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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은행, 올해도 깃발 흔들며 '지역민과 즐거운 동행'
"새로운 시작, 늘 그랬듯이 지역민과 함께하겠습니다."시중은행 전환 인가가 결정된 DGB대구은행 임직원과 가족들이 '제17회 영남일보 국제 하프마라톤대회' 참가 포부를 밝혔다.오는 19일 오전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 대구은행팀은 모두 144명이 참가한다. 대구 정화중(290명)에 이어 둘째로 많은 인원이다.대구은행 직원들과 가족은 5㎞와 10㎞, 하프까지 다양한 코스에 도전한다. 올해도 대구은행 로고가 새겨진 파란색 깃발을 흔들며 참가자들에게 힘을 북돋아 줄 계획이다.대구은행은 영남일보 하프마라톤 첫 대회부터 17년째 인연을 맺어오고 있다. 매년 100명이 넘는 인원이 꾸준히 참가해 직원·가족 간 남다른 우애를 쌓고, 지역민이 있는 곳에 항상 함께한다는 이미지를 심어줬다.올해도 대구은행은 황병우 그룹 회장의 취임과 함께 '지역 상생'을 외치며 시민의 동반자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매년 영남일보 마라톤대회뿐만 아니라 각종 마라톤 대회에 꾸준히 참가해 지역 축제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실제 대구은행 임직원들은 대구국제마라톤대회, 경주벚꽃마라톤대회, 영주소백산 마라톤대회, 성주참외 전국마라톤대회, 통일기원 포항해변마라톤대회 등에 단골 손님으로 자리매김했다.대구은행 관계자는 "대구은행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공감하는 직원들의 자발적 참여가 늘어나고 있고, 지역사회 행사에 대한 참여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고 했다.특히 올해는 시중은행 전환 인가가 결정된 만큼 어느 때보다 대회에 참여하는 의미가 남다르다. 전국구 은행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언제나 따뜻한 관심과 사랑을 보내준 대구경북 지역민에게 앞으로도 늘 함께하겠다는 메시지를 전할 계획이다.황병우 DGB금융그룹 회장은 "DGB대구은행은 앞으로도 지역과 동반 성장하는 새로운 시중은행이 될 것"이라며 "지역민 곁에 더 가까이 남아 동반자로서의 역할을 더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박종진기자 pjj@yeongnam.comDGB대구은행 임직원 및 가족들이 지난해 열린 '제16회 영남일보 국제 하프마라톤대회'에 참가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4.05.17
에코프로머티 2248만株, 오늘 '의무보유' 풀린다
에코프로그룹의 전구체 생산 계열사인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이하 에코프로머티)의 보호예수(의무 보유) 기간이 17일 종료되면서 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6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에코프로머티 전체 상장주식 중 2천248만2천253주(32.59%)의 보호 예수가 17일 해제된다. 지난해 11월17일 상장한 에코프로머티는 동시에 주요 기관 투자자 등에 대해 6개월 의무 보유 기간을 설정했다. 이번 보호 예수 해제에서 최대 관심사는 2대 주주인 블루런벤처스(BRV)캐피탈이다. BRV캐피탈은 에코프로머티 지분 총 24.7%(1천685만5천263주)를 보유하고 있고, 이번 보호 예수 해제에 포함돼 있다. BRV캐피탈은 2017년부터 에코프로머티에 투자해 왔다. BRV로터스 그로스 펀드가 16.1%, BRV로터스 펀드 III가 8.6%의 지분을 각각 갖고 있다. 16일 종가 기준 1주당 가격은 9만6천900원으로, 시가 총액은 6조6천846억원이다. BRV가 보유한 주식 가치는 1조6천억원이다. 