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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크 人사이드 & 직터뷰]
[토크 人사이드] 취임 한 달 맞은 하청호 대구문학관장…"대구문학관 공간협소 해결 노력…주변건물 매입 별관 조성도 모색"
하청호 대구문학관 신임관장이 취임 한 달을 맞았다. 지난달 1일 취임해 벌써부터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인터뷰를 위해 찾은 날, 질문지를 사전에 보내지도 않았는데 그는 미리 준비한 답변지를 가지고 자리에 앉았다. 답변지는 A4용지 3~4장 분량이었다. 일목요연했고, 순서와 질서가 있어 보였다. 그것은 문학관에 대한 그의 애정과 관심처럼 보였다. 임기 동안 스스로 지키려는 약속을 공증하는 서약서이기도 했다.▶3대 대구문학관 관장으로 취임했다. 소감은."1972년 신춘문예에 당선돼 문단에 몸 담은 지 50년째다. 적지 않은 나이인 만큼 대구문학의 발전을 위해 마지막으로 봉사할 기회라 생각하고 열심히 하겠다. 문단에서 활동한 50년 경험도 도움이 될 것이다. 선후배 문인들과 소통하고 직원들과 머리를 맞대 사랑받는 문학관을 만들겠다."▶문학관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문학관 개관전부터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2013년 개관에 앞서 콘텐츠구축사업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공간 구성부터 전시, 도서 구입까지 문학관의 밑그림을 그리는 데 도움을 줬다. 개관 이후에는 운영위원장을 3차례 역임하며 다양한 자문을 하기도 했다. 관장이 되기 전부터 문학관에 대한 전반적인 현황은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다. 특히 대구문학관 1호 도서기증자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6차례에 걸쳐 200여 권에 달하는 귀중본을 기탁했다. 오랫동안 키워온 애정을 바탕으로 좋은 결과를 만들어보려고 한다."▶대구문학관의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도심에 있어 접근성이 매우 좋다. 또 전국 문학관 중 내방객이 가장 많고, 소장 자료도 방대하다. 무엇보다 희귀도서가 많다. 대구 출신 아동문학가 윤복진이 지은 시에 역시 대구 출신 작곡가인 박태준이 음을 붙이고 이인성이 표지를 판화로 장식한 동요곡집 '물새발자욱'이 대표적이다. 자체 역량은 충분하다. 특히 문학관이 들어선 향촌동은 6·25전쟁 당시 피란문인들의 삶의 현장이었고, 한국문단과 문화예술의 중심지였다. 시인 구상을 비롯해 조지훈, 최인욱, 박두진, 박목월, 마해송, 정비석 등 한국문단을 대표하는 작가들이 이곳에서 펜을 들고 전선문학을 꽃피웠다. 당시 그들이 드나들었던 다방과 술집들이 지금은 다른 모습을 하고 있지만 체취가 그대로 남아있다. 전국적으로 이만큼 역사성과 상징성을 갖춘 곳도 드물다. 선배 문인들의 발자취를 더듬어 보며 문학을 향유할 수 있는 곳이다.""문학관 접근·역사·상징성 모두 갖춰전국 문학관 중 내방객이 가장 많고희귀도서 등 소장 자료도 매우 방대주변 역사성 있는 인프라 활용하면향촌동 일원이 하나의 문학관 될 것문학관은 행정하는 기관이 아니다독자와 함께하는 문학의 집이 돼야젊은 작가와의 소통도 문학관 역할부족한 예산은 공모사업 통해 확보문학단체 연계 다양한 특별전 마련시민과의 간극 콘텐츠로 메우겠다"▶대구문학관의 공간협소 문제(영남일보 4월4일자 보도)도 풀어야 할 과제다. "문학관은 대구문학의 거점공간이 되어야 한다. 공간이 협소하고 열악한 부분이 많은 것은 인지하고 있다. 현재 대구시의 예산을 확보해 4층 공간을 리모델링 중이다. 오는 9월이면 쾌적하고 유용한 공간으로 재탄생한다. 3층은 내년에 예산을 확보해 리모델링할 계획이다. 협소하지만 공간을 최대한 활용해 알차게 구성하겠다. 장기적으로는 주변의 건물을 매입해 '별관'을 짓는 방향을 모색 중이다. 문학관이 있는 지금의 자리는 역사성과 상징성이 있기 때문에 다른 곳으로 이전하는 것은 염두해 두지 않고 있다. 동시에 옛 대지바 건물에 들어서는 한국전선문화관과 대구시가 매입한 대구 최초의 민족자본 백화점 무영당 건물과 연계하면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역사성이 있는 주변 인프라를 활용하면 향촌동 일원이 하나의 문학관이 될 수도 있다고 본다."▶운영 예산도 부족한 것으로 알고 있다."현재 부족한 예산은 공모사업을 통해 보완해 나갈 계획이다. 지난해에도 다양한 공모사업을 통해 일부 예산을 확보했다. 또 서울 은평구에 세워지는 국립한국문학관이 2024년 완공된다. 한국문학관이 제 모습을 갖추면 전국에 거점문학관을 조성할 것으로 보인다. 대구문학관이 거점문학관으로 지정되면 정부 차원의 예산을 지원받을 수 있고, 공간협소 문제도 해결될 가능성이 있다."▶앞으로의 계획은."문학관은 행정을 하는 기관이 아니다. 문학은 삶의 현장과 가까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미술관은 관람하고 감상하는 곳이지만 문학관은 그렇지 않다. 독자와 함께 숨쉬는 '문학의 집'이 되어야 한다. 문학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담론을 만들어가는 소통의 장이 문학관이다. 독서 역시 작가가 살아온 과정과 삶의 이력을 생각하며 읽는 '상상적 독서'가 되어야 한다. 그런 토대를 제공해주는 문학관을 만들겠다. 또 대구 근대문학과 문인들의 발자취를 따라 걷는 문학여행 프로그램인 문학로드를 골목투어와 연계해 내실있게 운영할 계획이다. 지역의 문학단체와도 소통하고 협력해 다양한 특별전을 마련하겠다. 세대와 장르를 아우를 수 있는 개방된 공간으로 조성하겠다. 개관한 지 벌써 10년이 다 되어가지만 대구문학관은 아직 대구시민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감도 있다. 시민들과의 간극은 콘텐츠의 힘으로 메우겠다. 문인과 시민들의 관심을 환기시킬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겠다. 지금 문학관에는 역량 있는 문화기획자가 많다. 그들과 머리를 맞대어 시민과 문인들에게 사랑받는 문학관이 되도록 하겠다."▶지역의 젊은 작가와의 소통도 중요하다. 문학관이 그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본다."최근 들어 문단이 고령화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단체에 가봐도 젊은 작가들을 만나기 힘들다. 젊은 작가들은 기성에 저항하면서 발전하는 세대다. 작품세계가 다를 수 있다. 이 때문에 기성세대와 융화가 잘되지 않는다. 그나마 다행히 대구 곳곳에 열리는 창작교실에 가보면 문청들이 제법 있다. 문학적 성과를 도출하기 위해서는 선후배 간의 치열한 담론이 필요하다. 그렇게 해야만 대구의 문학도 발전할 수 있다. 대구문학관 상주작가를 통해 젊은 작가의 의견을 수렴하고 소통할 수 있도록 하겠다. 그들 문학적 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고민하겠다. 젊은 작가와 소통하고 그들에게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문학관의 역할이라고 본다."▶자라나는 세대들을 위한 '문학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매우 공감하는 부분이다. 언제부터인가 아이들을 위한 백일장이 많이 사라졌다. 백일장은 문학의 가장 근본이 되는 시스템이다. 뿌리이고 근간이다. 하지만 공공기관은 물론 일선 학교에서도 백일장을 예전만큼 열지 않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자라나는 세대들을 위한 글쓰기 환경이 조성되지 않고 있다. 학교 문예반도 예전 같지 않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 대구시교육감에게도 건의했다.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다. 자라나는 세대에게 문학적 토대를 만들어 주는 문학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인터뷰 말미에 하 관장은 '문학관은 독자와 함께 숨 쉬는 문학의 집'이 되어야 한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러면서 언제든지 편하게 문학관에 찾아와달라고 시민들에게 당부했다. 그가 그리는 문학관은 특정인물을 기리거나 자료를 보관하고 문학관련 행사를 하는 곳이 아닌 듯했다. 말 그대로 문학관 (文學館)의 한자 '館'이 뜻하는 '집'의 의미로 보였다. 글·사진=백승운기자 swback@yeongnam.com▶하청호 관장은경북 영천에서 태어났다. 시인이자 아동문학가로 1972년 매일신문과 197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동시 당선, 1976년 '현대시학'으로 등단했다. '빛과 잠' 외 22권의 동시·동화집과 '다비 노을' 외 3권의 시집, '그 많은 아이들은 어디로 갔을까' 외 3권의 산문집을 냈다. 세종아동문학상(1976), 대한민국문학상(1989), 박홍근아동문학상(1989), 방정환문학상(1991), 윤석중문학상(2006), 대구시문화상(2005), 대한민국예술문화상(2022) 등을 수상했다. 한국아동문인협회 부회장, 대구아동문학회장 등을 역임했고, 현재 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 한국동시문학회 및 한국아동문학인협회 자문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하청호 대구문학관장은 "문학은 삶의 현장과 가까워야 한다"면서 "앞으로 문인과 시민들과 소통하며 대구문학의 거점 역할을 하는 문학관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2022.06.08
[토크 人사이드] 한국대학교육협의회장에 취임한 홍원화 경북대 총장 "대학생 1人 공교육비가 초중등보다 적은 나라는 OECD 중 한국뿐"
홍원화 경북대 총장은 지난 4월8일자로 제26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회장에 취임했다. 하지만 홍 회장은 지난 3월부터 차기 대교협 회장 자격으로 분주한 나날을 보냈다. 새 정부가 출범을 앞두고 교육부를 폐지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통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교육부 존치 필요성을 설득하기 위해 인수위원회 관계자들과 전방위적으로 접촉했다. 새 정부의 교육에 대한 인식이 지나치게 취업인력양성에 치우쳐 있는 점을 지적하고 전인교육의 중요성, 인문·사회학 기반 위에서의 첨단인재 육성 필요성을 강조했다. '교육'이 과기부와 통합될 경우 창의인재 육성은 가능할지 몰라도 교육의 근본 목적이라 할 인격완성이나 민주시민 양성과는 거리가 멀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한다. 대교협은 대학 운영의 자주성·공공성을 높이고 대학교육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1982년 창립한 대학자율협의체다. 현재 199개교를 회원대학으로 두고 있다. 대교협의 주요 업무는 △대학의 교육제도와 운영에 관한 연구개발 △대학의 학생선발제도에 관한 연구개발 △대학의 재정지원책 및 그 조성방안 마련 △대학 교육과정 및 교수방법에 대한 연구개발과 보급 △대학의 평가 △대학 교직원의 연수 △정부가 위탁하는 사업의 수행 △기타 대학 상호 간의 협동에 관한 업무 등이다. 임기 1년의 대교협 회장은 주로 이들 업무에 대한 대학 현안을 중심으로 대학 간 협의를 통해 국회 및 정부에 정책을 제언하는 일을 하게 된다."교육부 예산 중 고등교육 14% 불과 국가장학금 뺀 실질 비중은 더 줄어 대학의 혁신 지원으론 근본적 한계 교육 단계별로 균형있는 배분 통해 고등-초중등 윈-윈 전략 마련 필요"▶새 정부 출범, 4차 산업혁명과 학령인구 감소로 대학이 변화의 시기를 맞고 있는 중요한 시기에 중책을 맡게 되었다."현재 대학들은 4차 산업혁명, 기후변화 및 탄소중립, 저출산, 고령화, 학령인구의 급감 등 우리의 삶의 모습을 변화시킬 커다란 변화의 한가운데에 있다. 어느 것 하나 가벼운 것이 없다. 이 어려운 시기에 대교협 회장직을 맡게 되어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대교협은 대학이 현실에 대응할 수 있도록 부족한 대학재정, 불확실한 교육정책, 혁신을 가로막는 규제 등의 위기 극복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한다."▶앞으로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싶은 일은."회장직을 수행하는 동안 고등교육 경쟁력 제고를 위한 재정 지원의 안정적 확보, 대학의 자율성 보장 및 대학 혁신을 유도하는 제도 개선, 지역균형발전의 구심점으로서의 대학 역할 수행을 위한 정책 제언 등의 노력을 기울일 생각이다. 이를 위해 정부, 지역사회, 국민과 소통하며 고등교육 전반에 대해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다."▶대학위기는 여러 측면에서 볼 수 있지만 수도권과 지방대 간의 차별, 특히 정부 지원격차 등 구조적인 문제가 있는 것 같다. 정책변화가 필요하지 않을까."그렇다. 2021년 기준 권역별 정원 내 신입생 충원율을 보면, 수도권 95.7%, 대구경북강원권 91.2%, 부산울산경남권 91.1%, 호남제주권 82.2%, 충청권 81.8%이다. 지방에서는 모집 정원의 절반을 채우지 못하는 대학도 있다. 지역대학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 정부의 지원이 중요한데, 정부재정지원사업비의 상당수가 수도권 대학으로 쏠리는 경향이 있다. 2020년 산학협력단회계 보조금의 경우 72.3%가 수도권 대학으로 지원되고 있으며, 2019년 지방대학 재정지원사업비 지원금은 수도권의 76% 수준이다. 지역 간 격차를 개선하기 위해서 지역대학에 대한 지원을 확대, 강화할 필요가 있다. 또 지역에 있는 다수의 중소규모 대학들은 지방대학 육성 정책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중소도시형 지역대학 상생혁신파크를 조성하여 지역의 대학캠퍼스를 대학-기업-R&D기관-시민센터가 공존하고 연결되는 대학도시형 복합 공간으로 재창조하며, 지역대학을 지역 회생의 거점이 되도록 정책 변화가 있어야 한다."▶국가거점국립대를 집중지원해 수도권 우수대학 수준으로 발전시켜 지역대학 발전을 견인해야 한다는 의견은 오래전부터 제기되고 있지만 아직 정책으로 구체화하지 못하고 있다. "지역균형발전과 수도권 집중 억제를 위해서 지역별 거점대학들이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 최근 국가거점국립대학들은 '서울대 10개 만들기'를 제안하면서 거점 국립대학들이 서울대와 비슷한 수준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해 줄 것을 제안했다." ▶사립대 지원문제에 대한 정부 자세가 어정쩡한 것 같다. 국립대와 사립대 간 정책균형이 절실해 보인다. "국내 대학들은 14년간 등록금이 동결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사립대학은 등록금 수입의 감소 상황에서 고정성 경비인 인건비와 관리운영비는 증가하면서 대학 경영의 어려움이 발생하고, 교육·연구비가 감소하고 있다. 대학들이 자체 혁신 동력을 창출하도록 국립대학과 사립대학에 대한 균형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 "정부 재정지원 상당수 수도권 쏠림 중소도시형 대학 상생파크 조성 등 지역 간 격차 해소 정책적 변화 절실 대학들 특성화·다양화 촉진되도록 획일적 평가도 맞춤형으로 전환해야"▶우리나라 교육재정을 보면 초중고는 안정적인 반면 대학은 재원 자체가 상당히 부족하고 지원 후 지나치게 간섭이 많아 대학발전에 큰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최소한 OECD 수준의 교육재정 확보가 필요한데 역대 정부는 장학금 확대에만 신경 쓰고 있는 것 같다. "심각한 문제다. OECD 2021년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가 OECD 국가 중 유일하게 대학생 1인당 공교육비가 초·중등학교보다 낮은 국가다. 올해 교육부 예산안은 유·초·중등교육예산이 84.2%이고 고등교육예산은 14.2%에 불과하다. 더구나 정부의 고등교육예산은 매년 국가장학금 중심으로 증가하는 측면이 있다. 국가장학금을 제외한 실질 고등교육예산은 감소해서 2010년 92.9%에서 2021년 64.7%로 나타나고 있다. 