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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용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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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의 영화] 배드 럭 뱅잉, 부부의 사생활 유출 논란…현시대의 위선·속물성 꼬집다
남편과 합의로 찍은 섹스 비디오가 포르노 사이트에 유출된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교사 에미(카티아 파스카리우). 동료 교사와 학부모들이 학교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며 에미의 해임을 안건으로 긴급회의를 소집한다. 에미는 교장(클라우디아 이레미아)의 집까지 찾아가 억울함을 호소해보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 회의에 참석해 자신도 모르는 일이었다는 사실을 학부모들에게 소명하는 수밖에 없다. 외설적인 것은 무엇이고, 우리는 그것을 어떻게 정의할까. 영화 '배드 럭 뱅잉'은 우리 주변에서 손쉽게 접하지만 평소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외설에 대해 논한다. 코로나19가 한창인 2020년 7월의 루마니아 수도 부쿠레슈티가 배경이다. 세 개의 챕터로 구성된 영화는 각각의 챕터마다 도발적이고 유쾌한 사회 풍자극의 형식을 취한다. 마스크를 쓴 채 부쿠레슈티 시내를 배회하는 에미를 따라가며 팬데믹 시대의 일상을 스케치한 1부 제목은 '일방통행'이다. 에미가 머무르거나 지나가는 시공간에서 마주하게 된 소시민들의 생각과 일상을 소통이 부재한 일방통행식 사회의 뒤틀림으로 은유했다.'일화, 기호, 경이에 관한 소사전'이란 제목의 2부는 인류의 위선과 폭력성을 지적하는 몽타주 에세이다. 다른 두 개의 조항과는 구별된 푸티지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인민 궁전, 루마니아 혁명, 독재자 차우세스쿠를 비롯해 과거부터 현재까지 루마니아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폭력적이고 썩은 기반을 신랄하게 풍자한다. 기득권층이라 불리는 그들이 어떠한 역사를 밟고 그곳에 올라섰는지, 과연 그들이 엘리트라 불릴 자격을 갖추고 있는지 그 민낯을 들춘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가정 폭력, 거리두기, 응급실, 쓰레기 파도, 지구 온난화 등 현재 직면하고 있는 전 지구적인 문제들을 전시해 그 심각성을 일깨운다. 3부는 다시 에미의 이야기로 돌아와, 위선과 허영에 가득 찬 학부모들의 그녀를 향한 마녀사냥식 논쟁을 다룬다. 에미는 자신의 생각과 소신을 밝히지만 한쪽 귀를 닫고 자기 생각만 옳다고 생각하는 그들에겐 소리 없는 메아리일 뿐이다. 마음이 상할 대로 상한 에미는 최대한 감정을 추스른 채 그들의 편향된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 관객으로서도 화가 나고 답답하다. 루마니아 태생의 라두 주데 감독은 에미에게 가해지는 폭력이 비단 루마니아에 국한된 문제는 아니라고 말한다. 에미가 겪는 사건과 일상은 우리의 권리와 자유, 디지털 세계 및 모호한 존재론적 특성 등 여러 측면과 맞물려 있음을 지적한다. 파편적인 전시와 장황한 설명이 다소 지루하게 느껴지는 건 아쉬운 부분이다. 제71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황금곰상을 수상했다.(장르:드라마 등급:청소년 관람불가) 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
[금주의 영화] 한산:용의 출현…'명량' 뛰어넘을 이순신 컴백…거북선 압도적 위용 자랑
임진왜란의 발발로 조선의 국운이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 놓인다. 연승에 힘입어 사기가 충만해진 왜군은 명나라로 향하는 야망을 꿈꾸며 대규모 병력을 부산포에 집결시킨다. 하지만 전라 좌수사 이순신(박해일)을 주축으로 한 조선 수군이 일본 함대를 상대로 일방적인 승리를 거두자 그들의 전략에 차질이 생긴다. 해상 운송로가 막히면서 북진을 위한 보급물자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게 된 것이다. 이에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지략에 능한 장수 와키자카 야스하루(변요한)를 급파해 단숨에 조선군을 섬멸하고 명나라에서 자신을 맞이하라는 특명을 내린다."의(義)와 불의(不義)의 싸움이다." 이순신(박해일)은 항왜군사 준사(김성규)의 "이 전쟁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 이렇게 규정한다. 준사는 부하들을 방패로 삼는 자신의 상관들과 달리 목숨 걸고 최전선에서 싸우는 이순신에게 감명 받아 조선에 투항했다. '영명한 눈빛이 마치 선비와 같았다'라는 징비록의 묘사처럼 '한산: 용의 출현'(이하 '한산')은 지장(智將)으로서의 남다른 면모와 리더십을 발휘한 40대 후반의 이순신을 소환한다. 난중일기를 통해 짐작해 봄 직한 강직하고 신중한 모습도 함께다.'한산'은 김한민 감독의 '명량'(2014) 후속작이자 프리퀄이다. 왜선 47척을 격파하고 왜군 1만여 명을 수장시켜 임진왜란 최초의 압도적 승리를 거둔 한산도대첩을 다뤘다. 다만 아쉽게도 난중일기에는 이때의 기록이 남아있지 않다. 