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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용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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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게임, 非영어 드라마 첫 '에미상' 작품상 후보...이정재는 남우주연상 후보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미국 방송계 최고 권위의 시상식 '에미상'의 드라마 부문 작품상에 후보에 올랐다. 이로써 에미상 드라마 작품상 후보에 이름을 올린 최초의 비(非)영어 드라마가 됐다. 그동안 영어로 제작된 드라마에만 작품상 수상 자격이 주어졌는데 오징어게임이 '장벽'을 처음으로 깬 것이다.에미상을 주관하는 미 텔레비전 예술·과학아카데미(ATAS)는 12일(현지시간) 제74회 에미상의 부문별 후보를 발표했다. 오징어게임은 작품상을 포함에 14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외국어 드라마로는 최다 부문 후보 지명 기록이다. '오징어 게임'은 '석세션', '기묘한 이야기'(Stranger Things), '베터 콜 사울', '유포리아', '오자크', '세브란스: 단절', '엘로우 재킷' 등 다른 일곱 작품과 작품상 수상을 놓고 경쟁하게 됐다. 주인공 '성기훈'으로 열연한 이정재는 드라마 부문 남우주연상 후보로 지명됐다. 이정재는 '오자크'의 제이슨 베이트먼, '석세션'의 브라이언 콕스, '베터 콜 사울'의 밥 오든커크, '세브란스: 단절'의 애덤 스콧, '석세션'의 제러미 스트롱 등 쟁쟁한 배우들과 경합하게 된다. '조상우' 역을 맡은 박해수와, '오일남'을 열연한 오영수는 드라마 부문 남우조연상 후보에 동시에 올랐다. '강새벽'을 연기한 정호연은 드라마 부문 여우조연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또 연출·각본을 맡은 황동혁 감독은 드라마 부문 감독상과 각본상 후보에 올랐고, 강새벽에게 일부러 게임을 져주고 죽음을 택하는 '지영' 역의 이유미는 여우단역상 후보로 지명됐다. 제74회 에미상 수상자를 결정하는 시상식은 오는 9월 12일 개최되며 NBC 방송을 통해 중계된다. 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비(非)영어 드라마 최초 '에미상 작품상' 후보에 오른 오징어게임
영화 '큐어' 4K리마스터링 버전으로 25년 만에 관객맞이
영화 '큐어'가 4K리마스터링 버전으로 25년 만에 관객을 찾았다. 엽기적인 연쇄 살인 사건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두 인물 사이의 심리 대결을 밀도 있게 담아낸 '큐어'는 연출을 맡은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을 세계적인 거장 반열에 올린 영화일 뿐만 아니라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 등 국내 걸작 스릴러에도 많은 영감을 준 작품이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 예기치 못한 공포를 자아내는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 특유의 스타일이 빛을 발한 '큐어'는 불확실성이 강해질수록 빠져들 수밖에 없는 매력을 지녔다. 2000년대 초반 조악한 화질의 불법 영상물임에도 불구하고 당대 영화 마니아의 찬사를 끌어낸 이유다. 그간 영화제나 시네마테크의 기획전을 통해서만 만날 수 있었던 아쉬움이 이번 4K 디지털 리마스터링 버전 개봉으로 해소될 듯하다.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
숨어 보던 BL물 세상 속으로…OTT가 허문 금기의 벽…'男男 커플' 신드롬