유·초·중등교육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에 의해 안정적인 재정 마련이 가능하나, 고등교육은 초·중등교육과 고등교육의 비합리적 재원 배분과 단년도 단위사업별 예산 편성으로 인해 대학 혁신 지원의 근본적 한계가 있다. 교육단계별로 균형 있는 지원을 통해 초·중등교육과 고등교육의 Win-Win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더구나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학이 전초기지가 돼야 하는데 정부재정은 전혀 늘지 않아 대학경쟁력 하락이 국가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질까 걱정이다."국내 대학의 경쟁력은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에서 발표한 국가경쟁력 순위에 의하면, 2011년 39위에서 2021년 47위로 하락했다. 영국의 글로벌 대학평가기관 QS가 실시한 '2021 아시아 대학 평가'에서 우리나라 대학들은 최근 2년 연속 10위 안에 들지 못했다. 또 지역별 연구력 격차가 커서 QS 세계대학평가 500위권 내 대학 중 수도권 12개교가 집중되어 있다. 고등교육에 대한 국가책임 강화와 OECD 평균 수준 이상의 안정적 재정 지원을 위해서 고등교육재정지원특별법 제정을 통해 고등교육에 대한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고등교육재정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현행 교육세를 '고등교육세'로 전환ㆍ신설하는 등 안정적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 ▶새 정부에 꼭 당부하고 싶은 말은."획일적 대학평가로 대학 혁신이 저해되고 있다. 대학평가를 맞춤형 평가로 전환해 혁신과 특성화 지원을 통한 대학의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이를 통해 대학의 특성화와 다양화가 촉진되도록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 나아가 이번 정부는 반드시 예측 가능한 정책을 펴기를 기대한다. 근시안적 정책으로 대학에 혼란을 주는 일은 없어야 한다." 박종문기자 kpjm@yeongnam.com홍원화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경북대 총장)이 고등교육에 대한 정부지원 확대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경북대 제공〉
2022.05.18
[토크 人사이드] 이기명 사진예술·매그넘코리아 에이전트 (주) 유로포토 대표 "매그넘 등장처럼 NFT도 사진산업의 새로운 성장기회 될 것"
고흐나 마네, 모네의 그림이 고가인 이유는 그 작품이 유일무이하기 때문이다. 즉 희소성이 큰 역할을 하는 셈이다. 하지만 복제가 가능한 사진은 반대의 이유로 저가에 판매되고 있다. 이런 사진산업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을 역으로 디지털에서 찾고자 하는 사람이 있다. 월간 사진예술 발행인 겸 매그넘코리아 에이전트 <주>유로포토를 운영하고 있는 이기명씨가 주인공이다. 영남일보 NFT(Non-Fungible Token·대체불가능토큰) 플랫폼 '캔버스'와 5년에 걸친 장기 기획전을 준비하고 있는 이기명 대표를 만나 사진과 NFT, 그리고 사진산업의 전망 등에 대해 들어봤다."예술사진가에게 NFT시장은 매력적 에디션 조작 불가해 작품가치 발휘 신진 작가들 제값 받기에도 유리해 전통경매시장서도 NFT 자주 등장 5개월새 13만달러 이상 수익 내기도 유일무이성 없는 디지털 사진 단점 NFT라는 공인인증으로 극복한 것 영남일보 플랫폼과 장기 기획전 준비 신뢰할 수 있는 NFT시장 구축 통해 사진 한 차원 높은 예술로 도약 기대"▶우선 NFT 이야기부터 해보자. 디지털 예술인 사진과 NFT는 뭔가 어울릴 듯하면서도 묘한 이질감이 있는데."NFT는 예술작품이나 이미지, 미술품, 음악파일 등 디지털 작품의 가장 큰 단점인 복제에 대해 제대로 된 컨트롤 타워의 역할이 기대되는 기술이다. 복제 불가능한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최초의 디지털 작품에 고유번호를 넣어 오리지널리티를 증명하는 것이다. 예술 작품이 고가인 이유는 의미 때문이다. 사진은 에디션 조작이 불가능한 NFT에서 그 가치를 발휘할 수 있지 않을까."▶그런 이유에서인지 사진가들의 NFT시장 진출 소식이 심심찮게 들린다."소더비 등 전통 경매장에서 사진 작품의 NFT가 자주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순수 미술계 사진가들이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사진가 NFT 플랫폼인 퀀텀아트(Quantum Art)는 지난 2월 750만달러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저스틴 애버사노(Justin Aversano)라는 젊은 작가는 자신의 작품을 NFT를 이용해 판매했다. 불과 5개월 만에 13만 달러 이상의 수익을 냈다. 유일무이성이 없는 디지털 사진의 단점을 NFT라는 공인인증서비스를 통해 해결한 것이다."▶사진이 갖는 속성과 NFT가 어떤 부분에서 성장성이 있다고 보는지."생산자인 예술 사진가들에게 NFT가 매력적인 시장이라는 점이다. 전통 예술 시장에서는 일단 자기 사진을 보여주기조차 어렵다. 진입 장벽이 비교적 낮은 시장이라서 경쟁이 심하기 때문이다. 신진 작가들이 수집가나 큐레이터들의 눈에 들기는 무척 어렵다. 반면 NFT는 스토리텔링 능력이 있는 작가들이 제값을 받기에 유리하다. 이런 면에서 사진가들의 NFT 시장 유입이 늘어나면서 사진산업 전반의 시장 확장성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사진가로 출발했지만 지금은 기획자로 명성이 더 자자하다. (이 대표는 대구 출신으로 경북고, 중앙대 사진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한 뒤 미국 오하이오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에서 사진편집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책임을 맡았던 주요 기획전은 어떤 것이 있나."어쩌다 보니 작가보다는 기획자로서 더 자주 드러나게 됐다.(웃음) 사진집 판매 부수 2만부를 기록한 월드컵 사진집 'Again 2002'와 한국전쟁 60주기 사진집 '0625'(경기문화재단)를 사진편집 및 기획했다. 독일연방보전청과 경기도가 함께 진행한 DMZ 60년 사진집 및 전시회 'Two Lines'의 총감독을 맡아 한국 최초로 미국 의회 전시와 대통령 독일 국빈 방문 문화행사로 베를린에서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그리고 지난해 '대구사진비엔날레' 특별전 큐레이터를 맡은 것도 기억에 남는다."▶다양한 이력 가운데 매그넘 코리아 에이전트라는 부분이 눈에 띈다.(이 대표가 운영하는 (주)유로포토는 2005년 매그넘과의 계약을 통해 '매그넘 한국 에이전트'를 설립했다)"1998년 미국 유학 당시 매그넘에서 인턴으로 일했던 인연이 있었다. 또 2001년부터 국내에서 열린 매그넘 사진전을 기획해 왔다. 2005년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앙리 카르티에-브레송' 특별전이 당시 국내 사진전 사상 가장 많은 유료 관람객이 찾으면서 기획력을 인정받은 것 같다."▶매그넘이라면 사진전문가 집단이라는 이미지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세계적인 사진 통신사인 매그넘은 2차 세계대전이 끝난 2년 뒤인 1947년에 설립됐다. 로버트 카파·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조지 로저·데이비드 세이무어 등 4명의 유명 사진가가 주도해 창설했다. 매그넘 사진의 특징은 특정 사건에 대한 객관적인 기록의 성격을 띠고 있으면서도 사진가의 시각이 강하게 들어 있다는 점이다. 현재 매그넘의 회원은 전 세계를 통틀어 70여 명이며, 매년 회의를 통해 신규 회원을 선발하고 있다."▶매그넘을 통해 한국을 대표하는 사진은 기록되고 있지만,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는 아직 까지 나오지 않고 있다. 왜 그런가. "매그넘은 진입 장벽이 높다. 매그넘의 회원이 되는 과정은 후보회원, 준회원, 정회원으로 크게 세 단계다. 후보회원은 2년간 활동하면서 작업물로 평가 받아야 한다. 2년 뒤에 준회원으로 승격될 수도 있고 후보회원에서 퇴출 될 수도 있다. 준회원이 되고 나서 2년간 좋은 작업물을 남겨야 정회원이 될 수 있다. 정회원이 되지 못하면 준회원으로 남게 된다. 우리나라 작가들은 접근법을 달리해야 한다. 매그넘 가입 기준은 세계적인 수준 이상의 전문가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성장 가능성이 있는 인재를 기대한다. 따라서 도전 의식과 의지만 있으면 시도할 수 있다."▶월간 사진예술 발행인이 된 계기도 업계에서는 유명하다. "월간 사진예술은 원로사진가 이명동 선생, 다큐멘터리사진가 김녕만 선생에 이어 제가 2015년부터 발행하고 있다. 두 분 모두 후배에게 가업 같은 잡지를 물려줬다." ▶급변하는 매체 환경 변화로 전문잡지의 운영이 쉽지만은 않은데. "처음 2~3년간 사재를 털어 운영비를 마련해야 할 만큼 어려웠다. 하지만 수준 높은 사진과 돈에 구애받지 않는 콘텐츠 창출을 이어가니 점차 적자를 면하게 됐고, 성장했다. 2016년부터 문화체육관광부 우수콘텐츠잡지에 7년 연속 선정됐으며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수상했다."▶마지막으로 영남일보와 진행하는 NFT 기획전의 의미를 설명하자면."매그넘은 세계 2차대전 이후 사진가들의 생존 모색을 위해 출범해 세계 최대 규모의 사진 통신사로 성장했다. 위기를 성장의 기회로 만든 것이다. 디지털 시대의 사진도 마찬가지다. 어렵지만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찾아야 한다. NFT가 새로운 기회가 되어 사진가뿐만 아니라 사진산업 발전의 새로운 모티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디지털 기술을 바탕으로 신뢰할 수 있는 NFT 시장을 구축한다면 사진은 한 차원 더 높은 예술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홍석천기자 hongsc@yeongnam.com월간 사진예술 발행인이자 매그넘코리아 에이전트 유로포토를 운영하고 있는 이기명씨. 그는 매그넘 사진전과 대구사진비엔날레 등 유명 사진기획전의 성공적 개최뿐만 아니라 월간 사진예술이 7년 연속 문화체육관광부 '우수콘텐츠잡지'로 선정되는데 핵심역할을 수행했다. 이 같은 기획자로서의 역량을 영남일보와 함께 NFT분야로 확대시킬 예정이다. 〈사진예술 제공〉
2022.04.06
[토크 人사이드] '우승 청부사' 알렉산더 가마 대구FC 감독 "기복 없는 경기력 집중…승리와 우승 기운 대구서 이어가겠다"
프로축구 대구FC에는 한국 최초 시민구단이라는 자부심이 늘 함께한다. 2002 한·일 월드컵을 계기로 일어난 축구 열풍을 타고 2003시즌 당찬 첫발을 내디뎠지만, 열악한 자금 사정과 인프라 등 한계로 좀처럼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2013년 K리그에 승강제가 도입된 1년 뒤 결국 2부 리그 강등이 확정돼 자존심을 구기기도 했다. 하지만 그해 조광래 대표이사가 팀을 맡으면서 대구는 조금씩 변해갔다. 3년 만에 자력으로 다시 1부 리그에 올라섰고, 지난해엔 구단 역사상 가장 높은 K리그1 3위 자리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리고 대구는 올해 창단 20주년을 맞아 '리그 우승'을 목표로 내걸었다. 다만 현실적으로 대구가 K리그1 챔피언에 오르긴 쉽지 않다. 고액 연봉의 스타 플레이어를 영입할 여력이 부족할뿐더러 한 시즌 38경기를 무리 없이 끌고 갈 선수층을 쌓는 것이 벅찬 탓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구는 리그 우승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브라질 출신 알렉산더 가마 감독을 새로 영입해 사령탑 교체라는 초강수를 두고 와신상담하고 있다. 지난해 구단 역사를 새로 쓴 이병근 전 감독을 내치면서까지 가마 감독을 데려온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구단과 선수, 팬들이 그토록 염원하는 대업을 짊어진 가마 감독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올 시즌 구상을 들어봤다.▶올해 대구FC는 창단 20주년을 맞는다. '우승 청부사'로 초대를 받았는데 각오는."대구를 우승시키기 위한 마지막 퍼즐로 선택된 데 대해 굉장히 영광스럽다. 지난 10년 동안 여러 구단을 지휘하면서 많은 우승 경력을 쌓아온 터라 자신감과 기대감으로 가득하다. 그동안 승리와 우승의 기운을 대구에서 반드시 재현할 것이다."▶대구 팬들이 가마 감독의 축구를 두고 '가마볼'이란 애칭을 붙였다. 스스로 그리고 있는 가마볼은 무엇인가. "승리하는 축구다. 그간 다뤘던 모든 팀은 경기장에서 조직력을 바탕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뚜렷한 목적의식을 갖고 움직였다. 주도적이어야 한다. 공이 없을 때도 적극적으로 수비에 나서야 하며, 공을 가졌을 땐 모든 선수가 유기적으로 움직이면서 앞으로 나가는 축구를 구현해야 한다. 세계적 명장인 조제 모리뉴(AS 로마 감독), 위르겐 클롭(리버풀 감독)과 같이 '승리를 위한 경기'를 펼치고 싶다."▶승리하는 축구를 위해 대구FC에 필요한 게 무엇인가."경기에 승리하기 위해선 득점이 필요하다. 득점하기 위해서는 주도적으로 경기에 임하면서 경기장을 지배해야 한다. 선수들이 항상 침투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마지막 결정적인 공간에서도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그 바탕과 기반엔 조직력이 필요하다. 공격하는 동시에 수비 준비도 이뤄져야 한다. 위험 지역에서 최대한 멀리 벗어난 전방에서부터 상대가 숨을 쉬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선수별 스타일·기량·장점 파악해조금씩 새로운 아이디어 주입 중경기 치를수록 발전하는 게 보여팀 최대 강점인 수비 조직력 바탕공수 전환 속도 더 높이는 데 주력조광래 대표 나를 믿고 전폭적 지원지금 자원으로도 강팀 만들 수 있어" ▶대구FC의 변화를 위해 특히 강조하고 있는 것이 있다면."수비 라인에서 상대를 압박하고, 공을 가진 선수를 괴롭혀 공을 탈취하도록 주문하고 있다. 작년 대구의 경기 장면과 훈련 현장을 봤을 때 가장 큰 강점은 수비다. 수비 조직력뿐만 아니라 공격에서 수비로 전환되는 속도, 수비에서 공격으로 다시 전환되는 속도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 한편으로는 대구 구단과 선수들이 가진 스타일, 기량, 장점을 파악해 조금씩 새로운 아이디어를 주입하면서 더 좋은 선수·구단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대구는 성장하는 팀이다. 구단과 선수들이 우승을 목표로 삼고 있는데, 내가 강조하는 축구 철학을 믿고 훈련과 경기에서 이를 따르면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리그 우승을 위해선 기복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 강도 높은 훈련을 통해 기복 없이 좋은 경기력을 선보이는 데 집중하겠다."▶2022시즌 개막 직전에 사령탑에 오르면서 선수단 구성에 크게 관여하지 못했다. 가마볼을 이상적으로 구현하는 데 필요한 포지션과 선수는."내가 추구하는 축구는 특정 포지션이나 선수가 아니다. 어떤 선수보다도 팀을 중요하게 여긴다. 모든 포지션은 각기 다르지만 하나의 경기를 위해 연결돼 있다. 이러한 팀이 유기적으로 하나로 움직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선수 한 명이 경기를 승리로 이끌 수 있지만 하나의 팀은 대회, 리그의 우승컵을 들어 올릴 수 있다."▶조광래 대구FC 대표이사와 인연이 깊다는데."2009년 경남FC 수석코치로 한국에 처음 왔다. 이후 2011년엔 한국 남자 축구 대표팀 수석코치도 맡았다. 나를 한국에 데려와 경남 코치로 앉힌 사람이 조 대표이사다. 조 대표이사는 나를 한국 축구 대표팀 코치까지 이끌었다. 