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특집] 대구를 걷다…밤과 낮, 대구의 감성 여행지들
여행의 종착점은 결국 '일상'이 아닐까. 여행과 일상의 경계가 허물어지며 낯설었던 도시가 '나의 도시'로 체화되는 추세다. 머무르는 것, 그 자체로도 여행이 되는 시대다. 대구는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걸어서 일상을 여행하기에 좋은 도시로 손꼽힌다. 은은하게 반짝이는 아름다운 밤, '대구의 시간'을 그대로 간직한 골목, 평범한 듯 보이지만 감각적인 공간들…. 대구의 밤, 그리고 감성을 담은 일상 속 여행지들을 만나본다. ◆밤이 아름다운 도시, 대구 해가 지면 페트로나스 트윈타워가 놀랍도록 아름다운 빛을 뿜어내는 말레이시아의 쿠알라룸푸르, 잠들지 않는 도시인 미국 뉴욕, 야시장의 불빛과 바다의 석양이 사람을 홀리는 대만 가오슝…. 모두 야경으로 유명한 도시들이다. 밤이 아름다운 도시는 늘 늦은 시간까지 현지인과 여행객들로 붐빈다. 밤의 아름다움과 활기는 여행객들이 그곳을 못 잊고 다시 찾아오게 만드는 중요한 이유가 된다. 대구 역시 밤 풍경이 매력적인 도시다. 밤이 찾아오면 모던하면서도 세련된 대구의 야경이 펼쳐진다. 지난 4월, 대구시는 '야간관광 활성화 조례'를 제정했다. 밤에도 머물고 싶은 도시로서의 도약을 다시 한번 선언한 것이다. 앞산에서는 보석을 뿌려놓은 듯한 도시 전경을 감상할 수 있다. 공원과 전통시장에선 밤 산책을 즐길 수 있는 야간 관광 명소들이 적잖다. ▷재미있는 밤 나들이 서문야시장 & 칠성야시장 '대구의 밤'은 특별한 여행 콘텐츠다. 그 중심에는 서문야시장과 칠성야시장이 있다. 두 야시장은 푸드트럭, 버스킹, 포토존이 어우러진 복합형 야간 명소로 젊은층은 물론 가족 단위 관광객에게도 인기가 많다. 또 대구 도시철도를 이용해 갈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지난해 120만명 이상이 다녀간 서문·칠성야시장은 2023년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한 야간관광명소 '대한민국 밤밤곡곡 100선'에도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칠성야시장은 이달 중순까지 영업을 한 뒤 동계 휴업에 들어갔다. 서문야시장은 다음달(12월) 28일까지 영업을 하기 때문에, 올 겨울에도 서문야시장 나들이는 할 수 있다. ▷눈이 즐거운 대구의 야경 명소 자연과 도심이 적절한 조화를 이루는 대구는 야경이 아름다운 명소가 차고 넘친다. 그 중 앞산전망대와 수성못은 도시의 빛과 자연이 조화를 이루는 명소로 손꼽힌다. 이곳엔 사시사철 야경을 즐기려는 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앞산전망대에선 대구 시내의 화려한 불빛과 자연 풍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밤마다 아름다운 대구의 전경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수성못에선 매년 겨울시즌에 수성빛예술제가 열린다. 수면 위로 펼쳐지는 조명과 미디어아트가 낭만적인 겨울밤 분위기를 더한다. 따뜻한 조명 아래 산책을 즐기며 대구의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대구의 대표 빛축제 중 하나다. 수성빛예술제는 올 겨울에도 12월24일부터 내년 1월4일까지 진행돼 대구의 밤을 환하게 밝혀줄 예정이다. 앞산전망대와 수성못 뿐만 아니라 근대문화골목, 아양기찻길, 성당못, 공연장 등 대구 곳곳에서 아름답고 특색있는 야경을 만나볼 수 있다. ▷체계적이고 편리한 야간투어 프로그램 대구는 시민과 여행객들이 보다 편리하게 도시의 야경과 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야간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금·토요일 야간에는 김광석다시그리기길, 83타워, 수성못 등 대구의 야경 명소를 연결해주는 대구 시티투어의 '야경투어 코스'로 대구의 밤을 만끽할 수 있다. 