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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울릉도가 경제와 환경의 섬으로 거듭나길 바라며…
울릉도를 '동양의 하와이' '제2의 싱가포르'로 육성하기 위한 프로젝트가 '울릉 글로벌 그린 아일랜드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추진된다. 경북도와 울릉군 그리고 한동대, 싱가포르 난양공대 변환경제연구센터, 캐나다 하이드라 에너지 등 11개 국내외 기관단체가 25일 이와 관련한 협약을 맺었다. 이들 기관단체는 울릉도에서 교육기반 구축, 친환경 사업 착수 등 각자 역할을 수행해 울릉도를 '경제 섬' '친환경 섬' '관광 섬'으로 만들 계획이다. 이번 울릉 프로젝트는 이전과 달리 가시적인 결과를 낼 것이란 기대감이 높다. 작년 말에 국회를 통과한 '울릉도·흑산도 등 국토 외곽 먼 섬 지원 특별법' 으로 울릉도 발전 계획에 대한 정부의 재정적 지원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특별법은 올해 1월16일 공포돼 내년 1월17일 시행된다. 시행 전에 울릉군 종합발전계획이 마련돼야 한다. 경북도는 올해 말까지 울릉군 종합발전계획을 수립해 행정안전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내년 예산에 울릉도 프로젝트 예산이 포함되려면 상반기 중으로 개략적인 방안이 나와야 한다.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 종합발전계획을 세울 때는 흑산도 등 다른 섬도 특별법의 지원 대상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다른 섬과의 형평성 문제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울릉군민의 의견 수렴을 빠트려서는 안 된다. 특별법에 울릉군민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이 빠진 것에 대한 불만이 있는 만큼 군민들의 의견이 최대한 많이 담긴 계획안을 만들어야 한다. 특별법은 5년마다 울릉도의 종합발전계획을 수립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첫 단추를 잘 끼워야 울릉도가 제대로 발전할 수 있다.
[사설] 줄 잇는 中企 파산 신청…숨통 틔워줄 처방 급하다
대출이라는 '산소호흡기'로 힘겹게 연명해 온 대구지역 중소기업의 파산 신청이 끝모르게 이어지고 있다. 경기 침체, 원자잿값 상승, 고금리로 인한 이자 부담을 더 이상 감당하지 못해서다. 법원통계월보에 따르면 올해 1~2월 대구지방법원에 접수된 법인 파산 신청은 모두 22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14% 늘었다. 2021년(53건)·2022년(50건)에 이어 지난해엔 무려 205건으로 급증했다. 코로나19 때 어려움을 겪은 중소기업들이 팬데믹 이후에도 회복은커녕 악화일로를 걷고 있음이다. 향후 경기 전망도 낙관적이지 않아 파산 신청이 줄어들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같은 이유로 빚을 갚지 못하는 자영업자도 속출하고 있다. 정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2월 대구지역 폐업 관련 노란우산 공제금 지급은 모두 1천8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7.3% 늘었다. 노란우산 공제는 자영업자가 보험료처럼 매월 일정 금액을 낸 뒤 폐업 등 이유로 생계가 어려울 때 목돈으로 돌려받는 제도다. 근데 끝 모를 불황 속 한 푼이 아쉬운 마당에 공제 가입자는 갈수록 줄어들고, 중도 해약도 급증하고 있다. 여간 딱한 일이 아니다.정부는 한계에 다다른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의 숨통을 틔워줄 대책 마련에 속도를 내야 한다. 금융·세금 부담 경감과 불합리한 영업 규제 개선은 물론 맞춤형 구조조정을 통한 체질 개선까지, 가용한 모든 지원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도 과거 후보 시절 '소상공인·자영업자 살리기'를 대표 공약으로 제시하지 않았나. 정치권도 총선을 핑계로 이들의 곤경을 외면해선 안 될 것이다. 중소기업과 자영업이 무너지면 우리 경제의 근간이 흔들린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사설] 글로컬 대학 선정 시동…대구권 지난해 전면 탈락 치욕 씻나