당시 조 대표이사가 경남 감독,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을 맡고 있었다. 이번에 대구 감독이 되는 과정에서도 조 대표이사와의 인연이 큰 영향을 미쳤다."▶이번에 대구FC행을 결정짓는 과정에서 조 대표이사와 나눈 교감이 있나."늘 한국에 다시 돌아오고 싶은 생각을 갖고 있었다. 전에 한국에서 코치 생활을 했을 당시에도 만족감이 있었다. 이번에 다른 나라에서도 좋은 조건의 계약 제시가 있었지만, 한국에 다시 돌아오기로 한 것은 조 대표이사와의 인연이 결정적이었다. 한국에서 꼭 성공하고 싶다는 욕심도 있었지만, 조 대표이사에게 은혜를 갚아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같이 일했을 때 기뻤고, 서로 존중했다. 이렇게 감독으로 왔기에 실망시켜 줄 순 없지 않나. 믿고 신뢰해 준 만큼 좋은 결과를 내고 싶다."▶10여 년 만에 한국 프로축구로 돌아왔다. 현재 리그 내 유일한 외국인 감독이기도 하다. 적응이 어렵진 않은가."아시아에서 한국과 일본이 가장 강력한 축구를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기량 면에서 확실히 뛰어나다. 10년 전 경남FC에서 코치를 맡았을 때보다 K리그가 많이 발전했다. 어느 한 팀 쉬운 상대가 없고 경쟁이 훨씬 치열해졌다. 리그 적응에는 문제가 없다. 그동안 몸담았던 팀들은 좋은 환경과 조건, 팀 퀄리티를 갖추고 있었는데, 대구도 다른 어느 해외 구단에 견줘서도 부족함이 없다." ▶과거 조 대표이사와 경남FC를 이끌던 시절 어린 선수 육성과 단단한 수비 전술 구사 등으로 돌풍을 일으켰다. 대구에서도 조 대표이사와의 좋은 호흡을 기대해도 좋은가."경남에서 조 대표이사와 함께 아주 좋은 결과를 만들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구단에서 나를 믿고 전폭적인 지원을 해주고 있는 만큼 지금 가진 자원으로도 충분히 팀을 잘 이끌 수 있다. 아직은 적응 중이라 100% 만족하지 않지만 훈련을 통해 보완하고 있다. 경기를 치를수록 선수들이 발전하고 있다. 점점 자신감이 붙으면서 더 좋은 성과를 낼 것이다."▶부임 첫 시즌 리그 출발이 좋지 않았지만 다행히 2승1무2패로 무난한 성적을 거두고 있는데. "경기를 치를수록 선수들이 발전하고 있다. 나 역시 시즌 첫 경기인 서울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점점 적응하고 있다. 고재현이 기대 이상으로 잘해주고 있다. 개인기뿐 아니라 전술적으로 많은 역할을 해내며 선전하는 등 팀에 헌신하고 있어 무척 고무적이다. 지금은 선수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팀과 함께 고민하고 계획한 부분을 그대로 실행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대구FC 팬과 시민에게 당부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팬 여러분이 기대하던 것과 달리 시즌 초반 성적이 썩 좋지 않다는 걸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팬 여러분이 즐거워하며 함께 승리를 만끽할 날들이 많아질 것으로 믿는다. 항상 응원해주고 서포트 해줘 감사하다. 팬이 없는 팀은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앞으로도 계속 힘찬 응원과 격려를 보내주길 부탁한다."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알렉산더 가마 대구FC 감독은 올 시즌 기복 없는 경기력으로 우승 목표를 꼭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가마 감독이 1월5일부터 2월11일까지 진행된 2022시즌 대비 전지훈련장에서 훈련을 지휘하던 중 구단 엠블럼을 펼쳐보이고 있다. 〈대구FC 제공〉
2022.03.16
[토크 人사이드] 조직개편으로 미래新산업 지원 나선 국양 DGIST 총장 "지역발전 위해 뭘 해야 할까…1년 반 고심끝 결론이 센서산업 육성"
대구 DGIST는 올해 1월1일자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DGIST는 연구 분야 총괄 조직인 연구부총장 산하 디지털혁신연구본부를 신설하고, 그 산하에 차세대반도체연구소, 디지털제조혁신사업단(D-PIC), 센소리움연구소를 뒀다. 조직개편 목적은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대구경북지역 산업구조개편에 기여하기 위해서다.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차세대 반도체·센서 등 미래 신기술 개발에 필요한 연구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국양 총장이 2019년 4월 부임한 이후 대구경북지역 발전을 위해 DGIST가 해야 할 역할이 무엇인지 고심 끝에 내놓은 첫 결실이다. 국양 총장을 만나 조직개편 배경과 센서산업 발전 구상을 들어봤다.▶조직개편은 총장 취임 후 심사숙고해서 내린 결정이 아닌가 한다. 어떤 계기로 구상을 하게 된 건지 첫 시작점이 궁금하다."이게 내가 그린 거다.(국양 총장이 큼지막한 종이에 그려진 센서산업 육성 구상도를 보여줬다.) 대구에 온 이후 DGIST가 뭘 해야 하나, 대구경북에 도움도 되고 우리 대학도 연구에 도움이 되는 것이 없나 생각을 많이 했다. 1년 반 정도 생각한 것 같다. 대구경북에 뭔가 임팩트 있는 산업을 하나 우리(DGIST)가 끌어올 수 있는 일이 없을까? 옛날(삼성전자) 친구들, 외국에 있는 연구자들, 대구경북지역 주요 인사 등을 두루 만나고 고민해서 생각한 것 중에 하나가 센서산업을 해보자는 것이다."▶그렇게 해서 내린 결론이 대구경북에 센서산업을 육성하자인가."그렇다. 최근 AI 연구가 상당한 주목을 받고 있는데, 이러한 소프트웨어 연구만으로는 한계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하드웨어의 개발을 토대로 소프트웨어 연구개발, 물품 생산까지 모두 이루어질 수 있는 연구 분야를 고민했고, 그에 대한 결론은 '센서'였다. 센서는 거의 모든 기기에 반드시 들어가는 부품이다. 하지만 생산과정이 굉장히 까다롭고 복잡하기에 기업에서 선뜻 주도하지 못하고 있다. DGIST에는 이러한 기술을 지원하고 일괄 공정할 수 있는 전문 시설(FAB)이 있다. 전국의 센서기술을 연구하는 기업에서 우리가 가진 FAB를 활용하여 기술연구를 통해 우수한 성과를 창출하도록 돕고자 한다. 그리고 대구 지역과 협업하여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생각했을 때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연구개발자와 DGIST가 함께 회사 설립, 제품의 품질관리 및 상용화, 시장진출을 통한 수익창출을 이루어낸다면 지역 내 경제와 고용창출의 기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추가 설명 부탁한다."센서사업은 삼성이나 LG가 사업성 판단을 다했다. 그 결과 센서는 소량 다품종 산업이라 대기업은 부적합하다는 결론이 났다. 센서산업이 대기업이 들어가기(진출하기)는 적당하지 않지만 투자가치는 충분히 있다. 앞으로 센서는 수요가 꾸준히 있으니까. 앞으로 IoT 센서들은 로봇, 생활 가전, 헬스 등 모든 오토메이션과 사회 인프라 구축에 꼭 필요하다. 전 세계 어디에 안 깔린 데가 없을 것이다. 요즘 이야기하는 스마트 시티 같은 경우에는 거의 센서로 다 구축된다. 매년 1조개 센서를 생산하게 되는 시대(Trillion Age)가 도래했고 앞으로 시장은 꾸준히 성장할 전망이다. 대구경북이 할 수 있는 블루 오션이라고 생각한다."▶이번 조직개편은 DGIST가 지역사회발전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지로 보인다."DGIST에서는 바이오, 소재, 반도체, 응용, 컴퓨터 등과 관련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센서 연구 외에 반도체 연구도 중점적으로 수행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올해 디지털혁신본부를 신설하고, 산하 조직으로 차세대반도체연구소·센소리움연구소·디지털제조혁신사업단(D-PIC)을 개설했다. 최근 차세대반도체융합연구소가 '대학 나노인프라 혁신사업'의 총괄주관기관으로 선정됐다. 이 사업을 수행하는 국내 대학은 영남·강원권의 DGIST를 비롯해 수도권의 서울대, 호남·충청·제주권의 전북대 등 총 3개 대학뿐이다. DGIST는 차세대반도체융합연구소의 주도하에 UNIST 연구지원본부와 함께 구성한 'IST-FAB 나노인프라 사업단'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사업단은 4대 핵심전략(첨단 나노인프라 확충 및 고도화, N-STAR 나노기술 전문가 양성, 기술지원 서비스 고도화 및 전문성 제고, 영남·강원권역 나노기술 역량 강화)을 바탕으로 사용자 중심의 개방형 나노인프라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을 최종 목표로 하고 있다."▶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대구경북지역 발전전략은."전국의 지자체별로 중점 산업을 선정해서 지원하고 있는데, 이들 사업이 유사하기 때문에 지자체 간의 경쟁이 발생하기도 한다. 따라서 대구만의 특화된 산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대구는 다른 지역에 비해 문화적인 수준이 상당히 높다. 문화적 경쟁력과 잠재력을 갖추고 있기에 이를 바탕으로 문화적 소비를 통한 생산을 이루어낸다면 좋을 것 같다. 또 창업에 대한 지원과 함께 신생기업이 정착하여 운영될 수 있는 정주환경 조성과 활발한 활동을 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 등 기업 친화적(Business Friendly)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대구가 교통 측면으로 보면 내륙의 중심에 있다. 고속도로 및 철도 등의 교통수단이 모두 연계되어 있다. DGIST가 있는 현풍도 고속도로가 연계되어 있으며, 향후에 철도까지 연계되어 교통의 요충지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지역 내에서 해결하는 것이 아닌, 세계적인 길을 찾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다면 대구에 긍정적인 변화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 지역에 우수한 기업이 많다. 이런 기업들이 현재 상태에 머무르지 않고 공장 자동화(Digital Transformation)를 통해 한 단계 성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DGIST에서 이를 위해 D-PIC이라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D-PIC(디지털제조혁신사업단)는 무엇인가."D-PIC이란 'Deagu' 또는 'DGIST' 'Productivity Innovation Cluster center'를 뜻한다. 즉 DGIST에서 지역 기업과 함께 공장 자동화 개발을 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같이 연구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경창산업·평화정공 등 대구경북, 경남의 회사 15개를 선정해 연구비를 지원하고 있으며, 기업당 약 2억 ~ 3억을 지원하고 있다. 이를 통해 관련 연구를 수행하게 하고, 필요한 경우 기업 내 연구개발 인력을 DGIST에 파견 오게 하여 협업연구를 수행하게 하며, 파견인력의 인건비를 우리 기관에서 지원한다. 이를 통해 코로나 상황이 끝나고 5년 전후로 공장자동화가 완성되어 지역 기업의 성장을 돕는 것이 D-PIC의 모형이다." 박종문기자 kpjm@yeongnam.com■국양 DGIST 총장은DGIST 제4대 총장으로 선임된 국양 총장은 서울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에서 물리학 석사,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립대에서 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국 총장은 미국 AT&T Bell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재직 중 나노미터 규모의 초미시 세계를 확대해 볼 수 있는 주사터널링현미경(STM)을 개발해 나노과학연구에 사용하며, 나노과학분야 선구자로 평가받고 있다. 귀국 후 서울대 물리학과 부교수·정교수를 역임하였고, 동 대학 연구처장으로 근무하며 연구행정능력을 인정받았다. 수상경력으로 교육인적자원부와 한국학술진흥재단의 국가 석학 10명에 선정되었고, 인촌상 자연과학부문을 수상했다. 2014년부터는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이사장직을 맡아 국내 최대 민간 연구 지원 기관의 책임자로 국내학자들에게 창의적 연구 지원을 하여 왔다. 2018년 4월에는 이화여대 석좌교수로 부임하여 양자나노과학 연구를 수행하였다. 2019년 4월부터 DGIST 4대 총장으로서 독창적인 융복합 교육과 창의적 연구를 수행하는 작지만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과학 기술 대학으로 만들어 갈 계획이다.국양 DGIST 총장이 센서산업의 국제동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DGIST 제공〉
2022.02.23
[토크 人사이드] '사상 첫 추대 당선' 대구예총 이창환 신임 회장 "대구를 예술문화도시로…시민·예술인 교류 창작공간 마련 급선무"
영남일보는 앞으로 4년간 대구 문화예술계를 이끌어갈 이창환 〈사〉한국예총 대구시연합회(이하 대구예총) 신임 회장을 만났다. 대구경북건축가회장과 대구예총 수석부회장을 역임한 이 회장은 대구예총 사상 최초로 단독 출마 후 회장으로 추대, 지난 22일 정기 대의원 총회 이후부터 제12대 대구예총 회장 임기를 시작했다. 오는 2월16일 대구문화예술회관 달구벌홀에서 취임식을 가질 예정인 이 회장은 "대구예총이 앞장서 시민과 예술인 모두가 행복한 도시 대구를 만들겠다"며 향후 활동 계획을 밝혔다.▶대구예총 회장 선거 단독 출마 후 추대 당선은 최초다. 당선 소감은."소감이라고 하니 부끄럽다. 코로나19로 문화예술계에 큰 변화가 요구되고 있어 책임감이 매우 크다. 제11대 대구예총에서 2년 임기의 수석부회장을 4년 동안 맡고 예총 업무를 보좌한 것이 회원단체 구성원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긴 듯하다. 이런 이유로 회장에 단독 추대된 것으로 보인다. 감사한다. 전임 회장님께서도 잘하셨지만 신임 대구예총 회장은 각 회원단체 간 의견을 조율하고 통합하는 조정자가 돼야 한다는 생각이다. 일각에서는 '순수예술이 아닌 건축계 인물이 대구예총 회장직을 잘 수행할 수 있겠느냐'는 걱정 어린 시선도 있었지만, 이미 2·4대 대구예총 회장이 건축가회에서 선출된 바 있다. 예총 원로들에 따르면 특히 건축가회 출신 회장님들이 통합을 잘하셨다고 들었다. 건축가들이 각 문화예술 분야의 전문가는 아닐지라도 해당 분야를 통합하고 조정하는 능력은 최고라고 생각한다. 특히 건축설계의 경우 20~30여 개의 부분으로 나눠 진행되기에 건축가들은 통합과 조정에 이미 익숙하다. 또한 과거 회장 경선 시 적지 않은 후유증이 있었지만, 이번 선거의 경우 추대 당선이어서 운신의 폭도 상대적으로 넓다고 생각한다. 대구예총의 통합과 발전을 위해 10개 회원단체의 의견에 귀 기울일 것이다." ▶역점 추진사업은 무엇인가."먼저 대구를 행복한 예술문화도시로 만들기 위해 힘쓰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예술인들이 시민과 교류할 수 있는 창작공간 마련이 급선무다. 예총회관 건립도 중요하지만 사무실보다 더 중요한 것이 창작 공간 확보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상당수 지역 예술인들의 삶이 기본적 생활을 이어갈 수 없을 만큼 어려웠다. 특히 젊은 신진 예술가들을 지역에 정착시키고 생계를 보장하는 방법 중 하나로 창작공간 마련이 필수라는 생각이다. 예술인들이 마음 놓고 자신의 예술세계를 펼칠 수 있어야 한다. 창작공간 마련을 위해 대구시와 대구시교육청 등에 여러 제안을 할 계획이다. 지역 내 폐교 등 현재 대구 도심 학교들의 활용도가 떨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 대구시·대구시교육청과의 협의 하에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창작공간을 확보하고 예술 활동의 저변을 마련하겠다. 