에코프로머티 지분 매각의 결정권은 윤관 BRV캐피탈 대표에 달려 있다. 윤 대표는 고(故)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맏사위다. 만약 BRV캐피탈이 대량 매매에 나선다면 주가 하락은 불가피하다. 하지만 업계에선 윤관 대표가 자금 회수를 위해 대량 매도에 나서진 않을 것으로 본다. 업계 관계자는 "2차전지 업황이 부진해 보호예수 물량이 풀리면 에코프로머티에 대한 투자심리는 더 위축될 수 있다"며 "7년간 에코프로머티를 보유한 BRV캐피탈이 당장 대규모 물량을 매각하진 않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김기태기자 ktk@yeongnam.com
■ 연금복권720+ (제211회)
[책 속의 길] 사피엔스
인류는 진화하는 동물인가, 아니면 창조된 피조물인가? 이 질문은 수백 년 동안 종교와 과학 사이의 중요한 논쟁거리였다. 과학적 발전과 역사적 발견을 통해 역사학자들은 인간의 유물과 선사시대의 흔적을 분석하여 인류의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고, 이를 통해 미래를 예측하는 독특한 시각을 발전시켰다.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는 이러한 과학적 관점과 인간의 이야기를 창조하는 능력을 결합하여 인류의 복잡한 역사를 이해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러한 접근은 독자로서 사피엔스를 조금 더 편하게 대할 수 있는 이유였다.현대의 환경 문제에 직면한 인류는 전 세계적으로 기후 변화와 자원 고갈과 같은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이러한 도전은 예로부터 인류가 경험해온 다양한 도전과 유사한 측면을 가지고 있다. 과거에는 농업혁명과 산업혁명으로 자연환경 변화를 겪었고, 이제는 기술혁명과 인공지능의 등장으로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현재 과학기술의 최전선에서는 인공지능이 인류에게 새로운 가능성과 도전을 제시하고 있다. 인류는 기계화와 자동화를 통해 농산물을 생산하고, 이제는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더욱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의 발전은 우리가 인공지능을 통해 더 나은 결정을 내릴 수 있을 뿐 아니라, 그것이 인류의 지배보다는 협력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선택권은 우리에게 새로운 도전과 계속해서 창의적이고 활동적인 이야기를 만들어내야 하는 책임을 부여한다. 이제는 인공지능과 함께 미래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우리의 이야기는 가족과 사랑, 그리고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와 신념에 대한 우리의 욕망을 반영한다. 이러한 이야기는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전달하고 다음 세대에게 가치와 지식을 전달하는 중요한 수단으로서 더 나은 미래를 이끌도록 해야 한다. 인류의 보편적인 테마와 연결된 우리의 이야기는 늙어가는 부모가 자녀와 손자에게 전하는 꿈과 희망, 그리고 그들의 세계를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을 이어가는 연속 선상에 있다. 김영미〈새마을문고대구수성구지부 회장〉김영미〈새마을문고대구수성구지부 회장〉