세계 전쟁사에 남은 한산도대첩의 방점이라 할 수 있는 학익진 전술과 '명량'에는 등장하지 않았던 거북선의 출정을 여러 사료와 영화적 상상력을 조합해 완성해야 했다. 결과적으로 모두가 납득할 만한 성공적인 모델의 구현이다.영화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하는, 총 50분에 걸친 해전은 스펙터클 액션의 감동과 카타르시스를 느끼기에 충분하다. 더 흥미로운 것은 바다 위에서 펼쳐진 이 모든 해상 전투신이 VFX를 기반으로 한 세트 촬영이라는 점이다. 물 위에 배를 띄우지 않고 마음껏 시각효과를 구현해 낸 국내 최초의 해전 영화인 셈이다. 다소 이분법적으로 단순히 그려졌던 '명랑'에 비해 입체적으로 살아난 캐릭터들의 모습도 인상적이다.흔들리지 않는 굳건한 신념과 지혜로운 성정의 이순신으로 체화한 박해일과 야심과 지략을 갖춘 와키자카 역으로 그와 대척점에 선 변요한의 모습이 특히 깊은 잔상을 남긴다. 배우 박해일은 말한다. "'명량'이 영웅 이면의 번민과 고뇌를 함께 느끼고 호흡했다면 '한산'은 이순신의 지적인 면모와 과단성을 읽을 수 있는 위대한 전투를 다뤘다"고. 그런 이순신의 능력을 누구보다 인정하고 이해한 건 역설적이게도 극 중의 와키자카였다.(장르:액션 등급:12세 이상 관람가) 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
[놓치면 후회!] 디즈니+ 오리지널 영화 '프레이'…숨막히는 극강 생존 스릴러
디즈니+ 오리지널 영화 '프레이<사진>'는 숨막히는 극강 생존 스릴러다. 300년 전 아메리카를 배경으로, 자신보다 강한 상대를 무자비하게 사냥하는 외계 포식자 프레데터에 맞서 부족을 지키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원주민 소녀 나루의 사투를 그렸다. SF 액션 스릴러의 레전드로 손꼽히는 '프레데터' 시리즈의 제작진과 '클로버필드 10번지'에서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는 스토리와 짜임새 있는 연출로 호평 받은 댄 트라첸버그 감독이 의기투합했다. 특히 우주 최강의 사냥꾼이자 우주 생태계 최상위 포식자인 프레데터의 기원을 그린 작품으로, 오로지 사냥하기 위한 본능에 충실한 프레데터와 그들로부터 생존하기 위해 사냥에 나서야만 하는 나루의 대립에서 오는 강렬한 카타르시스가 서바이벌 액션의 진수를 예고한다. 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
[연예가] 쿠팡플레이 시트콤 '유니콘'…신하균 허세충만 CEO 변신
배우 신하균〈사진〉이 K-스타트업 CEO가 돼 돌아온다. 쿠팡플레이 시트콤 '유니콘'은 맥콤의 CEO 스티브와 크루들의 K-스타트업 분투기를 그린 작품. 지난해 드라마 '괴물'로 다시 한번 역대급 연기를 선보이며 백상예술대상 남자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한 신하균이 1%의 영감과 99%의 허세로 이루어진 맥콤의 CEO 스티브로 분해 이제껏 본 적 없는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여기에 스타트업의 절대금기라는 피보팅(급속도로 변하는 외부 환경에 따라 기존 사업 아이템과 방향을 전환하는 것)을 취미로 일삼으며 맥콤 크루들과 함께 대혼돈의 K-스타트업 분투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오는 8월 쿠팡플레이에서 공개된다. 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
[연예가] 미스터션샤인의 그녀 김용지 '둠둠' 주연으로 스크린 데뷔
'둠둠'〈사진〉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나아가는 청춘의 이야기와 엄마와 딸 사이의 갈등을 현실적으로 그려낸 영화다. tvN '미스터 션샤인'에서 타로 카드로 미래를 보는 묘령의 인물 호타루로 데뷔, 독보적인 분위기로 시청자를 매료시킨 김용지가 주연을 맡았다. '더 킹: 영원의 군주' '구미호뎐' 등의 작품을 통해 독보적인 매력을 발산한 그는 극 중 최고의 실력을 가진 테크노 DJ 이나를 연기했다. 엄마와의 갈등으로 음악을 그만둔 후 베를린행 티켓이 걸린 오디션에 도전하게 된다. 이나의 엄마 역은 윤유선이 맡아 깊이 있는 감정 연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9월 개봉한다. 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
드라마 '우영우' 신드롬, "악인 한명 없어도 통쾌하네"…착한 드라마의 유쾌한 반란
그야말로 신드롬이다. 시청률 0.9%로 시작해 지난 8회에서 13%(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로 수직 상승한 ENA 수목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얘기다. 1%만 넘어도 성공으로 치는 케이블 채널인 점을 감안하면 이 기록은 대박에 가깝다. 이 작품은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신입 변호사 우영우가 사건을 해결하며 성장해 가는 휴먼 법정 드라마다. 소재의 참신함보다는 탄탄한 시나리오에 더해진 따뜻한 메시지와 배우들의 열연이 연일 화제를 모은다.◆사랑스러운 캐릭터가 보여주는 극복의 드라마'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는 징글징글한 악인이 등장하는 대신 함께 손 맞잡고 싶은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로 '우리 본성의 선함'을 일깨운다. 흥미로운 법 이야기를 드라마틱하게 구성했고, 자폐를 그리는 방식에도 예의를 갖췄다. 