이 밖에도 대구 도심 공공건축물의 유휴공간 활용 방안을 대구시와 협의할 계획이다. 대구스타디움 내 한류단지 조성 등 대구시가 도심 유휴공간을 문화예술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대구예총은 각종 제언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두 번째로 대구예술인의 위상 재정립에 나서겠다. 그동안 지역 예술인들은 재능기부 등의 봉사에만 주력한 측면이 있다. 그러다 보니 지역 예술인 상당수는 기본적 삶을 영위하기에도 벅찼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고 '메세나 (Mecenat)' 활동을 활성화하는 한편 대구시에는 예술인 지원 확대를 요구하겠다. 구체적 실현 방안으로는 대구예총 내 10개 예술단체와 지역 기업 간 '1사 1단체' 자매결연을 꼽을 수 있다. 또한 저는 설계사무소를 운영한 덕분에 내로라하는 지역기업 상공인들과 친분도 두텁다. 그동안 경영 전문가인 기업인들을 보며 많이 배웠다. 마지막으로 대구예총의 대전환을 예술인과 함께하겠다. 굳이 '개혁'이라는 말은 쓰고 싶지 않다. 우리 자신이 변화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대구경북건축가회장을 역임했다. 건축의 어떤 부분이 문화예술과 관련 있나."건축은 종합예술로 예술의 모든 요소들이 고루 들어있다. 고대부터 현재까지 이어져 오며 예술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 것이 건축이기도 하다. 물론 일각에서는 건축분야가 예술단체에 포함됐다는 데 대해 의아한 표정을 짓는 경우도 있었지만 지금은 많이 바뀌었다. 종합예술인 건축 분야 출신 회장이 대구예총을 구성하는 10개 단체를 잘 통합해 갈 수 있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건축에 대한 애정도 크다. 어렸을 때부터 건축에 대한 관심이 남달랐다. 보수적이셨던 집안 어른들은 제가 사범대학에 진학하길 원했지만 결국 건축가가 됐다. 이러한 배경에는 전통건축과 선비정신 등을 보고 자라났던 어린 시절도 한몫했다. 늘 공간에 대한 상상으로 생각에 잠기곤 했다. 건축을 본격적으로 알게 된 것은 고등학교 때다. 지인 중 건축 답사를 하는 건축가분이 계셔서 자연스럽게 전통건축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당시 그 지인이 박사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안동지역 고택을 함께 둘러보곤 했는데 이러한 소중한 경험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코로나19로 문화예술계 전반이 힘들다.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이미 김종성 전 대구예총 회장님께서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지역 문화예술계의 변화를 주도하신 바 있다. 공연예술의 경우 대중 앞에서 대면하는 부분이 있어 적극적인 변화가 어렵기도 했지만, 비대면이 가능한 분야의 경우 각종 해결방안을 강구해 이미 시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코로나19와 관련해 전임 회장님께서 이미 대구예총이 나아갈 방향성을 잘 정해둔 것에 대해 매우 고맙게 생각한다. 코로나19에 대처해온 대구예총의 정책들을 조금만 더 보완한다면 충분히 관련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지역 예술인과 대구시민에게 하고 싶은 말은."앞서 말씀드렸지만 대구가 예술문화도시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예술인들이 솔선수범하고 희생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러한 희생 속에서도 대구시민과 함께해야 한다는 생각은 변함없다. 출마 과정 속에서 대구예총 회원단체들로부터 적극적인 도움을 주겠다는 말도 들었다. 대구시와의 협력도 강화하겠다. 열심히 하겠다." 1961년 경북 의성군 안평면 출생인 이창환 제12대 대구예총 회장은 대구에서 영신중·대륜고를 졸업하고 울산대 등에서 학사를, 경일대 산업대학원과 계명대 대학원에서 각각 건축공학과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주〉토담건축사사무소 대표이사를 맡고 있으며 수상경력으로는 '대구시 건축대상' '대구시 건축 작가·작품상' '대한건축학회 작품상' 등이 있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이창환 제12대 대구예총 회장이 4년간의 임기 동안 추진할 계획을 밝히면서 미소짓고 있다. 손동욱기자 dingdong@yeongnam.com
2022.01.26
[토크 人사이드] 이현세 "까치보다 마동탁 더 인기...스마트한 캐릭터가 영웅이 되는 시대"
한국 만화계의 거장 이현세 작가가 지난 13일 대구를 찾았다. 이 작가는 이날 대구 동구 대구콘텐츠기업지원센터 에서 열린 '2021 대구웹툰데이'에 참석해 지역 웹툰 지망생 및 작가들과의 만남을 가진 후 영남일보와 단독 인터뷰를 가졌다. 이현세는 2021년 현재 만화작가 데뷔 후 43년을 맞았으며, 26년 전부터는 세종대 교수로 재직하며 후학을 양성 중이다. 이 작가는 "대구웹툰캠퍼스 명예 교장이지만, 코로나19 탓에 대구에 자주 오지 못해 마음이 무거웠다"면서 대구경북에 대한 애정을 감추지 않았다. △각종 미디어에서 활동이 뜸하다. 근황이 궁금하다?"이제 늙었다. 세상은 젊은이의 것이지 노인의 것이 아니다. 또한, 만화 콘텐츠 시장에서 웹툰이 인기를 얻으면서 출판시장에 익숙했던 나는 (시장에서) 멀어졌다. 게다가 세종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대중들과 멀어진 측면도 있다. 최근 '천국의 신화' 연재 후 3년 정도 쉬었다. 현재 한 포털에 나갈 작품을 준비 중이다. 2년 정도 연재 분량 작품이다. '우칸주(만주어로 도망자)'라는 작품인데 만주와 연해주에서 도망자로 살아가는 조선의 마지막 무사에 관한 이야기다. 조선인들과 마적단 사이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나이 든 남자의 마지막 이야기라는 점에서 지금의 이현세와 비슷한 느낌이 있다."△이현세 작가는 1980~90년대 대한민국 만화계의 '전설'로 손꼽힌다. 원동력은 무엇인가?"'청춘의 이야기'를 담은 것이 원동력이었다. 위험하고 부조리한 세상에 정면으로 맞서 살아가는 청춘의 도전 의지를 작품에 담은 것이 주목을 받았다. 독자들은 이러한 작품세계가 스며든 '까치' 등의 캐릭터를 재미있게 봐주셨다. 군사정권 아래인 1980년대의 암울한 시대상도 이현세 만화의 인기에 영향을 미친듯하다. 당시는 민주화 열망이 컸지만, 대학마다 탱크가 들어가 있던 시기였다." △'공포의 외인구단', '남벌' 등 수많은 히트작을 남겼다. 가장 애정을 쏟은 작품과 캐릭터는? "초창기 작품 중 '국경의 갈가마귀'라는 작품이 기억에 남는다. 조선과 청나라로부터 버려진 국경의 조선인 마을에서 부모를 찾아헤매는 '가마귀'라는 상징적 존재의 이야기다. 구로공단 여공들의 이야기를 그렸던 '며느리밥풀꽃', 제가 처음으로 했던 SF 작품 '아마게돈'도 기억에 남는다. 캐릭터는 만화의 핵심 중 하나인데 이현세만의 캐릭터 라인업이 있다. '오혜성'과 그의 라이벌인 '마동탁', 메시아 역할을 하는 '엄지', 여기에 늘 든든한 친구 이미지의 '백두산'을 비롯해 '배도협', '조상구' 등의 캐릭터가 기억에 남는다. 캐릭터 라인업 완성 후부터 어떤 이야기를 할까 신경 썼지 캐릭터를 고민하지는 않았다. (재미있는 점은) 악역인 마동탁 캐릭터를 좋아하는 여성 팬들이 많았다는 점이다. 지금도 이성적이고 합리적이면서도 노력형이며 스마트한 마동탁 캐릭터의 인기가 최고다. 옛날에는 가족과 국가, 민족 등의 '우리'라는 개념에서 영웅이 탄생했지만, 지금은 스스로 구도의 길을 찾는 마동탁과 같은 캐릭터가 영웅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작가 혹은 한 명의 인간으로서 가장 행복했던 때와 힘들었던 때를 꼽는다면?"지금이 가장 행복하다. 현실 도피일수도 있지만, 노인의 삶이라는 것이 젊은이의 삶과 같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최근 들어서는 손목도 아프고 눈도 침침하다. 격렬한 투쟁에서 벗어나 평화를 찾은 느낌이다.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는 고교 졸업 후 습작기를 가질 때였다. 그때 내가 작은집에서 큰집으로 양자 온 것을 알았고, 대입 때는 색약으로 좌절했다. 흑백으로만 그림을 그리는 만화계에 뛰어들었지만, 당시는 만화가 죄악시되던 시기였다. 당시 서울 수유리에서 만화잡지 일을 하고 있었는데 수유리에 있는 모든 괘종시계 소리가 들릴 정도로 예민해져 잠을 못 잤다. 하는 일에 대한 어떠한 비전도 없었기에 매우 괴로웠다." △현재 'K-웹툰'이 세계적 인기다. 이현세 작가 전성기 때와 현재 만화계의 차이점은?"과거 만화계의 구심점이 출판이었다면, 지금은 웹툰이 중심이다. 출판과 웹툰 모두 '구독하는 문화'라는 점에서는 동일하지만, '사이즈'와 형태가 완전히 달라졌다. 과거는 만화방을 중심으로 구독시장이 형성됐지만, 지금은 전 세계를 상대로 한 인터넷 구독시장으로 변화했다. 한국적이고 전통적인 것을 최우선 시 하던 과거는 사라졌다. 세계인들의 공감대를 얻어야 'K-웹툰'의 주류 콘텐츠가 될 수 있다. 현재 'K-웹툰'은 순식간에 8~9개국으로 번역돼 퍼져나가고, 총 100여 개 나라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국내에서 해외로 볼륨이 거대해진 것이다."△대구웹툰캠퍼스 명예교장 등 후학 양성에 주력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펼치고 있나?"지역에서 별다른 활동은 없었다. 고향이 경북 경주여서 경주의 문화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왔고, 만화로 경주를 알리는 일에 앞장섰던 기억이 있지만 미미한 수준이었다. 지난해부터 대구웹툰캠퍼스 명예교장직을 맡았는데, 아직 대구를 이해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다. 앞으로 대구웹툰캠퍼스 활동을 통해 대구에 대한 이해를 넓힐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대구의 젊은이들에 대해 알아가겠다."△대구경북 만화 종사자들을 위한 조언이 있다면."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한다. 성공은 실패의 부재로 탄생하는 것이 아니라 포기하지 않는 정신에서 나온다. 각박한 요즘 세상은 젊은이들이 성공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는다. 특히 대구의 경우 지역이라는 한계 탓에 콘텐츠에 대한 수익을 보장받기 어렵다. 이렇게 어려울 때일수록 자기 자신에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확신을 가져야 한다. 또한, 인기 작가가 되더라도 인문학에 대한 깊은 통찰을 없이는 오래가기 힘들다. 인문학을 공부해야 경쟁력을 지닐 수 있다."△경북 경주에서 학창 시절을 보냈다. 어떤 추억이 있나? "내가 어릴 때는 경주 문화재에 담이 없었다. 김유신장군묘는 물론 석굴암과 불국사도 그랬다. 신라 천년의 자취와 역사가 집 앞마당에 깔려있었던 셈이다. 나는 신라의 유산과 뒹굴고 자라면서 신화와 전설을 좋아하게 됐다. 이러한 경주의 문화유산은 만화가 이현세의 작품에도 큰 영향을 미쳤고, 실제로 역사 만화를 많이 그렸다. 특별한 한 종교에 귀의해 있지는 않지만, 불교와 기독교보다는 토속적 신앙이 강한 이유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어릴 때 국립경주박물관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해 향토사학자들로부터는 김유신과 천관녀 얘기 등을 들었다. 동화책 한 권 볼 수 없었던 시절, 경주에서 상상의 나래를 펼 수 있었다." △대구경북 팬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린다. "이현세는 '경북의 아들'로 태어났고 대구경북의 사랑 덕분에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 프로작가 데뷔 후 43년 동안 활동할 있던 것도 수많은 팬들의 격려 덕분이었다. 앞으로도 그 은혜 잊지 않고 '경북의 아들'로서 부끄럼 없는 삶을 살겠다. 나이가 드니 마지막 마무리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동안 수많은 노년의 죽음을 봐 왔다. 이현세의 얼굴이 타인에게 아름다운 모습으로 기억되길 기원한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만화가 이현세손동욱기자 dingdong@yeongnam.com
2021.12.14
[토크 人사이드] '그래도 책 속에 길이 있다' 펴낸 윤일현교육문화연구소 윤일현 대표 "감성·창의력이 생존 수단인 시대…독서가 지적 근육 강화시켜줘"
30년 이상 사교육에 몸담고 있었지만 한결같이 공교육을 옹호한 사람이 있다. 지역 입시계의 산증인인 윤일현 선생은 학생과 학부모뿐만 아니라 교사들로부터도 존경받는 교육자다. 윤일현 '윤일현교육문화연구소' 대표는 2014년 9월부터 영남일보에 교육칼럼 '밥상과 책상 사이'를 연재하고 있다. 영남일보 교육면을 대표하는 칼럼으로 고정 팬이 많다. 2018년에는 4년간 연재한 원고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우수콘텐츠로 선정돼 같은 제목으로 출판되었다. 2019년에 이 책은 '한국도서 정보 번역 사업'에도 선정돼 외국어로 번역 수출될 예정이다. 최근 윤 대표는 '그래도 책 속에 길이 있다'(-책 읽기와 문학교육을 통한 미래의 길 찾기)라는 제목의 책을 펴냈다. 책 읽기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는데도 그렇지 못한 현실을 안타까워하며 묵직하면서도 실천 가능한 메시지를 던진다. 윤 대표는 4차산업혁명의 물결이 도도하게 밀려오고 있는 지금 생존에 필요한 지식과 지혜, 영감을 얻기 위해서는 책을 가까이해야 한다고 강조한다.많은 젊은이들 인터넷 검색으로 정보 일회용 소비영상·활자 매체간 불균형 바로잡는 방법 찾아내야독서 통해 다양한 가능성과 새로운 길 탐색 않으면일부 직업에 인재 몰려들어 사회 유연성마저 상실▶최근에 펴낸 '그래도 책 속에 길이 있다'는 얼핏 제목만 보면 다소 재미없어 보일 수도 있다. '독서'에 관한 책을 출판한 배경이 궁금하다."우리는 지금 '창의력이 생존 수단과 경쟁력이 되는 시대'를 살고 있다. 책이 가장 확실한 답을 줄 수 있다는 생각에 이 책을 내게 됐다. 책이 주는 감동은 삶의 방향을 결정하고 한 개인의 운명을 바꿀 수 있다. 책은 '계층 이동의 사다리'가 무너지지 않게 하는 버팀목이 될 수 있다. 책을 읽으면 행복하고, 가슴이 벅차며,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꿈을 꿀 수 있다. 책은 각박한 현실에서 도피처와 안식처를 제공해 준다. 책을 읽는 사람은 책에서 새로운 에너지를 공급받고 더 강해져서 삶의 현장으로 돌아간다. 지금은 이론과 논리뿐만 아니라 남다른 감성과 감각을 가진 조직과 개인이 치열한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는 감성 시장의 시대다. 동서고금의 문학작품은 인생 항로 곳곳에 서 있는 감성의 등대다. 독서는 상상력과 사고력이라는 지적 근육을 강화해 준다."▶독서가 마음의 양식이라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인데 왜 이 시대에는 '책 읽기'가 쉽지 않은가."스마트폰, TV, 영화 같은 영상 매체는 문학작품보다 훨씬 다양한 재미를 줄 뿐만 아니라 짜릿한 흥분과 가슴 뭉클한 감동도 준다. 영상 매체는 모든 것을 속전속결로 해결해 주기 때문에 사람을 지루하게 하지 않는 장점도 있다. 많은 젊은이가 눈과 머리, 몸을 긴장하게 하는 긴 글 읽기를 힘들어한다. 이들은 독서 대신 컴퓨터를 검색한다. 정보의 쓰레기통을 뒤지며 권태를 해소하고, 검색으로 얻은 대부분 정보는 취사선택의 과정 없이 일회용으로 소비한 후 그냥 배설해 버린다. 영상 매체에 길들면 상상력이 고갈되고 창의력이 급격히 저하된다. 이제 우리는 영상매체가 활자매체를 지나치게 압도하는 현실을 살펴보고 그 균형을 유지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서두에 문학의 위기를 말하기보다 독자에게 문학의 실용적 용도와 활용방안을 친절하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자세한 설명 부탁드린다."