또 중구에선 최근 1개 코스에서 2개 코스로 확대 운영된 '근대골목 밤마실 야간투어'를 즐길 수 있다. 서문야시장과 대구 최초의 관광특구인 '동성로'까지 아우르는 대구의 야간관광 콘텐츠를 접할 수 있다. 대구의 밤은 화려한 야경, 활기찬 야시장, 그리고 특색 있는 야간투어까지 밤마다 신선한 경험을 선사한다. 대구의 골목길과 전통시장, 그리고 빛나는 야경 속에 천천히 머물러보자. 빠르게 지나치던 도시의 새로운 얼굴이, 머무는 동안 조금씩 드러날 것이다. ◆대구의 감성을 걷다- 예술과 카페가 공존하는 대구 로컬골목 대구를 걷다 보면 곳곳에서 매력적인 풍경을 만날 수 있다. 그곳에서 우린 이 도시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문화와 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 특히, 골목길 곳곳을 걷다 보면 마치 시간여행을 하는 기분도 든다. 도시철도를 이용하거나 걸어서 여행을 하기에 안성맞춤이다. 걷다가 지치면 맛있는 커피와 디저트를 먹으며 쉬어가도 된다. 대구는 커피를 사랑하고, 맛있는 디저트가 참 많은 도시이기 때문이다. '걷기 좋은 계절'에 더욱 빛을 발하는 대구의 여행지들이 전국의 방문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교동 & 삼덕동- 오래된 동네가 문화골목으로 재탄생하다 대구의 교동과 삼덕동은 과거 큰 상권의 중심에서 벗어난 조용한 주거·생활권 골목이었다. 낡은 벽돌 건물, 오래된 간판, 낮은 주택들이 이어져 있다. 눈에 띄는 개발 없이 시간이 그대로 쌓여온 지역이었다. 그러나 이 '시간의 결'을 주목한 예술가, 디자이너, 독립 카페 운영자들이 공간을 개조해 작업실과 전시공간, 로컬숍을 들여오면서 골목 분위기는 점진적으로 변화하기 시작했다. 오래된 건물과 새로운 감각이 공존하는 형태로 재생이 이뤄졌다. 교동·삼덕동은 '천천히 걷는 여행'을 즐길 수 있는 감성 골목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제는 이곳에서 오래된 창고를 활용한 독립 작업실이나 전시공간, 빈티지 간판을 보존한 소규모 로컬 숍이나 맛집, 그리고 로스팅을 중심으로 한 미니멀 카페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감각적이고 개성있는 공간으로 널리 입소문이 난 곳도 여러 곳이다. 대구에 방문한다면 꼭 들러야할 '로컬골목' 중 하나이다. ▷앞산카페거리- 멋진 자연과 맛있는 커피 도심과 가까이 위치한 대구 앞산은 시민들에게 가장 익숙한 휴식처다. 사시사철 푸근하고 아름다운 자연으로 시민들을 맞아준다. 앞산 초입은 한동안 낡은 주택지와 소규모 음식점, 등산객 대상 식당 등이 흩어져 있던 지역이었다. 핵심 메인상권이 아니었기에 임대료가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는 새로운 상업 실험이 시행될 수 있는 토대가 된 것으로 전해진다. 카페 문화 확산과 '뷰 맛집' 트렌드가 강해지면서, 전망과 분위기를 판매하는 카페 창업자들이 앞산 초입과 전망대로 모여들게 된 것. 이를 통해 자연스레 앞산맛둘레길, 앞산카페거리가 생겨났다. 이 지역의 카페 거리 역시 감각적이고 독특한 감성의 휴식 공간이 되고 있다. 도심을 조망할 수 있는 테라스 좌석을 갖춘 대형카페나, 여유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브런치와 디저트를 중심으로 메뉴를 구성한 카페들이 눈에 많이 띈다. 앞산 주변에선 '등산→브런치→카페'를 하나의 코스로 즐길 수 있다. 대구에서 여행과 휴식을 함께 즐기고 싶다면, 앞산카페거리를 찾아 커피 한잔을 음미하는 것도 좋겠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