우영우(박은빈 분)의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을 구현한 시점 숏이나 그의 세계를 이해하는 과정을 위트 있게 CG로 묘사한 방식이 그렇다. 높은 암기력과 다각적 공간 인지 능력을 발휘하는 자폐 스펙트럼은 일명 '백치천재'라고 불린다. 의사소통 및 언어와 추상적 개념 사용에 다소 어려움은 있지만 특정 분야에 몰입하면 일반인을 훌쩍 뛰어넘는 최고 수준의 능력을 보인다. 영우 또한 한 번 본 것은 절대로 잊어버리지 않는 기억력이 강점이다. 엄청난 양의 법조문과 판례를 정확하게 외우고, 선입견이나 감정에 사로잡히지 않는 창의적인 사고방식이 보통 사람을 능가한다. 극 중 형사사건을 민사사건으로 돌리고, 특별손해를 생각해 내 거액의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하다는 점을 착안한 발상은 실제 법조인들의 무릎을 치게 만든다. 하지만 세상은 여전히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영우에게 낯설고 두렵다. 몸을 제대로 다루지 못해 걷기, 뛰기, 신발 끈 묶기, 회전문 통과가 힘들고, 감정표현도 서툴러 엉뚱하고 솔직한 그의 모습이 때론 사람들을 놀라고 당황하게 만든다. 그런데도 꿋꿋해서 대견스럽다. 틀에 박힌 규칙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만들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한계를 극복하고 문제점을 씩씩하게 해결해 나가는 모습이 말이다. 과거 자폐인을 주인공으로 삼았던 영화 '말아톤', 드라마 '굿닥터' 등이 장애인에 대한 혐오와 차별, 보이지 않는 편견 등을 다뤘다면, 다양성이란 가치를 따뜻한 감성으로 껴안은 '우영우'는 휴머니즘과 인물의 성장에 방점을 찍는다. 법정물로서의 재미도 만족스럽다. 에피소드 중심의 '우영우'는 영우가 대형 로펌 한바다의 변호사가 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매회 흥미진진한 새 사건이 도전장을 내밀면 영우와 한바다의 변호사들은 '한 회에 한 개씩 사건'을 해결해 가는 방식을 취한다. 법정물은 무겁고 딱딱하다는 선입견도 그 과정에서 많이 사라졌다. 특히 기발한 발상이 떠오를 때마다 등장하는 고래 CG는 이번에도 사건의 결론이 경쾌하게 맺어질 것이라는 안도감과 함께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영우를 둘러싼 주변 캐릭터들도 사랑스럽다. 영우에게 친절하고 다정한 사람 그 이상의 존재로 부각되고 있는 송무팀 직원 이준호(강태호 분), 편견 없는 넓은 마음으로 단점보다 장점을 더 중요시하는 시니어 변호사 정명석(강기영 분), 우영우의 유일한 친구이자 든든한 지원군인 동그라미(주현영 분), 영우의 로스쿨 동기인 츤데레 최수연(하윤경 분) 그리고 딸바보 우광호(전배수 분) 등이 이야기를 살아 숨 쉬게 만든다. 제작진은 "우영우의 세상에서 함께 울고 웃으며 설렘을 더하는 배우들의 열연은 2막에서 더욱 빛을 발할 것"이라고 전했다.◆박은빈의 인생캐 등극"연기를 한다기보다는 영우의 진심을 내가 제일 먼저 알아봐 주고, 내 진심을 더했다." 박은빈이 드라마 제작 발표회에서 한 말이다. 그는 캐릭터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수차례에 걸쳐 캐스팅 제의를 고사했다. 결국 1년을 기다려준 제작진의 굳은 믿음에 감동해 출연을 결정했고, 박은빈은 국내 드라마계가 가장 주목하는 배우가 됐다. 다섯 살 때부터 연예 활동을 시작한 박은빈의 연기 경력은 무려 27년에 달한다. 성인이 된 후 '구암 허준' '비밀의 문' 등에 출연, 쟁쟁한 선배들과의 호흡에도 밀리지 않는 연기력을 보여줬다. 이때 그의 연기 인생의 분기점이 된 '청춘시대'(2016)를 만난다. 엉큼한 말을 여과 없이 툭툭 던지는 송지원 캐릭터는 기품있던 그간의 이미지를 배신하며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이후 또렷한 발음과 시원한 발성이 돋보인 '스토브리그'(2019)와 '브람스를 좋아하세요?'(2020), 퓨전 사극 '연모'(2021)에 출연하며 입지를 한층 더 단단히 굳혔다. 여기에 '우영우'가 더해졌다. 배우로서 다른 차원으로 접어든 그의 행보는 이제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했다. 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박은빈
[시네 토크] '외계+인' 무륵역 류준열...'SF에 녹인 한국 도술' 발상 흥미로워…배역 위해 1년간 기계체조 익혀
외계인이 등장하는 SF적인 세계와 한국 고전 도술의 세계가 만났을 때 파생되는 이질적인 결합이 주는 묘미. 최동훈 감독이 5년 전부터 구상했다는 '외계+인'은 고려 말 신검을 차지하려는 도사들과 외계인 죄수를 쫓는 이들의 2022년 현재 이야기가 흥미롭게 펼쳐지는 혼합장르의 영화다. 개성 넘친 캐릭터들과 소재의 참신함이 느껴지는 이야기에서 류준열은 신묘한 부채로 고양이나 부린다고 알려진 일명 '얼치기 도사' 무륵을 연기했다. 능청스러운 입담에 더해 어설픈 재주와 도술로 경쾌한 웃음을 자아낸 그는 현상금이 걸린 신검을 차지하기 위해 시종 고군분투한다. 최동훈 감독이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류준열 배우의 모습을 상상하면서 그렸다"는 무륵은 류준열의 인간적인 유머까지 더해져 생동감을 더한다. "한국에서 아무도 시도하지 않은 것에 도전한 영화"라는 점에 방점을 찍고 싶다는 그는 "그래서 영화인으로서 즐겁고 관객으로서 행복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외계+인'은 CG촬영과 합성을 근간에 둔 영화다. 