어떤 새로운 제품이 나올 때 소비자는 제품의 장점과 용도, 실용성 등을 차근차근 설명하며 그 사용법을 친절하게 안내해 주는 생산자를 좋아한다. 활자 매체도 이 점을 참고해야 한다. 이제 문학 작품을 생산하고 유통하는 사람들도 문학의 위기를 말하기보다는 잠재적인 독자이자 소비자인 학생과 학부모, 좀 더 의미 있는 삶을 살고자 하는 일반 독자를 위해 문학의 실용적 용도와 활용 방안 등을 자상하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 ▶독서를 하지 않음으로써 학생뿐만 아니라 일반인이 가지게 되는 문제점은 무엇인가."독서를 통해 다양한 가능성을 탐색하며 새로운 길 찾기를 하지 않으면 현재 사람들이 몰려가는 것만 보인다. 사회가 경화되어 유연성을 상실하게 될 때 기존의 선망 받는 직업에 인재들이 벌떼처럼 달려든다. 의사와 공무원 지망생이 이렇게 많다는 것은 사회가 그만큼 경직되어 있다는 증거다. 지금 대학가에는 비록 탁상공론이라 할지라도 진보적 유토피아, 새로운 가치와 윤리, 국가와 민족의 장래 같은 거시적 담론은 사라지고 맹목적 소비주의, 고시 열풍과 같은 계산적 합리주의, 일상의 허무와 무의미에서 탈출하려는 육체적 쾌락주의 등이 모든 논의에서 주도권을 장악하고 있다. 입시라는 목전의 경쟁에서 이기기만 하면 모든 것을 용납해 주겠다는 부모·자식 간의 묵계가 대학을 이렇게 만드는 데 일조했다."▶학교 교육, 특히 입시 위주 교육 때문에 독서를 멀리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어쩌면 이번에 출판한 책은 이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중요한 대안을 내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읽기 능력은 모든 지적 활동의 기반이다. 읽기 능력이 우수한 학생이 국어·사회뿐만 아니라 수학·과학도 잘한다. 수준 높은 영어를 구사하려면 국어 실력이 있어야 한다. 나는 오랫동안 책 읽기를 통한 정서교육, 문학작품이 주는 감동을 통한 자발적인 학습 의욕 고취에 관심을 가져왔다.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과 그 구체적인 방법을 찾아 교육 현장에 적용해 보았다. 예상 밖으로 엄청난 효과가 있었다. 문학작품 제대로 읽기는 대학 입시를 위한 성적 향상이라는 지극히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책 읽기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이유는."4차 산업혁명이 상당히 진전된 단계에 이르면 현재보다는 일하는 시간이 엄청나게 줄어들 것이다. 다수의 보통 사람은 공짜로 제공되는 데이터나 즐기며 평범하고 별 의미 없는 삶을 영위할 가능성이 높다. 앞으로 인류는 '자신의 삶에 의미를 부여할 줄 아는 인간'과 '과학기술이 낳은 성과물과 빅데이터에 좌우되고 조정되는 인간'으로 나누어질 것이다. 인간이라는 생물학적인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과학기술의 발달을 주체적이고 능동적으로 향유하기 위해서는 책 읽기를 통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방법을 꾸준히 탐색해야 한다. 어린 시절부터 체계적인 교육으로 문화적·문학적·예술적 기본 소양을 갖춘 사람들이 더 풍요롭고 가치 있는 삶을 향유할 것이다." ▶시 암송의 중요성도 강조하는데, 어떤 의미인가."아리스토텔레스는 '은유(metaphor) 능력은 천재의 표상'이라고 했다. 시는 은유의 보물창고다. 초등학교 때부터 한 달에 시 한 편 암기하기를 생활화하면 내 아이를 천재로 만들 가능성이 커진다. 무엇을 맹목적으로 암기한다는 것은 구시대의 유물 같지만 시 암기는 다르다. 한국의 대표적인 현대시 100여 편을 암기하면 은유의 대가가 될 수 있다. 시 읽기와 암기는 아이의 머리와 가슴, 뼛속에 은유라는 생각의 도구를 깊이 심어준다."▶시인이자 교육자로 일생을 헌신해 왔다. 앞으로 계획은."공사(公私)교육 현장에서 40년 가까이 열심히 일한 것 같은데 내가 꿈꾸고 소망하는 교육적 이상은 실천하지 못했다. 현장에서 느낀 아쉬움이 이 책을 쓰게 했다. 이제 다급한 현안에서는 좀 떨어져 긴 안목으로 우리 교육을 바라보며 읽고 쓰려고 한다. 교육문화연구소를 운영하면서 도움이 필요한 학생과 학부모에게 봉사할 생각이다.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과 지역교육 발전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겠다. 지지해주고 성원해 주신 모든 분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박종문기자 kpjm@yeongnam.com◆윤일현= △1956년 대구 출생 △영남대 영어영문학과 졸업 △포항제철고 교사 역임 △지역 주요 입시기관에서 입시전문가·교육평론가로 활동 △현 윤일현교육문화연구소 대표, 대구시인협회 회장 △저서: 시집 '낙동강' '꽃처럼 나비처럼' '낙동강이고 세월이고 나입니다' '아침이 오면 불빛은 어디로 가는 걸까(엮음)' '시로 더 좋은 세상 꿈꾸기(엮음)', 교육 관련 저서 '불혹의 아이들' '부모의 생각이 바뀌면 자녀의 미래가 달라진다' '시지프스를 위한 변명' '밥상과 책상 사이' '그래도 책 속에 길이 있다' 외윤일현 시인·윤일현교육문화연구소 대표가 책읽기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2021.11.24
[토크 人사이드] 이영석 대구지방환경청장 "대구 취수원 구미 이전은 오해…해평은 여러 취수원 중 하나일 뿐"
지난 6월 환경부 낙동강유역관리위원회는 대구 시민의 먹는 물 가운데 일부를 경북 구미산업단지 위쪽 해평취수장에서 가져올 수 있도록 하는 낙동강 통합 물관리 방안을 의결했다. 30년 전 낙동강에 페놀이 유출되는 사건으로 먹는 물에 민감한 대구시민에게 반가운 소식이었다. 하지만 마침표가 찍힌 건 아니다. 대구의 취수원 다변화를 두고 일부 구미시민과 정치권은 "대구만 혜택 보고, 구미는 피해만 본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환경부 장관이 공개적인 자리에서 "그런 일은 없다"고 공식적으로 밝혔음에도 갈등의 불씨는 완전히 꺼지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 7월12일 취임한 이영석 대구지방환경청장은 "낙동강 통합 물관리 방안은 대구 취수원 이전이 아니라 다변화다. 대구의 여러 취수원 중 하나를 추가하는 것이다. 대구의 취수원 전체를 구미 해평으로 옮기는 것처럼 오해하면서 갈등이 사라지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해평취수장 주변 상수원보호구역수도법에 따라 이미 최대치로 지정입지규제 확대할 근거는 아예 없어시민 개개인이 분리배출 실천하면제도 개선과 기술 발전으로 이어져영세사업장 환경 정보 습득 어려움지도점검 등 방문때 기술지원 노력▶구미지역에서 규제가 늘어날 것으로 걱정하고 있는데."구미 해평취수장 상류의 경우 상수원보호구역 확대로 인한 재산상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 것으로 안다. 지난 7월14일 구미에서 열린 '낙동강 취수원 다변화방안 구미지역 합동 설명회'에서 한정애 환경부 장관께서 '낙동강 취수원 다변화로 주민 피해는 없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는 장관의 의지를 표명한 게 아니라 사실을 말한 것이다. 구미 해평취수장 주변 상수원보호구역 지정 범위는 이미 법이 정한 최대 범위로 지정돼 있어 확대할 수 없다. 수도법에 따르면 하루 20만t 이상 취수 시 상류 20㎞ 이내 입지 규제를 하게 되어 있다. 이것이 규제할 수 있는 최대치다. 해평취수장은 이미 30만t 이상 취수하고 있어서 더 이상 할 수가 없다. 대구취수원 중 하나가 된다고 해도 더 확대할 수 있는 근거가 아예 없다."▶코로나19로 일회용 쓰레기 배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 같다."당장 배달과 포장음식이 늘면서 쓰레기 문제가 심각해졌고, 분리수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 같다. 분리배출을 이야기하면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 '이건 재활용 쓰레기인가, 아닌가'다. 세세하게 구별하기 어렵다면 기본적으로 재활용 쓰레기를 깨끗하게 분리배출하면 된다는 정도로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분리배출이 필요하지만 국민이 불편할 정도가 되면 안된다. 너무 스트레스를 받으면서까지 분리배출을 할 필요는 없다. 확실하 게 재활용되는 쓰레기는 재활용으로, 잘 모르겠다 싶은 것은 차라리 종량제 봉투를 통한 일반 쓰레기로 버리는 것이 좋다."▶분리수거를 철저히 할 필요가 없다는 말인가."그렇지는 않다. 시민이 불편을 느낄 정도로 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국민이 내놓는 쓰레기는 일정하지만 재활용 사업의 수익성은 늘 변한다. 중심을 둬야 하는 것은 재활용 사업이 아니라 그것이 가지는 사회적 변화다. 일상생활에서 일회용품을 쓰지 않고 재활용 쓰레기를 좀 신경써서 분리 배출해 주는 등 작은 노력이 쌓이면 환경을 지키는 기반이 되고 큰 변화를 가져온다. 대표적인 사례가 자동차 공회전 금지다. 환경보호를 위해 공회전을 금지하도록 했다. 환경에 관심을 가지는 이들이 늘면서 공회전을 하지 않으려는 운전자들이 늘었고, 자동차회사들이 운전자의 생활 속 작은 실천을 돕는 기술 개발에 나섰다. 차량이 신호 대기 등을 위해 잠시 정차했을 때 시동이 꺼지는 기능이 바로 그것이다. 에코 드라이빙 모드도 마찬가지다. 배출가스는 급가속·급제동 때 많이 나오는데 에코 드라이빙 모드는 그것을 줄여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또 다른 예는 플라스틱 대신 종이 빨대를 사용하는 것이다. 플라스틱보다 종이 빨대 사용이 더 불편한 탓에 국민의 실천과 여론이 없으면 안하게 된다. 국민은 플라스틱이 해양생물을 많이 죽이기 때문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재포장 문제도 마찬가지다. 국내에서 '1+1' 상품의 경우 기존 제품을 한 번 더 포장하면서 문제가 생겼다. 더 주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추가 포장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시민들이 이런 문제에 동참한 결과 우유 2개를 묶어서 팔 때 처음에는 큰 비닐봉지 안에 넣었는데, 이제는 종이 테이프로 묶는 것으로 간단해졌다. 해외 마트에서는 아예 재포장을 해놓지 않는다. 그냥 1개를 사면 1개를 더 가져 가도록 하고 있다. 코스트코 베이글의 경우 1개를 사면 1개 더 주지만, 따로 포장이 되어 있지 않다. 이처럼 시민들이 관심을 가지게 되면 큰 틀의 사회변화가 일어나게 된다. 분리배출을 대충하라는 것이 아니라 작은 움직임을 지속할 수 있도록 너무 힘들게 하지는 말라는 의미다. 시민 개개인의 실천으로는 엄청난 효과를 보지 못하지만, 작은 행동이 제도 개선은 물론 기술발전으로 이어지면 엄청난 환경보호 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대구지역 기업의 경우 규모가 적다 보니 환경문제에 발빠르게 적응하기 힘든 측면이 있다."사업장이 많은 변화를 거쳐야 한다. 정보, 자금, 기술이 다 필요하다. 중소 영세사업자들이 난감해 한다. 영세업체의 가장 큰 어려움은 정보습득 문제로 생각한다. 1차적으로 규제, 이행 정보 등을 알려나가고 있다. 앞으로 관련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 평상시에는 리플릿 등 홍보자료, 캠페인 등을 통해 정책, 법령개정 사항 등을 자주 전달할 계획이다. 특히 유해화학물질은 사람의 생명·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유해화학물질 취급 업체들에게는 화학물질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화학물질 알리미 서비스', 대기업의 화학사고 예방 등의 노하우를 공유하는 '화학안전공동체'를 운영 중이다. 지도점검 등 현장방문을 할 때 전문기관 합동으로 기술을 지원하고, 현장의 어려움을 수시로 들으면서 지원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임기 동안 해결하고 싶은 환경문제나 추진 의사가 있는 환경 사업이 있다면."낙동강 수질보전, 화학사고 예방과 신속 대응 등을 중점 추진할 계획이다. 낙동강 수질보전의 경우 하천 유입 오염원을 집중 관리하고, 녹조와 수돗물 사고 예방을 위한 지속적인 모니터링, 지자체나 유관기관과의 협력체계 강화에 나설 계획이다. 또 화학사고 예방을 위해 화학물질 취급하는 업체를 집중 점검하고, 소방·경찰·지자체 등과 합동훈련 실시로 사고 대응능력을 키워나갈 생각이다. 오염원의 무조건적인 관리나 점검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현장과 지속적으로 소통해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대구시민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코로나19로 모두 힘든 시기이지만운전 시 공회전 금지, 경제속도 준수, 급출발·급가속·급감속의 '3급 하지 않기', 재활용 쓰레기 분리배출, 일회용품 안 쓰기, 에너지 절약 등 일상생활 속에서 지킬 수 있는 환경보호 운동에 관심을 갖고 실천해주면 좋겠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지난 8일 달서구 대구지방환경청에서 이영석 청장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2021.10.13
[토크 人사이드] '37년 실무활동가' 마무리 앞둔 대구YWCA 박선 사무총장 "대구 여성 진취적이고 열정적…YWCA 전국 교류땐 군중 휘어잡아"
"실무활동가가 정년퇴임을 한다는 건 정말 영광스러운 일입니다. 긴 마라톤의 결승점을 향해 달려가는 느낌이에요. 완주하고 아름답게 떠날 수 있다는 게 정말 행복합니다." 올해를 끝으로 정년퇴임을 앞둔 박선 대구YWCA 제12대 사무총장의 소회다. 박 사무총장은 37년 세월 지역사회 여성의 인권 신장과 소외된 여성의 고충 해결을 위한 일에 앞장서 온 대구YWCA의 실무활동가다. 1984년 대구YWCA의 간사로 입사한 그는 일하는여성의집(현 여성인력개발센터) 부장, 달서구 청소년쉼터 부장, 달서자활후견기관(현 달서지역자활센터) 부장, 대구여성인력개발센터 관장, 대구YWCA 사무국장 등을 거치면서 실무를 익힌 베테랑이다. 지난 6월에는 '제18회 대구시 여성대상' 수상자로 선정됐을 만큼 지역의 '여성 리더'이기도 하다. 박 사무총장은 인터뷰 내내 YWCA와 거기에서 진행한 활동에 대한 자부심을 넘치도록 드러냈다. 기독교정신 기반 대구YWCA'인권·나눔 가치' 실현하려 해 직업안내소 만들어 기술훈련 現 여성인력개발센터 이어져 女 비율 미충족 公기관 위원회 적임자 없는게 아닌 못찾은 것 인재 DB 구축 YWCA 활용을▶독자를 위해 대구YWCA의 가치관과 역할에 대해 설명해달라. "1923년 신명학교에서 출발한 대구YWCA는 기독교 신앙을 뿌리에 두고 지역사회 주민과 함께 정의·평화·생명 운동을 펼쳐나간다. YWCA가 이야기하는 '정의'는 '옳고 그름'이 아니라 '나눌 수 있는 것'이다. 즉 살리는 운동이다. 이는 기독교 생명 운동, 환경운동, 사람을 키우는 청소년·청년 운동으로 연결되면서 자연스럽게 시민사회 활동, 종교 영역, 여성 영역과 전체적인 맥락을 같이하게 된다. 한마디로 사람 운동체다. 지금도 YWCA의 볼런티어(자원봉사자)는 줄어들지 않는다. 실무 인력만으로는 일을 다할 수 없는데 참 감사한 일이다. 예전 선배들이 24시간, 1년 365일 정성을 쏟아붓는 형태로 봉사를 하셨다면, 요즘 세대는 그렇지는 않다. 그러나 자원활동가의 역할을 하려고 굉장히 노력하고 있고, 나눔의 가치를 실현하려 한다. 이는 세월이 지나도 이런 것에 가치를 두는 사람이 있다는 의미이고, 그 기반에 기독교 정신이 크다고 생각한다."▶37년 활동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도 많을 것 같은데."1984년부터 이곳에서 일했다. 당시 '와이틴' 중·고교 클럽활동 지도 간사로서 역할을 했다. 1980년대 교복 자율화 바람이 불었는데 아이들이 자신이 교복 디자인을 하고 싶다고 말하기에 '옷을 만들어서 너희들이 입고 패션쇼를 하면 어떻겠나'라고 제안했다. '우리들이 만드는 우리들의 교복'이 콘셉트였다. 이에 중·고교생들이 직접 고른 기성복, 어머니가 직접 만든 옷, 기성복 업계에서 내놓은 옷들을 학생들이 직접 착용해 선보이는 형태로 '맵시 자랑' 행사가 열렸다. 