도와 독도를 장악했던 우산국의 역사적 자료는 많지 않다. 다만 울릉군 북면 현포리와 서면 남양리 일대가 선사시대부터 멸망 직전까지 우산국의 중심지 역할을 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우산국의 역사는 대략 기원전 4세기부터 신라 장군 이사부가 우산국을 정벌한 512년까지 약 1천년 정도로 추정된다. 다른 왕국과 달리 오랜 역사를 간직할 수 있었던 것은 섬이라는 지리적 특성이 크게 작용했다.2000년 6월 영남대 박물관 조사단은 울릉군 북면 현포리의 고대 우산국 도읍지로 추정되던 지역을 조사했다. 그 결과 곡식을 갈아 먹던 갈돌·갈판 등 선사시대 유물이 무더기로 출토되면서 전설로만 남아 있던 해상왕국 우산국의 실체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사실 울릉도와 독도는 선사시대부터 한반도와 역사의 맥을 함께해 왔다.◆우산국 도읍지 현포리울릉도 도동항에서 해안일주도로를 따라 30㎞ 떨어진 울릉군 북면 현포리 고분군 일대는 철기시대(기원전 300년) 전후 '해상왕국' 우산국 주민의 집단 거주지로 추정되는 곳이다. 현포리 고분군을 중심으로 절터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곳에서 금동불상 등 다양한 유물이 출토된 사실만으로도 고대왕국의 도읍지라는 사실을 짐작하게 한다. 현포리 고분군 일대 고고학 조사에서 무문토기와 붉은간토기(홍도) 조각, 갈돌 등 사람이 산 흔적이 있는 구덩이가 발견됐다. 또 삼국시대 당시 우산국 최고 지배자가 사용한 금동관 조각과 귀고리 등 장신구를 새롭게 확인했다.현포리에서 발견된 무문토기의 기원은 본토의 철기시대 전기 말경, 아무리 늦어도 기원 전후의 전형적인 무문토기로 추정된다. 이런 고고학적 유물은 울릉도에 사람이 살기 시작한 시기가 빠르면 청동기시대(BC 1000~BC 300년), 늦어도 철기시대 전기(BC 300년~1년)까지 올라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 하겠다. 이를 근거로 울릉도에 사람이 살기 시작한 시점은 기원전 약 1천~300년 사이로 추정된다. 북면 현포리 일대 집단주거지고대왕국 도읍지 짐작하게 해서면 남양리는 기원후 도읍지이사부에 맞선 격전지이기도우산국박물관 건립해 재조명◆천혜의 전략 요충지 남양리울릉도 주민은 몽돌해수욕장이 드넓게 펼쳐진 아름다운 해안으로 유명한 서면 남양리 일대가 기원후 우산국의 도읍지라고 말한다. 몽돌해수욕장에서 직선거리로 500m 떨어진 곳에 비파산이 있다. 해상교통이 편리할 뿐만 아니라 산세가 험준하다. 외부로부터의 침략을 막아주는 자연적인 방어선 역할을 해준다. 비파산에 올라보면 투구 바위가 시선 아래 있고, 그 너머는 동해의 푸른 바다, 돌아보면 태하령, 사방은 산이 성처럼 둘러싸고 있다. 예나 지금이나 울릉군 서면 남양리 일대는 천혜의 전략적 요충지인 셈이다. 그뿐만 아니라 이곳은 우산국이 신라 지증왕 13년 이사부와의 전쟁을 벌인 격전지이기도 하다. 삼국사기 기록을 보면 우산국은 면적이 사방 100리에 불과하지만 지세가 험난하고 사람들이 용맹해 하슬라주(지금의 강릉) 군주인 이사부가 나무로 만든 사자모형으로 우산국 주민을 위협해 복종시켰다고 한다. 비파산에서 나리분지 방향으로 험한 산길을 600m 정도 올라가면 38기의 고분이 모여 있는 '남서리 고분군'이 나타난다. 비파산 일대에는 우산국과 신라가 치열한 전투를 벌인 곳이란 것을 증명하듯 투구바위와 사자바위 등 다양한 설화가 담긴 유적이 있다 ◆해양정신 알리는 우산국박물관우산국 때 수도로 추정되며 우산국 설화의 본고장인 울릉군 서면 남양리에는 우산국박물관이 있다. 울릉군은 우산국의 해양정신을 계승해 우산국을 재조명하고 널리 알릴 수 있는 우산국박물관을 건립해 지난해 11월부터 관람객을 맞고 있다.박물관에는 울릉도에서 출토된 유물을 중심으로 토기류, 석재류 등 고대 우산국시대 울릉도 주민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출토 유물 101점이 전시돼 있다. 전시관 1층은 우산국의 등장과 멸망까지의 이야기는 물론 이사부 장군이 우산국을 정벌할 당시의 우산국 설화를 영상으로 볼 수 있는 우산국 전설 영상관이 있다. 2층에서는 우산국의 유적분포와 유물 등을 관람할 수 있다. 우산국박물관 손대원 학예사는 "독도는 정치·경제·군사·해양·학술 등의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는 섬이다. 일본과 끊임없는 영유권 분쟁이 일어나는 곳으로 이를 지키고 바로 알기 위해 울릉도를 먼저 알아야 한다"며 "우산국의 기원을 증명할 울릉도의 유적·유물에 대한 심층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이를 통해 울릉도에 3세기경 이미 사람이 살고 있었음은 물론, 어디로부터 와서 정착하게 되었는지에 관한 궁금증을 풀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태기자 jyt@yeongnam.com신라장군 이사부가 우산국을 정벌할 당시 우산국 우해왕과의 격전을 치른 곳으로 추정되는 울릉군 서면 남양리 모습. 〈울릉군 제공〉우산국의 도읍지로 추정되는 현포항(위)과 우산국박물관 전경. 〈울릉군 제공〉
2022.07.28
[연중기획-바다를 향하여.7] 경북 동해안도 해녀의 바다...71세이상 해녀 절반 넘어서지만 신규 인력은 전무
해녀(海女)하면 제주를 떠올리만, 경북 동해안도 해녀의 바다다. 제주에 이어 국내에서 두 번째로 해녀가 많다. 안타까운 점은 고령화다. 해녀 수도 해마다 줄고 있다. 경북도가 동해안 해녀 부활을 기치로 내걸었다. 경북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포항 경주 영덕 울진 울릉 등 경북 동해안 5개 시·군의 해녀수는 1천370명이다. 3천437명인 제주에 이어 국내 2위다. 시·군 별로는 포항이 970명으로 가장 많고 경주 138명, 영덕 167명, 울진 85명, 울릉 10명이다. 해녀 수는 근년들어 감소하고 있다. 2018년의 1천585명에 비해 215명이 줄었다. 고령 또는 질병으로 인해 현직에서 은퇴하는 자연감소가 대부분이다. 전체 해녀 중 71세 이상 고령자가 734명으로 전체의 54%를 차지한다. 50세 이하는 38명에 불과하다. 고령화가 심각하지만 ‘해녀의 길’을 걷겠다고 도전하는 젊은 인력도 드물다. 현존하는 해녀들은 어쩌면 '마지막 세대'가 될 지 모른다. 세대 간 직업 전수 단절로 전통의 해녀문화마저 사라질 수도 있다. 경북의 해녀는 제주도와는 또다른 어촌 문화를 간직하고 있다. 경북도는 동해안 해녀 어업 및 문화를 보존하고 공유해야 할 중요한 유산으로 판단하고 있다. 다양한 육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올해 초 '해녀문화 전승 및 보전 위원회'를 발족시킨 경북도는 '경북해녀 키친' 운영을 바롯해 해녀복지비즈니스타운, 해녀교실, 제주해녀및 울릉도 해녀 교류사업을 전개한다.김남일 경북도 환동해지역본부장은 "해녀 어업 문화를 전승하고 보전하는 사업들은 단순히 해녀의 삶과 문화, 역사를 기록하는 것뿐만 아니라 경북의 어업·관광산업의 한 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마창성기자 mcs12@yeongnam.com경북 포항시 남구 구룡포어촌계 해녀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2022.07.24
'포항 최초 해남' 수협 경매사 출신 손명수씨 "바로 위 선배가 58세"
"고향 마을에 불과 20년 후가 되면 해녀가 사라지는 것이 걱정돼 가족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해남(海男)의 길을 선택했습니다. 힘들지만 열심히 배우고 있습니다." 포항 최초이자 현재 유일한 해남인 손명수씨(35·포항시 남구 구룡포읍)는 "마을 어촌계에 등록된 바로 위의 선배가 58세일 정도로 해녀의 고령화가 심각한 것도 걱정이지만 이보다는 물질을 배우려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 더 안타깝다"고 말했다.지난 5월부터 바닷속에 들어간 초보 해남이라고 소개한 손씨는 " 현재까지 6차례 밖에 작업을 못했다"며 "다이버 경험이 있는데도 물질이 이렇게 힘든 줄 몰랐으며, 현재 모친과 이모, 누나로부터 열심히 배우고 있다"고 자랑했다. 그는 "해남이 되겠다고 했을 때 가족들과 주위 사람들이 반대한 이유를 이제야 알 것 같다"며 " 한번 작업을 할 때 보통 4시간을 해야 하고, 물질을 끝내고는 채취한 수산물을 정리하는데도 시간이 많이 걸려 힘들다"고 토로했다. 손씨가 해남의 길을 걷게 된 것은 공채로 어렵게 들어간 구룡포수협을 그만두면서다. 수협에서 경매사와 은행 업무를 본 그는 5년 남짓 다닌 2019년 퇴사하고 수산물을 판매업을 시작했다. 그는 "고향의 해녀들이 채취한 수산물을 제대로 판매하기 위해 설립했지만 해녀가 사라지면 의미가 없을 것 같아 직접 수산물을 채취하는 해남의 길로 뛰어들게 됐다"고 말했다. 손씨는 "지난 6월 구룡포 앞바다에서 작업을 하다 심정지 상태가 온 82세의 해녀를 구조한 일에 뿌듯함을 느낀다"면서도 "모친과 이모, 누나도 이 같은 일을 당하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오는 9월 고향인 구룡포에 문을 여는 해녀 교실에 누나와 함께 등록할 예정이다. 손씨는 "해녀교실 수업을 통해 제대로 된 해녀 수업을 받아보고 싶다"며 "앞으로 수산물 판매업과 해남을 병행하면서 경북의 해녀문화 사업을 홍보하는데 역할을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마창성기자 mcs12@yeongnam.com포항 최초의 해남 손명수씨.
