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씨는 "코로나 이전에도 취업난은 사회적 문제였다. 다만 코로나 이전에는 취업을 하지 못할까 불안했다면, 코로나19가 번지면서 취업에 대해 체념하게 됐다"고 회상했다. 그는 "취업을 위해 강의를 듣든, 시험을 보든, 면접 준비를 하며 사람을 만나든 해야 하지만 당시엔 모두가 처음 겪는 상황에 매뉴얼이 없으니 다 취소되거나 무기한 연기돼 계획 자체를 세울 수 없는 상황이었다. 당황스러울 뿐이었다"고 했다.
또 하나 박씨를 우울하게 했던 것은 '텅 빈 학교 교정'이었다. 1년 전 2월은 예년과 완전히 달랐다. 특히 졸업식날 학사모를 던지며 활기로 가득했을 교정이 사라졌다. 학위수여식이 취소된 탓이다. 박씨는 "졸업장 받으러 찾은 학교는 적막 그 자체였다. 쓸쓸한 풍경이었다"고 했다.
다행히 박씨는 달서구의 일자리 지원 사업을 통해 지난해 대구의 한 출판사에 취직했다. 박씨는 "코로나19 여파로 아직까지 취업하지 못한 친구들이 많다. 인문계열 졸업생이 취직한다는 것이 원래도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코로나19로 더욱 상황이 어려워져 '공무원 시험 준비 말고는 마땅히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하소연한다"고 씁쓸하게 말했다.
취업에 성공했다고 해서 박씨의 마음이 놓이는 것도 아니다. 그는 "코로나19가 지역 경제에 어떻게 악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다. 취준생인 친구들을 볼 때 곧 '미래의 나'라는 생각도 든다"고 했다.
박씨는 "고작 1년이 지났을 뿐이지만 세상이 너무나 달라졌다. 백신이나 치료제가 잘 개발돼 더 이상 코로나19로 고통받는 사람이 없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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