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창간 76주년 사람과 지역의 가치를 생각합니다
x
변종현 기자
전체기사
[포토뉴스] 부활절 다음날 대구 하늘에 달걀구름
부활절 하루 뒤인 18일 오후 대구 하늘에 달걀의 흰자와 노른자 모양의 구름이 떠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자세히 보면 구름 속에 태양이 보인다. 대구 수성구 사월동 달구벌대로에서 촬영. <독자 제공>
[동네뉴스] "병원에 사회복지사가 있는 줄 모르셨지요"
"산재 등 사고로 입원한 환자들이 자신의 불완전해진 신체를 받아들이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재활치료를 통해 회복하고 적응해 가는 과정에서 상담이 필요한데, 환자의 힘든 마음을 경청하고 지지하며 응원하는 일이 바로 병원 내 사회복지사의 주된 임무입니다." 근로복지공단 대구병원(원장 정희, 대구 북구 학정로) 직업사회재활실에서 10년째 근무 중인 사회복지사 안민영씨. 그는 이제 입원환자 사이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꼭 있어야 할 사람'으로 통한다. 심리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환자에겐 집단심리회복 프로그램을 권유하고, 경제적 어려움이 있는 환자에겐 외부 지원금 신청을 해주고, 정보가 부족한 환자에겐 정확한 가이드 역할을 하고 있다. 진통제에 의존하던 한 환자는 안씨 덕분에 '집단심리 회복 도예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약을 끊었다. 이 환자는 "도예 활동에 집중하다 보니 통증도 잊게 됐다"고 했다. 안씨는 120여 명의 산재 입원환자를 혼자서 상담하고 있다. 하지만 일을 미루거나 피한 적이 한 번도 없다. 안씨는 "병원에 사회복지사가 있다는 사실에 환자와 가족이 생소해 하고 놀라워한다"며 "환자들이 입원부터 퇴원까지 긴 병원생활의 어려움을 이겨내고 무사히 사회에 복귀하는 모습을 보면 뿌듯해진다. 특히 산재 환자에게 뭘 해줄 수 있을지 늘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안씨가 사회복지사의 길을 걷게 된 데는 어머니의 영향이 컸다. 자신의 어머니 문영옥(경북 칠곡·60)씨를 자격증 없는 '인간 사회복지사'라고 부르는 그녀는 "어머니는 어릴 때부터 주위 사람들에게 늘 도움이 되셨던 분이다. 그걸 보고 자라서인지 남을 돕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고 했다. 자기소개서를 쓸 때도 항상 '엄마'의 이야기를 썼다고 한다. 안씨의 첫 근무지는 충북 음성군 노인복지관이다. 그곳에서 어르신을 '베이비시터'로 양성(?)해 어린이집으로 파견하고, 글을 모르는 어르신에겐 한글을 가르쳤다. 그렇게 4년을 열정적으로 보낸 결과, 보건복지부 상을 받았다. 자신의 일에 보람을 느끼던 중 대구 달서구 노인대학에 파견 나갔다가 신선한 충격을 받는다. 어르신들이 댄스를 하고, 소풍을 가고, 그 안에서 로맨스까지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란 것. 시골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광경이었다. 안씨는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시골에서도 어르신들이 멋있게 노년을 보냈으면 하는 바람이 생겼다고 당시를 술회했다. 결혼 후 대구로 오게 된 안씨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생각으로 1년간 정신건강 전문요원 수련 과정을 이수하고 자격을 취득했다. 심리적인 어려움에 처한 이들에게 전문적인 상담을 해주기 위해서다. 그렇게 해서 동산병원 정신병동에서 2년간 근무를 했고 이후 근로복지공단 대구병원에 입사했다. 재활을 포함한 의료영역에서의 전문적인 역할 수행을 위해 이번엔 의료사회복지사 자격을 취득했으며, 대학원 과정까지 마쳤다. 이외 잡코디네이터 3급, MBTI 일반강사 자격 취득 등 전문성 향상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왔다. 안씨는 "이 일은 사람을 좋아하지 않으면 안 된다. 성격적으로도 맞아야 하고 경험도 많아야 한다"면서 "병원에서 사회복지사를 만나는 일이 자연스러운 일이 될 수 있도록 도움이 필요한 환자 곁에서 늘 함께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글·사진=조경희 시민기자 ilikelake@hanmail.net<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대구 북구 학정동 근로복지공단 대구병원 사회복지사 안민영(오른쪽 앞)씨가 '집단심리회복 도예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환자와 대화를 나누며 흙으로 그릇 빚는 것을 돕고 있다.
