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에게 듣는다] 물놀이 부상…물놀이 후 '허리 뻐근' 오래가면 척추질환 의심
최고체감온도가 33~35℃까지 오르는 등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물놀이'다. 이렇게 여름철 휴가지에서 펼쳐지는 여가 활동이 크게 늘면서 안전사고도 덩달아 늘어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계곡이나 수영장 등에서 바닥 깊이를 가늠하지 못해 신체가 큰 충격을 받는 것은 물론 미끄러져 허리를 다치는 경우 등이다. 또 철저한 준비 없이 무리하게 수상 레포츠를 즐기다가 외상을 당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행정안전부가 최근 발표한 '최근 5년간 물놀이 사망사고 현황' 자료를 보면,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물놀이 사고 사망자는 모두 147명으로, 한 해 평균 29명 이상이 물놀이를 하다 숨졌다. 사고 발생 시기로 보면 8월이 76명으로 가장 많았고, 7월(56명)이 그 뒤를 이었다. 시기를 더 세분화하면 8월 초순(39명)과 7월 하순(29명), 8월 중순(28명) 순으로 사망자가 많았다. 장소별로는 하천·강이 59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계곡(39명) 해수욕장(27명) 바닷가(21명) 순이다. 대구 우리들병원 박찬홍 병원장은 "여름철에 진료를 하다 보면 물놀이 사고로 다쳐서 오는 환자를 많이 보게 된다. 이들 중 상당수는 기본적인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거나 부주의해서 다치는 경우가 많아 어느 때보다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안전규칙 지키며 건강하게 즐기기우선 스피드를 즐기기에 일반인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수상 모터보트는 속도가 높아 보트가 전복되거나 파도와 부딪혀 낙상하는 사고 위험이 있다. 물 위라고 해도 세게 떨어지기 때문에 허리 압박 골절, 방출성 골절 등이 발생하기 쉽다는 것이 전문의들의 설명이다. 단순한 골절은 침상 안정이나 보조기 착용을 통해 자연 치유되기도 하지만, 골절된 뼈가 심하게 무너지거나 신경을 누르게 되면 신경통이나 마비가 발생하거나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또 여름철 바닷가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바나나보트, 웨이크보드, 수상스키 등 모터보트가 견인하는 놀이기구도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모터보트가 끄는 줄을 잡을 때 갑작스레 출발하는 힘 때문에 손목이나 어깨 인대에 부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구명조끼 등 안전장비를 착용하지 않거나, 음주 조종, 정원 초과, 야간 운항 등 안전을 위한 의무사항을 소홀히 했을 때 이러한 사고가 더 커지기 때문에 레저업체의 철저한 관리뿐만 아니라 개개인의 안전의식도 중요하다.여름철 자주 방문하는 워터파크의 미끄럼틀도 부상을 적지 않게 일으키는 놀이기구 중 하나다. 높은 미끄럼틀에서 가속이 붙어 낙상하는 사고나 잘못된 자세로 내려오다가 목 부상이 발생할 위험이 크다. 특히 어린이의 경우 제한 키와 몸무게를 지켜 보호자와 동승하도록 해야 한다. 다이빙으로 인한 목뼈 골절도 있다. 그런 만큼 다이빙을 하기 전에는 반드시 다이빙을 할 수 있는 수심인지 확인해야 한다. 래프팅을 하는 강가나 계곡에서도 다이빙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야외에서는 어느 곳에 바위가 있고 수심이 어떠한지 더욱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에 되도록 삼가는 것이 좋다.박 병원장은 "여름 수상 레포츠로 인한 부상은 단순하게는 허리 통증, 꼬리뼈 통증에서부터 경추 염좌, 무방비 상태에서 척추부가 앞뒤로 심하게 꺾이면서 목 통증, 어깨 통증, 어지러움 등 다양한 증상을 초래하는 편타성 손상(whiplash injury), 인대 손상, 디스크 탈출증, 척추뼈 골절까지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런 만큼 박 병원장은 "여름철 물놀이나 수상 스포츠를 즐길 때에는 항상 긴장을 늦추지 말고 안전 의무사항을 숙지하고 보호장비를 잘 착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이렇게 보호장비와 의무사항을 잘 지킬 경우에도 사고는 생길 수 있지만, 사고가 일어나더라도 부상의 정도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고의 외상 예방은 활동 전후 스트레칭이렇게 물놀이 등의 활동을 즐기다 보면 가장 흔하게 접하게 되는 증상이 바로 '허리 통증'이다. 특히 한창 물놀이를 즐기다 요통이 생기면 덜컥 겁이 나기 마련이다. 심한 경우 디스크 탈출 때문일 수 있지만, 요통의 대부분은 척추 근육의 약화로 인해 발생한다. 약해진 허리 근육에 충격이 가해질 때 쉽게 다칠 수 있는 만큼 평소 척추 근육 관리가 중요하다고 전문의들은 조언했다. 척추 운동을 통해 허리 근육을 강화한 사람은 척추 조직에 상당한 변화가 있어도 정상 생활을 할 수 있지만, 별다른 이상이 없는데도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은 약화된 근육과 인대가 일상생활을 버텨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튼튼한 척추 근육은 허리에 무리가 생기더라도 디스크가 견뎌내고 충격을 해소할 수 있는 저항력을 만든다.또 이러한 외상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운동 전후에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라고 전문의들은 입을 모았다. 스트레칭을 통해 관절과 근육, 인대를 유연하게 해 주면 갑작스러운 충격에도 어느 정도 손상을 막을 수 있다. 경직돼 있던 관절과 근육을 유연하게 만들어 줌으로써 운동 시 부상의 위험을 줄이고 운동 후에도 피로에서 빨리 벗어날 수 있다.박 병원장은 "활동 중 몸에 이상이 생겼을 경우 응급 처치 후에는 병원에서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겉으로 보기와는 달리 뼈와 주변 조직이 손상되었을 수 있고, 제때 올바른 치료와 검증된 재활과정을 통해야만 부상의 심화나 재발의 위험에서 벗어나고 회복 기간을 단축할 수 있기 때문"이라면서 "작은 사고로 평생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입을 수 있는 만큼 즐거운 물놀이에 앞서 자신의 몸 상태를 점검하는 것도 빼놓지 말아야 한다"고 전했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박찬홍 대구 우리들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