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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사 갈등 고조…3일 여의도서 의사 2만명 '대규모 집회'
정부가 의사 단체 압수수색을 집행한데 이어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에 대한 처벌이 초읽기에 들어가자 양측 간 긴장의 수위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경찰은 지난 1일 의료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당한 의협 관계자들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정부가 앞서 제시한 전공의 복귀 시한(2월29일)이 종료되면서 강제 수사에 착수한 것.압수수색에 들어가기 직전 보건복지부는 집단행동 중인 전공의 중 일부에 대한 업무개시(복귀)명령을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공시송달(공고)했다. 우편,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자택 방문 등을 통해 명령서를 전달한 데 이어 공고를 통해 다시 한번 명령을 알린 것으로, 미복귀 전공의들에 대한 처벌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대상자는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박단 비대위원장 등 13명이다. 대부분 비대위나 각 수련병원에서 집단행동을 주도한 집행부로, 이들에 대한 처벌이 먼저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미복귀자의 수가 많은 만큼 처벌은 단계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복귀 시한 내에 100개 주요 수련병원(전공의 1만3천명 중 95% 근무)에서 의료 현장에 복귀한 전공의는 모두 565명으로 이탈자의 6% 정도다.복귀하지 않은 이탈자 수는 8천945명으로 소속 전공의의 71.8%다. 복지부는 "3월부터는 미복귀자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최소 3개월의 면허정지 처분과 수사, 기소 등 사법절차의 진행이 불가피하다"고 밝힌 바 있다.오는 3일까지 이어지는 연휴 중 복귀 의사를 밝히는 전공의에 대해서는 선처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정부가 전공의들을 거세게 압박하는 배경에는 연휴 기간이 사실상 '처벌 없는 복귀'의 마지막 기회인 상황에서 복귀자들을 최대한 늘리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의협 등 의사단체들은 공시송달, 압수수색 등 정부의 압박에 대해 "의사를 범죄자로 몰고 있다" "독재국가에서나 일어날 일이다" "분노를 금할 길 없다" 등 거친 표현을 쓰며 반발하고 나섰다. 또 오는 3일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전국의사총궐기대회'를 갖고 맞대응할 계획이다. 의협은 이날 집회 참여 인원을 2만명으로 예상하고 있다. 조현희기자 hyunhee@yeongnam.com보건복지부는 1일 집단행동 중인 전공의 13명에 대한 업무개시명령을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공시송달했다. 이날 보건복지부 홈페이지에는 보건복지부장관 명의의 '의료법 제59조2항에 따른 업무개시명령 공시송달'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사진은 이날 오전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응급의료센터로 이동하는 모습. 연합뉴스경찰이 의료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당한 대한의사협회 관계자들에 대해 강제 수사에 착수한 가운데 1일 서울 영등포구 서울시의사회에서 압수수색을 마친 경찰이 압수품을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2024.03.02
[속보] 복귀 시한 마지막날 전공의 복귀자 누적 565명…271명 늘어