[동네뉴스] 신재기 전 경일대 교수 '수필학' 비대면 온라인강의 미국서까지 인기
"먼 곳까지 이동하지 않고 집에서 편안하게 원하는 강의를 들을 수 있어 대면수업보다 오히려 좋습니다." 문학평론가이자 '수필미학' 주간인 신재기 전 경일대 교수가 최근 창작과 비평을 위한 수필이론서 '수필학 강의'를 출간하면서 '수필미학' 정기구독자를 위해 온라인 강좌를 개설했다. 온라인 카페를 통해 수강신청을 받은 결과, 지역과 국경을 초월할 정도로 독자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코로나19로 인해 학교에서 시행하던 비대면 온라인강의가 사회교육에서도 일반화하면서 소규모 문학강좌까지 확대되는 모양새다. 신 전 교수는 당초 선착순 20명을 모집해 매주 목요일 강의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서울·제주를 비롯해 전국에서 50여명이 수강신청을 하고, 성민희씨 등 미주 문학단체에서도 30여명이 연락을 해와 강좌를 3회 늘리는 것으로 수정해야 했다. 지난달 31일 오리엔테이션을 가진 신 교수는 미국교포들이 편안한 시간에 강의를 들을 수 있도록 오전 9시 강좌를 별도로 개설했다. 국내 수강생을 위해서는 오후 3시와 7시30분 두 차례 강의한다. 교재를 읽은 후 강의를 듣고 토론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인터넷 카페에 강의 자료를 올려놓으면 이곳에서도 토론이 진행된다. 참가자들은 비평가·수필가를 비롯해 수필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다. 미주 참가자는 한인문학단체 회원들이다. 교재 '수필학 강의'는 그동안 수필미학에 연재됐던 글들로 △수필이란 무엇인가 △고백으로서 수필 △수필과 허구 △수필의 주제 구현 △수필의 형식과 구성 △수필에서 이야기/서사 △짧은 수필 △수필의 문장 표현 △실험수필 △수필에서 비유 △수필과 윤리 △수필의 현재 위치 △수필쓰기의 세 가지 과제 등 12강과 보강으로 이루어져 있다. 온라인 줌 강의는 오는 6월30일까지 진행된다. 일주일에 1회 두 시간씩 오리엔테이션을 포함해 총 14주차로 구성됐다. 신 교수는 "한 세기 동안 진화해 온 한국수필은 21세기 들어 일반 대중과 함께 호흡하는 생활문학, 치유의 문학으로 정체성을 확보했다"며 "많은 사람이 수필창작을 통해 자기표현의 욕망을 표출하고 있다. 현 시점에서 절실한 것은 수필문학에 대한 이론체계 확립, 창작방법의 제고, 제대로 된 수필 비평의 정착"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이 같은 과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수필인 스스로 연구하고 공부하는 길밖에 없다"며 강좌 개설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제주도에서 강좌에 참석하고 있는 정승윤 수필가는 "이번 강좌는 개인의 자각과 함께 현재 수필계 안팎의 문제점을 공유하고 고민하면서 공동의 노력을 위한 장이 될 것 같다"며 첫 수강 소감을 밝혔다. 김국현 수필가는 "여느 수필교실과 다르게 이론적 성찰을 바탕으로 실제 창작과 연계되는 새로운 시도다. 비문학도에겐 이론적 바탕을 다질 수 있을 것 같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또 이운경 비평가는 "지역과 등단지 중심의 수필동인 활동을 뛰어 넘는 계기가 되리라 본다. 부족국가처럼 한계가 분명하던 수필계가 수필관 혹은 지향점 중심으로 재편되는 계기가 될 것 같다. 이는 매우 중요한 지점으로 수필계의 진화를 촉진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글·사진=천윤자시민기자 kscyj83@hanmail.net<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신재기 전 경일대 교수의 '수필학 강의'를 신청한 한 수강생이 집에서 노트북으로 줌 강의를 듣고 있다.신재기 전 경일대 교수의 '수필학 강의'를 신청한 한 수강생이 집에서 노트북으로 줌 강의를 듣고 있다.신재기 전 경일대 교수가 수필미학 사무실에서 비대면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수필학 강의' 교재
[동네뉴스] "시골 목욕탕이 미술관으로 변신했어요"...의성 안계미술관 눈길
경북 의성 안계면 안계시장길에서 40여 년간 주민에게 사랑받았던 시골 목욕탕이 미술관으로 변신해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안성목욕탕을 리모델링해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된 안계미술관(관장 김현주)은 첫 전시로 섬유미술 작가 김지용의 개인전 '없어지는 것들, 없어지지 않는 것들'을 17일까지 개최한다. 탈의실·남탕·여탕 등 내부 구조와 타일 등을 그대로 살린 덕에 일반 갤러리와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안성목욕탕은 좌우로 길게 땅콩처럼 생긴 의성 서부 생활권의 중심인 안계면에서 1981년부터 운영됐다. 그동안 안계는 물론 인근 6개 면 주민의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했지만 인구감소로 이용자가 줄면서 2019년 6월 영업을 종료했다. 그러다 지난해 청년시범마을 일자리사업에 선정되면서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의성군은 이곳에서 '청년예술 캠프' 프로젝트를 운영했다. 도시에 사는 청년 예술가와 지역 청년 예술가가 만나 '안성예탕'이라고 이름 붙이고 예술 관련 공부를 했다. 또 주민과 연계한 행사도 여는 등 안성목욕탕을 예술공간으로 사용했다. 의성군은 '청년예술 캠프'에서 다시 '예술가 일촌맺기' 프로젝트로 전환했다. 도시 청년 예술가가 안계면 마을로 들어와 3~6개월 살면서 그림을 그리거나 마을 주민과 연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도록 했다. '예술가 일촌맺기'는 현재 3년째 진행 중이다. 안계미술관 김현주 관장은 '예술가 일촌맺기' 2기에 참여한 예술가다. 그는 안계면 생송 3리 건강센터의 빈 찜질방에서 '3개월 동안 살아보기' 경험을 마쳤다. 김 관장은 시골에 살면서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행운이라며 이곳에 오래 머물고 싶다고 했다. 그는 "마을에 들어가서 사는 거니까 새벽 5시에 풀 뽑으러 나오라는 방송을 하면 슬며시 나가서 함께 풀을 뽑거나 청소를 하는 부역에 참가한다. 할머니들이 그림이나 예술 활동을 정말 잘하는 게 놀랍고 재미있다. 어르신도 저도 새로운 경험이다"고 했다. 2021년 하반기 '청년시범 마을 일자리 사업'에 선정되면서 김 관장은 안성목욕탕을 임대했다. 1층은 미술관, 2층은 작업실로 쓰이도록 꾸몄다. 청년시범 마을 일자리 사업은 외부 청년이 지역민과 2인 1조가 돼 안계면 소재지에서 창업하고 짧은 시간 운영비를 지원이 받게 된다. 안계미술관에서는 올해 첫 전시를 시작으로 '예술가 일촌맺기'에 참여했던 작가들을 중심으로 2~3주씩 전시를 할 예정이다. 의성은 미술관·전시장 등 미술과 관련된 기본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곳이다 보니 '안계미술관'이 유일하다. 수묵화가 최수환(의성 단밀면) 씨는 촌에도 문화가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전시관이라고 문을 열었으니 의성사람들에게 훨씬 더 많이 알릴 생각이다. 의성에 연고를 가지고 있는 예술가를 찾고 장르에 상관없이 오는 7월쯤 초대 전시회를 열 계획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를 계기로 의성 출신이거나 의성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들의 모임이 이뤄지고 안계미술관에 발길이 이어지기를 바란도"고 덧붙였다. 안계미술관은 무료 관람이며 운영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단, 매주 월·화요일은 휴무다. 글·사진=조경희시민기자 ilikelake@hanmail.net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의성 안계면 안계시장길에 개관한 안계미술관은 기존 목욕탕 건물 구조를 최대한 유지하고 있어 이색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의성 안계면 안계시장길에 개관한 안계미술관은 기존 목욕탕 건물 구조를 최대한 유지하고 있어 이색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김지용 작가의 개인전 '없어지는 것들, 없어지지 않는 것들'이 의성 안계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대중탕 등 목욕탕 시설을 이용한 작품이 눈길을 끈다.