2022.07.22
[연중 기획 - 바다를 향하여 .7] 경북도, 해녀출신 어촌계장과 함께 다양한 해녀 문화 전승 보전 사업 벌여
산소공급정치 없이 맨몸으로 마을어장에 들어가 해조류, 조개 등을 캐는 일을 직업으로 삼는 여성을 해녀(海女)라 부른다. 물론 지금은 잠수복과 잠수 벨트, 물안경을 착용한다. 해녀라고 하면 제주 해녀를 떠올리지만 경북 동해안에도 적지 않은 육지 해녀들이 활동하고 있으며, 그 수는 제주 다음으로 많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등록된 해녀는 1천370명이다. 경북 해녀는 과거 개별 산별적으로 존재해 그 규모가 크지 않았다. 그러다 일제 강점기에 생계와 생업을 위해 타지로 원정 물질을 나가게 된 제주 출신 해녀들이 울릉 등 경북지역에 대거 이동해 정착하면서 하나의 계층으로 형성됐다. 경북도가 펴낸 '경상북도 해녀문화 인문사전'에 따르면 1937년 473명, 1939년 308명의 제주 출가 해녀들이 각각 경북으로 이동한 것으로 집계된다. 이후 1950년대 중반부터 70년대 중반까지 제주 해녀의 2차 출향기가 시작되는데 1962년 1천584명으로 정점에 이르렀다. 이후 이들 출향 해녀들은 대부분 고향으로 되돌아갔지만 현지에서 결혼하거나 눌러앉는 등 정착하는 사례도 있었다. 현재 경북 해녀도 제주와 마찬가지로 후계자는 없고 기존 해녀들은 고령 또는 질병으로 현장을 떠나고 있어 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경북해녀문화 전승 및 보전 사업 진행.. 해녀 출신 어촌계장과 함께 경북도 내 153계 어촌계 중 유일하게 해녀 출신인 어촌계장이 있다. 바로 35년간 물질해 온 구룡포 성정희(70) 어촌계장이다. 그녀는 28세 때 결혼해 부산에 살았고 남편 사업 실패로 34세에 고향으로 와 해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해녀 팀장에 이어 64세 때 구룡포수협 첫 여성 이사가 되고 지난해 일흔에 꿈에도 그리던 어촌계장이 됐다. 경북도는 지난 3월 해녀문화전승보전위원회를 발족시키고 그녀를 위원으로 위촉했다. 성 어촌계장을 비롯한 위원들은 포항 등 동해안의 해녀 문화를 살릴 다양한 사업들의 추진 방향과 활성화 방안을 찾고 있다. 위원회에서는 올해 사업으로 지난해부터 진행한 '해녀키친' 사업을 통해 포항 호미반도를 중심으로 해녀 어업으로 만든 음식 문화를 발굴하기로 했다. 해녀가 직접 채취한 해산물로 조리법을 공유할 수 있는 '경북해녀 요리 레시피'도 개발키로 했다. 또 유명 셰프(박찬일)와 사진 작가와 함께 해녀 어업, 물질활동 반경 등 해녀의 생활사를 발굴해 책으로 발간할 계획이다. 경북도는 이 사업이 진행되면 제주의 해녀와 차별화 된 해녀 문화를 발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다 수산물 직판장과 해녀 체험 교실, 해녀 작업장 및 휴게실 등을 갖춘 '해녀복지비즈니스타운'을 내년 중으로 건립하기로 했다. 이 시설은 해녀의 어업 활동과 관광을 연계해 지역의 새로운 소득원 창출과 해녀 문화 홍보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또 이달 중으로 구룡포읍내 폐교(옛 구룡포초등학교 구남분교)를 리모델링 해 만든 수산창업지원센터가 오는 9월 문을 열면 해녀교실을 개설해 수강생들에게 잠수방법 등을 전수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도는 경북 해녀의 경제, 생태, 문화적 가치를 확인하기 위해 지난 5월부터 전수 실태 조사를 벌이고 있다. 오는 12월까지 해녀의 소득과 노동환경, 건강, 문화여가, 직업에 대한 자긍심 등의 영역으로 나눠 실태 및 욕구를 파악한다. 9, 10월에는 현장 조사도 실시한다. 연말 결과 보고서가 나오면 이를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어촌마을 공동체를 만들고 전통 해녀를 활성화하기 위한 여러 정책을 수립할 계획이다. 성 어촌계장은 "젊은 해녀들을 유인하려면 해녀학교를 통해 양성한 인력들이 마을에 정착할 수 있도록 하는 생활 터전 마련 등의 지원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제주도 및 울릉도·독도 해녀 교류 제주 해녀들이 광복 77주년을 맞아 독도를 방문, 독도를 개척한 선배 해녀들의 발자취를 살펴본다. 경북도와 독도재단 등에 따르면 다음 달 17일부터 제주 해녀 30명을 2박3일 일정으로 울릉도와 독도를 방문한다. 이번에 독도로 초청받은 해녀 중에는 1950년대 실제 독도에서 물질을 했던 김공자, 고정순, 홍순옥씨도 포함됐다. 이들은 제주시 한림읍 협재리에 있는 '울릉도 출어 부인 기념비'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제주 해녀들의 이번 독도 방문은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이들의 물질은 단순한 해산물 채취를 넘어 울릉도와 독도의 어민들과 함께 지역의 어업권을 지키면서 동시에 영유권을 지키는데도 역할을 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독도재단에 따르면 제주 해녀들은 일제강점기인 1940년 초·중반에는 일본인 선주들에게 고용돼 독도에서 조업 활동을 시작했으며, 광복 이후 한국인 선주들에게 고용돼 독도에서의 조업이 본격적으로 이뤄졌다. 처음에는 10 여명의 제주 해녀들로 시작해 1950년대 후반에는 30~40명으로 해녀들의 수가 증가하다가 1980년대 초반부터 점차 감소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들 해녀들은 독도의용수비대의 협력관계를 유지했다. 독도의용수비대가 동도에 독도경비대 막사를 지을 때 해녀들이 바다에 떨어뜨린 통나무를 물가까지 밀어줬다. 또 파도로 울릉도 보급선이 독도에 접안할 수 없을 때 해녀들이 풍랑 속에 뛰어들어 식량을 조달하는 등 독도거주자들이 장기간 거주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 것으로 기록되고 있다. 독도재단은 아울러 이번 방문을 통해 자매결연, 초청행사 등 해녀마을 교류사업 추진키로 했다. 독도재단 관계자는 "오랜 세월 독도의 바다에서 물질을 했던 제주 해녀들의 독도 개척사를 살펴볼 필요가 있어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며 "경북은 제주 다음으로 많은 수의 해녀가 활동하는 지역으로, 향후 해녀 문화 전승을 위한 공동 사업 등을 추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마창성기자 mcs12@yeongnam.com경북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해녀들이 마을어장에 들어가 작업을 하고 있다.제주시 한립읍 협재리 마을회관에 있는 '울릉도 출어 부인 기념비'(사진 오른쪽).1956년 7월 세워진 이 비는 제주 해녀들의 울릉 독도 출향을 기념한 것이다.