BL(Boy's Love) 콘텐츠가 주목받고 있다. 남성 간의 감정을 다룬 BL물이 국내 엔터테인먼트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며 대중 속으로 파고들었다. 웹툰과 웹소설로 조용히 소비되던 장르지만 우리가 봐온 다수의 영화와 드라마에는 이미 BL 코드가 상당 부분 녹아들어 있다. 어느 날 갑자기 팬들만 알던 음지의 영역에서, 폭발적인 구매력과 충성도를 지닌 강력한 팬덤이 존재하는 콘텐츠계의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BL이 드라마로, 게다가 흥행까지?BL은 더 이상 음지 문화로, 소수가 즐기는 트렌드로 분류되지 않는다. BL 영상물은 캐스팅이 어렵다는 통념도 옛말이 된 지 오래다. 인기 웹소설 '시맨틱 에러'의 영상화 소식에 몰려든 오디션 참가자가 무려 150여 명이라는 사실이 이를 입증한다. 전자책 유통 플랫폼 리디북스에서 연재된 '시맨틱 에러'는 올해 2월 국내 OTT 왓챠가 드라마로 선보여 대박을 터트렸다. BL이라는 장르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8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최근 소개되고 있는 BL 콘텐츠는 화제성과 완성도에서 호평을 받는다. 캐릭터와 서사가 뚜렷하고, 기본적으로 산뜻한 캠퍼스 로맨스물이라는 점이 경쟁력으로 작용한다. 드라마가 성공하자 원작 웹소설과 웹툰이 다시 인기를 끄는 역주행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시맨틱 에러'의 경우 드라마 공개 첫날 원작 웹소설 거래액이 916% 폭증했고, 웹툰도 첫 주 거래액이 전월 동기 대비 312% 증가했다. 같은 달 종이책으로 발간된 웹툰도 초판 매진되는 등 낯선 장르의 양지화라는 새로운 흥행 공식을 탄생시켰다.웹소설·웹툰 국한 틀 깨고 영상물화왓챠 드라마 '시맨틱 에러' 흥행 물꼬'새빛남고 학생회'도 평균 70만뷰 인기티빙·카카오엔터 등도 BL제작 추진 OTT·숏폼 등 채널·제작환경 다변화음지의 BL 콘텐츠 제도권 진입 견인중견제작사들 참여로 작품성도 호평강한 팬덤 바탕 블루오션 콘텐츠 부상또 다른 BL 드라마 '새빛남고 학생회'도 인기다. 지난해 6월 왓챠 공개 이후 시청순위에서 1위를 기록했고, 유튜브 조회수는 현재까지 1화 138만회, 2~5화 평균 70만회에 이른다. 인기 BL 웹툰 '인기는 무언가 잘못되었다'를 재해석한 웹드라마 '블루밍'도 지난 3월 공개되며 시리즈온 방송 부문 일간 1위와 실시간 1위를 차지했다. 일드 팬들 사이에서는 '체리마호'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화제를 모았던 일본 드라마 '30살까지 동정이면 마법사가 될 수 있대' 또한 꾸준히 화제다. 일본은 물론이고 대만, 태국 등 아시아를 중심으로 뜨거운 반응을 끌어냈으며 한국에서도 힐링물로 입소문을 이어가고 있다.이런 흐름에 발맞춰 또 다른 토종 OTT인 티빙은 '나의 별에게'의 시즌2를 공개했고, 크래들스튜디오는 카카오웹툰에서 1억4천만 뷰를 기록 중인 '비밀 사이'의 드라마 제작을 추진 중이다. 제작사 티투엔(T2N)미디어와 넘버쓰리픽쳐스 또한 각각 올해 말 공개 예정으로 동명의 인기 웹소설 '신입사원'과 BL 로맨틱 코미디 '비의도적 연애담'을 제작한다. '비의도적 연애담' 제작사 넘버쓰리픽쳐스는 "피비 작가의 인기작인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배우 차서원과 공찬이 주인공으로 캐스팅됐다"며 "거짓말로 시작된 관계에서 진짜 사랑이 된 두 사람의 이야기를 그린 신뢰 회복 로맨스"라고 전했다.◆왜 인기인가BL은 그간 여성들이 자신의 욕망에 대해 말하고 표현하는 공간으로 기능해 왔다. 여성 작가가 쓰고 여성 독자가 보는 장르로 인식된 이유다. 하지만 최근 1~2년 사이 BL 콘텐츠의 영상화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이유가 뭘까. '숏폼, 미드폼 콘텐츠가 폭발적으로 제작된 환경'을 그 이유로 꼽은 왓챠 콘텐츠 개발 담당 김요한 이사는 "과거에는 적은 자본으로 제작되다 보니 아무래도 작품성과 완성도 측면에서 아쉬움이 남은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최근 중견 제작사들이 참여해 완성도를 높였고 유의미한 결과까지 얻으면서 BL 드라마가 시장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장르 특성상 대중성 대신 소수 취향과 특정 타깃을 공략하는 전략도 주효했다"고 밝혔다.OTT 등 플랫폼의 다변화는 BL의 제도권 진출에 견인차 구실을 했다. 