[영남타워] 대구 행정구역 조정할 때가 되지 않았나
세계가 궁금했던 소년 시절, 지나간 달력 한 장 뜯어 하얀 뒷면에 세계지도를 따라 그려 보곤 했다. 스칸디나비아·이베리아·아라비아·인도차이나 등 반도를 그릴 때 유난히 희열이 느껴졌다. 지금도 세계전도를 눈감고 그릴 수 있는 데는 휘어지고 꺾이는 지형의 선(線)이 전해 주는 '손맛'에 중독됐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아이러니하다. 정작 지금 발을 딛고 살아가는 터전이 어떤 모양을 하고 있는지는 모른다. 대구 지형을 궁금해 하지도 않았던 사실이 부끄럽게 생각된 데는 최근 추진되고 있는 '경북 군위의 대구편입'이 작용했다. 대구는 과연 어떤 모양을 하고 있을까. 지도를 펴 윤곽을 그려 보니 북동쪽으로 머리를 두고 기어가는 두꺼비 형상이다. 헤엄치는 메기 같기도 하다. 군위가 편입되면 어떤 모습으로 바뀔지 다시 궁금해졌다. 놀랍게도 대구와 군위가 맞닿는 직선거리는 5㎞에 불과했다. 마치 가운데가 잘록한, 비정형의 모래시계 모양이다. 편입의 목적성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기이하게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도시계획에 있어서 땅의 모양은 매우 중요한 요소다. 대구시청 홈페이지에서 행정구역도를 본 적 있는 시민이라면 또 다른 이상한 점을 알아차리게 된다. 달성군이 달서구에 의해 두 동강 나 있다. 다른 광역시를 일별했지만 이런 경우는 찾기 어렵다. 과거 달성군에 속했던 성서 지역이 달서구에 편입되면서 생긴 일이라지만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구획이다. 달성군 면적은 대구 총면적(883.51㎢)의 절반에 가까운 48%(426.68㎢)나 된다. 방대하고 동강 났으니 영역을 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올 법하다. 다시 지도를 본다. 경계가 이상한 곳은 달성뿐만이 아니다. 북구와 동구는 대구의 강남, 즉 금호강 남쪽 일부를 포함한다. 그 면적이 북구(93.99㎢)의 경우 21%(20.27㎢), 동구(182.14㎢)는 4%(7.31㎢)를 차지한다. 그럼에도 구청 소재지는 둘 다 강남이다. 강은 마을과 마을을 나누는 자연 경계선이다. 삶을 달리하고 문화를 달리하며 도시계획도 성격을 달리한다. 세(勢)가 약한 중구와 서구에 편입시키는 게 온당해 보인다. 한강 변의 11개 서울 자치구를 보라. 어떤 곳도 구획이 강을 넘지 않는다. 달서구 인구는 54만3천469명(2021년 12월 기준)으로, 기초단체 중 인천 서구(55만5천명) 다음으로 많다. 대구시 신청사까지 이전하면 인구와 행정수요는 더 증가할 것이다. 분구(分區)가 불가피해 보인다. 위치상 달서구 성서권을 달성군 다사·하빈권과 묶어 자치구를 신설하는 게 합리적이지 않을까 싶다. 물론 이 경우 금호강 때문에 지역이 양분되는 문제가 있다. 무엇보다도 세수(稅收) 문제가 걸려 있다. 달성 가창권 역시 동쪽 일부를 지리적으로 가까운 수성구로 편입시키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 달성군 입장에서 당장은 탐탁지 않겠지만 화원·논공 중심의 도시발전에 집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나쁘다고만 할 수 없다. 인구 238만5천412명의 대구는 8개 구·군을 갖고 있다. 29만8천176명당 한 개꼴이다. 반면 부산(면적 769.89㎢)은 335만380명 인구에 16개 구·군을 갖고 있다. 20만9천398명당 한 개꼴이다. 면적과 인구만 보면 대구 분구 논의는 한참 때를 놓친 감이 없지 않다. 6·1 지방선거가 두 달 앞으로 다가왔다. 단체장 후보에게 대구(혹은 대구+군위) 지도를 직접 그려 볼 것을 권한다. 인문학적 상상력이 기발한 대구발전 전략으로 이어질지 누가 알겠는가. 군위 편입 땐 금호강이 대구 중심을 흐른다.변종현 편집국 부국장변종현 편집국 부국장
북, 동해상으로 ICBM 추정 장거리 탄도미사일 1발 발사...모라토리엄 폐기
북한이 24일 동해상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추정되는 장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모라토리엄 폐기로 규정하고 강경 대응을 시사했다. 우리 군은 또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응해 동해상으로 합동 지·해·공 미사일을 발사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후 2시34분쯤 평양 순안비행장 일대에서 탄도미사일 1발을 쏘아 올렸다. 고각 발사로 쏜 이 미사일은 신형 ICBM '화성-17형'으로 추정됐으며 고도는 약 6천200㎞ 이상, 거리는 약 1천80㎞로 탐지됐다. 일본 정부는 "최고 고도 6천㎞로 1천100㎞를 날아가 일본 최북단 홋카이도 도시마반도 서쪽 150㎞ 동해상에 떨어졌다"고 밝혔다. ICBM 최대 성능으로 발사한 건 2017년 11월 이후 4년 4개월 만이다. 앞서 북한은 2018년 4월 자발적으로 핵실험장 폐기와 함께 핵실험 및 ICBM 시험발사를 중단하겠다며 모라토리엄(유예)을 선언했다. 문 대통령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긴급회의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국제사회에 약속한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유예를 스스로 파기한 것"이라고 규정했다. 젠 사키 미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북한의 장거리 탄도 미사일 시험을 강력히 규탄한다"면서 "이번 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대한 뻔뻔한 위반이며 이 지역의 안보 상황을 불안정하게 만드는 위험과 긴장을 불필요하게 끌어올렸다"고 말했다.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는 "한국·일본을 비롯한 역내 동맹국 및 파트너들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며 "미국은 미국 본토와 동맹국들을 방어할 준비가 돼 있다. 한국과 일본의 방어에 대한 미국의 약속은 여전히 철통같다"고 했다. 우리 군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응해 이날 오후 4시25분부터 동해상에서 현무-Ⅱ 지대지미사일 1발, 전술용단거리 지대지 미사일인 에이태큼스(ATACMS) 1발, 해성-Ⅱ 함대지 미사일 1발, 공대지 합동직격탄(JDAM) 2발을 발사했다. 합참은 "즉각적 대응·응징능력과 의지를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한편 북한은 지난달 27일, 이달 5일과 16일에도 ICBM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당시엔 ICBM보다 짧은 준중거리 탄도미사일(MRBM) 궤적으로 발사했으며 16일 발사 땐 초기에 공중 폭발했다. 변종현기자byeonjh@yeongnam.com