교육부 '글로컬대학 30' 프로젝트 2기 공모 접수가 지난주 마감된 가운데 대구 7·경북 12개 대학이 신청서를 낸 것으로 파악됐다. 이 프로젝트는 비수도권 대학의 혁신 역량을 평가해 선정한 학교에 5년간 1천억원의 예산을 지원한다. 교육부는 다음 달 예비지정 결과를, 7월 본지정 평가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특히 지난해 전면 탈락의 고배를 마신 뒤 절치부심해 온 대구권 대학들의 재도전 결과가 어떻게 날지 벌써부터 관심을 모은다.올해부턴 대학 공동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연합 모델' 신청이 가능해졌다. 경북에선 영남대·금오공대, 경일대·대구가톨릭대가 연합 신청을 했다. 문경대·호산대 등 4개 전문대도 연합 모델로 도전장을 냈다. 지난해 안동대·경북도립대, 부산대·부산교대 등이 아예 학교 통합을 앞세워 선정된 학습효과의 영향이리라. 반면 대구에선 연합 신청이 전무하다. 계명대·계명문화대만이 통합 신청을 한 가운데 나머지 5곳 모두 단독 신청이다. 이 같은 점이 향후 심사에서 어떻게 평가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어느 대학보다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곳은 경북대다. 지난해 예비지정조차 받지 못해 거점 국립대로서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받았다. 이런 가운데 타 대학과의 통합 논의가 불발된 데다 총장 '비례대표' 파동을 겪고 있는 점은 적잖은 불안 요소다. 온전히 대학의 연구 역량만으로 승부를 걸어야 하는 처지다. 글로컬 대학을 신청한 대구경북지역 대학들은 각자 나름의 혁신 전략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단독 신청은 내용의 임팩트와 진정성을 어필하고, 연합 및 통합은 기대되는 시너지 효과를 구체적으로 설파해야 할 것이다. 올핸 이 지역의 많은 대학이 선정의 기쁨을 누리길 바란다.
[사설] TK 발전 공약 실종된 총선…국힘의 '집토끼' 홀대 언제까지
대구경북(TK)은 지난 수십 년간 한결같은 보수의 텃밭이었다. 매번 선거 때마다 보수 정당을 압도적으로 지지해왔다. 이 같은 흐름은 제 22대 총선에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에게 TK는 가장 든든한 '집토끼'인 셈이다. 하지만 과거 선거에서 그랬듯이 이번 총선에서도 TK의 미래 발전을 담보할 뚜렷한 공약이 보이지 않는다. 국민의힘이 총선 승부처인 수도권과 부산에서 표심을 얻기 위해 푸짐한 선물 보따리를 푸는 것과 극명히 대비된다. 총선에서 TK의 존재감이 상대적으로 낮은 탓이다.국민의힘은 이번 총선에서 TK의 중요성을 강조하지만 정작 지역 발전에는 무관심한 듯하다. 제대로 된 미래 먹거리 비전과 정책이 잘 보이지 않는다. 실제로 국민의힘 TK 핵심 공약은 대부분 도로, 철도 등 SOC 건설로 채워져 있다. 대구의 1번 공약인 '신남부 광역경제권 구축'만 하더라도 지난 1월 국회를 통과한 달빛철도 특별법을 단순히 소개하고 있다. 그나마 IBK기업은행 본점 대구 유치 공약이 눈에 띄는 정도다. 경북 역시 사정이 비슷하다. 1번 공약인 신공항 교통망 활성화는 이미 경북도에서 추진 중이다. 이처럼 대부분의 TK 공약이 기존에 거론됐거나 추진 중인 사업을 짜깁기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기존 정책들을 재탕하는 건 TK지역 야당도 마찬가지다.여당이 선거 때조차도 TK가 필요로 하는 정책 어젠다를 도외시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더 이상 국민의힘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가 되레 홀대받는 이유가 돼선 안 된다. 지역의 민생 정책 개발에 뒷짐 져온 지역 정치권도 각성해야 한다. 총선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대구경북 지자체들도 숙원 사업이 공약에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목소리를 높일 필요가 있다.