[연중기획 : 바다를 향하여. 6] "문무대왕의 삼국통일·개척정신으로 경북 해양 문화관광 글로벌 실현"
영남일보는 지난 2016년 6월 30일~7월 1일 이틀간 힐튼경주에서 ‘문무대왕의 통일정신과 해양 개척정신의 재조명’을 주제로 ‘제5회 경북문화관광산업 활성화 심포지엄’을 열었다. 당시 영남일보 심포지엄에서 △문무대왕의 동상 건립 △선부(船府)의 스토리텔링 △동해구 문무대왕의 성역화 △내륙 문화관광과 해양 문화관광의 연계 △연안 크루즈산업 유치 등 지속 가능한 미래발전 방안을 위한 다양한 콘텐츠를 제시했다. 6년이 지난 현재 경북도와 경주시는 ‘문무대왕릉 성역화 사업’, ‘문무대왕 해양역사관 건립’, ‘선부 역사기념 공원 조성’ 등 문무대왕 업적과 호국 해양 정신을 되새기기 위해 다양한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 경주 양북면→문무대왕면 이름 바꿔경북 경주시는 지난해 5월 4일 문무대왕 수중릉이 있는 양북면을 '문무대왕면'으로 이름을 바꾸고 선포식을 했다. 이 일대는 조선 시대까지 동해면으로 불렸지만, 일제강점기인 1914년 행정구역 개편 과정에서 단순한 방위 구분에 따른 이름인 양북면이 됐다. 이러다 보니 별다른 특색 없이 한국에 있는 수많은 면 중 하나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주민들은 양북면에 있는 문무대왕릉(사적 제158호), 호국사찰 감은사 터(국보 제112호)를 활용해 이름을 바꾸자는 의견이 많았다. 이름을 바꾸면서 많은 주민은 “문무대왕릉이 있는 면이라는 정체성을 살리게 됐다”며 한목소리로 반겼다. 앞서 명칭변경추진위원회가 주민을 대상으로 벌인 행정구역 명칭 변경 설문조사에서 1천288가구 중 1천137가구(88.3%)가 이름 변경에 찬성했고, 새 이름으로 문무대왕면을 적은 답변이 76.5%로 가장 많았다. 주민들은 문무대왕면으로 이름을 바꿔 한반도 최초의 통일국가이자 해양 실크로드의 중심지로 국가 정체성을 확립하고, 삼국통일을 이룬 문무대왕과 관련한 수중릉과 감은사 터, 이견대 등의 유적이 있어 긍지와 자부심을 품게 됐다. 이날 선포식에 앞서 ‘문무대왕 해양역사관’ 건립 예정지인 대본초등학교 폐교한 터에서 문무대왕 유조비 제막식이 열렸다. 유조비는 문무왕의 삼국통일 대업과 애민 정신을 받들고 계승하기 위해 삼국통일을 이룬 해인 676년을 상징하는 6.76m 높이의 화강암에 문무대왕의 유언을 한글과 한문으로 동시에 새겼다. 삼국유사 등의 기록에 따라 “검소해야 하며 죽어서 용이 되겠다”는 등의 문무대왕의 유언을 한자로 그대로 표기하고, 한글로 해석한 내용을 비석 양면에 새겼다. ◆문무대왕 해양역사관 건립경북도와 경주시는 지난 3월 28일 감포읍 대본리 대본초등학교 폐교한 터에서 '문무대왕 해양역사관 착공식’을 했다. 2024년 준공해 다양한 콘텐츠를 마련한 후 2025년 개관할 예정이다. 해양역사관은 총사업비 121억 원을 들여 부지 9천89㎡에 연 면적 1천793㎡ (2층) 규모로 짓는다. 1층에는 문무대왕 청소년 아카데미와 해양마린스쿨, 해양안전체험시설, 카페 등이 들어선다. 2층에는 문무대왕 자료관, 해양교류관 등 전시시설이 생긴다. 자료관은 문무대왕의 삼국통일 과정과 감은사지 일대의 역사 유산을 소개한다. 해양교류관은 해상제국 신라의 전성기 모습과 해양 경로, 교역 등을 통해 돋보였던 신라인들의 국제적 감각과 해양 개척 정신을 보여준다. 경주시는 해양역사관을 문무대왕의 호국 애민 정신을 기리고, 해양을 통해 세계로 뻗어가는 청소년들의 꿈과 개척 정신을 함양시킬 수 있는 체험 공간으로 꾸밀 계획이다. 경주시는 해양역사관이 미래 인재를 육성하는 창의적인 터전이 되고, 경북 동해안의 관광 활성화에도 이바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선부(船府) 역사기념 공원 조성 선부는 우리나라 최초의 해양 행정기관이다. 삼국사기 신라본기에 “문무왕 18년(678년) 선부를 별도로 설치해 독립적인 관부로 하고, 관부의 장관을 격상 시켰다”는 기록이 전한다. 선부 역사기념 공원 조성은 문무대왕이 바다를 통해 활발한 국제교류 활동과 삼국통일의 대업을 달성하고, 죽어서도 동해의 큰 용이 되어 나라의 안위를 지키고자 했던 호국·위민 정신을 알리기 위해서다. 또 우리나라 최초의 해양 행정기관인 선부의 역사와 가치에 관한 연구와 신라인들의 해양 개척정신을 새롭게 평가해 해양문화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미래 세대를 위한 해양 영토의 중요성을 부각하기 위한 것이다. 문무대왕은 삼국통일을 겪으며 수군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해양 실크로드를 통해 중국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와 인도, 서아시아와 직접 교류를 추진하기 위해 선부를 설치했다는 것. 선부 역사기념 공원은 문무대왕면 용당리 일대에 조성한다. 총사업비 200억 원을 투자해 문무대왕 상징 타워를 건립하고 해양역사 전시관을 만들 계획이다. 해양체험 증강현실(AR) 영상관과 해양 인물관, 선박관, 박물관도 들어선다. 경북도는 국립 선부 해양 문화교육 단지 건립도 추진하고 있다. 총사업비 350억 원을 투자해 문무대왕면과 감포읍 일원 3만4천300㎡ 터에 선부 역사관과 해양체험관, 선부 바다 학교 등을 건립할 계획이다. 경북도와 경주시는 2019년부터 문무대왕 해양대상을 제정해 시상하고 있다. 해양대상은 ‘해양과학상’·‘해양산업상’·‘해양교육문화상’의 3개 부문과 특별상으로 ‘젊은과학자상’으로 나눠 상장과 상금 각 1천만 원을 주고 있다. 매년 문무대왕의 날(7월 21일)을 맞아 시상식을 한다. ◆경주 해양 레저관광 복합단지 조성경북도는 경주의 내륙 관광 인프라와 해양 역사·문화역사 자원과 연계한 해양 레저관광 거점 조성으로 해양 레포츠 저변 확대와 해양 관광산업 육성을 위해 해양 레저관광 복합단지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해양 레저관광 복합단지는 감포읍 일원에 10만5천900㎡(해상 2만7천300·육상 7만8천600㎡) 규모로 요·보트 계류시설, 클럽하우스, 다목적 광장, 레저체험관, 다이빙 존, 전망대, 휴게공간 등을 조성한다. 레저관광 복합단지는 대본리에 조성 중인 한국원자력연구원 문무대왕 과학연구소 건립으로 청년 인구 증가와 해양 레포츠 수요를 반영한 인프라 조성이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문무대왕의 정신을 계승해 우리의 찬란한 해양 역사를 널리 알리는 데 힘을 쏟고 있다”며 “문무대왕면 일대를 천혜의 자연환경과 역사, 해양문화, 관광자원이 어우러진 국제적 명소가 되도록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글·사진=송종욱기자 sjw@yeongnam.com지난 3월 28일 경북 경주시 감포읍 대본리 대본초등학교 폐교한 터에서 내빈들이 문무대왕 해양 역사관 착공 기념으로 첫 삽을 뜨고 있다. 문무대왕 해양 역사관 조감도. 경북 경주시 문무대왕면 용당리 감은사 건물 터와 국보 제112호인 3층 석탑.경북 경주시 감포읍 대본리 대본초등학교 폐교한 터에 건립된 문무대왕 유조비.
2022.07.16
“경주 문무대왕 역사문화 프로젝트는 대한민국 정체성 확립”
“한반도 최초의 통일국가이자 해양 실크로드의 중심이었던 동해구(東海口)의 문무대왕의 역사문화 프로젝트는 대한민국 정체성 확립입니다.” 김남일 경북도 환동해지역본부장은 “문무대왕의 호국·애민·평화 애호·해양개척 정신은 이 시대 새롭게 계승·발전시킬 문화융성의 핵심 동력으로, 경북도와 경주시가 다양한 국책사업에 나서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본부장은 경북도는 신라, 가야, 유교 문화의 3대 문화만 있는 곳이 아니라 찬란한 동해 문화의 보고로, 강원도 보다 긴 해안선(568㎞)과 울릉도·독도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북도에는 한국 정신의 창인 ‘동해 정신’이 있어 동해학 정립과 한국해양문화교육진흥원의 설립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또 동해 정신에는 신라인들의 해양개척 정신과 고대 해양 실크로드의 문명교류가 있고, 문무대왕의 선부(船府)·삼국통일·수중릉은 위국·애민·호국정신이 담겨있다. 이어 경주 문무대왕수중릉 일대를 경북 최초의 해양 도립공원으로 추진하고, 문무대왕 성역화 사업으로 대한민국 해양 교육의 성지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동해구 상징의 게이트(공공 예술작품), 문무대왕 해양 역사문화 단지, 한국수력원자력 청년 아트센터, 해양 실크로드 국제 교류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또 문무대왕의 날(7월 21일)을 법정 공휴일 지정을 추진하고, 문무대왕과 해녀 미역 맥주 개발, 포항 동빈내항~호미곶 대보항~감포 연안항 크루즈 운항, 감포 연안항~울진 후포항~독도 간 요트 트레일 뱃길 연결 등의 콘텐츠도 내놓았다. 김 본부장은 “문무대왕면은 최초 통일국가인 동해 정신이 깃든, 한민족 통일의 호국 성지이며, 수중릉·감은사지·이견대 등으로 역사문화는 1천300년 전에 형성된 호국 테마파크”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문무대왕 프로젝트를 해상 왕국 신라와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나타낼 수 있는 동해 정신을 담아 해양 관광과 교육, 미래비전을 바탕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해양 역사문화와 해양 과학을 함께 아우르는 융복합 형태로 성역화를 추진한다. 이와 함께 감포 연안항 승격, 감포 개항 100주년 기념, 감포 근대역사 관광 자원화, 감포 여객항만과 크루즈 전용부두 설치 사업 등도 연차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송종욱기자 sjw@yeongnam.com김남일 경북도 환동해지역본부장