대구경북지역 대학 "윤 당선자의 부실한 고등교육 정책 우려"
"고등교육정책은 부재(不在)한 것 같다. 학령인구 감소와 4차 산업혁명, 지방소멸 위기로 지방대가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는데 이에 대한 분명한 해답이 보이지 않는다. 현정부에 이어 차기정부도 고등교육에 대한 분명한 비전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부터 지방대의 현실과 고등교육 정책의 중요성을 설득해 나가야 할 것 같다."(대구권 대학 총장) "학령인구 감소로 2024년에는 전문대 전체 신입생 정원만큼 대학 입학자원이 부족해진다. 전체 학생의 70% 이상이 대학에 진학하는 상황에서 고등교육도 국가가 책임져야 할 때다. 일반대와 전문대 간의 역할조정과 정체성을 부여한 미래 고등교육 체제의 확립이 필요하다."(남성희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회장·대구보건대 총장)윤석열 대통령 당선자의 부실한 고등교육 정책에 대해 대구경북지역 대학들은 우려의 시선을 보이고 있다. 지방대가 존립기반을 위협받고 있는 급박한 상황임에도 추상적인 공약만 나열돼 있고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정책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윤 당선자의 고등교육 공약 가운데 대구경북지역과 관련된 공약은 △국립 안동대에 '바이오·백신제약학과' 계약학과 신설 △지역 거점 대학의 1인당 교육비 투자 상위 국립대 수준 향상과 국가장학금 지급확대 등에 불과하다. 또 고등교육 관련 공약은 △AI 교육혁명을 위한 첨단기기 지원 및 관련 전문과정 신설 △대학의 자율성 확대, 새로운 평가방식의 도입 및 재정지원 확대 △신산업 직업교육 체제 및 교육과정 개편으로 특성화고와 전문대가 고숙련 전문인재를 양상하도록 지원 △경력 및 학습단절 최소화로 평생학습 격차 해소와 기회 확대 등이다. 이들 공약은 지역 대학들이 줄기차게 요구해 온 정책요구를 외면하거나 두루뭉실하게 언급하는 수준에 거쳐 우려를 낳고 있다. 홍원화 경북대 총장(차기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은 "윤 당선자의 공약에서 고등교육, 특히 지방대 정책이 잘 안보인다"면서 "고등교육정책은 이슈에 흔들리면 안된다. 예측가능한 정책을 펴야 한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활동이나 새 정부 출범과정에서 장기적 비전을 가진 분명한 고등교육 정책이 제시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문기자 kpjm@yeongnam.com경북대 등 23개 대구경북지역 대학이 지난 4일 경북대 본관 중앙회의실에서 '2022년 지자체-대학 협력기반 지역혁신사업(RIS)' 유치를 위해 대구경북혁신대학 설립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동네뉴스] 전통매듭 이수자 성명숙씨 "매듭이 여성 전유물만은 아니다"
"손에서 손으로 여인들에 전승돼 온 매듭은 누에고치에서 정성스레 뽑은 명주실을 곱게 염색해 나비, 잠자리, 매화, 국화 모양 등 섬세하고 균형미가 뛰어난 매듭을 맺어 각종 장신구로 사용했습니다."경북 경산시 여성회관과 평생학습관에서 전통매듭을 지도하고 있는 성명숙씨(60)는 매듭이 여성 전유물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그는 "매듭은 일반적으로 여인의 한복 저고리 앞섶 속에 늘어트려 아름다움과 품위를 높여주는 장신구로만 알고 있지만 남성의 도포끈이나 담배쌈지, 안경집, 합죽선의 선추나 선낭, 각종 주머니, 악기, 실내장식에 이르기까지 궁중이나 양반가에서 다양하게 사용됐다"고 했다. 비즈공예 강사를 하면서 비즈와 접목을 하면 가장 좋은 것이 실이라고 생각한 성씨가 매듭에 관심을 가지면서 본격적으로 공부한 지는 18년 정도 됐다. 특히 대구대 디자인 대학원에서 생활예술 디자인을 공부하면서 인연을 맺은 서울시무형문화재 김은영 매듭장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성씨는 10여 년을 매주 화요일마다 서울을 오가며 사사했으며, 그 결과 2012년 서울시 무형문화재 13호 매듭장 이수자가 됐다.성씨는 "매듭은 하면 할수록 깊이가 있다. 조형적으로 완벽한 균형과 대칭을 이룬다. 조상의 지혜에 반했다"며 "작품의 품격과 아름다움에 매료되면서도 소중한 문화유산이 사라져 가는 것이 안타까웠다"고 했다. 김은영전승매듭연구회 회원으로 지금도 끊임없이 배우고 연구하는 성씨는 14년째 매년 서울에서 회원전에 참가하고 있다. 최근 지역에서 전시회를 준비하고 있는 그는 "매듭 장인과 이수자들이 모두 서울에 집중돼 있고 지방에서는 배울 수 있는 곳이 없어 안타까운 마음에 살고 있는 경산에서 매듭을 강의하게 됐다"고도 했다. 그는 요즘 매듭의 전통적인 기법을 바탕으로 브로치·목걸이·팔찌·가방 등 현대에 어울리는 다양한 소품과 액세서리 작품도 만들고 있다. 이제 그에게서 배운 수강생들이 '동심결' 이란 모임을 만들어 경산에서 전시회도 열며 활동하고 있다."매듭은 물건을 묶고 조이는 생활수단에서 시작됐지만 다양한 문양과 색의 조화로 인해 예술로 발전해 왔다"는 그는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느끼며 생각하게 하는 아름다움이 있다. 관심을 받고 있지만 기법이 어렵고 섬세한 공예로 꾸준하게 하지 않으면 쉽게 포기할 수도 있다. 명주실을 염색하고 다회틀에서 여러 차례 실을 엮어 매듭을 하기까지 많은 정성과 시간이 소요된다. 그러나 자기만이 가지고 있는 개성과 취향에 어울리는 아름다움을 나타낼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글·사진=천윤자시민기자kscyj83@hanmail.net<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성명숙씨가 매듭을 하기 위해 염색한 명주실을 다회틀을 이용해 엮고 있다.성명숙씨가 평생학습관에서 매듭 지도를 하고 있다.지난해 12월 서울공예박물관에서 열린 '김은영전승매듭연구회 특별전'에서 성명숙(오른쪽)씨가 김은영(중간) 매듭장, 노미자(왼쪽) 매듭장과 기념촬영하고 있다.성명숙씨가 만든 삼작노리개.도포끈·담배쌈지·안경집 등 남성용 매듭 장식품.
