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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
[스토리텔링 2020] 포항 12경 둘레 맛 기행<16> 효자동 떠오르는 핫플레이스 '바르벳'
경북 포항의 주요 여행지로 '철길 숲과 불의 정원'을 빼놓을 수 없다. 기차가 달리던 효자역과 옛 포항역 사이 4.3㎞ 구간을 공원화한 철길 숲은 시민 휴식 공간이자 산책하기 좋은 곳으로 각광받고 있다. 길게 이어진 산책로를 따라 이색 조형물과 체육시설, 음악분수, 숲 갤러리 등 다양한 볼거리를 갖추고 있어서다. 특히 불의 정원은 꼭 한 번 둘러볼 만한 이색적인 명소다. 숲을 조성하기 위한 굴착작업 중 천연가스에 옮아 붙은 불꽃은 현재까지 꺼지지 않고 타오르고 있다. 또한 철길 숲은 도심에 인접해 있어 식도락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포항 12경 둘레 맛 기행' 8편에서는 철길 숲과 불의 정원 주변 둘러볼 만한 카페와 식당을 소개한다.동해선 효자역 북쪽편에는 효자시장이 자리잡고 있다. 작은 시장이지만 최근 들어 경쟁력을 갖춘 식당과 카페들이 속속 들어서면서 유동인구가 늘었다. 또 인근에 포스텍(포항공대)이 있어 젊은층의 방문이 유독 많은 시장 중 하나다. 시장을 둘러보며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식당·카페를 찾는 재미가 쏠쏠하다. 효자시장 입구에서 목화아파트 쪽으로 향하면 편의점 앞에서 사거리를 만난다. 북쪽으로 방향을 틀어 천천히 걷다보면 막다른 골목에 위치한 현대식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누가봐도 카페 건물이다.외관은 깔끔하면서 세련된 인상을 준다. 붉은색 벽돌과 하얀색 창틀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특히 붉은 벽돌이 눈길을 끈다. 일반적인 벽돌보다 비교적 두께가 얇아 좀 더 말쑥한 느낌이다. 카페 상호는 '바르벳'. 프랑스어로 곱슬곱슬한 긴 털을 가진 개를 뜻한다. 품종으로 따지면 스패니얼 계통이다. 하지만 카페 내 애완동물 동반은 금지돼 있다. 출입문을 열고 들어가면 향긋한 빵 냄새가 먼저 손님을 맞는다. 모래색 베이커리 테이블 위로 다양한 종류의 빵이 진열돼 있다. 케이크류와 크루아상, 스콘, 타르트, 브라우니, 쇼콜라, 크럼블 등이 저마다 고운 자태를 뽐낸다. 주황색 계통의 조명은 빵을 더욱 먹음직스럽게 한다.베이커리 카페인 만큼 빵과 케이크는 직접 만든다. 음료를 준비하는 카운터 뒤쪽 공간에 베이커리룸을 갖추고 있다. 이곳에선 파티셰 4명과 바리스타 5명이 함께 일한다.내부 공간은 심플하면서 깔끔하다. 하얀색 벽과 천장, 테이블은 모두 모래색으로 통일했다. 층고는 그리 높지 않지만 공간이 꽤 넓어 개방감이 든다. 2층으로 올라가면 다양한 형태의 테이블이 놓여 있다. 인원 수에 따라 편한 자리를 찾으면 된다. 공간 형태도 직사각형이 아닌 다각형으로 구성돼 있다. 유독 눈길을 끄는 곳은 전면부다. 으레 있어야할 창이 없다. 맞은 편 빌라 세대의 사생활을 보호하기 위해 창을 내지 않았다고 한다. 대신 반대편에 커다란 창을 틔워 숲을 조망하게 했다. 카페 내부와 어우러진 풍경은 영락없는 포토존이다. 루프톱에 오르면 효자동 인근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대형 파라솔과 함께 테이블이 마련돼 있어 휴식을 즐기기에 더할 나위 없다.커피는 라테류와 드립커피만 준비돼 있다. 드립커피는 과테말라, 에티오피아, 콜롬비아 원두를 사용한다. 핸드드립이 아닌 머신을 이용해 커피를 내리는 점이 이채롭다. '손맛' 대신 균일한 맛을 선택했다.이곳의 커피는 산미가 조금 있는 편이다. 에티오피아 슈케쿠도 원두는 재스민과 복숭아의 화사한 맛을 느낄 수 있다. 과테말라 와이칸 원두는 보디감이 있으면서 아몬드와 진한 초코릿 맛이 나는 게 특징이다. 카페인이 없는 커피를 원한다면 콜롬비아 원두를 선택하면 된다. 라테류에는 브라질 원두를 사용한다. 커피 외에도 에이드류와 스무디류, 히비스커스·얼그레이·재스민 등 차 종류도 준비돼 있다. 베이커리류의 맛도 기대 이상이다. 인기 메뉴로는 레드벨벳 케이크와 콘 크림치즈 크럼블, 크루아상 등이 있다. 앙버터 크루아상은 내용물이 알차다. 팥 앙금과 버터가 듬뿍 들어 있어 달면서 고소한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당근 케이크와 레드벨벳 케이크는 질감이 단단하다. 포슬포슬한 가벼운 식감이 아니라 좀 더 쫀득한 식감이다. 크럼블과 스콘, 타르트 종류도 찾는 이들이 많다.글=박종진기자 pjj@yeongnam.com 사진=박관영기자 zone5@yeongnam.com공동기획 : 포항시 ☞경북 포항시 남구 효자동길10번길 33-12. 운영시간 오전 11시~밤 10시, 명절 휴무, 주차장 없음. ▶김동석 영남대 겸임교수의 한줄평: 깔끔하고 세련된 느낌의 신상 베이커리 카페. 푸른 숲을 벗삼아 드립커피와 함께 다양한 베이커리류를 즐길 수 있는 공간.▶평점(5점 만점) : 맛 ★★★★ 가성비 ★★★★ 분위기 ★★★★★ 서비스 ★★★★ 위생 ★★★★포항 남구 효자동에 위치한 카페 바르벳 1층 내부 모습. 케이크류와 크루아상, 스콘, 타르트, 브라우니, 쇼콜라, 크럼블 등 갖가지 베이커리류가 테이블 위에 진열돼 있다.팥앙금과 버터가 들어간 앙버터 크루아상과 드립커피.브라질 원두를 사용하는 바르벳 라테와 레드벨벳 케이크.
2020.09.07
[스토리텔링 2020] 포항 12경 둘레 맛 기행<15> 넉넉한 시장 인심을 닮은 '효자동 쌀국수 米'
효자시장에서 신협쪽으로 나와 왼쪽으로 꺾으면 정면에 쌀국숫집이 보인다. 지난 4월 이곳으로 자리를 옮긴 '효자동 쌀국수 미'다. 이곳은 시장처럼 인심 좋기로 유명한 곳이다.2017년 효자시장에 둥지를 틀고 장사를 시작해 '가성비' 좋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지난 4월 가게를 확장 이전했다. 원래 고향이 서울인 홍상호 대표는 친구 따라 포항에 온 케이스다. 결혼을 하면서 먼저 포항에 내려온 친구의 권유로 효자시장에 식당을 차리게 됐다. 처음에는 썩 내키지 않았지만 사전조사를 한 뒤 가능성을 봤다. 효자시장은 포스텍이 위치한 대학가인 데다 나름 경쟁력있는 식당들이 포진해 있어 유동인구가 제법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나름 요식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터라 음식 맛에도 자신감이 있었다. 예상은 적중했다. 하나 둘씩 손님이 늘기 시작해 기다리는 줄이 길게 늘어설 정도가 됐고, 식당을 확장하기에 이르렀다.쌀국숫집을 선택한 것은 홍 대표의 취향이다. 메뉴를 정한 뒤 그는 레시피를 발굴하는데 각별한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쌀국수 맛의 기본이 되는 육수에 집중했다. 원하는 육수 맛을 내기 위해 반년 이상 시행착오를 겪었다. 결국 그는 조미료 대신 한약재를 넣어 보다 한국적인 쌀국수를 만들어냈다. 어정쩡한 퓨전 쌀국수보다 한국인 입맛에 맞게끔 요리방법을 개발한 것이다. 육수에는 한약재와 함께 차돌양지, 아롱사태, 소 힘줄이 들어간다. 육수는 4~5시간 푹 우려낸 뒤 하루 정도 숙성시킨 뒤에야 식탁에 오른다. 맛의 비결이 정성인 셈이다.식당 내부는 검은색 계통의 벽면과 천장에 합판·집성목으로 마감돼 있다. 특히 'ㄴ'자형으로 생긴 오픈형 주방이 돋보인다. 좁지만 아늑한 공간이다. 실내 인테리어 대부분은 홍 대표가 직접 꾸몄다. 간판 디자인부터 기초공사, 바닥, 페인트 칠까지 그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그만큼 홍 대표에겐 애착이 큰 공간이다.각 테이블에는 해선장과 스리라차 소스 등이 준비돼 있다. 향이 강해 호불호가 있는 고수는 원하는 손님이 있으면 따로 준비해 준다. 쌀국수는 차돌양지, 아롱사태, 소힘줄, 모둠 4가지 종류가 기본 메뉴다. 고소한 맛을 좋아하면 차돌양지를, 두꺼운 고기의 씹는 맛을 즐긴다면 아롱사태를 선택하면 된다. 시원한 맛을 느낄 수 있는 해물 쌀국수도 마련돼 있다. 쌀국수는 일단 양이 푸짐하다. 국수뿐만 아니라 곁들여 나오는 고기류의 양도 많다. 2인분은 족히 될 듯하다. 더욱이 면은 제한 없이 추가로 제공된다. SNS상에 인심이 후하다는 평이 일색인 이유다.쌀국수는 1㎜ 얇은 면을 사용해 식감이 부드럽다. 국물은 적당히 담백하면서 깊은 맛이 난다. 한약재의 맛도 은은하게 배어 있다. 초기에는 한약재 향이 더욱 강했으나 고객들의 입맛에 맞춰 순화했다고 한다. 이곳의 또다른 인기 메뉴는 분짜다. 두꺼운 고기를 써 돼지불백에 가깝다. 이곳에선 분짜에 들어가는 고기를 일일이 손으로 썰고 숯불로 구워낸다. 덕분에 씹는 맛이 좋고 불향이 강하다. 분짜 면은 쌀국수 면에 비해 좀 더 쫄깃하다. 쌀국수와 분짜 외에도 새우볼과 닭날개 등 사이드 메뉴도 즐길 수 있다. 한약재 육수 맛이 진하게 우러난 쌀국수를 푸짐하게 즐기고 싶다면 한번쯤 방문해 보자.글=박종진기자 pjj@yeongnam.com 사진=박관영기자 zone5@yeongnam.com공동기획 : 포항시☞경북 포항시 남구 효자동길6번길 7. 운영시간 매일 오전 11시30분~밤 10시. 브레이크 타임 오후 3시~5시30분. ▶김동석 영남대 겸임교수의 한줄평: 가성비 좋은 한국식 쌀국숫집. 진한 국물 맛에 국수는 물론 고기까지 넉넉하게 나오는 인심좋은 식당. ▶평점(5점 만점) : 맛 ★★★★ 가성비 ★★★★ 분위기 ★★★★ 서비스 ★★★★★ 위생 ★★★★효자동 쌀국수 미 식당 내부 'ㄴ'자 오픈형 주방이 눈길을 끈다.인기 메뉴인 분짜.차돌양지와 아롱사태, 소 힘줄이 듬뿍 올려진 모둠 쌀국수.해물 쌀국수는 새우와 홍합 등이 들어가 시원하면서 감칠맛을 낸다.
