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시민정신-영웅-드라이브 스루...키워드로 살펴본 '코로나 대구 1년'

  • 노진실,권혁준,박준상,정우태,정지윤
  • |
  • 입력 2021-02-17 16:26  |  수정 2021-02-18 08:44  |  발행일 2021-02-18 제2면
드라이브스루수정.jpg
대구 수성구 대구스타디움 주차장에 설치된 드라이브 스루 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진단검사를 받고 있다. (영남일보 DB)
정확히 1년전 오늘이다. 지난해 2월18일 코로나19 대구 첫번째(국내 31번) 확진자가 나왔다. 정체불명의 바이러스는 대구의 일상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공포영화 같은 현실이 대구를 덮쳤다. 모든 게 멈춰섰고, 거리는 텅 비었다. 언제 끝날지 알 수 없었던 '대구의 악몽'. 헌신적인 영웅들의 등장과 위대한 시민정신으로 대구는 조금씩 평온을 되찾았다. 아직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았지만, 대구의 방역은 전세계의 모범이 됐다. 7가지 키워드를 통해 대구의 코로나19 1년을 정리했다.

◆마스크
'마스크'는 대구의 '코로나19 확산 1년'을 설명하는데 있어 빼놓을 수 없는 단어다. 코로나 사태 이전 '마스크'는 사람들에게 필수가 아닌 선택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2월18일 대구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시민들에게 마스크는 나와 내 가족을 코로나 바이러스로부터 지키기 위한 필수적인 물건이 됐다. 이 때문에 코로나19 사태 초반 대구를 비롯해 전국에서는 시중에서 마스크를 구입하기 힘든 '마스크 대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신천지 교인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급속 확산하던 당시엔 대구시민들이 마스크 몇장을 구입하기 위해 새벽부터 판매처 앞에서 긴 줄을 서야 하는 서글픈 일도 있었다. 특히 마스크의 중요성을 경험을 통해 인지한 대구는 지난해 5월 전국 지자체 중 최초로 대중교통 탑승객에 대해 마스크 착용 의무화 정책을 시행했다.

2021021801050006899.jpg
◆시민정신
대구에 갑작스럽게 찾아온 재난 상황은 그간 크게 의식하지 못했던 성숙한 '시민정신'을 새삼 느끼게 된 계기가 됐다.
하루에도 수십~수백 명씩 확진자가 나오고, 안타까운 사망 소식이 줄을 잇는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대구시민들은 침착함을 잃지 않았다.
한때 정치권 일각에서 '대구 봉쇄'를 거론하기도 했지만, 시민들은 마트에서 생필품 사재기를 하거나 불안감에 대구를 벗어나지도 않았다. 당시 정말 귀했던 마스크를 사기 위해 새벽부터 몇 시간씩 줄을 서면서도 시민들은 질서를 잃지 않았다. 시민들은 확산세가 안정화될 때까지 타지역에 사는 가족·친지와의 왕래도 자제하며, 자발적인 '거리두기'를 선택했다. 대구의 어르신들은 타지의 자녀들이 한동안 대구에 오지 못하도록 했다. 코로나 확산이 대구 밖을 벗어나지 않게 하기 위함이었다.

◆언택트
코로나19 사태 이후 우리 삶에 급속히 등장한 키워드가 바로 '언택트(Untact)'다.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비대면·비접촉 생활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언택트'는 일상을 이어가기 위한 대체재가 됐다. '언택트'는 특히 교육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했다. 지난해 학생들의 개학 연기가 이어졌고, 그로 인한 공백을 메우기 위해 '언택트 교육'이 곳곳에서 도입됐다. 학생들이 컴퓨터 모니터를 통해 수업을 듣게 된 것이다. '언택트'는 비단 교육 뿐만 아니라 문화예술 등의 분야에서도 '비대면 공연'이란 개념으로 익숙하기 쓰이기 시작했다.