[동네뉴스] "장애인에게도 꿈꿀 기회와 미래를 일굴 기회를 주세요"
"장애인에게도 꿈꿀 기회와 미래를 일굴 기회를 주세요."대구가톨릭대병원 총무팀 환경안전 파트에서 근무 중인 이원규(35)씨는 뇌병변 2급 장애인이다. 어릴 적부터 병원을 들락거릴 만큼 잔병치레도 많았지만 학업에 대한 그의 열정은 남달랐다. 계명문화대 사회복지상담과를 졸업한 이씨는 내친 김에 복지 계열 공부를 더 해보고 싶어 대구한의대에서 노인복지학까지 전공했다. 그러던 중 어느날 평소 알고 지내던 한 신부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알맞은 일자리가 하나 생겼는데 생각 있느냐는 것이었다. 감사하고 기뻤지만 이씨는 고민에 빠졌다. 고정 수입이 발생하면 그동안 받아 오던 장애인연금과 기초생활수급비 등을 받을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주변의 조언을 받은 끝에 그는 결심했다. '그래, 어디 한번 정직하게 일해서 돈 한번 벌어보자!'그렇게 이력서를 들고 달려간 곳이 바로 지금 근무하고 있는 대구가톨릭대병원이다. 이후 채용 절차를 거쳐 총무팀 환경안전 파트에 발령받았다. 병원 내 시설관리와 소방안전 업무를 보는 곳이다. 어렸을 때 이씨에게 병원이란 이미지는 의사와 간호사, 그리고 환자가 전부였다. 하지만 병원 직원이 된 후 이씨의 눈에는 그동안 보이지 않던 사람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환자들이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도록 날개를 달아드리는 분이 의사, 간호사 선생님이라면 우리처럼 뒤에서 근무하는 이들은 의사, 간호사 선생님들이 환자를 더 성심껏 진료할 수 있도록 열심히 발구르는 오리발 같아요.'이씨는 입사 초기 힘든 날을 보냈다. 출근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코로나19 사태가 터졌기 때문이다. 체력이 약한 이씨는 당시 우주복 같이 생긴 방호복을 입고 일하던 중 쓰러지기까지 했다. 이를 목격한 상사가 '심정지 아니냐'며 많이 걱정했는데 간호사가 "기다리면 깨어날 것"이라고 말해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최근 이씨의 마음은 뒤숭숭하다. 구청으로부터 "곧 수급권을 상실할 것"이란 통보를 받았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올 게 온 것이다. 병원을 그만두게 되면 재신청하면 되겠지만 근심이 가신 것은 아니다. 기초생활수급자 신청 절차가 복잡한 데다 신청한다 해도 다시 선정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어서다. "취직하고 얼마간은 유예를 줘야지요. 지금 같은 시대에 갑자기 수급권자에서 빠지면 우리는 어떻게 사느냐고요. 장애인도 긴 안목을 갖고 원대하게 미래를 그리며 멋지게 살아갈 권리가 있잖아요."이씨의 외침에는 절박함이 고스란히 배 있었다. 고용불안이 일상인 시대에서 아주 기본적인 생활을 위한 연금 등 수급비 때문에 자신이 갈고 닦은 꿈을 펴지 못하고 가슴 속에서만 품고 있는 장애인이 많다.그렇지만 '병원 직원' 이원규씨는 늘 긍정적인 사람이다. 최현재 총무팀 환경안전 파트장은 그런 이씨에 대해 "아주 작은 부분까지도 최선을 다하는 직원"이라며 응원을 보냈다. 이씨는 "엄마에게 돈 많이 벌어 드리기가 꿈"이라고 했다. 이준희 시민기자 ljoonh1125@naver.com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대구가톨릭대병원 총무팀 환경안전 파트에서 근무 중인 뇌병변 2급 장애인 이원규.