[스토리텔링 2020] 포항 12경 둘레 맛 기행<14> 바다와 커피, 사람 냄새나는 감성공간 '카페 마레'
호미반도 둘레길 두번째 구간은 선바우길이다. 연오랑세오녀 테마공원에서 시작해 하선대를 지나 흥환어항까지 이어진다. 해안 데크길을 따라 끝없이 이어지는 바다를 감상하며 한적하게 걷기 좋은 코스다. 연오랑세오녀 테마공원에서 임암 1리 마을회관 쪽으로 향하면 도로변에 홀로 우두커니 서 있는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그리스 산토리니의 건축물처럼 하얀색 바탕에 진한 파란색으로 포인트를 준 2층 규모의 카페다. 꽤 오래된 건물을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은 듯한 인상이다. 건물 2층 중앙에는 상호가 큼지막하게 내걸려 있다. 카페마레. '마레'는 라틴어로 바다를 뜻한다. 글씨체도 왠지 건물과 닮아있다.주차장이 꽤 넓직하다. 전기차 충전소까지 마련돼 있다. 출입구를 통해 1층으로 들어서면 중앙부에 나선형 계단이 눈에 띈다. 계단 재질도 특이하다. 금속판을 덧대 질감을 살렸다. 철판 안쪽에는 LED조명을 넣어 심미감까지 더했다. 왼쪽 벽면에는 방문객들이 남긴 글이 빼곡히 새겨있고, 오른쪽 공간에는 로스터실이 따로 마련돼 있다. 나선형 계단을 통해 2층으로 올라가면 넓은 공간이 나온다. 3면이 모두 커다란 유리창으로 둘러져 있어 개방감이 상당하다. 특히 전면 창에는 푸른 동해가 끝없이 펼쳐져 망중한을 즐기기에 손색이 없다. 창 바로 앞에는 작은 대나무숲이 조성돼 있어 운치를 더한다.내부공간은 회색과 암갈색이 적절히 조화를 이뤄 차분한 분위기를 낸다. 또 내부 곳곳에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마련돼 있는데 주인장의 성향을 단번에 알 수 있다. 소형 로스터기와 수제 스피커, 산악자전거, 기타, 망원경 등 김헌태 대표의 관심사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이곳은 카페이자 김 대표의 취미생활 공간인 셈이다. 그만큼 김 대표의 손이 닿지 않는 곳이 없다. 공간 디자인은 물론 소품 대부분을 김 대표가 직접 꾸몄다. 대형 커피 전문점 틈바구니 속에서 좀 더 사람 냄새 나는 공간을 연출하고 싶었던 것이다. 김 대표의 인생 스펙트럼은 커피 맛만큼이나 넓다. 커피에 빠져있다가 트럼펫을 접하고, 색소폰으로 전향했다가 현재는 기타를 배우는 중이다. 하지만 카페 마레의 정체성은 커피와 직결된다. 차와 에이드류, 베이커리류도 갖추고 있지만 커피에 포커스를 맞춰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김 대표는 1993년부터 포항에서 커피숍을 운영했을 만큼 커피에 대한 열정이 남다르다. 지역 '커피 1세대'로 불릴 정도다.생각보다 커피가 늦게 대중화되는 바람에 잠시 외도를 했지만 커피에 대한 애착은 그대로다. 2016년 이곳에 카페를 다시 연 것도 같은 맥락이다. 더욱이 그는 아직도 커피 맛에 대한 의문을 품고 여전히 공부에 매진하고 있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고 했던가. 김 대표의 모습에서 장인의 품격이 느껴진다. 이곳 커피는 미디움 보디에 프레시 한 맛이 특징이다. 무거운 맛보다 신선한 맛에 중점을 두고 있다. 핸드드립 커피를 마셔보면 좀 더 명확해진다. 원두는 파나마, 과테말라, 예가체프, 케냐, 코스타리카를 사용한다. 스페셜티로 페루 게이샤도 취급한다. 커피류 외에도 카모마일·페퍼민트·로즈메리 티, 유자차, 생과일 주스, 스무디, 레몬·자몽·청포도 에이드 등이 준비돼 있다.으스름한 저녁, 동해의 해넘이를 바라보며 커피 한 잔의 여유를 느끼고 싶다면 한 번쯤 방문해 보자. 글=박종진기자 pjj@yeongnam.com 사진=박관영기자 zone5@yeongnam.com 공동기획 : 포항시☞경북 포항시 남구 동해면 호미로 2944. 운영시간 매일 오전 10시~밤 10시, 둘째·넷째 월요일 휴무. 반려동물 동반 가능.▶김동석 영남대 겸임교수의 한줄평: 동해를 품고 있는 로스터리. 바다를 바라보며 커피를 즐기다 보면 지나가는 시간이 아깝다고 느껴지는 공간. ▶평점(5점 만점) : 맛 ★★★★ 가성비 ★★★★ 분위기 ★★★★★ 서비스 ★★★★ 위생 ★★★하얀색 바탕에 진한 파랑으로 포인트를 준 카페 마레 외부 모습.카페 마레 내부는 3면이 유리창으로 둘러져 있어 푸른 동해를 감상하기에 제격이다.김헌태 대표가 드리퍼를 이용해 커피를 내리고 있다.
2020.08.24
[스토리텔링 2020] 포항 12경 둘레 맛 기행<13> 26년 역사를 간직한 '임곡 원조 춘천닭갈비'
경북 포항 12경 중 여덟번째 명소는 '연오랑세오녀 테마공원'이다. 이곳은 삼국유사(三國遺事)에 실린 연오랑 세오녀에 대한 기록을 스토리텔링화해 문화공간으로 조성했다. 바위를 타고 일본으로 건너간 연오랑 세오녀의 설화를 그림으로 풀어낸 이야기 벽을 시작으로 한국뜰과 방지연못, 일월대, 거북바위, 신라마을, 철예술뜰 등 다양한 시설물이 마련돼 있다. 호미반도 해안둘레길과 인접해 있어 트레킹을 즐기기에도 제격이다. 특히 이곳은 동해의 일몰을 오롯이 즐길 수 있는 해넘이 명소이기도 하다. '포항 12경 둘레 맛 기행' 7편에서는 연오랑세오녀 테마공원 주변의 가볼 만한 식당과 카페를 소개한다.포항은 트레킹을 즐기기 좋은 도시다. 지역 곳곳에 둘레길이 마련돼 있어 간편한 복장을 갖추고 부담 없이 나서기만 하면 된다. 특히 동해안을 끼고 걸을 수 있는 호미반도 둘레길은 전국적인 명소로 각광 받고 있다. 코스는 동해면 도구해변을 시작으로 선바우길, 구룡소를 거쳐 호미곶 해맞이 광장까지 이어진다. 호미반도 둘레길의 특징은 끝없이 펼쳐진 푸른 바다를 바로 곁에서 걸을 수 있다는 점이다. 파도소리에 맞춰 리드미컬하게 몸을 움직이면 발걸음도 가벼워진다. 호미반도 둘레길의 첫 구간은 연오랑세오녀 길이다. 연오랑세오녀 길은 다시 부부의길, 비단길, 빛의길 등 5개 코스로 나뉜다. 출발지점인 도구해수욕장에서 빛의길을 따라 연오랑세오녀 테마공원으로 향하면 포항해양경찰서 임곡출장소에서 갈림길을 만난다. 오른쪽으로 향하면 세오녀길에 이어 부부의길로 들어서고, 왼쪽 길로 접어들면 비단길 코스를 둘러볼 수 있다.행선지를 세오녀길로 정한 뒤 한참을 걷다 보면 갈색 톤의 2층 건물과 마주한다. 이곳은 포항에서 나름 유명한 식당이다. 상호는 임곡 원조 춘천닭갈비. 1995년 처음 문을 연 뒤 줄곧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다. 포항에서 닭갈비하면 이곳을 떠올리는 이들이 많다. 임곡에서 춘천 닭갈비집을 차린 이유는 단순하다. 김희주 대표의 친언니가 춘천에 살고 있었고, 그곳에서 먹던 닭갈비를 포항에서도 즐길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비롯됐다. 당시 언니의 지인을 통해 배운 요리법은 오랜 세월 명맥을 유지할 수 있게 한 비결이다. 