대중과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채널이 생기면서 BL콘텐츠가 보다 적극적으로 제작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고, 일부 흥행작을 벤치마킹하려는 시장의 움직임도 거세졌다. 7일 개막한 제26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세간의 화제작을 만날 수 있는 BL 특별전까지 마련했다. '너의 시선이 머무는 곳에'의 주인공 한기찬이 홀랜드와 호흡을 맞춘 '오션 라이크 미'와 웹툰 원작의 유쾌, 상큼, 발랄 드라마 '하숙집 오번지' 등 7편의 작품을 상영하고, '시맨틱 에러' 극장판도 최초 공개한다.BL 소비자의 또 다른 특징은 강한 팬덤 문화다. 혼자 감상하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인터넷과 SNS 등을 통해 작품을 공유하고, 자유롭게 감상을 나눈다. 동시에 새로운 트렌드에 민감한 일반 소비자의 호기심까지 유발했다. 김광원 대중문화평론가는 "동성애에 대한 긍정적 인식 확산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하지만 BL 소재 자체에 대한 관심보다는 한때 법정 드라마, 의학 드라마 등이 인기를 끌며 트렌드를 형성했듯 BL 소재 역시 비슷한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충분한 재미를 줬기 때문에 대중이 선택한 것으로 보는 게 더 합리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블루밍''30살까지 동정이면 마법사가 될 수 있대''나의 별에게''새빛남고 학생회''시맨틱 에러'
스릴러물로 돌아온 이정현…연쇄유괴범 쫓는 경찰 변신
영화 '리미트'〈사진〉는 경찰 소은이 아동 연쇄 유괴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최악의 위기에 빠진다는 이야기다. 힘 있는 여성 서사를 중심으로 아동 대상 범죄의 추악한 이면을 파고든 묵직한 시의적 메시지가 함축된 작품이다. 배우 이정현이 아동 연쇄 유괴사건 피해자 엄마 대역을 맡은 경찰 소은 역으로 뜨거운 모성애를 보여준다. 생활력 강한 싱글맘 캐릭터를 위해 체중 감량과 고난도 액션 신까지 소화하며 거친 모습을 표현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고 한다. 전대미문 아동 연쇄 유괴사건의 핵심 키를 쥔 혜진 역은 문정희가 맡아 또 한 번 독보적인 매력을 발산한다. 진서연은 하나뿐인 아이를 유괴당한 엄마 연주로 분했다. 그 역시 영화 '독전' 이후 180도 다른 매력으로 인생 캐릭터 경신을 예고한다. 8월 개봉. 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
감독 이정재가 선택한 신인…고윤정 '헌트'로 스크린 데뷔
신예 고윤정〈사진〉이 영화 '헌트'에 출연한다. '헌트' 는 안기부 요원 박평호(이정재)와 김정도(정우성)가 '대한민국 1호 암살 작전'이라는 거대한 사건과 직면하며 벌어지는 첩보물이다. 고윤정은 스파이 색출 작전에 휘말리는 대학생 조유정 역을 맡았다. 캐스팅 이후 이정재 감독과 수차례 미팅을 하며 인물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고, 치밀한 캐릭터 분석을 통해 극 중 유정과 완벽에 가까운 싱크로율을 보였다는 후문. 이정재 감독은 "신인 배우임에도 불구하고 캐릭터를 꼼꼼히 찾아가려고 노력했다. 놀랍고 훌륭한 배우"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고윤정은 드라마 '로스쿨' '사이코메트리 그 녀석' '환혼'과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홈' '보건교사 안은영' 등에 출연해 주목을 받았다. 8월10일 개봉. 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
[개봉작] 컴온 컴온