이런 작업은 처음일 텐데 처음 시나리오를 읽고 어떤 느낌을 받았나."'뭐지? 이게 가능해?'라는 느낌이었다. 영화가 담고 있는 방대한 세계관을 중심으로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풀어내는 이야기들이 너무 재밌고 신기했지만 과연 이걸 다 영화로 담아내는 게 가능할지 궁금했다. 2부 시나리오를 다 읽고 나서야 '아, 이런 얘기를 하려는 거였구나' 고개를 끄덕이게 됐지만, 우리가 모두 '이거다'라고 생각했을 때, 아마도 감독님은 껄껄 웃으시면서 '그게 다는 아냐'라고 말하고 싶으신 듯했다."▶영화에는 외계인, 도사, 로봇 등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하고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무협, SF, 액션, 판타지 등 다양한 장르가 녹아 있다. 이런 최동훈 감독만의 독특한 상상력으로 탄생한 세계에서 가장 흥미롭게 생각됐던 지점은 뭔가."일단 시도 자체가 놀랍고 흥미로웠다. 시나리오를 볼 때는 실감이 나지 않았는데 완성된 영화를 보면서 '감독님이 생각하신 게 이런 그림이었구나' 감탄하면서 봤다. 다양한 장르를 빌려 인간과 인연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으셨던 것 같다. 제목에서부터 인간을 따로 떼어내 그 점을 강조했다.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는 집에 가보면 알 수 있다. 감독님 댁을 방문했을 때 거실 한쪽 면이 책들로 빼곡히 쌓여 있는 걸 보고 놀랐다. 옛 고전부터 내가 어릴 적 즐겨봤던 만화와 소설도 있었다. '감독님 이야기들의 출발점이 바로 여기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는데, 영화를 보면서 특히 흥미로웠던 건 인연을 통해 엮인 사람들이 다 같이 모여 지구를 구하려 한다는 점이었다. 그게 참 좋았다."▶최동훈 감독이 "무륵은 류준열 배우의 모습을 상상하면서 그린 캐릭터"라고 언급했다. 실제의 모습과 닮은 점이 있나."대사에도 나오지만 도란 갈고 닦아서 깨달을 때가 있고 문득 깨달을 때가 있는데 나는 문득 깨닫는 쪽에 확실히 가까운 편이다. 작품을 준비할 때도 '이번에는 어떤 모습을 보여주겠어, 내 모든 걸 다 쏟아부어서 해야겠어'라는 접근보다는 즐기듯이 대본을 읽고, 이후 영화를 본 관객들과 유쾌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공감대를 형성하는 즐거운 상상을 하곤 한다. 그런 부분이 무륵과 싱크로율이 높다고 생각하신 것 같다. 일단 '얼치기 도사 무륵'이라는 단어와 발음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대충 어떤 느낌인지는 알고 있지만 찾아봤다. 사전적으로는 '이것도 저것도 아닌 어떤 중간치'라는 의미로 나온다. 사람은 모든 게 완벽할 수 없고 한없이 부족하지도 않다. 그게 인간적이다. 사람들에게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고 따뜻한 듯하면서도 때로 냉정한 무륵은 다양한 얼굴을 갖고 있다. 개인적으로 어딘가 부족해서 뭔가 채워주고 싶은 캐릭터들을 좋아하는데 무륵은 그 점에서 더 매력적으로 다가온 것 같다."▶홍콩 무협영화를 떠올리게 하는 다양한 액션이 펼쳐진다. 칼과 부채를 능수능란하게 다루던데 액션은 어떻게 준비했나."1970~80년대 유행했던 홍콩의 무협영화들은 거의 다 찾아본 것 같다. 그들의 동작과 기술이 어떻게 쓰이는지 참고했고 지양할 바를 정하면서 관람했다. 액션 연기는 이전 작품에서도 보여준 적이 있지만 이번과는 결이 다르다. 와이어로 시작해서 와이어로 끝났다고 할 수 있을 만큼 매일 출근 도장을 찍듯 현장에 가면 바로 와이어부터 착용했다. 액션 장면도 배우가 직접 얼굴을 보여줘야 관객들이 믿는다는 감독님의 말씀이 있으셨지만 개인적인 욕심도 있어 1년 가까이 기계체조를 배웠다. 덕분에 덤블링 정도는 이제 가볍게 할 수 있을 정도가 됐다."▶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나."밀본 액션 장면이 떠오른다. 당시 체중이 5㎏ 정도 빠졌을 만큼 가장 길고 힘들게 찍었다. 일단 비가 너무 많이 왔다. 50일 가까이 비가 내리면서 촬영 여건이 나빠졌다. 굉장히 습했고 세트장 안에는 불도 있어서 엄청 더웠다. 내가 축구를 하고 나서도 땀이 잘 나지 않는 체질인데 속옷은 물론이고 겉에 입었던 도포까지 다 젖어서 의상을 자주 교체해야 했다. 그래도 밀본 장면에서 보여준 선배들의 연기는 최고였다. 밀본의 수장으로 나온 김의성 선배는 물론이고, 부부 도사인 염정아·조우진 선배는 대한민국 최고의 배우라는 칭호가 아깝지 않다. 보는 내내 어떻게 저렇게 캐릭터를 준비할까 감탄하면서 봤다. 안전에 유의하면서 촬영하다 보니 많은 시간이 소요됐지만 힘든 만큼 재밌는 추억이 많았던 장면이었다."▶김태리 배우와는 '리틀 포레스트' 이후 4년 만에 재회했다. 다시 호흡을 맞춘 소감은 어떤가."태리씨는 친구이자 동료라는 느낌이 확실히 드는 배우다. 예전에 영화 '돈'을 찍을 때 유지태 선배님이 '배우인 친구들을 많이 만들어 놓아라, 그러면 나중에 정말 많은 도움이 될 거다'라는 말씀을 해주셨다. 그게 이런 이유에서인가 싶다. 사적으로 친한 친구와 현장에서 다시 만난다는 게 사실 굉장히 어려운 일이지 않나. 작품 이외에 관한 것이라도 배우가 또 다른 배우를 친구로 가깝게 두면서 이야기할 수 있는 것들, 함께 출연한 작품 안에서 인물에 대한 이야기들, 그리고 서로가 모니터를 해주고 본인이 출연하지 않은 작품에 대해서도 자신의 생각을 말해주는 것들이 굉장히 많은 도움이 된다. 