그 아이 중 일부는 그때 인연으로 현재 지도자 등을 하면서 지도력을 뽐내는 걸 보면 감회가 남다르다. 1991년도 기억에 남는다. YWCA가 훌륭하다고 보는 것이 그 시대에 여성 스스로 여성의 문제 해결법을 찾아가는 것을 참 잘했다. 당시 달서구 성서산단에서 일하던 여성들이 아이를 맡길 곳이 없자 성서산단 입구에 시범 탁아소를 만들었다. 여성 상대 무료직업안내소를 운영했던 기억도 난다. 그때도 구인·구직 미스매칭은 있었는데, 당시 한창 섬유산업이 잘될 때라서 '숙련공'을 보내 달라는 요청이 많아지자 기술훈련을 시키기도 했다. 이는 현재 여성인력개발센터로 연결됐다. 여성의 경제력에 의한 자립이 여성의 인권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을 미리 간파했다고도 볼 수 있겠다. 이렇듯 YWCA의 역사는 여성의 문제를 하나씩 하나씩 엮어나가면서 이어져 왔다."▶37년 전과 비교해 대구의 여성이 변화된 것을 느끼는가."사실 근본이 크게 바뀐 것 같지는 않다. 대구 여성들을 보면 보수적으로 보여도 진취적이고 열정도 있다. 정(情)과 정의로움, '뒷심'도 있다. YWCA는 전국 무대로 활동·교류하는데, 다른 지역 와이틴 10대 아이들은 초기에 아주 적극적인 데 비해 우리 대구 아이들은 처음엔 먼저 얘기를 안 건넨다. 그런데 2박3일 뒤에 보면 군중을 휘어잡는 아이들은 대부분 우리지역 아이들이다. 알고 보면 친화력도 있고 유머도 있는데, 그걸 '탁' 건드려주면 결국 리더가 되더라. 이 부분은 과거 대구 여성과 현재 대구 여성이 별반 다를 바가 없는 것 같다. 이런 저력으로 대구가 과거 2·28민주운동, 국채보상운동 등을 주도한 게 아닌가 싶다. 그러나 여성 인권과 사회참여율 등은 여전히 아쉬운 부분이 많다. 공공기관 위원회 등에선 권고되는 여성 구성원 비율이 있는데 채워지지 않을 때도 있다. 사람을 뽑는 측에선 '적합한 여성이 없다'고 말하지만, 제가 볼 땐 없는 게 아니라 못 찾는 것 같다. 대구 여성이 정말로 많은 잠재력이 있지만 '나에 대한 표현'을 못하는 탓도 있는 것 같다. 대구YWCA는 언제나 '우리는 많은 여성 DB를 가지고 있으니 적합한 여성을 찾기 어려우면 연락 달라'고 말하고 있다."▶청소년 운동도 적극적으로 하는 것으로 안다."건강한 가정에서 자라는 청소년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이들도 많다. 어린 마음에 욱해서 가출했다가 건강히 돌아가는 경우도 있지만 나와서 하룻밤, 이튿날 밤, 일주일 잘못 보내는 바람에 잘못된 길로 가기도 한다. 그게 우리가 청소년 쉼터를 운영하게 된 배경이다. 최근엔 학교 밖 청소년들을 위한 '꿈드림'을 운영하고 있다. 또 만 18세에 적은 돈만 가지고 보육시설에서 퇴소해야 하는 보호아동청소년이 자립의 길을 갈 수 있도록 자립통합지원센터도 운영 중이다. 잘 마련된 시스템 아래서 청소년들이 건강한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가게끔 하는 것이다. 예전에는 청소년을 위한 재미있는 행사도 많았다. 오래전 '달맞이 축제'가 생각난다. 하루만큼은 남녀 청소년이 만나 보내는 축제다. 그런데 세월이 흐르면서 재밌는 문화와 낭만이 많이 사라진 느낌이다. 과거 각종 청소년 행사들에서 설레하던 아이들 눈빛이 아직 생생한데, 특히나 청소년 문화에서 부딪히며 하는 놀이 문화가 사라지고 있다. 청소년에게 '심장이 두근거리는 일을 반드시 해야 한다' '머리만 쓰지 말고 심장의 떨림이 있는 순간들을 가능하면 많이 가져달라'고 꼭 당부하고 싶다."▶올해 대구시 여성대상을 수상한 소감은."너무나 영광스럽고 감사하지만 죄송하기도 하다. 나는 YWCA 역사에 있어 '점'일 뿐인데, 수상이 자칫 나의 영광으로 받아들여질까 봐 함께하는 많은 분께 미안한 마음이 크다. 또 내 수상이 'YWCA의 영광'이라는 반응을 보이는 분도 계셔서 감격스럽기도 하다."▶조만간 임기를 마무리한다. 앞으로의 꿈이 있다면."주어진 소명 앞에 충실히 살아왔고, 그 끝에 주시는 축복이 정말로 감사하고 영광스럽다. 결승점에 다 도착해 가는데 행복하게 떠날 수 있을 것 같다. 활동가로서는 원도 한도 없이 하고 싶은 일 마음껏 했고, 나의 역량도 많이 자랐다. 이 많은 누림을 후배들에게도 나눠야 하지, 내가 계속 가지고 가면 안 되기 때문에 미련은 전혀 없다. 신입 실무자들 오리엔테이션을 하면 항상 '이곳을 직장이라 생각하면 단 하루도 있을 수 없다. 그런데 내가 발견한 가치를 그대들이 발견한다면 평생이 즐겁다'라고 말하곤 한다. 이곳의 가치를 나누고 싶다. 실무활동자로선 은퇴하지만 '자원활동가'로서, 평생 YWCA의 사람으로서 살아갈 생각이다. 실무활동가들을 지지해주고 YWCA의 운동이 지역에서 녹아날 수 있도록 어떤 역할이든 '조용하게' 하고 싶다."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지난 19일 대구 남구 대구YWCA 회관에서 박선 사무총장이 재임 기간 동안의 소회를 밝히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2021.08.25
[토크 人사이드] 공고·전문대·경북 출신으로 '9급 성공신화' 이룬 신봉재 대구조달청장
올해 초 부임한 신봉재 대구지방조달청장은 현재까지의 모습을 놓고 보면 성공한 공무원이다. 1997년 말 9급 기술직으로 공직을 시작해 만 23년 만에 서기관의 자리에 올랐다. 남들보다 많게는 10년 이상 빠른 결과다. 그렇다고 그가 우리나라에서 성공 필수 요소로 꼽히는 학연이나 지연이 좋은 것도 아니다. 경북 문경에서 태어나 공업고등학교를 나와 전문대를 졸업했다. 학연과 지연이 그의 현재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됐다고 할 수 없는 이유다. 그렇다면 무엇이 9급에서 출발한 그를 지방청장이라는 자리까지 올라오게 한 것일까.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달 30일 대구지방조달청사를 찾아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공직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사실 대학 졸업 때까지 공무원을 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당시 대부분 그러했듯 우리 집안 형편이 넉넉하지 못했다. 그래서 원래는 일찍 취직하고 싶었다. 공고에 진학한 이유도 일찍 돈을 벌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공고 졸업생의 일자리가 그렇게 녹록하지 않더라. 선배나 친구들을 보니 취직하기도 어려웠지만 입사하더라도 기대했던 수준과 많은 차이가 났다. 그래서 전문대학에 진학해 취업할 수 있는 기회를 더 넓히라는 형의 조언을 듣고 영남이공대에 진학했다."▶전공이 자동차다. "취직이 잘 된다고 해서 갔다.(웃음) 그런데 군대를 갔다 오니 분위기가 심상찮았다. 92학번이라면 누구나 알듯이 대학을 졸업할 때쯤 IMF 외환위기가 왔다. 실제 외환위기는 1997년 말에 발생했지만 그 이전에 이미 취업 상황은 어려워졌던 것 같다. 전공을 살릴 수 있으면서도 안정적인 직업을 찾다 보니 공무원이 제격이었다."▶9급공무원이 됐다. 그런데 진급이 많이 빠르다. 얼마나 빠른 건가."9급 출신 치고 조금 빠른 편인 것은 사실이다. 정신없이 일하다 보니 승진 최저 연수를 채우면서 바로 진급했던 것 같다. (한참을 생각하더니) 동기들 중에는 사무관이 있고, 조금 더 빠른 친구는 얼마 전 서기관을 달았다. 거기에 비교하면 5년 이상 빨리 올라온 것 같다."▶비결이 궁금하다."비결은 따로 없다. 처음 공직의 시작은 전공을 살려 기술직으로 출발했다. 하지만 이후 행정파트에서 오래 근무했다. 그런 점이 좋은 점수를 받은 것 같다. 또 외부조직(청와대 행정관)에 파견 다녀온 부분도 가산점수를 받은 것 같다. 굳이 하나를 꼽자면 사람들하고의 관계인 것 같다. 누구는 업무 능력을 말하는 데 솔직히 그 어렵다는 공무원 시험을 합격한 사람들끼리 일을 잘하고 못하고의 차이는 크지 않다. 공무원은 대부분 조직이 일을 하는 곳이다. 그 조직이 원활하게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원만한 대인관계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일부에서는 '9급 신화'라고 부른다. 롤모델이 있나."(손사래를 치며) 다른 부서도 마찬가지지만 조달청에도 9급으로 들어와 차장까지 오른 사람도 있다. 그분들의 성공 신화를 살펴보면 조직문화에서 소통하고, 영호남과 같은 출신 지역이나 고시·비고시 같은 출신에 상관하지 않고 두루 어울릴 수 있는 능력이 좋았던 것 같다. 업무능력에 조직의 윤활유 같은 사람이 더 이름을 오래 알릴 수 있었던 것 같다."▶그렇다면 본인은 어떤 사람인 것 같나."사실 가난하게 커서 먹고사는 데 급급하다 보니 다른 사람을 바라보고 쫓아갈 여유도 없었다. 그래도 마음 속에 한 단어는 생각하고 있다. 바로 '보통사람'이다. 예전에 대통령선거 홍보문구였는데 듣는 순간 참 와닿았다. 뛰어나지 않지만 못하지도 않는 사람, 남들 쉴 때 쉬고 일할 때 일하면서 다른 사람이 외식할 때 치킨이라도 시켜 먹을 수 있는 그런 삶을 살려고 노력한 사람인 것 같다."▶공무원 생활 중 어려웠던 점은."조달업무는 다른 분야와는 다른 어려움이 있다. 국세나 세무는 민원인과 1대 1이다. 한 명만 상대하면 된다. 반면 조달업무는 1대 다수다. 100명이 입찰했다면 1명을 제외하고는 다 좋지 않은 시선을 보낸다. 다들 기업하는 사람이다 보니 생존의 문제와 직결돼 결과에 의문을 제기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민원이나 소송의 문제가 많다. 공정하게 하더라도 떨어진 분들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힘든 부분이 어렵다."▶공무원에 대한 편견도 원인인 것 같다."공무원은 직업적 특성상 몰라서 못하는 것이 있을 지 몰라도 알고도 묵과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본다. 민원인들이 오해할 만한 일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지만 사업 당사자들도 매출과 회사 성장이 달린 일이다 보니 쉽사리 합의하기 힘든 부분이 많은 것 같다. 심지어 필요에 의해 소송하는 사람들도 있다. 예를 들어 계약이행에 성실하지 못했기 때문에 부정당업자로 지정해 일정기간 공공입찰에 참여하지 못하게 하는 제도가 있다. 이런 경우 다른 입찰을 위해 행정처분 정지 가처분 신청 소송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필요에 의해 소송을 하는 경우가 많아서인지 승소율을 높은 편이다."(웃음) ▶나쁜 기억도 있겠지만 좋은 추억도 많을 것 같다."기업들 성장하는 모습을 볼 때가 가장 좋다. 아무래도 처음 출발할 때 영세하게 출발했는데 지금은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기업을 보면 내일처럼 뿌듯하다. 직접적으로 해주는 부분은 없지만 조달이라는 시스템이 기업성장의 엔진 역할을 하는 것을 볼 때마다 기분이 좋다. 또 조달이 안정적인 자금 순환을 통해 기업의 성장을 도울 수 있을 때 의미가 크다고 본다."▶대구조달청이 중점적을 추진하고 있는 부분이 있나."대구경북에 적지 않은 창업지원센터가 있다. 중기청과 협업 프로그램이 있다. 중기청은 창업 지원 프로그램을, 조달청은 조달시장 진입을 위한 컨설팅을 해준다. 특히 예전과 달리 강의 후 1대 1 위주의 상담을 진행한다. 임기가 끝나기 전에 이들 창업기업 중에서 공공조달시장에 진입해 계약에 성공하는 업체 모습을 보는 것이 작은 바람이다."▶조달청만의 기업지원제도를 설명한다면."혁신조달이라는 제도가 있다. 상용화되기 이전의 제품을 조달청이 자체 예산을 통해 구매해 지자체 등이 사용하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조달청이 혁신제품의 테스트베드를 하고 있는 셈이다. 2019년 24억원으로 시작한 사업이 올해는 445억원까지 늘었다. 이 제도를 통해 성장한 기업도 있다. 한 소화기업체 제품이 있었다. 화재가 발생하면 내장된 경보기로 주위에 알리고, 일정 온도가 넘으면 자동으로 소화액이 터지고, 투척하면 화재 진압용으로도 사용되는 다기능 소화기다. 그런데 업체는 많이 힘들어했다. 규제가 많다는 것이다. 이것이 소화기냐 감지기냐 혹은 소화기를 담은 캐비닛이냐에 따라 법이 다 달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업체가 혁신 조달을 통해 규제를 이겨내고 매출도 늘어나면서 외국에 수출도 하는 기업이 됐다."▶'시보떡 돌리기'가 한동안 이슈가 됐다. "사실 선후배 관계가 예전과는 달라졌다. 시보떡 문화가 논란이 됐을 때 대구청에도 신규 직원 2명이 왔다. 나도 대구에서 공직생활을 출발했다. 지금 인터뷰하고 있는 건물도 그 당시 입주한 곳이다. 그런데 20여 년이 지나 다시 왔을 때 제가 추억할 수 있는 것이 건물밖에 없는 상황이더라. 그래서 이곳에서 출발하는 직원들이 추억할 수 있는 것을 만들기 위해 '시보나무' 2그루를 심었다. 저처럼 20여 년 뒤에 다시 돌아왔을 때 추억할 만한 것을 만들어 주고 싶었다. 이게 청장나무보다 더 뜻깊지 않겠나. 요즘 보니 그 친구들 자기 나무라 그런지 잘 보살피고 키우고 있더라.(웃음) 요즘 조직 내 유대감이 약해졌다고 하는데 조직애를 가질 수 있도록 해주는 게 선배의 역할인 것 같다."▶마지막으로 자식에게도 공무원을 추천하겠는가."원하는 바를 하라고 하고 싶다. 권하지도 않지만 하겠다면 굳이 말리지 않겠다. 다만 주위 사람과 잘 어울리면서 업무적 능력도 인정받을 수 있는 분야를 추천하겠다. 당연히 공무원 사회도 그중 하나다."(웃음) 홍석천기자 hongsc@yeongnam.com기술직 9급으로 출발해 지방청장 자리까지 오른 신봉재 대구지방조달청장이 영남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어느 조직이든 대인 관계가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2021.08.04
[토크 人사이드] 최길영 신임 대구시설공단 이사장, "'좋은 일터' '시민 원하는 공공 서비스' 제공이란 두마리 토끼 잡을 것"
"존중과 배려가 있는 좋은 일터 만들기와 시민이 원하는 공공 서비스 제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습니다." 제 12대 대구시설공단 이사장으로 취임한 최길영 이사장은 내·외적으로 달라진 공단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조직문화를 개선하는 한편, 공공 서비스 본연의 가치를 실현하겠다는 것. 최 이사장은 대구시의회 부의장과 전국 시·도의회 운영위원장협의회 회장을 지내면서 풍부한 의정 경험을 갖고 있다. 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 부회장을 지냈고, 대구시 교통연수원 원장을 재임하며 전국 시·도 교통(문화)연수원협의회 회장을 맡기도 했다.▶대구시설공단은 어떤 곳인가"대구시설공단은 대구시에서 위탁한 6개 분야의 25개 사업을 운영하는 기관이다. 시민들의 건강증진을 위한 체육시설을 비롯해 시민 일상과 밀접한 도로, 교통, 공원, 상가, 문화·복지 분야의 공공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전국 유일의 공공형 워터파크인 두류수영장이 대표적인 시설이다. 쓰레기 매립지를 주민을 위한 시설로 탈바꿈 시킨 서재문화체육센터도 운영 중이다. 또 장장 891㎞에 달하는 도로와 9만8천 개의 가로등, 1천 900 개의 시내버스 유개승강장, 도심의 더위를 식혀주는 달구벌대로의 클린로드 역시 공단이 관리하는 도시기반시설이다. 화장터를 갖춘 장례시설인 명복공원도 공단이 운영하는 공공 시설이다. 이렇듯 대구 시민이라면 누구나 하루도 빠짐없이 공단의 서비스를 경험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른 아침 두류수영장에서 운동하고, 앞산순환도로와 신천대로를 이용해 출퇴근하며, 신천둔치와 도심공원에서 여가를 즐기는 등 일상 가까이에서 함께하고 있다."▶ 앞으로 대구시설공단을 어떻게 이끌어 갈 계획인지."여러 사업들은 각기 성격은 다르지만 모두 시민들의 생활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앞으로 대 시민 공공서비스 제일주의 경영을 적극 펼쳐 시민 감동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온 힘을 다하려고 한다. 궁극적인 목표는 대구시민의 삶에 가치를 더하는 공공서비스 제공으로 시민들이 사랑하는 '스타 공기업(STAR Co.)'이 되는 것이다. 스타 공기업의 S는 시민 만족에 감동을 더한다는 의미의 'Satisfaction'에서, T는 사랑을 나누고 행복을 더하는 사회공헌을 뜻하는 'Together'에서, A는 미래를 위해 열정을 더하는 혁신성장의 'Advance'에서, R은 안전에 완전을 더하는 안전우선의 'Risk Zero'에서, 마지막 Co.는 청렴 DNA에 신뢰를 더하는 청렴 소통의 'Clean'에서 따온 것이다. 