입구에 들어서면 지점별 위치 안내도가 눈에 띈다. 포항 이동과 문덕, 장성동 외에도 경주, 울진 등지에 지점이 있다.아케이드가 쳐진 계단을 통해 2층으로 올라서면 식당 출입구가 나온다. 실내 공간은 그리 넓지 않다. 메인 공간과 단체손님을 위한 방으로 나뉘어 있는데 테이블 수가 10여개 남짓이다.오래된 식당이지만 나름 깔끔하다. 바닥은 비닐로 된 시트가 깔려있는데 예전에는 좌식 테이블을 사용했다고 한다. 오른쪽 창을 바라보면 저 멀리 동해가 보인다. 식사를 하면서 감상할 정도는 아니지만 잠시나마 바다의 운치를 느껴 볼 수 있다. 왼쪽 창밖에는 조금 특이한 공간이 있다. 조그만 잔디구장이 조성돼 있고, 작은 축구 골대도 보인다. 프로 축구선수가 된 김 대표의 아들이 어릴 때부터 연습을 하던 공간이다. 메뉴는 단출하다. 닭갈비와 막국수가 전부다. 매운 음식을 못 먹는 아이들을 위해 돈가스를 따로 주문할 수 있다. 반찬도 메뉴만큼이나 소박하다. 특별한 찬은 없지만 비트로 색을 낸 동치미가 새콤해 닭갈비와 곁들이기 좋다.닭갈비는 양배추와 함께 커다란 원형 팬에 올려져 나온다. 이곳에선 직원들이 닭이 완전히 익을 때까지 일일이 조리해 준다. 사리류와 치즈는 기호에 따라 추가하면 된다. 닭갈비 양념은 맵지도 자극적이지도 않다. 조금 심심한 듯 과하지 않은 맛이다. 고춧가루 베이스에 간장과 설탕 등을 첨가한 양념을 쓰는데 텁텁하지 않고 간이 잘 배어난다. 닭고기는 양념장에 재운 뒤 2~3일간 숙성시켜 육질이 부드럽다. 좀 더 자극적인 맛을 원한다면 따로 나오는 양념장을 활용하면 된다. 볶음밥과 막국수도 기대 이상이다. 이곳에선 계란찜을 두르지 않고 그대로 밥을 볶아준다. 맵지 않아 부담이 적다. 막국수는 구수한 맛보다는 새콤달콤한 맛이 돋보인다. 닭갈비와 함께 먹으면 보다 풍성한 맛을 느낄 수 있다. 글=박종진기자 pjj@yeongnam.com 사진=박관영기자 zone5@yeongnam.com 공동기획 : 포항시☞경북 포항시 남구 동해면 호미로 3065-1. 운영시간 오전 11시30분~밤 9시, 브레이크 타임 평일 오후 3시~5시. 첫째·둘째·셋째 월요일 휴무. ▶김동석 영남대 겸임교수의 한줄평: 해안도로에 위치한 닭갈비 전문점. 두꺼운 팬에 볶은 닭갈비와 막국수의 조합은 언제나 옳다. ▶평점(5점 만점) : 맛 ★★★★ 가성비 ★★★★ 분위기 ★★★★서비스 ★★★★★ 위생 ★★★★포항시 남구 동해면 임곡항 주변에 위치한 임곡 원조 춘천닭갈비 식당은 1995년부터 영업을 해오고 있다치즈가 올라간 뼈없는 닭갈비. 고소한 맛을 즐기는 젊은 층에게 인기가 많다.새콤달콤한 맛이 돋보이는 막국수.
[스토리텔링 2020] 포항 12경 둘레 맛 기행<12> 정성 가득한 음식으로 승부하는 '춘애밥집'
경북도 수목원과 인접한 포항 청하에는 유독 식육식당이 많다. 5일장이 서는 날이면 식사를 하기 위해 방문하는 손님들로 제법 북적인다. 대부분의 식당에선 구이류보다 두루치기와 소찌개 등이 인기다. 식당이 몰려 있는 시장에서 조금 떨어진 청하중학교 인근에도 소찌개 등을 취급하는 곳이 있다. 상호는 춘애밥집. 박현복 대표가 어머니 이름을 내걸고 장사를 한다. 그만큼 요리에 대한 책임감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건물 외관이 조금 특이하다. 어두운 갈색톤의 목조 건물이다. 박 대표가 친환경적인 공간을 만들고 싶어 건축자재를 나무로 선택했다고 한다. 널찍한 주차장에는 보랏빛 맥문동과 붉은 배롱나무꽃이 방문객을 반긴다.식당 내부는 아늑하다. 하얀색 벽과 천장이 깔끔한 인상을 준다. 천장이 꽤 높아 개방감도 있다. 벽면 곳곳에는 배원복 화백의 작품이 걸려 있다. 배 화백은 포항 1세대 미술가로 지역 화단의 기둥 같은 존재다. 박 대표는 배 화백과의 인연으로 여러 작품을 소장하게 됐다.박 대표는 5년 전 요식업에 뛰어들었다. 취미가 업이 된 경우다. 경주에서 십수 년간 택배사업을 하던 그는 고향인 청하에서 음식점을 차리는 게 꿈이었다. 학원을 다니며 정식으로 요리를 배우고, 시간이 날 때마다 전국의 유명한 맛집을 찾아다녔다. 춘애밥집은 박 대표의 오랜 소망이 결실을 이룬 공간이다.박 대표가 요리를 하면서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청결이다. 요리하는 시간보다 청소하는 시간이 더 많다는 우스갯소리를 할 정도다. 일요일 영업을 하지 않는 것도 휴식 겸 청소를 하기 위해서다. 이 같은 노력으로 춘애밥집은 포항시 '모범음식점'과 '깨끗한 식당'에 선정됐다.차림상도 정갈하다. 음식 맛은 전체적으로 담백하면서 깔끔하다. 조미료를 쓰지 않는 데다 저염식으로 조리하기 때문이다. 요리를 대하는 박 대표의 신념이 고스란히 느껴진다.곁들여 나오는 반찬에도 정성이 듬뿍 담겼다. 식전 음식인 호박죽은 입자가 매우 곱다. 죽이 아닌 스프를 먹는 기분이다. 감자샐러드 위에 뿌려진 계란 노른자도 입자가 균일하다. 개운한 맛의 물김치는 비트를 활용해 색감까지 살렸다. 오이무침과 멸치볶음에서도 재료 본연의 맛이 느껴진다. 맛을 위한 수고스러움이 음식 곳곳에 배어 있다.소불고기는 조금 슴슴하다. 양념 자체 간이 세지 않다. 담백한 맛을 즐긴다면 만족감이 꽤 높을 듯하다. 제육볶음도 기대 이상이다. 돼지고기와 부추·양파 등 채소류가 잘 어우러져 감칠맛을 낸다. 맵지도 짜지도 않다.소찌개 역시 자극적이지 않다. 대신 소고기의 깊은 맛이 우러난다. 이곳에선 추가 밥을 무료로 제공한다. 넉넉한 인심까지 갖췄다. 후식으론 직접 만든 약밥과 식혜가 제공된다. 박 대표의 어머니가 만든 수제 막걸리도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다.박 대표는 앞으로 5년만 더 식당을 운영할 계획이다. 처음 식당 문을 열었을 때 10년간 운영한 뒤 카페로 업종을 전환하는 목표를 세웠기 때문이다. 경북도 수목원 근처 깔끔하면서 가성비 좋은 식당을 찾는다면 이곳을 기억하자. 글=박종진기자 pjj@yeongnam.com 사진=박관영기자 zone5@yeongnam.com공동기획 : 포항시☞경북 포항시 북구 청하면 청하로151번길 16. 운영시간 월~토요일 오전 11시~저녁 8시. 매주 일요일 휴무.▶김동석 영남대 겸임교수의 한줄평: 정성 가득 건강한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식당. 서비스 공간은 물론 주방과 화장실 등 식당 전체의 청결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을 느낄 수 있다. 가격 대비 음식 맛도 훌륭함.▶평점(5점 만점) : 맛 ★★★★ 가성비 ★★★★★ 분위기 ★★★★ 서비스 ★★★★★ 위생 ★★★★★깔끔하게 정돈된 춘애밥집 내부 모습. 메인 공간 외에도 4개의 방이 따로 준비돼 있다.소불고기와 함께 나오는 기본 반찬. 조미료를 쓰지않고 소금 사용도 줄여 음식 대부분이 담백하다.양파와 파, 부추 등 각종 채소가 들어간 제육볶음.