정부가 집단행동 중인 전공의들의 복귀 시한으로 제시한 지난달 29일 전공의 271명이 더 의료 현장에 돌아온 것으로 집계됐다. 누적 565명이다. 1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오후 5시 100개 수련병원 기준 의료 현장에 복귀한 전공의는 직전일(2월28일) 오전 11시 집계 때보다 271명 늘었다. 복지부는 "28일 오전 11시~29일 오전 11시 212명이 추가 복귀한 것으로 확인됐고, 이후 오후 5시까지 전화 통화 등으로 확인한 결과 59명이 더 복귀한 것으로 파악했다"고 전했다. 정부는 지난달 29일을 복귀 시한으로 제시하면서 "3월부터는 미복귀자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최소 3개월의 면허정지 처분과 수사, 기소 등 사법절차의 진행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4일부터는 행정적, 법적 처벌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준상기자 junsang@yeongnam.com지난 27일 밤사이 전공의들 중 294명이 의료현장에 복귀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가 병원을 이탈한 전공의들에게 사법처리를 피할 수 있는 '복귀 데드라인' 지정일 마지막 날인 29일 대구 의료원 내 환자의 권리와 의무 앞으로 의료진이 지나가고 있다.박지현 기자 lozpjh@yeongnam.com
2024.03.01
[포토뉴스] 응급실 들어가는 의료진
정부가 제시한 전공의 집단행동 복귀 시한이 지난 1일 대구 중구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응급실로 들어가고 있다. 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포토뉴스] 환자 이송하는 의료진
정부가 제시한 전공의 집단행동 복귀 시한이 지난 1일 대구 중구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환자를 이송하고 있다. 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전공의 복귀시한' 넘긴 첫날, 본격 복귀 조짐은 없어…3월 의료대란 현실로
정부가 마지노선으로 제시한 전공의 복귀시한이 지났지만, 아직 전공의들의 복귀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1일부터는 계약 종료 혹은 포기 등으로 전임의·인턴 등이 병원에 출근하지 않으면서 남은 의료진들은 더욱 극한 상황에 몰리게 됐다.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1일 기준으로 대구는 대학병원 등 7개 수련병원 전공의 819명 중 736명(89.8%)이 사직서를 냈다. 병원별로는 △경북대병원 본원 193명 중 179명(92.7%) △계명대 동산병원 182명 중 173명(95%) △영남대병원 161명 중 130명(80.7%) △대구가톨릭대병원 122명 중 112명(91.8%) △칠곡경북대병원 87명 중 81명(93.1%) △대구파티마병원 69명 중 57명(82.6%) △대구의료원 5명 중 4명(80%)이다. 이 가운데 전공의 복귀자는 10명 이내인 것으로 파악됐다.대구 A 대학병원 관계자는 "전공의 복귀 여부를 수시로 확인하지만, 복귀 움직임은 없다"며 "다른 병원도 비슷한 상황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귀띔했다.다만 연휴 이후 일부 전공의들이 복귀할 가능성은 있다. 각 대학병원의 병원장들이 전공의 설득에 나서고, 정부가 본격적인 행정처분과 사법 처리를 예고했기 때문이다. 정부도 1~3일 연휴 기간 복귀자에 대해 정상참작을 고려 중이라며 여지를 뒀다. 미복귀 전공의들에 대해서는 오는 4일부터 최소 3개월 면허정지 행정처분 절차가 시작된다. 지난달 28일 기준 업무 개시 명령을 받은 9천438명 가운데 불이행확인서를 받은 인원은 7천854명이다.전공의들의 집단행동이 장기화 됨에 따라 의료공백으로 인한 의료현장의 혼란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이에 더해 상당수 병원이 이날 전임의들의 계약이 만료됨에 따라 병원에서 가용 할 수 인력은 더더욱 줄어들게 된다.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의대 정원 증원에 반대한 전공의 사직이 시작된지 일주일째인 일주일째인 26일 오전 대구의 한 대학병원이 진료를 받으려는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정부는 이날 의사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전공의들의 복귀 시한을 29일로 알리고 기간 내 돌아올시 책임을 묻지 않겠다고 밝혔다. 영남일보 DB정부가 제시한 전공의 집단행동 복귀 시한 마지막날인 29일 대구 달서구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돌아오지 않는 대구 전공의…복지부 "사법 절차 진행할 것"
