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학교 큰 꿈] 영주 소수중, 전교생 3박 4일 제주도 수학여행·스키캠프·진로와 안전체험 등 다양한 체험학습
수려한 자태를 뽐내는 소백산과 우리나라 최초의 서원인 소수서원 인근에 위치한 경북 영주시 소수중학교(교장 김신중)는 1954년 개교 이래 지금까지 5천500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역사를 갖고 있다. 학령인구 급감 등 세월의 변화에 따라 현재 소수중은 전교생이 18명인 작은 학교로 위축됐지만, 2019년부터 경북도교육청 특색사업으로 시작한 '작은 학교 자유학구제' 운영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저출산·고령화에다, 도시 집중화가 심화되면서 농어촌 소규모 학교가 대폭 증가하고 있다. 경북에서는 최근 5년간 3만9천여 명의 학생들이 감소했고 37개 학교가 폐교했다.도 교육청은 농산어촌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지역사회 소멸 우려를 극복하기 위해 통폐합을 추진하기보다는 작은 학교를 살리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2019학년도부터 큰 학교 학생들이 주소 이전 없이 작은 학교로 전·입학이 가능한 '작은 학교 자유학구제'를 도입, 운영하면서 새로운 가능성을 찾고 있다.소수중은 영주시내에서 5㎞ 정도 떨어져 있어 15분 정도면 도심을 오갈 수 있는 곳에 위치해 있다. 2020학년도부터 자유학구제 시범 운영학교로 지정돼 전교생 18명 중 3명이 소수중으로 전·입학했으며 오는 9월에도 1명이 더 전학 올 예정이다.2021학년도에는 자유학구제 운영을 위한 학교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본관 앞뒤 조경과 환경 조성, 시울림 공간과 풋살장을 만들었다.학생들이 스스로 찾아오는 소수중의 기틀을 만든 것인데, 지역사회를 통해 조금씩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며 시내뿐만 아니라 타 지역에서도 전학 의뢰가 오고 있다.소수중은 지성·감성·인성 선비 육성을 특색사업으로 정하고 이에 맞는 테마별 프로그램을 실천하고 있다. 인문학 산책을 주요 테마로 정해 전교생이 한 달에 한 번 인문학 산책을 하고 있다. 인문학 산책은 순흥면과 영주시의 자연 및 문화유산을 활용해 이뤄진다.2021학년도에 이어, 2022학년도에도 자연유산으로는 죽계구곡과 3자락 인문학 산책을 통해 자연의 아름다움과 구곡문화를 몸소 체험했다. 무섬마을 인문학 산책은 사제동행 자전거로 무섬까지 여행하면서 무섬의 인문학을 체험했다.사회수업과 연계한 소수서원 탐방이나 단종의 애환이 깃든 영월 청령포 인문학 산책과 단종 드라마 만들기는 가장 기억에 남는 인문학 프로그램이다.이뿐만 아니라 전교생 3박 4일 제주도 수학여행·스키캠프·진로와 안전체험 등 다양한 체험학습을 하고, 골프·우크렐레·사물놀이·플룻·미술·체육·노래방 노래하기 등 다양한 방과 후 프로그램을 무료로 운영하고 있다. 도시에서 경험할 수 없는 다양한 체험의 기회가 아이들에게 주어지면서 학부모들의 호응도 높다.시울림 학교 운영으로 운동장 서편 교정에 시울림 동산을 조성, 무대를 만들고 벤치를 배치해 학생들이 함께 시낭송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교정 곳곳에 시판을 제작해 언제 어디서나 학생들이 시를 읽을 수 있게 했다.2021학년도엔 학생들과 선생님들의 시를 수록한 시집 '소수의 강물에 꿈꾸는 배를 띄우다'를 출판, 영주지역에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3학년 장진혁 학생회장은 "우리 학교는 작은 학교지만 인문학 산책을 비롯한 다양한 체험학습을 하기 때문에 매일매일 즐겁고, 전교생이 한 가족처럼 사이좋게 지내면서 따뜻한 정을 나눌 수 있는 만큼 학교생활이 너무 행복하다"고 만족했다. 김신중 교장은 "요즘처럼 마을 공동체가 중요시 되는 때가 없었다. 학교가 있어야 지역이 살고, 지역이 살아야 학교가 함께 성장한다"며 "소수중은 소수서원의 배움과 가르침의 전통이 있는 만큼 학교를 살리고 아이들이 행복할 수 있도록 모든 교직원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피재윤기자 ssanaei@yeongnam.com경북 영주 소수중학교 학생들이 무섬마을 인문학 산책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경북 영주 소수중학교 학생들이 자전거로 무섬까지 여행하는 무섬마을 인문학 산책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경북 영주 소수중학교 학생들이 자락길 인문학 산책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경북 영주 소수중학교 학생들이 자락길 인문학 산책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