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고 이대열 전 성군관부관장, 암고찬고(嵒皐纂稿) 출간
“문장은 도를 꿰는 질그릇이며, 이 도를 궁구하지 않으면서 지극함이 있는 자는 없다." 평생을 유학(儒學)과 향토 문화 진흥에 헌신해온 암고 이대열(巖皐 李大烈) 전 성균관부관장이 최근 자신의 인생과 문학 세계를 집대성한 시문집 '암고찬고(巖皐纂藁)'를 세상에 내놓았다. 2014년 팔순기념문집 '암고문'에 이어 올해 구순을 맞이해 오랜 집필과 정리 작업 끝에 완성된 이 문집은 총 4권, 1,300여 쪽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으로, 삶과 학문의 깊이를 오롯이 담아냈다. 암고 이대열 옹은 성균관부관장을 비롯해 성주향교 전교, 경산이씨 대종회장, 각종 원사(院祠) 원장 등 영남의 대표적 유림 인사다. 그는 “삶이란 결국 글을 통해 자신을 다듬고, 후세에 이르는 가르침을 남기는 것"이라며 이번 문집 발간의 의미를 밝혔다. 특히 저자인 암고 이대열 옹이 스스로 서문을 기록했고, 두 아들인 재석, 재필씨가 각각 후기와 행장을 기록했는데, 행장(行狀)은 수십 년 동안 곁에서 배종하며 제자이자 부자유친의 정신으로 함께한 자식이 직접 쓴 점에서 더욱 뜻깊다. 문집 발간을 주도한 장남 이재석씨(한국문인협회 시인)는 “암고찬고는 아버지께서 몸소 실천해온 삶과 학문의 총결산"이라며 “독자들도 이 책을 통해 고전과 현대를 관통하는 지혜를 체득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차남 이재필씨(경북연구원 대구경북학연구소장)도 “암고찬고를 통해 독자들은 가친의 학덕과 충의를 느끼며, 인성함양과 온고지신 정신을 되새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암고찬고'는 기존의 문집과는 다르게 저자인 암고 이대열옹과 자식 4남매의 출천효성과 숭조목족 및 인의예지신이 곳곳에 오롯이 담겨 있고, 부모와 자식들 간 주고받은 기념시(한시·현대시·편지글·가사)가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특징적이다. 또한 시(詩), 송(頌), 축(祝), 만사(挽詞), 조사(弔辭) 등 전통 문학 양식은 물론, 향교 의례 지침과 인성교육 강의록, 성주 관련 지명 연구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른다. 특히 자서(自序)와 행장(行狀), 그리고 아들들이 남긴 후기는 세대를 잇는 학문의 계보와 인간적 진정성을 함께 전한다. 암고 이대열 옹은 “이번 문집은 단순한 개인적 기록을 넘어, 지역 향토사 연구와 현대 문학 연구에도 작은 디딤돌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실제로 문집 속에는 성주 지역의 역사와 지리, 향토 인물에 관한 심층 기록이 대거 포함돼 있어 학술적 가치도 높게 평가된다. 한편 암고찬고는 국립중앙도서관과 국회도서관, 전국 주요 도서관 및 유림단체 등 500여 기관에 기증돼, 향후 지역 학문과 문화 연구에 귀한 자료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석현철기자 shc@yeongn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