그 점에서 태리씨와 다시 호흡을 맞추게 돼 무척 반가웠고 의지가 됐다. '리틀포레스트' 때는 서로 신인이고 잘 모르는 사이라 그런 부분에서 아쉬웠는데 이번에는 모든 면에서 착착 맞아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았다."▶무륵을 연기하면서 오랜 시간 장발을 유지했었는데 당시 화제가 많이 됐다."개인적으로는 짧은 머리를 선호한다. 그래서 머리를 기를 때 힘들었다.(웃음) 평소 같았으면 가발을 썼을 텐데 작품 준비 기간이 길다 보니 캐릭터의 이미지를 구현하고 자연스러운 연출을 위해 머리를 길렀다. 느낌이 다르더라. 더 많은 에너지를 쏟을 수 있었고, 맡은 인물에 확 몰입되는 느낌을 받았다. 이것도 즐겁고 행복한 경험이었다."▶'외계+인'은 주연으로서의 부담감보다는 각각 배우들의 개성과 역량이 이야기에 녹아든, 최동훈 감독 특유의 접근 방식이 발휘된 작품이다. 최동훈 감독과의 호흡은 어땠나."회사 대표님과 예전에 나눴던 대화가 있다. 신인 배우가 회사에 들어오면 대표님들은 대개 '어떤 배우가 되고 싶냐, 앞으로 어떤 길을 생각하고 있느냐'는 질문을 하신다. 그때 나는 '최동훈 감독님과 함께 작업을 해보고 싶습니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런데 어느 날 대표님이 날 부르시더니 이번에 최동훈 감독님 작품에 출연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하시는 거다. 그 얘기를 듣자마자 울컥해졌다. 그리고 너무 즐겁고 감사하고 행복했다. 배우가 되기 전부터 관객의 한 사람으로 감독님의 작품을 재밌게 봐왔다. 감독님의 이야기는 늘 흥미롭고 이야기를 표현하는 방법도 남다르다. 개인적으로 트렌드를 좇는 것보다 자기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끝까지 관철시키는 연출자를 좋아하는데, 도사나 신선에 관한 스토리를 확장시켜 '외계+인'으로까지 끌고 왔다는 점에서 감독님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쑥스럽지만 이 영화가 잘 돼서 3부, 4부가 나오고 드라마로도 나오면 좋겠고, 그때 감독님과 다시 만나 첫 작품 때의 아쉬웠던 부분, 내가 미처 다 보여드리지 못했던 것들을 제대로 보여드리고 싶다."▶관객들에게 '외계+인'의 관람 포인트를 말해준다면."만약 외계인이 있다면 당연히 과거에도 있지 않았을까. 그렇다면 고려 시대에도 있었을 텐데 그때 사람들은 외계인을 뭐라고 생각했을까. 우주에서 온 존재라기보단 아마도 요괴라 받아들였을 테고 그 발상에서 영화가 시작하는데, 그게 내겐 굉장히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현대에서 보는 외계인과 과거 사람들이 마주한 외계인, 그리고 그 사이 세계가 열리면서 무협, SF, 액션, 판타지가 흥미롭게 펼쳐진다. 이 정도면 더 이상의 부연 설명이 필요 없을 것 같다. 덧붙여 이야기꾼으로서 최동훈 감독님의 또 다른 세계관을 엿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될 듯하다." 글=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 사진제공=씨제스 엔터테인먼트
[놓치면 후회!] 문제적 성장 영화 '아이를 위한 아이'
영화 '아이를 위한 아이'<사진>는 보육원 퇴소를 앞둔 도윤 앞에 15년 만에 아버지가 나타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올해의 문제적 성장 영화로 작지만 힘 있는 웰메이드 영화로 주목받고 있다. 충무로 기대주 현우석이 도윤 역을 맡아 이야기의 몰입감을 높이는 강렬한 눈빛과 열연을 펼쳤다. 도윤은 갑자기 나타난 아버지 승원(정웅인)으로 인해 새로운 삶을 살게 되지만 예상치 못한 진실 앞에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다. 영화는 도윤이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을 통해 진정한 가족의 의미와 청소년·청년 세대의 현실적 고민과 홀로서기에 대한 어려움을 제시한다. 승원 역을 맡은 배우 정웅인이 자상하고 따뜻한 아버지의 모습과 함께 비밀을 간직한 인물로 등장해 시종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21일 개봉. 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
[연예가] 고경표·이이경 주연 영화 '육사오'…南北 57억 로또 쟁탈전 내달 개봉
영화 '육사오'<사진>는 로또 1등 당첨금 57억원을 두고 벌어지는 남북 군인들 간의 유쾌한 쟁탈전을 그렸다. 공교롭게 바람을 타고 군사분계선을 넘어가 버린 1등 로또를 둘러싼 남북 군인들 간의 좌충우돌을 다룬 영화는 "삶의 윤활유가 되는 코미디 장르의 힘을 믿는다"는 박규태 감독과 고경표, 이이경, 음문석, 박세완 등의 의기투합으로 완성됐다. 고경표는 남한 GP의 말년 병장 천우를 연기했다. 1등 당첨 로또의 최초 소유자로, 로또를 되찾고자 눈물 나는 노력을 펼치게 된다. 이이경은 군사분계선에 가로막힌 북한 측 GP 상급병사 용호를 연기했다. 그 역시 우연히 손에 넣은 로또로 인생역전을 노리는 모습을 현실감 있게 보여줄 예정이다. 음문석이 남한 측 중대장 강대위로, 박세완이 용호의 동생 연희로 출연한다. 8월 개봉 예정이다. 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
[연예가] 넷플 영화 '카터'로 돌아온 주원, 7㎏ 벌크업 인간 병기 완벽 변신