2020.08.03
[스토리텔링 2020] 포항 12경 둘레 맛 기행<11> 바다 전망은 기본, 다양한 휴식공간을 갖춘 '페이지38'
경북도 수목원은 경북 포항의 숨은 명소 중 하나다. 내연산 남쪽 산줄기 650m 고지에 자리 잡은 이곳에는 2천88여종의 식물이 자생하고 있다. 향토 수종이 주를 이루고 망개나무, 노랑무늬붓꽃 등 희귀 수종도 볼 수 있다. 또 독특한 생태를 가진 울릉도·독도 식생 탐방도 가능하다. 경북도 수목원은 숲해설 전시관, 숲체험 학습관, 숲생태 관찰로 등의 다양한 체험시설도 갖추고 있어 가족 나들이 장소로 제격이다. 등산로와 생태 탐방로도 마련돼 트레킹을 즐기기에도 손색이 없다. 특히 계절별로 색다른 매력을 선사하는 수목원의 사계는 '포항 12경'에 손꼽힐 만큼 풍광이 뛰어나다. '포항 12경 둘레 맛 기행' 6편에서는 경북도 수목원 주변의 가볼 만한 카페와 식당을 소개한다.해안도로 드라이브는 포항 여행의 즐거움을 배가한다. 푸른 동해를 벗 삼아 해안로를 내달리면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끝없이 펼쳐진 수평선을 바라보며 바람이 건네주는 바다향을 느끼는 것 자체가 '힐링'이다.포항의 대표적인 해안도로는 칠포해수욕장에서 화진해수욕장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칠포에서 출발해 오도항, 청진항, 청진1리어항을 차례로 지나면 이가리항과 마주한다. 이가리항 인근에는 새로운 명소로 각광 받는 곳이 있다. 바로 이가리 닻 전망대다. 선박을 고정시키는 닻을 형상화한 전망대는 높이 10m, 길이 102m 규모로 지난 5월 조성됐다. 바다 위를 걸으며 동해를 한눈에 담을 수 있어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전망대에서 이가리 방파제 쪽을 바라보면 바다를 향해 있는 4층 건물이 눈에 띈다. 얼핏 보면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 같다. 세련된 외관에 규모도 꽤 크다. 주차를 하고 계단에 올라서면 건물 중앙부에 큼지막하게 상호가 내걸려 있다. '페이지38'. 카페와 펜션을 함께 운영하는 곳이다.이 카페의 장점은 바다와 인접해 있다는 점이다. 단순히 전망만 좋은 게 아니라 카페 앞바다에서 발을 담그며 놀 수 있다. 때문에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많다. 카페 야외에는 다양한 휴식공간이 마련돼 있다. 특히 삼각형 구조물로 지어진 '인디언 존'이 눈길을 끈다. 글램핑 온 듯한 기분을 내기에 안성맞춤이다. 인디언 존을 제외한 야외공간은 반려동물과 함께 이용할 수 있다. 건물 외관은 청고벽돌로 마감해 빈티지한 감성이 묻어난다. 반면 내부는 깔끔하면서 트렌디하다. 특히 1층부터 3층까지 콘셉트를 달리한 점이 특징이다.1층은 하얀색 천장과 벽면으로 이뤄진 공간에 알록달록한 색깔의 의자가 생동감을 준다. 곳곳에 어린이들을 위한 소품도 배치돼 있다. 오롯이 가족을 위한 공간이다. 2층부터 4층까지는 안전상 이유로 어린이의 출입이 제한된다.빈티지한 감성을 좋아한다면 위층으로 올라가 보자. 2층 공간은 검은색과 갈색톤의 조합으로 꾸며져 있다. 다양한 소품을 활용해 빈티지한 감성을 극대화했다. 2층은 전면에 큰 창이 나 있어 개방감이 좋다. 3층은 독특한 구조다. 다른 카페에서는 보기 어려운 복층으로 구성돼 있다. 사실 이곳은 펜션 공간을 카페로 활용했다고 한다. 펜션 구조인 만큼 3층 공간은 아늑하다. 음료와 베이커리류도 기대 이상이다. 시즌별로 선보이는 다양한 스페셜 메뉴가 호응이 좋다. 코코의 여신, 생큐베리 에이드, 초코나무숲 라테 등 메뉴 '네이밍'도 신선하다. 패션프루트와 코코넛이 들어간 코코의 여신은 청량감이 있어 무더운 날씨에 즐기기에 제격이다. 여름 대표 메뉴인 땡모반 수박주스도 찾는이들이 많다. 수박주스는 주스라기보다 슬러시에 더 가깝다. 야외에서 음료를 오랫동안 시원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한 것. 커피류는 중간 정도의 보디감에 보통의 산미를 갖는다. 아메리카노는 에티오피아·코스타리카·인도네시아 원두를 블랜딩하고, 라테류는 콜롬비아·브라질·탄자니아 원두를 사용한다. 베이커리류도 카페에서 직접 구워낸다. 육쪽마늘빵과 스콘, 과일이 듬뿍 든 크루아상 등이 대표 메뉴다. 페이지38은 메뉴를 고정하지 않고 트렌드에 맞게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고 있다.글=박종진기자 pjj@yeongnam.com 사진=박관영기자 zone5@yeongnam.com공동기획 : 포항시☞경북 포항시 북구 청하면 해안로2064번길 48. 운영시간 평일 오전 11시~저녁 8시, 토요일 오전 10시~저녁 8시, 일요일 오전 10시~밤 9시.▶김동석 영남대 겸임교수의 한줄평: 다양한 콘셉트의 공간으로 꾸며진 전망 좋은 카페. 가족은 물론 반려동물과도 함께할 수 있어 더욱 매력적이다. 카페 외부에도 휴식공간이 많아 여유로움을 만끽하기 좋은 곳.▶평점(5점 만점) : 맛 ★★★★ 가성비 ★★★★ 분위기 ★★★★★ 서비스 ★★★★ 위생 ★★★★★포항 청하면 이가리 방파제 인근에 위치한 페이지38. 빈티지한 건물외관이 눈길을 끈다.카페 3층 내부 모습.땡모반 수박주스와 초코나무숲 라테. 땡모반 주스에는 수박모양 아이스크림이 곁들여 나온다.패션프루트가 들어간 음료 '코코의 여신'과 육쪽마늘빵, 애플시나몬 크루아상, 대파 치즈스콘.
[스토리텔링 2020] 포항 12경 둘레 맛 기행<10> 생선회부터 대게까지 해산물의 모든 것 '맛있는 포항 33'
금강산도 식후경. 포항을 방문했다면 죽도시장을 놓칠 수 없다. 시장을 돌며 평소 접할 수 없는 다양한 해산물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아침 일찍부터 서두른다면 어판장에서 경매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바다가 주는 '은혜로움'을 맘껏 즐기려면 죽도어시장 쪽으로 향하면 된다. 일명 '대게·회거리'로 불리는 길 양쪽으로 수많은 횟집이 늘어서 있다. 식당 대부분은 청결한 편이다. 그중 식약처 위생등급 지정업소가 한 곳 있다. 상호는 맛있는 포항 33.식당 앞 수조에는 대게와 우럭, 광어, 도미 등 다양한 해산물이 저마다의 자태를 뽐내고 있다. 내부로 들어서면 공간이 꽤 넓다. 1층 50석, 2층 160석 규모로 대게·회거리 식당 중 가장 큰 편이다.특히 여느 횟집과 달리 입식 테이블로만 구성돼 깔끔한 인상을 준다. 좌식을 원한다면 2층에 따로 공간이 마련돼 있다. 이곳은 문을 연 지 불과 2년도 채 안된 곳이다. 30~40년 전통을 지닌 식당들 틈바구니 속에서 일찍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비결은 맛과 청결함이다. 문정아 대표는 운영 철학이 명확하다. 청결함이 유지돼야 '롱런'할 수 있다고 믿는다. 손님의 입장에서 많은 식당을 다녀보면서 가장 아쉬웠던 점이 바로 위생이었던 것. 그는 또 주방일을 직접하고, 다양한 레시피를 직원과 공유한다. 일하는 직원이 바뀌어도 음식 맛이 달라지는 걸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다. 든든한 지원군도 있다. 대게 유통업에 종사하는 남편이다. 그만큼 신선한 해산물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공급받을 수 있다.메뉴 대부분은 코스요리다. 모둠회부터 박달대게·국내산 대게·홍게·랍스터 코스 등 다양한 해산물을 즐기게끔 구성돼 있다. 물회류와 회덮밥, 전북죽, 매운탕 등 단품 메뉴도 갖췄다. 차림상을 받아들면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산낙지, 해삼, 전복, 멍게, 간장게장, 소라, 새우튀김, 회초밥, 꽁치구이 등이 기본으로 제공된다. 곁들이는 반찬이라고 하기엔 아까울 정도다.우럭과 광어 회는 신선하다. 입안에서 느껴지는 식감이 꽤나 졸깃하다. 대게는 먹기 좋게 손질해서 나온다. 여름철은 국내 조업시기가 아닌 만큼 러시아산으로 대체하고 있다. 국내산과 비교해 대게 특유의 달큼한 맛이 덜하지만 나름 담백하다. 박달대게인 만큼 수율도 좋은 편이다.곁들여 나오는 물회도 나쁘지 않다. 육수가 제공되지만 포항식으로 양념장에 물과 얼음만 넣고 비벼먹는 방법도 있다.매운탕은 별미다. 문 대표의 특제 양념이 감칠맛을 낸다. 살짝 매운 끝 맛이 나름 중독성 있다. 조미료가 아닌 재료 본연의 맛이 느껴진다. 죽도시장 내 청결한 식당을 찾고 있다면 이곳을 기억하자. 글=박종진기자 pjj@yeongnam.com 사진=박관영기자 zone5@yeongnam.com 공동기획 : 포항시☞경북 포항시 북구 죽도시장길 37-1. 운영시간 매일 24시간.▶김동석 영남대 겸임교수의 한줄평: 죽도시장 특유의 분위기에서 다양한 해산물을 즐기기에 좋은 식당. 위생 상태가 좋고, 직원들의 서비스 마인드도 훌륭하다. 식기류를 좀더 고급화한다면 더욱 깔끔한 인상을 남길 것 같다.▶평점(5점 만점) : 맛 ★★★★ 가성비 ★★★★ 분위기 ★★★★ 서비스 ★★★★★ 위생 ★★★★★죽도시장 대게와 회 거리 입구 쪽에 위치한 맛있는 포항 33. 식당 앞 수조에 대게와 우럭, 광어 등 각종 해산물이 있다.광어와 우럭 회는 식감이 꽤 쫄깃하다. 해삼과 산낙지, 전복, 꽁치 등이 기본 찬으로 나온다.여름철에는 국내산 대게 조업이 금지돼 러시아산으로 대체한다. 국내산에 비해 달큼한 맛은 덜하지만 담백하다.