[연중기획-바다를 향하여 .5]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떠오르는 '스마트 양식'...'K-연어'로 세계시장 진출…경북도, 완전양식 기술개발 도전
#1. 2014년 일본의 미쓰비시 상사는 세계 3위 연어양식 업체인 노르웨이 세르마크(Cermaq)를 14억달러에 인수했다. 이듬해 세계적 유통업체인 네덜란드 SHV홀딩스는 수산사료 생산 및 연어양식업을 하는 뉴트레코(Nutreco)를 40억달러에 사들였다. 세계 최고 곡물기업인 카길(Cargill)도 노르웨이 연어양식 업체를 13억유로에 같은 해 인수했다. #2.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21세기 식량 확보에 가장 중요한 산업은 '수산양식'이라고 말했다. 심지어 "인터넷보다 수산양식에 투자하는 것이 더 가치가 있다"고까지 강조했다. 미국 워싱턴대학 미래예측사이트는 향후 20~30년간 세계시장을 주도할 산업으로 지구온난화 관련 산업과 함께 수산양식 산업을 선정했다.이른바 '스마트양식'으로 불리는 첨단 양식산업이 미래 먹거리산업으로 부상하면서 기업과 지자체가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소득수준이 올라가면서 건강에 좋은 수산물에 대한 수요가 증가해 기존 수산자원 채취방식의 한계를 뛰어넘을 대안으로 스마트 양식이 떠오르고 있다. 스마트양식이란 양식수산물의 효율적·친환경적 생산을 위한 최적 생육 알고리즘을 구축하고, 양식수산물의 '생산-가공-판매' 산업 시스템을 빅데이터·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 등을 활용해 자동화한 기술이다. 경북 어업종사자 급속 감소세수산물 생산마저 매년 줄지만양식업은 갈수록 성장세 거듭수입에 의존 고부가 어종 연어인공종자 확보까지 성공하면수백개 일자리 창출로 이어져포항 장기면 일대 400억 투입스마트 양식 클러스터 구축 중◆잡는 어업에서 기르는 어업으로경북은 540㎞에 달하는 해안선을 가지고 있지만 수산업 전망은 밝지 않다. 2021년 기준 어업 종사자는 5천명이 되지 않는다. 2018년 5천700여명에서 3년 새 15%나 줄었다. 또 어선은 3천여 척에 불과하다. 이로 인해 수산물 생산도 2018년 이후 매년 감소세를 보이면서 2021년 9천여t에 그쳤다. 반면 양식업 생산량은 같은 기간 3천568t에서 3천960t으로 성장했다. 어선 어업에서 기르는 어업, 즉 수산양식으로의 전환은 세계적인 트렌드다. 세계자연기금에 따르면 지난 40년간 세계해양생물의 절반가량이 사라졌고, 남획으로 다랑어 같은 대형어류는 90%나 줄었다. 포경금지에도 불구하고 고래는 멸종위기에 놓였다. 이런 이유로 1990년대 이후 어선 어업의 생산량은 정체된 반면 양식어업은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2018년 기준 양식생산량은 8천210만t으로, 전 세계 수산물 생산량의 46%를 차지했다. 세계 수산물 소비 패턴도 양식산업의 성장세를 자극하고 있다. 중국의 연간 1인당 수산물 소비량은 1998년 11㎏에서 2021년 39.5㎏으로 급증했다. 중국인구가 14억명인 것을 감안하면 1인당 수요가 1㎏만 늘어도 연간 140만t이 필요한 셈이다. 이는 우리나라 연근해 수산물 생산량(230만t)의 절반이 넘는 양이다. 경북도 관계자는 "소득수준이 올라갈수록 건강에 좋은 수산물 수요는 증가한다"며 "중국의 수산물 수요 증가는 우리나라의 기회이자 경북의 기회"라고 말했다.◆완전 양식 'K-연어' 신화 창조정부와 각 지자체는 양식산업에 대한 투자나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경북도는 올해를 '스마트 수산의 원년'으로 삼았다. 해산수산 전 분야의 스마트화와 내수면 어업, 즉 양식산업에 대한 대대적 육성을 골자로 한 투트랙 전략을 진행할 계획이다. 대표적인 것이 '스마트양식 클러스터' 구축이다. 포항 남구 장기면 일대에 구축 중인 클러스터엔 국비를 포함해 400억원이 투입된다. 이곳에서는 종전의 재래식 양식에서 벗어나 ICT(정보통신기술), AI(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첨단기술을 접목한 스마트양식 기술이 도입된다.특히 주목받는 것이 국내에 전량 수입되는 연어의 완전양식 기술 개발이다. 세계 양식 연어 생산량은 연간 377만t으로 노르웨이와 칠레가 80% 이상을 차지한다. 우리나라의 1인당 연어 소비량은 58.4㎏으로 노르웨이(53.3㎏), 일본(50.2㎏), 중국(39.5㎏) 등을 제치고 세계 1위다. 경북도가 스마트양식 클러스터 구축과 함께 수산자원연구원의 '연어류 스마트아쿠아 팜 연구개발'을 통해 세계 최초로 북태평양에 서식하는 연어류의 완전양식 기술을 개발하고 인공 종자를 확보한다면 500여 개의 일자리와 1천300억원 규모의 생산유발효과를 거두게 된다.연어는 고부가가치 양식어종으로 불린다. 노르웨이의 수산물 생산량은 아시아 주요국에 비해 적은 편이지만, 수출액은 112억8천만달러로 중국에 이어 세계 2위다. 고품질 연어를 콜드체인(냉장유통) 항공망으로 전 세계에 24시간 내 대량 공급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남건 독도해양정책과장은 "세계시장을 겨낭한 고부가가치 품종과 이에 특화한 스마트양식 기술 개발로 생산성과 품질, 가격경쟁력을 갖출 경우 세계시장 진출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양식 어민과의 윈윈 기대스마트양식 클러스터를 통해 기대되는 또 하나의 효과는 동해안지역 양식어민과의 동반성장이다. 이에 스마트양식 클러스터를 위한 테스트베드를 구축해 중소 규모의 양식장에 스마트 기술을 보급하고, 인력 양성에도 나서기로 했다. 기존 양식업 육성을 위해서는 △친환경 기술 도입 △시설 자동화 지원 등을 늘리고, 생산성 향상을 위한 각종 자재 지원도 확대해 지역 양식업 생산량을 5년 내 두 배로 늘린다는 계획이다.스마트양식의 대표적인 것이 순환여과(RAS)방식 도입이다. 기존 가두리양식보다 친환경적이며 체계적 운영이 가능한 '육상 순환여과'는 양식에 사용하는 물(사육수)을 여과·살균장치 등을 통해 재사용한다. 양식 어종의 질병 발생이 감소하고 물 사용량을 저감할 수 있다는 장점이다. 포항 세부수산 박성배 대표는 "주력 양식어종인 광어의 경우 순환여과 방식을 도입하면 치어의 생존율이 크게 올라간다"며 "스마트양식 기술을 도입해 수익성 개선효과가 증명되면서 이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스마트양식은 지역 양식산업의 성장을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 따르면 54.6% 수준인 넙치 양식장의 폐사율을 30%까지 줄일 수 있으면 양식장 수익이 113% 증가한다. 폐사율이 5%까지 떨어진다면 수익은 현재보다 210% 늘어난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최적화한 생육 알고리즘까지 적용하면 수익률은 더욱 높아질 수 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어업은 사양 산업이 아니라 새로운 성장산업"이라면서 "첨단기술을 접목해 경북의 신수종산업으로 성장하는 데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홍석천기자 hongsc@yeongnam.com지난해 국책사업으로 확정된 스마트양식 클러스터 조감도. 경북도는 스마트양식 클러스터 조성을 통해 기존 재래식 양식에서 탈피해 ICT·IT·빅데이터 등 첨단기술을 접목한 스마트양식 기술 개발 및 보급에 나선다. 〈경북도 제공〉박성배 세부수산 대표가 자체 제작한 앱구동자동사료공급기와 수온측정기 등이 설치된 포항 남구 구룡포읍 양식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홍석천기자 hongsc@yeongnam.com
2022.06.20
[연중기획 : 바다를 향하여 .5] 잡는 어업에서 기르는 어업으로…AI 이용한 '스마트 양식' 뜬다
