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년, 끝나지 않은 전쟁] 대구파티마병원 박학렬 과장 "국내 첫 확진 산모 제왕절개 감염없이 성공"

  • 노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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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2-18 07:39  |  수정 2021-02-18 07:55  |  발행일 2021-02-18 제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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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6일 대구 파티마병원 3층 분만 수술실. 의사를 포함해 3명 내외 의료진이 참여하는 제왕절개 수술을 앞두고 산부인과·마취과·소아과·호흡기내과·감염내과 전문의 등 8명의 의료진이 모였다. 이들은 모두 레벨D 등급의 보호장구를 착용했다. 출산을 준비 중인 20대 임신부가 국내 첫 코로나19에 확진된 산모였기 때문이다.

산모는 3.13㎏의 건강한 여자 아이를 낳았다. 하지만 아이는 엄마의 따뜻한 품에 안기지도 못한 채 곧바로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 했다. 다행히 음성판정을 받았고, 수술 6일 만에 아기와 엄마는 퇴원했다. 엄마가 확진 상태라 2주간 떨어져 있었지만 이들은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만났다.

"그 힘든 상황에서도 새 생명이 건강하게 태어났습니다."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 임신부 분만 수술을 한 대구파티마병원 산부인과 박학렬(53) 과장의 회상이다.

대구파티마병원은 지난해 2월18일 대구지역 코로나19 첫 확진자 발생 이후 4월 말까지 코로나19 산모 전담 병동을 운영했고, 그 중심에 박 과장이 있었다.

박 과장은 "당시는 코로나19 유행 초기라 정확한 정보가 없었고,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임신부 출산도 처음이라 의료진의 두려움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방역만 잘하면 문제 없을 것이라고 서로 격려하면서 수술실에 들어갔다"면서 "레벨D 방호복에다 장갑까지 세 겹 착용해 움직임이 둔해졌지만 모든 의료진이 혼신의 힘을 다했고, 마침내 안전하게 새 생명이 태어났다. 아이는 물론 의료진 감염도 없었다"고 돌아봤다.

박 과장은 "첫 코로나19 임신부 분만 때 두렵고 힘들었지만 결국 이겨내고 새로운 생명이 건강하게 태어났다"면서 "우리의 삶도 그렇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코로나19가 세상을 다 집어삼킨 것 같아도 어딘가에서 희망이 피어나고 있다. 아직 우리가 모를 뿐"이라고 했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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