2020.07.20
[스토리텔링 2020] 포항 12경 둘레 맛 기행<9> 오래된 주택에서 감성 카페로 변신 '이립커피'
경북 포항 하면 떠오르는 명소의 대부분은 바다와 연관돼 있다. 2014년 복원돼 시민 휴식공간이자 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는 포항운하도 그중 하나다. 포항운하는 도심에 매립돼 있던 작은 물길을 되살려 시민 친화 공간화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도시 생태·환경 복원에 대한 필요성을 환기시켜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길이 1.3㎞, 폭 15~26m로 운하 규모는 크지 않지만 바닷길과 연결돼 있어 뱃놀이를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다. 크루즈를 타고 도심을 유랑하는 맛이 제법 낭만적이다. 또한 포항운하는 국내 최대 어시장인 죽도시장과 인접해 있어 식도락 여행지로 제격이다. '포항 12경 둘레 맛 기행' 5편에서는 포항운하 주변 들러볼 만한 카페와 식당을 소개한다.포항 오거리에서 송도해수욕장 쪽으로 향하면 송도교에 이르러 운하와 마주한다. 송도교는 운하의 끝자락이다. 포항운하는 해도동 형산강 입구에서 송도교까지 남북으로 도심을 가로지른다. 물길을 따라 수많은 어선이 정박해 있는 풍경은 이국적이면서 제법 운치있다.운하의 낭만을 온전히 느끼려면 크루즈를 이용해 보는 것도 좋다. 크루즈 경로는 선착장에서 포항 앞바다까지 크게 도는 A코스, 동빈내항을 한바퀴 돌아오는 B코스로 구성돼 있다.A코스는 8㎞, B코스는 6㎞로 각각 40분, 30분가량 소요된다. 25인 이상 단체는 예약시 야간 크루즈 탑승도 가능하다.운하 주변은 산책로와 자전거길도 잘 갖춰져 있어 나들이 삼아 걷는 것도 나쁘지 않다.운하를 둘러본 뒤 송도시장 쪽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송도교에서 세 블록 지나 오른쪽 길로 들어서면 건물 하나가 유독 눈에 띈다. 낡은 주택을 리모델링한 카페다. 예전 모습을 크게 변형시키지 않아 주변 주택과 이질감이 덜하다. 카페 전체적인 이미지는 심플하다. 새로 단장한 지 얼마되지 않아 깔끔한 모습이다. 특히 건물 아래쪽 진한 갈색 벽돌과 하얀색 벽면의 조합이 인상적이다. 2층은 예전 주택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있어 친근감이 든다.하얀색 벽에 내걸린 카페 상호도 눈길을 끈다. '而立'커피. 이현호 대표가 지난해 '서른'의 나이에 카페 문을 열면서 이름 붙였다.카페 출입문 앞 작은 마당이 예쁘장하다. 하얀색 자갈 위로 가지런히 놓여있는 디딤돌과 간이 테이블의 조합이 감성 포인트다.내부로 들어가면 아늑함이 느껴진다. 상아색 계통의 벽면과 천장, 주황색 조명이 주는 포근함이다. 작은 실내는 세 곳의 공간으로 다시 분리된다. 내부 인테리어는 건물 외관처럼 심플하다. 좀더 정확하게 표현하면 단아한 분위기다. 특히 벽면이 군더더기가 없다. 액자나 포스터는 물론 그 흔한 시계 하나 걸려 있지 않다.이곳의 대표 메뉴는 커피가 아닌 미숫가루다. 일명 '장모님 미숫가루'. 예비 장모의 손맛이 고스란히 담긴 음료다. 국내산 서리태 등 각종 곡물이 어우러져 달달하면서 고소한 맛을 낸다. 놋그릇에 얼음이 동동 떠있는 모습이 '레트로' 감성을 불러일으킨다.이립 토마토도 인기 메뉴다. 잘 갈린 토마토에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넣은 점이 이채롭다. 아이스크림이 조금씩 녹으면서 부드러운 맛이 더해진다. 디저트류로는 크루아상으로 만든 와플이 인기다. 일명 '크로플'은 SNS를 통해 입소문이 나면서 일반 가정에서도 즐기는 이들이 많다. 일반 와플에 비해 식감이 부드럽고 손쉽게 만들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커피류도 기대 이상이다. 산미가 적고 베리향이 살짝 느껴지는 원두를 사용한다. 바디감은 조금 있는 편이다. 더치 커피는 케냐AA원두가 베이스다. 이외에도 아포가토, 여름라테, 에이드류, 오미자, 캐모마일 차 등이 준비돼 있다.포항 운하를 둘러보고 시원한 음료 한 잔이 생각난다면 한번쯤 방문해 보자. 골목에 있지만 찾아가는 길은 어렵지 않다. 글=박종진기자 pjj@yeongnam.com 사진=박관영기자 zone5@yeongnam.com 공동기획 : 포항시☞경북 포항시 남구 송도로 28-3. 운영시간 매일 낮 12시~밤 10시. 매주 월요일·마지막주 일요일 휴무.▶김동석 영남대 겸임교수의 한줄평: 심플한 인테리어의 깔끔함이 돋보이는 감성 카페. 위치는 관광지와 인접해 있지 않지만 분위기 있는 공간에서 커피 한 잔의 여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다. 특색있는 메뉴를 좀더 개발한다면 금상첨화.▶평점(5점 만점) : 맛 ★★★★ 가성비 ★★★★ 분위기★★★★★ 서비스 ★★★ 위생 ★★★★★오래된 주택을 리모델링한 이립커피 외부 모습. 하얀색 벽과 진한 갈색톤 벽돌의 조합이 깔끔하면서 심플하다.이립커피만의 이색 메뉴인 장모님 미숫가루와 이립 토마토, 여름라테.더치슈패너와 크로플. 크루아상으로 만든 크로플은 일반 와플에 비해 부드러운 식감이 특징이다.
[스토리텔링 2020] 포항 12경 둘레 맛 기행<8> 한우 부산물 본연의 맛으로 승부하는 '포항 황소곱창'
간판은 가게나 식당의 얼굴이다. 고객과 소통하는 첫 번째 매개이기 때문이다. 간판을 보면 그곳의 정체성을 대략적으로 알 수 있다. 상호만 적힌 곳도 많지만 때론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문구나 지향점을 나타낸 곳도 있다.영일대 해수욕장 부근에 위치한 '포항 황소곱창'은 후자다. 큼지막한 상호와 함께 '기억나는 집'이란 문구를 새겨넣었다. 방문객에게 맛있는 추억을 선사하고 싶은 주인장의 포부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포항 황소곱창은 처음 남구 이동에서 문을 열었다. 2년 전 현재 위치로 둥지를 옮겼고, 입소문이 나면서 길 건너에 2호점을 냈다. 시설을 확충했지만 찾는 이들이 많아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대기를 해야 할 정도다.올해는 대구 중구 종로에 직영점까지 오픈했다. 인기 비결은 뭘까. 방문객들은 맛과 서비스라고 입을 모은다.중·장년층에 비해 20~30대 고객이 많이 찾는 점도 이채롭다. 젊은 감각의 인테리어와 해수욕장 인근이란 위치적 특성이 청년층의 유입을 이끌어내고 있다. 실제 황소곱창 내부는 얼핏 보면 호프집 같기도 하다.이곳의 대표 메뉴는 황소 모둠이다. 모둠은 한우 곱창과 대창, 막창, 염통, 황소살(늑간살), 차돌박이로 구성돼 있다. 곁들여 나오는 찬의 구성도 알차다. 겉절이와 치즈계란찜, 곱창전골, 파김치가 기본으로 나온다.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불판이다. 기름이 빠지는 곳이 없다. 기름 맛이 재료에 한 번 더 배게끔 구멍 없는 불판을 쓴다고 한다. '기름이 많이 튀지 않을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직원이 일일이 기름을 제거하면서 직접 구워준다. 매장 크기를 대폭 확장하지 않는 이유다. 감당할 수 있는 만큼의 손님을 받아 제대로 된 서비스를 선보이려는 박재훈 대표의 운영 철학이 녹아 있다.곱창은 곱이 가득 차 있어 고소한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대창과 막창 등 다른 메뉴도 기대 이상이다. 세 종류의 양념장을 기호에 따라 찍어 먹으면 감칠맛을 더한다. 곱창과 대창은 쫄깃하면서도 유독 부드러운 식감이 느껴지는데, 거세 한우인 데다 연육 작업 중 삶는 과정을 추가했기 때문이다. 기름진 맛이 부담스러운 이들을 위해 '마약구이'도 준비돼 있다. 황소 모둠과 같은 구성에 채소와 양념을 더해 느끼한 맛을 잡았다. 양념구이를 먹고 난 뒤 볶음밥이 빠지면 섭섭하다. 김과 계란을 추가한 볶음밥은 호불호가 갈리지 않는 맛이다. 포항 황소곱창은 대구 직영점뿐만 아니라 울산, 충주, 순천, 부산, 청주, 창원에도 가맹점을 두고 있다. 유통공장이 따로 있어 가맹점 역시 동일한 재료와 양념을 사용한다. 한우 부산물 특유의 고소한 맛을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예약부터 하자. 글=박종진기자 pjj@yeongnam.com 사진=박관영기자 zone5@yeongnam.com 공동기획:포항시☞경북 포항시 북구 삼호로 197. 운영시간 평일 오후 5시~밤 12시. 토·일 오후 4시30분~새벽 1시▶김동석 영남대 겸임교수의 한줄평: 한우 특유의 고소한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식당. 따로 찍어 먹을 수 있는 특제소스는 부위별로 맛의 풍미를 더해준다. 가격도 저렴한 편. ▶평점(5점 만점) : 맛 ★★★★ 가성비 ★★★★★ 분위기 ★★★★ 서비스 ★★★★ 위생 ★★★영일대해수욕장 인근에 위치한 포항 황소곱창 전경. 검은색 배경에 큼지막한 상호가 눈에 띈다.한우 곱창과 대창, 막창, 염통, 황소살(늑간살), 차돌박이로 구성된 황소 모둠.마약구이는 황소 모둠에 채소와 양념을 더해 느끼한 맛을 줄였다.