정부의 '최후통첩'에도 일선 의료현장을 떠난 대구지역 전공의 복귀 사례는 소수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는 3월 현장 미복귀 전공의에 대해 행정처분과 사법 절차를 시사했지만, 오는 3일까지 연휴 기간 내 복귀하는 전공의에겐 관용을 베풀 여지를 남겼다.보건복지부는 이날 전국 1만명에 달하는 집단이탈 전공의 중 294명이 복귀했다고 밝혔다. 이 중 대구에서는 경북대병원 본원 39명, 영남대병원 10명, 계명대 동산병원 41명, 대구가톨릭대병원 5명, 칠곡경북대병원 7명, 대구파티마병원 1명 등 전공의 103명이 업무에 복귀한 것으로 집계했다. 하지만 영남일보 취재 결과, 대구지역 7개 수련병원의 전공의 복귀자는 10명 이내인 것으로 파악됐다. 복지부가 병원 내 전산망에 접속한 기록만 보고 업무 복귀 인원을 계산해 차이가 난 것으로 알려졌다.대구 A 대학병원 관계자는 "복지부에선 대거 복귀했다고 하는데, 실제로는 단 한 명도 없다"며 "단순 병원 의무기록 시스템(EMR)접속 자료만 근거로 복귀 인원을 파악하는 건 맞지 않다"고 했다.복지부는 29일까지 전공의 복귀 현황을 살핀 뒤 업무 개시 명령 위반 사실을 확인할 방침이다. 복지부는 현장에서 채증을 통해 위반 사실을 확인한 뒤 처분 절차에 들어갈 계획이다. 행정절차법에 따르면 정부 기관 등 행정청은 의무를 부과하거나 권익을 제한하는 처분을 하는 경우 당사자에게 처분의 원인이 되는 사실과 법적 근거 등을 사전 통지해야 한다. 전공의의 경우 사전 통지에 '면허 정지 처분'에 관해 의료법 위반(업무개시명령) 등의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김충환 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법무지원반장은 "오는 4일 이후 바로 (면허) 정지 처분이 들어가는 건 아니다. 사전 통지하고 의견 진술 기회 등의 절차를 거칠 것"이라며 "사법 절차도 법과 원칙에 따라서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
[포토뉴스] 환자의 권리와 의무 앞으로 지나가는 대구의료원 의료진
지난 27일 밤사이 전공의들 중 294명이 의료현장에 복귀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가 병원을 이탈한 전공의들에게 사법처리를 피할 수 있는 복귀 시한 마지막날인 29일 대구 의료원 의료진이 환자의 권리와 의무 게시문 앞을 지나가고 있다. 박지현 기자 lozpjh@yeongnam.com
2024.02.29
정부 최후통첩에도…대구지역 700여 명 전공의 복귀 무소식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증원에 반발해 일선 의료현장을 떠난 전공의들에 대한 정부의 복귀 최후 통첩 일인 29일에도 대구지역 전공의들의 현장 복귀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29일 의료계에 따르면 이날 기준으로 대구는 대학병원 등 7개 수련병원 전공의 819명 중 738명(90.1%)이 사직서를 냈다. 병원별로는 △경북대병원 본원 193명 중 179명(92.7%) △계명대 동산병원 182명 중 173명(96.1%) △영남대병원 161명 중 130명(80.7%) △대구가톨릭대병원 122명 중 112명(91.8%) △칠곡경북대병원 87명 중 81명(93.1%) △대구파티마병원 69명 중 57명(82.6%) △대구의료원 5명 중 4명(80%)이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으로 이들 전공의 중 귀원 한 사례는 아직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보건복지부는 앞서 대구 곳곳의 수련병원을 돌며 사직·무단이탈 전공의 현황을 파악했다.정부는 29일까지 복귀하는 전공의에 대해선 별도 처분을 하지 않고, 이후로도 출근하지 않으면 의사면허 정지와 법적 처벌을 묻겠다고 최후통첩한 상황이다.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의대 정원 증원 반대로 전공의 사직이 시작된지 9일째인 지난 28일 대구 동구 한 종합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전공의 집단 행동 9일째…대구 대학병원 경영난 호소