'스마트양식'이 수산업의 미래 먹거리로 등장하고 있다. 어민 소득원의 신규 창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 산업의 지도를 다시 그릴 수 있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CJ그룹 계열사인 CJ피드앤케어(CJ F&C)는 '대서양 연어' 양식 시장에 뛰어들었다. 6만여㎡ 규모의 스마트양식장을 통해 연간 500t 가량의 대서양 연어를 양식하겠다는 전략이다. 소규모이지만 이른바 '육상 순환여과 방식'의 기업형 스마트 양식장을 짓고, 사료도 연어 양식에 적합한 종류를 개발키로 했다. 국내에서 맞춤형 사료 개발에 나선 첫 사례다. 내년에 본격 가동될 예정이며, 2025년 상품 출하를 목표로 한다. 연어는 노르웨이 수입품을 비롯해 국내 소비가 근년들어 급증하는 어종이다. '스마트 양식'은 세계적으로 대기업이 앞다퉈 뛰어들고 있는 분야다. ‘잡는 어업’이 아닌 ‘기르는 어업’에 인공지능(AI)와 사물인터넷(IoT) 등첨단 자동화 기술을 가미한 산업이다. '생산-가공-판매' 시스템에 빅데이터까지 적용한다. 미래학자 앨빈토플러는 일찌기 21세기 식량 확보에 가장 중요한 산업으로 '수산양식'을 꼽기도 했다. 그는 심지어 "인터넷보다 수산양식에 투자하는 것이 더 가치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로 미국 워싱턴대학 미래예측사이트는 향후 20~30년간 세계시장을 주도할 산업으로 ‘지구온난화 관련 산업’과 함께 ‘수산양식 산업’을 선정하기도 했다. 이미 지난 2014년 일본의 미츠비시 상사가 세계 3위 노르웨이 연어 양식업체인 세르마크를 14억 달러에 인수한 것을 시작으로 수산업은 세계 최고 곡물기업인 카길을 비롯 글로벌 기업들의 신규 전략 산업으로 떠올랐다. 경북도와 포항시도 스마트양식산업에 동참하기 위한 잰걸음에 나섰다. 경북 수산자원연구원은 연어 완전양식을 목표로 '연어류 스마트 아쿠아 팜 연구개발' 계획을 수립했다. ICT(정보통신기술)와 AI를 기반으로 세계 최초로 북태평양 연어류의 완전양식 기술 개발과 함께 인공 종자 확보가 목표다. 2025년까지 국가시책사업으로 총사업비 400억 원을 투입해 조성 중인 '포항 스마트양식 클러스터'와의 시너지를 통해 2025년 이후 연간 1만t 이상의 연어를 생산할 예정이다. 계획대로 된다면 경북도는 국내 연어수입량의 20%이상을 대체하게 된다. 김성학 경북도 해양수산국장은 "연어류 완전양식 기술을 개발할 경우 남획 우려에서 벗어나 자원 극대화 등 어업생산 다양성 확보에 큰 전기를 맞게 될 것"이라면서 "스마트 양식을 통해 기존 양식어민들과 경쟁하는 것이 아닌 새로운 성장동력을 공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석천기자 hongsc@yeongnam.com지난해 국책사업으로 확정된 스마트양식클러스터 조감도. 경북도는 스마트양식클러스터 조성을 통해 기존 재래식 양식에서 탈피해 ICT·IT·빅데이터 등 첨단기술을 접목한 스마트양식 기술 개발 및 보급에 나선다. 경북도 제공
2022.06.19
[연중기획 : 바다를 향하여 .4] "동해안 자생 '개도박' CO2 흡수량, 열대우림보다 5배 많다"
◆인도네시아 해양보호지역의 블루 카본 해초 서식지 관리 전략(유센 리파이 인도네시아 해양과학연구센터 연구원) "지역사회 기반 해초관리 수행역량 강화" 인도네시아 해초 서식지는 세계 블루 카본(Blue Caarbon·해양 생태계가 흡수하는 탄소)의 상당 양을 저장하기 때문에 기후변화에 맞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인도네시아의 해양보호구역(MPAs) 확대와 보존 노력에도 불구하고 해초 서식지 상황은 점점 악화하고 있다. 무엇보다 해양보호구역 내 해초 서식지의 보존·관리를 개선할 필요성이 있다. 인도네시아 해양보호구역에서 해초 서식지를 관리하는 데 있어 5가지의 과제를 확인할 수 있다. △해초의 중요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 달성 △당국으로부터 공정한 인증 획득 △해초 관리에 관한 법률·규제와 관련된 정치적 이니셔티브 획득 △해초 서식지에 대한 국가 차원의 지속적인 경험적 자료 제공 △지역사회 기반의 해초 관리를 수행할 수 있는 역량 강화 등이다. 인도네시아 해초 서식지의 미래를 보호하고, 그것이 중요한 생태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을 유지할 수 있도록 모든 이해 당사자들이 협력해야 한다.◆지역사회와 기후 행동을 돕는 자연 친화적 솔루션 바다숲 사례(페터 해리스 유엔환경계획 파트너사 GRID-Arendal 대표) "바다숲 다양한 이점, 포괄적 인식 필요" 지구는 △오염 △기후변화 △생물 다양성 손실 등 세 가지 위기로 인해 점점 더 힘든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GRID-Arendal은 2009년 해양과 해안선을 따라 서식하는 식물이 대기로부터 탄소를 어떻게 흡수하고 생물량과 퇴적물을 저장하는 데 얼마나 효율적인지에 대해 쉽게 설명한 보고서를 유엔환경계획(UNEP)과 함께 발표했다. 블루 카본은 세계 탄소 수지에서 50% 이상의 탄소 순환을 책임진다. 그리고 블루 카본이라는 용어는 바다숲을 가리키는 용어로 발전했다. 이제 바다숲의 손실을 측정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지속 불가능한 어업, 오염 그리고 해안개발의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바다숲 서식지가 어업·해안 보호와 관광에 제공하는 또 다른 가치에 대한 인식이 스칸디나비아와 전 세계에서 높아지고 있다. 건강한 바다숲은 특히 식량안보, 생물의 다양성, 자연을 통한 지속 가능한 푸른 경제를 위해 전 세계가 관심을 가져야 할 분야다. 많은 국가가 생태계에서의 탄소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바다숲의 다양한 이점에 대한 좀더 포괄적인 인식이 필요하다. 경제적 이익뿐 아니라 지역사회에 의한 보존 및 사용에 관한 국가정책과 관리 결정에 대해서도 관심이 절실하다.◆기후변화 적응 홍조 하층 식생 생태복원(김형근 강릉원주대 해양생태환경학과 교수) "크러스트 유엽 이식으로 생태복원 가능" 기후변화에 따라 한반도 주변 해역의 수온과 해조 분포 환경도 변했다. 울릉해역은 해조 다양성이 높고 연중 표층 수온이 안정적이다. 하지만 키 큰 해조와 하층 식생이 층상구조를 보이는 울릉해역에서 한류성 다시마 군락(동해 북부에 많음)이 먼저 사라졌다. 하층 식생은 직립이나 바닥에 근접해 있는 엽상체를 말한다. 남해안, 경북 동해안, 제주 근해 등에 자생하는 홍조류 개도박은 1초에 ㎡당 150㎛(마이크로 미터·100만분의 1m)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 이는 열대우림의 흡수량 31.7㎍(100만분의 1g)보다 5배 가까이 많은 것이다. 개도박은 생장 속도가 빠르고 끈적끈적한 점액질이 많은 해조류로 과거엔 회벽을 바를 때 이용했다. 홍조류의 지누아리는 포자·사상체·크러스트(Crust·껍질)·직립 엽체를 형성하고 있다. 사상체는 지속해서 또 다른 사상체를 만들어 내고 새로운 크러스트에서 직립 엽체를 만든다. 크러스트와 종자 Seedling(유엽·발아체)을 이용해 바다에서 양성하면 직립 엽체(Upright Thalli)를 대량 생산할 수 있다. 실제 지누아리 사분포자에서 조직 절편 배양으로 유엽을 만들고 씨줄에 끼워 바다에서 키웠더니 15㎝의 엽체를 얻을 수 있었다. 삼척 일원에서 실험한 결과, 크러스트에서 유엽을 만들어 바다 로프 양성으로 엽체를 53㎝까지 키웠다. 또 각상 유엽체 부착 판에 붙여 암반에 고정하는 바다 이식 과정을 살펴 본 결과, 지누아리 이식장소에 성게·군소·고둥·단각류·전복 등 많은 생물이 모여들었다. 따라서 크러스트 유엽 바다 이식으로 생태복원이 가능하다는 결론이다. 해조는 초식자와 유기 쇄설물로 먹이사슬과 영양염 순환이 되며, 하층 식생 해조 다양성은 초식자(성게·복족류)에게 다양한 먹이원이 된다. 결과적으로 자연~바다~해조~성게~인간으로 이어져 자연과 인간의 공존, 바다생물 종 다양성과 탄소 격리로 이어진다.◆해조장 조성 기술을 통한 바다숲 안정 조성 및 해양생태계 복원(곽철우 한국 해양환경생태연구소 대표) "조식동물 제어장치·케미컬앵커 활용"바다숲은 해양생태계의 1차 생산자로 △영양염 흡수 및 이용 △용존산소 대량생산 △탄소 고정 등 기초생산력의 증대와 유용 수산자원의 번식 및 성장을 위한 보육장 역할을 한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해조군락이 소멸하고 갯녹음 현상이 확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수생동물의 먹이원 감소, 서식장 및 산란장 소멸 등 기존 생태계가 파괴되고 있다.갯녹음 현상 극복과 생태계 복원을 위해 바다숲 조성사업이 활발하지만 현재 진행되는 바다숲 조성사업의 효과는 미미하다. 지금까지 개발·적용됐던 바다숲 조성 방법으로 이식한 해조류의 경우 조식동물 접근 및 이식된 해조의 환경 적응에 대한 대책이 없었다. 이 때문에 조식동물에게 섭식되거나 수심별 광량 차이로 고사했다. 이식된 해조류가 바다숲을 형성하고 해조 모조단지로서 건강한 해양생태계로 회복하기 위해서는 성게와 같은 조식동물의 밀도조절 및 접근과 섭식 억제가 필요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신기술인 조식동물 제어장치를 통한 해조장 조성기술 △녹색기술인 완충장치를 활용한 해조 모조단지 조성기술 △조식동물 섭식력 제어장치를 이용한 바다숲 조성 텐트 기술이 개발됐다. 