감독:마이크 밀스 출연:호아킨 피닉스·우디 노만 장르:드라마 등급:12세 이상 관람가줄거리:라디오 저널리스트 조니. 여동생의 부탁으로 9세 조카 제시를 돌보게 된다. 뜻하지 않게 조용한 밤과 흥미로운 낮 시간을 함께하게 된 두 사람. 조니는 제시의 질문 세례를 받고 마음 깊은 곳에 숨겨둔 과거를 꺼내기 시작한다. 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
[개봉작] 보통의 용기
감독:구민정 출연:공효진·이천희·전혜진 장르:다큐멘터리 등급:전체 관람가줄거리:배우 공효진, 이천희, 전혜진이 지구를 위해 뭉쳤다. 탄소 없는 생활을 해보겠다며 무작정 떠난 죽도. 해변에서 수많은 플라스틱병을 발견한 후 무작정 생수병 회사에 전화를 거는가 하면, 나무 만 그루 심기까지 도전하게 되는데…. 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
[개봉작] 윈터 헝거
감독:알바로 가르시아 구티에레즈 출연:구스타보 페르난데즈·콘수엘로 카라빌라 장르:호러 등급:청소년 관람불가줄거리:사상 초유의 바이러스로 삽시간에 폐허가 된 도시. 가까스로 살아남은 생존자들은 시골로 도피한다. 그곳에서 또 다른 생존자의 도움을 받지만 감염자들의 공격과 각자의 추악한 비밀이 드러나면서 살아남기 위한 사투가 시작된다. 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
[개봉작] 고스트랜드
감독:소노 시온 출연:니콜라스 케이지·소피아 부텔라 장르:스릴러 등급:15세 이상 관람가줄거리:버니스와 친구들이 사무라이 마을에서 탈출한다. 마을의 총독은 그들을 찾기 위해 히어로를 고용하고, 그는 황폐한 마을 고스트랜드에 도착한다. 그곳에서 목소리를 잃은 버니스를 찾은 히어로는 이곳의 진짜 정체를 알게 된다. 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
[금주의 영화] 헤어질 결심...'의심이 관심으로' 변사사건 용의자에게 빠져든 형사
"죽은 남편이 산 노인 돌보는 일을 방해할 순 없어요." 산에서 벌어진 변사 사건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는 별다른 동요 없이 평소처럼 노인 요양보호사 일을 수행한다. 남편이 죽었는데도 슬퍼하지 않고, 외려 경찰 신문 과정에서 미소를 띠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보인다. 이 사건의 담당 형사 해준(박해일)은 그런 서래를 유력한 용의자로 의심한다. 최연소로 경감의 자리에 오를 만큼 유능한 그는 단정하고 예의 바르지만 범인을 잡는 일에 최선과 진심을 다하는 인물이다. 하지만 해준은 서래를 의심하면서도 그녀에 대한 묘한 끌림을 멈출 수가 없다. 서래 역시 자신에게 친절한 해준에게 호감을 느낀다. 진실을 밝히기 위한 수사가 진행될수록 두 사람 사이에는 알 수 없는 호기심과 동질감이 함께 싹튼다. 박찬욱 감독의 신작 '헤어질 결심'은 매혹과 관능, 폭력과 금기를 주된 언어적 장치로 활용해 왔던 그가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은근한 절제와 미묘한 암시로 서사의 긴장감과 서스펜스를 채운 작품이다. 사랑 이야기지만 묘한 뉘앙스가 느껴지는 문어체의 대사와 블랙 코미디적인 상황 묘사가 복고적 분위기의 섬세한 미장센과 어우러져 한층 품격있게 완성됐다. 시퀀스마다 감탄을 자아내는 다채로운 화면 구성도 매혹적인데, 인물의 상상을 시각화하는 과감한 줌인과 줌아웃, 두 사람의 관계를 지켜보는 듯한 독특한 시점 샷과 부감 샷은 기존의 영화적 문법을 넘어서는 예술적 성취를 이뤘다. 카메라는 일정한 간격을 유지한 채 변사 사건의 용의자인 서래와 그녀에게 호기심을 갖기 시작한 해준의 미묘한 감정선을 따라간다. 드러내기보단 감추고, 말로 표현하는 대신 표정과 시선에 집중한다. 이 과정에서 서래가 한국말에 서툰 중국인이라는 설정이 매혹적인 장치로 작동한다. 보는 내내 무엇이 진실이고 진심인지, 어떤 모습이 진짜인지 쉽게 정답을 내릴 수 없지만, 일반적이지 않은 두 사람의 사랑 방식에 절로 이끌린다. 언제나처럼 은근하고 미묘하게, 스스로 다가와서 관심을 갖고 매력을 느끼게끔 관객을 유도하는 박찬욱 감독의 노련미가 또 한 번 빛나는 순간이다. 두 인물 사이 촘촘히 쌓여가는 감정의 미세한 포착과 매 장면 매혹적으로 펼쳐지는 미장센의 조화는 보는 내내 눈부시다. 진심을 드러내지 않는 복잡다단하고 주도면밀한 캐릭터를 섬세한 눈빛과 표정으로 담아낸 탕웨이와 박해일의 상투적이지 않은 연기가 충분한 힘이 됐다. 장르의 관습에서 벗어난 고전적이면서도 독창적인 화법의 '헤어질 결심'은 관객을 서서히 그리고 깊게 빠져들게 만드는 박찬욱 감독의 필모 안에서도 분명 새롭고 신선한 뉘앙스의 영화다.(장르:드라마 등급:15세 관람가) 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