[사설] 醫·政, 대화 하나 안 하나…지방 목소리를 경청하라
전공의 면허정지 행정처분 시한이 오늘이다. 이와 관련 윤석열 대통령이 "유연한 처리 방안을 모색하라"고 한 그저께만 해도 기대감이 컸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전국의대교수협 관계자들을 만난 뒤 '유연 처리'를 건의한 것을 수용하는 모양새도 갖췄다.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았다. 대한의사협회는 "이중적 행태를 보이는 정부와의 대화는 필요하지 않다"며 다시 문을 닫았다. 전의교협과 전국의대교수 비대위도 어제 '교수 사직'과 '진료 시간 축소'를 강행했다. "입학 정원과 배정은 논의 대상도 아니며, (한 위원장과) 대화하지도 않았다"는 전의교협의 주장은 혼란만 키웠다. 손 내민 정부가 먼저 진정성을 보이는 게 중요하다. 대화하겠다며 이에 걸맞은 상황 관리를 못 한 건 전적으로 정부 탓이다. 선거용 '대화 국면' 전환은 상대를 더 화나게 할 뿐이다.의정 갈등만 부각되니 의대 증원 마스터플랜에 대한 종합적 검토가 미비하다. 그중 하나가 '지역의료'다. 정부의 제안은 '계약형 필수 의사제'다. '의무 근무' 조건이 빠졌다. '지역 의료'를 살리겠다는 의대 증원의 효과가 의문시되는 대목이다. 당연히 '지역 의사제'를 도입해야 한다. 매년 지역 정원제로 정원을 늘리는 일본 사례를 참고할 만하다. 80개 의대 중 71개 대학이 지역 정원제를 채택한다. 이 전형으로 입학하면 최소 6년에서 9년 이상 지역 의료기관에 의무 종사해야 한다.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의대 증원 발표 직후 대구·경북 5대 대학에 '의과대학 지역인재 전형 선발 비율'을 정원의 80% 이상으로 확대해 줄 것을 요청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무늬만 지역 의대'로 만들어선 안 된다.
[사설] 대구 아파트, 미분양 '마피'에 하자 속출, 맞춤형 대책 있나
대구 아파트 분양 경기가 최악을 맞으면서 숱한 부작용을 파생시키고 있다. 총체적 난국이다. 당국의 섬세한 정책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대구 미분양 아파트 물량은 지난해 12월 기준 1만245가구로 전국 6만2천 가구의 16%를 차지한다. 지난 한 해 신규 분양이 사실상 중단된 여파로 조금씩 소진되고 있지만, 여전히 전국 1위란 오명을 안고 있다.거대한 미분양 물량으로 시공사와 시행사가 위기에 내몰리고, 여기다 날림공사에 입주민과의 갈등까지 사회적 문제로 비화하고 있다. 동구의 호반산업이 시공한 아파트의 경우 1억원에 가까운 할인 분양을 시행하면서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 기존 입주자들이 항의 시위를 벌였다. 수성구의 후분양 아파트 '빌리브 헤리티지'는 대구 아파트 분양 역사에서 전례가 드문 5차례 공매절차까지 진행됐다. 현재 할인 판매 중인데, 역시 기존 입주자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설상가상 부실시공 민원도 급증하고 있다. 북구 고성동 '힐스테이트 대구역 오페라'는 하자가 쏟아지면서 입주민들이 격하게 반발하고 있다. 단순 하자를 넘어 현대건설의 부실시공이란 주장이다. 북구청과 대구시가 시공사와 감리자에 대해 강력한 행정조치를 경고한 상태다. 소비자상담센터 접수 민원 가운데 대구 아파트 관련 건수는 전국에서도 유일하게 폭증하는 추세다. 대구 아파트 분양 시장은 몇 년간 초호황을 누렸다. 건설사들은 가격 상승을 믿고 분양을 미루거나 아예 준공후 후분양 선택을 했다. 이윤이 많이 남는다고 본 것이다. 독이 됐다. 아파트 경기는 침체와 호황을 반복한다. 대구시와 각 구청은 쏟아진 민원에 맞춤형 대책을 내놔야 한다. 공사 하자를 감시하고 주민의 정당한 요구에는 귀를 기울여야 한다.