배우 주원<사진>이 인간 병기가 돼 돌아온다. 모든 기억을 잃고, 자신이 누구인지도 모른 채 의문의 작전에 투입된 카터의 이야기를 다룬 넷플릭스 영화 '카터'를 통해서다. 드라마 '각시탈' '굿 닥터' '용팔이' '앨리스', 영화 '그놈이다' 등 매 작품 탄탄한 연기력과 몸을 사리지 않는 액션을 선보여온 그의 더 강하고 독해진 모습을 마주할 수 있을 듯하다. 완벽한 캐릭터 소화를 위해 7㎏가량 벌크업을 한 주원은, 3~4개월의 혹독한 사전 트레이닝까지 거쳤다. 덕분에 아슬아슬한 맨몸 액션부터 카체이싱, 오토바이 등 다양한 수단이 동원된 고난도 액션을 완벽히 소화할 수 있었다고. "단 하루라도 액션을 하지 않는 날이 없었다. 비교할 만한 작품이 없을 정도"라는 주원의 말처럼 그의 강렬한 변신과 함께 펼쳐질 다채로운 액션이 기대된다. 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
원톱보다 멀티캐스팅…"그 배우도 나와서 본다"
'뭉쳐야 뜬다?' 무더위의 기승과 함께 극장가의 전쟁도 치열해진 요즘, 극장에 걸린 포스터를 보면 그 자체로 압도적인 스펙터클을 자랑한다. 원톱으로도 작품 한 편을 거뜬히 책임질 다수의 배우가 패키징 된 영화가 개봉을 앞두고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는 것이다. 티켓 파워가 있는 배우를 한데 모은 멀티캐스팅이 콘텐츠 시장의 흥행 공식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지만 팬데믹 이후 실로 오랜만에 마주한 풍경이라 반갑다. 원톱의 파워가 빠져나간 자리, 그 자리를 다수로 채우고 있는 멀티캐스팅에 대한 각계의 다양한 관점도 함께 짚어본다.◆다수가 모여 흥행을 보장한다"배우 한 사람당 50만명만 책임지면 최소 500만 관객이 되는 거다." 영화 '도둑들'(2012) 개봉 전 배우 김혜수가 한 말이다. 그를 포함해 김윤석, 이정재, 전지현, 임달화, 김해숙 등이 출연한 '도둑들'은 결국 모든 이의 예상을 뛰어넘어 개봉 22일 만에 1천만 관객을 동원했다. 흥행요인이야 많다. '타짜' '범죄의 재구성' 등을 통해 보여준 최동훈 감독의 탁월한 장르적 감각과 비슷한 비중으로 다양한 캐릭터를 다 살려낸 플롯 그리고 폭염도 한몫했다. 감독에 대한 배우들의 신뢰가 전제됐기에 가능했던 결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둑들'은 좀체 현실화하기 힘든 캐스팅 구성이었다. 감독들에게 여전히 캐스팅의 벽은 높고, 이런 캐스팅이 가능한 감독은 손에 꼽을 정도다. 이제 멀티캐스팅은 성수기를 겨냥한 텐트폴 영화의 필수적이고 안정적인 장치로 통한다. 제작사는 좀 더 수월하게 투자처를 확보할 수 있고, 배우 입장에선 일정 수준 이상의 흥행이 담보되니 실보다 득이 많다. 설령 흥행에 실패하더라도 그에 따른 부담을 나눌 수 있다. 올여름 성수기를 겨냥한 개봉작들에서도 이런 트렌드가 읽힌다. 최동훈 감독 '외계+인'류준열·김우빈·김태리·소지섭한재림 감독 '비상선언'송강호·이병헌·전도연·김남길참신한 기획·탄탄한 이야기 바탕주연급 조연 '떼'로 나와 시너지더러 캐릭터 균형 깨져 '고배'도최동훈 감독이 7년 만에 내놓은 신작 '외계+인'에는 류준열, 김우빈, 김태리, 소지섭, 염정아, 조우진, 김의성 등 화제성과 신뢰도를 겸비한 배우가 대거 포진해 있다. 한재림 감독의 '비상선언'은 송강호, 이병헌, 전도연, 김남길, 임시완 등 국내를 대표하는 톱 배우로 진용을 짰다. 영화 '한산: 용의 출현' 역시 박해일, 변요한, 안성기, 손현주, 김성규, 김성균, 김향기 등 세대를 뛰어넘는 넓은 스펙트럼의 배우로 구성됐다. 전작 '명량'에 이어 김한민 감독의 탁월한 캐스팅 혜안이 또 한 번 증명된 셈이다. 영화 '헌트'도 이정재, 정우성과 함께 전혜진, 허성태, 고윤정, 김종수, 정만식 등의 개성파 배우가 존재감을 드러낸다. 실상 주·조연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은 멀티캐스팅으로 놓고 본다면 올해 영화의 키워드라 해도 무리가 아닐 듯싶다. 이런 흐름은 OTT 콘텐츠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디즈니+ '무빙'에는 류승룡, 한효주, 조인성, 차태현, 김성균, 류승범 등이, 넷플릭스 '길복순'에는 전도연, 설경구, 구교환, 이솜 등이 출연해 예측불허의 시너지를 예고한다.◆새로운 기획·다양한 캐릭터를 원하는 시대멀티캐스팅 붐에 대해 한 영화관계자는 "완벽한 스타가 사라지면서 따라오는 필수 불가결의 선택"이라고 말한다. "과거처럼 원톱 배우에 대한 무조건적인 신뢰가 줄어들었고, 관객은 '그 배우'라서가 아니라 '그 배우도 나와서' 영화를 선택한다"고 했다. 명품 조연의 시대도 지났다. 이젠 주연급 조연이란 표현이 더 적확할 만큼 멀티캐스팅의 분위기를 형성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도 바로 이들 주연급 조연이다. 투자자들은 캐릭터가 재밌고 독특한가가 때론 전체적인 이야기보다 더 큰 기준이 될 수도 있다고 말한다. 우려의 시선이 없는 건 아니다. 롯데엔터테인먼트의 한 관계자는 "기획단계부터 메인 캐릭터 외의 배우를 모두 내세우다 보니, 전체적으로 개런티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역할 모두가 필요 이상으로 중요해지면서 더러 균형이 깨지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한다.비중 있는 배우가 많아질수록 제작사의 부담이 커지는 건 당연하다. 1부와 2부를 동시에 촬영한 '외계+인'은 제작비로 400억원, '한산'은 310억원, '비상선언'은 260억원, '헌트'는 200억원 이상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진다. 스타 캐스팅이 투자를 받는 데 유리하다는 걸 감안하면 결국 캐스팅이 작품의 사이즈를 결정하는 순환고리를 형성한 것이다.물론 멀티캐스팅이 반드시 흥행을 담보하진 않는다. 과거의 예를 보더라도 김윤석, 이병헌, 고수 등이 출연한 '남한산성', 정우성, 강동원, 한효주 등이 출연한 '인랑' 그리고 최근의 '브로커' 흥행 참패는 멀티캐스팅이 성공을 위한 충분조건이 아님을 보여준다. 참신한 기획과 탄탄한 이야기가 먼저고, 그걸 표현하기 위해 다양한 캐릭터가 구현돼야 함을 역설한다. 한 영화 관계자는 "배우가 작품을 결정하기까지는 감독, 시나리오, 제작사 등의 변수가 있다. 최근엔 캐릭터의 변별력도 배우들의 관심을 유도하는 요소로 자리하고 있는 추세다. 일련의 흥행작을 볼 때 관객 역시 사이즈에 반응한다기보다 새로운 기획과 캐릭터에 대한 요구를 더 많이 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그래픽=최소영기자 thdud752@yeongnam.com