한 마디로 대 시민 공공서비스 제일주의를 통한 혁신 공기업으로의 발돋움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대구시설공단이란 이름 아래 다양한 직렬·직종의 직원들이 함께 일하고 있다. 오랜 의정활동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과 두루 만나며 소통하고 화합하는 경험을 쌓아왔다. 앞으로 조직 구성원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섬김의 리더십'으로 직원들이 리더를 믿고 함께할 수 있는 조직으로 만들어 나갈 것이다."▶대구시설공단의 여러 사업 가운데 중점적으로 개선하고 싶은 게 있다면."무엇보다도 시민 다수를 위한 공공성 향상과 도시 브랜드 가치를 올리기 위한 친절한 서비스 제공에 집중하고자 한다. 우선 대덕승마장의 공공성 회복이 절실하다. 대덕승마장은 일반 시민들도 큰 부담 없이 승마를 체험하고 도심 속에서 보다 쉽게 승마를 접할 수 있도록 하는 걸 목적으로 세워진 공공체육시설이다. 이에 설립목적에 맞게 운영될 수 있도록 시민들에게 개방하고 공유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 공단은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한 승마 강습을 더욱 확대하고 남녀노소 누구나 쉽고 편리하게 승마를 체험할 수 있도록 시설이용의 문턱을 낮추고자 한다. 특히 승마힐링센터의 기능을 강화하겠다. 이를 통해 신체 및 정서장애를 가진 아동, 청소년을 위한 재활 승마 프로그램과 상담 치료를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 사회소외계층을 위한 체험행사 등을 개최해 공기업으로서의 사회적 역할을 더욱 강화할 것이다. 또 시민들이 일상에서 가장 자주 접하는 공단의 대표적인 서비스인 공영주차장의 서비스 질을 더욱 개선하겠다. 공영주차장은 이미 관할 경찰서와 협업을 통해 범죄예방우수시설 인증 등 안전성을 강화했다. 스마트 기술을 활용한 보행자 보호 시스템과 무정차 출차, 즉시 감면 제도 등을 운영하면서 편리성도 더하고 있다. 이에 앞으로도 지속적인 서비스 모니터링과 현장코칭, CS 전문가 양성으로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친절 서비스 개선에 박차를 가할 것이다. 철저한 모니터링과 교육, 투명한 회계처리로 보다 청렴한 운영을 통해 국민권익위원회 청렴도 평가 4년 연속 우수기관 선정에 이어 5년 연속에도 도전하겠다."▶시민들에게 꼭 소개하고 싶은 공단 사업이 있다면. "코로나19의 장기화로 많은 시민들이 심리적 우울증을 호소하는 등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공단이 운영하는 시설 중 시민들이 가까운 도심에서 자연을 느끼며 휴식할 수 있는 언택트 명소들이 있다. 바로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과 신천둔치다. 도심에 위치한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에서 낮에는 푸른 녹음과 나무그늘을, 밤에는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음악분수를 즐길 수 있다. 신천둔치는 코로나 사태 이후 더욱 많은 시민들이 찾는 명소가 됐다. 최근에는 나비정원, 치유정원, 힐링정원을 조성해 보다 많은 볼거리와 편안한 휴식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대구시설공단은 분야별 전문성과 시대의 변화에 맞춰 적응하는 유연함을 갖춘 게 가장 큰 강점이다. 모두 25개에 달하는 공공시설 운영업무를 우리 공단보다 더 잘할 수 있는 곳은 없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오랜 시간 쌓아온 노하우와 인적 전문성은 큰 자산이다.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을 스마트 공원으로 조성하고 빅데이터 분석을 활용해 도로 위사고 예방를 예방하면서 나드리콜의 대기시간도 단축시켰다. 또한 AI 드론을 통해 도로 노면 점검, GPR 장비를 활용한 싱크홀 감지, 교량 내진보강공사 신기술 적용 등 4차 산업혁명에도 발맞춰 나가고 있다. 또 전국 최초로 명복공원의 코로나19 사망자 화장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문을 닫았던 체육시설의 운영을 지원하기 위해 두류수영장에서 공공체육시설 재개장 모의훈련을 실시했다. 어려움에 빠진 지역 농민과 화훼 농가를 돕기 위해 농산물을 공동구매하는 한편, 버스승강장에는 희망화분을 설치하는 등 코로나로 지친 시민에게 힘을 보태고 있다."▶ 취임 소감과 시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대구시의원과 대구교통연수원장을 거쳐 이번에 시설공단 이사장으로 부임해 다시 한 번 시민들에게 봉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무거운 책임감도 느끼고 있다. 사랑하는 우리 고장 대구가 보다 살기 좋고, 시민 모두가 행복한 도시가 되도록 공단이 제공하는 공공서비스의 질을 개선하는데 집중하겠다. 내부적으론 존중과 배려의 조직문화를 구축하고자 한다. 소속 구성원들이 행복해야 일의 능률이 올라가고 이어 대 시민 서비스가 향상될 수 있다고 본다. 좋은 직장에서 일한다는 자부심과 시민을 위해 봉사한다는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 외적으로는 시민의 작은 목소리에도 귀 기울여 듣고 현장 중심의 경영을 펼치겠다. 시민들이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탁상이 아닌 적극 행정을 실천하겠다. 영남일보 독자와 시민 여러분께서도 우리 공단의 변화를 지켜봐주시고 아낌없는 성원과 따끔한 충고를 해주시길 부탁한다." 정우태기자 wtae@yeongnam.com◆최길영이 걸어온 길△영남대학 경영대학원 졸업 △대구시의회 경제교통위원회 부위원장 △대구시 고용노사민정협의회 위원 △대구시의회 운영위원회 위원장 △전국시도의회 운영위원장협의회 회장 △대구시의회 부의장 △대구시교통연수원 원장 △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 부회장 △전국 시·도 교통(문화)연수원협의회 회장 △대구시설공단 이사장(현)최길영 대구시설공단 이사장이 공공서비스의 질을 개선해 시민이 행복한 도시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손동욱기자 dingdong@yeongnam.com
2021.07.10
[토크 人사이드] 대한광복단기념사업회 정윤선 회장 "국내 첫 무장항일 단체 대한광복단 역사 재조명 목표"
"국내 최초 무장 투쟁 독립운동단체인 대한광복단의 10년사를 기록으로 남기고, 나라를 위해 장렬히 산화하신 고귀한 대한광복단 단원 한 분 한 분을 재조명하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제66회 현충일인 지난 6일 오후 경북 영주시 풍기읍에 있는 대한광복단기념공원 내의 사무실에서 만난 정윤선(여·68) <사>대한광복단기념사업회 회장은 이같이 말했다. 충북 영동에 거주하는 그녀는 서울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하이델베르크 대학 이학박사를 수료했다. 또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한국건설기술연구원 등에서 연구원으로 활동해 왔다. 오랜 독일생활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왔을 당시 큰오빠를 통해 민족문제연구소의 존재를 알게 된 정 회장은 이 연구소의 제천단양 지회장을 맡기도 했다. 그러던 중 대한광복단기념사업회 측으로 사업회의 요청으로 이사직을 맡았다. 그녀는 사업회가 후손이 없는 독립운동가의 묘소를 관리하며 제(祭)를 지내는 것을 보고 감동했다고 그 당시를 회상했다. 이후 10년 가까이 이사직을 맡았던 그녀는 2019년 6월10일에 회장에 취임했다.광복단, 채기중 선생 중심 10년간 활동일본군과 전투·광복군 창설 등 큰 영향기념사업회, 독립운동가 묘소 관리 맡아 올해 초대 지도부 처형 당한 지 100년 광복절 300여 순국선열 추모제 계획역사 반추 '약사비' 제막식도 열 예정 ▶올해 8월은 대한광복단 초대 단장 소몽(素夢) 채기중(蔡基中) 선생의 순국 100주년이다."취임 후 처음으로 한 일은 '대한광복단 약사비'를 새로 세운 일이다. 지난 3월 영주시의 지원을 받아 약사비 설치를 완료했고, 오는 광복절에 제막식을 열 예정이다. 약사비 제작이 대한광복단의 역사에 대해 반추하는 계기가 됐다. 특히 대한광복단의 역사가 어떻게 발굴됐던 가를 알게 된 것이다. 1910년대 국내 무장독립운동에 대한 연구 초기 대한광복단은 풍기광복단으로 불리며 1915년 대구 달성공원에서 결성된 광복회의 지역적 전신 정도로만 간주했다. 그러나 해를 거듭하면서 자료발굴과 연구를 통해 대한광복단이 1913년 창립 당시부터 전국적이었고 국제적인 조직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제대로 빛을 보지 못한 수많은 독립운동가와 대한광복단의 역사성을 재조명하겠다. 초대 단장이신 채기중 선생 등 지도부가 서대문감옥·대구형무소 등에서 처형당한 지 100년이 되는 올해 광복절에 나라를 되찾기 위해 목숨을 바친 대한광복단 소속 300여 순국선열들의 위패를 모시고 추모제를 계획하고 있다." ▶대한광복단이 광복회·의열단·한인애국단·광복군 등의 수많은 무장 항일 투쟁 단체 중 최초라고 하는데."대한광복단은 1913년 정월, 경북 풍기에서 결성된 자칭 '비밀결사 혁명기관'이다. 초대 단장인 소몽 채기중 선생을 중심으로 구한말 의병 장군들을 포함해서 8도의 동지들이 모여 만든 국내 최초의 무장 독립운동단체다. 대한광복단은 투쟁상황에 따라 1915년 광복회, 1916년 다시 대한광복단, 1918년 지도부가 체포된 뒤에는 남은 단원들에 의해 광복단결사대·암살단 등으로 이름을 바꿔가며 약 10년간 국내에 존재했다. 이후 남은 단원들은 만주나 상하이 등지로 옮겨갔다. 이들은 의열단, 만주에서의 일본군과의 전투, 광복군 창설 등에 큰 영향을 미쳤다."▶대한광복단의 창설과 역사적 의미는."1913년 대한광복단의 창설은 초대 단장인 채기중과 동지들의 1년여 집중적인 조직사업의 결과였다. 이로써 민국을 지향하며 무장투쟁을 통한 항일과 독립전쟁을 준비·이행하는 혁명기관이 처음으로 광복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국내에 탄생한 것이다. 대한광복단은 처음부터 전국적이고 국제적인 조직이었으며, 독립전쟁의 서막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국내의 강점세력에 대해 정면투쟁을 선포하며, 거의 10년간 그 세력을 유지했다는 의미에서도 대한광복단은 독립전쟁사에서 뚜렷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대한광복단 초기 결성 과정은."채기중은 수년간 치밀하게 준비해 갔다. 만주를 여러 번 드나들던 그가 1912년 봄에 서간도에서 조성호에게 거액 500원을 건넸다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이미 그 이전부터 동지규합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적극적인 조직사업은 1912년 봄 이후다. 의병장 출신 지사들, 젊은 용사들, 풍기 주변의 지인들이 참여했다. 채기중은 모험용사대의 양성에 특히 큰 노력을 기울여 80여 명의 인원이 확보됐다. 이는 양한위 선생의 '양벽도공제안실기'라는 책에 기록돼 있다."▶당시 재정기반과 동지규합은 어떻게."채기중·김원식·정성산 세 사람이 자신의 재산을 내놓았고, 팔도에서 모인 유창순·장두환·유장렬·김병렬·한훈·정운기·정진화·강순필·김상옥·정만교 등이 창립 단원으로 참여했다. 양제안·양한기·양한위 삼부자와 예산의 김한종 등은 이름을 알리지 않은 채로 협조했고, 충청·전라·평안도의 지사들이 지속해서 영입됐다. 1914년에는 밀양의 황상규·김대지 등이 합류했고 단원 수가 200여 명에 달했다고 한다. 풍기학교훈도인 박제선, 춘양교원 류명식·박계양·정의극·이교덕·권영목 등을 통해 재산이 있는 이들을 망라해 영주 읍내에 '대동상점'을 차렸고 이를 통해 모은 자금 수만원으로 만주를 통해 무기를 사들였다."▶대한광복단이 1915년 광복회로, 1916년 다시 대한광복단으로 개칭됐다는데."대한광복단 단장이던 채기중과 박상진의 1915년 만남은 조직의 새로운 전기를 이뤘다. 양제안의 조언으로 박상진은 이복우와 함께 풍기의 채기중을 방문했고, 이들의 의기투합으로 대한광복단은 군대식으로 재편성되며 1915년 음력 7월 15일 대구 달성공원에서 광복회로 거듭난다. 박상진을 총사령, 이석대를 부사령으로 하고 각 지역의 지부가 결성됐다. 지부장은 경기 김선호·황해 이관구·강원 김동호·평안 조현균·함경 최봉주·경상 채기중·충청 김한종·전라 이병찬 등이 맡았다. 12월에는 만주 본부 성격을 갖는 '길림광복회'가 설립됐다. 이석대가 전사한 뒤에는 김좌진이 부사령을 맡았다. 채기중과 박상진은 수시로 연락하며 모험용사대와 연결했다. 하지만 박상진 등 대구 조직원들이 6개월의 옥고를 치르며 조직의 정체기가 오자 채기중·한훈·노백린·김좌진 등이 조직을 재정비해 다시 대한광복단으로 개칭하게 된 것이다. 이는 해방 후 몇 안 되는 생존 창립단원 중 한 분인 한훈 선생이 기록하고 있다. 이 시기 단원들에 의해서도, 일본 경찰의 기록에도 광복단과 광복회라는 명칭이 혼용돼 쓰였다."▶대표적 무장 항일 투쟁 활동은."이들의 목표는 무기 구입과 훈련으로 독립전사를 양성하여 무력이 완비되는 대로 일인섬멸전을 단행하는 것이었다. 자금 확보를 위해서는 주로 일본인이 불법징수하는 세금을 압수하거나, 부호에게 의연금을 요청하고 거절 시 탈취하는 활동을 하였다. 이들의 활동을 보면 △제천 근북면사무소 습격(강순필) △충남 직산 금광잠입, 군자금모집 시도(김대지) △영주 대동상회 개설(박제선·권영목) △경주 광명리 세금마차 습격(우재룡·권영만) △보성과 벌교의 양재학, 서도현 처단 및 보성 헌병대 습격(한훈·김상옥·유장렬) △조선총독 데라우치 암살 시도(이관구·성낙규·조선환) △평북 영변에서 동양금광회사 수송마차 습격 (이석대·조맹선) △칠곡 친일부호 장승원 처단(채기중·유창순·강순필·임세규) △아산 도고 친일 면장 박용하 처단(김한종·김경태) △암살단 조직, 조선총독 사이토마코토 암살 등 시도(한훈·김상옥) △종로경찰서 폭탄 투척(김상옥) 등 1913년에서 1923년까지 약 10년간 활발한 무장 투쟁활동을 진행했다."▶올해가 대한광복단 초대 단장인 채기중 선생의 순국 100주년이라는데."채기중 선생은 1873년 경북도 함창 소암1리에서 태어났다. 1906년 그가 34세가 되든 해, 봄에 그는 가족을 데리고 풍기면 서부리 한림동으로 이사를 했다. 선생은 1907년 8월의 풍기·순흥전투를 경험했고, 또 11월에는 민긍호 부대의 치열한 죽령전투도 경험했다. 꼼꼼하고 치밀한 성격의 선생이 1913년에 비밀결사 혁명기관인 대한광복단을 조직해 단장을 맡은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양한위의 기록을 보면 '풍기에 혁명기관을 설치하고 의병잔당과 모험용사를 불러 대사를 도모하는 의기충천한 문사'라고 했다. 선생은 1918년 7월14일에 전라도 목포에서 군자금 모집 활동을 하다 체포됐다. 이후 1919년 2월28일에 공주지방법원에서 사형 판결을 받았고, 1920년 3월1일 고등법원에서 상고가 기각되며 사형이 확정됐다. 1921년 음력 7월8일에 선생은 동지 강순필·임세규 등과 함께 서대문감옥에서 형장의 이슬이 됐다. 올해가 선생의 순국 100주년으로 특히 선생이 숨을 거둔 음력 7월8일이 오는 8월15일 광복절이다."▶대한광복단 10년사와 대한광복단 소속 단원들의 업적 기록 계획은."당시 비밀결사 조직으로 활동했기 때문에 단원들에 대한 자세한 기록은 많이 남아 있지 않다. 1917~1918년 많은 단원이 투옥되면서 일본 경찰과 검찰에 의해 남겨진 자료가 거의 유일할 정도다. 경찰에 쫓기던 단원들과 가족들은 보유하고 있던 자료를 아궁이에 넣고 태우기에 급급했다고 한다. 그런데도 자료는 지금도 꾸준히 조금씩 발견되고 있다. 발굴된 자료를 해석하는 것도 큰일이다. 현재까지 기념사업회는 세 차례의 학술회의를 통해 대한광복단의 역사에 대한 가치 진작에 힘써 왔다. 그러나 대한광복단 활동의 전모를 알 수 있는 작업은 이뤄지지 않았다. 올 하반기부터는 '대한광복단-광복회-광복단결사대-암살단-의열단'에 이르기까지 대일독립전쟁의 서막인 '대한광복단 10년사'를 찾아내고 정리하는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계획이다." 글·시진=손병현기자 why@yeongnam.com정윤선 대한광복단기념사업회 회장은 "올해는 대한광복단 초대 단장 소몽 채기중 선생의 순국 100주년이다. 제대로 빛을 보지 못한 수많은 독립운동가와 대한광복단의 역사성을 재조명하겠다"고 말했다.