2020.07.06
[스토리텔링 2020] 포항 12경 둘레 맛 기행<7> 다양한 블렌딩의 커피 맛을 즐기는 '아라비카 커피 로스터스'
포항12경 중 다섯 번째 명소는 영일대와 포스코 야경이다. '해를 맞이한다'는 뜻을 지닌 영일대는 전국 최초의 해상누각으로 유명하다. 바다에 세워진 2층 높이의 누각에서 일출을 바라보는 감동은 이곳에서만 느낄 수 있다. 영일대의 밤은 낮과 또다른 매력을 뽐낸다. 누각을 둘러싼 다채로운 색상의 빛이 포스코 야경과 어우러져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사를 자아내게 한다. 영일대는 해수욕장과 인접해 시민 휴식공간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길이 1천750m 백사장을 갖춘 영일대 해수욕장은 포항의 대표 관광지다. 다양한 음식점은 물론 '물회특구'도 인접해 식도락을 즐기기에도 더할 나위 없다. '포항12경 둘레 맛 기행' 4편에서는 영일대 주변 가볼 만한 카페와 식당을 소개한다.영일대 해수욕장에서 환여동 쪽으로 향하면 설머리가 나온다. 물회특구로 유명한 마을이다. 마을 어귀에 모던한 양식의 4층 건물이 눈에 띈다. 탁 트인 창과 루프톱까지 갖췄다. 바다를 한눈에 담을 수 있는 '뷰'가 좋은 카페다. 상호는 '아라비카 커피 로스터스'. 직접 커피를 볶는 전문점임을 단번에 알 수 있다.출입구 앞 몇 그루의 커피나무가 손님을 맞는다. 빨갛게 익은 커피 열매가 탐스럽다. 출입문을 열고 들어가면 은은한 커피향이 코 끝을 자극한다.카페 내부는 그리 넓은 편은 아니지만 개방감이 상당하다. 공간 일부가 1층부터 3층까지 틔여 있어서다. 공간 활용보다는 심미적인 디자인에 치중했다. 커피 내리는 모습을 다른 층에서 볼 수 있도록 한 것도 의도된 연출이다. 건물의 정체성과 연결되는 공간 디자인인 셈이다.내부 공간의 전체적인 색감은 하얀색과 회색으로 구성해 깔끔한 인상을 준다.특히 오른쪽 벽의 마감이 이채롭다. '종석뜯기'로 거친 질감을 표현했는데 심플한 공간에 포인트를 주면서 트렌디함까지 살렸다.2층과 4층은 전망이 좋다. 드넓은 동해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창 밖 경치는 구룡포와 칠포, 월포와는 또 다른 분위기다. 잔잔하고 평화로운 풍경 대신 수상레포츠를 즐기는 활기찬 바다의 모습이 눈앞에 펼쳐진다. 4층 루프톱 디자인도 인상적이다. 테라스에 삼각형 모양의 공간을 만들어 유니크함을 더했다. 실내외 디자인을 구상한 이는 권오성 부대표다. 그는 커피에 대한 진정성을 공간에 녹여내고 싶었다고 한다. 단순히 전망 좋은 카페가 아닌 커피에 집중할 수 있는 공간으로 연출하고 싶었던 것. 그가 커피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가진 배경은 뭘까. 이유는 단순했다. 부친의 영향으로 어린 시절부터 커피를 접하며 그 매력에 빠졌다. 남들보다 일찍 진로를 정했고, 자연스레 커피가 삶의 일부분이 됐다.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며 커피 공부에 매달린 그는 한국커피협회 바리스타 심사위원으로 활동할 정도로 조예가 깊어졌다.권 부대표는 다양한 커피맛을 추구한다. 시즌별로 블렌딩을 달리한 스페셜 메뉴가 대표적이다. 벚꽃(봄)·비키니(여름)·로큰롤(가을)·와인(겨울) 등 향과 맛이 각기 다른 블렌딩을 선보인다. 에스프레소와 아메리카노, 라테류는 '환호블렌딩'을 베이스로 한다 . 환호블렌딩은 밀크초콜릿 같은 부드러운 질감에 밝은 산미가 특징이다. 새롭게 선보이는 '클리셰 블렌딩'도 인기다. 한 모금 마시면 입 안에서 다크초콜릿의 쌉싸름함과 견과류의 고소함이 배어난다. 커피류 외에도 스무디, 셰이크, 에이드, 생과일 주스류도 갖추고 있다.아라비카 커피 로스터스는 로스팅한 원두를 유통도 한다. 현재 70여 곳의 카페에 원두를 공급하고 있다. 또 매주 목요일 '퍼블릭 커핑'도 진행한다. 세계 각국의 다양한 커피 맛을 음미하고 싶다면 이곳을 방문해 보자. 글=박종진기자 pjj@yeongnam.com 사진=박관영기자 zone5@yeongnam.com공동기획:포항시☞경북 포항시 북구 해안로 185-1. 운영시간 매일 낮 12시~밤 10시▶김동석 영남대 겸임교수의 한줄평: 커피향이 가득한 전망 좋은 카페. 탁 트인 동해를 바라보며 직접 로스팅한 다양한 종류의 스페셜 커피를 경험할 수 있다. 활용성이 떨어지는 공간 구성은 조금 아쉽다. ▶평점(5점 만점) : 맛 ★★★★ 가성비 ★★★ 분위기 ★★★★ 서비스 ★★★★ 위생 ★★★★★모던한 분위기의 아라비카 커피 로스터스 내부 모습. 공간 일부가 1층부터 3층까지 뚫려 있어 개방감이 상당하다.4층 루프톱에서는 탁 트인 동해를 바라보며 호젓하게 커피를 즐기기 좋다.클리셰 라테와 디저트류. 클리셰 블렌딩은 다크초롤릿의 쌉싸름함과 견과류의 고소함이 특징이다.
[스토리텔링 2020] 포항 12경 둘레 맛 기행<6> 낮보다 밤이 더 매력적인 '더 문 338'
인상 깊다. 독특한 건물 외관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야트막한 산과 밭으로 둘러싸인 곳에 위치해 건물이 더욱 도드라진다. 모던하면서 복잡한 구조다. 대신 색감은 하얀색 톤으로 통일해 차분함을 준다.건물 정면 상단에는 조그맣게 '더 문 338'이라는 상호가 걸려있다. 숫자는 이곳의 번지수다. 상호를 보고 난 뒤 건물 디자인이 달을 닮은 것 같기도 하다.오어로에서 떨어져 조금 외진 곳에 카페를 차린 이유는 뭘까. 답은 단순했다. 오래전 전원주택을 짓기 위해 사둔 땅을 그냥 두기 아까워 카페로 활용했다고 한다.내부로 들어서면 층고가 꽤 높다. 큰 창을 곳곳에 달아 공간 넓이에 비해 개방감이 느껴진다. 1층은 '블랙 앤드 화이트' 콘셉트로 꾸몄다. 천장과 벽, 테이블 의자 대부분이 흰색과 검은색 계통이다. 반면 곳곳에 배치된 대형화분과 하늘색 포인트 벽면은 자칫 단조로워 보일 수 있는 공간에 생동감을 준다. 특히 벽면을 채우고 있는 달과 고래 그림이 눈길을 끈다. 어릴 때부터 달을 좋아했다는 김종호 대표의 감성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건물 디자인 역시 김 대표의 취향이다. 김 대표 역시 카페를 운영하기 전 고깃집과 복어집을 운영한 경험이 있다.2층은 아래층과 또 다른 분위기다. 좀 더 여유 있고 독립적이다. 평상, 빙백, 유리 테이블 등 소재를 달리한 각각의 테라스에서 자연을 벗 삼아 휴식을 취할 수도 있다.날이 어둑어둑해지고 건물에 조명이 켜지면 카페 분위기가 달라진다. 주황색 불빛과 고즈넉한 풍경이 만나 아늑한 공간으로 변신한다. 낮보다 밤이 더 매력적인 곳이다. 카페 상호와 어울리는 달까지 떠 있으면 금상첨화다. 운영을 시작한 지 한 달여 만에 '분위기 맛집'으로 입소문이 났다. 저녁부터는 카페에 빈자리가 없을 정도라고 한다.이곳의 인기 메뉴는 아인슈패너와 카페모카, 스무디 종류다. 최근 각광 받고 있는 달고나 카페라테도 찾는 이들이 많다. 이외에도 청귤차, 오미자, 자몽, 유자차, 아이스티, 에이드류도 준비돼 있다. 디저트류는 피자와 갈릭치즈브레드, 크로크무슈, 와플 크루아상, 초코슈 등이 있다. 음료들은 기본에 충실한 맛이다. 커피류는 산미가 적고 바디감이 강하다. 달고나 카페라테는 비주얼에 놀란다. 달고나의 양이 생각보다 많다. 인증샷을 찍기 좋은 메뉴다. 블루베리 스무디와 곁들여 나온 팬케이크, 화이트슈는 기성품이지만 나쁘지 않다. 일과를 마치고 아늑한 분위기에서 휴식을 취하고 싶다면 이곳을 기억하자.글=박종진기자 pjj@yeongnam.com사진=박관영기자 zone5@yeongnam.com공동기획 : 포항시☞경북 포항시 남구 오천읍 오어로 298번길 26-17. 운영시간 매일 오전 10시~밤 10시.▶김동석 영남대 겸임교수의 한줄평: 오어사 입구에 위치한 분위기 있는 카페. 주변 환경이나 건물의 특징을 살린 시그니처 메뉴를 개발한다면 시너지 효과를 낼 듯하다. 새 건물인 만큼 위생적인 측면은 매우 우수.▶평점(5점 만점) : 맛 ★★★ 가성비 ★★★ 분위기 ★★★★ 서비스 ★★★★ 위생 ★★★★★지난 5월 개장한 '더 문 338' 카페는 세련되고 독특한 외관 디자인이 특징이다.블랙 앤드 화이트 콘셉트로 꾸며진 '더 문 338 카페' 1층 내부 모습.달고나 카페라테와 팬케이크.
