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똥교장 선생의 초등 교육 이야기…학부모도 함께 성장해야 행복한 학교 열린다
안타까운 생명이 잇따라 지면서 세상은 허둥지둥이다. 결국 교사들은 교권보호를 외치며 거리로 나섰다. 그럼에도 여전히 진상 갑질 학부모의 과잉 민원은 그칠 줄 모른다. 이 시대의 학교현장이 붕괴 초읽기다. 교권이 무너지고 학교에 대한 불신이 큰 지금, 이 책은 교육의 3주체를 나누어 이야기하면서 우리 교육에 필요한 지혜와 생각할 거리를 전한다. 42년 6개월 동안 대구와 경북에서 초등교사로 살아온 저자가 행복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 실천한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통해 그것을 엿볼 수 있다. 저자는 초등학교 교장 발령을 받은 첫날 입학식에서 '학교장 말씀'을 하며 아이들에게 세 가지를 부탁한다. 첫째, 아침마다 스스로 일어나기. 둘째, 아침밥 천천히 꼭꼭 씹어 배불리 먹고 오기. 셋째, 아침마다 똥 누고 오기. 첫인사를 '똥'으로 건네자 저자는 '똥교장'이라는 별명을 얻는다. '똥교장' 선생님은 초등학교는 공부하는 곳이 아니라 기본 습관을 기르는 곳이라고 강조한다. 또 학교에서는 '잘'이 아니라 '재미'가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공부가 재미있어야 공부하는 습관이 길러진다는 것이다. 특히 학생, 교사, 학부모 '교육 3주체'가 바로 설 때 학교가 바로 선다고 주장한다. 서로를 이해하려 노력하고, 존중하며 소통할 때 진정한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교육철학이다. 책은 먼저 교장이 되어 만난 아이들 이야기를 소개한다. 처음 발령받은 학교에서 아이들을 번거롭게 한 실내화 주머니를 없앤 까닭과 과정을 설명하며 초등학교에서 자치와 자율에 대한 생각을 전한다. '소통 칠판'을 통해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바라보고 이해하려는 저자의 마음을 살펴볼 수 있다. 교장실을 '이야기 교실'로 만들어 언제든 아이들이 편히 놀러 올 수 있게 한 선생님의 노력과 정성을 통해 아이들에 대한 사랑도 엿볼 수 있다. 교사로 살아온 자신의 삶과 선후배 선생님들 이야기도 깊은 여운을 준다. 쑥스럽던 스승의 날의 기억, 40여 년 전 제자들과 '전국노래자랑'에 출연하게 된 추억들을 회상한다. 학교 구성원 모두가 공동체 주인임을 확인한 '이야기가 있는 워크숍', 격려와 위로를 담아 보낸 '아침 편지' 등을 다룬 이야기에서는 선생님들을 향한 애틋한 마음을 느낄 수 있다. 또한 교사로서의 교육 철학과 우리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도 전해준다. 학부모들과 소통하며 행복한 학교를 만들어 가는 과정도 담았다. 학부모와 함께 학교 벽화 그리기, 아이들에게서 시작해 학부모들에게까지 번진 토론회, 놀이가 중심이 되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 결성한 '놀이 도우미' 이야기를 통해 학부모들이 학교의 주체로서 조화를 이루는 모습을 보여 준다. 행복한 학교를 만드는 데는 아이들은 물론 부모에게도 건강한 소통과 자치가 중요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학부모와 교사 사이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저자의 이야기를 보며 학교 내에서 교장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또 교장이 되어 새롭게 실천한 교육 사례도 주목할 만하다. 독서 교육에서 있어야 할 것과 없애야 할 것, 방학 과제의 의미와 과제를 정하는 방법을 실제 아이들의 글을 예로 들어 보여 준다. 급식실 자율 조절대를 설치하며 깨달은 점과 급식 지도 방법, 학교신문 만드는 법과 원칙 또한 세세히 알려 준다. 우리 교육에 대한 성찰, 학교의 역할에 대한 저자의 고민도 엿볼 수 있다. 백승운기자 swback@yeongnam.com똥교장_표지 윤태규 지음/보리/220쪽/1만6천원 GettyImages-jv11999677 '똥교장 선생의 초등 교육 이야기'는 42년 동안 교사로 살아온 저자가 행복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 실천한 현장의 이야기를 담았다. 〈게티이미지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