[신간] 미인 1941…임시정부 급파 '도쿄 납치조' 그들의 운명은?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한 조두진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이다. 현직 기자 출신 소설가답게 특유의 현실감 있는 스토리 전개가 돋보인다. 첫 장부터 마치 영화처럼 빠른 속도감으로 이야기를 끌어간다. 캐릭터들의 감정선까지 밀도 있게 담아낸다. 무엇보다 후반부에는 문학성 짙은 내용과 문장으로 작품의 주제를 섬세하고 진중하게 풀어나간다. 소설은 독일이 소련을 침공한 1941년 6월을 배경으로 시작된다. 스탈린의 소련군은 서부에서 맥없이 무너지며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다. 모스크바 함락은 시간문제였다. 소련 공산당 서기장 스탈린의 고민은 깊어갔다. 결국 스탈린은 동부 국경을 지키는 30개 사단 병력 중 절반을 서부전선으로 이동 배치해 독일군에 맞설 계획을 세운다. 하지만 또 다른 문제가 있었다. 독일과 동맹국인 일본이었다. 소련 동부 국경에 배치된 병력을 서부전선으로 돌리면, 그 공백을 노려 일본 관동군이 동부로 침공할 가능성이 농후했다. 동·서부전선에서 독일군과 일본군의 대규모 공세를 받는다면 소련 멸망은 자명했다. 그 무렵, 독일 언론인으로 위장해 일본에서 암약 중인 소련 스파이 리하르트 조르게가 극비 첩보를 전해온다. '일본이 천연자원 확보를 위해 군대를 남방으로 진출시키기로 결정했다'. 소련 동부 국경에 배치된 병력을 서부전선으로 돌리더라도 일본이 침공하지 않는다는 정보였다. 하지만 스탈린은 조르게의 첩보가 신뢰할 수 있는지 딜레마에 빠진다. 당시 중국 충칭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극심한 재정난에 빠져 있었다. 고질적인 무기 부족 문제가 가장 심각했다. 수많은 독립 투사들이 광복군에 지원했지만 지급할 무기가 없었다. 고민 끝에 임시정부는 스탈린의 딜레마를 파고든다. 일본의 군사정보를 가지고 있는 고위 관료 오자키 호츠미를 납치해 스탈린에게 넘기겠다는 제안이었다. 그 대가로 소련의 무기를 요구했다. 거래가 성사되면서 오자키를 일본에서 납치하기 위한 대한민국 임시정부 '도쿄 납치조'가 1941년 10월 도쿄로 급파됐다. 정예 전투 요원 3명과 미인계로 오자키를 꾀어 충칭까지 데려올 여성 요원 1명이었다. 하지만 미인계 요원으로 차출된 김지언과 전투 요원 서우진은 연인 사이였다. 임정 지도부는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미인계 작전'과 '연인 간의 사랑', 양립할 수 없는 화인(火因)을 안고 납치 특공대는 일본으로 들어간다. 우여곡절 끝에 납치조는 오자키 호츠미를 일본 도쿄에서 빼내는데 성공하지만 일경의 추적이 시작되면서 위험은 갈수록 커진다. 불행과 결단의 순간은 납치조를 더욱 곤경에 빠지게 한다. 그 과정에서 연인 사이인 김지언과 서우진은 '사랑'과 '조국'을 놓고 선택의 기로에 선다. 절대절명의 운명 앞에 결국 예상치 못한 결말이 모습을 드러낸다. 소설의 줄거리는 독립운동가들의 미인계를 이용한 일본 고위 관리 납치 작전이 골격을 이룬다. 하지만 단순한 독립운동 스토리가 아니다. 전쟁 속에서 피어나는 사랑 이야기도 아니다. 독립을 위해 자신들의 사랑마저 희생해야만 했던 연인의 운명을 통해 역사의 아픈 진실을 들추어낸다. 무엇보다 작가는 '우리는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가'라는 질문을 독자들에게 던진다. 조두진 작가는 "실제로 여주인공이 대단한 미인으로 설정돼 있지만 남녀 주인공을 가리지 않고, '당신은 이 소설 속 인물 중에 누가 미인이라고 생각하는지?' '어떤 인물의 삶을 당신은 아름답다고 여기는지?'를 묻는 작품"이라고 설명한다. 백승운기자 swback@yeongnam.com 조두진 작가 미인_표지 조두진 지음/이정서재/308쪽/1만6천800원
[금주의 베스트셀러] 1. 나를 소모하지 않는 현명한 태도에 관하여(마티아스 뇔케)…