전공의 집단행동 여파가 대학병원 경영난으로 이어지고 있다. 전공의들이 집단행동에 돌입한 지 9일 만에 대학병원 매출이 절반 이하로 곤두박질쳤다. 인력 공백이 장기화 할 경우 적자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28일 대구 의료계 등에 따르면 이날 기준으로 대학병원 등 7개 수련병원 전공의 819명 중 736명(89.8%)이 사직서를 냈다. △경북대병원 본원 193명 중 179명(92.7%) △계명대 동산병원 182명 중 173명(95%) △영남대병원 161명 중 130명(80.7%) △대구가톨릭대병원 122명 중 112명(91.8%) △칠곡경북대병원 87명 중 81명(93.1%) △대구파티마병원 69명 중 57명(82.6%) △대구의료원 5명 중 4명(80%)이다. 이 가운데 정부의 복귀 명령에 이탈했던 전공의 일부는 돌아오기도 했지만, 다시 환자 곁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병원들은 외래진료와 검사, 수술 등을 30~50%가량 축소하고 입원환자 퇴원 시기를 다소 앞당기는 등 응급·중증환자 치료 중심의 비상 진료체계로 전환해 운영하고 있다. 대학병원 응급실 병상 가동률은 영남대병원 27%, 계명대동산병원 40%, 대구가톨릭대병원 42%, 칠곡경북대병원 40% 수준으로 파악됐다. 하루 평균 응급 환자 비율은 평상시보다 40%가량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로 인해 병원 매출에도 큰 타격을 주고 있다. 최근 일주일간 매출실적이 50% 넘게 감소한 대학병원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의료계 집단행동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대학병원들의 한숨도 덩달아 깊어지고 있다.A 대학병원 관계자는 "어느 정도 매출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은 했다. 만약 현 상황이 올 하반기까지 이어진다면 직원 월급 지급도 힘들어 질 수 있다"며 "당분간은 버티겠지만, 이러다 경영난을 겪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대학병원 관계자는 "대규모 병원 증축 계획이 있는데, 경영이 어려워지면 계획을 전면 재검토해야 할 수도 있다"며 "하루 빨리 이 사태가 해결됐으면 좋겠다. 1년 이상 장기화 하면 병원이 폐업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의대 정원 증원 반대로 전공의 사직이 시작된지 9일째인 28일 대구 동구 한 종합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com
2024.02.28
[포토뉴스] 전공의 사직 9일째, 대구 대학병원 의료진 점심시간에 잠시 휴식
의대 정원 증원 반대로 전공의들의 사직이 시작된지 9일째인 28일 대구의 한 대학병원 의료진들이 점심시간에 잠시 외래진료 대기실에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다. 박지현 기자 lozpjh@yeongnam.com
"참여 기관 찾습니다"…한국한의약진흥원, 한의약 해외 진출 활성화 지원사업 참여기관 공모
한국한의약진흥원(원장 정창현·이하 진흥원) 세계화센터(센터장 남효주)는 내달 14일까지 지원사업 수행기관을 공모한다. 이는 한의약을 활용한 외국인 환자 유치와 한의약 제품, 한의의료기관의 해외 진출 활성화를 위해서다. 진흥원에 따르면 총 6억7천300만 원을 지원하는 이번 공모사업은 △동남아·중동 환자 유치 활성화 지원 △일본·중국 환자 유치 확대 지원 △한의의료기관 해외 진출 지원 △한의약 제품 해외 진출 지원 △한의약 해외 교육 지원 △한의약 임상 연수 지원 등 총 6개 분야에 대해 이뤄진다. 진흥원은 코로나19 종식 이후 국제 이동이 완전히 회복되면서 한의약 분야 외국인 환자 유치 활성화를 위해 일본·중국 등 기존 대상국 지원을 강화하고, 동남아·중동 등 신규 국가 발굴에 적극 나선다. 