조식동물의 접근제어를 위해 완충장치(A 텐트형, 일자형)와 케미컬 앵커 또는 프롬시멘트의 활용이라는 점에서 기존 기술과 차별화한다. 케미컬 앵커는 초 고하중용 에폭시 타입으로 수축이 적으며 안정성이 높고 습한 환경에서도 높은 수준의 부착 강도를 보인다. 천연시멘트인 프롬시멘트는 내식성과 내화학성이 있으며 석회분리와 백화현상이 없어 부식성 환경에 적합하다. 이들 기술은 제주권역 천연 해조장 보호를 위한 부착기질 개선 및 효율화 분석(제주 서귀포시 종달리), 해조류 Seed Bank 조성(기장군, 포항 오도리), 신기술 활용 자연 암반 복원 위한 해조 단지 조성(영덕 축산리, 속초시 장사동), 동해 바다숲 신규조성( 포항 화진2리)에 적용됐다.또 정부는 바다의 '그린 뉴딜'로 전국을 5대 해양 생태축으로 묶어 해양생태계복원을 제시했다. 전 세계적으로 해양생태계와 연안 식생을 이용한 블루 카본에 대한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정리=남두백기자 dbnam@yeongnam.com홍조 지누아리 배양 과정. 신기술을 활용한 바닷숲 조성 모식도. 유센 리파이 인도네시아 해양과학연구센터 연구원페터 해리스 유엔환경계획 GRID-Arendal 대표김형근 강릉원주대 교수곽철우 한국해양환경연구소 대표
2022.06.09
[연중기획 : 바다를 향하여 .3] 동해안 생태계가 흡수하는 블루 카본이 탄소 오염도를 줄인다
10일 오후 1시30분 경북 영덕 로하스 수산식품지원센터에서 열리는 '제10회 경북해양수산활성화 국제심포지엄'은 경북 동해안 해양수산업의 발전에 초점을 맞추고 해양수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집중 탐구한다. 세계 해양의 날(6월 8일)을 기념해 열리는 이번 심포지엄은 영남일보가 주관하며 올해로 10회째를 맞고 있다. 특히 영남일보가 2022년 연중기획으로 마련한 ‘바다를 향하여’ 시리즈 연재에 발맞춰 내용과 행사의 질을 크게 높였다. 동해안 바다숲 조성과 블루 카본(Blou Carbon)을 주제로 해외사례를 포함한 다양한 발표가 준비됐다. 심포지엄을 앞두고 사전 입수한 주제발표 내용을 두 차례에 걸쳐 소개한다. ◆기조 강연= 동해안 바다숲 조성과 ‘블루 카본’(이기택 2050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위원·포스텍 교수) 블루 카본(Blue Carbon)은 갯벌·염습지·맹그로브·해초류 등 연안 생태계에 의해 흡수되는 탄소를 의미한다. 연안 생태계를 통해 흡수되는 탄소는 열대·아열대 숲보다 수십 배 이상 지구의 탄소 오염도를 크게 줄인다. 흔히 말하는 ‘바다숲’의 환경적 가치를 일깨우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바닷속 해초숲의 탄소 저장(흡수)에 대한 정량화는 아직 제대로 되어 있지 않다. 해초숲 등이 흡수한 탄소는 바다토양에 저장되면서 그 중 일부를 다시 배출한다. 바다에서 흡수한 탄소는 광합성에 의해 중탄산염(HCO3-) 등과 결합한 용존 무기탄소(DIC) 형태의 성장기를 거친 후 용존 유기탄소(DOC)로 변하면서 탄소 일부가 다시 배출되는 구조다. 포항 오도1리에서 2020년 3월부터 1년 동안 측정한 결과, 오도 바다숲은 흡수한 탄소량의 7% 정도만 다시 배출했다. 이 기간에만 43.7ha의 오도바다 숲 조성지에서 연간 86.2t의 탄소를 흡수한 것으로 측정됐다. 이산화탄소 농도를 기준으로 남해(거제 와현리)·제주(행원리) 해역에서 측정된 바닷속 탄소 흡수량은 동해(포항 오도1리)와 비슷하게 측정됐다. 2009년 UN과 IUCN(국제자연보전연맹)이 공동으로 출간한 해양의 탄소흡수에 대한 종합평가보고서에서 처음 언급된 ‘블루 카본’은 육상생태계보다 훨씬 높은 새로운 탄소흡수원이라고 규정했다. 해조숲, 즉 바다숲은 육지숲에 비해 환경적 가치가 월등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그러나 해조숲과 관련해 탄소흡수와 탄소 저장고로서의 안전성 규명은 선결과제다. 이에 따라 동해권역의 해조숲공원과 탄소흡수 안전성 규명에 필요한 연구센터 설립을 제안한다.◆동해안 블루 카본 자원의 가치와 활용방안(홍지원 경북대 수소 및 신재생 에너지학과 교수) 해양 생태계에 흡수되는 유기탄소인 블루 카본은 블랙 카본과 비교된다. 블랙 카본은 흔히 석탄·석유 등 화석연료에 의해 발생하는 탄소다. 탄소의 약 절반이 대기 중에 축적된다. 또 배출된 블랙 카본의 약 20%는 블루 카본이 흡수하고 있다. 따라서 새로운 블루 카본 후보군에 대한 관심이 높다. 바로 연안 블루 카본(Coastal Blue Carbon)으로 공식적으로는 맹그로브·염습지·해초류 등이다. 맹그로브숲은 지표면의 약 0.7%에 불과하지만 전 세계 탄소 매장량의 약 10%를 차지한다. 염습지는 열대우림보다 약 55배 이상의 흡수속도를 가진 가장 강력한 탄소 저장소다. 해초류(잘피밭)는 전 세계 해저 면적의 약 0.2%에 불과하지만 전 지구적 탄소 매장량의 약 10%를 차지할 만큼 기여하고 있다. 경북도 환동해지역본부는 블루 카본 연구 및 교육에 특화된 '환동해 블루 카본 센터구축사업' 및 '블루 카본 R&D 과제'기획을 추진 중이다. 주요 사업은 동해 토착 해조류 자원의 블루 카본 흡수원 국제인증 연구다. 서해와 남해의 최대 수심은 227m이지만 동해는 1천684~4천49m로 해조류 블루 카본 연구 및 실증사업의 최적 후보지다. 조류 활용기술 상용화 및 산업계 발생 온실가스 저감 연구도 주요 사업에 해당한다. 동해 경우 남쪽은 아열대, 북쪽은 아한대 기후대에 속한 긴 해안선을 가진 지형적 특성에 의해 조류의 종 다양성이 풍부하다. 따라서 지역 내 온실가스 배출 사업장과 연계시켜 조류자원의 고밀도 대량 배양을 위한 탄소원으로 활용해 ‘카본 크레딧’으로 확보할 수 있다. 잘피숲 복원 및 조성을 통한 복합기능 연구도 주목된다. 우리나라 천연 잘피숲은 1970년대 이후 70~80%가 파괴돼 현재 50~70㎢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서식지 조성 및 복원 대상 지역에 대한 생리, 생태 조건의 연구가 먼저 선결돼야 한다. 해양교육센터를 설립해 해양 생태계 보전 및 해양 생물자원 활용 관련 체험 및 현장실습 프로그램의 개발·운영도 필요하다. 향후 환동해 블루 카본 센터 인프라를 활용한 시범사업으로 울릉도 '탄소 제로 해조 마을' '해조·해초류 생물 다양성 센터' 설립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우리 연안 잘피 블루 카본(이근섭 부산대 생명과학과 교수) 잘피(Seagrasses)는 육지의 잡초에 해당된다. 남극을 제외한 전 세계 거의 모든 해안에 분포하며 우리나라 연안에는 9개 종이 있다. 연성 저질에 서식하는 거머리말 속(Zostera)이다. 동해 연안에는 왕거머리말·포기거머리말이 서식한다. 남해안 전역에 분포된 해호말도 있다. UNEP(유엔환경계획) 등은 우리나라 잘피 분포 면적을 55~70㎢로 추정한다. 호주 5만1천㎢, 인도네시아 3만㎢, 일본 500㎢, 미국 플로리다는 1만㎢로 추정된다. 지구 전체는 한국 분포 면적의 1만~2만배로 계산된다. 우리나라 남해안(5곳), 동해안(2곳), 서해안(2곳)의 잘피 서식지 내 유기탄소 저장량의 평균은 74.5 MgC ha-¹이며, 퇴적물(Sediments) 내 유기탄소 저장량은 98% 이상을 차지한다. 우리 연안의 잘피 블루 카본 저장성 향상을 위해서는 잘피 생육지 복원 및 조성, 해호말 분포면적의 정확한 파악, 잘피 면적의 적절한 학문적 정의 등이 필요하다. 또 적절한 퇴적물 유기탄소 함량 측정과 저장능력을 향상할 수 있는 요인도 파악해야 한다. 정리 =남두백기자 dbnam@yeongnam.com이기택 교수- 동해권역 해조 숲 공원과 연구센터 설립 조감도홍지원 교수- 해안과 해양 블루카본의 순환개념도이근섭 교수 - 동해연안 잘피 개념을 나타낸 그림포스텍 이기택 교수홍지원 경북대 교수이근섭 부산대 교수
2022.06.08
[연중기획 - 바다를 향하여.2] '해양 쓰레기의 반격’... "깨끗한 연안 환경 만들자" 경북도 해양쓰레기 관련 예산 올해 28억 투입