[사설] 그래도 미래를 위한 정책 대결은 있어야 한다
22대 총선에 출마할 후보들의 등록이 끝나 28일부터는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다. 이번 총선만큼 미래 발전을 위한 정책 이슈가 부각되지 않고, 과거 언행에 대한 논란이 많았던 선거는 없었다. 여야의 공천과정부터 과거 행적에 매달려 미래 논의는 뒤로 밀렸다. 더불어민주당이 세종갑 후보로 등록까지 마친 이영선 후보에 대해 공천을 취소한 것은 갭투자 의혹과 보유 재산 허위 신고 때문이지만, 나머지 공천 취소 사례는 과거 발언 때문이다. 국민의힘 공천을 받았다가 취소된 도태우·장예찬 그리고 민주당의 정봉주가 그렇다. 국민 정서와 맞지 않고 국회의원으로서의 자질에도 문제가 있는 사고방식을 가진 인사를 걸러내는 것은 맞지만, 이런 과정에서 과거만 부각되고 미래에 대한 고민은 없었다. 현재 우리나라가 직면한 최대 현안은 저출산에 따른 인구 소멸과 수도권 집중에 따른 지방 소멸이다. 여야 모두 인구소멸 및 지방소멸과 관련된 공약을 내놓고는 있지만, 구체적인 실현 방법이 뭔지 떠오르지 않는다. 구체적 방안을 둘러싼 여야 논쟁은 아예 없다. 우리나라 존립 및 미래 발전에 직결된 현안을 놓고 여야가 유권자의 마음을 얻기 위해 정책 대결을 벌이는 것이 총선이어야 한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면 정책대결보다는 진영 간 대립이 더 치열해질 것이다. 민주당은 '윤석열 정권 심판론'을, 조국혁신당은 '3년은 너무 길다'라는 구호에 대해 목소리를 높일 것이다. 국민의힘 역시 '운동권 청산' '방탄 공천 심판' 주장에 힘을 실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의 미래 발전을 위한 정책 대결은 반드시 있어야 한다. 그래야 대한민국이 앞으로 갈 수 있다.
[사설] 新상생 외친 포스코 장인화號에 거는 기대가 크다
포항과 포스코를 떼놓고 이야기하긴 어렵다. 누가 뭐래도 포스코의 탄생과 성장은 포항이었고 포항도 포스코 때문에 더욱 빛을 발했다. 수십 년간 상생 기조가 이어져 왔으나 최근 수년 사이 포스코홀딩스 본사 및 미래기술연구원 분원 입지 등 이런저런 이유로 관계가 소원해졌다.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특단의 계기 마련이 절실할 즈음,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지난 21일 취임했고 취임 첫날 포항에서 적극적인 스킨십을 강화하며 지역사회와의 협력을 강조했다. 신(新)상생을 다짐하는 장면으로 해석된다.포스코그룹은 재계 순위 5위의 거대 그룹이다. 1968년 출범한 포항종합제철주식회사는 1973년 포항 1기 설비종합준공식을 갖고 본격적인 생산을 시작한 이래 고(故) 박태준 회장과 임직원들의 노력으로 세계 일류기업으로 도약했다. 포스코그룹 역사에서 포항을 절대 뺄 수 없는 이유다. 이런 포스코그룹이 지역사회에 대한 존중이나 설득 과정 없이 본사 이전 등을 시도하면서 지역홀대와 배신이라는 비판에 직면했고 포항민심은 들끓었다. 포스코 철강생산본부장과 대표이사를 역임한 장 회장은 포항과 지역사회에 대한 이해의 폭이 상대적으로 큰 편이다. 취임식 직후 포항지역 주요 인사들과 만찬을 진행한 것도 불편한 관계를 가능한 이른 시간에 매듭지으려는 의지로 여겨진다. 지역사회와의 협력을 진정성 있게 실천하겠다고 천명한 장 회장이 어떤 상생방안을 그리고 있을지 궁금한 대목이다. 이강덕 포항시장 역시 지방소멸 극복을 위해서는 포스코의 역할이 중요하다면서 포스코의 신산업 분야에 대한 지역투자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화답했다. 모처럼 화합의 장이 펼쳐진 포항과 포스코가 어떤 청사진을 선보일지 기대된다.