2020.06.22
[스토리텔링 2020] 포항 12경 둘레 맛 기행<5> 오너셰프의 정성이 담긴 '소반' 가정식
포항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곳 중 하나가 운제산(雲梯山)이다. 원효대사가 구름을 타고 다녔다는 전설이 깃든 운제산은 사계절이 모두 아름다운 산으로 유명하다. 골짜기를 따라 휘돌아 나가는 계곡과 다양한 수목들은 계절별로 각기 다른 매력의 풍광을 빚어낸다. 특히 산자락에 위치한 오어사(吾魚寺)는 특별한 정취를 지니고 있다. 천년 역사를 간직한 산사의 고즈넉한 분위기는 자연의 정취와 더불어 평온함을 선사한다. 운제산은 경사가 완만하고 평탄해 트레킹을 즐기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원효·혜공·대왕암 코스 등 등산로는 물론 오어지 둘레길, 산림욕장, 유아숲체험장, 습지관찰원 등도 갖추고 있다. '포항12경 둘레 맛 기행' 3편에서는 운제산 오어사 주변 가볼 만한 식당과 카페를 소개한다.오어사로 향하는 길은 정겹다. 여느 지방 국도변처럼 눈이 심심하지 않다. 때가 되면 피어나는 각종 꽃과 풀, 나무들이 만들어내는 경관이 제법 운치있다. 창문을 열고 오감에 집중하면 상쾌함이 느껴진다. 풀과 흙내음, 볼을 스치는 바람, 소소한 행복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다. 특히 이곳은 봄의 풍광이 더욱 각별하다. 작은 도로 양쪽으로 벚꽃나무가 서 있어 봄마다 상춘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오어사 주변에는 꽤 많은 식당과 카페가 자리 잡고 있다. 식당 대부분은 한식, 주로 오리 요리를 취급한다. 식당 중에 유별나게 가정식을 주메뉴로 하는 곳이 있다. 바로 '소반'이다. 회색 톤 단층 건물 앞 작은 정원에 빼곡히 자리 잡은 식물들 때문일까. 얼핏 보면 작은 카페 같다.여염집 솟을대문 같은 출입구를 통해 내부로 들어가면 꽤 널찍한 공간이 나온다. 식사 공간은 두 개로 나뉘어 있다. 오픈된 메인 공간에 비해 벽으로 분리된 안쪽 자리는 좀 더 아늑함을 느낄 수 있다. 천장과 벽은 흰색 톤, 바닥은 황갈색 톤으로 마감했다. 메인 공간의 테이블 간 간격이 꽤 넓다. 수직공간의 갑갑함을 수평공간의 확장으로 상쇄시켰다.실내 인테리어는 김영식 대표가 직접 꾸몄다. 바닥 에폭시 작업부터 페인트칠, 조명, 소품까지 손이 안 간 곳이 없다. 그만큼 애정이 넘친다. 포항에서 나고 자란 김 대표는 요식업계에서 잔뼈가 굵었다. 민속주점부터 고깃집, 딱새우 전문점 등 10여년간 다양한 식당을 운영했다. 인테리어를 본인 손으로 할 수 있었던 것도 이같은 경험에서 비롯됐다.장사하면서 요리에 눈을 뜬 김 대표는 한적한 곳에 가정식 식당을 차리는 것이 꿈이었다. 낮과 밤이 바뀐 삶에 몸도 마음도 지쳐 있었던 것. 소반은 김 대표의 오랜 꿈이 이뤄진 공간이다. 이곳은 고정 메뉴가 없다. 매주 혹은 2주마다 메인 요리를 바꾼다. 메뉴를 계속 교체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준비재료부터 도구, 요리 방법이 매번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 같은 수고스러움을 고집하는 이유는 하나다. 보다 다양한 음식을 손님에게 선보이기 위해서다.많은 메뉴 가운데 가장 호응이 좋은 음식은 등갈비(숯불 바비큐) 정식이다. 등갈비 요리는 하는 곳이 많지 않고, 양이 많아 혼자 먹기엔 부담스러운 면이 있다. 반면 이곳에서는 1인 상으로 나오기 때문에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내어온 차림상이 꽤 그럴싸하다. 가정식을 지향하는 만큼 반찬 구성도 알차다. 멸치조림과 고추된장 무침, 어묵볶음, 깍두기, 양파 장아찌가 기본찬으로 나온다. 노릇노릇 잘 구워진 등갈비 바비큐는 식욕을 자극한다. 맛은 '단짠'의 조화다. 자극적이지 않고 적당하다. 김 대표는 좀 더 매운맛을 내길 원했으나 대중적인 맛과 타협했다고 한다. 곁들여 나온 시래깃국도 담백하다. 시래기는 등갈비찜에도 사용되는 재료인 만큼 맛이 겉돌지 않고 조화를 이룬다.새우튀김도 나쁘지 않다. 겉은 바싹하고 속살은 탱글하다. 오어사 가는 길, 메인 요리부터 반찬까지 정성이 가득 담긴 가정식을 즐기고 싶다면 한 번쯤 들러보자.글=박종진기자 pjj@yeongnam.com사진=박관영기자 zone5@yeongnam.com공동기획 : 포항시☞경북 포항시 남구 오천읍 오어로 247. 운영시간 매일 오전 11시~오후 5시. 수요일 휴무.▶김동석 영남대 겸임교수의 한줄평: 매주 정갈하고 색다른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곳. 오어사 주변의 정취를 느끼며 한끼 식사를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다. 건물을 리모델링한 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위생상태도 양호. ▶평점(5점 만점) : 맛 ★★★★ 가성비 ★★★★ 분위기 ★★★★ 서비스 ★★★★ 위생 ★★★★포항시 남구 오어사 인근에 위치한 가정식 전문점 소반. 매주 또는 2주마다 새로운 메뉴로 방문객을 맞는다.소반 내부 모습. 층고가 낮은 대신 테이블 간격을 넓게 배치했다.인기 메뉴인 숯불등갈비바비큐 정식.
[스토리텔링 2020] 포항 12경 둘레 맛 기행<4> 다양한 레시피의 메밀국숫집 '반송정 국시'
포항 송라면 방석1리 마을회관에서 방석항 쪽으로 향하면 주변 분위기와 동떨어진 건물 하나가 나온다. 컨테이너 두 개 동을 연결한 듯한 구조의 건축물이다.주변 풍광이 독특하다. 논과 소나무 방풍림이 오묘한 조화를 이룬다. 해가 늬엿늬엿 저물어 갈 때 운치를 더 할 것 같은 풍경이다. 바다 인근이지만 어촌보다는 농촌과 더 가깝다.찬찬히 건물을 다시 들여다보니 왼편 상단에 '반송정'이란 간판이 걸려있다. 상호를 보고 나서 일까. 건물 외관색이 늙은 소나무의 줄기 윗부분 색을 닮은 듯하다.내부는 인더스트리얼 디자인을 가미했다. 천장과 구조물 등이 그대로 노출돼 있다. 대신 색감은 모두 흰색으로 통일했다. 조명도 색온도가 높은 주광색 계통이다. 식당인 만큼 하얀색이 주는 깔끔함을 극대화한 모습이다.사실 이곳은 꽤나 알려진 가게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 리뷰가 넘쳐난다. 외딴 곳에 위치함에도 성수기인 여름철에는 가게 오픈 전부터 줄을 서기 일쑤다. 어느 정도 맛에 대한 검증은 이뤄진 셈이다. 반송정 국시의 대표 메뉴는 메밀국수다. 가케소바와 땡초소바, 비빔메밀국수, 쟁반소바는 레시피를 달리한 파생 메뉴다. 가게를 확장 이전하기 전에는 일반 국수류도 팔았지만 현재는 메밀국수에 집중하고 있다.인기의 비결은 역시 육수다. 또 다양한 종류의 메밀국수를 맛볼 수 있는 점도 매력적이다. 이곳에선 다랑어포(가스오부시)를 베이스로 한 육수를 직접 우려낸다. 정일환 대표는 매일 새벽부터 영업 시작 전까지 90ℓ의 육수를 직접 만들어 하루 정도 숙성시킨다. 18ℓ들이 5통 분량이다. 600인분가량 된다.앞으로 정 대표는 보다 깊이 있는 육수 맛을 위해 저온 저장고를 지어 1~2일 정도 숙성시간을 늘릴 계획이다.상차림이 정갈하다. 기본반찬은 염교절임과 초생강 등 3가지다. 메밀국수는 은근한 다랑어포 향과 함께 감칠맛이 난다. 육수는 얼음이 녹는 것을 고려한 듯 첫 맛이 조금 진하다. 메밀의 탄력도 나쁘지 않다. 메밀의 비율도 높은 편이다. 통상 메밀은 일정량의 밀가루를 섞어 찰기가 생긴 반죽으로 면을 뽑는다. 가케소바는 메밀이 육수에 담겨 나온다. 면과 육수가 따로 나오는 일본식이 아닌 한국식으로 특화한 셈이다. 메밀국수의 단맛을 싫어하는 이는 땡초소바가 제격이다. 매운맛을 내는 청양고추가 단맛을 잡아준다. 맵기도 과하지 않을 정도다. 메밀국수 종류에 따라 색감을 달리한 부분도 이채롭다. 가케소바는 오이를 채썰어 넣어 녹색빛을, 땡초소바는 레드비트와 꼬시래기로 붉은 색을 띤다.여름 한정 메뉴인 쟁반소바도 인기다. 비빔국수 맛을 떠올리면 된다. 메밀국수만으론 허전한 이들을 위해 즉석김밥과 낙지파전도 준비돼 있다.글=박종진기자 pjj@yeongnam.com사진=박관영기자 zone5@yeongnam.com☞포항시 북구 송라면 해안로 2798. 운영시간 매일 오전 11시~오후 8시. 브레이크 타임 오후 3시~오후 6시.▶김동석 영남대 겸임교수의 한줄평: 동해안 7번국도를 따라 드라이브를 즐기면서 잠시 들러 간단한 식사를 할 수 있는 곳. 내외부 시설 모두 청결함을 유지하고 있고, 전반적인 메뉴 가격이 저렴해 가성비가 돋보인다. ▶평점(5점 만점) : 맛 ★★★★, 가성비 ★★★★★, 분위기 ★★★, 서비스 ★★★, 위생 ★★★★.공동기획:포항시반송정 국시 내부는 천장과 구조물이 그대로 드러나는 인더스트리얼 디자인을 가미했다.대표메뉴인 메밀국수와 즉석김밥. 하루 정도 숙성된 다랑어포 베이스의 육수가 감칠맛을 더한다.가케소바·땡초소바와 함께 비빔양념이 들어간 메밀국수도 이색 메뉴 중 하나다.
