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위기인가? 기회인가? ‘AI發’ 공공기관 일자리 구조 변화 예고
AI(인공지능) 기술의 발달은 인간 일자리에 위기일까, 기회일까. 최근 대구지역 공공기관에서도 AI 기술 발달의 영향을 받은 일자리 구조 변화가 예고된 가운데, 이를 두고 설왕설래가 나온다. 3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대구시는 이날 '공무직 및 기간제근로자 채용 등에 관한 규정 일부개정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주요 내용은 대구시의 공무직근로자 정원을 기존 656명에서 652명으로 조정하는 것이다. 대구시는 개정 이유에 대해 "변화된 행정수요를 반영하고 효율적인 인력운영을 위해 공무직근로자 정원을 조정하고자 한다"라고 설명했다. 취재 결과, 정원이 감소되는 4명 중 3명은 상담원 직종으로 확인됐다. 상담원 정원은 기존 42명에서 39명으로 조정된다. 이에 대해 대구시는 기존 결원을 반영한 자연스러운 감축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AI 등 신기술의 영향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대구시는 시정 전반에 대한 민원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120달구벌콜센터 운영에 AI상담 시스템을 도입했다. 대구시의 5대 신산업 중 하나인 ABB(인공지능·빅데이터·블록체인)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된 것으로, 스마트 행정을 구현하기 위한 중요한 도약이 될 것으로 기대됐다. AI상담시스템은 민원인의 음성을 텍스트로 변환해 질문의 의도를 분석한 후, 지식데이터베이스(DB)에서 검색한 최적의 답변을 음성으로 제공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120달구벌콜센터에서 AI상담 서비스가 운영되고, 챗GPT와 제미나이 등 AI 챗봇을 통한 정보 검색이 증가하면서, 그에 따른 상황 변화가 상담원 정원 조정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대구시 행정국 관계자는 "기존 상담원 정원이 42명이었지만, 결원으로 인해 39명으로 운영돼 왔다. AI상담 서비스 등이 운영되고 있는 상황에서 상담원 인력을 더 보강하지 않아도 된다는 판단 하에 정원을 39명으로 조정했다. 자연스러운 조정이며 인위적 구조조정은 아니다"라며 "인력 운영 상황과 AI상담 서비스 운영 등 여러 요인을 반영해 정원 조정을 한 것이며, 이를 통해 인력·재정의 효율적 운영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AI 기술 발달로 인한 일자리 구조 변화는 예견된 일이었다. 한국은행이 내놓은 'AI와 노동시장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직업별 AI 노출 지수를 산출한 결과 우리나라 취업자 중 약 341만명 (전체 취업자수 대비 12%)은 AI 기술에 의한 대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AI가 노동시장에 미칠 잠재적 영향을 살펴본 결과, AI 노출 지수가 높은 일자리일수록 고용이 줄어들고 임금 상승률도 낮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됐다. 보고서는 AI가 인간 일자리 측면에서 양면적인 의미를 지닌다고 진단한다. 한국은행은 "지난 10년 간 AI가 빠른 발전을 거듭하면서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 활용도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라며 "AI는 생산성 향상, 새로운 일자리 창출 등 경제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반면, 기존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라는 우려도 내포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또 한국개발연구원(KDI) 한요셉 연구위원의 '인공지능으로 인한 노동시장의 변화와 정책방향'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 이후의 미래에는 기술에 의한 업무수행능력 수준이 더욱 높아지면서 거의 모든 직종에서 대부분의 업무를 자동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시민들은 AI 기술 발달에 따른 일자리 변화를 어떻게 생각할까. 기대와 우려가 공존했다. 이날 오후 중구 동성로에서 만난 대학생 이소정(22)씨는 "AI가 많은 부분에 있어 인간을 대체하면서 일자리가 줄까 걱정도 있지만, 인간이 보다 창의적이고 생산적인 일에 몰두할 수 있는 기회인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긍정적으로 본다"고 했다. 반면, 역시 동성로에서 만난 한 50대 시민은 "오래 일한 직장에서 퇴직하고 재취업을 준비 중이다. '100세 시대'에 계속 일을 해야 할텐데,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이 점점 줄어드는 것 같다"라며 "기업들이 모든 영역을 AI로 대체하면서, 인간의 노동 가치는 추락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전문가는 기술과 인간의 '공존'을 강조한다. 인공지능 보안 분야의 저명한 학자인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김영식 교수는 앞서 영남일보와의 인터뷰에서 "AI의 확산은 특정 직종의 고용 감소, 일부 직업의 소멸을 가져올 수도 있다"라며 "인공지능이 노동 시장과 사회에 미치는 역할을 긍정적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재훈련과 교육을 통해 노동자들이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고 변화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허창덕 영남대 교수(사회학과)는 "역사적으로 과학기술 발전은 거스를 수 없는 거대한 물줄기였다. 직업 분야 역시 AI 등 기술 발전의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라며 "AI로 인한 사회 변화를 받아들이면서도, 분배 시스템 등을 재정립해 기술 발달 속에 이탈할 수 있는 사람들을 돕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다. 또 AI가 커버할 수 없는 인간 고유의 영역들을 들여다보면서 인문학적 성찰을 계속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