◆집합 금지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집합 금지'라는 다소 생소한 용어도 등장했다. 사람들이 모이거나 접촉하면 코로나 집단감염이 발생할 우려가 큰 탓에 방역당국과 지자체가 한 자리에 모일 수 있는 인원수를 정해놓고 그 이상은 '집합 금지'토록 조치했다. 대표적으로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방역수칙이 있다. 사적 모임에 인원수 제한을 두는 것은 대구를 비롯해 전국적으로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지난 설 연휴기간 동안에도 코로나19 재확산을 막기 위해 5인 이상 한 곳에 모이는 것을 금지했다. 한동안 모임의 인원 수 제한 뿐만 아니라 식당, 카페 등의 영업시간에 제약을 두기도 했다.

◆드라이브스루
코로나19 사태 전에는 카페나 패스트푸드점 정도에서 이용되던 '드라이브스루'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많은 분야에 새롭게 적용되기 시작했다.
코로나19 검사 과정에서 감염 위험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난해 대구에서는 '드라이브스루' 코로나 검사 방식이 도입됐다. 차에서 내리지 않고 검사를 받는 것으로, 지금은 대구를 비롯해 전국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칠곡경북대병원에서 시작한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 운영'을 통해 붕괴 직전까지 갔던 대구의 의료체계가 다소 안정화될 수 있었다.
이 밖에도 도서 대출이나 생선회 구매, 관광 등 많은 분야에서 드라이브스루 방식을 접목했다.

◆연대
코로나19 상황 속 특히 주목받은 키워드로 '연대'가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성금 기부' '마스크 나눔' '병상 연대' 등은 코로나19 사태라는 길고 긴 어둠의 터널에 희망의 빛을 밝혔다.
우선 지난해 사태 초반 큰 어려움에 처한 대구를 향해 전국 각지에서 위로의 메시지를 담은 성금이 전해졌다. '마스크 대란'으로 마스크가 부족할 때는 주부 등이 나서 재봉틀로 천마스크를 만들어 어려운 이웃 등에게 전달했다. 그중 대구가 잊을 수 없는 연대가 바로 '병상 연대'다. 사태 초반 대구에 겉잡을 수 없이 코로나19 확진자가 늘면서 병상 부족 현상이 발생했다. 그 막막한 상황에서 광주가 나서서 대구의 확진자를 광주에서 치료받을 수 있도록 했고, 당시의 병상 연대는 대구시민에게 잊을 수 없는 감동으로 남아있다. '연대'는 현재진행형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모두 경제적으로 힘든 상황이지만, 대구 곳곳에서는 시민들의 익명 기부 등이 이어지고 있다.

◆영웅
코로나19 사태는 우리가 평소 갖고 있던 '영웅'에 대한 이미지를 새롭게 바꿔놨다. 코로나 사태 이후 '영웅'의 정의는 새롭게 쓰일 것이다. 각자 맡은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이들, 투철한 직업 정신을 가진 이들, 조용히 신종 바이러스와 싸운 이들, 그들 모두가 코로나 시대의 영웅이었다. 지난해 대구에서 코로나19가 집단 확산했을 당시 대구의 의사와 간호사는 물론 전국에서 지원 온 의료진들은 감염의 위험을 무릅쓰고 헌신적으로 진료에 나섰다. 또 구급대원들도 확진자 이송 등을 위해 큰 고생을 했다. 이외에도 자원봉사자 등 수많은 '숨은 영웅'들이 대구의 코로나19 급속 확산을 막고, 도시가 안정을 찾는데 기여했다.
권혁준기자 hyeokjun@yeongnam.com
박준상기자 junsang@yeongnam.com
정우태기자 wtae@yeongnam.com
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


기자 이미지

노진실 기자

기사 전체보기
기자 이미지

권혁준 기자

기사 전체보기
기자 이미지

박준상 기자

디지털뉴스부 박준상입니다.
기사 전체보기
기자 이미지

정우태 기자

기사 전체보기
기자 이미지

정지윤 기자

영남일보 정지윤 기자입니다.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