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지대] 때로는 타인을 잃어야 자신을 지킬 수 있다
이은미 변호사나는 안전이별을 하지 못하는 남녀의 상담을 여러 차례 부탁받았다. 젊은 연인 간 이별과 오래된 부부 간에 이혼하는 과정에서 상대방으로부터 스토킹, 협박, 명예훼손을 당하는 경우였다. 모두 상대방의 예측불가능한 행위에 대해서 두려워했다.이별 과정에서 상대방이 거부하는데도 전화를 하거나 메시지를 보내는 사람들이 있다. 제발 상대방이 두려움을 느끼기를 바라면서. 상대방의 두려움을 일으켜 자신의 보복감정을 해소하려고 하거나 이별하지 않는 수단으로 삼고자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약한 멘털을 가지고 있다. 강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들은 예민하고 자제력이 부족하며 탕후루 설탕껍데기 같은 바사삭 멘털의 소유자들이다.스토킹이나 협박을 당하는 사람은 자신의 답이 잘못되었거나 자신의 처신이 잘못되었기 때문에 계속 일이 잘못되어가고 상대방을 진정시킬 수 없었다고 셀프 가스라이팅을 하는 수가 있다. 그러나 그것은 피해자의 잘못이 아니다. 스토킹이나 협박을 하는 사람이 스스로 자가발전기를 돌려가며 분열을 일으키는 과정일 뿐.나는 젊은 연인들의 이별 과정에서 생기는 스토킹과 협박에 전형적인 모습을 발견했다. 주로 교제 과정에서 알게 된 것들이나 약점에 대해서 그 부모님이나 친구, 지인, 직장 동료 등에게 뿌리겠다는 것이다.중고나라 사기를 계속하다 보면 현실감각을 잃어서 자신이 잡히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고 계속하다가 구속되는 것처럼, 스토커들도 그랬다. 이별이 위험해졌을 때, 초기에 신고를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20대의 경우 부모님에게 사진이나 메시지 등을 보내겠다, 부모님에게 어떤 흠을 알리겠다고 협박할 때 두려움을 느끼는 경우가 많았다.부모님께 알려지기 전에 상대방의 행위를 그만두게 하는 것이나 처벌받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에서의 태도도 중요하다. 부모님을 비롯해 절대 주변인에게 알려져서는 안 된다는 마음이 공포를 가져오는 것인데, 상대방은 그것을 이용하고 있다. 어떤 경우라도 그것만은 막겠다는 의지는 좋다. 그러나 나는 젊은 청춘들이 부모님을 좀 실망시켜도 된다고 생각하면 좋겠다.지인이나 직장 동료, 친구도 마찬가지이다. 예전에 화상채팅을 하다가 노출된 모습으로 협박당하던 젊은 청년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건이 있었다. 주변인에게 뿌린다고 협박을 당한 것이다.총명한 사람도 어두운 때가 있고, 계획을 잘 세워도 기대에 어긋나는 수가 있다.협박이나 스토킹을 당하는 순간에는 나 이외의 많은 사람들이 한 덩어리로 느껴지거나 어떠한 세력처럼 느껴지는 경우가 있다. 나에게 실망하고 내 일을 입에 올리며 퍼뜨리겠지? 혹은 이 모든 사람들이 나에게 실망하겠지? 이런 생각에 매몰될 수도 있다.그러나 시간처럼 사람의 마음과 생각, 인연도 모두 강물처럼 흘러서 멀리 떠나 보이지 않게 되기도 하고 흐름이나 줄기가 바뀌기도 하고 고정된 것이 없다. 그리고 그 속에서 각자 자기 인생 살아가면서 많은 숙제를 하고 있다.그렇기 때문에 본질이 아닌 것에 의지하여 나를 잃지 않도록,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 아니라면 이런 일이 있을 때 그저 실망 같은 건 시켜도 된다고 생각하자. 친구라면 설명할 필요가 없고, 적이라면 어차피 믿으려고 하지 않을 테니까. 사람은 때로 타인을 잃어야 자신을 지킬 수 있다.이은미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