2020.06.08
[스토리텔링 2020] 포항 12경 둘레 맛 기행<3> 한적한 여유로움 묻어나는 '두 낫 디스터브'
포항12경 중 두 번째 명소는 내연산 12폭포다. 내연산은 경북 8경 중 하나로 꼽힐 정도로 산세가 아름답다. 특히 14㎞에 이르는 계곡을 따라 다양한 자태를 뽐내는 12개의 폭포는 주변 풍광과 함께 장관을 이룬다. 하나의 계곡에 이처럼 많은 폭포가 발달하는 경우는 드문 만큼 내연산의 매력은 더욱 특별하다. 여러 폭포 가운데 관음·연산폭포(제6·7폭포)는 그 기세가 제법 웅장하다. 기암 절벽이 병풍처럼 둘러서 있어 한 폭의 산수화를 연상시킨다. 실제 이들 폭포는 겸재 정선이 그린 '내연삼용추도(內延三龍湫圖)'의 배경이기도 하다. 내연산은 등산과 트레킹을 즐기기에도 안성맞춤이다. 향로봉에서 바라보는 동해와 천년고찰 보경사의 운치는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사를 자아낸다. '포항12경 둘레 맛 기행' 2편에서는 내연산 주변의 둘러볼 만한 카페와 식당을 소개한다.첫인상은 말쑥하다. 큼지막한 유리창과 노출 콘트리트의 조화가 세련미를 느끼게 한다. 전형적인 모던양식의 건축물이다. 특히 건물 왼쪽 상단에 자리잡은 하얀색 로고가 눈에 띈다. 'DO NOT DISTURB(방해하지 마세요)'. 카페의 정체성을 단번에 알 수 있는 상호다.주차 공간도 꽤 넓직하다. 주차장쪽 출입구를 통해 카페로 들어서면 동해가 눈앞에 펼쳐진다. 개방감이 상당하다. 바다를 볼 수 있는 각도가 어림잡아 200도는 넘어 보인다. 칠포해수욕장 백사장부터 연안녹색길 해오름 전망대가 한눈에 들어올 정도다.푸른 바다와 잔잔한 파도를 응시하고 있으면 절로 '힐링'이 된다. 방해받지 않고 오롯이 휴식을 취하기에 모자람이 없다. 실내 인테리어도 돋보인다. 회색 바닥과 투명 아크릴 소재 테이블, 독특한 디자인의 의자. 과하지 않으면서 단조롭지 않은 '꾸안꾸(꾸민 듯 안꾸민 듯)' 콘셉트다. 주황빛 조명으로 공간에 따뜻함을 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1층으로 내려가면 또 다른 분위기다. 모던한 2층과 달리 좀 더 자연 친화적이다. 원목 바닥과 벨벳 소재 패브릭 소파, 공기 정화식물 등을 활용해 안락함을 더했다. 일러스트 액자와 겨자색 소파는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공간에 생동감을 선사한다.정원에는 '인생샷'을 남길 수 있는 포토존이 자리잡고 있다. 빈티지 풍의 다양한 건축물이 바다와 조화를 이뤄 휴양지에 온 기분이 든다. 카페를 조성하기 전 같은 자리에 있던 스튜디오에서 쓰던 소품을 그대로 살렸다고 한다. 건물 내외부 디자인과 인테리어는 모두 이상엽 대표가 연출했다. 벽면 공간을 메우고 있는 그림도 이 대표가 작가에게 콘셉트를 의뢰한 작품이다. 실내 디자인을 전공한 이 대표는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에서 일하며 운영 노하우를 쌓은 뒤 자신의 첫 카페를 대구 중구 교동에 차렸다. 이후 포항 칠포에 두 낫 디스터브 본점을 세우고, 칠곡과 대구 남구 앞산에서도 카페를 운영 중이다.두 낫 디스터브를 전망만 좋은 카페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로스팅 작업실과 베이커리도 갖췄다. 그만큼 신선하고 질 좋은 커피와 빵을 즐길 수 있다. 커피류는 산미를 줄인 대중적인 맛이다. 스페셜 티는 블렌딩하지 않고 한 종류의 원두만을 쓴다. 원두 품종은 매달 교체해 고객들이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한다. 커피류 외 에이드류와 차, 보틀 라테 등도 마련돼 있다.빵 종류도 꽤 다양하다. 브리오슈 낭테르, 페이스트리, 크루아상, 버터 프레첼, 체리베리 크럼블, 캉파뉴, 더티 초코 등 입맛에 따라 골라 먹을 수 있다. 좋은 재료를 사용한 만큼 맛도 기대 이상이다. 재료 본연의 맛은 살리면서 고유의 레시피로 차별성을 뒀다. 괜히 별관에 베이커리를 따로 마련한 게 아니다. 동해의 풍광을 오롯이 느끼면서 한적한 여유로움을 즐기고 싶다면 이곳을 놓치지 말자.글=박종진기자 pjj@yeongnam.com사진=박관영기자 zone5@yeongnam.com☞포항시 북구 흥해읍 해안로 1572. 운영시간 월~목 오전 11시~밤 9시. 금·토 오전 11시~밤 10시.▶김동석 영남대 겸임교수의 한줄평: 아름다운 오션뷰를 가진 전망 좋은 카페. 인생샷을 얻을 수 있는 포토존은 덤. 직접 구운 베이커리류의 퀄리티가 우수하고 서비스 공간의 청결도도 만족스럽다. ▶평점(5점 만점) : 맛 ★★★★, 가성비 ★★★, 분위기 ★★★★★, 서비스 ★★★, 위생 ★★★★.공동기획:포항시노출 콘크리트와 원목으로 꾸며진 두 낫 디스터브 2층 내부 모습. 전면 유리창을 통해 동해를 한 눈에 감상할 수 있다.먹음직스럽게 구워진 크루아상〈왼쪽〉과 더티 초코.딸기 라테(보틀)와 흑임자크림라테, 아이슈페너〈오른쪽〉도 인기 메뉴다.
[스토리텔링 2020] 포항 12경 둘레 맛 기행<2> 대게 요리의 모든 것 '바다랑 대게'
모든 여행에 빠질 수 없는 코스가 있다. 바로 식도락이다. 특히 호미곶을 방문할 계획이면 한 번쯤 대게를 맛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구룡포항은 전국에서 생산되는 대게의 70%가량을 위판할 정도로 국내 최대 대게 집하장이다. 그만큼 싱싱하고 비교적 싼 가격에 대게를 접할 수 있다. 구룡포항 인근에 취급점들이 몰려 있지만 호미곶 주변에도 꽤 많은 대게 전문점이 자리 잡고 있다. 대게요리는 특성상 차별성을 갖기가 쉽잖다. 때문에 이색 메뉴를 개발한 곳들이 더러 있다.'바다랑 대게'란 상호를 사용하는 이 음식점도 그중 하나다. 이곳에선 포항의 별미 중 하나인 물회와 대게를 하나로 합쳤다. 이른바 대게물회다. 수증기로 찐 대게 다리를 일일이 손질해 물회처럼 내놓는다. 냉동보관하지 않고 주문이 들어오면 그때그때 작업한다. 맛을 살리기 위한 수고스러움이다. 구룡포 토박이인 안정민 대표가 30년 이상 수산업에 종사한 아버지로부터 배운 교훈이 바로 근면이다. 근면과 성실이 가훈이자 장사의 노하우인 셈이다.대게를 고르기 위해 수족관을 찬찬히 들여다보니 이 시기 보기 드문 국내산 대게가 눈에 띈다. 대게는 11월부터 5월 말까지 어획 기간이다. 날씨가 따뜻해지면 살이 덜 찬 대게가 잡히는 만큼 이맘때는 조업량이 확 준다. 대게는 살이 얼마나 찼느냐에 따라 상품가치가 확연히 달라진다. 속살이 꽉 찬 박달대게가 특등품으로 취급받는 이유다. 6월부터는 수입품이나 홍게가 국내산 대게의 자리를 대신한다. 기본 차림상이 푸짐하다. 소라와 새우, 땅콩, 브로콜리, 메추리알, 나물, 미역, 꽁치, 도토리묵, 야채전 등 기본에 충실함을 엿볼 수 있다. 해삼과 멍게, 전복, 돌문어의 조합은 언제나 옳다. 해산물은 신선함이 생명이다. 갓 쪄서 나오는 대게의 속살은 달큼하다. 입속에 들어가자마자 부드럽게 녹아든다. 홍게의 짭조름한 맛과 확연히 구분된다. 게장도 별미다. 게딱지에 밥을 넣고 쓱쓱 비벼 먹으면 다른 양념 없이도 감칠맛을 느낄 수 있다. 얼큰한 대게 매운탕은 덤이다. 포항에선 회를 먹으면 매운탕이 나오는 것처럼 서비스로 제공된다.대게물회는 시원하면서 새콤달콤하다. 포항물회를 따로 즐길 시간이 없다면 괜찮은 선택지다. 다만 대게 맛이 초고추장의 강한 맛에 희석되는 점이 못내 아쉽다. 라면에 대게를 넣어 먹는 호사(豪奢)도 이곳에선 가능하다. 글=박종진기자 pjj@yeongnam.com 사진=박관영기자 zone5@yeongnam.com 공동기획 : 포항시☞포항시 남구 호미곶면 해맞이로150번길 7. 운영시간 매일 오전 9시30분~밤 10시.▶김동석 영남대 겸임교수의 한줄평: 대게물회, 대게라면 등 메뉴 구성이 특색있는 곳. 해산물이 신선하고 음식 나오는 시간도 적절해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주방과 테이블, 화장실 등 위생상태도 우수.▶평점(5점 만점) : 맛 ★★★★ 가성비 ★★★ 분위기 ★★★ 서비스 ★★★ 위생 ★★★★바다랑 대게 전경. 수족관에는 대게와 홍게, 신선한 해산물로 채워져 있다.대게물회와 기본 차림상. 대게 물회에 들어가는 다리살은 식당에서 직접 손질한다.다리의 모습이 길쭉하고 대나무 마디를 닮은 대게. 국내산 대게는 껍질이 얇고 살이 많으며 맛이 담백한 게 특징이다.
2020.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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