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튀르키예와 원전·보훈·인프라 협력 강화…혈맹 넘어 미래지향적 관계로”
튀르키예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각)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의 원전, 방산, 인프라 분야에서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앙카라 대통령궁에서 공식 환영식과 단독 회담, 확대 회담, MOU 체결 등 정상회담 일정을 소화했다. 양 정상은 회담 직후 공동언론발표를 통해 양국이 1957년 수교 이래 이어온 우호 관계를 확인하고, 2012년 체결된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심화·발전시키기로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튀르키예의 한국전 참전 75주년이자 대통령 취임 첫해인 올해 형제의 나라를 방문해 뜻깊다"며 "미수교국임에도 네 번째로 많은 장병을 파병한 튀르키예와의 혈맹 역사를 바탕으로 호혜적 협력을 심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양국은 이번 회담을 계기로 △원자력 △보훈 △도로 인프라 분야 협력 등 3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우선 원전 분야에서는 한국전력공사와 튀르키예원자력공사가 MOU를 맺고 튀르키예가 추진 중인 시놉 제2원전 사업에 협력하기로 했다. 양측은 원자로 기술, 부지 평가, 규제·인허가, 금융 등 포괄적인 협력을 진행하며 공동 워킹그룹을 구성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남은 세부 평가 과정이 순조롭게 이어질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지원하겠다"며 "한국의 기술이 튀르키예 원전 개발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방산 분야에서는 '알타이 전차' 개발 등 기존의 성공적 협력 사례를 바탕으로 공동 생산과 기술협력, 훈련 교류를 지속하기로 했다. 인프라 분야 협력도 구체화됐다. 튀르키예 도로청(KGM)과 한국도로공사,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는 3자 MOU를 체결하고 튀르키예 및 제3국에서 민관합작투자사업(PPP) 도로 프로젝트를 공동 발굴하기로 했다. 양국은 분야별 협력 이행을 점검하기 위해 지난 10년간 중단됐던 '한-튀르키예 경제공동위원회'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바이오 분야에서는 튀르키예의 '혈액제제 자급화 사업'에 한국 기업인 SK플라즈마가 참여하는 것을 환영하며 협력을 확인했다. 민간 차원에서는 CS윈드와 튀르키예 에네르지사 간의 풍력 발전 협력 MOU를 체결됐다. 이 밖에도 양국은 보훈 협력 MOU를 통해 참전용사 후손 교류와 지원을 공고히 하고, 문화원 활동과 유학생 사업 등을 통해 미래 세대 간 교류를 활성화하기로 했다. 양 정상은 한반도 및 글로벌 정세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한국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한 일관된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감사를 표하며 "튀르키예 내 시리아 난민 문제 해결에 기여하고자 인도적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정재훈기자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