1. 나를 소모하지 않는 현명한 태도에 관하여(마티아스 뇔케)2. 불변의 법칙(모건 하우절)3. 빨모쌤의 라이브 영어회화(신용하) 4. 하루 한 장 나의 어휘력을 위한 필사노트(유선경)5. 세이노의 가르침(세이노)6. 꽃길이 따로 있나, 내 삶이 꽃인 것을 (오평선)7.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강용수)8. 어떻게 살 것인가 어떻게 살 것인가 (이광수)9. 흔한남매 16(흔한남매)10. 나는 읽고 쓰고 버린다(손웅정) 〈예스24 제공〉
[새로 나왔어요] 살아있니, 황금두더지
전기부터 에세이, 어린이 책까지 다양한 글을 쓴 저자는 위기에 처한 동물들이 우리와 얼마나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지를 이야기한다. 역사·문학·음악 등을 통해 이를 보여주고, 동물의 고유한 삶의 방식도 친절하게 알려준다. 기린, 늑대 등 익숙한 동물부터 웜뱃, 황금두더지, 외뿔고래 등 낯선 동물까지 총 21종이 등장한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살아있니황금두더지 캐서린 런델 지음/탈야 볼드윈 그림/조은영 옮김/곰출판/1만7천500원
[새로 나왔어요] 삶의 반대편에 들판이 있다면
제36회 김수영문학상 수상자이자 시집 '모래비가 내리는 모래 서점', 산문집 '일기시대' 등 시인이자 일기생활자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저자가 3년 만에 낸 신작 에세이. 이번 산문집에선 문 시인이 지난해 3개월간 아이오와 문학 레지던시 프로그램(IWP)에 참여하며 만난 다양한 엑소포닉(exophonix·이중 언어자) 작가들과의 일상과 생의 의미를 이야기한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삶의 반대편에 들판이 있다면 문보영 지음/한겨레출판/1만8천원
[새로 나왔어요]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81가지 심리실험-일과 휴식편
뇌과학, 정신의학, 사회심리학, 행동경제학 등 다양한 분야 최고 석학들의 흥미롭고도 기상천외한 81가지 심리실험을 다룬다. 이를 통해 인간의 욕망과 관련 있는 일과 휴식의 작동 메커니즘을 살펴본다. 개인과 집단의 크고 작은 욕망과 니즈가 어떻게 비즈니스 영역을 움직이는지 알게 해준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나이토 요시히토 지음/서수지 옮김/사람과나무사이/1만6천500원
[새로 나왔어요] 그날을 어찌 잊을 수가 있겠습니까·고난의 세월 누가 대신 울어주나요
6·25전쟁 중 민간인 3천500여 명이 학살된 '경산 코발트 광산 민간인 학살 사건'에 대한 유족 및 활동가, 목격자의 구술 증언집. 증언집에는 가족을 하염없이 기다려야 했던 이들의 가슴속 응어리진 한이 담겼다. 엮은이는 "증언집이 역사적 상처를 치유하고 공동체를 복원하는 길잡이 역할을 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했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고난의 세월 누가 대신 울어주나요 최승호 엮음/학이사/각 2만5천원
[신간] 조선의 얼굴, 대격변 시대를 헤쳐 나간 '영남 씨족'의 위대한 발자취
우리 역사는 '왕조사'라는 씨줄과 '씨족사'라는 날줄로 엮여있다. 역사애호가이자 역사연구가인 이도국 작가는 역사의 한 축인 씨족의 중심, 종가를 '조선의 얼굴'이라고 본다. 왕조 멸망과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번화한 한양과 그 인근에 거주하던 경화사족(京華士族)은 급격히 사라졌지만, 세거지 중심으로 농토를 넓히며 깊게 뿌리내린 영남 재지사족(在地士族)은 굳건히 살아남았다. 책에선 실록과 문집을 토대로 영남 지방의 인물·문중·역사·풍습 이야기를 풀어내며 씨족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한다. 이 책의 부제는 '영남좌도 인물 문중 풍습으로 보는 우리 역사'다. 여기서 '영남 좌도'는 낙동강 동쪽을 이르는 말로, 안동 영주·봉화·영양 등을 말한다. 