또한 한의의료기관의 해외진출 사업 지원과 함께 올해부터 신규 과제로 한약 제제, 한의 의료기기 등 한의약 제품 관련 기업의 해외 수출을 돕는다. 한의약 해외 수출 및 외국인 환자 유치 지원사업 공모에 참여하고자 하는 기관은 한국한의약진흥원 홈페이지 공지사항 '2024년도 한의약 해외 수출 및 외국인 환자 유치 지원사업 세부 과제 수행기관 모집 공고' 내용을 참조해 신청하면 된다. 공모 관련 사업설명회는 내달 5일 온라인(Zoom)으로 개최된다. 접수된 공모 프로젝트는 서류심사와 대면평가를 거쳐 선정되며, 최대 2년간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한국한의약진흥원 남효주 세계화센터장은 "한의약 해외 수출 및 외국인 환자 유치 등에 전문성을 가진 한의 의료기관, 제약·의료기기 기업, 교육기관 등의 많은 참여를 바란다"며 "한국한의약진흥원은 다양한 해외사업을 통해 외국인 환자 유치를 확대하고, 세계 전통보완 대체 의약 시장에서 한의약의 점유율을 높여나가겠다"라고 밝혔다.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한국한의약진흥원 전경
29일 의료대란 분수령 된다
29일이 전공의 업무중단에 따른 의료대란 사태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은 정부가 전공의 복귀 마지노선을 통보한 시점인데다, 전공의를 대신해 병원 현장을 지키고 있는 전임의(펠로)의 계약 만료일이다. 전공의들이 복귀하지 않고 전임의들도 재계약을 체결하지 않는다면 이번 사태는 겉잡을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달을 수 있다. 반면, 전공의들이 복귀하고 전임의들이 재계약한다면 정부와의 대화에 물꼬를 터 봉합의 수순을 밟을 수 있다. 27일 계명대 동산병원에 따르면 동산병원 본원 소속 의사는 총 427명이다. 이 중 인턴 47명, 레지던트 135명 등 전공의가 182명이고, 전임의는 14명이다. 나머지 231명은 전문의와 대학 겸직 교수, 임상의 등이다. 앞서 동산병원 전공의 173명은 집단 사직한 상태다. 현재 근무 중인 전임의 14명 중 상당수는 29일 계약 종료 이후 임상 진료 교수나 개원의 등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빈 자리는 새로운 전임의들이 맡아야 하는데, 3월1일 임용 예정인 예비 전임의 상당수가 임용 포기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공의들이 대거 사직한 상태에서 전임의마저 임용을 포기하는 분위기는 지역 다른 대학병원들도 비슷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 A 대학병원 관계자는 "대학병원은 너나할 것 없이 남은 의료진과 간호사들이 고군분투하고 있다"며 "전임의 이탈이 현실화되면 남은 전문의의 '번 아웃'(극도의 피로와 의욕 상실)은 심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27일에도 "29일까지 전공의들이 병원으로 돌아온다면 아무런 책임도 묻지 않을 것"이라며 복귀를 거듭 촉구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이날 주재한 제6회 중앙지방협력회의에서 "국민이 아플 때 제때,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한다면 국가가 헌법적 책무를 다하지 못하는 것"이라며 물러설 뜻이 없음을 밝혔다. 다만, 정부는 일부 병원에서 전공의들이 복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은 "복귀 사실을 확인하는 것이 쉽지 않아 정확한 통계를 집계하긴 어렵지만, 일부 병원에선 전공의들이 꽤 복귀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정부와 의사들 간 '강대 강 대치'가 이어지는 가운데 서울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와 전국 40개 의과대학 학장이 중재를 시도하고 있어 29일을 기점으로 어떤 결과가 나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전공의 집단행동이 장기화 되고 있는 27일 대구 중구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의과 대학 정원 증원 반대로 전공의 사직이 시작된지 8일째인 27일 대구의 한 대학병원을 방문한 시민들이 오후 외래 진료 접수를 위해 대기하고 있다. 박지현 기자 lozpjh@yeongnam.com