[놓치면 후회!] 돼지, 소, 닭의 평온한 일상...자연다큐멘터리 '군다' 개봉
14일 개봉한 '군다'<사진>는 돼지, 소, 닭의 평온한 일상을 통해 대자연의 신비로움과 생명 간의 공생을 되짚는 자연 다큐멘터리이다. '지구 반대편의 초상'(2011), '아쿠아렐라'(2018) 등의 작품을 통해 그간 자연과 생명에 관한 심도 있는 탐구를 해왔던 빅토르 코사코프스키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돼지 가족과 한쪽 발이 없는 닭, 한 무리의 소 등 친숙하지만 쉽게 들여다볼 수 없었던 동물들의 일상이 그들의 시선에서 여과 없이 담겨졌다. 여기에 대자연의 공간감을 전달하는 압도적인 영상미와 음향 그리고 흑백 화면을 선택한 획기적인 연출이 어우러지며 자연의 평온함은 물론, 이 땅의 동반자로서 인간과 동물의 공생이라는 묵직한 가치를 전한다. 배우 호아킨 피닉스가 제작에 참여했다.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
[연예가] 영화 '귀신경찰' 크랭크업…김수미·신현준 코믹 케미
영화 '귀신경찰'이 크랭크업했다. 어설픈 초능력을 얻게 된 사람들이 사건 사고에 휘말리면서 겪게 되는 좌충우돌을 그린 작품이다. 김수미<사진>가 철부지 아들을 둔 순댓국집 사장 수미로 분했다. 귀에 착착 붙는 차진 대사와 푸근한 매력으로 영화계의 어머니로 활약해 온 그는 또 한 번 자신만이 표현해 낼 수 있는 코믹 열연을 펼친다. 신현준은 우연히 초능력을 얻게 된 후 예상치 못한 일에 휘말리게 되는 경찰 현준 역이다. 김수미와 신현준은 '맨발의 기봉이' '가문의 영광' 시리즈 등에 이어 11년 만에 재회했다. 여기에 연예계 절친으로 잘 알려진 정준호가 신현준과 극 중 앙숙으로 만나 비글미 가득한 케미를 보여준다. 영화 '비천무' '무영검', 드라마 '아테나: 전쟁의 여신'의 김영준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
위기의 넷플릭스, K예능 카드 꺼내들다…OTT 달라진 생존 전략
국내외 OTT 업체들이 다양한 생존 전략을 펼치기 시작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엔데믹으로 접어들면서 이용자들의 외부 활동이 늘어나고 기대작 개봉 등으로 영화관이 다시 북적이자 위기감을 느낀 것이다. 글로벌 OTT들은 해외 진출에 따른 리스크를 줄이는 대신 K-콘텐츠를 중심으로 한 시즌제 제작과 IP 발굴에 전력을, 국내 OTT들은 해외 업체들과의 전략적 협업을 통해 수준 높은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경쟁력 확보를 위한 콘텐츠 투자 확대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는 지금이다.◆새로운 변화와 도전에 직면극장가 회복에 힘입어 스트리밍 서비스 중심의 배급 흐름이 다시 극장 중심으로 재편되는 모양새다. 박스 오피스 흥행은 완성도 높은 영화 라인업과 입소문, 억눌린 소비자 수요, 극장 내 마케팅이 주효했다. '범죄도시2'가 3년 만에 천만 관객을 달성하면서 국내 박스 오피스 회복을 주도했고, 북미 극장가 역시 '탑건: 매버릭'이 10억달러가 넘는 수익을 올리며 가파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반면 OTT 업체들은 새로운 변화와 도전에 직면했다.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6월 넷플릭스의 국내 MAU(월간 활성화 이용자)는 지난 2월 대비 128만명 줄어든 1천117만명으로 조사됐다. 구독자 수도 감소했다. 넷플릭스가 발표한 1분기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구독자 수가 20만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가입자가 감소한 건 2011년 넷플릭스가 OTT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처음이다. 디즈니+ 역시 풍부한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TV와 다른 OTT 환경에 따른 다양성과 글로벌 현지 제작 부족으로 글로벌 가입자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 국내 이용자 수를 보면 전 분기 대비 117만명에서 115만명으로 마이너스 정체를 기록 중이다. 국내 OTT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웨이브는 2월까진 500만명에 육박하는 MAU를 보여주었지만 5월엔 423만명으로 하락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OTT 월간 활성 이용자 수가 줄어든 건 엔데믹 전환과 구독료 인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때문이지만 최근 콘텐츠 다양화를 통해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며 "오히려 개봉작이 늘어나 영화관에 관객이 다시 몰리게 되면 결과적으로 2차, 3차 시장인 온라인으로 유통돼 OTT 시장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인기 IP 시즌2로 출사표OTT 업체들은 각자 비장의 카드를 하나씩 꺼내 들었다. 