[금주의 영화] 리멤버 미...9세 소년의 눈으로 바라본 북한 정치범 수용소 실상
과거와 달리 다양한 경로를 통해 북한의 소식을 접하며 살고 있는 지금, 그럼에도 군사분계선 너머의 그곳은 우리에게 여전히 미지의 땅이다. '리멤버 미'는 수많은 증언이 있었지만 아무도 보지 못했고, 믿지 못했던 북한 정치범 수용소의 실태를 애니메이션으로 담아낸 작품이다. 가족들과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던 평양의 9세 소년 요한의 시선으로 바라본 북한 정치범 수용소의 잔혹한 실상과 그곳에서도 피어나는 인간의 존엄성과 인간성에 주목했다.1995년 평양. 동시 통역사로 일하는 아버지 덕에 남부럽지 않은 삶을 살아가던 요한의 집으로 일단의 북한 군인이 들이닥친다. 영문도 모른 채 요한은 엄마, 여동생과 함께 대기하고 있던 트럭에 올라탄다. 이미 트럭 안에는 그들과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이 탑승해 있다. 할머니 한 분은 사위가 남조선 방송을 들었다는 이유로 가족 모두가 끌려왔다고 말한다. 요한의 가족들은 며칠 전부터 연락이 두절 된 아버지가 정치범으로 몰리게 되면서 졸지에 죄인의 신세가 됐다. 그렇게 밤길을 달려 도착한 곳은 죽음의 땅으로 불리는 북한 정치범 수용소. 이후 그들은 강제 노역에 동원돼, 희망도 기약도 없는 잔인한 현실과 마주한다. 북한의 실상을 다룬 작품들이 그간 다큐멘터리나 장르물로 관객과의 만남을 가졌다면, '리멤버 미'는 애니메이션을 통해 인권이 상실된 현장에 최대한 가깝게 다가간다. 실사가 아니라는 점에서 우려되는 감응의 반감과 희화화의 여지를 팩트와 진정성으로 밀고 나간 이 작품은 정치범 수용소의 실체와 그곳에서의 참혹한 강제 노역 사실을 부인하고 있는 그들의 주장에 대한 강한 반박이자 일침이다. 실사로 담아내기 부담스러웠던 장면들까지 낱낱이 포착해 표현의 한계를 확장시켰다.재일교포 4세 시미즈 에이지 한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요코하마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그는 1950년대 북송 사업으로 북한으로 건너가 연락이 끊긴 재일교포의 이야기를 듣고 영화 제작을 결심했고, 이후 약 10년의 준비 과정을 거쳐 작품을 완성했다. 그 과정에서 실제 정치범 수용소에 수감됐던 탈북자 4명과 약 30명의 탈북자의 생생한 증언을 참고했고, 북한의 인권침해 실상을 세계에 널리 알리기 위해 영어로 더빙했다. 국제앰네스티에 따르면 현재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에는 노인과 어린이를 포함해 12만명 이상의 무고한 사람들이 수감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기아, 강제 노동, 고문, 공개 처형을 견뎌내며 하루하루를 힘들게 버텨내고 있다.(장르:애니메이션 등급:12세 관람가) 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
[놓치면 후회!] 왓챠 트루 크라임 다큐멘터리 서비스
왓챠가 희대의 연쇄 살인마부터 다양한 컬트 리더들의 이야기까지, 다양한 트루 크라임 다큐멘터리를 전격 서비스한다. 먼저 '찰스 맨슨의 여인들'은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광신도 집단 맨슨 패밀리의 주동자 찰스 맨슨의 이야기를 다뤘다. 찰스 맨슨은 스스로를 예수로 칭하며 취약계층 여성들을 끌어들이고 착취하며 수많은 잔혹 범죄를 저질렀다. 희대의 살인범 에드먼드 에밀 켐퍼 3세의 이야기도 있다. '켐퍼가 말하는 켐퍼: 연쇄 살인범의 내면' 은 여대생들을 비롯해 증조부모와 친어머니를 살인하고 시체로 끔찍한 만행을 저지른 그의 엽기적 행각을 다룬다. 또 '죽음의 컬트' 시즌 1과 시즌 2는 미국 전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컬트의 모든 것이 담긴 시리즈 다큐멘터리다. 피를 빨아먹는 뱀파이어부터 사람을 제물로 바치는 주술까지 컬트의 시작과 끝을 만날 수 있다.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
