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를 역사·첨단산업·평화·문화 어우러진 세계 10대 문화관광도시로 키운다
"경주를 역사·첨단산업·평화·문화가 어우러진 세계 10대 문화관광도시로 키워 나가겠다." 경북도가 APEC 정상회의의 성공 개최를 계기로 '포스트 APEC 전략'을 본격화한다. APEC을 통해 확보한 국제적 위상을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으로 전환하기 위해 10대 핵심사업 등 큰 그림을 이미 그려 놓은 상태다. 이는 경북도와 경주시가 공동으로 설계한 청사진으로, 문화·경제·평화 세 축을 중심으로 한 중장기 발전 계획이다. 경주를 세계적인 '교류·협력의 플랫폼'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문화 분야는 ①세계경주포럼 정례화 ②APEC 문화의 전당 조성 ③보문관광단지 리노베이션 ④APEC 개최도시 연합협의체 구축 등이 포함된다. 경제 분야에서는 ⑤APEC 퓨처 스퀘어 조성 ⑥경주 글로벌 CEO 서밋 창설 ⑦AI 새마을운동 등이 추진된다. 평화 분야는 ⑧APEC 글로벌 인구협력위원회 설립(국립인구정책연구원 유치) ⑨신라통일평화공원 조성 ⑩한반도통일미래센터 유치 등이다. 이는 단순 기념사업이 아닌, 향후 10년간 경주를 세계 문화·경제 도시로 재편하기 위한 '지속성장 로드맵'으로 평가받고 있다. ◆세계경주포럼 10대 전략 중 가장 주목받는 사업은 '세계경주포럼'의 정례화다. 경북도는 매년 국제회의를 열어 세계 각국의 문화유산도시와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보존·관광·기술융합 등 글로벌 의제를 논의할 계획이다.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에 버금가는 문화정책 플랫폼으로 키워 경주를 역사문화 교류의 국제중심도시로 도약시킨다는 구상이다. 포럼에서는 △세계유산 보존 협력 △스마트 관광도시 모델 △문화유산 디지털 복원 등 현실적 과제들이 폭넓게 다뤄질 예정이다. 사업이 본격화하면 경주는 단순한 유적 관광지를 넘어 문화외교와 국제 MICE산업의 허브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전망된다. ◆보문단지 대개조 보문관광단지는 1975년 대한민국 제1호 관광단지 지정 후 반세기 만에 대규모 변화를 맞는다. 경북도는 APEC 개최를 계기로 노후 숙박시설과 편의시설을 전면 리모델링하고, 특급호텔과 글로벌 리조트 브랜드의 유치를 추진한다. 또 모노레일·자율주행차·노면전차 등 친환경 교통수단을 도입해 단지 내 이동 편의성을 높인다. 보문호 주변에는 수변 경관과 대형 조형물을 조성해 '보문 루프(Zone)'로 불리는 새로운 관광명소를 만든다. 경북도는 경주엑스포공원을 'APEC 2025 기념 랜드마크'로 재정비해 국제회의장·전시관·야외공연장 등 복합문화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는 경주를 체류형 스마트관광도시로 재탄생시키는 핵심 전략이다. ◆APEC 퓨처 스퀘어와 글로벌 CEO 서밋 경제 분야의 핵심은 'APEC 퓨처 스퀘어'다. 이곳은 인공지능(AI)과 확장현실(XR)을 결합한 체험형 전시관으로, 회원국 간 혁신산업 교류와 공동연구가 이뤄지는 국제협력 허브로 조성된다. 경북도는 이를 통해 글로벌 스타트업 전시회, 기술 콘퍼런스, 창업 교류 프로그램 등 다양한 행사와 상시 교류를 운영해 경주를 첨단산업의 비전 도시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또 APEC 기간 큰 호응을 얻었던 'CEO 서밋'을 '경주 글로벌 CEO 서밋'으로 상설화해 세계 주요 기업인과 투자자, 창업가들이 매년 경주에서 만나는 글로벌 비즈니스 포럼으로 발전시킬 방침이다. ◆AI 새마을운동 'AI 새마을운동'은 과거 새마을운동의 공동체 정신을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게 재해석한 경북형 혁신 프로젝트다. AI기술을 활용해 행정·복지·농업·교육 등 지역의 다양한 현안을 해결하고, 주민 주도의 디지털협력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경북도는 싱가포르 DQ연구소와 협력해 '국제 AI 시민교육 모델'을 개발 중이며, 향후 UNDP 등 국제기구와 연계한 글로벌 협력체계 구축도 추진 중이다. 이 사업을 통해 농촌의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고 AI 기반 생활표준모델을 제시한다는 목표다. ◆신라통일평화공원 경북도는 경주의 역사적 이미지를 '평화도시'로 확장하기 위한 핵심사업으로 '신라통일평화공원' 조성을 추진한다. 이 사업은 통일전·화랑교육원·경북천년숲정원을 하나의 관광벨트로 묶어 역사·생태·체험이 결합된 복합문화단지를 만드는 대형 프로젝트다. AI 기반 역사체험 콘텐츠, 신라왕경 복원, 공예촌·숙박촌 연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포함돼 있으며, '한반도통일미래센터' 유치와 연계해 경주를 남북평화 담론의 상징도시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공원이 완성되면 경주는 '신라의 고도'에서 '한반도의 미래도시'로 거듭나게 된다. ◆글로벌 협력 허브 경북도는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APEC 글로벌 인구협력위원회' 설립과 '국립인구정책연구원' 유치를 추진 중이다. 이 기구들은 세계 각국이 직면한 저출산·고령화 문제를 공동 논의하고, 정책 대안을 마련하는 협력 플랫폼으로 기능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경주는 문화·경제·인구·평화가 교차하는 융합형 국제도시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내년도 예산 반영 총력전 경북도는 포스트 APEC 10대 전략을 구체화하기 위해 내년도 정부 예산안 반영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부 사업은 이미 국비 지원이 확정됐으며, 대통령 공약사업 및 국정과제 채택을 위한 협의도 진행 중이다. 경북도는 민간투자 유치와 공공·민간 협력형 사업 병행을 통해 재정 기반을 다각화하고, APEC으로 구축한 인프라와 국제 네트워크를 지역 성장의 실질적 자산으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포스트 APEC 전략'은 APEC 성공의 여운을 잇는 단기 사업이 아니라, 경북이 구상한 지속 가능한 성장 비전의 실현 단계다. 경주는 이번 전략을 통해 역사·첨단산업·평화·문화가 어우러진 세계 10대 문화관광도시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전략은 경주가 '문화유산을 보존하는 도시'에서 '세계가 함께 만드는 도시'로 변화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호진 경북도 기획조정실장은 "포스트 APEC은 성공적인 경주 APEC을 바탕으로 이를 지역경제 발전으로 실현시키는 전략"이라며 "10대 전략사업은 이미 용역보고서까지 완료한 상태이며, 정부 및 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해 경북과 경주를 세계적인 도시로 탈바꿈시켜 나갈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운홍기자 jwh@yeongn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