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文에 항상 송구스러워…尹식 자유는 재벌 자유인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문재인 전 대통령을 모신 사람으로서 대통령께 항상 송구스러운 마음을 갖고 있다. 대통령에게 누가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조 전 장관은 26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자신의 저서 '가불 선진국', '법고전 산책'에 대한 북콘서트에서 "문 전 대통령 개인도, 문재인 정부도 이룬 성과가 있다면 못 이룬 한계도 있다. 크게 보고 멀리 보는 관점에서 문재인 정부를 평가해야 한다. 이룬 성과는 계속 계승해나가고 잘못된 점은 고쳐나가자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조 전 장관은 정치적 발언을 자제하면서도 윤석열 대통령과 현 정부에 대해선 비판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특히 윤 대통령이 공식 연설 등에서 '자유'를 강조하는 것에 대해 "1960~1970년대 권위주의 정부가 자유진영과 공산진영을 나누는 느낌이 들었다"며 "최근 윤 대통령이 중소기업 정책 만족도가 77%라는 조사 결과에 대해 '진짜 지지율'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정부에선 기업 경영자, 재벌의 자유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는 2019년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의 임명 시기로 돌아간다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자신이) 현 대통령께서 검찰총장 후보 당시에 인사 검증을 맡았던 사람이다. 그에 대해 할 말이 있지만, 상세한 문제는 전직 공무원으로서 인사 기밀에 해당한다. 시간이 흘러야 할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팬임을 밝히면서 "롯데 소속 노진혁 선수의 별명이 '노검사'다. 묵묵하게 수비도 잘하고 호쾌하게 홈런도 친다. 이런 검사가 검찰총장이 됐으면 한다는 생각은 한다"고 돌려 말했다. 법무부의 '검수완박'법 시행령 개정과 관련해서도 "우리 대표자인 국회가 검찰 직접 수사권 범위를 좁혀 놨는데 법무부가 시행령을 통해 넓혔다. 법무부 장관은 우리가 선출한 적이 없다"며 "민주주의 원리에 맞느냐는 두고두고 논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동훈 법무부장관의 '검수원복'(검찰 수사관 원상 복구) 주도에 대한 우회적인 비판을 한 것이다. 이날 북 콘서트에선 김사열 전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과 최봉태 변호사가 대담에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주로 지역균형발전과 지방분권에 대한 의견 공유가 이뤄졌다. 김 전 위원장의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질문에 조 전 장관은 "공공기관이 지역으로 보내지면 (지역에) 사람이 오고 돈이 온다. 국가가 해야 할 일은 재구성과 재분배, 재조정이다"며 "2020년 총선에서 당시 집권당이던 민주당이 대승했는데, 당시에 2차 공공기관 이전 첫 삽이라도 떴어야 했지 않았나 하는 안타까움을 갖고 있다. 이걸 다 이루지 못해 안타까웠다"고 소회를 전했다. 최 변호사가 '대법원 대구 이전'에 대한 견해를 묻자 긍정적으로 답했다. 그는 "대법원과 헌법재판소는 서울에 있어야 할 이유가 없다"며 "상징적으로 대법원이 대구에 있고 광주에 헌재가 있으면 지역민이 가지는 자부심이 달라진다. 이런 선택을 입법자가 해야 지역균형발전도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딸 조민씨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최근 조씨는 '쪼민 minchobae' 유튜브 채널을 만들어 구독자 10만명을 돌파하는 등 공개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조 전 정관은 딸에 대해 "본인 인생에서 가장 일이 없는 자유로운 상황인 것 같다"고 전했다. 또 "부산대 조사위원회에서 동양대 표창장은 입시에 영향을 안 줬고 저희 딸 때문에 다른 학생이 떨어진 적은 없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던 것 같다"며 "그렇지만 1심은 표창장 자체가 유죄라고 판결했고, 항소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법을 공부한 사람으로서 어떤 판결이 나오든 받아들이겠다. 나쁘게 나올 경우에도 저든 딸이든 다른 삶을 살아야 한다"고 했다. 한편, 북 콘서트는 조 전 장관 지지모임 격인 대구시민헌법학교와 대구경북천불만불원정대, 일재잔재청산대구시민모임 등 3개 단체가 열었다. 형식상으로는 북 콘서트이지만, 일각에선 조 전 장관이 정계 복귀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조 전 장관은 이날 북 콘서트에선 총선 출마 등과 관련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26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자신의 북 콘서트에서 대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