2024.02.27
[전문의에게 듣는다] 불편하지만 말하기 힘든 항문질환…말 못 할 고통 '항문 질환' 화장실, 오래 있지 마세요
일을 보고 휴지로 닦는데 피가 묻는다. 큰 병이 아닐까 덜컥 겁이 난다. 혹시 대장암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든다. 하지만 휴지에 빨간 피가 비치는 것은 흔히 치질이라고 알려진 항문 질환이다. 피가 비치는 정도야 그냥 참고 살 수 있지만, 항문 밖으로 뭔가가 삐져나오면 그땐 고민이 된다. 다른 병과 달리 치질은 예민한 부위에 생겨 주위 사람과 상의하기도 쑥스럽다. 괜히 상의했다가 "쟤 치질이래!"라고 소문이라도 나면 민망하다. 항문 쪽 질환에 대한 편견은 분명히 잘못된 것이지만, 말도 못 하고 끙끙 앓기만 하는 시민이 상당수다. 질환에 따라 조기 관리가 가능하지만, 방치하게 되면 심해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다양한 치질 종류치질은 항문과 그 주변에 발병하는 질환으로 치핵, 치루, 치열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치핵은 항문 안쪽 점막조직이 압박을 받아 덩어리가 만들어지면서 발생하는 질환으로 치질의 70~80%를 차지한다. 여러 이유로 발생할 수 있는데 주로 장시간 앉아서 볼일을 보거나 변비로 인해 치질이 생긴다. 이외에도 가족력, 스트레스, 흡연, 과도한 다이어트 등으로 인해서도 생길 수 있다. 치핵은 주로 혈변이 보이고 항문 불편감, 기분 나쁜 통증을 일으킨다. 치열은 항문 입구에서 내부에 이르는 일부분이 찢어지는 질환이다. 보통 딱딱한 변을 보는 과정에서 항문 내부가 손상을 받아 배변 시 피가 보이거나 통증이 느껴지는 질환이다. 치루는 항문 주변에 만성적으로 고름이 배출돼 항문 바깥쪽 피부로 통로가 만들어져 발생하는 질환이다. 증상으로 통증, 항문 주변 고름 및 분비물이 나타날 수 있고 전신 발열도 동반될 수 있다. 기저질환 없이 나타날 수도 있으나 크론병이나 대장염과 같은 질환과 관련성이 있는지 평가가 필요하다. 장시간 방치하면 드물게 항문암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어 신속한 치료가 필요하다.◆증상에 따른 치료법치핵은 정도에 따라 변을 볼 때 탈항 됐다가 쉽게 들어가면 변완화제, 좌욕 등과 같은 보존적 치료를 생각해 볼 수 있다. 하지만 통증이 있거나 치핵이 쉽게 들어가지 않는 경우, 출혈이 반복되는 경우는 수술하는 것이 좋다. 치열은 급성으로 나타나면 대부분 배변 습관 및 항문 청결을 통해 비수술적 방법으로 좋아질 수 있다. 반면 만성 치열의 경우 괄약근을 절개해 항문관을 넓혀주는 수술이 필요하고, 수술 후 통증은 거의 없다. 치루는 수술적 방법만으로 만 완치될 수 있다. 수술할 때는 항문 괄약근 손상이 나타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모두 수술이 필요한 건 아니다. 우선 증상이 있을 때는 온수 좌욕을 통해 청결을 유지하고, 변을 볼 때 과도하게 힘을 주지 않아야 한다. 변비가 있는 경우 변비약을 복용하는 것도 좋다. 잦은 설사도 치핵을 악화시킬 수 있어 치료가 필요하다. 시판되는 좌약이나 연고를 함부로 사용할 경우 오히려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다. 하지만 위의 방법으로 한 달 이내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지 못하는 경우 외과 전문의와 상담 후 수술적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좋다. 유의해야 할 점은 보존적 치료와 수술 결정은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 이유는 대장암 증세도 치핵의 증세와 비슷하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자칫 스스로 치료 방법을 결정해 대장암을 치핵으로 잘못 알고 놓칠 수 있다.◆50세 이상 2명 중 1명 진단얼마나 많은 사람이 치핵을 앓고 있는지 파악하는 건 쉬운 게 아니다. "치질 있으세요?"라고 물을 때 솔직하게 그렇다고 할 사람도 없을뿐더러, 1기에 속하는 사람들은 병원에 가지 않으니 말이다. 