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없지만 與野 '추석 밥상머리 민심' 선점에 총력
정치권을 바라보는 민심이 싸늘하다. 국민의힘은 끝없는 당 내홍,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검찰 수사 등으로 어지러운 상황이다. 더구나 민심이 교류하는 추석명절의 여론 선점이 분수령이 됐다. 각각 '리스크 관리'에 들어간 이유다. 당분간 선거가 없지만 이번 추석을 기점으로 당내 문제를 최소화하고, 상대 당의 취약점을 부각시키는 위해 부심하고 있다.국민의힘은 추석 연휴 직전인 8일 전국위원회를 열어 '정진석 비대위원장 임명 안건'을 의결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도 이날 물러났다. 당 내홍과 갈등을 잠재울 새 비대위를 출범시키고, 국민의힘이 ‘윤핵관에 지배됐다는 비판’에서 사슬에서 벗어나겠다는 의미다. 이준석 전 대표의 당 윤리위원회 징계를 시작으로 두 달 넘게 이어진 내홍과 리더십 공백을 연휴 직전 확실히 매듭짓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국민의힘은 화합과 새 출발을 추석 밥상머리에서 알리고, 추석 이후 비대위원 인선 작업 완료 및 차기 원내대표 선출 등 새 지도부를 완성해 국정 주도권을 되돌려 놓겠다는 목표다. 오는 14일 예정된 이 전 대표의 비대위 관련 가처분 신청 심문기일만 무사히 넘긴다면, 어쩌면 이 전 대표 지우기 작업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 이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 상승을 뒷받침하는 동시에 ‘윤 대통령 고발 및 김건희 여사 의혹 관련 특검법’을 들고 나온 더불어민주당의 공세에 맞서 강한 집권 여당의 이미지를 국민께 각인시키겠다는 복안이다.
민주당은 검찰의 이재명 대표 기소에 맞서 '총력 방어와 공격전'을 선언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8일 오전 정책조정회의에서 검찰의 기소 가능성에 "실제 그렇게 된다면 역사상 유례없는 정치 기소"라며 "살아있는 권력의 죄는 덮고 야당에 대해서는 없는 죄도 만들어내기 위해 바닥 긁기도 모자라 땅끝까지 팔 기세"라고 맹비난했다. 박범계 의원 등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이날 서울중앙지검을 항의 방문하고 검찰의 기소를 정치보복으로 규정, 야당 탄압 프레임을 부각시키는 전략을 펼쳤다.이와 함께 김건희 여사를 겨냥한 특검 및 국정조사 를 압박하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은 SNS를 통해 김 여사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강조하고, 특검의 불가피성을 설파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민생 실정' 비판도 강도 높게 비판했다.한편 국민의힘은 8일 오후 4시부터 정진석 비대위원장, 성일종 정책위의장, 김석기 사무총장 등 지도부가 서울역에서 추석 귀성인사를 했다. 민주당도 이날 오전 이재명 대표와 박홍근 원내대표, 조정식 사무총장 등 당 지도부가 용산역에 총출동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된 정진석 국회부의장이 8일 오전 국회로 출근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8일 오전 추석 명절을 앞두고 서울 용산구 용산역을 찾아 귀성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