[동네뉴스] "대구지하철참사 잊지 않고 기억하는 게 진정한 위로입니다"
"그날을 생각하면 딸에게 미안할 따름입니다." 대구지하철참사 희생자대책위원회 황명애(66·경북 고령) 사무국장. 2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지만 그날만 떠올리면 눈물이 어김없이 앞을 가린다. 막 고교를 졸업하고 아르바이트를 위해 길을 나섰다가 주검으로 돌아온 딸을 아직도 마음속에서 묻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구지하철참사 19주기를 하루 앞둔 지난 2월17일 대구독립영화전용관 '오오극장'(중구 국채보상로)에서 황 사무국장을 만났다. 그는 "집에서 나선 길이 (딸의) 마지막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딸이 떠난 이후 지금까지 제대로 투쟁은 했나라는 생각에 항상 미안하다"고 쏟아지는 눈물을 연신 훔쳤다. 황 사무국장은 사고 직후 수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당시 유족 모두가 경황이 없어 아무것도 못 했는데 지금 되돌아보면 사고 수습 국면에서 미흡한 점이 많았다"며 "가해자에 의한 사고 수습이 아닌 외부인으로 구성된 독립기구를 통해 해결해 나가는 게 무엇보다도 중요했다"며 아쉬움을 털어놨다. 또 처벌 받아야 할 사람은 반드시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 사무국장에 따르면 유가족 대부분이 참사 이후 극심한 트라우마를 겪었으며 전반적으로 생활이 피폐해졌다. 최근엔 그동안의 스트레스로 암이 발생해 유명을 달리한 유족도 늘고 있어 황 사무국장 마음은 하루도 편치 못하다. 긴 시간이 지났지만 추모비·추모공원 등은 미완의 과제로 남아 있다. 그는 "많은 사람이 오해하는데 대형 참사 유가족이 원하는 건 돈이 아니라 희생된 이들의 명예"라며 "온 국민을 아프게 하는 참사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 하고 안전한 나라로 이행하기 위해 아주 사소한 부분이라도 하나하나 정비해 나가는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오오극장에서는 가슴 먹먹하지만 아주 뜻깊은 영화 한 편이 상영됐다. 가깝게는 '세월호 참사'부터 멀리는 '경기도 화성 씨랜드 청소년 수련원 참사'까지 국가적 대형 참사를 겪은 유족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세월'이다. 영화를 관람한 시민 대부분은 영화 속 등장하는 유족의 아픔에 공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국가 대형참사의 심각성과 평소 안일하게 넘겼던 안전불감증을 돌아보는 시간이었다. 상영 후 '감독과의 대화' 시간에서 장민경(32·서울) 감독은 "영화를 따라가면 아픈 기억을 왜곡 또는 망각시키려는 세력도 등장하는데. 제작할 때도 그 부분에서 참 힘들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같은 상처를 가진 사람들과 연대함으로써 새로운 희망을 모색할 수 있다는 점을 찾고 싶었다"고 했다. 일상에서 자주 사용하는 '시간이 약이다'라는 말도 주제에 올랐다. 한 시민은 "그 짧은 한마디야말로 유가족에게는 더한 폭력으로 다가간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그들의 아픔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힘든 일"이라고 강조했다. "진정으로 대형 참사에 희생된 유가족을 위로하고 같이하는 마음이라면 '그날'을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이날 영화를 관람한 관객들의 하나 같은 마음이다. 잊지 말고 기억하는 게 가장 큰 위로다. 글·사진=이준희시민기자 ljoonh1125@naver.com<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대구지하철참사 19주기를 하루 앞둔 지난 2월17일 대구독립영화전용관 오오극장을 찾은 시민들이 다큐멘터리 영화 '세월'을 관람한 후 '감독과의 대화' 시간을 갖고 있다.
우크라이나 198명 사망 1천명 부상...러, 수도 키예프 공격 초읽기
러시아가 침공 사흘 만인 27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제2 도시 하리코프에 진입했다. 수도 키예프 공격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지금까지 3명의 어린이를 포함해 198명이 숨지고 1천명 이상이 다쳤다고 밝혔다. 15만명의 우크라이나인은 열차 등을 이용해 이미 폴란드·몰도바 등 인근 국가로 탈출했다. 사태가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대구시는 지역 수출기업 등이 타격 받을 것으로 보고 실질적인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로이터통신 등은 이날 우크라이나 내무부 장관 보좌관의 말을 인용하면서 러시아 군이 하리코프에 진입한데 이어 키예프는 초긴장 상태로 사흘째 잠 못 드는 밤이 이어졌다고 전했다. 러시아군은 현재 키예프 30㎞ 외곽까지 진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키예프에 남아 저항 의지를 밝혔다. 미 국방부 고위 당국자는 "우크라이나의 저항이 성공적이고, 러시아가 지난 24시간 동안 결정적 계기를 만들지 못하며 특히 우크라이나 북부에서 러시아군이 고전하고 있다"고 전황을 전했다. 변종현기자 byeonjh@yeongnam.com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수도 키예프에서 동영상을 통한 연설을 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와의 협상할 용의는 있으나 벨라루스에서 협상하는 것을 거부했다. 그 대신 폴란드나 슬로바키아, 헝가리, 터키, 아제르바이잔에서 협상할 것을 제의했다. 연합뉴스