내일(6월 8일)은 세계 해양의 날이다. 지구 표면적의 70%를 덮고 있는 바다의 소중함을 일깨우기 위해 유엔이 2008년 공식 채택했다. 바다는 생명의 기원이자, 인류의 삶을 지탱하는 지구 최대 보물창고다. 미래 인류의 식량·자원 문제 해결과 재생에너지에 이르기까지 바다는 인류의 당면 문제를 해결해주고, 미래를 제시하는 존재다. 이처럼 중요한 바다가 화학 쓰레기로 몸살을 앓으면서 생명의 힘을 위협받고 있다. 미세 플라스틱은 특히 심각하다. 떠다니는 플라스틱을 인간이 섭취하는 지경까지 왔다.◆바다 유입되는 쓰레기… 연 14만여 t해양쓰레기는 육지의 쓰레기와 다르지 않다. 사람이 살면서 생긴 모든 부산물이 바다로 떠내려가면, 그것이 곧 해양쓰레기, 해양폐기물이 된 다. 해양환경에 악영향을 미치는 고형물로 정의되는 해양쓰레기는 재질, 종류, 용도를 불문한다. 육지에서 바다로 유입됐던, 혹은 사람이 바다에서 사용하다 버렸던 모든 물건·도구·구조물은 해양폐기물이 될 수 있다. 육지 쓰레기와 마찬가지로 해양쓰레기의 분해 시간을 보면 심각성을 단박에 알 수 있다. 스티로폼 부표 80년, 플라스틱 100년, 알루미늄 캔 500년, 스티로폼 500년, 낚싯줄 600년 이상 걸린다. 해양쓰레기는 유입량보다 수거량이 한참 못 미친다. 바다에는 매년 끝없이 쓰레기가 쌓여간다. 해양환경정보포털이 조사한 2020년 전국 해양쓰레기 발생량은 14만 5천258 t인 것으로 추정됐다. 처리된 쓰레기는 85% 정도인 12만 2천775 t이다. 발생 원인은 육상에서 발생한 쓰레기가 집중호우로 하천과 강을 통해 바다로 유입되는 경우가 67%, 어업과 낚시 행위 등으로 발생한 쓰레기가 33%다. 전체 발생량은 추정치일 뿐, 사실 이보다 훨씬 많은 양의 쓰레기가 바다에 쌓이고 있다. 바다는 5대양으로 전 지구를 관통한다. 해양쓰레기는 우리나라만이 아닌 전 세계적인 문제다.◆조개류에서도 미세플라스틱 검출국내에서는 매년 10여만 t의 해양쓰레기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이 중 플라스틱류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해양환경공단이 <사>동아시아바다공동체 오션에 의뢰한 '2020 국가 해안쓰레기 일제·모니터링 조사 용역 최종결과'에 따르면 2018~2020년 12월 전국 40개 연안에서 수거된 쓰레기 중 83%가 플라스틱(스티로폼 포함)인 것으로 조사됐다. 플라스틱 다음으로 유리 6.2%, 금속 3.7%, 목재 2.7%, 기타재질 1.6%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시아바다공동체 오션 측은 "유입된 쓰레기가 해양에서 어떻게 움직이는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 없다. 2008년 이후부터 우리나라 해양쓰레기에서 플라스틱이 변함없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며 "바다를 통해 해류와 바람, 조류를 따라 이동하기 때문에 가볍고 부력이 좋은 플라스틱의 비율이 높게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고했다. 최근 들어서는 미세 플라스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남해연구소가 2017년 서울·부산·광주 시장에서 산 굴과 담치, 바지락, 가리비 등 조개류 4종을 분석한 결과 1g당 0.07~0.34개의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됐다. 연구진은 한국인 식습관 통계 지표에 따른 연구 결과 한국인은 조개류 4종을 통해 1인당 연간 미세 플라스틱(미세화된 크기 5mm 이하의 합성 고분자화합물) 212개를 먹는다고 추정했다. 미세 플라스틱의 위해성 문제는 해양 생태를 넘어 식품 안전이나 사람의 건강까지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친다는 방증이다. ◆올해도 바다 쓰레기 해(海) 치우자경북도는 깨끗한 연안 환경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올해는 해양쓰레기 처리를 위한 '해양쓰레기 수거·정화사업'에 8억5천만 원, 해양쓰레기 투기 감시·수거를 위한 '바다환경지킴이 사업'에 19억5천만 원 등 총 28억 원을 투입한다. 지난해 21억 5천만 원보다 30% 이상 예산이 증액됐다. 해양쓰레기의 즉시 수거와 적정 보관을 위한 집하장 시설도 꾸준히 늘리고 있다. 2020년부터 영덕군 강구항·축산항, 울릉군 사동항에 소규모 집하장이 설치됐으며, 올해 경주시와 영덕군, 울릉군 소규모 어항에 집하장을 설치할 계획이다. 그러나 해양쓰레기는 국가나 지자체의 노력만으로 해결하는데는 한계가 있다. 이에 해양수산부는 특정 구간의 해변을 기업이나 민간단체에 지정하고 마치 반려동물처럼 아끼고 돌보도록 하는 반려 해변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반려 해변 제도는 역량 있는 지역 코디네이터(NGO)를 선정하고, 코디네이터와 함께 지역의 기업과 민간단체가 특정 지역의 해변을 지정해 관리하고 가꾸는 사업이다. 이 사업을 전국으로 점차 확대할 계획이며, 올해는 경북지역 연안을 대상으로 시행할 계획이다. 김성학 경북도 해양수산국장은 "해양쓰레기는 발생 원인이 다양하고 한곳에 머물러 있지 않다 보니, 정부가 주도하는 사후수거 방식만으로는 제거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기존의 해양쓰레기 관리 패러다임을 전환하여 민간의 자율적인 참여와 역량이 발휘될 수 있는 새로운 해양쓰레기 관리 생태계를 조성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기태기자 ktk@yeongnam.com경북 연안 수중에 버려진 폐어구.경북도 해안가에 버져 있는 목재와 스티로폼 부표 등 각종 쓰레기들.
2022.06.06
13년째 영일만서 독도까지 수중 쓰레기 청소하는 포스코 클린오션봉사단
해양 생태환경 정화와 보존을 위해 경북 포항 영일만 인근 바닷속 쓰레기를 청소하는 단체가 있다. 바로 수중 봉사활동단체인 포스코 클린오션봉사단이다. 포스코 직원으로 구성된 이 단체는 2009년 11월 창단해 13년째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현재 이상길 단장을 중심으로 230여 명의 단원은 주 1회 수중정화를 위해 바닷속으로 뛰어들고 있다. 폐어구와 생활쓰레기 등 각종 폐기물은 물론 어민 경제를 위협하는 불가사리 등 유해생물도 수거한다. 클린오션봉사단이 활동하는 해역은 포항 영일만에서부터 울릉도·독도까지 광범위하다. 스쿠버 전문 자격증을 가진 단원들이 지난해까지 봉사한 횟수는 총 432회이며 누적 참여인원은 1만6천298명, 오물수거량은 976t에 달한다. 이 같은 노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3월 행정안전부의 '국민추천 포상'에서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단체 창립 때부터 활동해 오고 있는 이상길 단장은 "기업의 사회적 책무와 함께 포항제철소 인근 영일만을 살리자는 취지로 클린오션봉사단이 창립됐다"며 "10년 이상 매주 봉사활동에 참여한 단원들의 노력이 대통령 표창으로 이어진 것 같아 매우 기뻤다. 더 열심히 활동하라는 격려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이 단체는 쓰레기 수거뿐 아니라 어민의 소득증대를 위한 봉사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이 단장은 "10년 전에는 어민들로부터 수상한 사람들 취급을 받았지만 지금은 지역 어촌계가 전복 종패 방류와 미역 채취 등을 위해 봉사단에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 단장은 세계 해양의 날(6월8일)과 관련해 "바다의 소중함을 깨닫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사용한 물건을 잘 버리는 것이 바다를 지키는 최선책이다. 그렇지 않다면 해양쓰레기가 넘쳐나는 악순환이 지속될 것"이라며 성숙한 시민의식을 당부했다. 김기태기자 ktk@yeongnam.com매주 한 차례 경북 포항 영일만 인근 바닷속에서 수중 쓰레기를 청소하는 포스코 클린오션봉사단의 이상길 단장. 포스코 포항제철소 제공
[연중기획-바다를 향하여 .1] 동해안이 TK 미래... "568㎞ 경북 동해안을 해양문화·관광·비즈니스 벨트로"
울릉도·독도를 품고 있는 경북 동해안은 풍부한 해양 생태자원과 수려한 해양경관을 자랑한다. 500㎞가 넘는 해안선을 따라 지역별 독특한 해양 문화도 발전해왔다. 동해는 2028년 개항 예정인 통합신공항과 함께 대구경북이 세계로 나갈 수 있는 길이다. 깊이와 넓이만큼 무한한 가치도 품고 있다. 분지인 대구가 '해양도시'도 될 수 있는 까닭은 30분이면 닿을 수 있는 동해가 있기 때문이다. 대구경북이 동해를 활용해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동해의 풍부한 생태계는 단순한 어장(漁場)이 아닌 녹색 성장과 치유 관광의 기능을 가진다. 복원된 해양 생태계는 탄소 흡수 등 기후 변화 대응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 해양 바이오 자원은 관광산업과 연계가 가능하다. 산재해 있는 해양 문화의 집적은 동해를 넘어 지역민이 대양으로 뻗어 나갈 수 있도록 한다. 영남일보는 '바다의 날'(5월31일)을 맞아 연중 기획 '바다를 향하여'를 13차례에 걸쳐 연재한다. '투 포트(Two-Port)' 시대를 앞둔 대구경북의 미래는 '동해'에 있다.울진·영덕·포항·경주 해안선천혜 자원과 바이오산업 접목경북도, 해양정원 등 추진계획지역 어촌 해녀 문화 전승하고울진·울릉 돌미역 어업도 보존스토리텔링·명소화 사업까지◆동해, 생태·치유 명소로경북 동해안은 울진~영덕~포항~경주 등 4개 시·군에 걸쳐 568㎞의 긴 해안선을 따라 이어진다. 217㎞(포항 기준) 떨어져 있는 울릉까지 포함한다. 같은 동해 연안에 자리 잡고 있지만 이들 시·군은 환경에 따라 생태·문화·자원 등에서 각기 특성을 가진다. 