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당후사 할 수 있느냐"…지역별 온도차 보인 국민의힘 경북 공천 면접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16일 경북 13개 지역구 면접 등으로 당의 텃밭인 '영남 지역'의 공천 작업에 돌입했다.
이날 국민의힘은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4·10 총선 지역구 공천 신청자들을 대상으로 4일차 면접을 진행했다. 경북을 포함해 마찬가지로 당의 텃밭인 경남, 세종 및 대전 40여개 지역구에 대해 면접이 이뤄졌다.
특히 이날 정치권은 경북 13개 지역구의 면접에 관심이 집중됐다. 기계적인 현역 교체율을 위해서라도 대구·경북(TK)이 타 지역보다 높은 현역 교체 이른바 '물갈이'가 이뤄졌기에, 면접에서도 날카로운 질문 등으로 향후 공천 방향을 엿볼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기 때문이다. 더욱이 국민의힘은 역시 당의 텃밭인 부산·경남(PK) 지역에서 중진 의원에 대한 '지역구 재배치'를 통해 현역 교체 부위기를 조성한 만큼, 지역에도 이를 반영할 지 관심이 집중됐다.
◆총성없는 경쟁 벌어진 경북 지역 면접
이날 오후 3시30분쯤 국민의힘 당사 4층에 마련된 면접 대기장은 분주했다. 각 예비후보들이 인사를 나누기에 여념이 없었다. 다만 면접 전 당사 앞에서는 포항바로세우기실천운동본부와 포항참연연대 등 관계자들이 김정재(포항 북구) 의원 규탄 집회가 열리기도 했다. 집회 참석자들은 이날 김 의원의 수해 골프 의혹 등을 거론하며 경선배제(컷오프)를 주장했다.
당초 이날 국민의힘 면접은 오후 3시4분 부터 예정되어 있었지만, 약 40분 가량 지연됐다. 면접 직전인 오후 3시에 공관위가 첫 경선 지역 발표를 한 탓이다. 경북에서 가장 먼저 면접이 이뤄진 곳은 진행된 포항이었다. 면접에서는 먼저 각 후보자들이 1분씩 자기소개 후 공관위원들이 각 후보에 질문 1~2개가 정도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각 후보들은 자신의 전문성 등 강점과 지역 발전계획 등을 중점적으로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우영 예비후보의 경우 자기소개에 판넬을 제작해 자기소개를 했다고 전했다.
면접에선 포항 지역과 같이 6~7명의 예비후보가 많은 지역의 경우, 2~3명의 후보 만이 질문을 받는 등 많은 대화는 오가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재 의원은 면접 후 기자들과 만나 "특별한 질문이 없었다"고 말했다. A예비후보는 "후보자가 많은 것은 고려해야하지만 질문이 없었던 것이 아쉽다"고 했으며, B 예비후보는 "특정 후보에게만 질문이 집중됐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다만 일부 후보자들에게는 날카로운 질문들이 나오기도 했다. 한 예비후보에게는 혐의를 벗어난 과거 성폭행 의혹이 마무리됐는지 물었고, 일부 후보자는 지역 개별 공약이 부족하다며 이에 대한 보완 질문을 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이외에도 구미시을 등에서 타 지역에서 지역구를 옮긴 후보자들에게는 왜 지역구을 당의 텃밭인 경북으로 옮겼냐는 지적이 나왔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이외에도 최근 선거 상황이 혼탁해지면서 일부 예비후보가 선거법 위반 등의 의혹을 받은 것에 대해서도 공관위원들이 질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경기 안산이나 서울 마포 지역 등 특정 후보자의 과거 타 지역 정치경력에 대해 공관위가 질문했다고 전했다.
또한 일부 지역구에서는 예비후보가 근거없이 현역의원들에 대한 공세를 펴면서 공관위원들로부터 제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구 재배치 문의도 나와
특히 부산·경남(PK) 지역에서 현역 교체를 통한 '지역구 재배치'에 대해서도 김천이나 구미시을 등 지역 면접에서 직·간접적으로 언급이 이뤄져 눈길을 끌었다. 김천의 김오진 예비후보는 "본인은 아니지만 타 후보에 (지역구 재배치)로 선당후사를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 나왔다"고 말했으며, 구미시을 최진영 예비후보는 "(공관위원 중) 지역의 경우 좋은 자원들이 한 곳에 몰린 것에 대해 안타깝다는 뉘앙스의 말이 있었다"고 했다. 공관위는 또 최종적으로 한 명이 될경우 힘을 합쳐가지고 본선에 임해달라는 달라는 주문을 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이외에도 선거구가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경북 북부 지역에는 관련 질문도 나왔다. 지난해 12월 발표될 선서관리위원회 안에 따르면 경북 지역은 군위군의 대구 편입으로 중북부 지역의 큰 변화가 이뤄졌다. 현행 선거구에서 군위를 포함하고 있었던 '군위-의성-청송-영덕'은 군위를 내어주고 '울진'을 받게 됐으며, 울진을 포함했던 지역구인 현행 영주-영양-봉화-울진은 영주-영양-봉화군으로 조정하는 방안이 제시됐기 때문이다. 또한 이에 대한 보완으로 안동-예천 지역구를 예천-의성-청송-영덕 지역구로 옮길 수 있다는 여야 잠정안도 나와 관심을 모은 상황이다.
이에 김형동(안동-예천) 의원과 황정근 전 당 윤리위원장 등 안동 지역 후보들 및 박형수 의원 등이 관련 질문을 받았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헙법기관인 선거구정위원회가 만들어낸 안이 12월에 발표되지 않았나"라며 "그 안대로 유지되는 것이 유권자를 위한 다른 선택이 아닌가라고 했다"고 전했다. 박 의원은 선거구 조정안에 대해 "대답하기 곤란한 상황이라"면서 답을 유보하고 지역 발전에 대해 말했다고 설명했다.
군위-의성-청송-영덕에 예비후보 등록을 한 김재원 전 의원도 "4명 후보 공통적으로 관련 질문을 받았다"면서 "21대 총선에서 선거구가 달라지고 예천, 의성 선거구가 같이(선거를) 해본 적이 없고 익숙하지 않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다음 날인 17일에는 대구 지역 12개 지역구에 대한 면접을 진행하며 모든 지역구에 대한 면접을 완료한다. 다만 TK에 대한 경선 또는 면접 발표는 타 지역구들과 달리 다소 늦어질 수 있다는 것이 정치권의 관측이다.
글·사진=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16일 국민의힘 당사 4층에서 최우영 예비후보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