러시아, 우크라 공격 시작됐다...주식, 원자재 등 세계경제 휘청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이 시작됐다. 수도 키예프에 공습 사이렌이 울리고, 패닉상태에 빠진 시민들이 한꺼번에 피란행렬에 오르면서 도로는 꽉 막혔다. 전 세계 주식·원자재·가상화폐 시장은 일제히 휘청거렸다. 국내 증시도 직격탄을 맞았다. ☞2면에 관련기사 24일 외신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날 새벽 긴급 연설 형식으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 대한 ‘특별 군사작전’을 승인했다. 푸틴은 우크라이나의 비무장화를 추구할 것이라며 이번 군사작전의 성격을 규정했지만, 바이든 미 대통령 등 서방세계는 즉각적인 ‘가혹한 제재’ 를 가하겠다고 공언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유감의 뜻과 함께 경제 제재에 동참할 것임을 밝혔다. 푸틴은 이번 군사작전을 두고 친러시아 반군 점령지인 돈바스 지역 주민보호를 위한 조치이며 점령 계획은 없다고 했지만, 러시아군은 키예프 등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에 동시다발로 미사일 공격을 퍼부었다. CNN·AFP 등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뿐 아니라 북부 벨라루스, 남부 크림반도에서도 공격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국방부에 따르면 고정밀 무기 공격으로 우크라이나의 군사시설, 방공체계, 군사공항 등이 망가졌다. 바이든은 "푸틴이 치명적 인명 손실과 고통을 초래할 계획적인 전쟁을 선택했다"며 "죽음과 파괴의 책임은 오로지 러시아에 있다"고 경고했다. 바이든은 24일 주요 7개국(G7) 정상과 논의를 통해 러시아에 대한 전면적 제재를 가할 예정이다. CNN은 러시아 최대 규모의 은행 2곳이 제재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했다. 침공 소식이 전해지자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 선물은 2.2%, S&P 500 지수 선물은 2.1%, 나스닥 100지수 선물은 2.5% 하락했다. 아시아 주가도 2% 이상 떨어졌다. 외국인과 기관이 1조원 순매도하면서 코스피는 2.6%, 코스닥은 3.3% 급락했다. 환율은 8.8원 급등해 1천202.4원에 마감했다. 비트코인 가격도 한때 3만5천189.80달러(한화 약 4천230만원)로 떨어졌다.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2014년 이후 8년 만에 처음으로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다. 전쟁이 장기화하고 제재가 확대되면 유가·물가의 전방위 압박뿐 아니라 글로벌 교역 위축이 예상된다. 국제유가가 120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국은행은 10년 만에 3%대 물가상승율을 예상했다. 정부는 원자재 및 에너지 동향에 대한 실시간 점검에 들어갔다. 비축유 방출도 검토키로 했다. 변종현기자 byeonjh@yeongnam.com
푸틴, 방아쇠 당기나...냉전 시즌2 시작 평가 속 우리경제 타격 우려
과연 방아쇠를 당길 것인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지역의 독립을 승인하고 러시아군의 진입 명령을 내리면서 일촉즉발의 위기로 치닫고 있다. 냉전 시즌2가 시작됐다는 평가가 서방에서 나오고 있는 가운데, 국내적으로는 에너지 관련 산업을 비롯해 실물경제의 타격이 우려된다. 22일 외신에 따르면 푸틴은 이날 러시아 평화유지군의 우크라이나 돈바스지역 진입을 명령했다. 돈바스는 우크라이나 영토이지만 친러 분리주의 반군이 활동하는 지역으로, 도네츠크와 루간스크 자치구가 독립을 선언했다. 푸틴은 진입 명령에 앞서 이 두 곳을 독립국으로 인정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 국제정치 전문가들은 전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으면서도 푸틴의 노림수에 주목했다. 2014년 크림반도 합병 때와 같은 방식으로 돈바스를 합병하는 한편 유럽 안보지도의 재편을 노리고 있다는 것. 일각에서는 24일 미·러 외교장관 회담을 앞두고 협상의 지렛대를 높이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한 서방 정치전문 매체는 러시아를 다극체제의 중심에 놓으려는 푸틴의 시도라며 냉전 시즌2가 시작됐다고 평가했다. 전운이 최고조에 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우리 경제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높아져 직접적인 영향을 받기 시작하는 모양새다. 당장 코스피는 전날보다 37.01포인트(1.35%) 내린 2,706.79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지수 역시 전날보다 16.14포인트(1.83%) 내려 868.11에 마감했다. 국고채 금리도 일제히 하락했다. 일부 전문가는 사태가 장기화하면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환율은 소폭 올랐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0.6원 오른 달러당 1,192.7원에 거래를 마쳤다. 실제 전쟁으로 치달을 가능성을 두고 관망하는 모습이다. 정부는 실물경제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우리나라 전체 수출에서 러시아 1.5%, 우크라이나 0.1% 수준이어서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에너지 가격의 추가 상승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우리 기업은 현재 우크라이나에서 13개, 러시아에서 120여개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수출기업은 우크라이나 2천300여개, 러시아 5천400여개에 달한다. 변종현기자 byeonjh@yeongnam.com
[동네뉴스] 경산여중 학생들 용돈으로 나눔 꾸러미 전달...전국서 동참