이 때문에 각 시·군의 특색과 동해의 자원을 접목할 수 있는 노력 역시 필요하다.경북도는 동해 연안의 다양한 자원을 연계하는 구상으로 △포항 호미반도 일대 국가해양정원 △영덕 국립해양생물종복원센터 △울진 해양치유센터 건립 등을 계획하고 있다. 이를 통해 유네스코 세계역사도시인 경주와 생태섬인 울릉도를 연계, 경북 동해를 첨단산업과 문화가 공존하는 '해양문화 관광 비즈니스 벨트'로 조성한다는 것이다.뛰어난 문화·유산 등 관광자원이 구축된 경주나 천혜의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울릉과 달리 포항·영덕·울진 등 3개 시·군의 연안 개발 계획은 동해를 '생태 바다'로 바꾸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포항 호미반도(호미곶) 일대 국가 해양정원 추진 계획은 해당 지역 해양 생태계를 보전·활용할 수 있도록 해양 생태 공간으로 조성된다. 오는 8월 예비타당성 신청을 앞두고 도는 이를 동해안 횡단대교와 함께 국내 대표 해양 산림 복합공간으로 탈바꿈시킬 계획을 수립했다.국립해양생물종복원센터는 지난해 영덕 건립이 확정됐다. 앞으로 이곳에서는 해양 생물 다양성을 제공할 수 있는 종(種) 복원 사업과 함께 해양생물 증식·구조·치료·서식지 복원 등의 기능을 전담한다. 센터가 2025년 문을 열면 경북은 영양의 멸종위기종복원센터와 함께 국가 생태 복원 거점 역할을 하게 된다.해조류 바이오 활성소재 인증, 해양바이오 인큐베이터 등 바이오 산업이 떠오르고 있는 서·남해와는 달리 경북 환동해권은 아직 관련 산업 육성이 더디다. 이 때문에 도는 앞으로 후포 마리나 항만 등 연계 관광자원이 풍부한 울진을 해양 치유 힐링 관광거점으로 집중 육성한다. 이곳엔 해양 머드(mud) 등을 연구하는 치유 소재 R&D 연구센터 등 해양 바이오 클러스터가 조성된다.◆미래를 위한 해양 생태계 보전동해는 해양 생물 자원이 무궁무진하다. 울릉도(독도) 해역의 경우 동해안 최초로 해양보호 구역으로 지정될 만큼 생물 다양성이 풍부하고 수중 경관도 뛰어나다. 하지만 지구 온난화 등의 여파로 현재는 한반도 해역 중 최고 수준의 아열대화 해역이 돼 앞으로 해양 생물 자원 보전을 위한 노력이 시급한 실정이다.경북도 등에 따르면 울릉도 해역에서는 점박이물범, 물개, 바다사자(강치), 큰바다사자, 점해마, 유착나무돌산호, 해송, 긴가지해송 등 10종 이상의 해양 보호 생물이 보고됐다. 체계적 조사를 통해 울릉도 해역의 생태계를 확인하고 종 복원 등에 나서야 한다. 이와 관련, 지난 4월 독도 전용 조사선인 독도누리호가 취항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독도누리호는 독도 해역 연구에 최적화됐다. 41t 규모에 최대속도 27노트(시속 약 50㎞)로 고성능 산소 충전기와 다이빙 사다리 등 다이빙 지원 장치·정밀 수심측정기 등 주요 연구 장비를 탑재했다. 울릉도·독도 육상 연구뿐 아니라 인근 해역 쓰레기 수거, 해양포유류 관찰 등도 가능하다.남북으로 길게 이어진 동해안 연안의 해조류 자원은 탄소 흡수 잠재력이 높아 저탄소 녹색성장 등 탄소중립 2050 실현 등에 안성맞춤이다. 맹그로브·염습지·해초류 등 연안에 서식하는 해양 생태계는 광합성을 통해 탄소를 흡수하고 이를 퇴적층(무산소 상태의 심해)에 장기간 저장한다. 육상 생태계보다 탄소 흡수 속도가 50배 이상 높다. 이미 호주 등에선 연안 해조류 군집이 블루 카본(Blue Carbon) 자원으로서 잠재력이 높다는 학술적 근거도 제시된 상태다. 중국은 양식 해조류 생산량을 블루 카본 자원으로 간주해 국가 온실가스 저감 목표량에 포함시키고 있다.다만, 국내에서는 아직 해조류가 블루 카본 흡수원으로 공식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도내 연안의 해조류 식생 암반 면적은 100㎢ 이상이다. 앞으로 도는 동해안 블루 카본 활용을 국책사업화하고, 국제 인증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동해안 해녀를 아시나요인문 자원 집적화를 통한 스토리텔링·명소화 사업 등도 추진된다. 대표적인 것이 동해안 돌미역이다. 동해 연안 5개 시·군 152개 어촌계에서는 대대로 미역 짬(바위)을 주요 소득기반으로 삼아왔다. 이들은 미역을 매개로 짬고사, 기세작업(짬매기) 등 공동체 의식을 전승해 오면서 공동 생산·분배 등 경북 어촌만의 특유 문화를 만들어 왔다.국내에서 생산되는 자연산 미역 53% 정도가 경북 동해안에서 생산된다. 해조류로서의 가치뿐 아니라 미역은 오랜 시간 우리 민족의 '소울푸드' 역할을 담당했기에 인문학적 보존 가치 또한 매우 높다. 최근에는 헬스케어·에코테크 등의 가치도 주목받고 있다. 도는 앞으로 울진·울릉 돌미역 떼배 채취어업을 보전하고 이를 관광자원화 할 수 있는 대책도 수립할 방침이다.해녀 문화 전승에도 나선다. 전통적으로 어촌에서 가계를 책임진 해녀의 삶은 보존 가치가 높다. 해녀 문화에는 어촌의 공동체 기반 사회적 경제 모델을 비롯해 전문직 여성의 가치 실현이 담겨 있다. 수경 등 간단한 도구만 활용, 바닷속에서 자맥질을 통해 해산물을 채취해 온 해녀들은 동해안 어촌을 중심으로 독특한 해양문화를 형성했다. 동해안 연안 5개 시·군에는 포항 1천129명, 경주 191명, 영덕 189명, 울진 66명, 울릉 10명 등 해녀 1천585명이 등록돼 전국에서 제주에 이어 둘째로 많다.동해안 연안의 해녀 문화는 풍부한 해안 생태계를 기반으로 성장해 왔다. 특히, 경북 동해안 어촌의 정체성을 확립하는데 상당한 역할을 했다. 문화적 가치 또한 높아 해양 문화 콘텐츠 개발 등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도는 지난 27일 바다의 날을 기념해 역대 최초로 해녀 5명을 선정해 감사패를 수여하는 등 본격적으로 해녀 문화 보존에 나서고 있다.경북도 관계자는 "경북 동해는 해양 보호 생물인 게바다말, 새우말 주서식처로 생태학적 가치가 높고 해조류 자원을 통해 탄소 중립 실현 등도 기대할 수 있는 환경"이라며 "동해가 앞으로 지역의 미래 먹거리가 될 수 있도록 해양 환경 자원을 활용하는 사업 등을 발굴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양승진기자 promotion7@yeongnam.com대구경북 투 포트 시대를 앞두고 경북 동해안이 생태바다, 치유관광지로 새롭게 다가오고 있다. 동해 상공에서 바라본 울릉도와 포항·울진·영덕 등에 추진 중인 각종 해양시설 조감도. 〈경북도 제공〉
2022.05.31
"동해안이 TK 미래"…생태바다·치유관광 새 물결 온다
대구경북 '투 포트(Two-Port·공항과 항만) 시대'를 앞두고 경북 동해안이 ‘생태 바다, 치유 관광지’로 우리 품으로 다가오고 있다. 앞으로 대구경북 통합신공항뿐 아니라 울릉공항 등 하늘길이 잇따라 열린다. 코로나19 팬데믹에도 물동량이 꾸준하게 늘고 있는 포항 영일만항은 국제 크루즈터미널 항로 취항으로 그 역할을 확장한다. 철길도 뚫린다. 동해남부선(포항~부산)과 동해중부선(포항~강원도 삼척, 2023년 개통 예정)은 바야흐로 ‘동해안 시대’를 부른다.경북도는 동해안 5개 시·군을 각각의 테마를 간직한 '생태 바다'로 지역 개념을 새롭게 규정하고 있다.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생물 다양성 회복에 기여하는 생태관광, 바다를 활용한 치유힐링 산업에 주목한다.산재해 있는 각종 해양 관련 유산을 집적화하는 사업도 추진한다. 2021년 국가중요어업유산으로 지정된 울진·울릉 돌미역 떼배 채취어업을 보전하고, 서·남해에 비해 상대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동해의 해녀(海女) 문화도 전승해 나간다. 동해 연안 5개 시·군의 어촌에는 지난 27일 경북도가 최고령 해녀로 선정한 이복남(85·영덕) 해녀를 비롯해 1천500여 명의 해녀가 있다.동해가 '생태 바다'로 복원되면 탄소 흡수의 획기적 자원이 된다. 경북의 동해안은 500㎞가 넘는 해안을 보유하고 있다. 이곳 연안 해조류 자원은 연간 1만5천t 이상의 탄소 흡수 잠재력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해양 생태계의 탄소 흡수 속도는 육상 생태계보다 최대 50배 이상 빠르다. 아직 기후변화 정부 간 협의체 가이드라인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상황이라, 앞으로 해양 생태계 복원과 함께 탄소 흡수원 인증을 위한 연구개발도 미래의 과제다. 동해가 보고(寶庫)인 이유다. 김남일 경북도 환동해지역본부장은 "공항·항만 투 포트 시대에 대구를 중심으로 한 내륙과 동해를 연계하고, 첨단산업과 해양생태, 해양문화가 어우러져 있는 곳으로 구축한다면 새로운 바다시대, 동해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양승진기자 promotion7@yeongnam.com대구경북 투 포트 시대를 앞두고 경북 동해안이 생태바다, 치유관광지로 새롭게 다가오고 있다. 사진은 포항 호미곶 해안. 경북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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