책에선 영남 좌도의 인물을 중심으로 우리 역사 전반을 살펴본다. 영남 좌도에는 문집과 목판, 비문, 왕조실록과 내방가사 등 위대한 기록 유산을 한문, 이두, 언문, 한글로 기록한 이들이 있었다. 또 독립의 별이 된 두 여인인 남자현과 김락, 조선 왕조 으뜸 관리였던 영의정과 대제학, 제주에서 전설이 된 영남 목민관의 행적 등도 들여다본다. 저자는 영남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KB은행원으로 일했다. 조상의 삶을 깊이 있게 알기 위해 국내외 오지로 역사 현장을 찾아 탐구하면서 자연스럽게 여행작가, 역사연구가로 활동하게 됐다. 특히 마르티나 도이힐러가 쓴 우리 역사서 '조상의 눈 아래에서'를 읽고 그의 한국 제자로 자임하면서 조선 시대 씨족사회와 혼반에 대해 깊이 천착하게 됐다. 2020년 10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3년 2개월간 영남일보에 '이도국의 영남좌도 역사산책'을 연재했으며, 현재 '뉴스로'의 역사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이도국 지음/학이사/272쪽/1만7천원
[신간] 연등문화의 역사, 종교 초월한 등불…정치권력은 어떻게 도구화했나
해마다 부처님 오신 날이면 거리마다 연등 물결이 넘실대고, 연등행렬에는 불자는 물론 종교와 국경을 초월해 수많은 사람들이 참여한다. 하지만 막상 연등회가 어떤 행사였는지, 언제 시작됐는지 정확히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국가무형문화재이자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한국의 연등회는 어떻게 형성돼 전해져 왔을까.이 책은 한국전통등연구원 오대혁 연구이사와 백창호 원장이 한국 연등회의 역사와 변천 과정을 자세히 밝히고, 인도·중국·한국으로 이어진 수천 년의 등불 역사를 종교·정치·민속·문학·예술 등 다양한 영역에 걸쳐 살피면서 연등문화의 고갱이를 드러낸 책이다. 책은 모두 5장으로 구성돼 있다. 1장 '불과 등불, 그리고 연등의 문화사'에서는 먼저 불과 등불, 연등의 의미를 짚고 연등문화의 역사 서술 방향을 밝힌다. 2장 '불교 연등의 기원과 인도'에서는 '빈자일등(貧者一燈)'으로 널리 알려진 난타 여인의 등불 공양과 등불을 밝힌 석가모니 부처님의 전생 이야기 등을 통해 불교에서 연등 공양이 갖는 의미를 밝힌다. 이어 인도 및 서역에서 행해졌던 연등회의 역사를 살펴봄으로써 어둠을 밝히는 등불이 불교와 만나 종교적 의미를 획득하고 대승불교의 보살행을 상징하게 되는 과정을 설명한다. 3장 '중국의 연등문화'에서는 춘추전국시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중국 등불의 역사를 개괄한다. 또 등불이 어떻게 정치권력과 연결되어 부침을 거듭하게 되는지를 보여준다. 4장 '한국의 연등문화'에서는 우리 민족의 신화와 민속에서 '불'의 의미를 살피고 삼국-고려-조선시대와 일제강점기를 거쳐 현대에 이르기까지 연등문화 변천 과정을 고찰한다. 또 한시와 가사 등 문학작품과 옛 그림에 나타나는 연등의 구체적 모습과 연등문화를 향유했던 이들의 감정을 세밀하게 들여다보며 당대인들의 정서를 읽는다. 5장 '연등문화의 특징과 미래'에서는 연등문화의 통시적 흐름 속에서 등불 축제가 정치권력·민속·종교·예술·연희 등과 어떤 관계를 맺으며 변화를 거듭했는지를 살피고 연등문화의 발전적 미래를 전망한다. 이 책의 또 다른 특징은 연등의 역사와 변천뿐 아니라 연등을 바라보며 느꼈던 당대인들의 정서를 다양한 고문헌과 옛 그림을 통해 입체적으로 서술하고 있다는 점이다. 역사이면서 민속인 연등문화와 그러한 문화를 향유한 이들의 정서 세계까지 온전하게 드러낸 것이다. 연등문화는 인도에서 중국을 거쳐 우리나라까지 이어지면서 찬란하게 등불을 밝힌 적도 있고 꺼진 듯 보이던 때도 있었다. 그 화려함이 지나쳐 중국의 황실을 무너뜨리는 데 일조하기도 했고, 불교를 숭상하던 고려에서는 찬란히 빛났지만 억불 숭유의 조선에서는 민간에서 근근이 생명만 부지하기도 했다. 