직장경을 시행한 환자에 국한해 통계를 냈을 때 86%가 치핵이라는 보고가 있고, 우리나라 외과 교과서에는 "50세 이상에서는 적어도 50%가 이 병을 갖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미국에서 시행한 조사 결과 4.4%가 치핵이며, 45~65세가 가장 흔하다고 한다. 좌변기 증가 등 사회경제적 수준의 향상과 치핵의 빈도가 관계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지만, 미국과 영국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20세기 후반부에 치핵이 오히려 감소한 걸 보면 꼭 그런 것만은 아닌 듯하다.◆예방에 각별한 노력 필요항문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항문을 항상 청결히 유지하며, 올바른 배변 습관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첫째, 대변 보는 시간은 가급적 짧게(3~5분 이내) 끝내고, 아침 식사 후 대변을 보는 습관을 갖는 것이 가장 좋다. 둘째, 따뜻한 물을 이용한 좌욕을 자주 하되, 쪼그려 앉지 말고 편안한 자세로 5~10분 정도 엉덩이를 푹 담그고 앉는다. 셋째, 가능하면 대변 후 휴지보다는 비데나 샤워기를 이용해 씻어내고 잘 말리는 것이 항문질환 예방에 좋다. 넷째, 변비를 예방하는 섬유질이 많은 음식을 섭취하고 물을 자주 마시는 것이 좋으며, 과도한 음주나 맵고 짠 음식은 무조건 피하는 것이 좋다. 다섯째, 앉아서 일하는 사람은 자세를 수시로 바꿔주는 것이 좋으며, 장시간 같은 자세를 취하는 과도한 운동과 운전은 피하는 것이 좋다. 2시간 정도 스키나 스노보드를 탔다면 30분 정도는 실내에서 몸을 녹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게티이미지뱅크〉칠곡경북대병원 대장항문외과 강수진 전임의치질 원인 중 하나는 스트레스다. 식단 관리만 잘해도 예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몰려온 환자 챙기는 대구지역 2차 의료기관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한 전공의 집단행동으로 '의료대란' 조짐이 보이는 가운데, 지역 2차 의료기관들이 환자 살리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지난주 대구 달서구에 있는 근골격계 전문병원인 'W병원'에 구급차 한 대가 도착했다. 공장에서 프레스 작업 중 우측 손목이 불완전하게 잘린 60대 남성이었다. 응급실로 옮긴 의료진은 긴급 대기 중이던 성형외과·일반외과 전문의에게 호출해 진료를 논의했다. 남성은 이곳에서 각종 검사를 받은 뒤, 곧바로 수술에 들어갔다. 수술은 응급실에 실려 온 지 불과 2~3시간 만에 끝났고, 현재 빠른 회복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W병원에 따르면 지난 24~25일 내원한 응급 외상환자는 130여 명이다. W병원은 전공의들이 집단행동을 시작한 이후부터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24시간 응급실을 운영하면서 의료 공백을 최소화하고, 24시간 '온콜(전화 대기)' 상태를 유지하며 몰려드는 환자에 대비하고 있다. 위급 상황 발생 시엔 언제든 전문의가 직접 챙긴다. 현재 W병원에는 전공의 1명 없이 전문의만 39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는 대구경북은 물론 전국 최다 규모다. 특히 중환자 의학 전문 의사로서 임상의학적 자질과 능력의 탁월성을 인정받은 수부외과 세부 전문의는 12명(정형외과 전문의 7명, 성형외과 전문의 5명)에 이른다. 전국에선 280여 명뿐이고, 단일 병원에선 W병원이 제일 많다.우상현 W병원장은 "전문의들로만 구성돼 최근 정부에서 말하는 '전문의 중심병원'을 이미 실천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영남권 등 한국의 응급외상 골절 절단 환자 치료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대구보훈병원도 의료공백 해소를 위해 비상 진료체계 가동에 들어갔다. 이를 위해 보훈병원은 지난주부터 병원 내 응급의학과 전문의 4명을 활용해 응급·중환자·수술실 등 24시간 비상 진료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병원 특성 진료과인 순환기내과 전문의 4명, 심혈관 촬영실 6명이 당직근무 체계로 24시간 심혈관 중재술을 시행하는 등 필수 의료를 강화했다. 또 단계별로 환자를 집중 치료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이상흔 보훈병원장은 "비상상황실을 꾸려 매일 필수 의료 진료 모니터링을 하고 매주 비상대책 전략회의를 진행하는 등 대구지역 공공의료기관과 관내 위탁병원 간에 네트워크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