2021.06.23
[토크 人사이드] 취임 1주년 맞은 구윤철 국무조정실장 "안동, 글로벌 백신 허브로 도약 기대…정부 차원 적극 지원할 것"
문재인 정부 내 대표적인 지역 출신 인사인 구윤철 국무조정실장이 취임 1주년을 맞았다. 구 실장은 △대구~광주 달빛내륙철도의 국가철도망 계획 신규 반영 △안동 SK바이오사이언스의 백신 생산 거점화 △대구경북통합신공항 지원방안 △낙동강 취수원 사업 국비 우선지원 △성주 사드 관련 지원사업 △일본 원전 오염수 방출에 따른 동해안 어민 피해 보호 대책 등 다양한 지역 현안에 대한 정부 차원의 노력을 약속했다. 또 수도권 집중 현상을 막기 위한 새로운 초광역 단위 균형 발전 정부 전략을 오는 10월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상반기 '1천300만명+α'의 국민 접종 계획과 3분기 8천만회분, 4분기 9천만회분의 백신 도입 계획도 구체적으로 밝혔다. 구 실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 있는 자신의 사무실에서 가진 영남일보와의 단독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며 지역 현안에 관한 높은 관심과 애정을 보여줬다. ▶취임 1주년을 맞은 소감은."각종 현안에 대해 선제적이고 신속하게 대응하여 많은 성과가 있었다. △대구 군공항 이전 △김해 신공항 검증 △낙태죄 대응 △스토킹 방지법 조정 △가습기 살균제 대응 △포항지진피해 지원 △주한미군기지 조기 반환 등의 갈등 사안을 신속하게 해결했고 △코로나19 대응 △백신 확보 △가상 자산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투자자-국가 간 분쟁(ISD) △화재 안전대책 △광주 군공항 이전 등 현안 과제도 잘 관리했다. 신산업분야 규제 혁파를 위해 '규제혁신 4차로 회의'를 주관하며 신산업분야 규제를 다수 개선했다."▶SK바이오사이언스가 위치한 안동이 아시아 백신 허브로 떠오를 것이란 기대가 나오고 있다. "안동에 있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아스트라제네카 및 노바백스 백신을 위탁생산하여 전 세계에 공급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함으로써 안동이 국제 백신 생산 허브로서의 기대감이 있는 점을 뜻깊게 생각한다. 실제로도 아스트라제네카 단순 위탁생산을 위해 정부와 한국 아스트라제네카 간 백신 2천만회분 도입계약이 체결됐고, 노바백스와의 기술도입 계약을 통한 백신 생산을 위해서도 정부와 SK 바이오사이언스 간 백신 4천만회분 도입 계약이 체결된 상태다. 경북도가 안동을 미래 백신 클러스터로 육성하고 전폭적으로 지원한 덕분에 SK바이오사이언스의 대규모 백신 생산 시설 투자가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정부도 안동이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인 백신 생산 거점으로 확대될 수 있도록 백신 연구, 임상 실험, 인력 양성 등 백신 생태계 조성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이미 안동 동물세포실증지원센터 구축, 안동 백신 상용화 기술지원센터 구축 등을 지원하고 있다."초광역 균형발전 방안 10월까지 마련달빛내륙鐵 건설 경제성 등 고려해야성주 사드 관련 상생협의체 만들 것日 오염수 배출 저지 국제공조 강화30여년 축적한 중앙정부 공직 노하우대구경북 위해 어떻게 쓸지 고민 중▶수도권 집중 현상을 막고 새로운 초광역 단위 균형 발전을 위한 범정부 태스크포스(TF)가 최근 출범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어떤 계획을 하고 있는가."△특별지방자치단체 도입 가능 지역 검토 △특별지방자치단체에 맞춤형 이관사무 발굴 △초광역 협력 추진전략 수립 △초광역 협력사업과 지역 균형 뉴딜 연계 등 논의를 통해 범정부 지원 방안을 10월까지 마련할 예정이다. 대구시·경북도가 메가시티 구축을 위한 구상을 사전에 잘 준비해서 추진함으로써 지역의 발전은 물론 국가의 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최근 대구·경북·광주 등 6개 지자체장이 달빛내륙철도를 국가철도망 계획에 신규 반영해달라는 호소문을 발표한 바 있다. 정부 입장은 어떤가?"대구·광주선(광주~대구)에 관한 4차 국가철도망 계획에 대해 지역에서 의견들이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다만 철도 건설은 경제성과 정책효과, 지역 균형 발전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뤄져야 한다. 향후 국토부가 관계부처 및 지자체 등 관계기관 의견수렴 및 협의 등을 거쳐 합리적인 방안을 도출하도록 적극 협의하겠다."▶대구경북통합신공항 지원 사업을 위한 관련 지자체들과 국방부 간 지원사업협의회가 최근 활동을 시작했다. 이와 별도로 대구시 등은 대구경북통합신공항 특별법 통과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대구경북통합신공항 특별법안은 현재 국회에서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또한 국토부·국방부와 지자체 등 관계기관이 대구경북통합신공항 지원방안 논의를 위해 협의체를 구성·운영 중인 것으로 알고 있으며, 대구경북통합신공항이 국가균형발전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살펴보겠다."▶낙동강 취수원 이전·사드 배치 성주 지원 사업 등도 해묵은 과제다. "낙동강 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9년 국무조정실-환경부-지자체 등과 업무협약을 맺고, 2020년 12월 낙동강 유역 통합물관리 방안을 마련해 지자체와 지역주민과의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국무조정실 등 중앙정부는 취수원 이전에 따른 규제 우려를 해소하고 현안 사업에 국비를 우선 지원하는 등 지역사회가 공감할 수 있는 대안 도출을 위해 힘쓰겠다. 지역에서도 대구·구미·부울경은 낙동강을 따라 이어지는 공동 생활권이라는 점을 감안해 상생의 관점에서 열린 마음으로 협의에 적극 임해 주기를 당부드린다. 성주 사드와 관련해서는 지역주민들과 함께 '민관군 상생협의체' 구성을 통해 상호 윈윈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해 나갈 예정이다. 성주에서도 적극적으로 적합한 지원사업을 연구해서 제안해 주면 '민관군상생협의체'에서 논의되도록 하겠다."▶일본 원전 오염수 방출로 포항·울릉 등 국내 어업의 막대한 피해가 예상된다.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출 결정은 최인접국인 우리나라와 협의 없이 이루어진 일방적 의사결정으로 결코 용납될 수 없는 조치다. 이에 정부는 오염수 해양방출에 반대하는 관련국들과 국제공조를 강화하고 있으며, 국제원자력기구(IAEA) 검증 절차에 우리 전문가가 참여하여 오염수 처분 전(全) 단계에 걸쳐 검증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아울러 국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수산물 안전관리와 우리 해역의 방사능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 또한 국제사법재판소 제소도 검토하고 있다. 국민 건강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국가가 취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해 나갈 예정이다."▶당·정·청이 부동산 민심 수습을 위해 정책 재점검에 나섰다. 향후 정부 부동산 정책의 변화 방향은."앞으로 3기 신도시, 2·4대책 등을 꾸준히 추진하여 수도권·지방 등 국민이 원하는 곳에 양질의 주택 공급을 확대하고, 다주택자·투기 세력에 대해서는 세 부담을 강화하되 무주택자, 신혼부부 등 실수요자에 대해서는 세제·금융 지원 등 부담을 경감하는 정책을 통해 주택 구매를 적극 지원해 나갈 것이다. 언론 등에서 제기하고 있는 종부세 완화 등에 대해서는 정책 일관성과 시장에 잘못된 시그널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수정·보완해 나갈 계획이다."▶대구경북 시·도민들에게 한 말씀을. "대구경북이 가지고 있는 자산과 장점을 살려서 세계 1등을 할 수 있는 것을 지속 발굴하고 육성할 때 글로벌 시대의 대구·경북의 미래는 더욱 밝아질 것이다. 실리와 실용을 바탕으로 타 지역과 협력하고 소통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30년 넘게 중앙정부에서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세계 속의 대구·경북'을 만드는데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하고 있다. 항상 성원해 주시는 대구·경북 시민들께 감사드린다." 글·사진=구경모기자 chosim34@yeongnam.com▨ 구윤철 국무조정실장= △대구 영신고 △서울대 경제학과·동대학원 행정학과 석사 △미국 위스콘신대 공공정책학 석사 △중앙대 경영학 박사 △재정경제원 건설교통예산담당관실 △기획예산처 재정정책과 서기관 △대통령 인사관리비서관실 행정관 △대통령 인사제도 비서관 △대통령 국정상황실장 겸임 △기획재정부 성과관리심의관·재정성과심의관·사회예산심의관·예산총괄심의관 △기획재정부 예산실장 △기획재정부 2차관구윤철 국무조정실장이 지난 8일 자신의 취임 1주년을 맞아 영남일보와 단독 인터뷰를 갖고 있다.
2021.05.12
[토크 人사이드] '코로나 백신 접종 선봉장' 대구시의사회 정홍수 신임 회장
대구에 코로나19가 휘몰아친 지난해 2월. 대구시민을 지키기 위해 의병처럼 일어난 게 대구지역 의사들이다. 올해 2월엔 코로나19로부터 일상을 회복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인 백신 접종의 맨 앞에 섰다. 대구 의사들이 모인 단체가 '대구시의사회'다. 지난 1일 대구시의사회 제14대 신임 회장이 취임했다. 정홍수 회장이다. 임기는 3년. 전임 이성구 회장이 코로나19를 막아내는데 앞장섰다면, 정 회장은 코로나19를 쫓아내는 백신 접종에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다. 대구시의사회는 화이자백신 접종에 앞서 지난 3월말 의사 134명으로 백신접종지원단을 구성했다. 2월부터 시작한 아스트라제네카(AZ)와 달리 화이자는 많은 의사가 필요하기 때문에 의사 부족으로 접종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화이자 예방접종센터에는 예비진료를 위해 의사 4명 등 수십 명의 의료진이 필요하다. 정 회장은 "지난해에는 코로나19 검사와 확진자 치료를 위해 나섰다면, 지금은 백신접종을 위해 의사들이 스스로 나서고 있는 것"이라며 "자신의 현업을 뒤로하고 주말에도 나서는 동료 의사들에게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접종 지연땐 유럽보다 더 악화최소 올해는 마스크 써야할 듯재난적 의료상황 다시 올 수도감염병 상설대응반 구성할 것지역 병의원 매출급감 직격탄1차 대유행 겪어 더욱 힘겨워정부가 健保 비급여 제재하면국민들 의료 선택권만 좁아져▶현재 대구의 코로나19 상황은."지난해 2월 대구는 코로나19라는 전혀 알지 못했던 적으로부터 기습을 당했다. 당시 많게는 하루에 700명이 넘는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했다. 현재의 상황은 많이 나아졌지만, 아직도 하루에 20명 미만의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대규모 집단 감염의 위험성이 남아있는 셈이다. 코로나를 종식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인데 안타깝게도 대구·경북 지역은 백신 접종률이 전국 최하위권이다. 코로나 백신 접종률을 높이는 것이 현 시점에서는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된다."▶지난 1년을 돌아보면서 가장 힘들고 위험했던 순간은 언제인가. "작년 2월 처음 코로나19의 지역감염이 시작될 때였던 것 같다. 신천지발 코로나19 대구지역 첫 번째 환자가 나오고, 대구시의사회는 당일 저녁 상임이사회에서 대책을 논의했다. 첫 번째 확진자와 같은 교회에 다니는 여러 명이 유사한 증상을 보인다는 소식에 대구시의사회 민복기 본부장은 시청으로 달려 갔고, 지역 내 대학병원 교수와 시청 공무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밤새도록 대책 회의를 했다. 다음날인 19일 하루에만 코로나19로 대학병원 응급실 4곳이 폐쇄됐고, 앞으로도 대규모의 집단감염자가 발생할 것으로 판단, 병상 확보가 시급했다. 대구시의사회와 비상대응자문단은 국군대구병원에 병상을 요청, 음압병상 303개를 만들었지만 여전히 병상 부족이 예상됐다. 계명대 대구동산병원 전체를 감염병 전담 병원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대구시와 보건복지부 장관 등에 도움을 요청해 병상을 확보할 수 있었다."▶당시 사태를 극복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이었나. "대구시청 공무원들과 보건소 공무원, 그리고 대구와 전국의 의사들이 코로나 사태를 안정시키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을 아끼지 않았지만 대구 시민 역시 가장 큰 원동력이었다. 스스로 타 지역으로 이동하지 않는 자발적 봉쇄와 마스크 양보 운동, 경기 악화로 비상이 걸린 자영업자 살리기 운동에 참여했다. 민관의 협력이 코로나19 극복의 가장 큰 힘이었던 것 같다."▶정부가 밝힌 백신 수급과 접종이 현장에서 잘 진행되고 있나. "코로나 백신 수급과 접종이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보기는 힘들 것 같다. 우리나라가 가장 많이 수급 계약이 되어 있는 AZ 백신은 안전성 문제로 여러 나라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상황이고, 다음 달부터 들어올 것으로 예상되었던 모더나 백신도 미국에 우선적으로 공급하겠다는 방침에 따라 물량 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또 올해 안에 600만명분의 백신을 공급받기로 한 얀센 백신도 안전성 문제가 제기되면서 수급에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 초기에 너무 AZ 백신에 의존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고, 좀 더 다양한 백신을 충분히 여유있게 확보하는데 실패했던 것이 이런 상황을 만든 것 같다."▶접종이 늦어질 경우 현재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는 유럽보다 상황이 나빠질 수 있나. "백신 접종이 늦어질 경우 다른 국가들보다 상황이 나빠질 수 있다. 현재 코로나19를 종식시킬 유일한 방안이 백신이지 않나. 치료제가 개발이 되면 좋겠지만, 아직까지는 연구단계로 언제 개발이 완료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백신 접종률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언제쯤 마스크를 벗을 수 있나. "현재 상황에서 마스크를 언제 벗을 수 있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최소한 올해는 불편하지만 계속 마스크를 사용해야 할 것 같다." ▶코로나19로 직업적 측면에서 의료계 고통도 클 것 같다. "대부분의 국민이 힘들 것이라 생각한다. 의사들은 경영적으로 코로나19의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다. 확진자가 다녀가면 상황에 따라 일정 기간 병의원은 문을 닫아야 되는 경우가 많다. 또 내과, 이비인후과, 소아과 같이 감기 환자를 많이 보는 의원들은 아직도 코로나 이전에 비해 매출이 50~70%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특히 대구지역 병의원은 작년에 코로나 직격탄을 맞아서 다른 지역보다 더욱 힘든 상황이다."▶정부의 의료정책을 평가한다면. "지난해 코로나 상황이 종식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부는 의료계와 상의도 없이 의대 정원 확대 정책을 밀어붙였다. 의료계는 단기간의 파업으로 맞섰다. 특히 공정성에 민감한 2030세대인 전공의와 의대생들은 파업과 수업 거부를 지속했다. 정부와 의료계의 대립으로 의료계뿐만 아니라 의료소비자인 시민들도 피해를 입었다. 비급여 공개의 경우 일선 의료 현장에서 혼선이 많다. 정부가 시행하는 비급여 공개 대상 확대의 목적이 환자들의 비급여에 대한 알권리 증진의 목적보다는 비급여 관리와 제재의 목적이 강하다고 여겨진다. 비급여 항목은 환자의 진료 선택권을 넓혀준다. 환자의 경제적 능력이나 좀 더 나은 진료에 대한 욕구에 따라 환자가 바라는 의료의 정도는 차이가 크다. 현재 환자들이 병원에 오게 되면 경제적인 것을 가장 우선시하는 분들은 보험 위주의 진료를 하면 되고, 비용은 들더라고 검사를 통해 더 많은 것을 알기를 원하는 분들은 상황에 맞게 비보험을 추가하면 된다. 하지만 비급여를 국가에서 제재를 하게 되면 결국에는 국민의 의료 선택권이 좁아지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대구시의사회를 어떻게 꾸려 나갈 생각인가. "먼저 대구시의사회 회원들과의 소통을 확대할 계획이다. 의사회와 의사, 의사와 의사 간 소통 강화를 통해 회원들이 '나 혼자가 아니다'라는 것을 느끼게 할 것이다. 보건당국의 실사나 조사가 나오면 회원들이 당황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의사회 임원, 공무원 출신 인사, 전문 변호사 등으로 회원고충처리반(가칭)을 만들어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또 코로나19와 같은 재난적 의료 상황이 또 올 수 있기 때문에 예비군 형태의 감염병 상설대응반을 구성, 새로운 감염병이 와도 당황하지 않고 체계적으로 대처해 나갈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다. 시민들이 제대로 된 의료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유튜브 채널도 만들어 알릴 계획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대구시의사회를 바라보는 시민의 눈도 달라졌고 요구사항도 많아졌다. 코로나19는 물론 앞으로 다가올 감염병도 함께 이겨낼 수 있도록 대구지역 의사들이 선도적으로 역할을 해나가겠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지난 16일 대구시 북구 대구시의사회에서 정홍수 회장이 앞으로 임기 동안의 포부를 밝히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2021.04.21
의료대란으로 번진 의대 증원
[의대 증원 집행정지 각하·기각] 정부, 대학 "2025학년도부터 의대 증원 속도"
"20일까지 전공의 복귀해야"…전문의 취득 늦어질 가능성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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