또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일본풍의 연등이 제작됐고 일본식으로 꽃을 바치는 행사로 변질하기도 했다.저자들은 장구한 연등문화의 역사를 통해 "연등은 밤을 밝히는 도구를 뛰어넘어 우리 인류가 무엇을 도모해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탐욕과 성냄, 어리석음을 훌훌 벗어 버리고 소외된 곳을 밝게 비추고 지혜로써 지구와 인류를 구해 내야만 한다는 것을 연등은 오랜 세월 가르쳐 왔다"고 역설한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연등문화의 역사'는 인도와 중국, 한국으로 이어지는 등불의 문화사를 다룬 책이다. 〈게티이미지뱅크〉오대혁·백창호 지음 담앤북스/538쪽/3만6천원
[정만진의 문학 향기[] 그리운 금강산
2007년 5월17일 문산역을 출발한 기차가 휴전선을 통과해 개성역까지 내달렸다. 철원 월정리역에 세워져 있는 "철마는 달리고 싶다" 안내판을 영화 이상의 현실로 만든 사건이었다. 하지만 시험 운행은 상시 운행으로 이어지지 못했고, 우리는 여전히 분단시대를 살아가고 있다.'그리운 금강산'이 줄곧 국민 가곡으로 애창되는 것은 그 때문이다. 금강산의 절경과 가볼 수 없는 심경을 담은 이 노래는 1961년 한상억 작시, 최영섭 작곡으로 만들어졌다. 벌써 63년 전 일이다. (1절) 누구의 주재런가, 맑고 고운 산/ 그리운 만 이천 봉 말은 없어도/ 이제야 자유 만민 옷깃 여미며/ 그 이름 다시 부를 우리 금강산(2절) 비로봉 그 봉우리 짓밟힌 자리/ 흰 구름 솔바람도 무심히 가나/ 발아래 산해 만 리 보이지 마라/ 우리 다 맺힌 원한 풀릴 때까지(3절) 기괴한 만물상과 묘한 총석정/ 풀마다 바위마다 변함 없는가/ 구룡폭 안개비와 명경대물도/ 장안사 자고향도 예대로인가그리고 "수수만 년 아름다운 산, 더럽힌 지 몇 해/ 오늘에야 찾을 날 왔나, 금강산은 부른다"를 후렴으로 구성된 '그리운 금강산'은 그 후 가사가 일부 달라졌다. 1절의 "주재"가 "주제"로 변했다. 시인은 누가 금강산을 이토록 아름답게 만들었나 하는 뜻에서 "주재(主宰)"를 썼는데, 인쇄소가 흔히 사용되는 "주제(主題)"로 오인하여 임의로 바꿔버렸다. 그만하면 변질 수준이라 하겠다.1972년 남북적십자회담을 계기로 시인 스스로 일부 가사를 수정했다. "더럽힌 지 몇 해"는 "못 가본 지 몇 해"로, "우리 다 맺힌 원한"은 "우리 다 맺힌 슬픔"으로, "짓밟힌 자리"는 "예대로인가"로 바뀌었다. 정치 상황의 변화에 맞춘 퇴고였다.금강산은 관광이 열렸다가 막혔지만, 백두산은 중국을 경유해서 가볼 수 있다. 그러나 고려의 서울 개성과 고구려의 상징 평양은 언감생심이다.묘향산도 가 볼 수 없다. 묘향산은 서산대사가 "주인은 꿈을 나그네에게 말하고/ 나그네도 꿈을 주인에게 말한다/ 지금 두 꿈을 말하는 나그네/ 그 또한 꿈속의 사람이구나"라는 시를 남긴 명산이다. 선조는 임진왜란 직전 정여립의 난 관련 혐의로 서산대사를 압송해 고문했다. 묘향산에 가보게 되면, 서산대사가 1589년에 느꼈던 그 기분을 하산할 때 되새길 수 있으려나. 〈소설가〉
가스公 '숨은 대어' 정성우 품었다
한국가스공사가 '숨은 대어' 정성우〈사진〉를 낚으면서 막강 가드진을 구축, 차기 시즌 비상을 꿈꾼다.16일 대구 한국가스공사 페가수스는 외부 영입으로 정성우와 자유계약 선수(FA)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계약기간 4년 보수 총액 4억5천만원(연봉 3억6천만원, 인센티브 9천만원) 조건이다.2015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6순위로 창원 LG 세이커스에 지명된 정성우는 2021~2022시즌을 앞두고 첫 FA 자격을 얻어 수원 KT 소닉붐으로 이적했다. 3시즌을 KT에서 뛰면서 152경기에 출전해 평균 9.23점 4.14어시스트 1.14스틸을 기록하며 꾸준히 활약했다. 