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촉면회 한달밖에 안됐는데…요양병원·시설 면회 또 막히나
코로나19 재유행으로 정부가 새 방역대책을 논의하기 시작한 가운데, 전면 해제됐던 요양병원·시설 접촉 면회가 다시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달 20일 코로나19 확산세가 안정적으로 줄어들자, 정부는 요양병원·시설과 정신병원 등 코로나19 감염 취약시설에 대한 방역을 대폭 완화했다. 이에 백신 접종이력과 관계없이 접촉 면회가 가능해졌고, 4차 백신 접종을 완료했거나 2차 이상 백신 접종력·확진 이력이 있는 입원·입소자들은 외출과 외박 또한 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최근 대구경북을 비롯한 전국의 코로나19 확산세가 '더블링' 현상을 보이면서, 정부는 11일 정부는 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회 회의를 열고, 오는 13일을 기점으로 새로운 방역대책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고위험군이 밀집된 요양병원·시설 등 감염 취약시설의 접촉 면회도 까다로워질 거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11일 오후 2시쯤 찾은 대구 동구의 마이홈노인전문요양원. 요양원은 사전예약제로 오전·오후를 나눠 접촉 면회를 운영하고 있었다. 넓직 한 접촉 면회실이 마련돼 있었지만, 요양원 현관엔 여전히 칸막이로 가로막힌 '비접촉 면회실'도 자리하는 모습이었다.
엄재성 마이홈노인전문요양원 원장은 "유행세가 심할 때 칸막이로 가로막히고 유리창에 얼굴이 비춰 안색을 확인하기도 어려운 환경에서도 부모님을 뵙겠다고 매일 면회를 오는 가족들이 있었다"며 "지금은 다행히 사전예약제로 자유롭게 면회를 허용하고 있지만, 13일 발표에 따라 비접촉·비대면 면회로 돌아갈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여 안타깝다"고 전했다.정부가 방역 대책 강화를 예고하면서, 요양병원·시설 등에 부모님을 모시고 있는 가족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이후 반년 만에 접촉 면회가 허용된 것인데, 또 다시 만남의 제약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요양병원에 시모를 모시고 있는 A씨(58·경북 구미)는 "접촉 면회로 다시 돌아온 지도 얼마 안 됐는데 다시 비접촉·비대면 면회로 돌아갈까봐 벌써부터 신경이 쓰인다"라며 "이제껏 해왔던 걸 다시 못 한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오랫동안 가까이 못 만나는 날이 길어지면 이전에 느낀 슬픈 감정을 다시 느껴야할 것 같아 걱정이 든다"고 말했다.요양병원에 어머니를 모시고 있는 복모(57)씨는 "만약 면회가 다시 제한된다면 너무 아쉬울 것 같다. 외박·외출이 조금 자유로워지면서 MRI찍으러 갈 겸 외식을 한 번 했었는데 어머님이 많이 좋아하셨다"라며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손도 잡아보고 상태를 가까이서 잘 볼 수 있어서 좋았는데, 유행세가 너무 커지지 않아 접촉 면회가 계속됐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이자인기자 jainlee@yeongnam.com이동현 수습기자 shineast@yeongnam.com11일 오후 대구 동구 마이홈노인전문요양원에 마련된 대면 접촉실. 이동현기자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만2천693명(11일 0시 기준)이 발생하며 확진자가 2배씩 증가하는 '더블링' 현상이 이어진 11일 오전 대구 달서구보건소 코로나19 선별진료소가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윤관식기자 yks@yeongn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