[사설] 증원에 이공계 인재도 의대行…AI시대 국가 미래도 고민을
이번 의과대 증원은 지역 간 의료 격차 해소에 방점을 두고 있지만 국가 미래 측면에서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문제도 없지 않다. 입학 정원이 급증하면서 이미 광풍에 가까운 의대 선호가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다. 의대 진학을 위해 입시에 재도전하는 대학 재학생과 직장인이 크게 늘어나 당장 올해 입시 판도부터 크게 요동칠 전망이다. 여기에다 지방 의대생 가운데 반수를 통해 수도권 의대로 진학하려는 이들까지 포함하면 '의대 열풍'은 가히 폭발적일 것이다.2천명이 늘어나면 의대 입학 정원은 모두 5천58명이 된다. 2024학년도 입시 기준 SKY(서울대·연세대·고려대) 이과계열 모집인원(5천443명)의 93%에 이른다. 이과계열 상위권 학생들이 자퇴나 반수를 통해 평생 자격증과 고소득이 보장되는 의대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 재수, 삼수를 해서라도 지방 및 수도권 의대생이 되려 할 것이다. 그런 학생이 의대 증원 이전에도 해마다 1천명을 웃돌았다. 당장 올해 입시부터 최상위권 대학 이공계 합격생의 2배 이상이 의대로 빠져나갈 것으로 전망됐다. '나도 한번 도전해볼 만'을 넘어 '다시 태어난다 해도 이 길을'이라는 '의대 고시 낭인'이 양산될 수도 있다.의대라는 블랙홀에 이공계 인재들이 빠져든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지금이 어느 때인가. AI가 중심인 4차 산업혁명 시대 아닌가. 그런 국가의 미래를 열어 갈 인재가 부족해진다면 큰일이다. 그렇다고 수험생의 의대 선호에 물리적 제동을 걸 수는 없는 일, 대신 이공계에 대한 획기적 지원이 필요하다. 의사도 부럽지 않을 미래가 보장될 수 있도록 말이다. 차제에 정부는 이공계 활성화를 위한 마스터플랜도 함께 준비해야 할 것이다.
[사설] 대구경북신공항 첫걸음… 경쟁력 확보가 성공의 관건
대구시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5대 공공기관이 20일 대구경북신공항 건설 및 종전부지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 체결은 신공항 대장정의 첫발을 뗐다는 선언적 의미에 그치지 않는다. 신공항 특별법 제정에 이은 공공기관 참여는 대구시 주도의 '기부 대 양여' 사업이 국가보증사업으로 격상했다는 뜻이다. 민간기업 투자를 유인할 조건이 마련된 셈이다. 대구시는 군 공항과 민간공항 건설, 주변지 및 K2 종전부지 개발, 신공항 연결 철도·도로 구축 등 모든 토건공사를 아우르면 70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신공항은 남부권거대경제권 구축에 반드시 필요한 인프라이기도 하다.LH 등의 참여로 대구경북신공항 건설 사업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대구시는 사업 일정을 최대한 단축해 당초 계획보다 1년 앞당긴 2029년 개항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대구경북신공항은 2029년 개항 예정인 가덕도신공항과의 경쟁 구도가 불가피하다. 중남부 거점공항으로 우뚝 서려면 대구경북·호남·충청 1천500만 지역민의 여객 수요와 물류 수요를 타깃으로 삼아야 한다. 그러려면 활주로 길이 등 규모의 적정화를 넘어 유럽·미주 노선의 항공사 취항을 유인할 방책도 마련해야 한다.가덕도신공항은 육지와 해상에 걸쳐 666만9천㎡ 부지에 건설된다. 대구경북신공항 면적을 압도한다. 거기다 24시간 운항되는 관문공항이다. 군 겸용 공항으로 커퓨타임이 적용되는 대구경북신공항이 불리한 구도다. 대구경북신공항만의 비교우위를 제고할 디테일과 노하우가 그래서 중요하다. 촘촘한 연결 교통망 구축도 경쟁력을 좌우할 요인이다.
[사설] 오늘은 세계 물의 날… 물 부족 국가임을 되새기길
22일은 세계 물의 날이다. 기후변화와 무분별한 개발로 갈수록 심각해지는 물 부족과 수질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UN이 1993년부터 3월22일을 세계 물의 날로 정했다. 올해 UN이 정한 세계 물의 날 주제는 '평화를 위한 물의 활용(Leveraging Water for Peace)'이고, 우리나라가 정한 주제는 '함께 누리는 깨끗하고 안전한 물'이다. 이들 주제는 전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물 부족과 이에 따른 안전성 위협 및 지역 갈등에 대한 고민이 저변에 깔려 있다.우리나라는 '물 부족국가' 또는 '물 스트레스 국가'로 불리면서 물 절약을 제도화하려는 시도가 진행 중이다. 수도법이 공공기관 화장실 등에 절수시설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고, 대구시·경북도와 같은 광역단체뿐 아니라 수성구·예천군 등 기초자치단체도 관련 조례를 만든 게 실례다. 법 규정과 달리 의무 설치장소 중에도 절수시설이 설치된 곳은 많지 많다. 지난달 초 윤권근 대구시의원이 대구 공공기관 화장실 절수시설 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공공기관 화장실 702곳 중 656곳(93%)과 2만5천484개 세면기·변기 중 2만2천775개(89%)에 절수 장치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 절수시설은 설치 후 몇 달만 지나면 절약되는 수도요금이 설치 비용을 넘어서기 때문에 경제적으로도 득이다. 설치 비용조차 부담스러우면 환경부가 권장하는 와스코(WASCO, 물 절약 전문업체가 먼저 자기 비용으로 절수시설을 설치한 후 절감된 수도요금을 받아 설치비를 회수하는 것) 방식으로 하면 된다. 우리나라가 물 부족국가임을 되새겨 공공기관부터 물을 절약할 수 있는 실질적인 행동을 해야 한다.