[연예가] 영화 '비상선언'의 전도연 "재난 아픔 위로되는 작품"
배우 전도연〈사진〉이 '비상선언'으로 관객을 찾는다. '비상선언'은 사상 초유의 항공 테러로 무조건적 착륙을 선포한 비행기와 이에 맞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전도연은 항공재난 소식을 접하게 되자 자신의 신념과 국민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국토부 장관 숙희를 연기했다. 숙희는 재난 안전 대책을 위해 회의를 소집하고 2만8천피트 상공 항공재난 속에 놓인 탑승객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지상에서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찾아 나선다. 전도연은 "이 영화를 만들려는 의도가 좋았다. 크고 작은 재난을 겪으며 상처받는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시시각각 변하는 항공재난 상황에 침착하게 대처하고, 맡은 바 임무에 충실히 임하는 모습을 통해 인간적인 면모와 카리스마를 동시에 보여줄 예정이다. 8월 개봉한다.
[연예가] 다채로운 매력 발산 이유진, 새 주말극 '삼남매…' 출연
배우 이유진〈사진〉이 KBS 2TV 새 주말드라마 '삼 남매가 용감하게' 출연을 확정했다. '삼 남매가 용감하게'는 장녀로 태어나 가족을 위해 양보하고 성숙해야 했던 큰딸, 연예계 톱스타로 가족을 부양해야 했던 장남 두 사람이 만나 행복을 찾아 나선 이야기다. 이유진은 극 중 삼 남매의 막내이자 정형외과 페이닥터 김건우 역. 하고 싶은 말을 참지 않고 제멋대로 행동하지만 누구보다 가족을 사랑하는 다정다감한 아들이다. MBC '불의 여신 정이'로 데뷔한 이유진은 드라마 '청춘시대2' '아는 와이프' '멜로가 체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등에 출연해 다채로운 매력과 안정적인 연기를 선사한 바 있다.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
대중 사로잡는 무한 매력…스크린-브라운관 올해도 여성 서사물 열풍
남다른 존재감으로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압도하는 여성 캐릭터들의 활약에 이목이 집중된다. 여성 서사 열풍을 이끌었던 일련의 작품들이 한때의 반짝 열풍이 아닌 지속적으로 이어질 기조와 흐름을 형성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부여된다. 흥미로운 건 코로나19 이후 등장한 여성 중심 서사 작품들이 오랫동안 타자화되거나 간과되었던 여성의 사적인 삶을 조명했다면, 장르적 확장이 두드러진 최근의 작품들에선 남성이 주도했던 역할까지 대신하며 이야기의 중심에 섰다는 점이다. 그런 그들이 궁금했다.'오수재' 서현진, 성공 좇는 만능형 인간 변신 선과 악을 넘나드는 캐릭터로 브라운관 압도 거짓 삶 사는 '안나' 수지도 공감·몰입 이끌어 '마녀2' 신시아·'최종병기 앨리스' 박세완 등 하드코어 액션 무장 강렬한 여전사 계보 이어 ◆살기 위해 더 독하게최근 공개된 영화와 드라마의 면면을 살펴보면 '여성'이라는 키워드를 쉽게 만날 수 있다. 관심사와 장르는 제각각이지만 대중이 여성에 기대하거나 바라는 바가 크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서현진의 카리스마가 돋보인 SBS '왜 오수재인가'는 완벽한 성공을 꿈꿨지만 잘못된 선택과 뜻밖의 사건으로 인생의 방향이 틀어져 버린 오수재의 일과 사랑을 다룬다. 서현진이 분한 오수재는 살기 위해, 가장 위에서, 더 독하게 성공을 좇는 인물이다. 온갖 시련을 겪으며 복수 외길을 향해 꿋꿋하게 나아가는 만능형 주인공이라는 뻔한 설정의 이야기지만, 이 드라마에서는 남성이 지고지순한 내조를 하는, 성 역할 반전형 구도를 취한다. 