먼저 넷플릭스는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모은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의 두 번째 시즌을 알렸다. 라인업에는 한국 시리즈 최초로 전 세계 넷플릭스 시청 순위 1위를 기록한 '오징어 게임'을 포함해 'D.P.' '스위트홈' '지금 우리 학교는' 시즌2와 '스위트홈' 시즌3이 포함된다. 지금까지 천문학적인 금액을 무한정 콘텐츠 제작에 쏟아부었던 예전의 방식에서 탈피, 선택과 집중을 통해 검증된 오리지널 IP의 프랜차이즈화로 작품의 성공률을 높이려는 전략이다. 넷플릭스는 한국에서 서비스를 론칭한 2016년부터 2021년까지 130여 개의 한국 콘텐츠를 공개했으며, 지난해까지 1조원 이상을 한국 콘텐츠에 투자했다. 총 15편을 공개했던 지난해보다 더 많은 한국 콘텐츠를 올해 공개할 예정인데, 이번에 새롭게 주목한 건 예능 부문이다. 지난 12일 '넷플릭스 한국 예능 상견례'에서 넷플릭스 콘텐츠팀 유기환 매니저는 "예능 콘텐츠 소비가 높은 한국에서 넷플릭스 한국 예능은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단계다. 지속적인 투자와 협업을 통해 새로운 예능 콘텐츠를 선보일 계획"이라며 "한국에서 통한다면 글로벌에서도 통할 것"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디즈니+는 하이브(HYBE)와의 글로벌 콘텐츠 협업을 통해 국내 음악 및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창의적 우수성을 전 세계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21세기 팝 아이콘 방탄소년단 멤버가 출연하는 두 개의 작품을 포함, 하이브가 제작한 총 다섯 개의 콘텐츠를 전 세계 디즈니 스트리밍 서비스에 공개한다. 박지원 하이브 CEO는 "하이브의 수준 높은 콘텐츠를 디즈니+를 통해 보다 많은 글로벌 시청자에게 선보일 수 있게 됐다"며 "디즈니와의 장기적 협력의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국내 OTT 플랫폼 역시 강력한 IP를 보유한 해외 업체들과 손을 잡고 세계 진출을 노리고 있다. 국내 OTT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는 판단하에 수억 명의 잠재적 고객이 있는 해외로 눈을 돌린 것이다. 웨이브는 '프렌즈' '왕좌의 게임' '체르노빌' 등 막대한 IP를 보유한 HBO와 콘텐츠 공급 계약을 논의 중이다. 웨이브는 현재 서비스 중인 HBO 콘텐츠는 물론, HBO의 OTT HBO 맥스의 오리지널 콘텐츠까지 제공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티빙은 파라마운트+와 손을 잡고 콘텐츠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방위적 협력을 도모한다. 파라마운트+는 지난 2월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욘더'를 시작으로 총 7편의 티빙 오리지널에 공동 투자하여 글로벌에 선보인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왓챠는 음악과 웹툰 서비스를 추가해 경쟁력을 키운다는 방침이고, 쿠팡플레이는 오리지널 드라마 제작과 함께 K리그·NFL(미국프로풋볼)·MLS(미국프로축구) 등의 생중계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글=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 그래픽=최소영기자 thdud752@yeongnam.com
[연예가] 웹툰 원작 '옥수역귀신' 영화로…김보라·엔플라잉 김재현 주연
호랑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영화 '옥수역귀신'이 관객을 찾는다. '옥수역귀신'은 의문의 연쇄 죽음이 일어나는 지하철역의 숨겨진 비밀을 파헤지는 미스터리 공포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 상에서 각종 패러디물까지 양산하며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옥수역 지하철 괴담을 모티브로 했다. 각본은 영화 '링'의 다카하시 히로시가 담당했다. 타이틀롤은 드라마 'SKY캐슬'로 입지를 다진 배우 김보라<사진>와 밴드 엔플라잉의 멤버인 김재현이 맡았다. 김재현은 '모던파머' '별별 며느리' 등에 출연하며 꾸준히 연기력을 쌓았고, 최근 일본 드라마 '너와 세계가 끝나는 날에'에서도 비중 있는 역할을 소화하며 배우로서 입지를 다졌다. 영화 '인형사' '원스 어폰 어 타임' '가문의 영광' 시리즈를 연출한 정용기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하반기 개봉한다. 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
의료대란으로 번진 의대 증원
경북대 '내년도 의대 모집정원' 학칙개정안, 법제심의위·학장회의 통과
"더 미루기 힘들어"…계명대·영남대 의대, 13일부터 임상실습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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