[사설] 정부, 의대별 증원 발표 강행 vs 의협, "마지막 다리 끊었다"
어제 정부가 '의대별 증원 배분' 결과 발표를 강행했다. 의대 증원의 '대못'을 박아 퇴로를 끊은 셈이다. 대한의사협회도 "돌아갈 마지막 다리마저 끊어버리는 것"이라 반발했다. 의협·대한전공의협·전국 의과대학 교수협은 어젯밤부터 긴급 온라인 회의를 열고 있다. '최후의 수단'을 논의하고 있다고 한다.이번 증원 배분의 최대 수혜자는 비수도권 거점 국립대다. 배분된 의대 정원은 5월 대입 요강에 반영되면 고 3 수험생부터 영향을 받는다. 증원분 2천명 가운데 18%인 361명은 경인권, 82% 1천639명은 비수도권에 배분됐다. 서울 지역 증원분은 없다. 이로 인해 서울지역 의대 정원 비중은 27.0→16.3%로 축소되는 반면 비수도권은 66.2→72.4%로 늘어나게 됐다. 지역의료 강화 차원에서 긍정적인 변화다. 경북대는 110명에서 200명으로 늘어나 서울대, 연세대 등 서울 주요 대학보다 많은 정원을 갖게 됐다. 영남대와 계명대는 각 76→120명, 동국대(경주)는 49→71명, 대구가톨릭대는 40→80명으로 증가했다. 이번엔 안동대 국립의대·포스텍 연구중심 의대 신설은 포함되지 않았다.파국을 막기 위해서는 정부가 유연한 자세로 의료계에 더 다가서야 한다. 그저께 국무회의에서 4월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위 발족을 공언하고 "머리를 맞대겠다"고 한 대통령의 약속이 허언이 돼선 안 된다. 다음 달까지 기다릴 것 없다. 지금의 국민 고통과 의료 현장의 긴박성을 생각하면 하루빨리 대화체를 가동해야 한다. 승자 없는 싸움은 속히 끝나야 한다. 백기 투항을 강요하면서 국민 생명을 담보로 치킨게임을 벌이는 건 무책임하다.
[사설] 전통시장의 가격표시제, 자발적 참여는 상생의 길이다
손가락 터치 몇 번으로 필요한 물건을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받을 수 있는 세상으로 빠르게 변하고 있지만 전통시장의 저력은 아직 만만치 않다. 사람냄새 물씬 풍기는 장에서 다양한 품목을 구경하며 흥정도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덤까지 얻을 수 있는 게 전통시장의 매력이다. 하지만 장점만큼이나 단점도 제법 많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와 비교되는 환경·위생·친절도·편의성 등이 그렇다. 특히 숙지지 않는 '바가지 논란'은 전통시장 신뢰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정부는 소비자에게 정확한 가격정보를 제공하고 바가지요금을 방지하기 위해 가격표시제를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 전통시장은 의무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예외도 있어 특별·광역시에 위치한 전통시장의 일정 규모 이상 소매점은 의무대상에 해당되고 시·도지사가 의무지역을 지정할 수도 있다. 서울 남대문시장이나 명동 등은 의무지역으로 관리되고 있다. 대구지역 전통시장은 가격표시 의무지역이 아니어서 계도 차원의 점검만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전통시장은 도·소매가 혼재한 경우가 많고 흥정문화가 남아있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의무화하기 곤란한 측면이 있긴 하다. 그러나 기존 고객은 물론, 젊은 층이나 외국인들의 방문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바가지 논란을 차단할 수 있는 가격표시제 참여가 절실하다. 실제로 대구시가 지난 설을 앞두고 실시한 점검에서 적발된 위반업체 11곳 중 10곳이 전통시장이었다. 상인들 입장에서는 불편하고 낯설 수도 있으나 손님이 찾지 않는 시장은 존재가치가 없다. 전통시장이 신뢰를 회복하고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다.