'전문의 중심병원' 실천 중인 대구 W병원…"근골격계 골절 절단 환자 더 받을 수 있다"
지난주 대구 달서구 감삼동에 있는 근골격계 전문병원인 'W병원'에 구급차 한 대가 도착했다. 공장에서 프레스 작업 중 우측 손목이 불완전하게 잘린 60대 남성이었다. 응급실로 옮긴 의료진은 바로 대기 중이던 성형외과·일반외과 전문의에게 호출해 진료를 논의했다. 남성은 이곳에서 각종 검사를 받은 뒤, 곧바로 수술에 들어갔다. 수술은 응급실에 실려 온 지 2~3시간 만에 끝났고, 현재 빠른 회복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W병원에 따르면 지난 24·25일 내원한 응급 외상환자는 130여 명이다. 이는 예년과 비슷한 인원이다. 응급 수술도 32건으로 지난해 같은 주말 40건보다 줄었다. 쌀쌀한 날씨로 시민들의 외부 활동이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W병원은 전공의 집단행동을 시작한 이후부터 긴장의 끈을 놓치지 않고 있다. 24시간 응급실을 운영 중 임에도 의료 공백을 해소하고, 몰려드는 환자를 대비하기 위해서다. 이들은 24시간 '온콜(전화 대기)'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위급 상황 발생 시 언제든 전문의가 직접 챙긴다. 현재 W병원에는 전공의 1명 없이, 전문의만 39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는 대구·경북은 물론 전국 최다 규모다. 진료과도 수부외과, 정형외과, 성형외과 등 다양해 연계 진료가 가능한 점도 장점이다. 특히 중환자 의학 전문 의사로서 임상의학적 자질과 능력의 탁월성을 인정받은 수부외과 세부전문의는 12명(정형외과 전문의 7명, 성형외과 전문의 5명)에 이른다. 전국에선 280여 명뿐이고, 단일 병원에선 W병원이 제일 많다.우상현 W병원장은 "본원은 전문의만 있어, 최근 정부에서 말하는 '전문의 중심병원'을 이미 실천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영남권 등 한국의 응급외상 골절 절단 환자 치료를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한편 W병원은 2011년 대구경북 최초로 수지접합 전문병원으로 지정된 데 이어, 2018년 정형관절 전문병원으로 지정됨과 동시에 종합병원으로 승격됐다. 정형관절 및 수지접합 두 개 분야 전문병원으로 지정된 사례는 대구경북 지역에서는 최초면서 유일하다. 종합병원으로서 면모를 갖춘 W병원은 현재 정형외과 전문의와 수부외과 세부전문의, 성형외과 전문의, 응급의학과, 마취통증의학과, 신경외과, 신경과, 소아청소년과, 외과, 내과, 영상의학과, 진단검사의학과 등 450여 명의 구성원이 환자들을 위해 최선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평일 오전 7시 20분이면 어김없이 전 의료진이 모여 수술환자의 사례를 공유하고 치료 계획을 논의하는 콘퍼런스가 개최된다. 주치의를 중심으로 환자의 상태는 정확히 어떠한지, 어떤 치료가 가장 적합할지 등을 논의하며, 최상의 치료법을 찾아 수술을 시행한다. W병원을 찾는 환자의 공식적인 주치의는 한 명이나 실제적으로는 여러 명의 주치의를 두는 셈이다. 수술환자에 대한 논의 외에도 각자의 연구논문을 발표하며 의료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 이런 노력이 W병원의 경쟁력과 의료의 질을 높여온 원동력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2024년 완공 예정인 W병원 신축 건물은 연면적 1만1천612㎡, 지하 2층~지상 15층 규모로 기존 수술실, 입원실, 외래진료 시설을 확장하게 된다.W병원 제공우상현 W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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