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가본 경북지역 사투 현장] 봉화 푸른요양원…대대적 역학조사에도 감염 경로 못 밝혀내

  • 황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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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2-18 07:57  |  수정 2021-02-18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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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 봉화 푸른요양원에서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해 확진자를 감염병전담병원으로 이송하고 있다. 〈봉화군 제공〉
일주일도 안돼 8명 사망 악몽
민관 '청정지역 복귀' 노력 중


조용한 산골 봉화에 악몽이 시작된 지난해 3월4일. 푸른요양원(봉화군 춘양면) 입소자 2명이 확진판정을 받은 데 이어 이튿날에는 36명이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았다. 이어 봉화 해성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요양원 입소자도 확진판정을 받고 병원 전체가 코호트(동일 집단) 격리에 들어갔다. 봉화 지역사회는 순식간에 긴장감에 휩싸였다.

코로나19에 대한 아무런 접점이 없었던 당시 봉화군 방역당국은 부랴부랴 음성 입원자 이송 등에 나섰다. 개소도 되지 않은 인근 연수시설로 종사자·입원환자를 이송하고 매일 봉화군청 공무원들이 직접 식사를 배달했다. 하지만 이 같은 조치에도 요양원 입소자·종사자 등 68명이 확진됐다. 일주일도 안되는 짧은 순간이었다. 사망자도 8명에 달했다. 방역당국은 감염경로 차단을 위해 대대적 역학조사도 벌였지만, 이곳 역시 신천지 신도 방문과 같은 무성한 소문만 남겼을 뿐 제대로 된 감염경로는 밝혀지지 않았다.

1년 전 환자 이송과 미확진자 분류 등에 나섰던 봉화군 한 공무원은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하다. 새벽 3시까지 소방본부와의 협조를 통해 확진자 분류와 이송 작업을 진행했다"고 회상했다.

현재 푸른요양원은 명칭을 바꾸고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요양원 관계자는 "입소자는 다소 줄었다. 철저한 방역관리 속에서 38명이 현재 생활 중"이라고 전했다.

봉화는 1차 대유행 당시 피해가 가장 극심했던 경산·청도와 함께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됐다. 이후 지난해 4월4일을 끝으로 봉화는 10개월 넘게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는 등 다시 '청정 지역'으로 돌아가기 위해 민관이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주민 사이에서 자발적인 거리두기 준수와 모임 자제 등의 분위기가 형성된 건 고무적이다.

황준오기자 joon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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