"적은 돈이지만 어려운 이웃과 함께 나누고 싶었습니다. 이 작은 정성이 희망이 되어 돌아와 더욱 기뻤습니다."경북 경산여중 학생이 퍼뜨린 나눔 바이러스가 우리 사회를 따뜻하게 하고 있다. 이 학교 학생 300명은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지난해 5월부터 8개월 동안 매달 1천 원씩 총 240만 원의 성금을 모았다. 이렇게 십시일반 모은 돈은 같은 해 12월11일 학교에서 식료품 꾸러미 47개를 만드는 데 쓰여졌다. 겨울철 거동이 불편해 식사를 거르기 쉬운 어르신에게 전달하기 위해서다. 즉석밥, 즉석 미역국, 즉석 카레, 즉석짜장, 라면, 참치캔, 김, 장조림, 햄통조림, 마스크 등을 담은 약 4만 원 상당의 꾸러미였다.학생들은 또 자신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손편지도 준비했다. 꾸러미 만들기가 처음이라 서툰 학생들을 돕기 위해 적십자 봉사원들도 나섰다. 코로나19로 인해 일부 학생만 봉사원과 함께 지역 내 어르신을 찾아가 꾸러미를 전달하고 편지를 읽어줬다. 구민정(2년)양은 "어르신께서 고맙다고 말씀해 주실 때 이상하게 가슴이 뭉클한 감정이 들었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또 참여하고 싶다"며 눈시울을 붉혔고, 정소윤 양은 "주말에 학교에 나와 힘들게 준비했지만 행복했다"고 했다.이 같은 선행은 네이버 기부 플랫폼인 '해피빈'을 통해 전국으로 퍼져나갔다. 사연을 보고 동참한 사람이 1천 명을 넘었고, 200만 원의 후원이 더해졌다. 학생과 봉사원은 지난 1월17일 다시 한 번 꾸러미 53개를 제작해 홀몸 어르신, 취약 계층, 다문화가정 등 더 많은 이웃에게 전달했다.학생들은 "직접 기획한 기부 활동과 해피빈 기부자들의 지지를 통해 나눔의 가치를 배웠다. 코로나19로 인해 무료급식소, 경로당 등의 운영이 중단되면서 점점 고립돼 가는 어르신들에게 더 많은 관심과 희망을 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경산여중 RCY봉사단 등 학생들은 그동안 다양한 나눔활동을 전개했다. 1년간 모은 저금통을 경산시장애인종합복지관에 전달하는가 하면, 지역 경로당을 찾아 어르신의 혈액순환을 돕는 마사지 봉사 및 다과회를 열고 춤과 노래 공연을 펼쳤다. 소아암 환우들에게는 가발을 만들어 주려고 모발을 기증하기도 했다. 이외 환경정화 활동, 재가어르신 방문, 경산시장애인종합복지관 등과 연계한 특색있는 활동 등을 지속적으로 펼쳐왔다.적십자봉사회 이상임 경산지구 회장은 "용돈을 모아 어려운 이웃을 돕는 학생들이 대견해 꾸러미 만들기를 도왔다. 경산여중 학생이 피운 희망의 꽃이 누군가의 마음에 심어져 다시 피었듯, 우리 사회에 나눔의 꽃동산이 활짝 피어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천윤자시민기자 kscyj83@hanmail.net<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경산여중 학생들과 적십자 봉사원들이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할 '희망 꾸러미'를 제작하고 있다.경북 경산여중 학생들이 십시일반 모은 돈으로 만든 식료품 꾸러미를 지역내 한 어르신에게 전달하고 있다.학생들이 만든 희망 꾸러미에는 컵라면, 김 등 4만원 상당의 식료품과 마음으로 쓴 손편지가 담겨 있다.지난 1월17일 해피빈 모금액으로 두 번째 '희망 꾸러미'를 제작한 경산여중 학생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동네뉴스] 귀촌 12년째…60대 언니들의 유쾌한 나눔
"장 담그는 게 뭣이 일입니꺼. 시골이라 볕 좋고 물 좋아 좋은 메주로 담그니 장맛이 절로 납니다." 지난 18일 경북 칠곡 석적읍 도개2리 비래골 한 주택 마당. 신성해(65·여)씨와 구귀련(68·여)씨가 장을 담그느라 부산했다. 메주를 씻고 소금을 녹인다. 미리 씻어 놓은 단지에 메주를 넣고 소금물의 농도를 맞춘 후 붓는다. 마지막으로 마른 고추와 숯, 대추와 통깨를 넣는다. 모두 여섯 집이 1년 동안 먹을 양의 된장이다. 신씨와 구씨는 5년 전부터 지인을 위해 장을 담가 주고 있다. 신씨 남편과 구씨 남편은 고향 친구 간이다. 두 쌍의 부부는 12년 전 이곳으로 귀촌했다. 경찰공무원이었던 최상명(70)씨의 아내로 빠듯한 살림살이를 잘 견뎌낸 후 지금은 가장 평온한 날을 보내고 있다는 구씨와 젊은 날 실패와 역경을 이겨내고 이제는 안정적인 사업을 하는 배용수(70)씨와 귀촌해서 욕심 없이 살고 있다는 신씨. 두 사람은 그 어떤 것보다 건강이 제일이라며 사람이 모인 자리에는 어디든 밥을 해서 나누고 있다. "밥은 정입니다. 누구든 밥 한 끼 같이 먹으마 정이 생기는 거지요. 코로나가 얼른 없어져야 밥을 해서 나눠 먹을 낀데 세상이 어째 이런지요." 신씨가 아쉽다는 듯 툭 내뱉었다. 사실 두 사람은 코로나가 있기 전까지 10여 년 동안 금요일마다 마을 어르신에게 밥상을 차려 주었다. 이 나눔정신을 높이 평가한 칠곡군은 2018년 이들에게 봉사상을 수여했다. 코로나 발생 첫 해엔 확진자 전담병원이었던 근로복지공단 대구병원(대구 북구 학정로)과 칠곡경북대병원(대구 북구 호국로) 간호사에게 직접 만든 감주 200병을 전달하기도 했다.신씨와 구씨는 자연스레 단짝처럼 다닌다. 장을 보러 가거나 병원을 갈 때도 같이 다닌다. 남편만큼 많은시간을 함께 보내는 편이다.두 사람은 일주일에 두 번 대구에서 취미로 도예를 한다. 공방 가는 날이면 소쿠리 가득 밥을 해서 들고 나선다. 오곡밥에 묵은 나물, 찹쌀수제비, 고등어시래기조림 등 엄마의 밥상이다. 계절마다 텃밭에서 가꾼 제철 채소를 나누고 김장철이면 김치를 나눈다. 신씨와 구씨의 밥을 먹은 이들은 한결같이 친정 엄마의 밥을 먹은 듯 푸근하다고 한다."얼매나 좋습니까. 퍼내는 것이 취미활동인데요 뭐. 즐거운 삶을 살고 있으니 좋지요."(구씨의 남편 최상명씨)"장 한 단지 더 담으소. 그걸로 (나눔이) 되겠는가."(신씨의 남편 배용수씨)부창부수 아니랄까봐 남편들도 아내의 후덕함을 자랑스러워한다.장을 담그기 위해 올해로 3년째 이들을 찾고 있는 한현숙(58·대구 북구 구암동)씨는 "아파트에 살고 있어서 그런지 이전엔 장맛이 없었다. 우연히 언니들을 알게 돼 이곳에서 장을 담그고부터는 된장의 참맛을 만끽하고 있다"고 했다. 장을 담근 후 신씨가 "올해도 쑥떡 하는교"라고 묻자 구씨가 "해야 안되는교"라 답한다. 봄이 오면 쑥을 뜯어 떡을 해서 나눌 생각에 들뜬 두 사람. 지인들이 이들을 '화수분'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마당에 1년 먹을 장이 들어 있는 단지가 빛을 받아 보석처럼 반짝인다.조경희시민기자 ilikelke@hanmail.net<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지난 18일 경북 석적읍 도개2리 비래골 한 주택 마당에서 신성해씨(오른쪽)와 구귀련씨가 지인들에게 나눠 줄 장을 담그고 있다.신성해씨와 구귀련씨가 정성스레 담근 장. 메주와 마른고추, 숯, 대추, 통깨 들이 보인다.코로나 발생 첫해인 2020년 확진자 전담병원의 간호사들에게 나눠 줄 감주를 병에 담고 있는 신성해씨와 구귀련씨.
의료대란으로 번진 의대 증원
병원 떠났던 대구 수련병원 전공의 700여 명, 복귀 시점 마지날에도 '요지부동'
[의대 증원 집행정지 각하·기각] 탄력받는 정부의 의료 개혁…남은 숙제는 전공의 복귀와 의사 설득
많이 본 뉴스
오늘의운세
닭띠 5월 21일 ( 음 4월 14일 )(오늘의 띠별 운세) (생년월일 운세)
영남생생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