그 중심에서 서현진은 차가운 얼굴과 공허한 내면, 그리고 처절한 슬픔과 서늘한 독기를 진폭 큰 연기로 풀어내며 오직 그였기에 가능했던 캐릭터를 완성한다. 서현진은 "오수재는 직설적이고, 남에게 기대려고 하지 않는 독립적인 여자"라며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선인'과 '악인' 사이에 놓인 인물이라는 점이 흥미로웠다"고 말했다.쿠팡플레이 시리즈 '안나'도 흥미로운 여성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운다. 사소한 거짓말을 시작으로 완전히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게 된 여자의 이야기를 '리플리 증후군'이라는 소재와 접목했다. 이름, 가족, 학력, 과거 등 모든 것을 거짓말로 쌓아 올린 가짜 삶을 살아가는 안나는 매 순간 위태롭고 복잡다단한 심리 변화를 겪는다. 잘하는 것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았지만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인한 현실과 이상의 높은 괴리감을 절감한 그였기에 이를 묵묵히 감내한다. 배우 수지가 안나 역을 맡아 인물에 대한 공감과 몰입감을 끌어냈다. 평범한 삶조차 버거운 유미에서, 화려한 삶을 누리는 안나가 되기까지 진실과 허구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들며 시종 긴장감과 공감을 선사한다.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유미의 세포들'은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머릿속에 존재하는 세포들이 마음과 행동을 움직인다는 상상력에서 출발했다. 실사와 애니메이션을 결합한 색다른 시도와 이성부터 감성, 사랑, 식욕까지 다채로운 세포들의 시점으로 디테일한 감정선을 유쾌하게 담았다. 시즌2로 찾아온 '유미의 세포들'은 사건 중심의 스토리가 아닌, 유미의 일상적인 하루를 화두로 삼는다. 유미를 연기한 김고은은 "유미의 사랑과 성장이 주된 내용이 되긴 하지만, 모든 인물이 각자의 삶을 살고, 그 안에서 성장도 하고, 사랑도 하고, 미워도 한다"고 전했다. ◆강렬한 여전사들과의 조우다채로운 매력으로 무장한 하드코어 액션의 주인공으로 낙점된 그들의 면면도 눈길을 끈다. '소녀'를 강력한 초월적 존재로 설정한 영화 '마녀'의 후속작 '마녀2'는 확장된 세계관만큼이나 액션의 강도는 전편보다 훨씬 강하고 빠르고 커졌다. 텐트 폴 영화의 주인공으로 신인을 기용한 과감한 시도도 이어져 1408:1의 경쟁률을 뚫고 신시아가 발탁됐다. 그는 실험체로 평생을 지내다 세상 밖으로 나온 소녀 역을 맡아 아이 같은 순수함과 파괴적인 본성을 동시에 지닌 야누스적인 매력을 유감없이 발산했다. "표정 변화가 크지 않고 눈빛만으로 많은 이야기를 담기 위해 노력했다"는 신시아는 "거울과 셀프 카메라로 소녀만의 표정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했다"고 말했다.왓챠의 '최종병기 앨리스' 역시 킬러라는 정체를 숨겨야 하는 고등학생 겨울(박세완)이 주인공이다. 자신의 정체를 숨긴 채 일반 학교로 전학 온 겨울은 국제적인 킬러 집단에서 앨리스라는 이름으로 육성된 최고의 인간 병기이다. 킬러이자 평범한 고등학생이라는 캐릭터 설정을 베이스로 OTT 콘텐츠만이 선사할 수 있는 장점들을 모두 활용해 하드코어 액션 장르의 특성과 매력을 한껏 끌어올렸다. 넷플릭스 '종이의 집 : 공동경제구역'에는 개성 강한 여성 캐릭터들이 존재감을 뽐내는 가운데,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남한에 온 도쿄 역의 전종서에 유독 시선이 모아진다. 그는 "리메이크 버전의 도쿄는 차분하고 정돈되어 있고 이성적이다. 도쿄가 중심이 돼 (이야기의) 무게를 잡고 갈 수 있는 장치로 작용될 수 있을 것 같다"고 출연 소감을 전했다. 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왜 오수재인가안나최종병기 앨리스종이의 집 : 공동경제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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