지난 시즌엔 54경기에 출전해 평균 8.2점 4.7어시스트 1.2스틸을 기록하며 팀을 정규시즌 3위까지 이끌었고, 챔피언 결정전 진출에 일조했다.정성우는 보수 순위 40위 이내에 포함되지 않아 인적 보상이 불필요해 FA 시장에서 인기를 누린 '숨은 대어'다. 얇은 선수층을 두껍게 만들겠다는 가스공사의 의지가 담긴 셈이다.이로써 가스공사는 에이스 김낙현과 이번에 재계약한 필리핀 출신 아시아쿼터 샘조세프 벨란겔과 더불어 정성우까지 막강 가드진을 구축하게 됐다. 앞서 내부 FA로 차바위와 박지훈, 안세영 등을 잔류시키며 벌써부터 지난 시즌보다 향상된 전력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 김형엽기자 khy@yeongnam.com
[주말&여행] 경북 청도 남산 낙대폭포, 하늘서 쏟아지는 30m '물폭탄'…여름이여 오라
청도군청을 지나자 도로 옆으로 물길이 보인다. 범곡천이다. 이 물길은 군청의 주차장 아래를 지나 청화로 밑을 가로지르고 청도군보건소 주차장 아래를 지나고서야 다시 제 모습을 드러낸다. 그리고는 한내길과 나란히 흐르다가 청도읍사무소 앞에서 청도천에 합류한다. 군청에서 범곡천을 거슬러 오르면 곧 대동지다. 아담한 크기의 이 저수지는 지금 둘레 산책길을 만드는 중인 듯하다. 몇몇 아저씨들이 길가에 둘러앉아 계신다. 쓱 둘러보니 아직 쉴 만한 그늘이 보이지 않는다. 태양 빛에 검붉게 그을린 한 아저씨의 얼굴과 머쓱하게 마주쳤고, 저편 물가의 수양버들이 살랑거렸다.남산서 흘러내린 물이 만든 '청도8경'봄이면 벚꽃 만발…겨울엔 빙벽 장관신경통 효험 소문…여름철 인파 몰려계곡따라 시원한 물소리·숲길 이어져◆청도 남산 범곡리 폭포골대동지를 지나면 지나온 온갖 관공서와 학교와 아파트와 집들이 순식간에 사라지고 산길이 시작된다. 허리 굽은 할머니들이 멈춘 듯 산을 오르신다. 천태종 청화사를 지나고 조계종 대웅사를 스치면서 그녀들이 어디로 향하는지 알아차린다. 두어 번 저절로 끙끙 소리가 나는 가파르게 굽은 길을 올라 청도한옥학교를 지나면 사방 산인 깊은 골짜기에 든다. 커다란 초록의 덩어리들에 약간 기가 죽은 채로, 혹여나 차가 마주 오지나 않을까 마음 바쁜 길이다. 남산(南山)은 청도의 진산이다. 옛 문헌에는 오산(鰲山)으로 기록되어 있다. 관아의 동헌에서 남쪽을 보면 연이은 산의 모습이 자라의 머리와 등처럼 보인다고 생긴 이름이다. 화양읍 청도읍성에서 석빙고 지나 남산 오르는 길을 남산골 또는 남산계곡이라 하고 남산 동쪽에 청도읍과 경계가 되는 골짜기를 대동골이라 하는데 두 골짜기 사이에 폭포골이 있다. 청도군청과 대동골, 폭포골이 아우러져 범곡리를 이루는데 옛 읍성이 있는 화양에서 보면 동쪽인 인(寅) 방향이라 순우리말로 범곡이라 부르고 한자로 범곡(凡谷)이라 쓴다. 범곡리는 학교를 비롯한 행정 및 교육 중심지이자 아파트 및 주거 단지가 밀집한 곳으로 청도군에서 인구밀도가 가장 높은 지역이다. 호랑이와는 관계가 없는 범곡이지만 범이 산대도 믿길 만큼 서늘한 산빛이다. 폭포골은 폭포가 있는 골짜기다. 남산 정상에서 흘러내린 물이 폭포를 만들고 대동지를 채운 뒤 청도천이 된다. 천은 범곡천, 폭포는 낙대폭포(落臺瀑布)다. 낙대, 거창하거나 소소한 어떤 의미부여도 없이 그저 단순하고 직관적인 이름이다. 교행이 어려운 산길 끝에 숨 돌릴 만한 주차공간과 안내소가 자리한다. 몇 대의 차가 서 있고 음악 소리와 계곡 물소리가 들린다. 간이 화장실은 약간 놀랍도록 깨끗하다. 청도군 종합 안내도 옆에 쓰인 낙대폭포 안내문을 읽은 뒤 폭포로 향한다. 판석이 깔린 널찍한 길이다. 계곡 쪽 가장자리를 따라 안전 목책이 서 있고 약간 턱진 야자매트가 깔려 있다. 길 가운데는 몽돌 지압길이다. 한 여인이 야자매트를 밟으며 내려온다. 계곡물 소리와 새소리 가득하다. 모퉁이를 돌자 또 한 여인이 야자매트를 밟으며 여배우처럼 내려온다. 정오를 조금 넘긴 시간, 야자매트 길은 청량한 그늘에 덮여 폭신하다.◆낙대폭포잠시 후 길이 갈라진다. 계속 진행되는 판석의 길은 빛의 길, 계곡을 건너 이어지는 길은 숲에 감싸인 데크로드다. 이정표가 없어 잠시 망설이다 계곡을 건넌다. 천천히 서성서성 오르며 저 아래에서 강아지와 함께 오고 있는 부부를 기다린다. 