[사설] 툭하면 재판 불출석…이재명 대표는 초법적 존재인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9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자신의 대장동 사건 관련 재판에 또 불출석했다. 이 대표는 재판부가 불출석 사유서(총선 유세)를 받아들이지 않았음에도 일방적으로 재판을 거부하고 강원지역 선거 유세에 나섰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12일에도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 참석을 이유로 오전 재판에 나오지 않았다가 오후에야 지각 출석한 바 있다. 피고인 신분임에도 툭하면 재판에 무단 불출석하는 건 일반 국민은 생각지도 못할 일이다. 제1 야당 대표 위세를 앞세운 의도적인 재판 지연 전략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이 대표 변호인 측은 4월10일 총선 때까지 이 대표의 재판 출석이 어렵다고 했다. 선거의 중요성을 고려해 야당 대표의 정치활동이 보장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신병을 강제로라도 확보해 재판을 진행해야 한다는 검찰 인식은 헌법과 너무나 괴리돼 있다. 일반인이라면 얼마든지 일정이 조정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황당한 궤변이다. 선거가 중요하니 얼마든지 법치는 훼손해도 된다는 말인가. 형사 재판을 받는 일반인이 바쁘다는 핑계로 제 맘대로 법정에 안 나가면 어떻게 되겠나. 재판부가 구인장을 발부해 신병을 확보하는 게 상식이다. 야당 대표라고 해서 초법적 존재가 될 수는 없다.이 대표는 현재 공직선거법 위반·뇌물 및 배임·위증교사 3개 재판을 서울중앙지법에서 동시에 받고 있다. 이번 대장동 사건 재판부는 이 대표가 다음 기일(3월26일)에도 나오지 않는다면 강제소환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으름장에 그쳐선 안 된다. 사법부는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는 사실을 보여줄 책무가 있다. '황제 재판'이란 말이 더 이상 나와선 안 된다.
[사설] 박윤경 새 대구상의 회장의 과제, '기업 키우고 임금 올리길'
대구상공회의소가 19일 경선 투표 끝에 박윤경 케이케이<주>(옛 경북광유) 대표를 신임 회장으로 선출했다. 대구상의 최초의 여성 회장 탄생이다. 이번 선거는 대구상의가 24년간 이어온 '회장 추대' 관례를 깨고 이뤄졌다는 점에서 지역사회의 주목을 받았다. 함께 경선에 나선 장원규 화성밸브 대표와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고, 결국 상공의원 112명의 비밀투표가 진행됐다.앞서 지역 상공의원 사이에서는 대구 상의에 활력을 불어넣고, 경제계의 세대교체와 다양한 산업군의 출현을 감안하면 경쟁 방식도 나쁘지 않다는 기류가 있었다. 박 신임 회장은 그런 점에서 행여 발생할 선거 후유증을 차단하고 상공인의 절대적 단합을 도모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24년 전 치열했던 경선으로 상의가 거의 반쪽으로 분열된 트라우마를 재현해서는 안 될 것이다.기업의 규모를 키우고 산업군을 재편하는 것도 신임 회장단이 마주할 숙제다. 대구는 중소기업의 도시다. 기업들이 규모의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 대구 상공인들은 각자의 기업을 '작지만 강한 기업' 혹은 '크고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야심이 필요하다. 바로 기업가 정신이다. 여기에는 기업인의 상생 협력 정신이 요구된다. 신산업 아이템에 대한 수용에서도 대구상의의 진취적 방향제시가 있어야 할 것이다. 대구는 그동안 섬유, 기계공업, 자동차부품 중심으로 산업의 주류를 형성했지만, 근년 들어 2차전지, 의료·바이오, AI, 빅데이터, 반도체 장비 등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무엇보다 각각의 기업들은 근로자의 임금 인상에도 적극적이어야 한다. 동종 업계가 단합해 저임금 체제를 유지하는 습성을 타파하는데 대구상의의 새 집행부가 과감히 앞장섰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의료대란으로 번진 의대 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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