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왜 미국은 이스라엘 편에 서는가…美대통령도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손'의 실체
전 세계 국가 중에서도 미국은 자유의 나라로 꼽힌다. '자유와 평등'이라는 미국의 건국이념은 국가와 언론의 연합을 형성하기도 한다. 하지만 금기를 건드리면 차갑게 돌아서 주요 미디어 대중 담론을 활용해 그들을 '반유대주의자', '나치주의' 등으로 깎아내리거나 고립시킨다. 이 책에 따르면 이러한 현상의 실현 주체는 유대인과 이민자로 구성된 로비 이익집단이다. 과거 미국은 소련(러시아)을 견제하고자 이스라엘을 지원했다. 그러나 냉전이 종식된 현재, 미국의 행동이 합리적인지는 의문이다. 이스라엘은 국가 운영과 생존을 위해 미국에 합리적 외교 정책을 요구하지만, 그것이 비합리적일지라도 미국 유대인, 친이스라엘 집단은 결정권자인 미국 대통령을 의중대로 움직이게 만든다. 로비는 미국과 이스라엘 관계를 확고히 유지하는 것이 목적이며, 미국 유대인과 대통령의 궁극적 목표는 '평화'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인접 국가에 가하는 군사적 행위가 합리적이라는 데 동의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저자는 "전략적 이익도, 도덕적 당위도 미국이 이스라엘에 관대하고 무제한적 지원을 지속하는 이유가 되지 못한다"고 말한다. 몇몇 국제정치학자가 미국과 이스라엘 간 외교 정책 문제점을 경고하지만, 그조차도 다수의 엘리트 계층과 로비의 힘 때문에 무마되고 만다. 로비의 영향력은 중동전쟁에서 더 명확히 확인할 수 있다. 이스라엘은 1948년 건국전쟁(제1차 중동전쟁)을 시작으로 1956년 수에즈전쟁(제2차 중동전쟁), 1967년 6일 전쟁(제3차 중동전쟁), 1973년 욤키푸르 10월 전쟁(제4차 중동전쟁)까지 끊임없는 소모전을 펼쳤다. 욤키푸르 전쟁 이후 2024년까지 이스라엘은 레바논, 하마스와 뿌리 깊은 불신과 적개심으로 반복되는 피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그럴 때마다 미국은 이스라엘에 유리한 조건으로 경제와 군사 물자를 원조했다. 책은 2개 파트로 구성됐다. 총 6장의 '파트Ⅰ'은 이스라엘에 물적·외교적 지원을 이어가는 무비판적 관계가 미국의 국익에 배치된다는 사실을 역설한다. 1장(거대한 수혜자)은 미국이 이스라엘에 제공하는 경제적·군사적 도움과 외교적 지원을 기술하고, 2장(이스라엘은 전략적 자산인가, 부채인가?)에서는 이스라엘이 소중한 전략적 자산이라는 주장에 대해 검토한다. 3장(설득력을 잃어가는 도덕적 근거)에서는 이스라엘과 미국 지지자가 유대 국가에 대한 미국의 지원을 설명하기 위해 흔히 사용하는 도덕적 근거를 살펴본다. 4장(이스라엘 로비란?)에서는 로비를 구성하는 다양한 구성원을 살피고 광범위한 연합이 어떻게 탄생하는지 알아본다. 5장(정책 과정 이끌어가기)과 6장(대중 담론 지배하기)에서는 로비 그룹이 이스라엘의 유익을 도모하기 위해 펼치는 다양한 전략을 기술한다. '파트Ⅱ'는 총 5장으로 구성돼 중동 정책에서 로비의 역할을 추적한다. 7장(로비와 팔레스타인인들)에서는 미국이 팔레스타인의 염원을 묵살하기 위한 이스라엘의 노력에 지원한 것을 이야기한다. 8장(이라크와 중동 변혁의 꿈)에서는 신보수주의자의 로비가 2003년 이라크 침공의 주요인으로 작용했는지 살펴본다. 9장(시리아 겨냥하기)에서는 미국과 아사드 정권의 불편한 관계를 언급한다. 10장(조준선에 든 이란)에서는 미국의 대이란 정책 수립 과정에서 로비의 역할을 추적한다. 11장(로비와 제2차 레바논 전쟁)은 레바논을 주제로 로비가 미국과 이스라엘 국익에 악역향을 준 사례를 기술한다. 끝으로 결론(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에서는 총체적인 난국을 개선할 대안을 논하며 중동에서 미국이 얻을 수 있는 이점에 대해 알아보고, 이를 효과적으로 취할 수 있는 역외 균형자론에 대해 개관한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왜 미국은 이스라엘 편에 서는가 존 J. 미어샤이머, 스티븐 M. 월트 지음/김용환 옮김/크레타/508쪽/2만4천원 1731412111 네 차례에 걸친 중동전쟁 이후에도 이스라엘은 레바논, 하마스와 뿌리 깊은 불신과 적개심으로 반복되는 피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그럴 때마다 미국은 이스라엘에 유리한 조건으로 경제와 군사 물자를 원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