그들은 계곡을 건너려다 말고 판석의 길로 나아간다. 아차 싶었지만 무슨 고집인지 멈추지 않고 데크 로드를 따라 숲으로 든다. (결국 두 길은 폭포 앞에서 만난다.) 내내 계단이다. 이따금 골짜기 너머 부부의 모습이 보이지만 자꾸만 머리 위로 열리는 숲 때문에 아차, 했던 순간도 부부의 걸음도 다 잊어버린다. 아주 오랫동안 이 숲길을 잊지 못하겠구나 한다. 골짜기는 깊고 가느다란 나무들은 동아줄처럼 높다. 계단이 끝나고, 숲의 볕뉘 속에서 반짝이는 무언가 때문에 눈을 질끈 감는다. 폭포다. 빛 때문에 깜깜해진 쉼터를 더듬더듬 가로질러 폭포 가에 선다. 그때 오르막의 끝에 다다른 부부도 홀연 멈추어 서서 폭포를 바라본다. 잠깐 시간이 멈춘 듯했고, 이윽고 모두가 분주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폭포의 높이는 30m에 이른다. 그래서 백척폭포라고도 부르고 범곡에 있다고 범곡폭포라고도 불린다. 또 옛날부터 신경통에 효험이 있다 해서 약수폭포(藥水瀑布), 낙대약폭 등으로 불려왔다. 지금도 여름이면 폭포수를 맞으러 오는 이들이 많다고 한다. 폭포수를 맞기 좋도록 아래 소를 욕탕처럼 정비해 놓아 인공폭포로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낙대를 올려다보면 지구(地球)의 지구적(持久的)인 행동을 의심할 수 없다. 봄이면 폭포 주변으로 벚꽃이 만발하고 겨울에는 빙벽이 장관을 이룬다고 한다. 여름의 짙은 녹음과 가을의 빼어난 단풍은 지금도 충분히 떠올릴 수 있다. 햇빛 많은 판석의 길을 따라 내려간다. 노란 산괴불주머니가 자주 눈에 띈다. 아카시아 꽃은 어찌 벌써 분분한 낙화 중인가. 저 아래에서 돗자리를 지닌 할머니가 천천히 올라오신다. "폭포까지 먼가요?" "아니에요. 금방이에요." 안내소에서는 여전히 음악 소리가 들리고 등산복을 야무지게 차려입은 남자가 이제 막 등산을 시작한다. 그가 폭포를 보고, 폭포의 정수리를 밟고 올라 남산 정상에 선 모습을 떠올려 본다. 아침 햇살이 남산에 비치는 모습을 오산조일(鰲山朝日)이라 한다. 언젠가 이른 아침 팔조령을 넘어 청도로 들어섰을 때 금빛으로 빛나는 남산의 모습에 오산조일의 아름다움을 실감한 적이 있다. 청도천변의 평평한 땅에서부터 불쑥 솟아나 그리 높지 않은 산임에도 몹시 돌올하고 어쩐지 신성하다는 느낌이었다. 과거 오산조일은 청도8경 중 으뜸이었지만 지난해 청도9경이 새롭게 선정되면서 제외되었다. 낙대폭포는 청도8경 중 제7경이었고, 지금은 청도9경 중 제6경으로 여전히 청도의 아름다운 풍광 자리를 지키고 있다. 글·사진=류혜숙 여행칼럼니스트 archigoom@naver.com■ 여행 Tip대구부산고속도로 청도IC에서내리거나 경산에서 청도소싸움경기장 방향 25번 국도를 타고 청도로 들어왔다면 모강교차로에서 우회전, 대남교차로에서 좌회전해 청도군청으로 간다. 파동과 가창, 팔조령 터널로 이어지는 30번 국도를 탔다면 샛별교차로에서 좌회전, 유등지 지나 서상교차로에서 좌회전해 청도군청으로 간다. 군청 주차장 앞 양정길 따라 조금 가면 대동지가 나타나고, 산길을 약 1.9㎞ 오르면 낙대폭포 초입의 주차장에 닿는다. 소형차 10여 대가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다. 주차장에서 10여 분 거리에 낙대폭포가 있다.길이 휘어지는 곳이 갈림길이다. 계속 진행되는 판석의 길은 빛의 길, 계곡을 건너 이어지는 길은 숲에 감싸인 데크 로드다. 결국 두 길은 폭포 앞에서 만난다.데크 로드를 따라 숲으로 든다. 내내 계단이다. 골짜기는 깊고 가느다란 나무들은 동아줄처럼 높다.낙대폭포 옆에 신둔사로 가는 등산로가 있다. 등산로는 대동골, 남산계곡, 남산 정상 등으로 이어진다.청도 9경 중 하나인 낙대폭포. 높이는 30m에 이르며 백척폭포, 범곡폭포, 약수폭포, 낙대약폭 등으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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